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 | 아시타카 · 산 · 에보시 고젠 · 모로 · 옷코토누시 · 시시가미/데이다라봇치 · 재앙신 · 나고 |
줄거리 · 아시타카 전기 · 주제가 |
1. 주요 인물
2. 에미시 일족
500년 전, 야마토 왕권과의 전란에서 패한 후, 무로마치 시대까지 북쪽 변방에 숨어서 생활하고 있는 고대 일족.[1]전사들의 수가 줄어들어 일족 전체가 쇠약해진 상황. 작중 시점에서 야마토의 왕은 더 이상 힘이 없고 쇼군들의 송곳니도 무뎌졌다고 언급되지만, 에미시 일족은 이미 그 이전부터 꺾일 대로 꺾인 상태라고 한다. 원로들은 일족을 이끌어야 할 아시타카가 머리를 자르고 마을을 떠나게 된 것을 비통해했다.
에미시인의 외모 특성을 반영해 눈썹, 수염 등 체모가 부각[2]되게 그려진다.[3] 아시타카가 서쪽으로 이동하여 만나게 되는 야마토 민족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수염은 이방 수염 정도로 그려지는 것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아직 17세인 아시타카도 눈썹만큼은 두껍고 진하다.
2.1. 카야
かや
성우는 이시다 유리코.[4] 한국판은 채의진.[5]
아시타카를 사랑하고 결혼하고 싶어하는 에미시 부족의 여자 아이. 아시타카를 "오라버니"라고 지칭해 아시타카의 여동생이라는 오해도 받았지만, 미야자키 감독이 밝히길 '단순히 부족 내에서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남성을 그렇게 부른 것일 뿐 혈족은 아니다'라고 한다.[6]
두 명의 다른 소녀들과 함께 멧돼지 나고신에게 쫓기게 되어 아시타카가 화살을 쏘아 나고신을 죽이고 저주를 받는 계기가 된다. 이후 아시타카가 마을을 떠나게 되자 자신을 영원히 잊지 말아달라며 자신의 가장 소중한 보물 흑요석으로 만든 슴베 찌르개를 선물한다. 그리고 이후 전개에서 아시타카는 그걸 산에게 정표로 넘긴다. 미야자키 하야오에 의하면 아시타카는 산을 선택했으니 카야와 아시타카가 맺어질 일은 절대 없다고 못 박았다. 애초에 아시타카는 부족에서 사실상 추방된 형태라 돌아갈 수 없는 몸이다.
작품 초반 재앙신을 피해 달아나던 중, 친구가 넘어지자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칼을 뽑아 들고 재앙신과 맞서려고 했다. 그 이전 장면들에서도 다른 두 소녀의 표정이 놀라거나 두려워하는 표정을 보인 것과 대조적으로 침착한 모습을 보인다.
약혼했었다는 말은 없는 것으로 여겨졌으나, 일본 위키의 '카야' 문서에 의하면 팜플렛에 '아시타카의 약혼자' 라고 쓰여져 있으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본인도 2001년에 발매된 DVD '모노노케 히메는 이렇게 태어났다.' 에서 "일족이 선택한 약혼자"라고 말하고 있다.[7] 사실상 약혼자였으나 아시타카가 저주를 받고 떠나면서 파혼된 케이스이다. 인간에 의해 숲이 파괴되지 않고 재앙신이 일족에 내려오지 않았으면 어떻게 됐을지 모르는 일. 작중 최대 피해자라고도 볼 수 있다. 며칠간 생사고락을 함께했던 산에 푹 빠진 뒤이기에 몇 년 동안 사모했던 카야는 뒷전이 된지 오래. 마지막에 짐승신의 아이인 산과 인간인 아시타카가 결혼하여 아이를 3명이나 낳았다는 아이누 설화까지 나와 카야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못을 박았다.
다만 엄밀히 말하자면 산에게 아시타카를 뺏긴 건 아니다. 아시타카는 저주를 풀면 돌아오겠다는 널널한 자세로 마을을 나간게 아니라, 저주를 받은 시점에서 영영 돌아오지 못하는 추방자 신세가 된 것이기 때문.[8] 하여 카야와 아시타카는 서로의 존재를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을 뿐, 언젠가 돌아와 달라는/돌아오겠다는 기약은 하지 못하고 헤어진다. 즉 흑요석 단검은 이별의 징표이며, 아시타카는 산이 마음에 들어서 카야를 포기하고 안 돌아갔다기보다는 이미 마을을 떠날 때 다시는 만날 일이 없을 것이라 여겼다고 보는 게 옳다.
2.2. 히이
성우는 모리 미츠코. 한국판은 최문자. 북미판은 데비 데리베리.
에미시 부족의 무녀. 아시타카의 상처 부위에 정수를 뿌려 독기를 제거한 뒤 아시타카가 쓰러뜨린 나고에게 예를 갖췄다. 이후 죽을 운명에 처한 아시타카에게 나고의 몸에 박힌 쇳덩이를 보여주고 서쪽에 가면 저주를 풀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일족을 이끌어 갈 아시타카가 머리를 자르고 떠나는 것을 원로들과 함께 씁쓸해한다.
2.3. 야쿠르
ヤックル
아시타카와 함께 다니는 붉은 영양으로, 에미시인들이 키우고 있는 영양으로 보인다. 아시타카와 함께 마을을 떠나 방랑길에 오른다.
아시타카와 유일하게 함께 방랑까지 할 정도로 아시타카와 매우 친한 사이이며 주인으로서 신뢰하고 충성심도 높고, 비중도 꽤 된다. 아시타카 역시 야쿠르에게만큼은 마음을 터놓을 정도로 신뢰하고 있다. 아시타카가 위험할 때도 항상 주변에서 머물렀고, 산이 이후 야쿠르의 줄을 풀어주며 가고 싶은 곳에 가서 살라 했을 때도 떠나지 않고 아시타카의 곁을 지켰고, 후반에 야쿠르가 화살에 맞아 부상을 입었을때도 아시타카가 주변 사람들한테 야쿠르를 치료해달라고 부탁할정도로 각별하다. 산도 이 영양을 무척 좋아하고 아끼는 모습을 보인다. 산이 아시타카에게 마음을 열게 된 계기에는 시시가미가 아시타카의 목숨을 구해준 것도 있었지만 아시타카가 기절해 있는 동안 야쿠르에게 여러 이야기를 들어 아시타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됐기 때문이다. 야쿠르와 아시타카의 끈끈한 유대감은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여주는 장치.
덩치가 매우 커서 사실상 말이 영양이지 말 수준이며, 체격에서 나오는 힘 덕분인지 아시타카를 태우고 잘만 돌아다닌다. 덤으로 야쿠루도 주인 따라 온갖 일에 휘말리는데 기어이 생존하는 강운을 보인다.[9]
1983년에 나온 미야자키 하야오의 그림 동화 슈나의 여행에 야쿠루의 원안이 등장한다. 생김새도 이름도 똑같다.
다른 위키를 찾아보면, 아이벡스의 뿔과 덩치 큰 사슴을 조합한 상상의 혼종으로 나온다. 다만, 원형을 그리는 아이벡스염소의 뿔과 달리 바깥쪽으로 벌어지다 다시 안쪽으로 모아지는 야쿠르의 뿔은 니알라, 일런드, 쿠두, 봉고 등 트라겔라푸스속 영양종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이다. 스프링복 등 타 영양도 그런 특징을 보이곤 한다.
2.4. 문지기 할아범
히이님의 명령으로 사람들이 모이는 동안 혼자 망대에서 숲을 지켜보는 것으로 등장한다. 이후 재앙신의 등장으로 망대가 부서지고 아시타카에게 구출된뒤 "아시타카, 조심하게! 재앙신을 죽이면 안돼! 저주를 받을 거야!"라고 경고한다.3. 숲
작중에는 이미 멸망 직전에 몰린 고대 신의 거주지. 인간 마을의 확장으로 인해 점차 사라져 가고 있으나, 시시가미의 힘으로 어느 정도는 유지되는 중이다. 후술한 신수들은 물론이고 케팔라스피스를 닮은 고생물까지 존속하고 있다. 그밖에도 들쥐, 기괴한 곤충, 그리고 너구리를 닮은 작은 동물 등도 살고 있다. 짐승신들은 언어를 사용할 수 있지만 입을 움직일 때 한 단어씩 말하지 않고 입을 여닫는 식으로 말한다.3.1. 모로 일족
산이 속한 들개 일족. 두꼬리의 들개 여신 모로와 그녀의 두 아들, 수양딸 산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시가미를 근처에서 지키는 일족으로 일족 내의 다른 들개들이 보이지 않는 걸로 봐서 이미 종족 전체가 멸망 위기에 놓인 듯.[10]3.1.1. 들개 형제
モロの子
성우는 와타나베 테츠. 한국판은 시영준&최석필.
