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ruby(弐千円紙幣, ruby=にせんえんしへい)] / [ruby(弐千円札, ruby=にせんえんさつ)] / [ruby(弐千円券, ruby=にせんえんけん)]2000년 7월 19일부터 발행된 일본의 지폐.
2. 발행 경위
기념화폐가 아니라 통상화폐이며 2003년 이후로는 제조되고 있지 않는데 이유는 사용량이 적기 때문이다. 따라서 2004년 E권으로 변경된 다른 지폐와는 달리 D권만 생산되어 20년 넘게 쓰이고 있다. 심지어 2019년 발표된 2024년 제작 예정인 F권 도안에도 빠졌다. 물론 발행량보다 유통량이 확연히 적어 일본은행 금고에 쌓여 있다.2000년 개최된 제26회 규슈-오키나와 G8 정상회담에 맞춰 그동안 일본 사회에서 소외 내지 배척받았던 오키나와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일본을 제외한 여타 G8 국가들에서 20단위 화폐가 다량 유통되고 있는 점에 착안해서 소비 증진, 관련업종의 신규사업 유발[1] 등을 위해 1999년 10월 오부치 게이조(小渕恵三) 당시 총리의 제안으로 일본 최초로 일본 엔[2] 2천 엔권을 발행하기로 했다. 일본에서 새 화폐가 발행되는 것은 1958년 1만엔권이 발행된 이후로 42년 만이었다.
최초 발행된 2천 엔권의 일련번호 1번은 일본은행 화폐박물관에 전시용으로, 2번은 앞면 도안, 슈레이몬(守礼門)이 있는 오키나와 현에, 3번은 신권 발행을 추진했으나 발행 2개월을 앞두고 과로로 급사한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를 기려 그의 부인인 치즈코(千鶴子) 여사에게 각각 증정되었다.
3. 화폐의 특징
단위의 특이성뿐 아니라 오랜만에 화폐 표면 도안으로 오키나와 슈리성의 슈레이문이라는, 인물이 아닌 사물이 사용되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뒷면에는 일본의 국보인 '겐지모노가타리 연작그림(源氏物語絵巻)' 중 한 장면과 겐지 이야기의 작가인 무라사키 시키부의 초상화가 담겼다.
또 홀로그램, 복사 방지 입체 잉크[3], 특수 조판 등 당시로선 최신 위조방지 기술이 적용되어 화제가 되었다.
4. 문제점
화폐 발행이 충분한 검토 없이 다소 이벤트 성으로 급하게 결정된[4] 탓에 여러가지 문제가 나왔다.- 일단 화폐 발행 기간이 너무 촉박해서 ATM이나 자판기 등 관련 기기들이 발행 시기에 맞춰 2천 엔권 처리 능력을 갖추지 못했고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발행되기도 전에 '2천엔권은 불편한 지폐'라는 인식이 생겨서 수요가 급감했다. 발행 당시 2천 엔권 취급이 가능한 ATM은 오키나와 은행, 류큐은행 등 손에 꼽혔다.
- 구미권에서 20단위 화폐가 자주 사용되는 이유는 소액권을 사용함으로써 도난, 강도나 화폐 위조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등 전통적인 이유 때문이었는데 일본에서는 이런 점에 대한 우려가 덜했고 물가 등 일반 생활패턴도 1, 5, 10 단위의 화폐에 맞춰져 있어서 신규 수요가 쉽게 창출되지도 않았다. 특히 경조사에 주기도 애매했는데 짝수는 둘로 나눠지기 때문에 파경 등을 연상시킨다는 이유에서 1, 3, 5처럼 홀수가 앞자리인 숫자로 주고받기 때문이다.
- 위와 같은 문제 때문에 발행 중단을 요구하는 의견이 많았음에도 일본은행은 '(2000년) 연말 쯤 되면 유통이 정상화 될 것'이라면서 계속 찍어냈으며 일본은행은 발행 첫해에만 10억장 정도 유통될 거라고 예상했지만 현실은 시궁창. 결국 대실패가 되었음을 인정했던 무렵에는 이미 7억 7천만장이나 찍어버린 뒤였다. 이후 이미 찍어버린 2천 엔권 지폐는 잘 돌게 하기 위해 '극장 요금[5]으로 내면 거스름돈 계산이 편하다', '은행원들 월급을 몽땅 2천 엔권으로 주자'는 식으로 홍보를 하는 등 눈물겨운 몸부림에도 불구하고 유통량은 평균 2억매[6]를 넘지 않았고 해외 은행들까지 2천 엔권 수수를 거부하자 결국 03년 1억 1만매를 추가발행한 이후 2010년 7월 총 8억 8천만 매를 끝으로 발행 중지되었다.
