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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인권만화집 사이시옷에 실린 최규석 그림, 연상호 글의 단편만화. 군대에서 일어나는 가혹행위와 구타, 고문관 문제 등을 다루고 있는 병영부조리를 주제로 한 사회 고발물이다.주황색 활동복에 개구리색 반바지가 나오는 걸로 보아 작중 배경은 게재 시기인 최소 2000년대 초반에서 중반 사이로 보인다.
단순히 모범병사와 고문관의 갈등, 즉 개인 대 개인의 갈등 뿐 아니라 조직과 개인의 관계도 묘사하고 있다.
2012년에는 원작자인 연상호 감독이 애니메이션화하여 영화제 등지에서 상영되었고(카카오TV) 현재는 인디플러그 등에서 디지털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돼지의 왕 블루레이에 부록으로도 포함되어 있다.
2. 등장인물
- 정철민(병장): 이야기의 주인공. 2대대 2중대 2소대 1분대장(병장)으로, 상황병으로 근무하고 있다. 무엇이든 완벽히 해내고 대대장이 인정하는 그야말로 A급 병사. '빡세게 뛰고 화끈하게 즐긴다'를 좌우명 삼고 있다. 최선을 다하는 분대원들에게는 최대한 편의를 제공하려고 하지만 노력하지도 않는 사람이 이득 보는 것을 탐탁찮아 한다. 군생활을 상당히 잘하고 있었지만 홍영수가 전입하고 난 후 그의 군생활도 꼬이기 시작한다.[스포주의] 홍영수의 행동 때문에 참았던 분노가 폭발하고 그를 구타하기까지 하다가 결국 영창까지 다녀오고 남은 군생활은 재편성된 분대에서 보낸다. 마지막에 제대하고 부대를 떠나는 길에 작업하는 홍영수에게 작별한 후 가는 길에 얼굴을 찌푸린다.
- 홍영수(이병): 2대대 2중대 2소대 1분대 신병(이병). 극중 시점에서 새로 전입온 신병. 안경, 작은 체구, 구부정한 자세, 자신없는 말투에 작은 목소리, 고문관스럽게 생긴 외모 등을 가졌다.[2] 작중 폐급 모습만 보여준다.
신병교육대에서도 문제가 꽤 있었는데 전입을 오면서 대대장이 중대장을 통해 정철민의 1분대에 전입시켰다. 맞선임이 무려 1년 이상 차이나는 상병 창수라서 완전히 풀린 군번이었지만 군생활을 잘 해보겠단 의지가 없고[3], 개념도 없고[4], 심지어 맞선임인 창수가 총기 부품 명칭을 상세하게 가르쳐 주는데도 소염기란 단어를 자꾸 못 외울 정도로 머리가 나쁘다.[5][6] "잘 모르겠습니다."가 입버릇이다.
- 이창수(상병): 2대대 2중대 2소대 1분대 상병으로 홍영수 전입 이전 1분대의 막내다. 상병 진급하고도 침상 청소를 하는 꼬인 군번이다.[7] 부지런한 동시에 맞후임이 1년 넘게 들어오지 않았는데 심지어 들어온 맞후임도 상당한 폐급이라 많은 고생을 하였다. 동남 방언을 구사한다.
- 김종호(중위): 2대대 2중대장으로 대위 진급을 앞두고 있다.[8] 진급 때문에 점수를 따려는 생각인지 준비태세 시범을 자진해서 맡는다. 스토리 중후반에 홍영수 이병의 자살미수 사건 후 위에 보고를 한 병사에게 그깟 일로 대대에 연락을 하냐고 갈구고 정철민에게 대대장이 오기 전에 저녁때 얼차려 준건 빼는 거라고 하고 입을 맞추자고 하는 등 큰 일이 생기면 자신이 저지른 행위부터 은폐하려 든다. 이후 행적은 없지만 사건도 크게 터졌고 얼차려 사건도 알려졌을 것으로 보이며 대위 진급은 물건너가면서 전역당했을 가능성이 높다. 황제성 흑화 버전이라고 보면 될 듯.[9]
- 조영각(중령): 2대대장. 대대장답게 인자하고 넉넉한 분위기의 소유자다. 홍영수가 오기 전까지 모범적인 정철민을 상당히 아꼈지만 너무 신뢰한 나머지 새로 전입 온 신병 홍영수를 정철민의 1분대에 배속시키는 바람에 철민의 군생활를 꼬이게 만들었다. 스토리 중후반에서 홍영수의 자살 미수 사건 이후 정철민이 유도심문에 걸려들자 곧바로 영창에 집어넣으라고 호통을 친다. 하지만 최후반부에서 철민이 제대하자 뻔뻔하게 웃으면서도 직접 축하해주기도 했고 홍영수 때문에 짜증나서 미치겠다고 말한걸 보면 본인도 홍영수의 폐급 기질과 무개념한 모습 때문에 스트레스를 상당히 받은 것으로 보인다.[10]
- 김민수(준장): 사단장의 직위에 있고 그에 걸맞은 성격의 소유자다.[11]
- 이주원(병장): 2대대 2중대 2소대 1분대 병장으로 분량은 공기 수준이다. 대사도 초반부의 대대 체육대회 족구 결승에서 리시브를 제대로 못 해서 점수를 내주자 정철민에게 갈굼당하는 것부터 전입 온 홍영수한테 총 어쨌냐고 신병 놀리기를 하는 게 전부다.
