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교 국제대학원(SAIS)의 한반도 전문 싱크탱크인 한미연구소(USKI)가 한국 정부의 예산 지원 중단으로 폐쇄되는 가운데 관련 인사들이 이것이 한국 정부측의 구재회 소장 및 제니 타운 부소장에 관한 부당한 외압의 결과라고 폭로, 반발하면서 발생한 논란.한미硏 문 닫고, SAIS 한국학 전임교수 신설 추진2. 한미연구소의 성격
USKI는 6·25 참전용사이자 워싱턴포스트(WP) 국제문제 전문기자로 활동하며 남북관계를 다룬 '두 개의 한국' 저자인 돈 오버도퍼 교수가 2006년 세운 싱크탱크이다. 2018년 4월 기준으로 이사장은 클린턴 행정부 시절 미 국무부 북핵 특사 출신로 1994년 제네바 합의를 이끌어냈던 로버트 갈루치[1], 소장은 구재회, 부소장은 제니 타운이다. 존스홉킨스대에 소속된 민간연구소지만 그 예산을 실질적으로 전액 한국정부에서 지원 받는다. 연구소의 성향 자체는 보수·진보로 일률적으로 재단할 수 없고 특히 이 연구소가 운영하는 사이트인 38 north의 학술적 성향 자체는 미국 내에서는 진보성향으로 분류된다.[2] 한국의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으로부터 2006년부터 약 200억원의 정부지원금, 즉 연간 약 20억원 정도의 지원을 받아 운영해 왔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계획 등을 분석하는 북한전문매체 '38 North'를 운영하고 있다.2.1. 웹사이트 38 North
USKI가 운영해 온 북한전문사이트이다.(https://www.38north.org/) 한미연구소의 폐쇄에도 불구하고 38노스는 카네기재단 등의 기부금으로 별도 재원을 마련, 독립된 연구소 등의 형태로 계속 존치될 예정이다. 38노스 공동설립자인 조엘 위트 선임연구원이 그 운영을 맡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3. 전개 및 전후 상황
최초 조선일보가 이 사건을 문재인 정부가 이념적 코드에 맞지 않는 구재회 USKI 소장을 교체하기 위해 압력을 행사하였다는 취지로 최초로 기사를 보도하기 시작하면서 논란은 시작되었다.수십억 지원한 해외 싱크탱크에… 정부, 돈줄 끊고 '코드인사' 압박
이후 보수언론에서는 후속보도를, 진보 언론에서는 정부를 옹호하는 기사를 내는 가운데 사건이 진실공방, 정치쟁점화 되는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논란 상세에 대해서는 아래에 서술한다.
3.1. 방만운영 논란
한미연구소는 이미 2013년부터 운영의 불투명성과 비효율성에 대해 국회 차원의 지적이 있어 왔으며, 상세한 결산보고 요구에 대해 한미연구소는 달랑 2쪽짜리 결산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이후에 있을 논란에 불을 피웠다. 해당 보고서는 KIEP 뿐만이 아닌 후원자들을 대상으로 일반적으로 발송하는 연례 약식보고서라고 한다.#한미연구소의 운영상황에 대한 KIEP의 문제 제기는 크게 두 가지로, 첫째로는 예산 투명성 부족이다. 문제의 2장짜리 회계자료가 기사(대서양 건너있는 '한미연구소' 뭐가 문제였나)에 실려있는데, 구체적인 지출목록은 밝히지 않고 단순 항목별 지출액으로 뭉뚱그려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하게 된 것이다. USKI(한미연구소)에서 제출했다는 소명자료라는 것이 예산집행에 대해 꼼꼼하고 잘 정리된 문서가 아니라 부실하게 작성된 채인 소명자료였음을 알 수 있다.