모로의 친자식들인 두 마리의 젊은 수컷 들개들. 약간 누런색을 띠고 꼬리가 두 개인 모로와 달리 털이 순백색이며 꼬리도 하나씩만 달려 있다.[11] 어머니 모로와 의남매인 산과 함께 타타라 마을의 인간들에 대항해 싸우고 있다. 모로만큼은 아니지만 산이나 아시타카를 태우고 빠르게 달릴 수 있을 만큼 덩치가 크다. 작중 옷코토누시가 멧돼지들이 점점 크기도 줄고 멍청해지고 있다는 발언을 하는데, 들개 형제들이 모로보다 작은 것도 단순히 완전히 성장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들개들도 멧돼지들처럼 몰락하고 있다는 표시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다른 들개들이 나오지 않는 이상 아직 완전히 자라지 않았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12] 모로의 아들인 만큼 초자연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작중 아시타카를 태우고 빠르게 달리는 것도 모자라 높은 절벽에서 떨어질 때도 가볍게 착지하고 뛰어가는 등의 보통의 들개들과 다르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비록 종족은 다르지만 함께 자라온 남매인 산을 친가족으로 여기고 있으며, 작중 산에게 머리를 들이밀고 안기는 등, 현실에서 개들이 실제로 하는 애정 표현을 하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산이 성성이들에게서 인간이라고 모욕을 듣자 분노해 달려들 정도로 우애가 깊다. 부상을 입고 기절한 아시타카를 잡아 먹으려다가도 산이 제지하자 즉시 물러서는 등 산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며, 산과 사랑에 빠진 아시타카와도 아군에 가까운 관계가 된다. 죽음을 받아들이고 숲을 떠나는 아시타카를 멀리서 지켜보다가, 아시타카가 애정의 증표인 목걸이를 산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하자 이를 산에게 전해주기도 했고, 멧돼지 시체에 깔려 있다가 아시타카에게 구조를 받기도 한다. 이후 아시타카를 등에 태운 것을 보면 그들도 아시타카를 자신들의 동료로 인정했다는 표현으로도 볼 수 있다. 일단은 아시타카가 하려는 일이 산을 찾아내 구하겠다는 것임을 아는 이상 협력하지 않을 이유가 없고, 멧돼지에 깔린 것을 구해 주었으니 보답하는 차원에서 태워 주었다고만 해도 이상하지는 않다.
두 형제 모두 어머니의 죽음 이후로도 끝까지 살아남고, 결말에선 산과 함께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 결말의 내용이 산이 아시타카와 이어져 부부가 되는 것이기에[13] 들개 형제 역시 아시타카와 가족이 된 셈이다. 그러나 결혼했다고 해도 산이 인간 세상으로 떠나지 않고 자연에서 살아가며 아시타카가 방문하는 식이라 산과도 계속 같이 살 듯하다.
3.2. 멧돼지 일족
멧돼지 대표 성우는 온영삼들개 모로 일족과 달리 매우 저돌적, 같은 신인 모로 일족을 상대로도 오히려 나고 대장을 죽인 것이 아닌지 의심하기도 한다. 지코보와 같이 지켜보던 지바시리(ジバシリ) 중 한 명에 의하면 한 마리 한 마리가 모두 이름 있는 산의 주인들이며[14], 옷코토누시에 이끌려 인간들을 몰아내기 위해 바다를 건너서 왔다고 한다. 옷코토누시는 친제이[15]에서 왔다고 언급된다.
옷코토누시의 발언에 의하면 인간들이 숲을 개간해 터전이 줄어들자 크기도 작아지고 말하는 법도 잊어 쇠락해 가는 중이다.[16]
전투가 시작되자 일족 전원이 서로의 몸에 진흙을 발라주며 전의를 고양시키듯이 문양을 그리는 쿠마도리를 한 뒤, 우직한 이미지와 맞게 돌격 일변도로 진군하며, 모로는 이 모습을 보고 미련하지만 원래 멧돼지가 이렇다고 이게 그들의 본능이라고 평했다. 이런 평가에도 아랑곳 않고 요새화된 인간의 진지를 향해 돌진해서 뚝딱 박살 내며 심지어 수직 절벽 위로 몰려가기까지 했지만, 결국 인간의 화기[17]에 의해 패배하여 참전한 자들은 모두 전멸하고 만다. 이윽고 시시가미의 목을 노리는 에보시 일당이 멧돼지 일족의 시체에 가죽을 벗겨 뒤집어 씌워 옷코토누시를 고의적으로 자극시키고, 이에 자기 일족이 부활했다고 착각한 옷코토누시는 흥분한 나머지 이성을 잃고 재앙신으로 폭주하고 말았다.
모로 일가와 함께 자연을 대표하면서 파괴된 환경으로 인해 비극을 맞이한 존재들이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이례적으로 부정적으로 묘사되는 존재들이기도 하다. 우선 본 작품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는 나고를 보면, 초반부에는 나고를 재앙신으로 만든 것은 인간, 그중에서도 에보시가 발사한 총탄 때문인 것처럼 묘사된다. 그러나 모로와 멧돼지 일족이 만나 나누는 대화에서 모로는 '나고는 죽음을 두려워하고 죽음으로부터 달아났기 때문에 재앙신이 되었다.'라고 말한다.
본 작품에서 생명을 거두어 가는 것은 시시가미이며 시시가미는 또한 자연의 섭리 그 자체를 대변하는 존재이다. 나고는 죽음을 초연히 받아들이는 모로와는 달리 죽음을 거부함으로써 자연의 섭리를 어기고 시시가미의 숲을 떠나 동쪽을 향한 것이라 볼 수 있으며, 이는 즉 자연의 섭리를 어기고 있는 것은 비단 인간뿐만이 아니라 멧돼지들도 마찬가지임을 의미한다.[18]
여기에 덧붙여서 모로는 잠에서 깨어난 아시타카와의 대화에서 '멧돼지들에게 짓밟힌 숲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라고 말한다. 모로가 말하는 숲이 멧돼지 일족들 스스로가 지키겠다고 한 시시가미의 숲이라는 것을 고려해 보면[19] 이 역시 멧돼지들이 자연의 섭리에 거스르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해석된다. 결과적으로 미야자키 하야오는 본인 특유의 자연주의적 관점을 영화에 녹여내면서도, 극단적인 행동을 보여주는 멧돼지 일족을 비판하면서 인간에 대한 지나친 공격은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20]
옷코토누시의 일족의 일원인 나고신이 고향이 아닌 타타라 마을의 인근 산을 지켰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걸 보면 일족이 여러 곳으로 분파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3.3. 성성이
猩々
성우는 노민.
숲의 현자로 알려진 원숭이 일족.[21] 원시인스러운 다소 문법에 맞지 않는 말투를 쓴다. 타타라 마을의 인간들에 의해 숲이 없어지자 숲을 되살리기 위해 매일 밤 나무를 심으려고 몰래 숨어들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멧돼지 일족과 달리 대놓고 폭력적인 방법은 안 쓴다.[22] 기껏해야 위협 목적으로 나뭇가지나 돌멩이 몇 개를 던져대기만 할 뿐 위험한 상황에서는 도망가기만 한다.
이 때문에 깊은 원한을 품고 인간인 아시타카를 잡아먹고 인간들을 몰아낼 힘을 얻으려고 했지만, 들개 형제와 산에게 제지당한다. 산은 인간을 먹어도 힘 따윈 얻지 못하며, 너희들의 피만 더러워져서 성성이로 살 수 없다고 말린다.
하지만 성성이들은 이 말을 들은 후 그녀를 비웃듯이 "숲은 죽어도 들개 공주, 넌 안 죽는다. 넌 인간이니까."라는 말로 대꾸했다.[23][24] 산은 충격받은 듯 얼굴이 굳어지며 말없이 서있었고 오누이같이 자라온 들개 형제가 "이 원숭이 놈들! 목을 물어뜯어 버리겠다!" 라고 분개하여 덤벼들자 끽소리 못 하고 달아났다.
