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2일, 18:29 ~ 22:04 (3시간 35분), 문학 야구장 8,735명 | ||||||||||||||
팀 | 선발 | 1회 | 2회 | 3회 | 4회 | 5회 | 6회 | 7회 | 8회 | 9회 | R | H | E | B |
두산 | 노경은 | 0 | 0 | 0 | 0 | 0 | 0 | 0 | 2 | 7 | 9 | 10 | 1 | 8 |
SK | 김광현 | 1 | 2 | 0 | 1 | 0 | 3 | 0 | 0 | 0 | 7 | 9 | 2 | 4 |
▲ 승리: 정재훈(1이닝 무실점)
▲ 세이브: 윤명준(1이닝 무실점 2K)
▲ 패전: 박희수(⅔이닝 4실점 4자책점)
▲ 홈런: 정상호(2회 2점) 최재훈(9회 3점) 김동한(9회 3점)
▲ 세이브: 윤명준(1이닝 무실점 2K)
▲ 패전: 박희수(⅔이닝 4실점 4자책점)
▲ 홈런: 정상호(2회 2점) 최재훈(9회 3점) 김동한(9회 3점)
1. 개요
문학 야구장에서 열린 SK와 두산의 2013년 9월 12일 경기.
2. 경기 내용
2.1. 1회~7회
SK는 1회부터 차근차근히 점수를 뽑기 시작했다. SK는 1회 말 조동화가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2루타로 출루한 뒤 정근우의 희생번트로 3루에 안착했다. 이어 최정의 우익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아 선취점을 올렸다.2회 2사 1루에서는 정상호가 두산 선발 노경은의 초구 144㎞ 높은 직구를 잡아당겨 좌월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4호 홈런. 점수는 3-0으로 벌어졌다. 4회 박재상의 우측 적시타를 더해 4-0으로 달아난 SK는 6회 바뀐 투수 김선우를 상대로 선두타자 최정이 좌익수 왼쪽으로 흐르는 2루타로 물꼬를 텄고, 박정권이 볼넷을 골라 1, 2루를 채웠다. 이어 김강민이 좌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이어진 무사 1, 2루에서 두산 세 번째 투수 홍상삼이 박재상의 번트 타구를 잡아 1루로 던졌으나 공이 뒤로 빠졌고, 그 사이 2루에 있던 박정권이 홈으로 들어와 6점 차로 벌렸다. 1사 2, 3루에서 정상호의 땅볼 때 김강민이 홈을 파고들어 점수는 7-0까지 벌어져있던 상황이었다.
이에 반해 두산은 7회까지 김광현, 임경완을 상대로 단 1안타, 무득점에 그쳤고, 심지어 4회 양의지의 안타가 나오기 전까지 김광현에게 노히트 노런까지 당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넥센 히어로즈전부터 우려되었던 두산의 투타 밸런스는 최악을 치닫고 있었다.
2.2. 8회
8회 초 바뀐 투수 이재영을 상대로 김재호가 1사 이후 안타를 치고, 이후 이종욱이 2루타로 김재호를 홈에 불러들였고, 민병헌이 8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유격수 내야안타를 기록했을때 1루 송구실책으로 이종욱의 대주자 박건우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하지만 후속타자 김현수와 최준석이 이재영을 구원등판한 진해수에게 삼진당하며 추가득점에는 실패했다.물론 이대로 경기가 끝난다면 이 항목이 대첩으로 등재되지 않았을것 같았지만...경기는 여기서부터 시작이었다.
2.3. 9회
경기는 SK쪽으로 기울고, 8회를 교체된 정재훈에 막혀 무득점으로 끝낸 SK는 9회 초 전유수소폭탄을 올리는데... 전유수는 올라오자마자 홍성흔에게 중전안타를 맞고, 대타 임재철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고, 결국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하고 윤길현으로 교체되고 만다.이때부터 슬슬 예전 어버이날의 선물이 기억나는 상황. 두산팬들도 일말의 희망은 가지고 있었어도 에이 설마? 역전하겠어??라는 의식이 대부분이었다.[1]
윤길현이 올라오자마자 상대한 타자는 최재훈이었다. 최재훈은 3구째 공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파울홈런을 때려내었다. 해설자들도 놀라 소리쳤지만, 실망하는 말투로 큼지막한 파울타구 다음의 성적은 좋지 않다는 평을 내리고 있던 중이었다. 그런데......
