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05 18:28:33

복고미래주의


復古未來主義 | retrofuturism

1. 개요2. 카세트 퓨처리즘3. 복고미래주의의 영향

1. 개요

복고미래주의는 1930년대~1950년대의 옛 사람들이 그렸던 미래상을 동시대의 관점에서 지칭하는 개념이다. 흔히 《20세기 사람들이 생각했던 100년 뒤의 미래》나 《꿈의 70년대 미군》과 같은 주제로 요약된다.

당대의 기술적 한계로 인해 이들이 그렸던 미래상은 실제 역사가 전개되는 방향과는 상이했는데, 우주도시나 날아다니는 자동차와 같이 현재에도 공상의 영역으로 남아있거나 보편화되지 않은 요소가 있는 반면, 인터넷스마트폰처럼 보편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훨씬 복잡하게 발달한 요소도 있으며, 자동 전축과 같이 개발의 필요성이 사라지거나 더 좋은 대안이 제시되면서 실현되지 않은 것도 있다. 물론 미래에도 현대에 예상한 여러 것들이 복고미래주의의 요소로 취급될 것이다.

2. 카세트 퓨처리즘

21세기에 접어들어서는 1930년대~1950년대보다 좀 더 후대의 시대인 1960년대~2000년대의 사람들이 그렸던 미래상도 이런 복고미래주의로 여겨지고 있는데, 특히 1970년대~1990년대거대로봇물이나 스페이스 오페라·사이버펑크를 비롯한 여러 SF 작품들에서 상상되었던 이른바 '카세트 퓨처리즘(Cassette Futurism)'이라 불리는 미래상이 그러하다. 대표적으로 기동경찰 패트레이버신세기 에반게리온, 카우보이 비밥, 스타워즈 오리지널 트릴로지, 스타트렉, 에이리언 시리즈, 백 투 더 퓨처 시리즈(특히 백 투 더 퓨처 2), 사이버펑크 시리즈, 애플시드, 공각기동대 시리즈, AKIRA 등이 그러한데, 이런 작품들은 당대에는 시대의 최첨단으로 여겨졌지만 오늘날에 와서는 복고미래주의 작품들로 다루어지고 있다.

스타워즈 오리지널 트릴로지의 경우에는 스타워즈 시리즈 자체가 "아주 먼 옛날에, 머나먼 은하계에서..."라는 멘트를 깔고 시작하는 판타지적인 작품이라 여기에 예시로 넣기는 조금 애매할 수도 있지만, 당대에 최신 영화로서 직관을 했던 관객들과 오늘날 고전 영화로서 접하는 관객들이 느끼는 감상의 차이가 어떻게 벌어지는가를 생각해보면 여기에 충분히 예시로 넣을 수 있겠다.[1]

이러한 카세트 퓨처리즘은 사이버펑크의 파생 장르로도 분류되기에 여러모로 사이버펑크와 밀접한 연관을 가지는데, 이에 대해선 사이버펑크 문서의 설명을 참조.

3. 복고미래주의의 영향

복고미래주의적 아이디어들은 이후 스팀펑크디젤펑크, 아케인펑크 등 여러 펑크 장르들의 탄생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또한 현실이 작중에서 그린 시대보다 앞서 나가게 됨에 따라 발생하게 된 현실과의 괴리를 해소하기 위해서, 스타트렉이나 사이버펑크 시리즈, 마크로스 시리즈 등의 사례와 같이 대체역사물 요소를 가미하여 현실과는 다른 역사가 진행된 평행우주임을 명시하게 된 SF 작품들도 늘게 되었다. 세월이 흘러서 그 시대가 왔는데 작품에서 그린 정도의 기술이 현실에서 실현되지 않으면 결국 시대적으로 어색하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되므로[2], 이러한 현실과의 괴리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대체역사물 요소의 가미와 평행우주 설정이 들어가게 될 수밖에 없기도 하다.

그 결과 21세기에 들어와서 새롭게 제작되는 스페이스 오페라·사이버펑크거대로봇물에서는 이러한 복고미래주의가 장르적으로 매우 중요한 테마로 다루어지게 되고 있기도 하며, 복고미래주의 중에서도 특히 카세트 퓨처리즘이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1] 당대에 스타워즈 오리지널 트릴로지를 본 관객들은 작품의 판타지적 설정과는 무관하게 작품 속의 여러 SF 요소들을 미래의 우주전쟁을 충실하게 잘 그려낸 모습으로 받아들였지만, 오늘날 스타워즈 오리지널 트릴로지를 접하는 관객들이 받는 인상은 그와는 크게 달라서 작품 속에서 묘사되는 모습들을 지극히 복고미래주의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단 비주얼적으로도 당대의 영화 제작 기술의 한계로 인해 후대에 제작된 스타워즈 프리퀄 트릴로지에 비해서는 여러모로 많이 낡아 보이는 것도 있다 보니….[2] 토미노 요시유키건담 시리즈를 제작하면서 우주세기라는 설정을 만든 것도 이러한 문제를 예견했기 때문이었다. 당대의 일본 SF 작품들은 시대 설정을 근미래로 설정하는 경우가 많았고 결과적으로는 현실이 작중에서 그린 시대보다 앞서 나가게 되면서 현실과의 괴리에 부딪히게 되는 케이스가 늘게 되었는데, 토미노는 이런 상황을 상당히 일찍부터 예견한 것이다. 또한 한편으로는, 아이러니하게도 이 문제를 일찍부터 예견한 토미노의 작품들 역시 결과적으로는 현실과 작중 세계 간의 괴리로 인해서 작품의 설정과는 별개로 후대의 시청자들에게 복고미래주의적 작품으로 받아들여지게 되고 있기도 하다. 우주세기 작품들 중에서도 토미노가 감독을 맡았던 작품들은 대개 카세트 퓨처리즘의 예시로 다루어지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