나중에 중상을 입은 옷코토누시와 산이 사슴신의 도움을 구하기 위해 숲으로 피신했을 때, 돌팔매를 던지면서 너희들이 인간도 짐승도 아닌 것(죽은 멧돼지 가죽을 둘러쓴 지코의 부하 승려들)을 데려와 숲을 파멸시켰다고 질타하곤 도망가 버린다. 이후는 등장하지 않는다.
작중에선 식인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거나 애꿎은 산에게 시비를 거는 등 부정적인 모습만 나왔지만, 변해버린 성성이를 보고 산이 숲의 현자라고 불리던 당신들이 왜 인간을 먹는다는 어리석은 생각을 하냐는 대사 및 나무를 심는 모습을 보면 본래는 지혜로운 종족인 듯. 단지 숲은 파괴되어 가는데 자신들은 나무를 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고, 나무도 심는 족족 인간들이 베어버리거나 총으로 위협해서 아예 심지도 못하게 하기 때문에[25] 급진적인 행동을 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26]
씁쓸한 점은 숲의 현자라는 말이 빈말은 아닌지 이들이 한 빈정거림 중에 적중한 것이 상당히 많다는 점이다. 숲이 죽어도 산은 인간이라 죽지 않을 거라고 했는데 실제로 숲이 파괴되어 영물들이 평범한 짐승으로 전락해도 산은 멀쩡하며, 숲의 적인 에보시는 동물들은 무조건 죽일 생각이었지만 산은 인간이기에 공격만 해오지 않으면 살려줄 생각이었다. 사슴신은 한쪽 편을 들어 싸워주지 않는다는 사실도 정확히 통찰하고 있었으며, 멧돼지 가죽을 뒤집어쓴 지바시리들이 나타났을 때 이 숲은 끝장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이들 때문에 사슴신이 형체를 잃어 폭주하고, 그나마도 아시타카가 목을 돌려줘서 숲이 재생한 거지 그렇지 않았다면 일대가 완전히 죽음의 땅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밤에는 빨간 안광과 음영 때문에 무슨 악령같이 보이지만 낮에 나오는 장면을 보면 그냥 평범하게 생긴 고릴라를 닮은 유인원들이다.
3.4. 코다마
사슴신의 숲에 있는 작은 정령들. 나무에서 태어나는 나무의 정령이며 작은 아기와 비슷한 귀여운 모습을 하고 있으며 아무에게도 위해를 가하지 않는 중립적인 존재로 보인다. 특이하게 얼굴을 까딱거리며 마치 마라카스 같은 타악기 비슷한 소리를 낸다.
아시타카 일행이 타타라 마을로 가고자 시시가미의 숲을 통과할 때에도 일절 위해를 가하지 않으며, 아시타카의 앞에서 무리지어 길 안내를 해주기도 하고, 환자를 업고 가는 아시타카를 흉내 내며 장난치기도 하는 등 귀여운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다. 그리고 도중에 자신들의 어머니로 보이는 거대한 나무 위에 모여 앉아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대사는 악기 소리 이외엔 없다.
작중 시시 신이 다이다라봇치로 변한 채 자신의 영역으로 들어올 때, 마치 그를 맞이하듯이 나무 위에 빼곡히 앉아있는 모습이 나오기도 하는데 거의 수천, 수만은 되어 보이는 코다마가 모두들 고개를 까딱까딱거리며 시시 신을 바라보는 모습은 소름까지 끼친다. 귀여운 캐릭터지만 이 장면만은 꺼리는 이들이 많다. 그래도 시시 신이 다이다라봇치에서 사슴 모습을 변할 때 커다란 강풍이 부는데, 이때 바람을 타며 즐기듯이 보이는 장면은 여전히 귀엽다.
코다마는 일본어로 '나무의 정령'(木霊)을 의미하며 여기서 파생되어 '메아리'라는 뜻도 지닌다. 말 그대로 울창한 산꼭대기에서 메아리가 생기는 것을 의인화한 존재라고 볼 수 있다. 얘들은 소위 나무의 정령들인지라, 후반부에 시시가미의 폭주로 숲이 시들고 나무들이 쓰러질 때 떼거지로 나무에서 떨어지며 죽어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래도 마지막 장면에 딱 한 마리가 살아남아서 숲이 살아날 것이라는 희망을 전해주며 작품이 끝난다.[28] 미야자키 하야오에 의하면 코다마는 '나무에 맺힌 생명의 무게'를 직관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등장시킨 캐릭터이며, 마지막 장면은 앞으로 수천, 수만 년의 세월에 걸쳐 숲이 재생될 것임을 상징한다고 한다.
특유의 외관은 당시 지브리 디자이너가 독자적으로 생각해 낸 것이다. 역시 미야자키에 따르면 "숲에 뭔가가 있다는 걸 볼 줄 아는" 스태프였다고 한다.
4. 타타라 마을
험준한 산 사이에 지어진 조그만 마을. 마을 주변 산에서 사철을 캐내고 그것을 제련해서 주변 나라와의 무역을 통해 삶을 이어나가는 곳으로, 마을 주변의 신들과 대립함은 물론 양질의 철을 탐내는 주변 국가들과도 마찰을 겪고 있는 탓에 마을 주변에 빽빽히 목책을 둘러 일견 삭막하고 무서운 인상을 준다.[29] 아시타카의 표현을 빌리자면 마을이라기보단 하나의 성 같은 곳.[30] 남성들의 경우에는 교역과 운반을 담당하는 외부적 업무를 중심으로 담당하고 여성들의 경우에는 철 생산과 행정을 담당하는 내부적 업무를 중심으로 담당한다.마을에서 자체 제작한 화승총과 명나라산 핸드 캐논을 병행해서 운용하고 있다. 그런데 무로마치 막부 시기에서 아무리 말기라고 가정해도, 타타라 마을에서 자체 제작한 화승총에 사용되는 강철의 수준이 잉글랜드 왕국의 헨리 8세 시절에 '랄프 호게(Ralf Hogge)'[31]가 개발한 철제 컬버린[32] 수준의 제련 수준으로 연출되었다.
자연과 끊임없이 대립하는 인간을 상징하는 곳으로, 인간의 생존을 위해 자연을 파괴하고 신들을 죽이는 것을 당연시하며 자연을 몰아내고 인간의 터전을 세운 것을 자랑스럽게 이야기 하는 등 자연의 입장에서는 명백한 적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노동 할당량에 대하여 양성 모두 공평한 보수를 가지며, 나병환자들마저 같은 인간으로서 대접하고 배려하는 등 이상적인 공간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여자가 철을 만지면 부정을 탄다며 터부시되던 시대[33]에 제철소의 풀무 담당을 여자가 전담하여 철을 운반하고 판매하는 남성과 동등한 의무와 권리를 누리고 있으며, 나병 환자의 경우 20세기가 되어서도 집단 격리 당하는 등 끔찍한 대우를 받아야 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34] 타타라 마을이 얼마나 선진적인 사회를 구축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심지어 작중에서 묘사되는 타타라 마을의 평등 사회는 페미니즘 등 현대 담론이 여러 이권, 이기주의와 뒤죽박죽되어 정체된 실재 모습보다도 훨씬 이상적인 모습을 묘사했다. 여성들이 "당신들이 교역하는 철이 어디서 나왔는지 알도록 해요. 우린 노는 게 아니라 항시 4일동안 풀무질을 하고 교대를 한다고요. 그런 우리를 모르고 남자들은 밖에만 나돌기만 한다고."라고 하듯이 타타라 마을에서 여성들이 담당하는 풀무 작업은 여성들 힘으로도 가능하지만 만만한 노동이 아니며[35], 이를 알기에 남성들 역시 여성들의 권위가 자신들과 동격으로 상승되었음에도 큰 불만을 가지지 않는다.[36] 타타라 마을의 방위, 산업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노동이 모든 계층에게 거의 완벽한 배율로 적재적소에 할당되고 있는 것.[37] 물론 이는 에보시라는 개인의 능력에 합쳐 작은 규모의 사회이기 때문에 쉽게 가능했던 것이겠지만 그 범위 안에서는 타타라 마을은 거의 이상 사회에 가깝게 묘사된다.