둘째로 운영방향의 문제점도 지적하고 있다. 즉 한미연구소에 대한 지원은 미국에서의 한국학 지원을 위한 사업이었는데 정작 해당연구소의 한국학 관련 예산집행은 매우 제한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20억원이 넘는 운영 예산중에 실질 연구 예산은 1600만원에 불과했다. # 이름만 연구소고 하는 건 친목질이 전부였다. 최초 설립목적은 한국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 증진 차원에서 포괄적인 지역학 연구에 있었다면 현재는 안보연구와 미국 정계, 학계 네트워킹에 포커스가 실리고 있는 것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운영성과에 대해서는 USKI 측은 이미 충분한 소명자료 제출로 한국 측에서 간략화된 보고를 보내달라고 요청한 판국이라고 반박한 바 있으며#[3] 예산 집행과 감사에 대한 권한은 명목상으로 존스홉킨스 대학 측에 있고, 북미 학계의 관행으로도 재정기여자는 피지원기관(SAIS) 하위조직에 대해 마이크로매니징을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게다가 이런 식의 프로그램을 시작할때 운영목적과 방식, 기여자에 대한 책임과 운영개입 권한은 명문화된 규정으로 정리하는 것이 일반적 행태이므로, 규정에 어긋나는 행위가 있었다면 KIEP나 한국 정부에서 문제 없이 개입할 수 있었을 것이고 SAIS측에서도 반발을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당장 회계보고서 부실 문제만 하더라도, 애초에 KIEP 측에 합의된 회계감독 권한이 있었다면 당연히 2 페이지 짜리 보고서를 보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학교 측에서는 도의적 차원에서 기부자 전원에게 보내는 일반보고서를 가지고 부실하다고 인사교체를 요구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에 대해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성경륭 이사장의 경우 본 사태가 우리측 자금의 성격에 대한 한미간 양측 이해부족에서 비롯된 사태라고 해석했다#. 즉, 한국정부는 명확한 목적을 지니고 국고에서 지출된 보조금이기 때문에 세금이 정확하게 용도에 집행되고 있는지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한미연구소를 세금낭비로, 미국대학은 이를 학교에 기탁된 기부금과 별 차이 없는 성격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대학의 자율성 침해의 입장에서 보는 것이다. 따라서 한미연구소와 존스 홉킨스 입장에서는 이것이 한국 정부에 의한 부적절한 통제로 비쳐졌을 공산이 높다. "그야말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으며, 워싱턴에 있는 어떠한 싱크탱크나 학문적 기관이었더라도 마찬가지였을 것" 이 부분을 설립 초기에 명확히 하지 않은 것이 문제의 발단이 되었다는 것.
"지난해 한국 측에서 SAIS에 구재회 소장의 회계 처리를 문제 삼아 내부 감사를 요구했다. SAIS는 요청에 따라 감사했지만 아무 혐의가 없었다. 그럼에도 한국 측은 구 소장 교체를 요구했다. 그래서 SAIS는 한국 측에 ‘한국학 프로그램만 남기고 한미연구소는 폐쇄하겠다. 그래도 계속 압박을 가하면 아예 다 폐쇄하겠다’는 서한을 보냈다." 는 주용식 초대 USKI 사무총장의 #인터뷰와도 일치하는 지점이다.
사실 KIEP 출연기금의 성격을 보조금으로 본다면 USKI의 성격 자체가 자가당착적인 것이 된다. 기존 정부소속 대외공공외교 기구인 한국재단(KF)가 미국법적으로 외국정부의 영향력 행사(로비) 기관으로 등재되어 미국 내 활동이 제한된 까닭에 이 빈 자리를 메꾸는 것이 미국 대학의 연구기관이라는 형식을 차려 설립된 USKI인 것이기 때문이다.[4] 미국 내의 관행이야 둘째치더라도 단지 KIEP가 갑으로서 국내 대학 연구소에 사업발주를 하는 것이나 국내 정부출연연구소와는 다른 상황에서 다른 권한이 피지원기관에 주어질 수 밖에 없다.
한미연구소의 연구성과에 대한 한국측과 미국측의 평가는 다음에서 볼 수 있듯이 크게 엇갈린다.
내가 지난해 6월 USKI 소장[5]으로 취임했는데 수준 높은 연구와 한·미 관계의 기여,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 운영, 존스홉킨스대에서 하는 각종 학술 연구에 무척 만족했다.
나는 구 소장을 여기 이사장으로 취임해서 만났고, 그의 판단력과 실행력은 상당히 인상 깊었다. 나는 지금껏 누구에게서도 구 소장의 성과나 이 USKI의 성과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들은 적이 없다."
