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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버호벤 감독 장편 연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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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폴 버호벤의 2006년 영화. 영국, 독일, 네덜란드의 작품으로 미국 영화가 아니므로 인지도가 다소 떨어질 수 있으나 상당한 수작으로 나치 당시의 제2차 세계 대전 시기를 배경으로 하는 스파이, 로맨스 영화이다. 그 때문에 똑같이 제2차 세계 대전 시기의 여자 스파이를 다룬 영화 색, 계와 비교되기도 하는데 색, 계에 비해 인지도가 많이 떨어진다.[1] 유대인 집단의 시점으로 나치와 대항하는 것이 주 내용.국적이 국적인 만큼 서양 문화권 언어 중 영화를 통해 접할 수 있는 가장 익숙한 언어인 영어가 아닌 독일어와 네덜란드어 위주로 나오기 때문에 다소 생소한 재미를 엿볼 수 있다. 제2차 세계 대전 말기 비극적인 삶을 살아간 여인의 이야기이며 청불이기 때문에 다소 자극적인 것은 사실이므로 그리 충격적인 부분은 없지만 마음이 약한 사람은 보면서 편하지 않을 수도 있다. 전쟁이 끝나가는 와중에 나라가 다 망하게 생겼는데도 독일군 장교들이 생활하는 모습 등을 보면 당시 나치 독일이 얼마나 타락했는지 알 수 있다.[2]
감독이 실화에서 영감을 얻어왔다고 밝히긴 했지만, 영화를 보다 보면 주인공이 대체 어떻게 살았냐 싶을 정도로 위험 상황의 연속이다. 실화를 모티브 토대로 했을 뿐 각색이 많이 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감독이 밝히길, 영화 각본 쓸 당시엔 주인공 성별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물론 그 당시 시대가 살벌한 시대이기도 했고 그 덕분에 영화가 상당히 드라마틱하고 스펙터클하게 전개되기는 한다.
폴 버호벤 감독은 1995년 쇼걸이 흥행, 비평 모두 참패한 이후 할리우드에서 변변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는데, 고국으로 돌아와 이 영화를 제작하면서 재기에 성공했다.
2. 줄거리
배경은 제2차 세계 대전 말기 네덜란드로 평범하게 살고 있던 유대인 라헬은 나치를 피해 탈출을 시도하던 중 가족들이 나치독일군에게 발각되어 모두 죽고 그녀만 홀로 살아 남는다. 더 이상 잃은 것이 없다고 여기며 하루 하루를 보내던 그녀에게 적군의 본지로 침투할 스파이의 임무가 주어진다. 이후 라헬은 적군 장교 루트비히 문츠에게 접근 하기로 하고 기차에서 의도적으로 다가가서 인연을 맺고[3] 기차에서 함께 우표를 보며[4] 그의 취미가 우표 수집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그가 가지고 있지 않은 우표를 구해서 가지고 찾아가 또다시 접근했고 그렇게 자신의 매력과 기지를 십분 발휘해 그의 연인이 되는 데 성공하여 그의 사무실에서 일을 하게 된다. 그 곳에서 그녀는 도청 장치를 설치하는 등[5]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며 본격적인 스파이 임무를 수행한다. 라헬은 중요한 스파이 임무 수행으로 혁혁한 공을 세우지만 점점 문츠 대위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다. 문츠 대위 또한 라헬이 스파이라는 사실을 눈치 채고도 그녀를 매몰차게 뿌리치지 못 한다. 그러나 이런 그들의 애틋한 사랑을 전쟁과 학살이라는 잔인한 현실은 용서하지 않는다. 라헬이 동지들을 구출할 최후의 임무를 전달 받게 되고, 그 작전이 시작되던 날, 그들을 감싸고 있던 엄청난 음모가 그 실체를 드러내면서 뜻하지 않은 새로운 반전을 맞이하는데…3. 등장인물