한편으로 타타라 마을 입장에서 당장 사철 채굴이 중단되거나 무역로가 막혀버린다면 농사지을 땅도 없는 타타라 마을 주민들은 전부 굶어 죽는다. 소리 소문 없이 와해되면 그나마 다행이고, 타타라를 고깝게 보던 주변 영주들에게 마을 전체가 해코지를 당하고 여성과 병환자는 다시 핍박받는 도저히 긍정적으로 볼 수 없는 결과가 찾아올 것이다. 타타라 마을 사람들이 나무를 베고 모로 일가와 사투를 벌이는 것은 인간의 욕심 때문이 아닌, 그들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다. 이러한 타타라 마을의 존재는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에 대한 비판론으로 기울어지기 쉬운 주제에서 중립적인 시각으로써 자연과 인간의 싸움을 보게 해 주기 위한 일종의 균형추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인 아시타카 또한 자연을 배척하는 에보시를 향해 적대감을 드러내면서도 마을 자체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38]
미야자키 하야오의 전 작품들과 비교해 봤을 때 자연과 대립하는 인간을 이렇게까지 긍정적으로 그리는 것은 그야말로 파격적인 대우라고 할 수 있으며, 이는 이 작품이 단순히 어리석은 인간과 위대한 자연의 대립이라는 단순한 이분법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자연을 존중하면서도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세계를 지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을 주민인 코로쿠와 이름모를 다른 1명을 구해내서 마을까지 데려다 준 아시타카에게 무척 고마워하며 외부인인 그를 따뜻하게 환대한다. 대다수가 아시타카를 절대적으로 신뢰하며 에보시를 기절시키고 빠져나가려는 그를 적으로 돌리기 싫다며 간곡히 부탁[39]하고 이후 그가 다시 돌아왔을 때도 거부감을 보이지 않고 반가워했으며, 심지어 모로의 자식 중 하나를 멧돼지들 시체에서 빼주려는 아시타카에게 독침을 날리던 지코의 부하 승려들을 두들겨 패고 함께 들개를 풀어주려 도와주는 걸 봐도 그에게 상당히 호의적이다.
여자와 병자[40] 등 약자들이 주를 이루고, 그럼에도 양질의 철을 생산하는 마을이다 보니 외부인들(주로 지역의 사무라이들)이 이곳을 노리고 침입하는 경우가 많다.[41]에보시가 끌어들인 외부인들에 의해 여자들만 남은 상황에서 위기를 맞자 아시타카에게 에보시를 데려와 달라 부탁한 뒤 마을을 사수하기 위해 사무라이들과 싸운다.
숲에 있던 남자들 역시 마을을 사수하기 위해 아시타카를 독침으로 위협하는 조정의 병사들을 때려눕히고 모로의 아들을 구조한다. 결국 시시가미가 폭주하자 이시타카의 조언을 따라 대피, 희생자들이 나오긴 했지만[42]환자들까지 배려하여 다수가 탈출에 성공,[43] 아시타카와 함께 새 마을을 만들자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했는데 마지막에 목을 찾은 사슴신이 숲을 되살리는 과정에서 나병 환자들의 나병도 고쳐주고 갔다. 호수에 뛰어들었던 나병 환자들이 자신의 벗겨진 붕대 사이로 새살이 돋아있는 것을 보고 의아해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4.1. 에보시 고젠
- 해당 문서의 내용을 참조.
4.2. 토키 / 코로쿠
- 토키 (トキ) : 왼쪽에서 코로쿠에게 윽박지르는 빨간 옷을 입은 여자.
성우는 시마모토 스미. 한국판은 윤미나. 북미판은 제이다 핀켓 스미스.
코로쿠의 아내. 남편과 달리 당돌하고 마을 제철 작업 반장 격으로 에보시 다음으로 리더십을 인정받는 듯하다.
산이 마을로 들어올 때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처하고, 곤자에게 당당하게 큰소리치며 대꾸하는 걸 봐도 대장부. 고로쿠에게 항상 퉁명스럽게 대하지만 그래도 남편으로서 코로쿠를 사랑하는 듯. 그가 살아 돌아오자 무척 기뻐했고[44] 구해와서 마을까지 데려다준 아시타카에게도 고마움을 표한다. 나중에 마을이 박살 날 때도 사람이 살아있으면 그걸로 그만이라며, 살아서 다시 마을을 재건하면 된다고 굴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며 '당황하지 말고 환자들부터 챙겨서 도망가라'고 나병 환자를 부축하는 등 에보시가 없던 전시 상황 속에서도 마을 사람들을 잘 이끌었다. 사실상 마을의 리더 격 존재.
- 코로쿠 (甲六) : 오른쪽에 활과 화살통을 든 남자.
성우는 니시무라 마사히코. 한국판은 이인성.
토키의 남편. 아시타카가 지나가다 구해준 타타라 마을 사람. 소몰이꾼으로 소를 데리고 쌀과 생필품을 운반하던 도중, 산과 들개들의 습격으로 절벽으로 떨어진 마을 남자 4명 가운데 한 사람으로 코로쿠와 다른 한 사람이 아시타카 덕분에 목숨을 구했다.[45] 하여튼 마을 사람을 구해주고 부상당한 이 두 사람을 마을까지 무사히 데려다준 일로 아시타카는 타타라 마을로 들어올 수 있게 되었다. 하는 짓이나 생김새로 좀 찌질해 보이는 소심남으로 아마도 다른 곳에서 잉여로 몰려 떠돌다가 타타라 마을까지 온 듯하다. 토키에게 꼬-옥 잡혀 사는 공처가이지만 아내에 대한 사랑은 한결같은 인물로 아내 토키를 소중히 여기는 듯하며 나중에 마을이 위험에 빠질 때도 열심히 돕고자 노력하며 나선다.
4.3. 곤자
ゴンザ
성우는 카미조 츠네히코. 한국판은 박조호. 북미판은 존 디마지오.
에보시 곁에 붙어 다니는 중년 사내로 대머리에 수염을 기른 제법 몸이 크고 건장한 사내. 에보시의 호위 무사로[46] 무력은 꽤 있으나 여러모로 개그 캐릭터로, 그나마 무력조차도 과시 못 하고 멋지게 활약하는 것도 못 보여줬다. 게다가 토키에게 부부 싸움은 딴 데 가서 하라고 기막힌 얼굴로 한 소리 하지만 그녀의 위압에 쪼는 모습도 보이는 등...
산이 마을을 습격할 때 오오타치를 빼 들고 홀로 맞섰지만 뛰어오른 산에게 얼굴을 밟히는 수모를 당했다. 그리고 아시타카의 팔에 깃든 나고의 원령을 보고 놀라 노타치를 겨누지만 맨손으로 노타치를 비틀고 가버리는[47] 아시타카를 멍때리고 쳐다만 봤다.
오죽하면 지코 일행과 같이 싸우러 가는 에보시를 곁에서 지키겠다고 할 때 토키는 "당신이라서 더 불안해!"라고 말했는데 곁에 있던 여인들이 웃었을 정도. 그래도 코믹한 장면을 제외한 진지한 상황에서는 똑같이 성격도, 실력도 진지해진다. 마지막에 모로에게 한 팔을 잃고 부상이 심하던 에보시를 끝까지 업고 사슴신에게 달아난다든지 에보시에게 바치는 충성을 잘 보여준다. 영주들과의 전투 중에는 병사를 지휘하고 모로에게 총포를 쏴서 맞춘다든지 결코 무능한 건 아니었다. 동물이 아닌 무사들과 전투할 때 마지막까지 남아 에보시 일행이 먼저 철수할 때까지 추격하는 무사들에게 총포를 쏘며 에보시의 호위를 맡았다.
4.4. 소몰이장
牛飼いの長성우는 나고야 아키라/온영삼
마을에서 주로 교역에 사용되는 소를 다루는 소몰이꾼들의 리더이다. 좀 경박해 보이는 마을 남자들 사이에서는 유독 무게감이 있고 관록이 엿보이는 중년 남성으로, 파란 옷에 대머리가 눈에 띄며 토키가 마을 여성들의 리더 격 존재라면 소몰이장은 남성들의 리더처럼 그려질 때가 많다. 그래서인지, 여자들이 여긴 소우리같은 곳이라고 남자들이 머문 곳을 놀리듯이 이야기하자 욱하는 얼굴로 "뭐야? 밥하고 생필품을 목숨걸고 가져온 남자들에게 뭐가 어째?"라고 외치기도 했다.[48] 그래도, '에보시 님이 하도 오냐오냐하니까 그렇다'고 불만을 살짝 가져도 더 이상은 깊게 따지지 않는다.
