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부리는 일부 동물의 입에 부착된 딱딱한 신체기관을 뜻한다. 새를 포함한 일부 수각류와 각룡류, 곡룡류 같은 공룡에게 많이 발달된 기관이다. 특히 새는 모두 갖고 있는 기관이기에 깃털과 함께 새의 상징이기도 하다.2. 기원
조류의 부리는 원래 수각류 공룡의 주둥이가 변화한 것이다. 때문에 새의 부리에는 혈관이 있고 혈액이 흐른다.반쯤 비조류 공룡인 시조새의 화석을 보면 부리에 이빨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후 발견된 화석들을 보면 어떤 초기 새는 어릴 땐 이빨이 빼곡히 나 있다가 다 크면 주둥이 끝만 부리로 교체되거나 하는 과도기적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고 한다.
비슷한 진화과정을 거친 동물로는 익룡이 있으며 트라이아스기의 초기 익룡들은 이빨이 달려 있었으나 프테라노돈 같은 후기 익룡들은 부리를 가지고 있다.
3. 역할
이빨이 없는 대신 부리가 이빨 역할을 한다. 또한, 입술과 턱 같이 부리를 움직이며 먹이를 씹어 삼키며, 위에 콧구멍도 나있다. 다시 말해 다른 동물의 코, 입술과 이빨을 합친 것과 같은 역할을 한다. 게다가 왕부리새나 코뿔새의 부리는 체온을 조절하는 역할까지 한다.새의 부리는 먹는 먹이에 따라 천차만별의 형상을 띠고 있다. 찰스 다윈의 주요 연구 소재였던 핀치가 훌륭한 예. 독수리를 포함한 맹금류의 경우 고기를 뜯어먹기 위해 갈고리 모양을 띠고 있으며, 참새는 모이를 쪼아먹기 위해 뭉툭한 모양이다.
다만 씹는 역할은 일반 이빨에 비해 좀 떨어지기 때문에, 위석을 삼켜서 섭식 작용을 돕기도 한다.
사람에게 길들여진 타조나 백조를 놀리거나 귀찮게 하면 손가락을 깨물기도 하는데, 이런 새들이 덩치가 상당히 크지만 이빨이 없고 부리가 날카롭지도 않기 때문에 물린다고 큰 상처가 생기거나 하진 않는다.[1] 물론 아프긴 아프다. 커다란 캐스터네츠나 빨래집게로 찝어버리는 느낌이라 보면 된다.
4. 새 이외의 부리
새뿐만이 아니라 비슷하게 생긴 주둥이를 가진 다른 동물도 역시 부리를 가졌다고 일컬여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의 부리는 모습이 새의 부리와 비슷할 뿐, 새의 부리를 만드는 유전자를 가진 것이 아니며 해부학적으로는 새의 부리와 다르다.파충류에 속하는 거북도 부리를 가지고 있다.
연체류인 오징어의 입은 생긴 것은 새 부리와 닮았으며, 주변의 살점과 함께 구형에 가깝게 분리된다. 문어 또한 비슷하게 입 주변에 돌기가 있다.
오리너구리도 부리 비슷한 것을 달고 있다. '오리너구리'라는 이름도 오리 부리 같은 걸 달고 있어서 붙은 이름이다.
조각류 공룡들의 주둥이 끝도 부리로 되어 있는데, 힙실로포돈, 테논토사우루스 등의 부리는 딱딱한 것으로 이루어진 크고 뭉툭한 형태로 되어 있고 캄프토사우루스, 이구아노돈, 이구아나콜로수스 등의 부리는 케라틴으로 이루어진 단단하고 뾰족한 형태로 되어 있으며 하드로사우루스, 사우롤로푸스, 카로노사우루스, 파라사우롤로푸스 등의 부리는 오리 주둥이처럼 넓적한 형태로 되어 있다.
또 검룡류 공룡들의 주둥이도 부리이다.
각룡류 공룡들도 주둥이 끝이 앵무새 부리처럼 생겼으며 거친 식물이나 뿌리까지 잘라내 먹기에 적합한 형태다. 인롱과 프시타코사우루스같은 원시각룡류부터 가지고 있던 특징이다.
도미 계열의 어류 중에서 산호나 갑각류 같은 딱딱한 동물을 잡아먹는 류는 이들이 합쳐지면서 부리형태를 띈다.
5. 의미 확장
한글 글꼴의 돌기를 부리라고 한다. 영어의 세리프와 비슷한 개념. 돋움과 바탕을 구분 짓는 요소이다. 자세한 내용은 바탕 문서 참조.돌부리처럼 뾰족 튀어나온 부분을 부리라고 하기도 한다.
6. 언어별 표현
영어로는 beak라고 한다. 일본어로는 くちばし라 한다.한국어 '쪼다'는 부리라는 단어와 의미상으로 깊이 연결되어있다. 핀잔을 줄 때 가끔 비유적으로 '쪼다'를 쓰는 때를 제외하면 '쪼다', '쪼아먹다'는 주로 부리라는 도구를 통해 이루어진다.
7. 기타
솔개는 바위를 쪼아 부리를 부러뜨리고 새로 돋아나게 한다는 옛 이야기가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8. 동음이의어
8.1. 부리(Búri), 북유럽 신화의 신
자세한 내용은 부리(북유럽 신화) 문서 참고하십시오.8.2. 부리, 일본어
부리(鰤, ブリ)는 방어를 뜻하는 일본어 단어이다.-부리(-ぶり)는 "~(시간 표현) 만에"를 뜻하는 일본어 단어이다. "오랜만"을 뜻하는 히사시부리는 한국에도 제법 유명하다.
8.3. 부리(Buri), 구로어
구로어로 음문을 뜻한다.[1] 야생 개체는 애초에 가까이 다가가기 전에 도망갈 것이고, 정말 공격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부리를 쓰지 않고 발로 걷어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