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Κρέων / Creon
1. 개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3부작에 등장한다. 테베의 왕 라이오스의 아내인 이오카스테의 오빠이다.[1] 즉, 오이디푸스의 외삼촌인 동시에 처남이다. 족보상으로는 아가우에와 에키온의 아들 펜테우스의 손자이자 메노이케우스의 아들이다.[2]아내 에우뤼디케와의 사이에서 아들 메노이케우스 2세, 메가레우스, 하이몬, 딸 메가라, 퓌라를 얻었으나 퓌라를 제외한 자식들은 아버지보다 먼저 죽었다.
코린토스의 국왕이자 글라우케의 아버지인 크레온과는 동명이인이다.
2. 일대기
2.1. 오이디푸스 신화
오이디푸스가 테베를 다스릴 때, 테베에 전염병이 돌고 그 원인이 선왕 라이오스의 살해범 때문이라는 신탁이 내려오자 오이디푸스에게 살해범을 찾기 위해 장님 예언자 테이레시아스를 불러올 것을 권했다. 그러자 테이레시아스가 범인으로 오이디푸스를 지목하자, 오이디푸스는 크레온이 권력에 눈이 멀어 테이레시아스와 결탁한 것으로 의심했다.[3] 하지만 모든 진실이 밝혀지자 크레온은 섭정의 권한으로 오이디푸스에게 추방령을 내렸다.[4]소포클레스의 비극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에서는 오이디푸스가 있는 곳이 승리한다는 예언을 듣고 아테네에서 테세우스의 보호를 받고 있던 오이디푸스를 찾아와 테베로 돌아가자고 설득한다. 오이디푸스가 분노하며 거부하자, 안티고네와 이스메네를 납치하면서까지 데려가려고 했지만 테세우스에게 제지당하고 경고를 듣는다.
후일 오이디푸스의 두 아들인 폴뤼네이케스와 에테오클레스가 테베의 왕좌를 놓고 전쟁을 벌였는데, 이 전쟁 도중 크레온은 자신의 아들인 메노이케우스[5]와 메가레우스를 잃었다. 그리고 둘이 모두 죽고 전쟁이 종결된 뒤 왕위에 오른[6] 크레온은 테베를 지키다 죽은 에테오클레스는 영웅으로서 성대한 장례식을 치러주지만, 타국인 아르고스를 끌어들여 테베를 공격한 폴뤼네이케스는 반역자로 취급하여, 그의 시체를 짐승들에게 뜯어먹히도록 길바닥에 버려두고 그의 시체를 거두는 자에게도 사형을 내리겠다고 선포하였다.
그러나 폴뤼네이케스의 누이인 안티고네는 남매의 정을 저버리지 못하고 그의 시체를 거두어 주었고, 이를 안 크레온은 분노하여 안티고네를 체포하고 그녀와 말다툼을 한다. 안티고네의 여동생 이스메네가 아들의 약혼자를 죽일 작정이냐고 물어도 개의치 않아하며 안티고네를 굶어 죽도록 산 채로 무덤에 가두었다. 크레온의 막내아들이자 안티고네의 약혼자였던 하이몬이 안티고네를 옹호하는 시민들의 반응을 들려주며 그녀를 풀어줄 것을 청원하였으나 무시하였고, 이후 죽은 자를 매장하고 산 자는 햇빛 아래 있게 해야 한다는 테이레시아스 등의 충고를 듣고 비로소 마음을 돌려 안티고네를 풀어주기로 한다. 하지만 이미 안티고네는 자살한 뒤였고, 동생 이스메네 또한 언니의 죽음에 절망하여 자살한다.