- 로버트 갈루치 한미연구소 이사장나는 구 소장을 여기 이사장으로 취임해서 만났고, 그의 판단력과 실행력은 상당히 인상 깊었다. 나는 지금껏 누구에게서도 구 소장의 성과나 이 USKI의 성과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들은 적이 없다."
USKI는 연구소임에도 불구하고 네트워킹 중심으로 운영되어 왔다.
USKI는 (북한 전문 사이트인) ‘38노스’ 말고는 특별히 내세울 성과는 없다. 38노스도 분명 나름 큰 역할이 있지만 그것을 연구성과로 볼 것인지는 또 다른 문제이다.
USKI는 (북한 전문 사이트인) ‘38노스’ 말고는 특별히 내세울 성과는 없다. 38노스도 분명 나름 큰 역할이 있지만 그것을 연구성과로 볼 것인지는 또 다른 문제이다.
- 서진교 KIEP 선임연구위원 겸 한미연구소 이사
분명한 것은 38노스 자체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하거나(갈루치) 큰 불만이 없다는(서진교) 점이다.[6] 38노스는 상위기관인 한미연구소(USKI)와 한국정부의 갈등에 말려든 것일 뿐이라는 시각이 있다. 그러나 38노스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의 성과에 대해서는 한국측(KIEP)와 미국측(존스홉킨스대)의 시각이 근본적으로 너무 다르다.
정부가 USKI를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은 대학 내 한국학 프로그램을 진흥시키기 위한 것이 컸다. 미국 여타 대학이 그랬던 것처럼 대학이 학사과정과 통합해 연구소를 운영할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구 소장은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임용된 정식 교수가 아니어서 통합 운영이 불가능했다.
존스홉킨스대학의 한국학 프로그램이 전임교수도, 변변한 강좌나 박사과정도 없이 방치된 상태가 장기화되자 정부가 이를 개선하기 위해 개입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USKI와 마찰이 생겼다.
- 유신모 경향신문 외교전문기자존스홉킨스대학의 한국학 프로그램이 전임교수도, 변변한 강좌나 박사과정도 없이 방치된 상태가 장기화되자 정부가 이를 개선하기 위해 개입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USKI와 마찰이 생겼다.
한국정부가 한미연구소를 지원하려는 표면적 목적은 미국 내에 한국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서였지만 현재의 체제에서 한미연구소는 전문가를 자체적으로 양성할 수 없다. 즉, 한미연구소가 네트워크 구축 중심의 연구소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다만 위에서도 거론하지만 원래 USKI에는 법적 문제를 우회한 친한 로비적 성격이 다소 내포되어 있었다. 이를 진정한 한국학 연구소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먼저 연구소장이 외부인사라는 모순을 해결해야 했다. 그런데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기보다는 단순한 압박을 가하다가 일방 폐쇄로 이어지는 바람에 논란이 일어난 것이다.[7]
3.2. 논란의 핵심인물: 구재회 소장
[단독] KIEP가 분석한 구재회… “정·관계 인사 초청해 예산로비” 국민일보 2018.04.10본 논란의 핵심인물. KIEP 문서에 따르면 출범 당시 1년 예산 4억원 규모의 작은 연구소였던 한미연구소를 1년 예산 20억대의 규모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방문 연구자' 제도를 로비수단으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여야 국회의원과 공무원, 언론인 등을 방문학자로 초청해 편의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예산 증액을 추구했다고 봤다고 밝히고 있다. 단 연구성과를 등한시했다는 일각의 비판과는 반대로 실적 자체는 문제삼을 것이 없다는 내용도 동시에 들어가 있다. 실제로 미국 싱크탱크들에서 visiting scholar 제도는 네트워킹과 기관 영향력 확대를 위한 하나의 합법적 통로로서 자주 이용되는 수단이기는 하다. 이런 맥락에서 갈루치 이사장이 말한 학교에서 구재회 소장에 대한 호평이 이해된다. 어쨌든 학교 입장에서는 구재회 소장이 영업을 뛰면서 놀라운(?) 수완으로 외부의 예산을 학교로 끌어온 것이기 때문이다. 