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3-18 02:32:34

세일러복과 기관총

1. 세일러복과 기관총(1978년 소설)2. 세일러복과 기관총(1981년 영화)
2.1. 줄거리2.2. 평가2.3. 여담2.4. 주제가
3. 세일러복과 기관총(1982년 드라마)4. 세일러복과 기관총(2006년 드라마)5. 세일러복과 기관총 -졸업- (2016년 영화)


セーラー服と機関銃

1. 세일러복과 기관총(1978년 소설)

아카가와 지로(赤川 次郎)가 1978년 발표한 일본장편 소설.

고아가 된 여고생 호시 이즈미(星泉)가 갑자기 야쿠자 조직의 두목이 되면서 사건에 휘말리는 스토리이다. 아카가와 지로의 대표작이며 이후 아래와 같이 두 편의 속편이 더 발표되었다. 아래 항목의 영화 및 드라마는 모두 이 소설이나 그 속편이 원작이다.
  • 졸업 세일러복과 기관총・그 후 (卒業 セーラー服と機関銃・その後, 1987)
  • 세일러복과 기관총 3 질주 (セーラー服と機関銃3 疾走, 2016)

2. 세일러복과 기관총(1981년 영화)

소마이 신지 감독, 다나카 요조(田中陽造) 각본, 야쿠시마루 히로코 주연의 장편 영화. 러닝타임 112분.

1981년 12월 19일 개봉해서 1982년 일본 영화 흥행 1위를 차지했다. 상업적으로도 초대박일 뿐 아니라, 당시 일본에서 사회현상이라고 불릴만큼 커다란 붐을 일으키면서, 당대 최고의 아이돌 스타였던 야쿠시마루 히로코를 전설로 만들었다. 팬미팅 행사에 인파가 몰려 경찰이 출동하는 일이 다반사일만큼 영화의 인기와 관련된 다수의 일화를 남긴, 일본의 80년대 아이돌 문화를 상징하는 작품.

이 영화의 대흥행으로 부활의 날(1980)같은 초대작 영화 노선을 밀다가 큰 손해를 본 카도카와는 적자를 만회할 수 있었고, 이후 아이돌 영화 쪽으로 방향을 틀게 된다. 카도카와의 구세주 같은 작품이지만, 영화의 기획 자체는 소마이 신지 감독의 주도로 독립 제작사인 키티 필름(キティ・フィルム)에서 진행되었다. 처음부터 주연으로 내정됐던 야쿠시마루 히로코가 카도카와 하루키 사무소 소속이었기 때문에, 그녀를 캐스팅하면서 카도카와가 절반의 지분으로 제작에 참여했다. 키티 필름이 제작을, 카도카와가 홍보를 맡는 식으로 분담이 이루어져서, 카도카와 하루키의 창작에 대한 간섭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그 때문에 아이돌 영화이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고 상당히 독특한 스타일의 영화로 만들어질 수 있었다.

소마이 신지 감독의 대표작이자 최대 흥행작이다. 영화의 각본을 맡은 다나카 요조는 아는 사람은 아는 SM소설 원작의 영화 <꽃과 뱀>(花と蛇, 1974)이나, 스즈키 세이준의 아방가르드 걸작 <지고이네르바이젠>(ツィゴイネルワイゼン, 1980)의 각본을 집필했던 인물인데, 이 영화에서도 은근히 비슷한 테이스트를 찾아볼 수 있다. 영화의 성공으로 원작 소설도 인기를 끌어 아카가와 지로의 첫 밀리언셀러가 된다.

2.1. 줄거리

여고생 호시 이즈미(야쿠시마루 히로코)는 유일한 가족인 아버지를 교통사고로 잃고 졸지에 천애고아가 된다. 장례를 치르고 집에 온 이즈미는 집 앞에서 자신을 기다리던 마유미(카자마츠리 유키 風祭ゆき)라는 여성과 마주친다. 마유미는 생전의 아버지에게 이즈미를 보살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며 아버지의 편지를 보여주고 집에서 함께 지내게 된다. 학교로 돌아온 이즈미는 난데없이 교문 앞에 야쿠자들이 도열한 것을 발견한다. 전교생이 겁에 질려 난리가 난 와중에 이즈미는 아랑곳 않고 야쿠자들을 지나쳐 집으로 가려다가, 그대로 차에 태워져 야쿠자 조직인 메다카구미(目高組)의 사무실로 안내된다. 조직원 중 가장 고참인 사쿠마(와타세 츠네히코 渡瀬恒彦)는 이즈미에게 정중히 사과하며 사정을 설명한다.