은근히 비중이 많은 캐릭터로 사철을 교역하는 일을 하고 있으나 자신들이 숲을 파헤치고 산신들을 화나게 한 것에 대해 나름 죄의식을 가지고 있으며[49], 소몰이꾼 우두머리라 마을 간부로서 인정받아서인지 산이 마을로 쳐들어올때, 소몰이꾼들에게 창을 나눠주고 전투 지휘도 하는 모습을 보인다. 아시타카가 산을 기절시키고 마을을 나가려고 할때도 마을의 엄청난 큰 나무문을 둘러싼 총잡이들이나 마을 사람들과 같이 있으며 아시타카를 막으려 했다. 그래도, 은인이라고 적대하긴 싫어하며 나가게 놔둔다. 멧돼지들과의 전쟁에도 참전했지만 살아남아서 뒷정리를 하고 있다가 시쇼렌(승병)들이 산의 형제 늑대를 구하려는 걸 막고자 아시타카를 독침으로 죽이려는 걸 보자마자 주저하지 않고 들고 있던 삽으로 시쇼렌 머리를 내리쳐 버린다.[50] 이후, 늑대들을 구해주며 아시타카를 도와줬다.
5. 그 외
5.1. 지코보(지코 스님)
ジコ / ジコ坊
성우는 코바야시 카오루. 한국판은 노민. 북미판은 빌리 밥 손턴.
붉은 딸기코를 한 땅딸막한 떠돌이 승려. 아시타카가 마을을 습격한 도적들에게서 구해주며 잠깐 같이 다니게 되었다.[51]
이후 아시타카가 마을에서 쌀을 사며 금을 지불 수단으로 사용하고 좋은 식기를 쓰는 것으로 아시타카가 범상치 않은 인물임을 추론하기도 했다. 사슴과 돌화살, 에미시를 언급한 것을 보면 아시타카가 에조 출신인 것을 눈치챘을 가능성이 높다.
극의 중반부에 조정의 밀명을 받은 밀정이었다는 것이 밝혀진다. 먹으면 영생할 수 있다는 시시가미의 목을 손에 넣기 위해 에보시와 손을 잡지만 서로를 이용하려는 것뿐으로[52], 에보시와 타타라 마을에는 어떠한 호감도 가지지 않았다.
최후의 최후에 아시타카가 사슴신의 목을 사슴신에게 돌려주려고 하자 이를 막아서나 저지당하곤 목을 찾는 다이다라봇치에게 완전히 포위당하자[53] 에라 모르겠다면서 목을 돌려주는 것에 협조하곤 살아남는다.[54]
이후 신록이 우거진 타타라 마을의 폐허를 보며 "바보에게는 못 이겨." 하고 웃는다.[55]
이후 행적은 언급되진 않았지만 조정에서 받은 임무를 달성하지 못했므로 솔직하게 보고하거나, 아니면 문책 안 받으려고 튀거나 둘 중 하나가 되었을 듯.
이 작품에서 가장 입체적인 인간 캐릭터 중 하나이다. 이 작품에 나오는 대부분의 인물들은 숲 쪽은 삶과 죽음과 그로 인한 분노와 원망에 사로잡힌 모습을, 인간들 측은 욕망에 사로잡힌 모습을 보여준다. 지로보는 삶과 죽음에도, 그리고 욕망 자체에도 삼켜지지 않는 매우 초연한 인물임에도, 욕망을 가지는 모습을 인간의 본질된 모습으로 긍정하기 때문에 욕망을 추구한다는 매우 독특한 사고상의 인물이다. 때문에 등장인물 중 유일하게 욕망에 뚜렷한 목적이 없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 일행과 대립하기도 하지만 결코 욕망에만 눈이 먼 악역은 아니기에 마지막에 일이 잘못되었을 때 억지로 미련을 가지지 않고 빠르게 포기하여 털 끝 하나 다치지 않고 살아남는다.
영화 초반부터 이 노인의 정체를 알 수 있는 떡밥이 몇가지 있는데.
- 행색부터 일반적인 승려상은 아니고 거지 등과 같은 히닌(非人)취급당하는 떠돌이 땡중에 가까운데, 히닌은 문자 그대로 천민이었지만 그 중 우두머리들은 천황가나 조정의 자선이라는 명목으로 지원을 받고 휘하 히닌들을 관리하거나 용역ㆍ정보원으로 동원하는 관리임무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
- 아시타카의 사금을 노리고 쫒아온 마을의 불량배들을 알아채고 도망가기 위해서 뛰었을 때, 아무리 은신 장소 안내 + 먼저 달렸다 해도 불편하기 짝이 없는 굽 높은 게다를 신고 엄청 빨리 달렸다.[56]
- 아시타카와 밥 먹을 땐 계속 실실 웃고 있는 표정이다가 아시타카가 나고신 몸속에서 나왔다는 정체불명의 쇳덩이를 보여주자 눈빛이 순식간에 달라지며 표정이 진지해진다.
- 홍수 및 산사태가 있었는지 하루아침에 사람들이 몰살당했다는 마을[57]에 대해서 이외에도 '전쟁, 사고, 질병, 굶주림. 인계는 원한을 씌워지고 죽은 망자로 넘처난다, 재앙이라고 한다면, 이 세상은 재앙 그 자체'라거나 '사람은 누구나 죽으며, 늦는지 빠른지의 차이이다' 라는 것은 그렇다 쳐도, '중요한 것은 죽음에 먹히지 않는 것이다' 등은 승려가 하는 말이라기엔 조금 의미심장한 말을 한다. 시시가미가 데이다라봇치로 변이되어 주위 생명을 흡수하는 이후의 전개를 생각해 보면 초반부터 중요하고 큰 떡밥을 여러 개 뿌린 것.
5.2. 시쇼렌(師匠連)
지코보가 속한 불교세력.작중에는 직접적으로는 등장하지 않지만, 불교세력으로, 휘하에 행동부대로서 카라카사렌을 두고 있다.
당나라의 고승들이 모여있다는 의미로 스승(師匠)연합이라고 불리고 있다
5.2.1. 카라카사렌(唐傘連)
지코보가 속한 불교세력의 행동부대인 승병 조직이다. 지코보와 비슷한 복장을 하고 있으며 모자를 벗으면 머리카락을 다 밀어버린 승려 모습이다. 당나라 우산(唐傘)연합이라는 이름과 다른 등장인물과 다른 이국적 복장에서 중국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58].
에보시 마을 사람들이 들고 다니는 우산은 평범하게 비를 막아 화약을 마르게 유지하고 전투시에는 진을 짜는 용도인 반면, 이들이 들고 다니는 우산은 사실 독침을 쏘는 바람총이다. 지바시리 등과 함께 시시 신의 머리를 얻어 영생을 얻고자 하는 서국의 천황이 파견한 세력이며, 작중에선 지코보 승려의 명에 따라 전투와 사냥에 참가한다.
5.3. 이시비야슈(石火矢衆)
직역하자면 총통(石火矢) 부대(衆)로, 천황(신토)세력에 속한 부대다. 작중에서는 타타라 마을의 주요 전투원으로 등장하며, 지코보의 말이 의하면 서국의 왕이 에보시에게 대가를 요구하며 빌려준 전투원들이다. 한국어판에서는 주로 '돌화살수'라고 직역한 번역이 널리 알려져 있다. 더빙판에서 에보시는 이들을 "병사들"로 부른다. 넷플릭스 영어 자막에서는 riflemen으로 지칭한다.
모티브는 기온(祇園)의 신사의 입구를 경비하고, 시체를 처리하는 犬神人(이누지닌)(개의 신 인간).