청와대 개입설을 두고 일각에서 구재회 소장과 현 연구소를 구 한나라당 인사인 이재오 계파의 작품으로 인식한 정권의 보복이라는 관측이 있는데, 이러한 당시의 급격한 예산확대 과정에서 이재오 의원이 큰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사실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친목질 예산로비의 대상은 여야를 가리지 않았다. 현 여권 인사들 중에서 대표적인 방문연구자는 김부겸 현 행안부 장관, 김동연 경제부총리 등이 대표적이며, 심지어 문제의 홍일표 행정관의 아내도 포함되었던 것으로 보도되었다. 다만 흔히 알려지고 이전 버젼서 서술된 것과 달리 김기식의 미국 출장의 비용부담은 한미연 예산이 아닌 KIEP예산이었다. 경향신문의 기자칼럼에 따르면 굳이 성향을 이야기하자면 보수-진보의 구분 이전에 권력지향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여하간 이러한 연구소의 방문연구자 제도 운용상의 문제점이 지적되었고, 한편으로는 소장 본인이 한국학 위주로 프로그램을 개편하라는 요구에 부정적이었다는 것이다. 다만 상술하였듯 한국측의 이러한 방만운영 문제제기에 대해 존스홉킨스 측은 감사 후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는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과 같이 싱크탱크로서의 본업을 등한시하고 한국 정치인들의 외유처로 전락한 수준은 아니었다[8]는 것의 방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구재회 소장은 연구소를 확대하고 인지도를 높이는 데에는 능력을 발휘했지만 한국정부가 원했던 원래 목표인 미국 내에 한국문제 전문가 양성은 (전임 교원이 아니기 때문예) 실천할 수도 없었고 (한국학 과정이 대학의 정식 학위과정으로 통합되면 한미연구소의 위상 하락은 필연적이므로) 실천할 의지도 없었다.
3.3. 지원 중단의 타당성 여부
3.3.1. 지원중단은 성급했다
다만 그렇다면 제기되는 질문은, 한국 정부는 미국 학계/관계 네트워크에 대해서는 연간 20억의 비용을 집행할 정도의 가치도 느끼지 못하고 있는가? 혹은 그 정도로 국가재정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가? 한미연을 통해 교류하는 미국 내 한국 전문가, 지한파 세력은 그들에게 한국학 학위가 없다는 이유로 그 존재가치는 없는 것인가? 의 문제가 된다. 당장 로버트 갈루치 본인도 한국학 학자는 아니고, 대사 내정설이 있던 빅터 차를 비롯해 미국 내 영향력 있는 한국통들도 한국학을 전공한 사람은 오히려 드물다. 각 분과에서의 전문성과, (한국 입장에서의) 활용성에 학위소지여부나 지역학적 접근에 대한 노출 여부가 제약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한미 연구소가 한국학의 증진에 기여를 못하고 있고 이를 조직관성의 문제로 수정하기도 어렵다면 단순히 한미연의 현 상황은 그대로 활용하고 존스홉킨스 내지는 타 대학에 새롭게 한국학 증진의 목적에 부합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하면 되는 일이다. 청와대의 개입 여부나 정치적 의도가 있는 외압행사였는가를 배제하더라도 구태여 제로섬 상황으로 사태를 몰고간 정부의 접근이 성급했다고 비판할 여지는 충분하다.3.3.2. 지원중단은 타당했다
국가예산 전체로 보면 20억이라는 돈은 별것 아닐 수도 있지만 인문사회계열 연구소에서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그리고 단돈 1원이라도 국민의 세금이 잘못 집행되고 낭비되고 있다면 이는 시정되는 것이 마땅하다.
지원중단에 대한 반대의견에서 정치적 로비 국 학계/관계 네트워크에 대해서는 연간 20억 정도야 학계에 대한 정치적 로비의 측면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는 투로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같은 친한파, 지한파 인사를 지원하고 이들과 한국의 국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네트워크를 형성한다는 면에서는 동일하더라도 한국에 대해 깊은 이해가 있는 전문학자가 성장하는 일은 구체적인 정치외교적 활동에서 직접적인 협조를 구하는 로비스트를 만드는 것과는 전혀 다른 성격을 지닌다. 미국학계에 한국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은 구체적인 정치외교적 로비와는 거리가 있고 단지 그 과정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초적이고 장기적인 인적 토대를 놓는 일일 뿐이고, KIEP가 하는 일은 로비스트를 키우는 일이 아니다.