- 김경순(상병): 2대대 2중대 2소대 상병으로 정철민을 잘 따른다. 이창수 상병보다는 호봉이 낮은데 창수를 '이창수 상병님'이라고 부르는데 이창수가 1분대의 막내인 것을 보아 분대는 다르고 중대나 소대만 같은 듯하다. 작중에서는 주로 불침번을 서는 모습으로 등장하며 홍영수 자살 미수 사건 직후 자고 있던 이창수를 깨워 상황을 보고한다.
- 강민(병장): 2대대 2중대 2소대 1분대 병장. 정철민 예하 부대원 중 한 사람. 홍영수 자살 미수 사건의 최초 목격자다. 정철민을 데려오라는 김종호의 명령을 받고 내무실로 가서 정철민을 깨우고, 상황실로 가면서 정철민에게 상황을 자세히 보고한다.[12]
- 김민찬(하사): 2대대 2중대 2소대 부소대장(하사)으로 작중에서 당직사관의 모습으로 주로 등장한다. 정철민과 가까운 사이고 아껴줬지만[13] 자살 미수 사건이 일어나자 그를 크게 혼낸다. 평소 때 철민을 자신감 넘치는 정철민이라고 말했는데, 이게 복선이 되어 정철민을 조사할 때도 자신감 넘치는 정철민은 어디 갔냐고 심문한다.
- 의무병: 기절해 있던 홍영수를 돌보고 있다가 김종호가 들어오자 상황을 보고한다. 이후 김종호와 같이 대대장에게 상황을 보고하러 간다.
- 최민규(병장): 군 생활이 32일 남은 말년 병장. 계급이 계급인 만큼 무슨 일이 일어나게 되는 걸 두려워하며 뭐든 좋게 좋게 넘어가고 싶어하는데 이를 나타내는 가장 대표적인 행동이 자기 분대의 고문관인 후임병이 외박을 나갈 수 있도록 외박 변경 신청을 하러 간 것이다.[14] 정철민이 이를 보고는 불공평하다고 생각해 못마땅해하며 생활관으로 돌아가는 최민규를 붙잡아서 자초지종을 하지만 최민규는 걔 외박 안 보내면 무슨 사고 칠지 모른다며 대충 넘어가려고 한다.[15] 철민보다 선임이지만 나이는 어려서 정철민에게 '철민이 형'이라고도 부른다.[16]
3. 줄거리
전방 부대의 분대장 정철민은 정석적인 군인을 모토로 대대장을 비롯한 간부들에게까지 인정받고 선후임병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모범병사다.
정철민의 생활관에는 창[17]이 없어 문을 닫으면 그야말로 그들만의 세상으로 정철민은 이를 이용해 가끔씩은 생활관 병사들과 치킨을 시켜먹고 안주거리와 함께 소주를 즐기며 야간 TV시청을 하는 등 열심히 고생한 분대원들에 보상을 내려주며 군생활을 보낸다.[18]
이때는 이창수가 상병으로 진급하고 생일파티를 하는 날이었다.[19] 당직사관인 김민찬 하사가 생활관에 들어오려고 하자 다들 자는 척을 하는데 눈치 빠른 당직사관이 다들 일어나라고 호통을 치고 정철민에게 뭐 하고 있었냐고 묻는다. 정철민은 "완전 개코십니다."라며 떡볶이와 소주를 차례대로 꺼내 보여줬고 김민찬은 소주 한 잔 얻어마시며 노는 건 좋은데 사고 안 나게 조심하라고 하고 넘어간다. 정철민은 "우리 애들이 언제 사고 치는 거 보셨습니까?"라며 자신만만해하고 김민찬은 "하여튼 언제나 자신감 넘치는 녀석."이라고 말하면서 일어선다. 그리고 다음날 체육대회니 너무 많이 마시지 말라고 일러둔 뒤 자리를 떠난다.