- 이후, 대부분 ATM들이 2천 엔권 인식이 가능해 앞으로 재발행 될 가능성이 생기는 듯 했으나, 2천 엔권의 유통량이 급감하자 최신형 ATM들은 다시 2천 엔권을 출금하는 기능이 삭제되었다. 단, 대부분의 경우 입금은 문제 없다. 음료수 자판기도 2,000엔권을 인식하기도 한다.# 그러나 2,000엔권이 고액권이라 잔돈 부족을 우려해 인식 기능을 꺼 놓은 자판기 업주들이 많다. 특히 지폐 거스름돈 기능이 없어서, 2,000엔권을 사용하게 되면 500엔 동전 위주로 거슬러줘야 하는데 정작 500엔은 적은 수량만을 비치해놓는 경우가 많다.[7] 본토에서 2천 엔 지폐를 보려면 은행에 비치된 교환기를 통해서만 볼 수 있기에 희귀한 편이다.
5. 기타
- 이렇다보니 만화 등에서 '이런 2천 엔권 같은 놈'이란 표현이 사용된 적이 있었다. 2천 엔권을 보고 싶다면 은행에서 환전을 요청하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잘 구해준다. 금고에서 엄청나게 썩고 있어서… 다만 일본 내에서도 유통량이 적어 일본 외의 국가에서도 구하기 어려워졌다.[8] 그럼에도 아직 지방 은행에서는 2000엔의 수량이 꽤 있는 모양이며 오히려 먼저 2000엔으로 바꿔 줄지를 물어보기도 한다.
- 대략 2008년부터 행운의 상징처럼 여겨져서, 혹시 입수하게 되더라도 쓰지 않고 그대로 보관하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한국에서 여행용으로 환전한 빳빳한 지폐를 일본 여행지에서 사용하자 주인이 엄청 좋아한 경우도 있었다. 이외에도 홋카이도에서 택시요금으로 이천 엔 지폐를 지불했더니 기사가 감탄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일본에서도 보는 것이 처음이란 사람도 있는 모양이다. 특히 오키나와에서 멀면 멀수록 이런 현상은 매우 심해진다. 하지만 오키나와 이외의 지역 모든 상점에서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다. 대부분은 받아주지만 거스름돈으로 내어주기 어려운 지폐로 인식이 되어 간혹 1000엔짜리 지폐는 없냐고 묻는 경우도 있으며, 아주 간혹가다 받기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으니 유의.
- 아즈망가 대왕 3학년 수학여행지가 오키나와이기 때문인지 2천 엔권 지폐가 4컷 만화에도 등장했다.
-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 3권에서 카미조 토우마가 고물 음료수 자판기에 2천 엔권을 넣었다가 돈을 먹혀버렸다. 그러자 우연히 만나 자초지종을 들은 미사카 미코토로부터 아직도 2천 엔권을 가지고 다니는 녀석이 있냐며 웃음을 산다. 그리고 미코토는 자판기에 돌려차기를 먹여 자기가 마실 음료수를 하나 뽑은 후, 자판기에다 전기충격을 가해서[9] 2천 엔어치 이상으로 음료수를 뽑아준다. 또한 어떤 과학의 초전자포 애니메이션의 스페셜 디스크에서도 학원도시의 불가사의 중에서 아직도 2000엔이 발행되고 있다는 점이 언급된다.
- 소년탐정 김전일의 단편 중 하나에선 오랫동안 감옥에 갇혀있던 탈옥수가 이 2천 엔권 지폐를 알아보지 못해 탈옥수임을 들키는 장면이 나온다.
- 동방삼월정에서 야쿠모 유카리가 하쿠레이 신사의 세전함에 헌납했다.
- 사사키 노리코의 채널고정!에서는 2천 엔권을 위조한 위폐범의 에피소드가 나온다.