메다카구미는 2차대전 이전부터 이어진 유서 깊은 조직이지만 지금은 쇠락해서 조직원이 네 명만 남은 망하기 직전의 상태. 얼마 전 자식 없이 사망한 선대 두목이 자신의 조카를 차기 두목으로 지명했는데, 그 조카가 바로 평범한 무역상사 직원인 호시 이즈미의 아버지였다. 그 아버지가 사망한 지금, 4대째 두목 자리를 이어받을 사람은 유일한 직계손인 호시 이즈미 뿐이라는 것이다.[1] 이즈미는 당연히 황당해하며 두목 취임을 거절한다. 그러자 조직원들은 어차피 이렇게 조직의 대가 끊길거라면 다 같이 싸우다 죽겠다며 평소 원수지간이던 마츠노키구미(松の木組)를 치려 무기를 챙긴다. 상대가 40명이나 된다는 말에 당황한 이즈미는 이들을 말리려다가 얼떨결에 두목 자리를 맡고 사카즈키고토까지 하게 된다. 사쿠마와 함께 상급조직인 하마구치물산(浜口物産) 두목 하마구치에게 취임 인사를 하고 온 이즈미는, 사무실에서 조직원들과 자축하다가 적대조직인 마츠노키구미로부터 경고의 의미로 위협 사격을 당하고, 이게 빌미가 되어 학교에서 퇴학 통보를 받는다.

이즈미는 아버지의 죽음을 조사하던 신주쿠서 형사인 쿠로키(에모토 아키라)를 만난다. 쿠로키는 아버지의 죽음이 사고가 아니라 밀수 범죄와 연루된 살인사건으로 보이며, 이즈미를 찾아온 마유미가 실은 절도, 매춘 등의 전과가 있다는 걸 알려준다. 집에 도착한 이즈미는 마유미가 사라지고 집안이 엉망으로 헤집어진 걸 발견한다. 연락을 받고 온 쿠로키 형사는 이즈미의 아버지가 무역상사원으로 해외를 드나들며 마약밀수를 한 것 같다는 뜻밖의 이야기를 한다. 그러다가 중간에 마약을 빼돌렸다는 의심을 받고 살해당했고, 아버지가 마약을 집에 숨겼다고 믿는 누군가가 집안을 뒤졌을 거라고 추측한다. 쿠로키의 이야기에 큰 충격을 받은 이즈미는 전직 폭주족인 조직원 히코에게 부탁해 오토바이를 타고 함께 밤거리를 달린다. 왜 메다카구미에 들어왔냐는 이즈미의 질문에 히코는 "폭주족 졸업하고 야쿠자입니다. 엘리트 코스 일직선이죠"라고 답하고 함께 웃는다.

다음 날 히코는 누군가에게 고문당하다 죽은 시신으로 발견된다. 분노한 이즈미는 마츠노키구미를 의심하고 혼자서 조직의 본거지를 찾아가지만, 두목인 세키네는 하마구치의 명령으로 메다카구미와 싸우는게 금지되었다며 자기 소행이 아니라고 부인한다. 그러나 이즈미를 곱게 돌려보내지는 않고 크레인에 매달아 콘크리트 배합통에 담그면서 장난을 치다가, 세키네의 아들을 인질로 붙잡은 메다카구미의 협박 전화를 받고 풀어준다. 사쿠마는 마약 밀수와 히코의 죽음이 후톳쵸(太っちょ, 뚱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거대 조직의 두목 산다이지 하지메의 소행이라고 추측한다. 그날 밤, 이즈미는 사라졌던 마유미로부터 전화를 받고 바에서 만난다. 마유미는 어렸을 때부터 약물에 빠져서 약학대학까지 나온 후 폐인처럼 살던 자신을 이즈미의 아버지가 구원해주었다며 과거를 고백하지만, 이즈미는 의심을 거두지 않는다. 마유미는 바를 떠나는 이즈미에게, 이즈미의 아버지가 마지막인 줄 알았는데 사랑하는 사람이 새로 생겨버렸다며 사과 아닌 사과를 한다.