다음날 체육대회에서 족구경기를 하는데 정철민 팀이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한다. 대대장의 치하를 받으면서 다른 애들도 우승좀 해보게 살살 하라고 말하자, 정철민은 단호하게 "저희 분대는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분대입니다. 살살 하는 거 없습니다!"라고 말하고 대대장은 웃으면서 "철민이만 보면 아주 듬직해. 아주 괜찮은 병사야."라고 칭찬한다.
며칠 후 그의 중대에 신병 홍영수가 전입을 오는데 관심병사인 영수는 대대장이 중대장을 통해 정철민의 1분대에 배속시킨다. 개념도 없고 의지도 없는 영수를 보고 철민은 내심 불쾌해한다.[20]
근무 중 다른 분대의 껄렁한 후임(인수)이 어머니 편찮으시다는 핑계를 대서 성실히 생활하는 후임(학규)을 밀어내고 외박을 나가는 것[21]을 보고 불공평하다는 생각에 분노하고[22] 내무실에 돌아와 고문관 짓을 하는 영수를 보고 그의 머리통을 내리치며 화풀이를 하며 자신이 직접 그를 개조해내기로 마음먹는다.
이후 정철민은 늘 홍영수를 직접 엄하게 관리하면서 체력단련과 주특기 교육을 FM으로 지도하는 등 많은 노력을 쏟아붓게 되며 눈에 띄게 성장해나가는 홍영수의 모습에 정철민은 내심 흡족해한다.[23] 정철민의 계획이 슬슬 완성을 향해가고 있을 무렵 중대가 준비태세 시범을 하게 된다. 훈련 상황에서 경계 중[24] 사단장이 시찰을 나오고, 사단장은 그 자리에서 군장을 제대로 쌌는지 점검하겠으니 분대장 정철민에게 두 사람만 추천해 보라고 말한다.
홍영수의 성장에 제법 자신이 있었던 정철민은 FM대로 싸 둔 자신의 것과 홍영수의 것을 추천한다.[25][26] 그러나 동석했던 중대장이 홍영수의 군장을 열어보자 얼굴이 일그러지는데 홍영수의 군장 안에서 나온 것은 깔깔이 두 벌과 건빵, 바람을 넣어 부풀린 비닐봉지였다. 결국 그날 밤, 정철민의 분대는 단체로 중대장의 혹독한 얼차려와 내리갈굼을 당하고 만다.
막사로 복귀한 정철민은 불만과 분노가 폭발하여 분대원들 앞에서 홍영수를 무참하게 구타하고 욕설과 폭언을 퍼붓고, 기수열외를 하는데 바로 그 날 밤 홍영수는 화장실에서 손목에 칼을 그어 자살을 기도하고 중대는 다시 발칵 뒤집어진다. 하지만 손목을 그은 상처가 얕았기 때문에 쇼크로 기절만 했을 뿐 죽지는 않았다.
이때의 상황 묘사가 상당히 모호하다. 정철민은 홍영수의 자살시도가 자신을 영창으로 보내기 위한 수작, 즉 소위 '페인트를 깐' 것으로 의심하고 홍영수가 누워있는 생활관에서 "깨어있는 것 안다, 일어나라."며 누워있는 홍영수에게 말을 걸지만 대답은 없었다.
최초 목격자가 이 사건을 보고하고 중대장은 왜 그깟 일로 대대에 연락하냐며 갈군다. 정철민이 들어오자 대대장이 오기 전에 입을 맞춰야 한다며 영수가 원래도 이상했으니 총만 보면 벌벌 떨었다거나 고참에게 반말을 하는 등 부풀려서 얘기하자고 말한다. 그리고 영수가 누워 있는 생활관으로 가면서 저녁 때 얼차려 준 건 말하지 말라고도 한다.
이후 사건을 보고받은 대대장이 정철민에게 "거참... 이상한 놈이 하나 들어와서 골치 썩이네. 철민아, 영수 때문에 고생 많지? 내 밑에 있었으면 제대로 군인 만드는 건데..."라며 말을 걸고 사정을 대충 알고 있었던 중대장은 대대장에게 정철민을 옹호했지만, 대대장은 중대장의 말을 끊은 후에 특유의 인심 좋은 미소를 지어 보이며 "그래, 철민아! 가끔 말 안 들으면 꿀밤이라도 때려 주지 그랬어?(정철민이 대답을 못하자) 응? 꿀밤이라도 한 대씩 때려줘야 말을 듣지. 안 그래? 응?"이라며 말하는데 이에 안심해 버린 정철민은 무심결에 "가끔 그렇게도(꿀밤) 해봤지만... 너무 말을 안 들어서 가끔 꿀밤 정도는 때렸습니다."라고 대답해버린다.