최재훈이 4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쓰리런홈런을 때려냈다!, 점수는 7대 5.
3점 짜리 홈런을 맞은 윤길현은 바로 강판되고, 이만수 감독은 결국 올리고 싶지 않았던 대마왕 박희수소폭탄을 올렸다. 전날 경기에서 박희수는 신종길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았다.
박희수는 오재원이 기습번트로 출루하여 흔들리나 했지만 김재호를 중견수 플라이아웃, 박건우를 헛스윙 삼진아웃으로 돌려세우며 두산 팬의 희망은 점점 사그러드는듯 했다. 하지만 민병헌이 초구를 밀어쳐 투수 옆을 스쳐나가는 중전안타를 기록하며 지푸라기를 잡는 데 성공한다.여기서 김진욱 감독은 승부수를 띄우는데, 좌타 정수빈을 빼고 신예 우타 내야수 김동한을 투입시킨 것이었다. 두산팬들은 제발 안타하나만 쳐다오라고 간절히 바라고 있던 상황. 볼카운트는 2볼 1스트라이크. 박희수는 가장 자신있는 공인 투심 패스트볼을 던졌고, 김동한은 본능적으로 배트를 돌렸다. 그 순간 볼이 배트를 강하게 맞고 왼쪽으로 날아갔는데....
결과는 좌측담장을 넘어 두산의 불펜쪽으로 떨어지는 역전 쓰리런!!! 김동한의 시즌 첫 홈런이자 개인 통산 첫 홈런, 게다가 9회 초 2아웃의 대타 홈런이었다. [2]
블론도 모자라 역전을 헌납한 박희수는 멘탈이 완전히 붕괴되었고, 최준석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며 마지막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지 못한채 강판된다. SK는 투수를 박정배로 교체하지만, 박정배는 7구 승부 끝에 또 타석에 들어선 홍성흔을 볼넷으로 내보낸데 이어 임재철에게 안타를 맞고 추가실점을 허용한다. [3] 점수는 7대 9. 이후 박정배는 최재훈에게 빈볼로도 보일수 있는 공을 던지고 주심에게 경고를 받는다.
이만수 감독은 바로 교체, 문승원이라는 신예 카드를 꺼내든다. 하지만 문승원은 나오자마자 최재훈에게 또다시 빈볼을 던지며 데드볼 출루를 시키며 주자는 만루. 하지만 오재원을 8구 승부 끝에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어쨌든 불은 껐다.
2점차의 상황에서 두산의 불펜이라면 9회 말을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2점만 줘도 연장행이고, 거기서 9회 말이 끝나기 전 1점 더 주면 바로 패배하게 되기 때문. 하지만, 두산은 재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정재훈과 교체된 투수 윤명준은 선두타자 대타 이재원을 우익수 플라이아웃. 뒤이어 나온 조동화와 대타 안치용을 모두 헛스윙 삼진아웃으로 잡아내며 1이닝 퍼펙트. 508 대첩의 리버스가 마침내 완성된 순간이었다.
3. 여담 및 총평
이 경기의 여파는 두 팀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먼저 승리한 두산 베어스의 입장에서는 지난 넥센과의 경기에서 2연패를 당하며 1경기 차이로 쫓기던 상황이었고, 2위 삼성 라이온즈와의 승차는 2경기차로 벌어져 만약 이 경기를 내주었다면 선두추격은 고사하고, 3위자리까지 걱정해야 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두산은 0:7까지 뒤지던 경기를 뒤집으면서, 팀의 사기가 오른 것은 물론이거니와, 앞으로의 선두싸움에 있어서의 힘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결과는 시즌 4위로 마무리하고 준PO부터 시작해야 했으며 설상가상으로 2패를 떠안았으나, 리버스 스윕을 달성하면서 분위기를 타서 LG마저 꺾고 비록 준우승했지만 삼성 라이온즈의 2013년 한국시리즈 상대가 될 수 있었다.반면, 패한 SK의 입장에서는 6년 왕조의 붕괴가 임박하여 갈 길이 바쁜 상황에서 당한 정말 충격적인 역전패였다. 특히 시즌 초반이었던 508 대첩의 승리보다 이 패배가 너무나도 큰 이유는 SK는 4위 넥센에 4경기까지 따라붙으면서 마지막 4강 희망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김광현까지 살아나는 호재속에 앞으로의 4강싸움에 불을 당길수 있는 상황에서 불펜의 크나큰 방화로 어이없게 역전패를 당하면서, 이날 휴식팀이었던 넥센과는 이제 4경기 반차이로 벌어져버렸고, 오히려 6위 롯데와의 승차가 없어지면서 다시한번 6위 추락을 걱정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그리고 결국 이 경기의 여파를 극복하지 못하고 넥센과 LG에 홈에서 털리면서 포스트시즌 연속 진출 기록도 깨졌음은 물론 5할 승률마저 무너진 6위로 비참하게 시즌을 마쳤다.