이즈미는 길에서 후톳쵸의 부하인 하기와라라는 야쿠자에게 납치된다. 하기와라는 자신을 한때 사쿠마의 의형제(쿄다이 兄弟)라고 소개하면서 이즈미를 인질 삼아 사쿠마를 만나려 한다. 사쿠마의 집으로 찾아간 이즈미와 하기와라는 사쿠마와 마유미가 섹스하는 모습을 목격한다. 마유미가 말한 새로운 애인이란, 바로 사쿠마였던 것. 사쿠마를 만난 하기와라는 마약을 후톳쵸에게 돌려주라고 협박하지만, 마약에 대해 아는 게 없는 사쿠마는 후톳쵸를 직접 만나 오해를 풀겠다고 대답한다. 그러자 하기와라는 마유미가 바로 후톳쵸의 딸이라는 뜻밖의 사실을 알려준다. 두 남자가 대화하는 동안 집 밖에서 이즈미와 마주한 마유미는, 사쿠마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바에서 우연히 만났을 뿐이라고 변명하듯 털어놓는다. 하기와라가 떠난 후, 사쿠마는 평소의 냉철하던 모습을 무너뜨리고 이즈미 앞에서 야쿠자의 삶에 회한을 토해낸다.

메다카구미의 막내 메이는 이즈미의 경호를 명령 받고 집 밖을 지키다가, 찾아온 쿠로키 형사한테 수상한 낌새를 느끼고 그 앞을 막아선다. 쿠로키는 칼에 찔리고도 자신을 막으려는 메이를 보고 질려서 돌아가버린다. 이즈미는 메이를 집 안으로 데려와 붕대를 감고 치료해주는데, 메이는 갑자기 "엄마의 냄새가 납니다"라며 이즈미를 포옹한다. 그 때, 이즈미의 집으로 하기와라가 찾아와 메이를 죽이고 이즈미를 다시 납치해 어디론가 끌고간다.

이즈미가 끌려간 곳은 후톳쵸의 본거지로, 그 곳에서 후톳쵸, 즉 산다이지 하지메(미쿠니 렌타로)를 처음 대면한다. 산다이지 하지메는 원래 일본 패전 후 자살하려다 살아남은 전직 의학자로, 그 후로 인간성이 뒤틀려 돈보다도 사람들을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트리는 쾌락을 위해 마약을 퍼뜨리는 광인이다. 이즈미를 만난 산다이지 하지메는 오래 전 도망친 자신의 딸과 닮았다며 잠시 감상에 젖지만, 이내 태도를 바꾸어 마약의 위치를 말하라고 협박한다. 그 사이 사쿠마는 이즈미를 구하기 위해 마유미를 찾아가 후톳쵸의 본거지를 알려달라고 사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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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유미는 이즈미를 고문하던 후톳초 앞에 혼자 나타나 마약의 위치를 알려줄테니 이즈미를 풀어달라고 한다. 마약은 물에 녹여 로션으로 위장해서 이즈미의 집에 감추어져 있었던 것. 도망쳤던 딸이 돌아온 데다 마약의 행방도 알게 된 후톳쵸는 흡족해하며, 쿠로키 형사를 불러 이즈미에게 진상을 알려주라고 명령한다.

쿠로키는 돈을 받고 후톳쵸의 마약을 밀수하던 부패 형사로, 꼬리를 잡힌 것을 알고는 공항에서 마약 꾸러미를 이즈미의 아버지 짐에 숨겼다. 그러나 이즈미의 아버지는 이상한 꾸러미를 발견하고는 마유미에게 넘긴 후 사고를 당해 사망했고, 마유미는 마약을 로션으로 위장해 이즈미의 집에 감추었다. 쿠로키는 마약을 찾으러 이즈미의 집에 갔다가 보스의 딸인 마유미와 마주치지만, 후톳쵸를 피해 숨어 살던 마유미는 도망쳐버리고, 쿠로키도 마약을 찾지 못한 체 집안만 헤집었던 것. 그리고 찾지 못한 마약의 행방을 알기 위해 히코를 고문해서 죽인 것도 쿠로키의 소행이었다.