이에 하이몬은 죽은 안티고네 곁에서 자살하고, 아들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크레온의 아내 에우뤼디케도 남편을 저주하며 자살해 버린다. 소포클레스의 비극 《안티고네》에서는 하이몬이 크레온의 얼굴에 침을 뱉고 칼을 빼내 아버지를 죽이려다가 본인이 자살하고, 에우뤼디케는 메가레우스와 하이몬의 운명을 슬퍼하면서 크레온을 저주하며 칼로 자살한다. 조카딸들의 연이은 자살로도 모자라 한 순간에 아들과 아내마저 잃은 크레온은 그야말로 멘탈붕괴하며 완전히 기력을 잃고 만다. 뒤늦게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며 하이몬과 에우뤼디케를 죽게 했다고 자책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에우리피데스의 비극 《포이니케 여인들》에서는 아르고스와의 전쟁을 걱정하고, 테베를 공격한 일곱 장군을 상대하기 위해 에테오클레스에게 성문에서 그들과 맞설 일곱 전사를 뽑으라고 충고한다. 메노이케우스가 에테오클레스의 명령으로 테이레시아스를 데려오자, 테이레시아스에게 시민들과 도시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부탁한다. 그 예언은 크레온의 아들 메노이케우스[7]를 제물로 바치는 것이었고,[8] 크레온은 테이레시아스에게 탄원하지만 소용없었다. 아들을 제물로 바칠 바에야 자신이 죽을 각오가 됐다면서 메노이케우스에게 테베를 떠나서 도도네의 신탁소로 가라고 하지만, 메노이케우스는 크레온의 말을 따르는 척 하면서 스스로 목을 찔러 제물이 되었다. 아들의 죽음에 절망하고, 이오카스테를 찾으러 갔다가 에테오클레스와 폴뤼네이케스가 죽고 이오카스테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이어서 오이디푸스를 추방하고 폴뤼네이케스의 시신을 매장할 것을 금지했다. 이에 반발하는 안티고네와 다투고, 안티고네는 오이디푸스와 같이 테베를 떠난다.
에우리피데스의 비극 《탄원하는 여인들》에서는 테세우스가 전령을 보내 테베를 공격한 일곱 장군의 시신을 가져가 매장하겠다고 했지만, 대꾸도 하지 않고 무장한 채 서 있었다. 결국 테세우스는 크레온과 싸우고 죽은 장군들의 시신[9]을 찾아와 장례식을 치러준다.
매제 라이오스 때부터 시작된 콩가루 집안 기믹 때문에 망했다고도 볼 수 있는 인물이다. 라이오스 통치 기간 때는 오이디푸스의 실종과 헤라의 저주로 나타난 스핑크스에,[10] 오이디푸스 통치 기간 때는 오이디푸스의 의심에 누명을 쓰는 등의 곤욕을 치르고,[11] 오이디푸스 사후엔 오이디푸스의 두 아들이 왕 자리 가지고 내전을 벌일 때 본인도 두 아들을 잃는 큰 피해를 봤으니 둘 다 미울 법도 한 데도, 타국의 군대를 끌어들인 위험한 짓을 저지른 폴뤼네이케스의 사후 취급만 박하게 처리한 걸 보면[12] 인성이 나쁘다 하기도 뭣하다.
다만 경직된 도덕성은 그의 미덕이자 결함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13] 장님이 된 오이디푸스를 두 딸과 억지로 떼어놓는 모습을 그의 몰락에 대한 전조로 해석하기도 한다.
2.2. 헤라클레스 신화
말년에 암피트뤼온의 망명을 받아서[14] 그의 양아들 최종병기 헤라클레스까지 휘하 무장에 들이는 로또 대박을 내긴 했는데, 사위로 들인 헤라클레스의 광증 때문에 딸 메가라와 외손주들을 또 잃는 불쌍한 사내이다. 물론 당연히 헤라클레스의 잘못이 아니다. 헤라클레스를 싫어한 헤라가 그를 미치게 만드는 바람에 이렇게 된 것이다.[15]최후에는 아직 어린 에테오클레스의 아들 라오다마스의 섭정 통치를 하다가 과거에 랍다코스 왕과 라이오스 왕의 섭정이었던 리코스의 아들, 리코스 2세에게 살해당하고 왕위를 빼앗긴다. 다행히 사위인 헤라클레스가 테베로 돌아와서 리코스 2세를 죽이고 라오다마스가 예정대로 왕위에 오른다.
