최근 수정 시각 : 2024-09-22 18:37:59

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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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의 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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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정의3. 조의선인 무력집단설4. 선인(先人)과 선인(仙人)5. 드라마에서

1. 개요

조의(皂衣, 皁衣, 帛衣[1])와 선인(先人, 仙人)은 고구려에 있었던 관등이다.

2. 정의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 따르면 '조의'와 '선인'은 초기 고구려에서 왕 또는 대가(大加)의 휘하에 있었다는 가신적 성격의 하위 직책으로 시작되었다고 하지만 이는 그 당시엔 이미 초기 고구려 체제가 해체되어 중기로 진입해가는 동천왕 때 사실을 초기로 오해한 서술에 불과하다. 삼국사기 및 위략의 서술은 또 다르다.

사실 조의와 선인은 패자, 우태와 마찬가지로 아직 자치권을 어느 정도 보유하고 있던 소규모 공동체들의 장들에게 붙여졌던 명칭으로, 조의는 삼한 기준으로는 소규모 거수국 우두머리, 선인은 그만큼도 못되는 동네 우두머리쯤으로서 고구려 관등 체제 아래 편입되었었다.

그러나 고구려가 나부 체제 자체를 해체해가는 와중에선 슬슬 유명무실해져서 최하위급 관료들에게 주어지는 관등이 되어갔던 걸로 생각된다. 동천왕이 오나라의 사신단을 조의 25명으로 호송하는 기록이 있어 조의는 무사적 기능을, 선인은 문사적 기능을 띠는 것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그러나 4세기 경, 각 나부가 해체되면서 고구려에 왕을 정점으로 하는 일원적인 관등제가 성립되면서 조의는 사라지고 선인은 관등제 내에 편입되어 고구려 말기에 이르기까지 최하위 관등으로 유지된다.

조의는 이후 고구려 말기에 이르러 조의두대형(皂衣頭大兄)이라는 관등이 다시 등장하는 사실과 연관성이 시사된다.

멸망 이후 신라고구려귀족을 받아들이면서 대응하는 신분 등급을 설정할 때 조의는 신라 17관등 중 15~16번째 관등인 대오, 소오로, 선인은 14관등인 길사로 취급해 적용했다.

3. 조의선인 무력집단설

고구려판 화랑. 1에서의 조의와 선인[2]을 하나로 연결하여 신라화랑과 유사한 무력집단으로 간주하는 주장이다.

주창자는 신채호로, 이러한 주장은 그의 저서 '조선상고사'에서 가장 처음 확인되는 것으로 보인다. 고려사 최영전에 언급된 고구려의 승군(僧軍)과 고려도경에 등장하는 재가화상(在家和尙)을 서로 동일시하고, 이 실체를 고구려의 조의-선인에 접목시켜 이것을 마치 신라의 화랑과 같은 종교적 무사단으로 파악한 것이다. 신채호는 이러한 무사집단 및 사회적 중추 인재 양성집단의 성격을 매우 강조하였는데, 이유는 당연히 일제시기에 대항하기 위한 민족정신 고취와 상무적 기풍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신채호 외에는 담원 정인보가 이러한 주장을 하였는데, 그가 쓴 '의승장기허당대사사적비'의 내용을 보면 영규대사를 기리면서 한국의 고승들이 국난에 몸을 던진 것을 신라의 국선(화랑)과 고구려의 조의선인에서 유래하였으며, 이들의 유풍이 불교에 스며들었다고 보았다.[3]

그러나 이외에 직접적으로 증명할 문헌이나 금석문이 있는 것은 아니며, 주창될 당시 상당부분 신채호의 추론에 의지하고 있어 학계에서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4] 애시당초 자료의 부족도 한 원인이지만 조의와 선인은 분리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단, 한원의 고려기 인용 부분과 신당서 고려전에는 조의와 선인을 하나의 실체로 보는 견해도 있다. 현실적으로는 화랑 같은 특수한 무력집단보다는 오히려 일본의 사무라이 같은 하급무사 계급에 더 가까운 형태였을 것이다.[5]

이러한 주장은 김산호의 '대쥬신제국사'를 통해 더욱더 확대 재생산되어, 드라마 연개소문에 적극적으로 반영되기에 이르렀다.[6] 그리고 최근에는 이 웹툰이 웹툰을 통해 퍼졌다.