- 라헬 슈타인 / 엘리스 드브리스 역 - 이 영화의 진 주인공. 색, 계로 따지면 탕웨이의 포지션이다. 유대인으로 원래 이름은 라헬 슈타인이지만 가족들을 잃고 적의 스파이가 되면서 앨리스 드브리스라는 가명을 사용하게 되어 작중 이름이 두 가지이다. 마지막에는 유대인 학살과 2차 대전 속에서 겨우 살아남아 가정을 꾸리고 이스라엘에서 평화롭게 사는 모습이 나오지만, 잠깐의 행복도 용납되지 않는다는 듯 중동전쟁을 암시하는 장면과 함께 영화가 끝나면서 다시 전쟁에 휘말리게 될 비운의 주인공. 배우는 카리시 반 하우튼[6]
- 루트비히 문츠 역 - 나치독일군 친위대 장교로 계급은 대위. 비록 친위대라는 부대의 간부이지만 프랑켄이 히틀러의 명령에 따라 잡힌 정치범들을 총살해야 한다고 서명을 요구할 때 누구도 죽어서는 안 된다며 거부하고 작중 프랑켄처럼 흉악한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 등 온건하고 이성적이며 친위대 장교답지 않게 온화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선하고 의로운 면을 많이 가진 캐릭터이다.[7] 과거에 전쟁으로 가족들을 잃고 혼자가 된 비운의 인물이며 여주인공 라헬 슈타인과 사랑에 빠진다. 배우는 제바스티안 코치[8]
- 귄터 프랑켄 역 - 문츠와 같은 친위대 장교이며 계급은 위의 문츠보다 낮은 중위. 그야말로 깡패 같고 악마 같은 캐릭터로 나온다. 탈출하던 유대인들을 죽이고 그들의 재산을 갈취한 후 빼돌리며 도망칠 계획을 세워두고 있었다. 배우는 발데마르 코부스[9]
- 한스 역 - 배우는 돔 호프먼
- 로니 역 - 작중 주인공인 라헬(엘리스)와 함께 가수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독일군 장교들의 성접대 역할도 하고 있다. 배우는 헬레너 레인[10]
4. 기타
- 흥미롭게도 같은 나치 독일의 패망 시기를 다룬 작품인 작전명 발키리에 출연한 배우들이 몇 명 출연하며[11][12]이 영화의 주인공인 제바스티안 코흐가 작전명 발키리가 아닌 다른 영화에서 클라우스 폰 슈타우펜베르크 역을 맡은 적이 있다.
- 2006년 베니스 국제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 지금까지 만들어진 네덜란드 영화보다 3배나 비싼 제작비가 든 영화라고 한다. 할리우드에서 잘 나가던 자국 스타 감독의 귀환과 당시 뜨고 있던 카리시 반 하우튼의 인기가 합해서 네덜란드에서 상당한 히트를 쳤다.
- 블랙북과 비슷한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영화인 다운폴에서는 히틀러를 비롯한 독일의 고위 인사들도 이미 대세가 완전히 기울어 패전 직전 상황이라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걸 보여주고 있어 나치독일 전역이 생지옥 같을 거 같지만 노르웨이를 비롯하여 독일이 점령했던 덴마크, 독일의 남부지역 등은 비교적 정상적으로(?) 일상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블랙북의 배경인 네덜란드도 그런 경우라 배경은 나름 무난하고 평화롭게 나오며 치열한 전쟁 상황 같은 느낌은 거의 없다. 작중에서도 문츠가 프랑켄의 사무실에서 장군에게 소련군이 이미 베를린을 점령했으니 저 샴페인을 마실 날(승전의 날)은 절대 오지 않는다고[13] 바른 말을 했다가 장군에게 패배주의자라고 지적 받는 장면이 나오며 이미 전세가 어떻게 되었는지를 알려주고 영화가 끝나기 전 앨리스와 문츠가 함께 방송을 통해 종전 소식을 듣는다. 영화 중반에 히틀러의 생일이 언급 및 표현되는데[14] 히틀러의 생일즈음에서의 베를린은 총통 벙커조차 포위되고 있는 시점이라 블랙북에서 나오는 독일은 이미 사실상 전쟁은 종결되었으며 말 그대로 항복 문서 서명 밖에 안 남은 패전 일보직전의 상황이다. 이렇게 다 망해가는 상황에서도 화려한 건물에서 블랙북에 나오는 장교와 당원들은 파티를 여는 등 영화를 보는 사람이 독일의 전체적인 전황이 어떤지를 모른다면 제법 괴리를 느낄법한 장면이며 동시에 나치독일이 얼마나 도덕적, 윤리적으로 부패하고 타락했는지를 보여주는 장치가 되기도 한다.