정철민의 대답을 들은 대대장은 "허허... 그랬구나. 그래... 그랬어?"라고 말하기가 무섭게 바로 안면을 바꿔 중대장을 향해 "야, 2중대장! 이 새끼(정철민) 당장 구속시켜! 중대장 너, 뭐하는 새끼야? 이 새끼가 아는게 없어, 어? 이런 일일수록 일벌백계가 필요한 거야! 아예 이 기회에 군내 구타, 가혹행위를 끊어버려야지! 야, 2중대장! 이런 새끼들 아주 잠도 재우지 마! 제대로 취조해서 어떻게 가혹행위를 했는지 알아내서 확실 보고해!"라고 명령하고 그대로 정철민 이하 분대원 전원 헌병대로 끌려간다.[27]
헌병대에서 수십시간에 걸쳐 조사를 받으면서 홍영수에게 가해진 여러 구타나 폭언이 드러난다. 그리고 사건은 다음과 같이 결론지어졌다.
홍영수는 전입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적응을 잘 못하고 있었고 2소대 1분대는 오래 전부터 구타, 가혹행위가 전통으로 남아 있는 분대이다. 그 원인은 다른 내무실과 달리 내무실 문에 창이 없어서 간부들의 감시를 피하기 쉬워서였으며, 그 때문에 구타를 방지하기 힘들었을 뿐 아니라 불법적인 야간취식과 음주도 공공연히 행해진 것으로 보인다. 결정적으로 홍영수가 자살을 기도한 날 분대장 정철민은 홍영수를 분대원들이 보는 앞에서 구타했으며, 홍영수의 선임병인 이창수는 근무지에서 홍영수를 상습적으로 구타하였다.
이렇게 결론이 지어진 후 정철민은 만창(징계입창 15일), 이창수는 징계입창 10일, 이외 분대원들은 군기교육대 7일 입소 처분을 받고 2중대 2소대 1분대는 해체하여 새롭게 재편된다.[28]
정철민은 영창생활을 하면서 자기가 치른 죗값이 누구에 대한 죗값인가라고 독백하는 등 자기가 홍영수를 구타한 것에 대해서는 후회는커녕 옳은 일을 했다는 모습을 보여줬다.
영창을 나와 부대로 복귀했지만 내무실 문에는 창문이 새로 생겨나 있었고, 분대가 재편되었기 때문에 분대원은 전부 낯선 사람들이었고, 이들은 정철민을 마치 창밖에 새가 날아가는 걸 본 것마냥 쳐다보고 아는 체도 안 하고 본체만체한다. 그렇게 정철민은 시체처럼 누워 지내며 남은 군생활을 채우고 전역을 하게 된다.[29]
전역 날, 정철민은 대대장과의 면담을 하고 대대장은 "다른 동기들이랑 같이 제대 못해서 많이 섭섭하지? 막판에 이상한 놈이 들어와서 말야... 지금 내 당번병으로 데리고 있는데 그놈 땜에 내가 아주 짜증나서 미친다, 미쳐."[30]라고 얘기하고 "자, 이제 여기서 있었던 일은 다 잊고 사회 나가서 다시 열심히 살아봐라. 철민이가 군대에서도 제일 잘했잖아. 허허허..."라며 뻔뻔하게 웃는다.
대대장실을 나서 밖으로 나온 정철민 앞에는 화단에서 풀을 뽑고 있는 홍영수가 있었고, 정철민은 홍영수에게 다가가 "나, 제대한다. …하나만 묻자. 너, 지금 편하냐?"고 묻는다.
여기서 원작과 애니메이션 판의 차이가 있어 따로 서술한다.
- 원작
보통의 독자, 특히 홍영수에게 감정이입을 하고 있던 사람은 '이 녀석 끝까지 개념없네' 라고 생각하게 되는 장면이지만 애니메이션에서는 바뀐다.
- 애니메이션
저기… 저기... 저기...
편합니다!!!
정철민 병장님과 함께 있었을 때보다, 훨~씬 더 편합니다!!! 예?!
악에 받쳐 독기 어린 고함을 뱉으며 정철민을 원한 섞인 눈으로 노려보던 홍영수는 이내 울음을 터트린다.편합니다!!!
정철민 병장님과 함께 있었을 때보다, 훨~씬 더 편합니다!!! 예?!
문제는 정철민도 그 말을 듣고 뭔가 놀라움이나 충격, 고찰 등 일절 없이 조금만 더 건드리면 죽여 버릴 듯이 무시무시한 표정으로 쇳소리를 내며 자기감정만 더러워졌다는 티를 팍팍 내며 발을 돌려 떠난다. 가는 길에 그 말에 기분이 나빴던 정철민은 이를 갈며 인상을 찡그리는 것으로 끝난다.