한미연구소가 한국학의 증진에 기여를 못하고 있고 이를 조직관성의 문제로 수정하기도 어려운데 이를 그대로 놔 둔다면 한국정부의 입장에서는 KIEP는 자기 임무를 방기하는 것이다. 국회의 국정감사에서 몇 년 전부터 지적된 사항인데 단순히 '한미연의 현 상황은 그대로 활용하고 존스홉킨스 내지는 타 대학에 새롭게 한국학 증진의 목적에 부합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하면 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을까? KIEP가 예산을 그런 식으로 중복해서 낭비하는 것을 허용하는 조직이라면 상위기관이나 국회가 가만히 둘 것인가?
실제로 KIEP가 연구소장의 교체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한 것은 국회의 감사에 의해 지적이 나온 이후였다. 애초 처음 설립 때에 연구소의 성격을 명확하게 규정하지 못한 태생적 잘못이 있는 상황에서 연구소 운영은 그대로 놔둘 수도 없고 그렇다고 갈등 없이 해결될 수는 없는, 언젠가는 터질 문제였다. '제로섬 상황으로 사태를 몰고간 정부의 접근'은 피치 못한 부분이 있으며, 지원중단의 타당성 여부의 책임은 행정부만 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국감에서 지적하고 여야 합의로 지원중단을 결정한 국회가 함께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이다. 그러나 비판과 추궁의 대상은 행정부만 지고 있는 양상이다. 한미연구소의 지원을 줄이고 대신 국고지원의 의도에 맞는 다른 학술적 지원을 늘리는 과정에서 갈등을 최소화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정부가 분명히 비판받을 점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미연구소의 지원은 그대로 두고 대신 원래의 목적에 맞는 다른 지원사업을 시작해도 된다는 주장은 일방적이고 무책임하다.
3.4. 청와대 개입 논란
다만 본 사건을 단순히 방만운영 문제와 한미 당사자 양측 간 오해의 산물로 치부하기는 곤란한 것이, 본 사건의 배후에 청와대 인물의 의중이 있다는 한미연구소 측의 주장이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로버트 갈루치는 구체적인 인명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국내 언론 등을 통해 공개된 이메일 등을 보았을때 일차적으로 홍일표 행정관으로 추정되고 있다.인사 조치 요구의 내용과 정당성은 차치하고, 일단 형식상으로도 기여기관인 KIEP나 정부출연연구소 KIEP의 상급기관인 국무총리실도 아닌 청와대 레벨에서 개입이 이루어지는 것은 특이한 일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과 관제상 무관한 주미 한국대사관 대사가 직접 대면으로 압박했다는 로버트 갈루치의 증언으로 볼때 최소한 KIEP 상위에서의 정치적 결정이 있었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초기 보수 언론들이 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견주어 비판을 시작한 것도 이러한 정황 때문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KIEP와 국회의 결정이었으며 청와대의 개입은 없었다며 부정, 뒤로 빠지는 모양새가 되었다. 이에 대해 면피용 변명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있다국회는 한미硏예산 의결했는데… 靑 "국회가 지적해 중단". 현재 한미 연구소 측의 개입 주장에 대한 구체적 반박은 없는 상태.
청와대는 예산 지원중단이 여야 합의에 의해서 이루어진 결정이다靑 "김기식 임명철회 고려안해…한미연구소 예산중단, 여야합의"고 한발을 뺐다.
