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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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정검(三精劍)은 대한민국 국군에서 대령에서 준장으로 진급하는 군인에게 수여하는 검이다. 즉 장성급 장교(장군, 제독)의 신분 증명용 물품 중 하나다. #
삼정(三精)이란 육·해·공 3군이 일치단결해 호국(護國)·통일(統一)·번영(繁榮) 3가지 정신을 달성하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길이는 100㎝(날 75㎝, 자루 25㎝)로 칼자루에는 태극 문양이, 칼집에는 대한민국 대통령의 휘장(봉황)과 무궁화가 조각되어 있다. 칼의 한 면에는 '산천의 악한 것을 베어내 바르게 하라'는 뜻의 글이, 다른 한 면에는 진급 당시 현직 대통령의 이름과 함께 삼정검 앞날에는 ‘필사즉생(必死卽生) 행생즉사(幸生卽死)’라는 글귀(검명)가 새겨져 있다. 충무공 이순신 제독의 좌우명으로도 널리 알려진 말이다.
2. 역사
원래 장성 진급자들에게는 지휘봉을 지급했으나 1983년부터 전두환 대통령이 외날의 삼정도(刀)를 지급하기 시작했다. 당시 중앙일보 기사에 따르면 장세동 대통령경호실장이 도검 장인 전용하 씨를 직접 찾아가 삼정도 제작을 의뢰하였다고 한다. 제1호 삼정도는 국군통수권자인 전두환 대통령이, 제2호 삼정도는 윤성민 당시 대한민국 국방부장관이 받았으며, 1985년까지 대통령이 재가한 장성 또는 기관장에게만 수여되다가, 1986년에는 전체 군 장성에게 수여한 뒤 1987년부터 신규 준장 진급자에게만 수여하기 시작하여 현재의 관행이 자리잡았다. #그러던 중 2007년 노무현 정부에서는 위 '삼정도'를 사인참사검을 본뜬 모양의 양날검인 '삼정검'으로 바꾸었다. 당시 삼정도가 서양의 세이버의 형태와 흡사하고, 한국 전통 도검은 외날이 아니라 양날검이라는 주장이 관가 안팎에서 나온 것이 그 원인이다.
그러나 이 주장에는 문제점이 있다. 청동기 시대 이후 한반도에는 양날검과 외날도가 전부 존재해왔다. 청동기 시대 비파형 동검은 양날검이었고, 북방 기마민족들과 교류하면서 외날의 환두대도를 받아들여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썼고, 조선시대부터는 환도가 실전에서 쓰였고 사인참사검이 의전용으로 쓰였다. 따라서 양날검이든 외날도든 한국 전통 도검이 맞다.
굳이 따지자면 삼정도보다는 삼정검 쪽이 더 의전용으로는 의미있다. 삼정도는 조선 시대 무인들이 사용하던 한국 전통 도검인 운검을 토대로 디자인되었고, 삼정검은 조선시대 국왕이 신뢰하던 특정 신하에게 하사하던 사인참사검을 토대로 디자인되었다. 실제 조선시대 기록을 보면 2품 무반에게 주어 임시 호위를 맡기는데 쓰던 운검에 비해, 사인검은 왕이 신뢰하던 특정 신하에게 하사하는 상서로운 힘을 가진 특사품이었다. 고종 황제가 호러스 그랜트 언더우드에게 하사한 사인검은 TV쇼 진품명품에서 3억원을 감정 받았다. 현대의 장군들 입장에서 봐도 호위무사들의 칼을 본뜬 것보다는 특사품을 본뜬 칼을 대통령에게 받는 것이 더 기분 좋은 일이다. 운검 역시 고위 무반들이 사용했다는 점에서 이를 본뜬 칼이 가치가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운검은 군용 환도의 일종에 불과하고 사인검은 한번 받으면 가보로 대대로 자랑할 수 있는 보검이었으니, 현대에도 장성 진급자가 탄생한 가문에서 의미를 이어받아 자랑할 수 있다. 어차피 조선시대 무신들의 실전용 무기는 거의 100% 활밖에 없다시피했고, 지휘용으로는 등채를 사용했으며, 칼은 지휘관임을 상징하는 도구이자 지휘관들에게는 잘 발생할 일 없는 백병전용이었기 때문에, 굳이 실전성 갖고 따질 필요까진 없다. 다만 실전성 문제나 의전용으로서의 의미보다는 저 '한국 전통 도검은 외날이 아니다'라는 주장이 크게 틀렸다는것이 요점이다. 아직 한국 전통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나 복원이 미흡했던 2000년대라 가능했던 주장인 셈.
