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8-25 14:29:29

2008년 프로야구 도박 사건

주의. 사건·사고 관련 내용을 설명합니다.

사건 사고 관련 서술 규정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1. 개요2. 발단3. 이전 상황
3.1. 양준혁의 반응3.2. 심정수의 반응
4. 전개5. 절정6. 결말7. 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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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008년 야구계에서 일어난 도박사건.

2. 발단

2008년 12월 4일 중앙일보의 단독 보도로 사건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

이 기사는 일간지 보도였던 탓에 다른 기자들은 신문을 보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이날 오전 9시부터 뒤늦게 이 기사를 받아쓰기한 다른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소동이 벌어졌다. 물론 상상력을 발휘한 글짓기도 나왔다.

이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서울중앙지검 출입기자로 이전에도 여기에서 정보를 얻은 단독 보도를 몇 차례 따낸 적이 있다. 즉, 단순한 찌라시 기사가 아니었다.[1]

3. 이전 상황

사실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는 이전부터 해외에 서버를 둔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매의 눈으로 주시하던 상황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밝혀진 게 바로 그 유명한 강병규였으며 그 외 일반인들도 다수 적발된 상태였다. 아마 연루된 선수들도 강병규가 걸린 걸 보고 나서야 겁에 질렸을 듯하다.

이 사건 이전인 3월에 어느 살인용의자사건이 있었고, 7월에 해담선생의 폭행사건, 그리고 김재박 감독의 사인 거래발언 파문[2]이 있었기 때문에 몇몇 언론에서는 공인드립이나 "프로야구의 도덕성 운운"을 언급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3.1. 양준혁의 반응

양준혁은 자신의 이름이 불거지자 SNS 싸이월드에 '내 취미는 낚시, 바둑' 이라는 글을 썼다.#[3]

이 말 한마디에 양신 의혹설은 한방에 사라졌다.

3.2. 심정수의 반응

당시 심정수는 은퇴를 발표하려던 상태였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자 그야말로 전설의 마지막길에 기자들이 똥을 뿌린 셈이 됐다.

결국 12월 17일 은퇴를 발표한 직후 분노의 인터뷰를 했다. 물론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왜 하필 지금 은퇴?"라며 계속 의심했다.

이후 심정수가 정말 소송을 걸었는지는 불분명하다. 아마 뒷 소식이 없는 걸로 보아 소송까지는 하지 않은 듯하다.

억울했던 전설들

4. 전개

헬스토브리그 동안 떡밥에 굶주렸던 팬들은 이 사실에 들끓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대부분의 게시판에서 난리가 나며 이니셜 놀이와 논쟁이 벌어졌으며 해담에 대한 기억도 남아 있었던 탓에 논쟁은 매우 뜨거웠다.

어쨌든 첫날은 단독보도로 알려진 사실 이외에 별다른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그 다음날인 12월 5일 드디어 구단의 실명이 거론되었다. 풀려버린 봉인

이때 당시 삼성팬들은 힘겹게 장원삼 트레이드 실패 사건의 쉴드를 치고 있던 상태였는데 이런 악재가 또 터지자 "왜 하늘은 삼성을 낳고, 나를 낳으셨나이까!"라며 절규했고 일부 타팀팬들은 "역시 돈성ㅋㅋㅋ"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문제는 구단 이름이 공개된 탓에 용의자의 범위가 좁아지면서 기자들이 신나게 이니셜 놀이를 즐길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이는 기자들뿐만 아니라 팬들도 마찬가지였는데 당시 게시판을 검색해 보면 이니셜 놀이의 절정이 어디까지인지 엿볼 수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문 이니셜 놀이가 곧 대형사고로 진화했다. 예나 지금이나 실력 없는 기자들은 팬사이트를 기웃거리면서 글짓기 소재를 찾는데 이 과정에서 이니셜 놀이가 심화되었다.