폐급 신병과 상부 사이에서 고통 받은 피해자로 묘사되던 원작과는 달리 정철민도 FM으로 포장된 강요와 폭력의 주체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장면이자 원작과 180도 다른 가장 큰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4. 평가
한국 사회에서 ‘군대’는 어떤 의미일까? 군대에서의 시간은 종종 한껏 과장된 채 가벼운 술자리 안줏거리로 떠돌곤 하지만, 과장된 무용담이나 우스꽝스러운 농담거리가 아닌 이면에 숨겨진 또 다른 ‘군대’ 이야기를 하는 이들은 정작 그다지 많지 않다. 만화가 최규석과 연상호 감독의 원안을 애니메이션으로 옮긴 <창>은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 가벼운 농담 뒤에 어두운 얼굴을 하고 숨어 있는 ‘군대’에서 일어난 일을 통해 한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부조리의 실체에 다가서고자 한 작품이다. 전작 <돼지의 왕>이 ‘학교’라는 훈육과 규율로 위장된 집단을 통해 한국 사회에 내재된 폭력의 구조를 파헤치려 했다면 <창>은 ‘군대’라는 질서와 규율, 감시와 처벌이 근간이 되는 또 다른 조직의 내부로 깊숙이 들어감으로써 조직과 개인 간의 문제, 가해자와 희생자 간의 문제를 다루고자 한다. 말년 병장 철민은 적당히 규정과 감시를 피해 가며 내무반을 모범적으로 이끌고 있다. 부식 창고를 개조해 만든 그의 내무반에는 ‘창’이 없지만 그가 내무반을 잘 이끌어가는 동안에는 창이 없다는 것도, 조금씩 규정을 어기는 것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조직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신병 영수가 철민의 내무반에 들어오고, 그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면서 이제까지 모범적이라 불렸던 철민의 군대 생활은 모든 것이 문제로 부각된다. 이른바 ‘고문관’이라 불리는 영수의 이기적인 행동으로 촉발된 철민의 폭력, 이에 대한 영수의 저항 혹은 ‘교묘한 복수’와 그로 인해 궁지로 몰리게 된 철민. 그들은 서로에게 가해와 피해를 반복하지만 조직은 그들 중 누구도 보호해 주지 않는다. 그저 조직의 안위와 질서 유지를 위해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할 뿐이다. 개인과 개인, 개인과 조직, 이들 사이에서 과연 피해자와 가해자는 누구일까. 영화의 마지막, 한껏 일그러진 철민의 얼굴은 굳건한 조직 앞에서 한없이 무기력하기만 한 우리 스스로를 비추는 ‘창’과도 같다.
모은영/영화평론가
연상호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서 "짜증나는 인물은 과연 인권유린을 당해도 되는가?"에 대한 질문을 관객들에게 던지고 싶었다고 밝혔다.# 감독의 의도대로 홍영수를 욕하는 반응과 "그래도 폭력은 안 된다"는 반응이 크게 갈렸으며, "홍영수는 절망적이고 괴로운 상황에서 어떻게든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 친(자살시도) 끝에 성공한 사람이다, 애초에 끌려오지만 않았어도 고문관이 될 일도 없었을 것."이라면서 대한민국 국군의 근본적인 문제점인 강제징병과 각종 부조리를 비판하는 의견도 많다. 모은영/영화평론가
시청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예비역들은 일방적으로 정철민에게 감정이입을 한 상태에서 홍영수와 중대장, 그리고 대대장을 욕한다. 그러나 정철민에게 감정을 이입하지 않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이 작품을 본다면, 누가 옳고 그른지에 대한 묘사가 없음을 알 수 있다. 한 마디로 모두가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가 될 수 있으며, 아무리 옳고 좋은 가치라도 그것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순간 폭력으로 변질될 수 있다.
홍영수가 무개념 행동으로 후임으로서 지켜야 할 선을 넘은 인물이라면 정철민은 자신의 자존심과 감정 때문에 선임으로서 지켜야 할 선을 넘은 인물이다. 정철민은 전역일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선임인 최민규의 말대로 홍영수를 건드리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었지만 그의 말을 무시하고 홍영수를 자기 뜻대로 엄하게 관리하기 시작했다.[31] 홍영수는 분명히 군대에 적합하지 않은 폐급 병사이지만, 그렇다고해서 이병 딱지도 떼지 못한 병사에게 구타를 가하고 기수열외 취급을 한 것이 정당화 될 수는 없다.[32] 그나마 홍영수의 자살이 미수로 그쳐서 정철민의 영창행 및 부대 개편으로 마무리되었지만, 그대로 자살했다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일이 커졌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홍영수가 그동안 쌓아 왔던 불만과 분노를 터트려서 정철민 분대를 타깃으로 530GP 사건이나 제22보병사단 총기난사 사건 같은 보복 살인극이라도 벌였다면[33] 당사자들이 죽는 것은 물론이고 국방부까지 발칵 뒤집혀서 대대적인 보직해임 및 부대 해체까지 이어지는 참사가 발생했을 것이다.[34] 상술했듯이 정철민 역시 군대의 부조리와 폐급 신병 때문에 고생한 피해자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신병에게 폭력을 휘둘러서 자칫 잘못하다간 본인뿐만 아니라 분대 전체가 끔찍한 상황을 불러올 수도 있었던 가해자이기도 하다.