[1] 정확히는 색, 계는 제2차 세계 대전 중 중국과 일본의 전쟁을 중점적으로 다룬다.[2] 작전명 발키리에도 일부 나오기는 하는데 이는 더 심하다. 더군다나 시대상으로 차이가 많이 나는데 발키리의 배경은 1944년 여름 무렵이고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으로 겨우 서부전선이 열리던 시점인데다 유럽의 대부분은 여전히 독일의 수중 하에 있었기 때문이다. 블랙북의 배경은 1945년 봄 나치 독일의 패망이 불과 얼마 안 남았던 시점이다.[3] 이 때 본명인 유대인 이름 라헬 슈타인 대신 엘리스 드브리스라는 가명을 사용한다. 문츠는 자신을 루트비히 문츠라고 소개하는데 이 때 이름을 알 수 있다.[4] 검문 중에 잡힐 뻔했으나 함께 우표를 보던 문츠가 제법 높은 친위대 장교라는 신분을 이용해 검열관들에게 그냥 가라고 하는 바람에 위기에서 벗어났다.[5] 이 때 사무실에 아돌프 히틀러가 아닌 하인리히 힘러의 초상화가 걸려있는데 당시 히틀러가 공산국가 수준으로 우상화가 되어 있던 독재자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다소 특이한 부분이다.[6] 작전명 발키리에서 톰 크루즈가 연기한 주인공 클라우스 폰 슈타우펜베르크의 부인 니나 슈타우펜베르크를 연기했다. 두 작품에서 너무 이미지가 달라 작전명 발키리를 봤다고 해도 못 알아볼 수도 있다.[7] 물론 그렇다 해도 친위대 장교인만큼 착한 사람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 작중에서도 전쟁 후에 처형되어야 할 인물 중 하나라고 언급하는 대사가 나온다.[8] 국내에서 유명한 배우는 아니나 나름 스케일 있는 작품들에 출연한 독일계 배우이다. 대표작은 타인의 삶[9] 이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가 이 작품에서는 악역이지만 작전명 발키리에서는 주인공에 협력하는 정의로운 경찰 간부인 베를린 경찰서장 하인리히 폰 헬도르프로 나온다. 작중에서 대령과 생사를 함께 하겠다고 했으며 마지막에 체포 직전 술 한 잔을 마시고 잔을 차분하게 내려놓는 캐릭터이다.[10] 이 작품과는 다르게 작전명 발키리에서는 차분하고 깔끔한 이미지의 타자수로 나오며 주인공 톰 크루즈를 돕는 역할을 한다. 물론 이 작품에서도 주인공의 조력자 역할을 하긴 한다.[11] 카리시 반 하우튼, 발데마르 코부스, 크리스찬 버켈, 헬리너 레인[12] 또다른 특이점은 블랙북에서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나오는 배우들이 작전명 발키리에서는 깔끔하고 멋진 이미지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일례로 크리스찬 버켈의 경우 블랙북에서는 악독한 친위대 장군으로 나오지만 작전명 발키리에서는 주인공에게 결정적인 도움을 주는 젠틀한 독일군 중령으로 나온다. 물론 둘 다 나치독일을 배경으로 한 첩보 스릴러물이지만 작전명 발키리는 청소년이 봐도 무난한 12세 관람가 영화이고 블랙북은 자극적, 선정적 장면이 많은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로 수위나 분위기 등이 다르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보이는 것도 있다.[13] 프랑켄이 1939년산 술을 보관해두면서 전쟁이 시작된 해의 것이고 승전의 날을 위해 아껴두었다고 말했다.[14] 생일이라고 드러내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총통의 생일 기념 파티를 대대적으로 준비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