이야기를 끝낸 쿠로키는 마약을 회수하러 이즈미의 집으로 떠난다. 그 직후 이즈미를 구하기 위해 혼자 잠복해있던 사쿠마가 나타나, 후톳쵸와 부하들을 막아서고 대치한다. 사쿠마와 이즈미가 궁지에 몰린 순간, 마유미는 아버지인 후톳쵸를 총으로 쏴서 살해하고, 그 자리에서 산다이지 조직의 해산을 명령한다. 부하들이 물러간 후, 마유미는 죽은 아버지를 끌어안은 채 두 사람을 보내준다.

이즈미의 집에서 마약을 찾아낸 쿠로키는 그 사이에 배신한 하기와라에게 습격당하고 마약을 빼앗긴다. 쿠로키는 이즈미에게 전화로 마약을 뺏은 하기와라가 상급조직인 하마구치 물산에 붙었다고 알려준 후, "넌 좋은 여자애다. 좋아했었어"라는 말을 남기고 절명한다.

이즈미는 이제 사쿠마와 그 다음 고참인 마사, 두 명밖에 안 남은 조직원들을 데리고 마약 일을 매듭짓기 위해 하마구치 물산에 쳐들어간다. 갑작스런 기습에 제압당한 하마구치는 구역을 크게 늘려주겠다며 이들을 회유하려한다. 하지만 이즈미는 그 자리에서 기관총으로 마약이 든 로션병들을 난사해버린다. 바로 이 장면에서 영화의 가장 유명한 대사가 나온다.
"쾌...감...!"
「カ・イ・カ・ン」
[2]
하지만 하마구치 물산을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마사까지 총에 맞아 죽고, 결국 이즈미와 사쿠마는 메다카구미의 해산을 결정한다. 둘이서 죽은 조직원들의 위패를 태우면서 사쿠마는 야쿠자를 그만두고 착실해져서 다시 이즈미를 찾아오겠다고 약속한다.

이즈미는 평범한 여고생으로 되돌아와 친구들과 어울리며, 마유미가 뉴욕에서 잘 살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다. 그런데 이즈미에게 또다시 경찰이 찾아온다. 전날 근처에서 야쿠자들의 싸움을 말리다가 살해된 사람이 있는데, 시신의 유품에서 이즈미의 이름이 나왔다는 것이다. 시신의 신원 확인을 부탁받은 이즈미는, 그가 약속을 지키러 자신을 찾아왔다가 만나지 못한 사쿠마라는 걸 깨닫는다. 유품들 속의 명함을 발견한 이즈미는 사쿠마가 그 동안 홋카이도의 건설회사에서 성실히 일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된다. 이즈미는 사쿠마의 시신에 키스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유품인 명함과 하모니카를 강에 떠내려보낸다.
태어나서 처음 한 입맞춤을
중년 아저씨에게 주고 말았습니다
저 바보같은 여자가 될 것 같습니다
마침(。)

2.2.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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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별점 -- / 5.0 관람객 별점 3.1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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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 66.67% 별점 2.9 / 5.0



상업적 성과나 파급력에서 일본의 80년대 대중문화를 대표하는 영화 중 하나지만, 사실 세월을 뛰어넘는 명작이라고 하기는 힘들다. 여러 의미에서 당시 일본의 유행 요소에 많은 것을 기대고 있는 작품이다. 그렇다고 범작이나 졸작이라고 치부하기도 어려운게, 동시대의 흥행 문법과도 거리가 멀고, 아이돌 영화라면 연상되는 밝고 상큼한 분위기도 아닌, 본작만의 독특한 매력들을 담고 있다. 개봉 당시에도 아이돌 영화 같지 않다던가, 대중영화이면서도 예술영화라는 평가를 받는 등, 뭐라 규정하기 어려운 영화다.

