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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백상아리 상어의 다른 이름인 백상어에서 이름을 따온 국산 중어뢰. 형식번호 K-731 대함/대잠용으로 장보고급과 손원일급 잠수함, 돌고래급 특수잠수정에서 운용한다. 직경 483mm, 길이 6m, 중량 1,100kg, 사거리 21km 이상, 최대운용심도 300m. 2003년에 실전배치되었다.2. 상세
본래 백상어 중어뢰는 한국 해군이 최초로 운용한 잠수함인 돌고래급 잠수정의 주무장으로서 개발되었다. 돌고래급 잠수함은 한국이 일체의 잠수함 관련 노하우가 없던 1970년대에 말 그대로 공밀레 소리가 안 나올 수 없을 정도로 말도 안 되는 짓을 해 가면서[1] 건조했는데, 정작 작은 크기 때문에 기뢰 또는 경어뢰보다는 크지만 중어뢰보다는 작은 19인치(480mm)급 어뢰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이 급의 어뢰발사관은 어떻게든 구했는데 미국이 어뢰[2]를 안 팔았다는 것. 여기에 배가 워낙 작아 어뢰 사용에 필요한 사격통제장치도 마땅한 걸 제대로 달 수 없었다.여기에서 일단 돌고래급에서도 쏠 수 있는 단순하고도 그럭저럭 잘 맞는 발사 후 망각 [3]방식의 19인치급 능동유도 어뢰를 개발한다는 계획이 시작되었고, 이는 그나마 한국 해군항공대 및 수상함에서 쓰기 위한 Mk.44 경어뢰의 한미 합작 천해작전용 개량형인 K-744 경어뢰[4] 개발 과정에서 쌓은 노하우가 적용되었기 때문에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현실화되었다.
문제는 이 어뢰의 등장 시점에서 한국 해군에 장보고급 잠수함과 더불어 전동추진 유선유도 어뢰로서 우수한 어뢰로 인정받는 독일제 SUT 어뢰 도입이 확정되었다는 것. 백상어 중어뢰는 앞에서 이야기했듯 돌고래급도 쓸 수 있는 단순한 어뢰였고 대수상전 전용으로밖에 쓰기 어렵다는 성능상 한계도 있어서 사실상 구입의 의미가 없어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더구나 장보고급 잠수함의 취역으로 돌고래급 잠수함의 존재가치 역시 급감했기에 그런 현상은 더욱 심했다.
그러나 역시 국산이고, 그만큼 싸다는 점과 더불어 한국군의 전통적인 외국제 무기 도입가 인하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1995년에 개발이 계속되었으며, 정식 채택되어 2004년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어뢰 자체의 성능도 크기가 조금 작은 것을 제외하면 그다지 나쁘지 않은 편이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양산이 가능했고, 지금은 SUT 어뢰를 보조하는 단거리용 중어뢰로 해군의 양대 잠수함용 중어뢰의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어야 하는데...
3. 신뢰성 문제
사실 백상어 중어뢰는 신뢰성에 심각한 의심을 불러일으키는 문제를 다수 터뜨렸다. 대표적인 것이 현역부대에서의 첫 실탄사격훈련에서 자기신관이 작동하지 않아 폭발하지 않는 사태를 일으킨 것. 독일 해군이 1940년에, 미 해군이 1941년부터 43년까지 저지른 것과 똑같은 문제를 1990년대에 저지른 것이다. 이는 청상어 어뢰에서도 발생했는데, 결국은 기술 자체의 부족이 아니라 경험 부족으로 인한 세부 조정 실수였다. 어느 정도 심도에서 어떻게 항주해야 폭발하는가에 대해서 시뮬레이션 결과 이상을 획득할 수 없었고, 그나마도 충분한 근거 자료를 가지고 있지 못한 상태에서 주먹구구로 어뢰를 만들어 내야 했던 사람들로서는 절대 피할 수 없었던 일. 돈아끼지 말고 실제 사격-격파 시험을 수없이 해서 충분한 경험과 자료를 쌓아야 하는 부분이다.결론적으로 국산무기를 단순히 개발하는데 그치지않고, 신뢰성 획득을 위한 시험 평가에 충분한 시간, 예산 투자가 왜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수 있다. 미군처럼 수백 수천번을 시험할 수야 없는 일이지만 고작 4번 발사해보고 실전 배치를 했으니 총이나 대포에 비해 엄청나게 비싼 어뢰 나 미사일 실사격을 하기 어려운 해군이나 공군이 국산무기를 신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일로 말미암아 결국 어뢰 자체를 충분히 신뢰성 있게 만들 수 있었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인 일.