애초에 이렇게 터무니없는 일이 발생한 건 사건 초기에 "주전" 혹은 "베테랑"이라는 단어가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주전이나 베테랑이 결코 유명 레전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님에도 기자들과 팬들이 열심히 받아쓰기를 하다 보니 오해가 확산되었다.

결국 주전이면 베테랑, 베테랑이면 레전드, 레전드면 혹시 양신? 심봉사? 라는 식의 초단순무식한 사고력 콤보가 성립되면서 각종 게시판이 술렁이기 시작했고 급기야 일부 언론이 이를 받아쓰기하면서 삼성의 S선수를 언급하게 되었으묘 마침내 어느 스포츠지의 몰지각한 객원 칼럼니스트가 기사에서 심정수의 실명을 거론하는 초대형 사고를 저지르기도 했다.[4]
  • 연루 선수 16명, 그 중 삼성 선수 13명[5]

이라는 사실이 전해졌다.

이때쯤 기자들의 도덕성 드립은 그야말로 절정에 달했으며 검찰소환을 앞두고 크보도 긴장, 구단도 긴장, 선수도 긴장하는 시간이 계속되었다.

그런데 한편으로 검찰도 지나치게 언론이 호들갑을 떨어대자 곤란해진 것은 마찬가지였다. 마침내 이런 말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되자 열기가 어느 정도 식긴 했지만 이런 건 무시하고 일부 일간지에서 13일 소환조사된 선수의 실명을 거론해 버렸다.

5. 절정

결국 채태인이 검찰의 소환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여기서 또 하나의 사고가 발생했는데 처음으로 보도한 언론이 "채태인 外 2명"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나머지 언론도 그대로 "채태인 外 삼성 선수 2명"이라고 표기했다. 이게 왜 문제가 되냐면 모든 팬들이 나머지 2명은 누구냐?며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또다시 이니셜 놀이가 재연되었기 때문이다.

12월 13일에는 오승환도 역시 소환 조사 받았다는 대형 떡밥이 투척됐지만 이는 아직까지도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되지 않았다. 한때 경향신문 12월 13일 사회면(8면)에 실린 기사에 오승환의 이름이 실렸으나 인터넷 기사에서는 (자세한 시간은 알 수 없으나) 그 날 오후 즈음에 광속 삭제되었다.[6]

어쨌든 어떤 기사에선 이 나머지 두 명의 선수가 예전에 방출된 선수라고 보도하기도 했으나 대부분의 기사들은 그런 거 없이 그냥 "삼성 선수"로 언급했다. 전직인지 현직인지 진실은 저 너머에. 그리고 이 시점 이후 스포츠지나 인터넷 언론을 제외한 메이저 언론은 더 이상의 프로야구 도덕성 드립을 중단했다.

사실 그냥 이대로 뒀으면 자연스레 묻혔겠지만 이틀 뒤인 15일 김응용 사장과 김재하 단장은 나란히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다시 한 번 화제를 모았다. # 그러나 훗날 밝혀지지만 이는 "김재하 단장의 쓸데없는 언플" + "하필 그 무렵 삼성그룹 전체 사장단 교체 시즌이라는 점"이 휘리릭 짬뽕되어 과장되게 전해진 얘기였다. 김응룡 사장은 한 인터뷰에서 이는 지나치게 과장된 것이었음을 밝혔다. #

한편 일부 팬들은 선동열 감독이 주니치 드래곤즈 선수로 활약할 당시 취미로 카지노를 즐겼다는 내용의 옛 기사를 들먹이며 감독한테 배웠다개드립을 날리기도 했다.

6. 결말

2008년 12월 24일 최종적으로 채태인 외 2명을 벌금 1000~15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어느 기사는 이 2명을 전직 선수라고 보도했고 어느 기사는 이 2명을 현역이라고 보도했는데 KBO의 공식 입장은 2명은 전직 선수였다.

전직이건 현역이건 간에 프로야구 전체가 연루되지도 않았고 별 내용도 없자 언론의 관심은 사그라들었다.

이렇게 대충 마무리한 결과 2015년 삼성 라이온즈 원정 도박 사건이 터지고야 말았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문서 참조.