복잡하게 플롯이 꼬인 아카가와 지로의 원작을 거의 생략 없이 그대로 옮긴 반면에, 소마이 신지 감독의 연출이 서사에 그리 친절한 편이 아니기 때문에 관객들이 이야기를 따라가기에는 상당히 불편하다. 원래 소마이 신지의 장기가 롱 테이크와 롱 샷인데다가, 마츠다 유사쿠의 <유희 3부작>에서 롱 테이크 장면들을 많이 설계한 촬영감독 센겐 세이조(仙元誠三)까지 합류하면서 안 좋은 의미로 시너지가 나버렸다. 심지어 어안렌즈를 사용한 일인칭 시점 샷까지 등장하는 등, 감독 본인이 '좀 과했다'고 인정할만큼 상업영화치고는 연출이 급진적이다.

날 것의 느낌을 강조하느라 거의 모든 신이 두어컷 이내의 롱 테이크로 이루어져서, 마치 즉흥연기들을 찍어 그대로 이어붙인 듯 매끄러운 촬영, 편집과는 거리가 있다. 사실 수많은 리허설 뒤에 찍은 장면들이라 즉흥연기는 아니지만, 장면마다 코미디, 야쿠자물, 만화적인 표현주의 스타일까지 톤이나 리듬이 들쭉날쭉하기 때문에 뭔가 널을 뛴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미스테리물로서도 우연한 인연이 남발되고 반전이라 할 부분도 맥이 빠지기 때문에 재미가 떨어진다. 오늘날 관객의 입장에서는 이런 아방가르드한 영화가 어떻게 그런 대박 흥행을 쳤는지 신기할 정도.

이런 저런 단점들 때문에 일본 밖에서는 거의 비평 면에서 주목 받은 일이 없지만, 야쿠시마루 히로코의 평범한 소녀 같으면서도 당차고 신비로운 매력에 공감할 수 있다면 충분히 애정할 수 있는 작품이다. 영화는 순수한 소녀가 상처 입고 죄 지은 어른들의 마음을 치유한다는, 들장미 소녀 캔디 류의 플롯을 재해석하고 제목처럼 순수와 폭력의 이미지를 가감없이 그대로 대비시킨다. 소녀와 여자, 아이와 어른, 깨끗함과 더러움, 동화와 현실 같은 미묘한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난해하지만 몽환적인 분위기에 빠져들 수만 있다면 큰 카타르시스와 감동을 선사한다.

2.3. 여담

  • 명대사 "쾌...감...!"이 나온 기관총 난사 장면에서 이즈미의 뺨에 피가 맺힌 게 보이는데, 실제로 파편이 튀어서 입은 부상이다. 이것 때문에 야쿠시마루 히로코의 얼굴에는 희미하지만 흉터가 남게 된다. 당연히 소속사인 카도카와 쪽에서 난리가 났지만, 장면이 워낙 인상적이었기 때문에 그냥 넘어갔다고 한다.
  • 마유미 역을 맡은 카자마츠리 유키는 비슷한 시기에 로망 포르노에 출연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카자마츠리 유키에게 노출 연기를 설득해서 로망 포르노에 끌어들인 사람은 다름아닌 오시마 나기사 감독. 로망 포르노 시절이 끝난 후에도 탄탄한 연기력으로 순조롭게 연기생활을 이어가는데, 킬 빌 - 1부의 녹엽정 주인으로 나오는 여성이 바로 이 분이다.
  • 이즈미를 헌신적으로 지키는 야쿠자인 사쿠마 역을 맡은 와타세 츠네히코는 70년대에 야쿠자물로 스타가 된 야쿠자 전문 배우다. 이후 나이가 들어서는 추리 드라마에도 단골로 출연하며 왕성하게 활동했다. 영화에서 사쿠마는 한 때 도살자(히토기리人斬)라는 별명을 가졌던 뱀같은 남자로 불리며 다른 야쿠자들이 두려워하는 인물인데, 오직 조직에 대한 충성심으로 다 쓰러져가는 메다카구미를 떠나지 않고 지킨다. 마유미는 사쿠마를 가리켜 어딘가 이즈미의 아버지와 느낌이 비슷하다고 말하는데, 그만큼 아버지를 잃은 이즈미에게는 유사 부친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 이즈미와 히코가 함께 바이크를 타고 달리는 장면에서 나오는 폭주족 무리는 실제 폭주족들을 섭외했다.
  • 에토 쿠니에다(エト邦枝)의 노래 <카스바의 여인>(カスバの女)이 자주 나온다. 이즈미의 아버지가 좋아하던 노래였다는 설정인데, 이즈미가 처음 등장할 때 부르던 게 바로 이 노래다. 한국인 작곡가 손목인(본명은 손득렬, 일본 예명은 쿠가야마 아키라久我山明)이 지은 곡으로, 패티김도 한국어로 번안해서 부른 적이 있다. 윤희상이 부른 카스바의 여인과는 별개의 노래다.
  • 영화 마지막에 이즈미가 길거리에서 사람들에 둘러쌓여 두 손을 기관총 모양으로 만들고 빙글빙글 도는 장면은 엑스트라 없이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 촬영됐다. 근처 빌딩 옥상에서 망원렌즈로 몰래 카메라처럼 찍었다고 한다. 이즈미 주변에 모인 사람들 대부분은 야쿠시마루 히로코인줄 모르고 모인 거라고.
  •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 후, 영화잡지에 실린 시나리오와 개봉된 영화의 차이점을 알아챈 팬들로부터 잘린 장면을 공개하라는 요청이 쇄도한다. 이 때문에, 상영시간을 줄이기 위해 삭제했던 20여분 분량을 추가한 131분짜리 새 버전이 이례적으로 1982년 7월 10일 "완전판"이라는 이름으로 개봉됐다. 추가된 장면은 이즈미가 다른 조직 두목의 집에 인사하러 갔다가 겁탈 당할 위기에 빠지는 내용이다. 이 때 사쿠마와 함께 찾아온 마유미가 이즈미를 보내주는 대신 두목과 잠자리를 하는 것으로 위기를 넘기고, 사쿠마는 수면제에 취한 이즈미를 들쳐안고 돌아간다. 사쿠마와 마유미의 뒤틀린 애정관계라던가, 마유미 나름의 이즈미에 대한 헌신을 보여주는 장면...이긴 한데, 사실 잘릴만 해서 잘린 것 맞다. 촬영 당시 실제 고등학생이었던 야쿠시마루 히로코를 데리고 강간 미수 장면을 찍었으니, 요즘 같으면 어림도 없을 일.