"한미연구소는 10년 넘은 개혁대상…여야, 예산지원에도 실적 낮다고 평가"
"실적 부진에도 조처 안 하는 게 직무유기…靑서 관련 회의했다는 건 오보"
"실적 부진에도 조처 안 하는 게 직무유기…靑서 관련 회의했다는 건 오보"
그러나 청와대의 이런 해명에 대해서 자유한국당은 "2018년 정기국회에서 구체적으로 평가해서 결정한다"는 부대조건을 달아서 예산안을 통과시킨 것이지, 당장 6월달부터 자금지원을 전면중단한다는 결정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관련기사
”한미연구소 예산이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축소됐다는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
”6월부터 예산 지원을 중단하라는 얘기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6월부터 예산 지원을 중단하라는 얘기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한편 한미연구소 예산 지원 중단 과정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는 홍일표 청와대 행정관의 부인 장모 씨가 USKI에 방문학자로 가기 위해 USKI 측에 ‘남편을 통해 예산 지원 문제에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메일에 김기식 의원의 이름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는 등 상대에게 “당근이자 압박”으로 보여질 만한 내용이었다고 한다. 실제로 장모씨는 2017년 3월부터 한미연구소 방문연구원을 지냈다.[9]
그런데 2018년 10월 25일 한미연구소 폐쇄 과정에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등 청와대 수뇌부가 개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재점화될 전망이다. # 특히나 청와대는 올해 4월 USKI 폐쇄 결정이 논란이 되자 “(한미연구소 개혁방안 보고는)청와대에서 먼저 요청한 것이 아니고, 대외경제연구원에서 보고하겠다고 연락이 왔고, 사전에 접촉이 없었다”고 해명했었는데 자유한국당 김종석의원은 'USKI 평가 및 개혁 방안' 보고자료와 내부 문건 등에 따르면 청와대는 USKI 폐쇄 과정 등에 대해 5차례 걸쳐 보고받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소장 교체 방안 등이 담긴 개혁 방안 보고자료의 경우 장하성 정책실장의 요구로 만들어졌다고 김 의원은 주장했다. 또한 김 의원 측은 특히 "더욱 놀라운 건 청와대가 당시 이 사안을 문재인 대통령에게까지 보고를 검토할 정도로 중대하게 간주했다는 것"이라며 "지난해 11월2일 청와대 보고에서 홍 행정관은 연구원 직원에게 자료를 보완해 다시 제출할 것을 지시하고 11월9일 보완된 자료를 들고 직원은 청와대를 다시 방문해 보고했다. 이날 다시 보고한 자리에서 홍 행정관은 'VIP께 올라가야 할 보고서 작성도 고려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4. 언론 보도
조선일보가 최초로 이 사건을 보도한 이래로 이 사건에 대한 논란은 진영대립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4.1. 보수언론의 시각: 정부의 보수인사 퇴출 시도
한국정부가 청와대와 집권세력의 성향과 일치하지 않는 연구자들에게 부당하게 인사 압력을 행사한 사건이라는 비판이다. #Working on North Korean issues, I always know there could come a time that I could be targeted by NK gov - to date, that hasn’t happened. But I never expected to be a target of attack by the South Korean gov, especially by a liberal administration that claims to be trying to weed out abuse of power within its ranks. Just goes to show that propaganda is strong on both sides of the DMZ.
2018년 4월 5일
2018년 4월 5일
위 언급은 구재회 소장과 함께 직접적인 인적 청산의 대상으로 꼽히며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인 제니 타운 부소장의 언급이다. 소장과 부소장은 연구소 예산의 운용과 연구소 운영을 직접적으로 주도하는 인물이다. 해당 발언은 ''북한 정부의 타겟이 될 것은 예상했지만 남한 정부의, 진보 정권의 공격대상이 될 줄은 몰랐다" 는 내용.
'38노스' 편집장 "北 아닌 韓정부 공격 예상 못했다" 2018.04.08
워싱턴까지 번진 '블랙리스트 조선일보 2018.04.07
"38노스 운영 USKI 소장·부소장 자르란 건 청와대 요구였다" 중앙일보 2018.04.06
South Korean gov't at odds with US think tank 한국일보 2018.04.08