그래도 헤라클레스의 이부 형제 이피클레스[16]에게 시집보낸 딸 퓌라는 두 아들을 낳았다.
3. 대중매체에서
-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6권에서 등장. 구판 기준으로 이름이 나오지 않고 테베의 왕으로만 소개됐다. 헤라클레스에게 메가라를 시집 보내는 건 원전과 동일하다. 신판에서는 7권, 특별편 2권에서도 재등장한다. 7권에서는 에테오클레스와 폴뤼네이케스에게 1년간 번갈아가면서 다스리라고 제안했다. 폴뤼네이케스와 에테오클레스 사후 에테오클레스의 장례식을 치르지만 폴뤼네이케스의 시체를 방치하고, 폴뤼네이케스의 장례를 치른 안티고네를 감옥에 가둔다. 결국 안티고네는 자살하고, 하이몬과 이스메네, 에우뤼디케도 자살한다. 특별편 2권에서는 실수로 엘렉트뤼온을 죽이고 추방당한 암피트뤼온을 맞이했다.
- 만화로 읽는 초등 인문학 그리스 로마 신화 19권에서 등장. 이오카스테의 오빠이자 테베의 섭정으로 소개됐다. 라이오스가 죽자 이오카스테의 부탁으로 섭정이 되었고, 오이디푸스가 스핑크스[17]를 물리치자 그를 왕위에 올린다.[18] 테베에 역병이 들자 신탁에 따라 라이오스 살인범을 찾아내 추방하려고 하고, 오이디푸스가 라이오스를 죽였다는 걸 알게 되자 역병 해결을 위해 테베를 나가달라고 정중히 부탁했다. 에테오클레스와 폴뤼네이케스가 왕좌를 두고 싸우고,[19] 메노이케우스가 테베의 승리를 위해 테이레시아스의 예언에 따라 성 밖으로 투신자살하자 절망한다. 이 와중에 폴뤼네이케스가 메노이케우스처럼 되기 싫으면 항복하라고 고인드립까지 치자 매우 분노한다. 테베 공성전이 끝나고 에테오클레스의 장례를 치르지만 폴뤼네이케스의 시신을 방치해 안티고네와 대립한다. 안티고네가 폴뤼네이케스의 장례를 치르자 분노하며 그녀를 처형시키려 했고, 이스메네와 하이몬이 처형을 반대해도 듣지 않았다. 테이레시아스가 크레온의 처사에 분노한 아르고스 인들이 전쟁을 일으킬 것이고, 테베 왕좌에 아르고스인[20]이 앉게 될 거라고 예언하자 안티고네를 풀어주려 했지만, 이미 안티고네는 자살한 뒤였다. 결국 아들 하이몬이 자신에게 칼을 겨누다가 자살하고,[21] 에우뤼디케도 음독자살을 하며 자신을 저주하자 아내의 시체를 안고 통곡하면서 후회한다.
홍은영 버전의 크레온 |
- 홍은영의 그리스 로마 신화 7권에서 등장. 실수로 엘렉트뤼온을 죽이고 추방당한 암피트뤼온의 살인죄를 정화시켜주고, 암피트뤼온이 타포스 섬을 치러 가자고 할 때 카드메이아에서 날뛰는 암여우를 쫒아주는 조건으로 참전했다.[22] 외모는 갈색 머리에 녹안으로 묘사되었으며, 조부 펜테우스와 닮았다.