4. 선인(先人)과 선인(仙人)

조의-선인 가운데 선인의 표기가 先人인지 仙人인지는 인터넷상에서 오래 된 떡밥이다. 굳이 식민사학이 아니더라도 이런 저런 데서 수많은 얘기가 나오는 것이 사실인데... 결론적으로 현존하는 문헌에는 둘 다 나온다. 국사편찬위원회의 정설을 보자.

『삼국지』 및 그를 전재하였다고 보는『후한서』와『양서』의 고구려전 관명에서는 ‘皁衣先人’으로 되어 있으며,『주서』·『북사』·『구당서』에서는 ‘仙人’으로, 그리고『신당서』와『한원』소인『고려기』에서는 ‘先人’으로 되어 있다.[7]

학계 일각에서는 조의나 선인의 가신적 구조 체계가 화랑-낭도로 구성되는 화랑도의 설립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기도 한다. 물론 정설은 아니고, 일부에서 '그럴 수도 있겠다' 하는 썰 수준이다.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대한민국 육군 정훈교육에서는 무사집단설을 강하게 밀면서 상무정신의 전거로 인용하고 있다.

삼국사기 고구려본기에서 단군왕검이 선인(仙人) 왕검으로 나온다.

후한의 군대를 좌원 전투에서 격파한 명림답부와 수 양제의 침공을 격파한 을지문덕, 고구려 말기의 실권자 연개소문도 조의선인 출신이다.

영양왕이 여수전쟁 때 화의를 요청하였을 때 조의선인 중 한 명이 수 양제에게 쇠뇌를 쏘았다는 전승이 있다.

5. 드라마에서

드라마 연개소문에 나온다. 작중 묘사상으로는 고구려의 최정예군으로[8], 활약상을 보일 때마다 영양왕이나 영류왕 등이 조의가 없었다면 고구려가 어떻게 되었을지 모르겠다거나 조의가 또 나서 주었다는 등으로 감탄하는 대상. 그리고 연개소문이 조의의 최고 우두머리인 것으로 설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전투가 벌어지면 화면에 묘사되는 교환비가 적군과 비슷할 정도에 고위 무장 앞에서는 합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한방에 나가떨어지는 졸개 수준이라 정말로 최정예군이 맞는지 의심스럽게 연출된다.

파일:09864936.jpg
'빛나거나 미치거나'에서 장혁이 이끄는 무사집단의 이름이기도 하다. 태조 왕건(남경읍)에 이어 왕소(장혁)가 수장으로 이끄는 비밀결사대다.


[1] 마지막의 帛衣는 원래 '백의'라고 읽어야 한다...[2] 신채호는 선인을 '선배'라고 부르며 이를 곧 수두교 신자의 일반 명칭으로 간주한다.[3] 자료 출처 - 한국 도교의 기원과 역사, 정재서 저,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발행[4] 심지어 신채호는 태대형을 '신크말치'라 하여 이러한 무력집단의 수장이라 보기도 했다.[5] 초창기에는 왕과 귀족들을 모시는 가신 직책에서 중기에는 자치권을 지닌 공동체의 수장으로, 후기에는 관료 체제에 편입되어 가는 양상은 사무라이 계급의 변화 과정과 유사하다.[6] 해당 드라마의 조의선인은 현실의 대한민국 해병대의 이미지를 차용하였다.[7]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터베이스 http://db.history.go.kr[8] 기존 병사들과 달리 모두 반삭을 했고, 해병대 마냥 웬만한 대답은 '악!'으로 표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