이누지닌은 하급 신관으로, 봉을 들고 신사를 경비하여 더러운 자의 출입을 막고, 고위 신관이 길을 다닐때나 신사 구역내에 존재하는 시체나 부정(더러운 것)을 치우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물론 전쟁에서는 전투원으로서도 활동한다. 그래서 아시타카가 그들의 동료 중 1명을 소몰이꾼인 고로쿠와 함께 마을로 구출해 왔을 때 한명이 합장을 하며 감사를 표하기도 하고, 에보시가 무사들의 공세를 일시적으로 격퇴한 뒤 마을로 복귀할 때 몇몇이 지코보를 알아본다.
시체나 더러운 것을 다루기에, 평상시에는 일반 평민에게도 부정탄다고 차별당하지만, 동시에 그들이 부정을 정화해주는 존재이기에, 경멸의 대상이기도 하면서도 경외를 받는 존재다.
작중에서 잘보면 이러한 차별의 부분이 녹여지고 있는데, 타타라 마을의 여성은 에보시 고젠이 구출해온 매춘부이고, 남성이 우시카이(牛飼い)라고 불리고 있는데, 우시카이는 "소를 키우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중세 일본에서는 소의 도축/가공을 해서 피박받는 사람들로, 현대에도 지속되는 부라쿠민 차별의 원류의 사람들인 걸 알수 있다.
마을의 리더인 에보시 고젠은 나병환자는 물론이며, 당시로서는 차별받는 매춘부와 백정들을 모아, 차별없이 대하여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려고 하지만, 정작 마을 사람들끼리는 "같은 밥상에 있는 장면"은 없다.[59] 이건 식사를 통해서 부정이 옮긴다는 당시의 미신이 그대로 들어난 것으로, 에보시 고젠의 이상과 달리, 차별받아왔던 부류가 그속에서 서로를 차별하고 있다는 현실의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어디까지나 외지에서 온 용병 비슷한 존재들이니까 에보시로서도 이들을 필요하니까 이용할 뿐, 마을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고 신뢰하는 건 아니다. 사슴신을 사냥하러 가면서 여자들에게 마을을 맡길 때, "이시비야슈들은 적으로 바뀔 수도 있다"라고 아주 대놓고 경고한다. 원래 자기 사람이 아니었으므로, 굳이 마을 사람들과 섞으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 듯하다.
5.4. 지바시리(地走り)
시시가미의 목을 구하라는 조정의 명을 받고 모인 서쪽 사냥꾼 집단이다.
중상을 입고 사경을 헤매는 옷코토누시를 재앙신으로 만든 원흉. 죽은 멧돼지 무리의 가죽과 피로 위장해서 눈먼 옷코토누시에게 가까이 접근해 그를 흥분하게 만들었다. 아예 작정하고 그를 재앙신으로 만들 생각이었던지 흑화해서 재앙신이 될 기미를 보이는 옷코토누시에게 추가 부상을 더 입히고, 옷코토누시를 도와 재앙신화를 막으려는 산에게도 돌을 던져 기절시킴으로써 옷코토누시의 재앙신화를 방치하게 만든다.
재앙신의 위험성을 생각해 보면[60] 재앙신의 대처법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이후 시시가미가 목을 잃고 분노했을 때 난 사달에 휘말려 극히 일부를 제외한 모든 인원이 죽고 만다.
5.5. 아사노
타타라 마을 주변을 다스리는 가문. 타타라 마을의 철을 노리고 무사들을 동원해 전쟁을 일으킨다.5.5.1. 기마 무사
아사노 가문을 섬기는 4인으로 구성된 기병대. 습격을 받은 타타라 마을의 주민들로부터 부탁받아 에보시를 부르러 가는 아시타카를 추적했다. 추격 끝에 야쿠르를 쏘아 맞춰 아시타카를 야쿠르에서 떨어뜨리지만 결국 아시타카에게 모조리 죽고, 마지막 한 명은 동료들의 죽음에 겁을 먹고 도망친다.
5.6. 재앙신
자세한 내용은 재앙신(모노노케 히메) 문서 참고하십시오.[1] 이 시대의 에미시&아이누들은 대부분 해협 건너 홋카이도 이북 지역에 살고 있었다. 아시타카의 부족은 혼슈 쪽에 남아있던 것으로 보인다.[2] 민족 특징으로 과거 일본인(야마토 민족)들은 그냥 毛人이라고 표기했을 정도.[3] 아시타카를 포함하여 어리거나 젊은 남성은 수염이 없거나 적당히 그려지지만 그 이상, 특히 원로들은 엄청나다. 눈썹이 아예 눈을 가리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4] 산과 동일 성우다. 의도한 것이라고 한다.[5] 일본판과 달리 산과 성우가 다르다.[6] 실제로 일본어 원문 대사를 보면, 친오라버니가 상대인 것치고는 지나치게 말을 높인다는 느낌도 든다. 작중에서 에미시 일족과 타타라 마을 사람들의 어휘가 다르다거나 고어체 말투가 나온다거나 하다면 모를까, 별로 그렇지도 않고. 심지어 카야가 나오기 조금 전에 에미시 일족 소녀들이 단역으로 나오는데, 이들은 아시타카에게 전혀 말을 높이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7] 일족의 결정과는 별개로 카야 자신도 개인적으로 아시타카를 사모했던 것으로 보인다.[8] 작중 중요하게 다뤄지는 문제가 아니기에 간과하기 쉽지만 에미시 일족은 전쟁에서 패배하고 숨어사는 신세이다. 서쪽으로 나갔다가 다시 돌아오는걸 허용하면 언젠가 돌아오는 길을 미행당해 마을이 야마토 조정에게 몰살될 것이다. 프롤로그에서 아시타카가 나갈 때 마을 남자들이 격려나 응원이 아니라 원통하게 울기만 하는 것도, 떠나는 사람을 배웅하면 안 되는 것도 마을을 한번 떠나는 사람은 영영 돌아올 수 없기 때문이다.[9] 후반부에는 엉덩이에 기마 무사가 쏜 화살까지 맞지만 끝까지 살아남는다.[10] 모로 일족 외에 다른 곳에 사는 들개 일족은 나오지도 않는다.[11] 일단 모로의 자식들이며, 덩치도 모로보다 더 작은 걸로 봐선 아직 어려서 털 색이 깨끗한(?) 것일 수도 있다.[12] 하지만 모로와 덩치 차이가 엄청나게 남에도 불구하고 외형은 거의 성견이라 종족의 쇠퇴로 인해 소형화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13] 다름아닌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자신이 공개한 설정이다. 결혼한 부부가 함께 살지 않고 남편이 아내가 있는 곳을 방문하는 형태로, 가요이콘(通い婚)이라는 일본의 옛 풍습이다.[14] 실제로 아시타카가 시체들이 널부러진 전장을 통과하면서 멧돼지 전사들의 시체를 지나치는 모습을 보면 한 마리 한 마리가 작은 코끼리 수준이다. 저주의 힘을 썼으면 금방 들긴 했겠지만, 기본적으로 힘이 장사인 아시타카도 멧돼지 한 마리의 시체를 혼자서는 충분히 움직이지 못해서 마을 장정들이 가세해 지렛대까지 동원해야 겨우 움직일 수 있었다.[15] 현재의 규슈 지방에 있는 산.[16] 이는 시시가미 정도를 제외한 다른 짐승신들도 처지가 비슷한 걸로 보이는데, 당장 모로만 해도 자기 아들들 말고는 일족이 없으며 그 아들들조차도 모로에 비해 힘이나 크기가 부족해 보인다.[17] 땅에 심어놓은 지뢰와 화약을 채워넣은 돌상자 폭탄.[18] 다만 달리 보면 이는 모든 생명이 당연하게 지니고 있는 생존에 대한 본능적 욕구를 상징하는 것일 수도 있다. 