이만수 감독은 전 이닝에서 삼진을 잡아낸 진해수를 일찍 내리고 전유수를 투입시켰다가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강판시켰고, 전날 끝내기 안타를 맞은 박희수를 무리하게 올렸다가, 결국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결국 이만수 감독은 SK 와이번스 갤러리 등지의 커뮤니티에서 신나게 가루가 되도록 까였다.
그리고 이날 경기를 대첩으로 만들어준 또 하나의 요인은 오심이었다. 2회 초 2사 상황에서 타자 손시헌은 투수 김광현을 상대로 3루 방향으로 타구를 날렸다. 이어 이 공을 SK 3루수 최정이 잡아 곧바로 1루로 송구, 1루수 박정권이 잡았다.공을 잡는 순간 박정권의 발은 1루 베이스에서 떨어져 있었으나, 1루심이었던 박근영 심판은 손시헌에게 아웃을 선언했다.
두산 벤치에서는 득달같이 뛰어나와 항의를 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느린그림으로 돌려봐도, 명백한 세이프 상황이었다.[4]
한 해에 오심 하나만 해도 일 년 내내 욕을 먹는데 박근영 심판은 희대의 오심을 2개나 범하면서 야구팬들에게 가루가 되도록 까였다. 결국 또 무기한 2군행 징계가 내려졌다.
그래도 SK 와이번스는 다음 날 경기에서 선발투수 윤희상의 9이닝 11K 완투승으로 전날 대역전패를 설욕하는 데에 성공한다.[5] SK 입장에선 불펜을 아꼈다는 것에서 정말 천만 다행.
그리고 2년 뒤 9월 12일, 두산 베어스는 kt wiz에게 1회부터 6이닝 연속 병살 이상의 플레이로 장렬하게 자폭하게 된다. SK 또한 바로 다음날에 이것과 맞먹는 대역전패를 당하게 된다.
여담으로, 2016년 현재 이 경기 선발투수였던 노경은, 추격의 쓰리런을 맞았던 윤길현, 역전 쓰리런을 친 김동한, 쓰리런 이후 고의사구를 당한 최준석, 당시 두산 3루코치였던 조원우가 모두 롯데 자이언츠 소속이다. 추격의 쓰리런을 친 최재훈도 2017 시즌 도중 한화로 이적한다.
그러나 이런 대역전극을 거뒀음에도 두산베어스는 이전 KBO 사상 최대규모이자 사상 최악의 역전패를 당해서 묻힌 감이 있다. 하긴, 이 경기는 7점차에서 역전승이지만 전 경기는 무려 10점차를 뒤집은 역전승이라...
[1] 이는 두산 베어스 갤러리에 잘 나타나 있는데, 역전을 하면 피자를 사주겠다는 공약부터 충청도의 임야 12000평을 분양해주겠다는 공약까지 있었을 정도로 희망을 거의 가지고 있지 않았던 상태였다.[2] "김동한 선수가 과연 여기에서 스타가 될 수 있을까요?"라고 했던 이효봉 해설 위원의 말 뒤에 홈런이 터졌다. 그야말로 스포츠 드라마나 만화에서 나올 법한 극적인 상황[3] 여기에서 SK의 좌익수 김재현의 수비가 참으로 아쉬웠는데 파울 지역에서 뜬 공을 대충처리하는 바람에 아웃을 시키지 못했고 결국 적시타를 맞고 말았다[4] 오죽하면 당시 XTM의 해설이었던 이효봉 해설위원이 명백한 오심이라고 했겠는가.[5] 두산도 508 대첩 다음날에는 승리를 거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