- 용과 같이: 극의 서브 스토리 중 어느 수집가에게 2000엔 지폐를 구해주는 게 있으며 구해오면 한장당 2만엔을 보상으로 준다.
-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기린의 날개에서 피해자인 다케아키가 숨지기 직전 2000엔 지폐를 사용하는데, 이를 통해 커피숍 주인이 피해자를 기억했다는 증언이 나온다.
- 짱구는 못말려 374-3화(한국 기준 7기 1-3화) 父ちゃんもおこづかいが欲しいゾ(아빠도 용돈을 올려 주세요) 편에서도 2000엔 지폐가 등장한다. 노하라 히로시가 용돈이 부족하다며 노하라 미사에에게 2000엔을 달라고 투쟁한다. 결국 히로시의 주머니에 동전만 잔뜩 있는 것을 본 미사에가 다음 날 2000엔권 지폐를 용돈으로 준다.[10]
- 오키나와에서는 엄청나게 쓰인다. 일단 오키나와의 상징인 슈레이몬이 그려져 있기도 하고. 또한 미군정기에 미국 달러를 사용한 역사도 있기 때문에[11] 2단위 화폐체계(특히 20달러)에 익숙하여 잘 쓰인다는 설도 있다. 그래서 오키나와에 있는 ATM은 기본적으로 2000엔 지폐를 취급한다.[12]
- 헤이세이 31(2019)년 4월 9일[13]에 있었던 신권 도입 기자회견에서도 2천 엔권 교체는 제외되었다. 실제로 당시 2천 엔권 신권 도입에 관한 질문이 있었으나, 유통량이 적어 신권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 2010년대 후반 이후로 국내 시중은행에서는 자취를 감췄는지 없는 편이었으나(...라기엔 사실 있는 곳이 생각보다 종종 보인다) 2020년대 이후 신한은행, NH농협은행에 한해 재고가 있으면 바꿔준다고 한다.[14]
[1] 예를 들면 자판기에서 좀 더 비싼 물품을 팔 수 있는 등[2] 태평양 전쟁 종전 전까지, 일본 제국에서는 2푼, 20전(지폐·은화), 2엔(지폐·금화), 20엔(지폐·금화), 200엔(지폐)가 있긴 했다. 이 중에서 20엔 지폐와 200엔 지폐는 아직도 사용은 가능하다.[3] 한국의 5만 원권에도 사용되었다.[4] 밀레니엄과 언급했던 G8 행사를 기념하기 위해 2000년 발행을 목표로 1999년, 오부치 게이조 총리의 발언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사실상 준비가 전무했다.[5] 당시 성인 요금은 대부분 1,500엔이었다.[6] 최대치는 04년의 5억 1천만 매[7] 일본의 자판기 업주들은 대체로 자판기 도둑 때문에 잔돈용으로 500엔 동전을 넉넉히 채우는 것을 꺼리는 편이다. 극단적인 경우는 100엔도 없어서 10엔 동전 70~80여개를 잔돈으로 받는 사례도 있다.[8] 다만 미국에 있는 은행에서는 2천엔 지폐 수령이 아주 쉽다고 한다. FNN 방송국에서 2천엔 지폐에 관한 방송을 했는데 여행을 온 미국인이 제작인의 인터뷰에서 '어디에서 라니? 미국내 은행에서 환전하고 왔다.'라고 답장했다. 20달러 지폐처럼 2 단위 지폐가 익숙해서 그런것으로 보인다.[9] 원래 의도는 2천 엔권 지폐를 다시 토해내게 할 생각이었다.[10] 한국에서 방영될 때는 2만 원으로 번역되었으며 용돈을 주고받는 장면에서는 만 원권 지폐 2장으로 수정되었다.[11] 1958년까지 군표가 유통되었고, 그 이후부터 1972년까지 달러화를 사용하였다.[12] ATM 현금인출 메뉴에 아예 2천엔권 우선인출 선택지가 있을 정도.#[13] 레이와 연호가 지정되기 전.[14] NH농협은행의 몇몇 지점은 한 술 더 떠 고객이 2천엔 지폐를 원할 경우 본부에 발주를 넣어주기도 한다. 다른 은행은 불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