2.4. 주제가

주연인 야쿠시마루 히로코(薬師丸ひろ子)의 데뷔 곡.

키스기 에츠코(来生えつこ) 작사, 키스기 타카오(来生たかお) 작곡, 호시 카츠(星勝) 편곡. 1981년 11월 21일 키티 레코드(현 유니버설 뮤직)에서 발매. 영화만큼이나 노래도 히트했고, 아이돌이던 야쿠시마루 히로코의 활동 영역을 가수로 넓히는데 크게 기여한다. 지금도 그녀의 대표곡으로 종종 불리어진다. 이후 인기만큼이나 여러 리메이크나 패러디 곡들이 발표된다.

2006년 나가사와 마사미(長澤まさみ)가 등장인물 호시 이즈미 명의로 후술할 2006년 드라마의 주제곡으로 리메이크했다.


2007년 애니메이션 러키☆스타의 4화 엔딩곡으로, 히이라기 카가미가 불렀다.

2016년 하시모토 칸나가 후술할 속편 영화에서 리메이크 했다.

3. 세일러복과 기관총(1982년 드라마)

후지 테레비 방영.

4. 세일러복과 기관총(2006년 드라마)

TBS 테레비 방영. 나가사와 마사미 주연

5. 세일러복과 기관총 -졸업- (2016년 영화)

소설의 속편인 "졸업 세일러복과 기관총・그 후"의 영화화이다. 하시모토 칸나가 주연을 맡았다.

파일:칸나_세일러복과_기관총_1.jpg 파일:칸나_세일러복과_기관총_2.jpg 파일:칸나_세일러복과_기관총_3.jpg



[1] 여기서 유명한 "두목(구미쵸組長)에게 연령 성별의 제한은 없습니다"라는 대사가 나온다.[2] 호시 이즈미가 기관총을 난사한 후 전율하며 독백하는, 이 영화를 상징하는 명대사. 갭 모에와 폭력성이 어우러져 카타르시스를 준 대사라 이후 일본 창작물에서는 총을 든 소녀가 나오는 장면에서는 종종 패러디되곤 한다. 소설에선 나오지 않은 영화판 오리지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