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명이 'Hard Boiled'인 오우삼 감독의 1992년 영화에 대한 내용은 첩혈속집 문서 참고하십시오.
한국의 밴드 W&Whale의 1집에 대한 내용은 Hardboiled 문서 참고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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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문학 장르 혹은 스타일. 영어로 hard-boiled. 일본에서는 비정파(非情派)라고 번역한다. 비슷한 단어로 느와르가 있다.원래는 '계란이 완숙되는'이라는 의미의 형용사이지만 '비정·냉혹'이라는 의미의 문학용어로 변했다. 사전에서는 자연주의적인, 또는 폭력적인 테마나 사건을 감정이 들어가지 않은 냉혹한 자세로 또는 도덕적 판단을 전면적으로 거부한 비개인적인 시점에서 묘사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쉽게 말해 비극적인 사건을 건조하고 진지한 분위기로 묘사하는 작품을 하드보일드라고 부른다. 자극적인 갈등, 감정묘사가 없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몰타의 매〉를 쓴 대실 해밋,[1]〈빅 슬립〉과 〈기나긴 이별〉을 쓴 레이먼드 챈들러,[2]〈움직이는 표적〉을 쓴 로스 맥도널드[3]를 크게 하드보일드 추리소설 작가의 대표격으로 꼽을 수 있다. 또는 마이크 해머 시리즈의 미키 스필레인이 있다.
2. 장르로서
2.1. 기원
장르로서의 하드보일드는 일반적으로 추리 소설의 한 장르로 불린다. 케임브리지 영문학개관에 따르면 하드보일드의 역사는 1920년 창간된 펄프 픽션인 '블랙 마스크'에서 시작되었으며, 선구자는 '레이스 윌리엄스' 시리즈로 대표되는 추리소설가 '캐럴 존 데일리'로 평가되며, 장르의 스타일을 확립시킨 인물은 마찬가지로 '블랙 마스크'의 단골 작가이던 대실 해밋이라 평가된다. 해밋 본인 자신도 이러한 스타일의 작품으로 큰 인기를 끌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정립하고 실질답게 가르치기까지 했으므로 대부격으로 친다. 실제로 하드보일드 문학의 전성기를 연 레이먼드 챈들러도 자신보다 먼저 하드보일드 장르를 개척한 선구자가 대실 해밋임을 부정하지 않았다.하지만 해밋은 복잡한 개인사와 사회주의 활동으로 인한 정치적 탄압으로 작가 활동, 특히 장편 집필기간이 짧아서 그 영광을 누리진 못했다. 하드보일드 대표작가 타이틀을 가져간건 레이먼드 챈들러. 챈들러는 해밋의 스타일을 물려받았을 뿐만 아니라 전범이라고 할 수 있는 세계관, 그리고 결정답게 마스코트이면서 전형이 될 캐릭터를 창조했는데 그게 바로 필립 말로였다. 챈들러의 시리즈는 히트작이었고 챈들러 본인은 또 할리우드에 진출하며 이런 스타일이 영화에 적극 반영되는 데도 큰 영향을 줬다. 당연한 얘기지만, 글로만 쓰인 소설보다 영화의 전파력은 훨씬 빠르고 인상 깊으므로, 이건 또 물 건너 여러 지역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러한 기원을 찾다보니 또 레이먼드 챈들러의 책을 찾게 되고... 이런 식으로 여러 작품이 전파되었다.
이것이 지금의 하드보일드 소설이 퍼져 나간 기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발상지로 취급받는 미국 안에서도 이러한 자극으로 무수한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추리소설계에 다른 종류의 바람을 불어 온다. 즉 기존 정석으로 취급받던 본격 미스터리의 자리를 하드보일드 스타일의 소설들이 메워 간 것이다. 이건 추리소설에서 큰 전환점인데 기존 본격 퍼즐 미스터리들이 똑똑하고 그 분야의 지식이 있는 사람들의 '지적 유희'에 가까웠는데 이러한 하드보일드 작품들은 꽤 현실다운 세계관에 기초해 일종의 대체현실이나 카타르시스를 전달하는 조금 더 쉽고 재미 위주의 소설에 더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2.2. 현재
작품을 쓰는 데 필요한 장벽이 낮아지면, 필연으로 양적 성장, 질적 하락이 후사하는 건 당연지사. 그 덕분에 문자 그대로 물량은 폭발했다. 당연히 무난한 내용이 안 먹히면 소재나 캐릭터에서 자극성을 추구하게 되는 법. 그리고 그 자극성을 추진해서 인기를 얻은 대표다운 작품이 미키 스필레인의 마이크 해머 시리즈다. 문자 그대로 진성 마초가 총 차고 깽판을 치는 게 작품의 골자인데 이건 기름에다 성냥에 불 붙여서 던진 거나 마찬가지. 다른 작품들이 더 자극을 추구하는 계기가 됐다.그러나 1960년대~1970년대로 들어오면서 하드보일드는 큰 변화를 겪게 된다. 미국사회가 겪는 문제는 한 개인의 자극적인 행동만으로 만족감을 느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점차 내면적이고, 탐정 개인의 사적이고 내적인 문제를 통해 사회 전체를 관통하는 작품이 늘어나기 시작하는 한편, 페미니즘과 흑인민권운동의 대두로 주인공의 인종적, 성별적 캐릭터성도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쯤와서는 이미 기존 장르로서의 하드보일드는 그 고유의 특징을 거의 잃었으며, 이후 '사립 탐정 소설'이라 불리는 장르로 변모하게 된다.