[1] 다만 소포클레스의 비극 《오이디푸스 왕》(천병희 역)에서는 이오카스테의 남동생으로 나온다.[2] 크레온과 에우뤼디케의 아들 메노이케우스 2세는 할아버지와 동명이인이다.[3] 오이디푸스는 자신이 예전에 죽였던 남자가 평범한 행인이라고 믿고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오이디푸스 문서로.[4] 소포클레스의 비극 《오이디푸스 왕》에서는 오이디푸스가 크레온의 만류에도 스스로 나라를 떠나려 했고, 이오카스테의 장례를 치러주고 안티고네와 이스메네를 돌봐달라고 부탁했다.[5] 동정을 지키는 남자가 죽으면 테베는 승리할 것이라는 테이레시아스의 예언에 따라 자살했다.[6] 사실 오이디푸스의 후계자가 될 만한 왕족 중 살아있는 네임드는 크레온 정도밖에 없었으므로 왕위에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긴 했다.[7] 여기서는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고 고모 이오카스테의 젖을 먹었다고 한다.[8] 대지의 용을 카드모스가 죽였기에 이에 원한을 품은 아레스가 용의 죽음을 복수하기 위해서였다. 테이레시아스도 스파르토이들 중 하나가 죽어야 한다고 했다. 하이몬은 약혼녀 안티고네가 있기 때문에 제물이 될 수 없다고.[9] 튀데우스, 히포메돈, 파르테노파이오스, 카파네우스, 에테오클로스, 폴뤼네이케스. 제우스에 의해 갈라진 땅 속으로 사라진 암피아라오스는 예외.[10] 스핑크스가 잡아먹은 이들 중에서는 크레온의 아들도 있었다. 헤라가 스핑크스를 보낸 이유도 라이오스가 바람을 피웠기 때문이다.[11] 소포클레스의 비극 '오이디푸스' 에서도 오이디푸스 때문에 범인은 바로 너 취급을 받고 억울해서 항변하는 크레온이 나온다.[12] 타국의 군대를 끌어들이지 않은 에테오클레스의 경우 크게 책임을 물릴 게 없어서인지 장례를 후하게 치러줬다. 정작 형제가 공평하게 주기적으로 왕좌 교체를 하자는 약속을 먼저 거부해서 일을 키운 건 에테오클레스였지만.[13] 오이디푸스의 미덕인 지혜가 그를 영웅으로 만든 동시에 파멸로 이끌었듯이.[14] 암피트뤼온이 실수로 숙부 엘렉트뤼온을 죽였기 때문. 엘렉트뤼온의 형제 스테넬로스는 암피트뤼온을 추방하고 처남들인 아트레우스와 튀에스테스를 들였다.[15] 어떻게 보면 과거 크레온이 오이디푸스의 딸 안티고네와 이스메네를 죽음에 이르게 하고, 폴리네이케스와 에테오클레스의 싸움을 조율하지 못해 가정을 박살내는 데에 한몫하여 가정의 행복을 우선하는 헤라가 헤라클레스도 괴롭힐 겸 그에게 벌을 내린 것으로 볼 수도 있다.[16] 프로테실라오스와 포다르케스의 친부인 '이피클로스'와 이름이 비슷하지만 다른 사람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에테오클레스와 에테오클로스가 있다.[17] 크레온의 아들 하이몬이 병사들을 이끌고 스핑크스를 공격했으나 졌다.[18] 이오카스테는 전 남편 라이오스를 잊지 못해서 오이디푸스와 결혼하기 싫어했지만, 오이디푸스는 이오카스테의 의견을 존중해 겉으로만 부부가 되자고 제안했다.[19] 처음에는 서로 양보했지만 크레온이 둘이서 1년씩 번갈아가면서 통치하자고 제안했고 형 에테오클레스가 먼저 왕이 되었다. 그러나 에테오클레스가 마음을 바꾸어 왕좌를 독차지해 버리자 이에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을 알고 에테오클레스를 설득하려고 하지만 전부 무시해 버린지라 하는 수 없이 폴뤼네이케스에게 양보하라고 권유하지만 도리어 원한만 사고 말았다.[20] 아르고스의 공주 아르게이아와 폴뤼네이케스의 아들 테르산드로스. 에테오클레스의 아들 라오다마스는 2차 테베 전쟁에서 죽거나 추방당했다고 전해진다.[21] 이때 자신을 안티고네 옆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22] 이 암여우는 암피트뤼온이 케팔로스에게서 빌린 사냥개 라일랍스와 추격전을 벌이는데, 제우스가 이 둘을 돌로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