삼정검은 국방부장관이 직접 수여하였으나 2018년부터 대통령이 직접 준장 진급자에게 수여하고, 장성 진급자들 중에서 중장 이상 진급자는 대통령이 진급자의 삼정검에 직접 계급 및 보직명칭이 적힌 수치(綬幟·끈으로 된 깃발)를 달아준다. 보직이 바뀔 때마다 새로 수치가 하나씩 늘어난다.
황기철 제독(당시 중장)의 삼정도에 수치를 다는 이명박 전 대통령.
덤으로 삼정검 수치 수여 후 대통령과 함께 사진도 찍는다.[1]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과 강신철 연합사 부사령관.
2018년 1월 11일 문재인 전 대통령은 군 준장 진급자들에게 삼정검을 최초로 직접 수여했다. # 군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국방장관이 수여하던 그동안의 관례를 깨고 대통령이 직접 수여키로 한 것으로 풀이되며, 대통령이 준장 진급자에게 직접 수여하는 관행은 2019년, 2020년, 2021년, 2022년에도 계속되었다.
3. 기타
한승연의 부친인 한종칠씨가 바로 이 삼정검을 만드는 장인이다. 100% 전통 방식 수제품으로 시가 기준으로 최소 500만 원인 가치 높은 검이다.참고로, 진검인지라 이것을 소지하려면 도검 소지 허가증이 필요한데, 수여와 동시에 발급해준다. 다만 전역시 경찰서에 별도로 신고는 해야한다.
만일이지만 준장에서 대령으로 강등된다면 군은 삼정검을 해당 징계자에게서 회수할 것이라고 한다.뉴스 사실 5공화국 이후로 계급 강등이 일어나지 않아 이 부분은 제정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으나 전익수 전 공군 법무실장이 계급 강등 징계를 받은 이후 규칙이 필요하게 되어 추가한 것으로 보인다.
4. 대중매체에서의 등장
한때 온라인 FPS 게임인 AVA에서 이걸 출시한다고 해서 어마어마하게 까였다. 뭐 캐시 칼이니 랜덤 박스니 하는 거야 AVA가 하루 이틀 그런 게 아닌데 문제는 이 삼정검을 출시한다는 사실 자체. '대한민국 국군에서 대령에서 준장으로 진급하는 군인에게 수여하는 검이다. 위에서 '장군, 제독의 신분 증명용 물품 중 하나다.' 라고 서술하였듯이 기본적으로 대한민국 국군 장성 계급만이 쓸 수 있는 물건인데, 이걸 대한민국과 쌩판 상관없는 유럽 연합이나 러시아 군인들에게 지급한다는 것이 삼정검의 본질을 흐린다며 논란이 된 것이다.물론 삼정검같은 마이너하면서 한국 고유의 문화를 게이머에게 체험시켜준다는 취지 자체는 마냥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을지도 모르나, AVA의 유저층들은 캐주얼한 아이들 게임을 원한 게 아니라 전쟁소설을 보는 듯한 하드하고 리얼한 진짜 특수부대가 실전 전투를 하는 듯한 분위기를 원한 건데 이런 걸 내버리니 실존하는 문화인가 아닌가와는 별개로 그 문화가 게임과 핀트가 맞지 않는 것 또한 사실이었으니 게임을 뭐 이렇게 판타지스럽게 바꿔버리냐고 화내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똑같이 근접무기로 나왔었던 식판까지는 그래도 밥을 먹으려면 좋든 싫든 지구 내 전국가 병사들이 공용으로 쓰는 물품인데다 기발한 유머감각에 웃고 넘어갈 수 있었지만 이건 너무했다는 평이었다.
[1] 중장, 대장급 모두 해당이며 심지어는 준장급도 삼정검 수여받은 후 대통령과 사진을 찍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