다만 엄밀히 말해 선조의 영향력은 남아 있다. 톨킨의 작품이 무수한 자손을 남기고 서브컬처계에 영향을 미쳤듯이 초창기 선구자들의 영향력이 지대하다. 이것을 하드보일드 '추리소설'로 한정하게 할 때, 이러한 점이 두드러지기는 한다. 이를 테면 전 항목에서 소개되었던 청교도답고 부유층을 적으로 삼는, 사회를 비판하는 시각은 로스 맥도널드[4]가 남긴 측면이고 간략한 묘사, 장년층의 남성 주인공, 현실에 가까운 폭력다운 세계관은 대실 해밋, 우울하고 냉소적인 태도, 기사도, 장광설, 일인칭 시점 등은 레이먼드 챈들러가 창조한 필립 말로의 영향력이 크다.
이게 바람직한 부분도 있고 일부다운 면도 있다. 간단히 말해 저런 묘사나 특성은 하드보일드의 스타일을 살리기에 적합한 도구이다. 그리고 여전히 잘 다루면 유효한 부분은 존재한다. 클리셰나 상황 설정에서도 양질의 작품은 나오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현재에 와서 이러한 여러 클리셰는 일부는 버려지고 일부는 포함되며, 오마주되거나 놀림감이 된다. 하드보일드 추리소설이 정착된 지 몇십 년이 흘렀는데 판에 박힌 작품만 나오기는 힘들다. 물론 고정된 독자층이 있으니 클리셰 판박이인 작품도 많이 공급된다. 하지만 이것과는 별개로 관습을 깨거나 장르 간의 교류로 새로이 탈바꿈한 작품들도 쏟아져 나오므로 단순히 단정하기는 어렵다.
대부분 느와르 작품에 다 하드보일드 장르를 끼워넣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기준이 애매모호하다. 그렇게 애매한 건 아니고 개요 문단에서도 보듯이 비극적인 사건을 건조하고 진지한 분위기로 묘사하고 자극적인 갈등, 감정묘사가 없는 것이 하드보일드라 무조건 액션과 스릴러 등의 어두운 배경인 느와르 작품이라고 다 하드보일드인 것은 아니다. 현재 나무위키에서는 장르 남발이 이어지고 있는데, 숙지를 하지 않은 채로 추가하는 경향이 대체로 많다.
3. 문체로서
한편 하드보일드는 이러한 문체와 스타일이 세계대전과 대공황이라는 시대상 상황과 맞물려 장르를 넘어 여러 문인에게 영향을 주었는데 일반적으로 해밋과 동시기의 작가인 W. R. 버넷, 제임스 M. 케인[5]이 선구자로 평가받으며, 그중에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이나 존 스타인벡 같은 거장들도 포함되어 있었다.하드보일드 스타일은 시대상과 맞물려 영화화가 많이 되곤 했고 동시에 반대로 영화적인 수법을 소설 속으로 흡수하는 등 상호영향을 주며 발전했다고 평가받는다.
궐련담배와 코냑, 바바리 코트, 중절모, 클래식한 리볼버 등은 하드보일드를 상징하는 소품들로, 소설에서 쓰이면 소위 말하는 간지소품으로 취급되고는 하는데. 삶에 찌든 인물에게는 그 인물의 성격을 나타내는 장치가 될수 있지만, 오히려 꼬맹이들이 하면 중2병 찌질이로 보이기 쉽다.