사실 죽음과 고통이 다가오는 상황에서라면 아무리 신이라고 해도 죽고 싶지 않다고 생각해서 살아남기 위해 발악하는 것(= 죽음을 피해 도망치는 것)도 완전히 무리는 아닐 것이다. 나고와 같은 총상을 입은 모로도 자신의 운명을 알고 기다리기는 하지만 그런 두려움이 들지 않을 리는 없을 것이다.[19] "인간이라면 어디에나 있으니 너희들이 지키는 숲에서 죽이면 될 것이지 왜 굳이 여기로 이렇게 몰려왔느냐?" 라는 식으로 묻는 모로에게 멧돼지 중 하나가 "시시가미의 숲을 지키기 위해 왔다." 라고 밝히는 대목이 있다.[20] 실제로 야생 동물들 역시 자기 주변의 환경을 파괴하는 사례가 아주 없는 것도 아니다. 인간에 비해 그 강도와 빈도가 낮은 것 뿐. 다만 이 경우 대부분 생태계에서 철거반 역할을 맡는 동물들이다. 다만 작중에서 멧돼지신들은 구역마다 한 마리씩 있어야 하는 거대 멧돼지들이 한 산에 최소 수백 마리 이상 집결한다는, 자연 상태에서는 도무지 있을 수 없는 상황을 오로지 군사적인 목적을 위해 만든 것이므로, 사실 인간이 하는 짓과 거의 다를 바 없긴 하다.[21] 꼬리가 없는 걸 보아 오랑우탄, 고릴라, 침팬지같은 유인원의 일종으로 보여진다. 아니면 일본 토종 원숭이인 일본원숭이를 모티브로 했을수도 있다.[22] 모로처럼 인간의 무기의 강함을 알고 있기에 닥돌해 봤자 소용없다고 여겨서 우회책을 쓰는 것일 수 있다. 모로도 인간이 지닌 무기의 위력을 알고 경계하는 모습도 보이고.[23] 산이 자연을 상징하는 신들의 편에서 활동해도 결국 태생은 신과 대립 중인 인간이라는 걸 지적하는 부분.[24] 동시에 원천봉쇄의 오류이자 엄청난 모욕이기도 하다. 산은 같은 숲의 편으로써 인간을 먹어서 힘을 빼았겠다는 허황된 생각은 하지 말라는 진실된 호소를 한 건데, 이 원숭이가 한 말은 사실상 인간인 넌 숲이 죽어도 인간놈들 사회에 붙어 살면 그만이니까 그런 소리를 하는 것이라는, 완전히 잠정적인 배신자 취급이나 진배없다. 어쨌든 적인 에보시 측에서 산을 다른 짐승들과는 조금 다르게 취급하거나 산이 숲의 죽음에 산신들만큼 해를 입지는 않는 등 일부는 들어맞는 소리일지 모르나, 사슴신이 죽고 숲 쪽의 기세가 완전히 기운 후에도 산이 인간 사회와 대립하며 살아가고, 아시타카가 그 사이에서 중재할 거라는 코멘터리가 있는 걸 보면 결국엔 산을 완전히 잘못 보고 중상한 것이다. 성성이 일족은 이전부터 산과 그다지 호의적인 사이가 아니었던 것.[25] 성성이들은 인간을 해할 생각 따윈 없고, 그저 나무를 심어 숲을 유지시키려는 것뿐이지만 숲을 개간해서 광산을 늘리려는 인간 입장에선 성성이들의 숲을 되살리려는 행위는 방해일 뿐이다. 혹은 그냥 숲에 있는 짐승 자체가 방해라고 다짜고짜 생각해 버렸다거나.[26] 사실 장기적으로 보자면 성성이들이 쓰는, 나무를 계속 심어 숲의 세를 유지하는 방법이 인간에게 있어서도 숲의 동물들에게 있어서도 윈윈이긴 하다. 그러나 인간들이 세를 불리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 보니 인간들 입장에선 나무가 벨 만한 크기로 자랄 때까지 기다려 줄 수도 없고 기다려 줄 생각도 없어서 과도한 벌목을 진행해 버리게 되는 것이다. 나무의 경우 아무리 빨리 자라는 종이라고 해도 사슴신이 기여해주지 않는 한, 사람이 목재로 쓸만한 크기까지 자라려면 못해도 십 년이 넘게 걸리는데 사람이 목재로서의 나무를 소모시키는 속도는 이보다 훨씬 빠르다. 하물며 숲을 이루는 나무들이 자라는 숫자는 균등하지 않아서 어떤 종류의 나무들은 자라는 데 수십 년이 걸려야 사람이 쓸만한 크기로 자라난다. 현실에서 대규모 열대 우림들이 인간들의 벌목 때문에 빠르게 파괴되면서 주변 생태계도 파괴되고 있지만 소비되는 목재가 그만큼 많다 보니 산림 자원이 더 자랄 때까지 못 기다리고 계속 벌목을 해대는 것이랑 어째 겹쳐 보인다.[27] 아시카가의 부족이 사는 지역이 도호쿠 지역이고, 고대, 중세 시대엔 일본의 중심은 규슈, 간사이를 위시한 일본 서부였으니 상대적으로 인구도 적고 개척도 덜 된 지역인 도호쿠엔 코다마들이 살 정도로 깊고 오래된 숲들이 많이 남아있었던 것으로 보인다.[28]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 마지막 코다마가 성장해서 토토로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언급한 적이 있는데, 반 농담조로 한 얘기라 공식 설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자세한건 토토로 문서 참조.[29] 그 때문인지 남녀 모두 철을 다루거나 무기를 다루는 걸 터부시하지 않는 분위기가 쉽게 형성되었을 수도 있다.[30] 한 마디로 전국시대에서 흔히 보이는 성주와 백성들의 모습이라는 얘기. 더군다나 고립된 위치라 소국가에 가까운 체제로 보인다.[31] 호게는 철제 컬버린을 개발하는 것에 대하여, 윌리엄 레베트(William Levett) 목사 및 목사인 그가 고용한 프랑스 출신 기술자 '피에르 바우데(Pierre Baude)'와 협력하여 개발하였다.[32] 엘리자베스 1세 시절의 칼레 해전에서도 비교적 저렴한 철제 컬버린을 운용한 잉글랜드 왕국과는 달리, 스페인의 무적함대나 프랑스군조차도 값비싼 청동제 컬버린을 사용하던 시절이었다.[33] 당시 제철소의 신은 여신이란 믿음에 남성이 제철을 해야 여신의 분노와 질투를 피할 수 있으며, 여자가 철을 만지면 제철의 여신이 질투하여 철을 못 쓰는 철로 만든다고 한다.[34] 타타라 마을의 나병 환자들도 어쩔 수 없이 구석 지역인 특정한 곳에 격리되어 있긴 하지만 에보시에게 감사를 표하고 있다. 에보시는 그들의 상처를 씻기고 닦아주며 돌봐주었고 구석이긴 해도 마을 내부에 격리 구역을 만들었으며 우물을 파서 그들도 맑은 물을 마시게 하였고 몇 마리의 소와 작은 밭을 주어 먹고살 수 있게 하고 소총수를 두게 해 위험에 대비하도록 조치를 취했으며 사지가 그나마 멀쩡한 이들에게는 총포 등을 만들도록 제안했으며 나병 환자들도 그녀에게 고마워하며 새로운 총포를 만드는 데 열심이고 병세가 심한 나병 환자 노인은 에보시는 자신들의 은인이라 얘기하며 고마움의 눈물을 흘린다.[35] 신체 능력이 월등하게 묘사되는 아시타카도 몇 번 노를 밟고는 고된 작업임을 인정했고, 철을 만드는 여성들은 불타는 가마 옆에서 이 작업을 나흘동안 계속 쉬지 않고 해야 된다. 옆에서 교대 역으로 쉬는 여성들도 문자 그대로 널브러져 있다. 남자들은 마을에서는 비교적 쉬운 소일거리만 하고 노는 듯 보이지만, 사실 남성들이 이 대답에 "물론 그건 인정하지. 하지만 우리도 놀기만 하는 게 아냐. 당신들 여성이 만든 그 철을 쌀이나 다른 물건들로 바꾸는 우리들 남자는 언제 돌아올 지 모르는 상황에서 쪽잠을 자며 항상 닥칠 상황에 목숨과 무기를 걸어야 해요."라는 대답에서 나오듯이 항시 목숨을 걸고 무기를 휴대해야 하는 엄청난 고강도 업무이다. 이 교역 업무가 교역이라는 말로만 듣기보다 엄청나게 위험한데, 그 자리에서 밍기적대고 있다가는 산적들이나 영주들의 약탈이나 산신들의 습격에 노출되어 더 큰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기에, 습격당해 본대에서 이탈되기라도 하면 찾지도 않고 그냥 버리고 간다.