다만 백상어는 음향탐지 능동유도 방식 어뢰이기 때문에 적함이 내보내는 음향방출형 어뢰 기만체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음향에 영향받지 않는 유선유도 어뢰방식인 SUT어뢰가 앞으로도 한동안 필요할듯 하다.[5] 애초에 LIG 넥스원의 백상어 브로셔에도 유선유도 어뢰를 보좌하는 하이로우 믹스용 어뢰라고 적혀있을 정도. 이는 국방 TV의 다큐멘터리 "첨단국가의 초석, 방위산업" 156회 한국형 선배열예인소나편 1부에서도 김현규 예비역 제독에 의해 공통적으로 증언된 내용이다. SUT는 당시 한국 입장에서는 너무 고가의 어뢰라 상선 등의 저가치 표적 공격용 저가 중어뢰를 따로 개발하는 하이로우 믹스 개념을 적용해야 했다고.
결국 이런 문제들 때문에 차기 국산 중어뢰인 범상어는 SUT어뢰처럼 유선유도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다.
4. 관련 문서
[1] 잠수함이라는 것 자체가 애초에 기술이전을 받는 것도 어려운데다, 개발 당시 그나마 한국이 쉽게 접근 가능한 국가였던 미국은 한국이 건조할 만한 소형 잠수함 관련 노하우가 전무. 독일이나 유럽에 접근한다고 하자 미국이 원천 차단했다. 결국 당시 국과연은 미국과 영국, 독일, 러시아가 60년 동안 쌓은 노하우를 단 5년 사이에 직접 쌓아야 했고, 결국 해냈다.[2] 한국 해군은 Mk.37 어뢰를 원했다[3]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중어뢰에서는 명중율등을 이유로 잘 사용하지 않는다. 그나마 최고의 탐지수단이라는 음파조차 굴절되거나 난반사되고 음영구역이 생겨나는 상황이 흔한 수중에서 함정보다 더 작은 소나와 인간의 두뇌에 비해 단순한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의존하는 발사후 망각 방식은 신뢰하기 어렵다. 단 추적방식이 다른 웨이크호밍어뢰는 이 방식이다. 주로 수상함공격용이기도 하고. 그렇지만 이런 음향추적방식 능동어뢰는 적함이 발사하는 기만체에 무력화되기 쉽다는 결정적인 약점이 있어서 중어뢰는 여전히 음향에 영향을 받지않는 유선유도방식이 선호된다. 한국 해군이 백상어 도입 이전에 주력으로 쓰고 있었고 지금도 여전히 같이 쓰고있는 독일제 SUT어뢰가 유선유도방식이다.[4] 이놈도 전설적인 물건으로, 원래는 원양작전용이라 복잡한 해저 지형에 적응 못 하는 물건이던 것을 한국 해군의 소요제기에 맞춰 미국 어뢰제작사가 ADD와 손을 잡고 Mk-46보다도 더 천심도 작전에 맞는 쓸만한 어뢰를 만들어냈다. 이때 확보한 기술이 한층 확대 적용된 것이 청상어 어뢰다.[5] 유선유도가 능동유도보다는 구식이라는 잘못된 견해가 한동안 적혀 있었는데, 어뢰의 세계에서는 유선유도가 능동유도보다 진보된 유도방식이다. 어뢰 유도방식은 단순히 직주만 가능한 직주어뢰에서 적함이 내는 음향을 쫓아가는 수동유도어뢰로, 다시 시커에 액티브 소나를 탑재해 자체적으로 발신한 음파의 반사파를 찾아 표적을 추적하는 능동유도어뢰로 진화했고, 오늘날의 표준은 유선유도 및 능수동 복합어뢰다. 최근에는 유선유도어뢰에 항적추적방식이 추가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