일본 만화에서 흔히 하드보일드라고 불려지는 작품들은 2000년대 이전엔 고르고13, 시티헌터, 라이딩 빈, 크라잉 프리맨, 건 스미스 캣츠, 지뢰진, 카우보이 비밥 등이 있으며 2000년대 이후엔 블랙 라군, NOIR, 엔젤하트 등이 있는데, 원래 하드보일드로 분류되는 작품들과 만화적 장르로서의 하드보일드는 다소 차이가 있다. 아무래도 소설에 비해서 외형적인 연출로 구분하는 경향이 더 큰 편이다.
하드보일드 본래의 의미인 서술기조와 건조한 문체와는 상관없이 소품, 한껏 폼잡으면서 멋있는 대사를 뱉는 캐릭터의 특성을 하드보일드라고 오인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일본에서 와전된 것이다. 애초에 작품 전체의 문체나 소재가 아닌 캐릭터의 특성에 붙일 단어가 아니며, 소위 말하는 어른들의 중2병은 감정을 절제하기는커녕 오히려 똥폼 잡는 와중에 감정을 잔뜩 드러내게 마련이라 결코 하드보일드가 아니다.[6]
카이조에 따르면 뭐든지 검은 실루엣으로 그리면 하드보일드스러워진다고 진다.
4. 말말말
하드보일드는 세계에 대한 절망에서 출발했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많은 사람들이 망연자실했다. 전세계가 휘말려들어 엄청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미증유의 전쟁은,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과 회의를 부추겼다. 또한 장밋빛 미래만이 약속되었을 것만 같던 자본주의의 모순이 격발하면서 대공황이 일어나자 희망은 점점 희박해졌다. 인간이란 존재는 과연 행복한 미래를 건설할 수 있는가. 아니 인간이 아주 조금씩이라도 뭔가를 개선해갈 수는 있는 것일까. 인간에 대한 불신, 미래에 대한 절망, 결국은 그런 회의와 절망이 하드보일드를 낳았다.
하드보일드는 나의 힘, 김봉석 저
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많은 사람들이 망연자실했다. 전세계가 휘말려들어 엄청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미증유의 전쟁은,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과 회의를 부추겼다. 또한 장밋빛 미래만이 약속되었을 것만 같던 자본주의의 모순이 격발하면서 대공황이 일어나자 희망은 점점 희박해졌다. 인간이란 존재는 과연 행복한 미래를 건설할 수 있는가. 아니 인간이 아주 조금씩이라도 뭔가를 개선해갈 수는 있는 것일까. 인간에 대한 불신, 미래에 대한 절망, 결국은 그런 회의와 절망이 하드보일드를 낳았다.
하드보일드는 나의 힘, 김봉석 저
5. 관련 문서
- 경파
- 유데타마고 - 하드보일드물 작가는 아니지만 필명의 유래가 완숙(으로 삶은 계란)을 일본어로 직역한 것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다만 정확한 기원은 당사자도 잘 기억이 안난다고.
- 성인극화
- 하프보일드
- 코지 미스터리, 일상 미스터리 - 하드보일드와는 정반대 개념의 미스터리
-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2: 멀티플레이에서 참여 인원 중 권총으로 킬 수를 가장 많이 올릴 경우 얻을 수 있는 칭호(accolade)가 Hard Boiled.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하드보일드 장르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1] 주인공은 샘 스페이드.[2] 주인공은 하드보일드 소설에 등장하는 탐정 중 가장 유명한 필립 말로.[3] 주인공은 루 아처. 1949년 발표된 『움직이는 표적』을 시작으로 1976년까지 루 아처가 등장하는 총 18편의 장편을 남겼다.[4] 본명 케네스 밀러. 가정 미스테리의 대가 마거릿 밀러와 부부작가로 유명하다. 맥도널드는 해밋, 챈들러와는 방향성이 달라서 범죄보단 가족 구성원의 해체나 공동체의 분열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그래서 사건에 막장 드라마 요소가 무척 많고 맥도널드가 창조한 루 아처는 콘티넨탈 탐정, 필립 말로와 달리 사건을 해결하는 대신 관찰자에 머무르며 조사 과정에서 고생하는 일도 드물다. 피도 눈물도 없는 샘 스페이드, 관련자들과 일정한 거리를 두는 필립 말로와 달리 사건 관계자들에게 감정 이입하는 때가 많으며 가족 역할을 일부 해줄 때도 있다. 레이먼드 챈들러는 이건 하드보일드가 아니라며 굉장히 싫어했다.[5] 영화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와 이중 배상의 원작자[6] 보통 비슷한 스타일의 배드 애스와 헷갈리는 듯하다. 하지만 하드보일드는 소설의 서술기조와 건조한 문체가 특징이고 배드애스는 캐릭터 스타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