미·영·뉴질랜드 학자 “USKI 문닫는 건 문 정부 글로벌 참사”
4.2. 진보언론의 시각: 보수진영의 문재인 정부 흔들기
진보언론에서는 연구소 폐쇄로 인한 갈등을 기회로 삼은 보수언론, 특히 조선일보의 의도적인 문재인 정부 흔들기로 보고 적극적으로 문재인정부를 옹호하고있다.한미연 전 직원 “방만경영 지적을 ‘블랙리스트’로 몰아” 한겨레 2018.04.09
[단독 인터뷰]서진교 한미연구소 이사 “투명성 제고 위한 제도 개선 문제를 사람 찍어내기로 몰고가” 경향신문 2018.04.10
한미연구소 논란, 21억 결산보고서가 딱 한장 ‘깜깜이 예산’ 한겨레 2018.04.10
KDI, 이미 2013년 ‘한미연구소 지원’ 문제점 지적 한겨레 2018.04.11
조선-중앙, ‘추측’과 사실왜곡으로 ‘블랙리스트 몰이’ 민주언론시민연합 2018.04.12
[기자메모]조선일보의 본질 비틀기...한미연구소 사태는 이념적 코드와 무관하다 경향신문 2018.04.13
4.3. 일부 보수언론들의 의도적 오역 논란
최초 보도했던 조선일보의 기사가 한편 사건에 대한 해석의 차이를 넘어서 의도적인으로 이 사건에 대한 외국인사들의 발언을 오역, 오인용을 했다는 논란이 제기되었다.결국 해당 기사는 외국인 인사 본인의 요청으로 정정된 상태. 이후 문화일보의 관련 기사중 한 건에서도 왜곡 보도 논란이 제기되었다.“워싱턴이 발칵” 조선일보, 미 학자들 글 ‘입맛대로 왜곡’ 한겨레 2018.04.09
조선·문화일보, 해외 전문가 발언 자의적 해석·왜곡 논란 미디어오늘 2018.04.10
4.4. 외신: 미국 국내 연구기관에 대한 외국 정부의 간섭시도
외신들의 경우 미국 국내 연구기관에 대한 외국 정부의 간섭시도라는 점에서 주목, 비판하고 있다. 사실 보조금/지원금을 구실로 대학내 연구소의 운영과 인사의 구체적 부분까지 일일이 간섭하는 것은 제3자의 시각에서 결코 좋게 볼 수 없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언론에서 주장하는 보수인사 퇴출이든, 정부와 진보언론에서 주장하는 지원의 목적에 위배되는 연구소의 방만한 운영으로 인한 결과이든 운영과 인사까지 일일이 간섭하려면 지원이 아니라 운영주체가 되어야 하는 것이 맞기 때문이다. 대학연구소를 둘러싸고 대학과 외국정부가 대립한다는 특히 멀쩡히 잘 돌아가는 38노스를 운영하는 연구소가 한국정부와의 갈등으로 폐쇄된다는 것은 국제적인 가십거리가 되기 충분한 일이다.Korea think tank at U.S. university to close after Seoul withdraws funding 워싱턴포스트
Seoul Defunds US NKorea Think Tank After Leadership Dispute 뉴욕타임즈
South Korean Funding Cut to Shut Down Group That Watches North 월스트리트 저널
Leading U.S. think tank on Korea to close as South Korea slashes funding재팬 타임즈
[1] 경력을 보면 알겠지만, 전형적인 대북협상파로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도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한 인물이다. 2017년 10월 내한해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2] 사이트를 책임지는 선임연구원인 조엘 위트가 진보적 성향의 학자라고 한다.[3] 단 USKI 측이 주장하는 충분한 소명자료라는 것이 자세한 회계처리 내역이 아니라 각종 잡다한 활동내역을 망라한 것이었고 한국 측에서 요구한 투명한 회계자료는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정부와 USKI에서 생각하는 '충분한 소명'의 대상이 다르다.[4] 원래 숨겨진 목적이 이런 정치적인 의도였다면 USKI의 설립, 지원, 지원철회까지의 전과정에 대해서 정치적인 고려가 다분한 해석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 USKI를 둘러싼 논란은 규모가 커진 연구소의 방향성에 대한 한국정부와 연구소의 견해차이로 인한 갈등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5] 갈루치는 이사장이다. 조선일보 기사의 오류이다.[6] 다만 위에서도 나오듯이 서진교 측은 38노스의 가치를 폄하하는 편이다. 그 나름 의미는 있지만 그걸 한미연구소의 업적으로 보기 힘들다고 보거나, 굳이 유지해야 할 당위성이 큰 성과로는 평가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7] 만약 USKI측 주장대로 구재회 소장을 친정권 인사로 교체해 달라는 정부쪽 요구가 있었다면 이는 한국전문가 양성이 근본적 문제였다는 지적과 모순된다. 존스 홉킨스 대학의 정식 교수가 아니라면 그 누가 소장으로 왔든 한국학 프로그램 개설이 불가능하기 때문.[8] 그런데, 이 싱크탱크로서의 긍정적 평가는 사실상 거의 전적으로 38노스에 의한 것이라고 보인다.[9] 다만 실제로는 한미연구소가 결국 폐쇄되었으므로 장모씨의 실질적 로비활동이 있었는지는 아직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