7. 여담

  • 사건 초기 언론의 호들갑과는 달리 프로야구 전체를 뒤흔드는 사건이 아니었다.
  • 그러나 채태인 개인에게는 흑역사로 남았다. 사건 이전까지만 해도 2008년 삼성 타선의 강제 리빌딩 때 좋은 모습을 보였고 채맹구라 불리며 박석민과 함께 삼성의 개그 듀엣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으나 사건 이후로 채타짜가 되어 버렸다.
    사실 채태인이 한 도박은 악마의 게임으로 불리는 바카라인데 돈을 따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이 게임에서 채태인은 오히려 5,000만원대의 잭팟을 터트려 자꾸 돈을 잃어버리는 바카라 업주가 채태인을 신고했다는 소문도 있었고 이후 왜 걸렸는지 사실이 밝혀졌는데 바카라 업주가 "우리 게임 그만 해달라"고 이메일을 보냈던 것이 경찰의 수사망에 걸려 버렸다는 루머가 인터넷에 널리 퍼졌는데 채태인 본인이 직접 이 사건을 거론하며 부정했다. 오히려 당시 연봉과 맞먹는 돈을 잃었으며 와이프에게 엄청나게 맞았다고 한다.
  • 이 사건에서 검찰이 보여준 태도도 문제가 있었는데 수사 도중 언론에게 내용을 흘림으로써 사건을 지나치게 확대시켰다. 이건 분명 의도했든 안 했든 간에 법 안에서 싸워야 하는 검찰이 직접 여론을 조작한 거나 마찬가지인 결과를 낳았다.
  • 1억 이상인 채태인 만을 약식 기소했는데 당연하게도 "그럼 9,000만원어치 도박했으면 어쩔 건데?"라는 비판이 나왔다.[7]
  • 기자들은 이 사건에 대해서 어이없는 행동을 보여줬다. 사건이 터지자 자기들도 제대로 알지도 못한 상태에서 덮어놓고 "프로야구 도덕성 땅에 떨어졌음"이라는 개드립부터 날리며 프로야구 선수 전체를 범죄자 취급했고 사건이 끝날 때까지 받아쓰기조차 제대로 못 하면서 수많은 저급한 기사를 양산했다. 심정수의 은퇴를 망치게 한 것도 결국 언론의 책임이었고 오승환이 지금까지 팬들에게 도박범이라는 누명을 쓰고 있는 건 언론의 책임이다.
  • 마지막으로 KBO가 솜방망이 처벌을 날렸다. 채태인은 이 사건으로 달랑 5게임 출장 정지를 먹고 2009년 4월 10일에 복귀했다. 당연히 갖은 욕을 다 처먹었다. 심지어 채태인을 옹호하던 사람들까지 KBO를 신나게 욕했다.
  • 사건 당시 젊은 선수들이 대거 주전이었던 SK가 의심을 받았으나 선수들이 본인들은 그딴 거 안 하고 마구마구를 한다며 부인했다. #


[1] 그런데 정작 본인은 이 기사 이후 사건에 대해 더 이상 보도하지 않았다.[2] 김재박의 명예를 위해 설명하자면 이 사건은 별 대수롭지 않은 잡담 중에 흘러나온 발언이 기자의 글짓기로 지나치게 확대해석된 경우였다.[3] 댓글을 보면 알겠지만 그 와중에도 악플 다는 인간은 있었다.[4] 이 기사는 작성 한 시간도 안 돼 광속 삭제되었다. 그 짧은 시간에 어떤 발빠른 다른 찌라시가 받아쓰기 기사를 내는 신공을 선보이기도 했다고 한다.[5] 나머지 3명 중 2명은 한화, 1명은 롯데라고 한다. #[6] 물론 오승환이 실제로 소환조사됐다면 수정할 이유가 없다.[7] 검찰이 1억원 기준을 언론에 흘리며 병림픽을 유도했다. 실제로 몇몇 팬들은 이 문제로 게시판에서 또 한차례 병림픽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