정철민이 홍영수에게 가하는 폭력도 그렇지만 대대장의 사후 처리 방식은 군대가 어떻게 사건을 묻고 정리해 버리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며[35], 위의 평론에서도 강조했듯이 작중 발생한 사건은 군대라는 조직이 개인을 희생양 삼아 일으킨 폭력임을 조명하고 있다.
간부로서 갖은 욕을 먹는 또 다른 캐릭터인 대대장은 폐급 고문관인 홍영수를 정철민의 분대에 배속시키고 모든 책임을 병사들에게 떠넘겨서 정철민을 포함한 분대원들의 군생활을 꼬이게 한 만악의 근원인 것은 분명하다.[36] 다만, 그의 행적을 정상참작해 본다면 그가 소시오패스 또는 야비한 인간이라는 평은 다소 지나친 면이 있다. 애초에 정철민이 최민규의 조언을 받아들여 홍영수를 갈구지 않았더라면 홍영수가 자살 시도를 하지 않았을 테고 대대장의 꿀밤을 운운한 유도신문에 당하는 상황 자체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정철민이 구타를 했다고 시인한 순간 태도가 돌변하며 "저 새끼 당장 끌어내라"고 한 것도 다소 사람을 이상해 보이게 할 수 있는 행동이지만 소속 부대원의 자살 시도는 지휘관의 진급길이 막히는 건 물론이고 당장 모가지당할 수도 있는 중대한 사건이라서 대대장의 감정이 섞였다고 해석할 수 있다. 대대장이 정철민의 전역날에 그를 친절하게 대해 준 것도 큰 피해 없이 지나간 일을 가지고 계속 냉정하게 대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애초에 홍영수의 자살미수 사건과 그에 따른 징계는 정철민의 자존심과 감정이 자초해서 벌어진 일이었다. 거기다가 사건도 무탈하게 끝났고 정철민 역시 자기 잘못으로 인해 처벌받았으며 영창도 깔끔하게 다녀왔으니 대대장 입장에선 과거는 털어 버리고 좋게 떠나보내고 싶었을 것이다. "군대에서 있었던 일은 싹 잊고 사회생활 하라"는 말은 그야말로 한국 군대 간부다운 말이지만, 다르게 생각해 보면 자신이 배속시킨 폐급 후임 때문에 고생하고 영창까지 가게 만든 미안함과 더불어 안 좋은 기억은 갖고 가지 말라는 의미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5. 기타
사실 이 이야기는 연상호 감독의 실제 경험담에 기반했다고 한다. 영화 상영 당시 GV 등에서 영창 체험담을 얘기하더니 “정 병장은 군 복무 시절 나의 실제 모습이고, 모두 내가 겪은 실화”라고 밝혔다. 하지만 작품처럼 부대가 실제로 해체되지는 않고 가해자 입창 정도의 선에서 끝났다고 한다. 연상호 감독은 친한 사이였던 최규석 작가에게 이 경험담을 들려주었는데 이것이 만화 '창'으로 각색된 후 추가로 영상화된 것이다.감독은 홍영수라는 인물을 관심병사의 표본으로 정했기 때문에 일부러 짜증나고 개념없게 그렸다고 한다.
최규석 작가의 웹툰 송곳에서도 정철민이 짧게 카메오 출연했다. 2-11화에서 송곳의 주인공 이수인이 소위 시절을 회상할 때 정철민이 잠시 등장하는데 후임병들을 늦은 시간에 집합시키다 걸리는 장면으로 나온다.
