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백수 외톨이 일기

묘하게 이 포즈는 일종의 시그니처가 되었는데 다른 장면에서도 이런 포즈로 누워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내 직업은 광대' 에피소드에 등장한 이력서에 따르면 나이, 생년월일, 주소는 만 33세, 1990년 11월 11일, 대구광역시 동구 XX로 44 1234동 1001호.[1] 4년제 대학교 멀티경영학과에 졸업하고 작은 회사에서 4월 1일 입사해 최소 3년 이상 정도[2] 일하다가 지옥 같고 절망스러운 회사 생활의 중압감에 못 이겨 5월 1일에 퇴사하면서[3] 어느덧 회사 근무기간을 뛰어넘는 4년 차 백수생활을 하고 있어 최대한 일하지 않고 사는 거 외에 앞으로의 계획이 없다.[4] 학교생활도 그다지 원만하지 않게 지내지 않을 걸로 보이는데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해 외톨이로 지냈고,[5] 그래서인지 졸업할 때, 퇴사할 때 반 친구들과 직장 동료들이 단 한순간에 완전한 남이 되어버렸다.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 때문인지 굉장히 극단적인 비혼주의자, 혐혼주의자이자 반출생주의자인데 이게 어느 정도냐면 아직 직장인 시절 술김에 부모의 결혼 이야기를 물어보고 듣자 식당 화장실로 달려가 구토할 정도였다.[6]

그러다가 진짜로 돈이 부족해지자 결국 어쩔 수 없이 알바를 구하기로 했는데[7] 점주가 이력서에 있는 공백에 대해 묻자 여러 가지 의미 없는 미사여구를 붙여가며 대답했지만 이내 멘탈붕괴되어 면접을 포기했고 이후 남은 돈을 다 써서 버킷 리스트를 이루고 자살하기 위해 절대 안 팔려고 했던 금목걸이를 팔아 32만원을 환전해 얻었다.

그러면서 술김에 강원랜드에서 한탕 대박을 노리기 위해 동대구역에서 기차를 탔다가 정신 차리고[8] 서울에 도착해 충동적으로 호텔에 숙박하고 나서 자살하려 했지만 결국 실패해 집으로 돌아오면서 자살하지 않는 게 효도라는 정신승리와 함께 밖으로 열리는 문을 걸어 잠그며 긴 백수생활을 이어나갔다. 이후 언제부터인지 최대한 부모와 마주치지 않기 위해 밤낮이 바뀌었고[9][10] 식사도 부모가 없을 때만 먹을 수 있으며 현실 도피를 위해서인지 술도 매일 마시게 되었다.

프로토타입에선 서른 살이 되기 전에 케이크를 먹고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자살시도를 했지만 병원에서 깨어나 크게 당황하면서 무서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