모로에 의하여 코로쿠와 다른 3명도 벼랑으로 떨어져버렸을때 에보시는 이들을 찾는 걸 포기하고 그냥 마을로 돌아왔다. 그리고, 아시타카가 코로쿠와 다른 1명을 구해줘서 타타라 마을로 들어올 수 있었지만 에보시가 자네를 영주 군대 첩자라고 의심하는 마을 사람들도 많다는 말을 하며 낯선 이를 견제하는 모습도 보였다.[36] 말다툼을 가볍게 하지만 깊게 남겨두고 적대하지 않는다. 마을 남자들이 그냥 에보시 님이 오냐오냐하니까 여자들이 저렇다라고 투덜거리는 선에 그치고 그냥 잊어버린다.[37] 타타라 마을에서 남성들은 근력이 필요하고 사무라이, 도적이나 산신들로부터 목숨이 위험해지는 교역 노동에 나서고 여성들은 제철 노동에 나서는데, 만약에 제철 노동이 상대적으로 쉽고 안전했으면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마을의 남성들은 철 만드는 게 누구냐는 여성들 말에 반론을 안 한다. 큰 힘은 필요 없지만 그만큼 고된 일이기 때문. 더해서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하는 나병 환자들을 수공업에 전문화시킨 걸 보면 노동 강도와 위험성, 전문성 등이 절묘하게 균등화되어 있기에 성별과 장애 상관없이 모든 구성원이 열심히 일하고 고기와 쌀도 똑같이 배불리 먹는다. 후반부에 사슴신을 잡기위하여 에보시가 남자들을 거의 데리고 나가면서 여자들은 우리들로도 충분히 마을을 지킬 수 있다고 에보시에게 큰소리쳤지만 아시타가가 들러보니 영주 군대에 의하여 마을 큰 정문이 열렸고 마을은 거의 함락되어 여자들이나 나병환자들까지도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었다. 이걸 아시타카가 마을 사내들에게 말해주자 다들 영주군대를 욕하며 "우리가 없는 틈을 타서!"라고 격분했다.[38] 후반부에 멧돼지와 인간이 전투를 벌임과 동시에 타타라 마을이 무사들에게 습격받게 되는데, 아시타카는 산이 전투에 참여하고 있음을 직감하면서도 마을을 먼저 구하기 위해 달려가는 것을 볼 수 있다.[39] 마을 앞을 지키는 총잡이 2명도 "당신은 우리 마을 사람을 구했습니다. 그러니 은인인 당신을 적으로 돌리고 싶지 않아요, 돌아가 주세요."라고 한 걸 보면, 소심하고 어설픈 코로쿠도 내심 마을 일원으로 소중히 여기는, 공동체에 속한 인원을 서로 아끼는 걸 알 수 있다.[40] 나병 환자. 이들을 위해 마을의 수령 에보시는 사슴신을 사냥해 이들을 고쳐주고자 했다.[41] 작중에 타타라 마을을 공격하는 세력이 가지고 온 나무 방패에 모리 가문의 가몬과 유사한 문양이 그려져 있는 것과, 마을 사람들이 '아사노 놈들'이라고 언급하는 장면이 나온다. 만약 전국 시대에 실존했던 아사노 가문과 모리 가문을 말하는 것이라면, 거기서 유추해 보았을 때 타타라 마을의 위치는 지금의 주고쿠에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42] 중간에 일부 주민들이 시시가미의 점액에 휩쓸린다.[43] 보통 몸을 움직이기 힘든 환자들은 대피 상황에서 자연히 도태되며, 이들을 챙기고 간다는 것은 전체의 대피 속도를 자연스럽게 늦추는 요소가 된다. 그럼에도 이 사람들은 이들을 챙겨가면서 대피했다.[44] 사실 '어휴 참! 당신 때문에 창피해서 못 살아!' 같은 태도로 엄청 닦달해서 남편을 거의 울릴 뻔하긴 했다. 옆의 사람들이 이 광경을 보고 웃겨서 배를 잡고 하하하 웃는 것은 덤. 그러나 직후 하도 기가 막혀서 '아이고, 나 원 참... 토키 씨, 부부 싸움은 딴 데 가서 해요!'라며 한 소리 하는 곤자에게 '호위가 돼 가지고 이 사람을 버려 와 놓고 큰소리예요?'라며 몰아붙이는 걸 보면 사랑하는 건 맞는 듯.[45] 다른 2명은 부상 자체가 심해서 즉사한 걸로 보이며 계곡에 떨어진 탓에 결국 시체조차 찾지 못했고 이 2명의 과부들이 격분하여, 에보시가 총 쏘는 것을 가르쳐줘서 남편의 원수를 갚겠다며 총질을 하게 된다.[46] 부상자들을 데려온 아시타카 때문에 마을이 소란스럽자 자기가 글 쓸땐 조용히좀 하라며 신경질을 내며 문맹이 아님을 내비친다거나 아시타카와 대화를 하며 철을 간단히 점검한 에보시가 곤자에게 철을 건네주고 지시를 하는 걸 보면 경호원 겸 비서로 보인다.잡일도 마다하지 않고 에보시 주변에서 철을 포장하는 일도 한다.[47] 이건 정확히 하자면 아시타카의 팔에 깃든 재앙신의 힘 때문에 그런 거다. 현실적으로 맨손으로 칼 비틀기는 당연히 무리. 손만 다치고 끝난다.[48] 물론 여자들도 그 말에 "그 밥하고 생필품을 살 돈을 가져다 준 철은 누가 만드는데? 우린 너희들이 자고 있을때도 밤 늦게 일하고 있다고!"라고 받아쳤다.[49] "산을 파헤치고, 나무를 베어가니... 산의 신령들이 화를 낼 만 해요. 살기 위해서라지만... 너무 심한 게 아닌가 걱정이네요."[50] 시쇼렌과 그 무리들이 자기들을 미끼로 쓴데다가 에보시를 속여서 이용했으니 은인인 아시타카를 더 믿는 것이 당연했다.[51] 자세히 나오지는 않는데, 초반부 마을 습격 장면에서 지나가는 엑스트라급으로 도망치는 마을 사람들과 함께 짧게 나온다. 작중 후반부에 보기와 다르게 민첩하고 무예도 갖춘 몸으로, 어지간하면 자기 몸 하나 건사할 정도는 되지만 그냥 도망만 쳤다. 다수의 기마병까지 포함한 시골 사무라이들의 노략질에 휩쓸린 상황에서는 아무래도 역부족이었던 듯하다.[52] 신의 저주를 받는 것이 두려워 직접 사슴신의 목을 치지 않고 에보시를 부추겼다.[53] 최후의 발악으로 "태양이여 솟아라!"라고 외쳐보지만 당연히 무용지물이었다.[54] 사실 이때 사슴신의 목을 안 돌려줬다면 목을 챙기기는커녕 꼼짝없이 죽었을 테니, 목을 돌려준 것은 현명한 선택이었다.[55] 애초에 목 뺏긴 사슴신이 친 깽판을 직접 목격했고, 죽을 뻔한 상황에서 겨우 살아남았으니 임무에 대해선 포기해 버리는게 훨씬 낫다. 또 그 사달을 겪은 뒤 나타난 기이한 현상(숲의 재생)까지 봤으니 저런 반응을 보여도 이상할 건 없다.[56] 주로 슈겐도의 수행자들이 신었던 한 굽짜리 나막신으로, '잇폰바게다' 혹은 '텐구게다'라고도 한다. 자세한 것은 게다 항목 참조.[57] 이 근처에서 나고의 발자국이 홍수 및 산사태로 끊겼다.[58] 작중의 배경이 무로마치 시대이므로 당나라가 멸망한 지 한참 지난 시점이지만, 영어 China가 진나라에서 유래한 것이나 고려가 멸망한 것이 언제인데 아직도 영어로 한국을 Korea라고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과거 일본에서 당나라라고 하면 중국을 가리키는 말이었다.[59] 고로쿠가 아시타카에게 구출되어 마을에 도착했을 때, 이시비야슈들은 자기들끼리 모여서 따로 식사를 하고 있었으며, 부상자 중에서도 자신들의 동료만을 부축해서 데려가고 고로쿠는 다른 소몰이꾼들이 옮긴다.[60] 촉수에 휘말리면 재앙신의 저주가 옮고, 여차하면 죽을지도 모르는 노릇이다. 게다가 폭주하는 상태라 상당히 빠르게 움직이는데(아시타카도 야쿠르를 타고 쫓아가야 했을 정도) 그 지척에서 인간의 스피드로 완벽하게 피할 자신이 있었던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