애니메이션 버전을 기준으로 중대장은 중위이고 사단장은 준장인 것을 미루어 보아서 배경 부대는 일반적인 상비사단은 아닌 동원사단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스포주의] 홍영수 소집 이전에 조영각 중령이 족구시합에서 정철민한테 애들 살살 다루라고 격려했는데, 정철민이가 살살 다룰 일이 없다고 대답했는데, 조영각 중령이 듬직하다고 칭찬해 주었다. 하지만 정철민의 결말이 어떠한지 나중에 보여주려는 복선이다.[2] 인터넷 커뮤니티에 홍영수의 짤방을 올리면 해당 작품을 모르는 군필자들도 오싹한 관상이라고 평하며 전형적인 관심병사나 폐급, 고문관이나 찐따라고 조롱하기도 한다. 어찌보면 신병의 성윤모의 원조격 등장인물이다.[3] 그러나 행동을 유심히 본다면 못 해서가 아니라 그냥 일부러 안 하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4] 대표적으로 초면부터 정철민의 악수를 안 받는 것부터 시작해서 성의없는 거수경례, 가라군장, 그리고 후술할 자살기도를 가장한 페인트 등이 있다.[5] 정철민이 직접 교육을 할 때도 소염기에서 막히자 "이 새끼, 항상 소염기에서 막히네."라며 갈군다.[6] 전술했듯 못 해서가 아니라 일부러 안 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있듯 머리가 나쁜 척 연기를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실제로 군 내 관심병사들 중 정상적인데도 모자란 흉내를 내는 부류들이 많다.[7] 이 때문에 정철민은 이창수의 생일날 밤에 몰래 떡볶이, 튀김과 소주 등을 준비해 취침시간에 몰래 생활관 안에서 창수 등 분대원들과 함께 먹었다. 나중에 당직사관에게 걸렸을 때 '상병 달고 침상 청소하는데 생일도 안 챙겨주면 창수 자살합니다'고 농담처럼 얘기하며 당직사관도 너그럽게 넘어가 준다.[8] 대위(진)인 상태로 중대장에 부임됐거나 본부중대장으로 보인다.[9] 황제성도 저런 폐급같은 모습을 보이는 고문관 소위지만 적어도 저것처럼 인성까지 완전 폐급은 아니다.[10] 그나마 저렇게라도 가식이지만 직접 축하해주고 뒤늦게라도 정철민에게 공감하는게 차라리 다행인 정도다. 대부분은 저렇게 하고 끝까지 회피 또는 무시하거나 뻔뻔하게 '니가 잘못했잖아.' 식으로 배째라 형태로 나온다. 대표적으로 이장훈 중령이 있다.[11] 준장 계급의 사단장인 것을 보면 동원사단장이나 후방 감편사단장일 가능성이 있다.[12] 돼지의 왕에서 빌런의 이름도 강민이다.[13] 정말로 아껴왔는지는 불명. 평소에 정철민을 못마땅해하는 모습도 보여왔다.[14] 그런데 그 고문관 후임은 예전에도 어머니가 편찮으시다고 거짓말 하고 외박을 나갔다가 애인과 신나게 놀고 나서 술에 취한 채 복귀한 적이 있었고 원래 그 주에는 외박 인원이 꽉 차 있었기 때문에 원래 나가기로 했던 성실히 생활하는 후임병을 밀어내고 그 고문관이 나가게 된 것이다.[15] 사실 작중에서 정철민이 홍영수에게 한 행동과 이로 인해 발생한 일들을 보면 최민규가 가장 현실적인 방법으로 비교적 괜찮은 대처를 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16] 말년이 되면 같이 지내온 짬 차이 적은 선후임병들끼리 서로 형, 동생, 친구로 지내는 경우가 많다.[17] 건물 외부와 통하는 그런 창문이 아니라 방문에 뚫려 병사들 상태를 간략히 확인할 수 있는 창으로 정철민의 생활관은 원래 부식창고를 개조해서 만든 건물이라고 한다.[18] 물론 분대원들을 챙겨주고 위해주는 건 좋다고 할 수 있지만 사실 이러한 행위들은 군법상 규정 위반으로 처벌받을 일이다. 배달음식의 경우도 부대장이나 당직사령에게 허가받아야 취식이 허용되며, 술은 기본적으로 금지되어 있고 부대장이 허가할 때만 허용된다.[19] 음식은 떡볶이, 순대, 튀김 등 분식들이었다.[20] 정철민은 홍영수를 처음 만났을때 같이 잘해보자며 악수를 건넸으나 그냥 무시해버리는 홍영수의 태도에 기분이 안 좋았고, 이창수가 홍영수를 지도할때 계속 소염기라는 단어를 못 알아들어 모르겠다는 말만 해서 정철민이 홍영수의 머리를 때린적도 있었다.[21] 전에도 어머니 간병한다고 외박 나갔다가 애인이랑 놀다가 술 취해서 복귀한 전적이 있었다. 게다가 원래 나가기로 했던 자기 분대의 병사는 오랜만에 나가는 외박이었기 때문에 철민은 더더욱 반대했다.[22] 이때 최민규가 자기도 얼마 안 남았으니 홍영수 건들지 말고 릴랙스하게 가자는 말까지 무시한다.[23] 정철민이 단순하게 생각하는 시점에서 안전교육때 질문에 답변하면 휴가준다는 조건으로 홍영수가 휴가를 얻기위해 질문에 대답했다.[24] 이때 나누는 얘기에 따르면 김종호가 해당 중대에서 짬이 안 차서 짬처리를 당했거나 승급 기회를 노리기 위해 자진한 것으로 묘사된다.[25] 결정적으로 이게 큰 화근이 되었다. 교육시간 때 홍영수가 발표를 잘하는 것에서 홍영수가 제대로 성장했다 확신했지만 뺑끼를 쓸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게다가 정철민은 준비태세 전날에 홍영수가 군장을 제대로 쌌는지 확인을 하지 않았고 멋대로 홍영수의 성장에 근거없는 자만심을 내비쳤다.[26] 다만 이건 분대장인 본인과 전입 신병의 군장은 상식대로라면 FM이어야 맞기 때문에 선택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었다. 홍영수가 정철민의 예상을 뛰어넘는 폐급이라는 변수가 있었을 뿐.[27] 즉, 유도신문이었다. 정황을 보면 꿀밤이 당시 저 대대에서 쓰였던 구타를 뜻하는 일종의 은어였으며, 저 시기는 부대 내에서 구타가 암묵적으로 허용되는 행위였던 시기였던지라 대대장의 말에 정철민이 안심하여 본의 아닌 자백을 하고 말았다. 그리고 이를 듣자마자 대대장은 그에게 모든 것을 덮어씌운 것이다. 구속명령을 한 후 일벌백계와 구타 근절을 언급하였는데 명분은 그럴 듯하지만 실상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꼬리 자르기에 불과하다. 지휘관인 대대장 및 예하 간부들 또한 창 없는 내무반과 그로 인해 발생한 각종 부조리를 묵인한 책임을 져야 하지만 이걸 전부 정철민을 포함한 분대원 탓으로 돌려 버렸다.[28] 그밖의 처벌 내역은 묘사는 안 되었지만 정철민이 구타를 하고 홍영수가 자살 기도를 저지른 만큼 중대장은 부하 관리 소홀로 진급이 누락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누락만 된 거면 다행이지, 얼차려를 내린 것과, 정철민과 말을 맞춘 행위 등 은폐를 시도하려던 것까지 드러나기라도 했다면 최소 강제 전역, 최악의 경우 육교행 갈수도 있다.[29] 작중에서 정철민이 어떻게 남은 군생활을 보냈는지 자세한 묘사는 안 나와 있지만 생활관 내에서도 투명인간 취급을 당했을 가능성이 크다. 어느 부대나 전역이 얼마 안 남은 말년병장 자체를 반쯤 사회인 취급하는 문화가 어느 정도 있고 자신의 감정과 자존심 때문에 가혹행위로 영창을 다녀왔다는 불명예스러운 행동을 한 선임이라면 더더욱 그렇다.[30] 그 당번병 생활을 하는 중에도 편한 일만 하고 싶어 하거나 여전히 꽤 답답한 모습만 보여줘서 대대장도 홍영수에게 지친 듯 하다.[31] 이러한 이유 때문에 정철민도 홍영수처럼 그다지 좋은 평을 받지 못하는 유형의 캐릭터로 변모하고 있다.[32] 거기다가 정철민은 홍영수더러 인간 취급도 안 할 거니까 일도 하지 말고 관등성명도 대지 말라고 한다.[33] 특히 폭행 가해자인 정철민부터 제일 먼저 첫 번째 살인 타깃이 될 게 불보듯 뻔하고 맞선임 이창수가 두 번째로 당할 것이다.[34] 이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고 정철민이나 분대원 중 누군가 사망했다면 군대에서 가혹행위를 하다가 피해자인 홍영수의 폭주로 죽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유가족이 국방부의 불만과 대립이 530GP 사건처럼 계속 이어질 수 있다.[35] 작중 부대에서는 이 사건의 원인이 창 없는 내무실 때문이라고 결론지었지만, 군대 내 구타 및 가혹행위는 언제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다. 구타와 가혹행위가 뿌리 깊게 남은 부대에서는 부대 지휘관의 사무실 앞 복도에서 후임을 묵사발내도 그 일이 부대 지휘관 귀에 전혀 안 들어간다. 애초에 창 없는 내무실이 그간 유지되었던 것도 대대장을 비롯한 간부들이 부조리를 묵인하였기 때문이다.[36] 대대장은 처음부터 전입 온 홍영수가 폐급인 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자신의 당번병으로 두어서 사전 예방을 했다면 정철민의 군생활이 꼬일 일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