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28 22:43:39

사카즈키고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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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상세3. 대중매체에서

1. 개요

사카즈키고토(盃事)

직역하면 '술잔의 일'. 원래는 신토의 의식에 맞춰서 아마테라스와 하치만 대보살, 카스가 다이묘진 같은 신들에게 맹세하며 뭔가를 결의하는 예식이다.[1] 데키야[2]계 같은 경우 신농씨가 추가되기도 한다. 이것이 야쿠자들에게도 그대로 옮겨와서 야쿠자들의 가입, 의형제, 충성, 화해, 계승을 맹세하는 의식이 됐다.

두목과 부하의 연을 맺는 의식인 오야코 사카즈키(親子盃)[3]와 의형제를 맺는 의식인 쿄다이 사카즈키(兄弟盃)[4], 항쟁이나 갈등이 생겨서 싸우고 난 뒤 화해를 하는 테우치 사카즈키(手打ち盃), 계승식을 할때 하는 아토메 소조쿠 사카즈키(跡目相続の盃), 혹은 케이쇼 사카즈키(継承盃)가 있으며 데키야 조직 같은 경우 신농씨의 상을 두고 해서 진노 사카즈키(神農盃)로 부르기도 한다. 오야코나 교다이 사카즈키를 축약해서 연을 맺는 사카즈키라는 뜻의 엔쿠미 사카즈키(縁組盃) 라고도 한다.

비슷한 부류인 마피아로 치자면 가입 시에 가톨릭 예식을 흉내낸 입단식을 치르며 오메르타를 외는 의식과 취지가 일치한다.

2. 상세

야마구치구미 6대 두목 츠카사 시노부 계승식 동영상.#

신토의 예식을 따라서 철저히 의식화되어있다. 보통 젊은 조직원들이 수발을 들고 증인, 주례인, 중재인, 중매인, 사회자 역할을 하는 사람들도 따로 있다.

요란한 준비를 하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기모노를 입고 의식의 대상이 되는 양쪽의 이름을 크게 써서 신들의 이름 옆에 써놓는다. 방벽에는 증인들과 의식에 참가하는 주요 인물들의 이름도 쭉 써서 걸어놓는다. 이후 신선한 도미를 앞에 두고 여러 작법에 따라 의식을 한 뒤 상대방과 일본식의 넓은 술잔에 술을 따라 같이 마신다. 술을 다 마시면 그대로 잔을 주머니에 넣고 잘 싸서 보관한다. 계승식 같은 경우 처음엔 승계하는 전 두목이 왼쪽에, 승계받는 후임 두목이 오른쪽에 있다가 식이 끝나면 서로 위치를 바꾸고 양쪽의 이름이 써진 종이를 끌어내리면 새로운 두목의 이름이 쓰여 있다. 이후 박수를 치며 마무리한다.

의형제를 맺는 교다이 사카즈키 같은 경우 5:5의 동등한 의형제, 6:4의 형, 동생 의형제, 7:3, 8:2까지 가는 좀 차이가 많이 나는 의형제 의식이 있다. 술잔에 채우는 술의 양을 달리 하거나 한잔이면 형 쪽이 조금 더 마시는 식으로 구분한다. 보통 나이나 위치, 세력을 따져서 그 정도를 달리 한다. 5분(고분)의 의형제는 서로 동등한 관계이며 서로 교다이(형제)라고 부른다. 6:4 같은 어느 한쪽이 우세한 경우 동생은 형을 형님(아니키)라 부르고 형은 동생을 사제(샤테이), 혹은 형제(교다이=동생의 의미)라 부른다. 배분이 좀 차이가 나서 비율이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 동생 쪽은 형을 오지키(백부, 숙부), 오야지상(두목 씨) 정도로 높게 부르는 경우도 있다.

화해를 하는 의식은 갈등 당사자 혹은 두목끼리 마주 앉는데 처음엔 사이에 병풍으로 얼굴을 가려놓는다. 다만 바쿠토계나 현대 조직들 같은 경우 생략하는 경우도 있다. 이후 입회인과 증인들이 쌍방에 앉고 중재자가 중재를 하면서 화해 안을 말한다. 이후 복잡한 의식을 끝마친 뒤 중재인이 제식술을 젓가락과 도미에 살짝 붓고 분쟁을 물로 흘려보낸다~라는 뜻의 의식을 한 뒤 서로 손을 포개서 결의를 한 뒤 젓가락과 도미를 봉서에 싸서 강에다 흘려보낸다.[5] 참 복잡한데 야쿠자 만화 엠블럼 TAKE2에 잘 묘사된다. 야마구치계 이토구미와 규슈의 도진카이의 화해식 동영상

사카즈키 의식을 맺을 때 쓴 잔은 중요해서 잘 보관해야 하며, 이걸 잃어버리면 살해당해도 할 말이 없다고 한다. 그만큼 사카즈키 의식과 거기에 쓰인 술잔은 야쿠자 구성원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만약 조직에서 탈퇴하거나 사카즈키를 끊어버릴 때는 받은 잔을 돌려준다.

물론 모든 조폭들이 그랬듯이 야쿠자도 의리나 인정도 없고, 수틀리면 사카즈키를 했든 안 했든 죽이는 세계라서 전혀 의미가 없다. 그래도 야쿠자의 세계에서는 중요한 의식이다. 그래서 고급스러운 기모노를 입고 나온다. 쿠미쵸 승계식 등을 할 때는 '증인'이라고 해서, 큰 야쿠자 세력의 간부들도 대거 참가하고 언론에서도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등 신경을 많이 쓰고 경찰도 비상사태이다. 사카즈키 때 수많은 야쿠자들이 모이면 적대세력들이 공격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광역 폭력단 대책법이 있어서, 위험성이 줄어들었다. 거대 조직의 두목급의 계승식 같은 경우 위에서 보이듯이 동영상을 찍어서 언론에 공개하거나 각 하부 조직에 돌린다. 명백한 증거로 남겨서 확실히 두목이 됐다는 걸 알리는 것이다.

일본에선 야쿠자가 하나의 직업이니까 이런 것도 일종의 의식으로 보는데 칠성파 두목 이강환이 사카우메구미의 재일 교포 야쿠자 두목과 사카즈키를 맺는 동영상이 한국 뉴스에 떠서 한국에선 난리가 난 적이 있다.

의식이 끝나고 박수를 칠 때도 축하의 의미로 짝짝짝짝짝 치는 경우도 있지만 테지메(手締め)라고 특이한 구령에 맞춰서 절도 있게 치기도 한다.[6] 한국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에도 잠깐 묘사[7]되는데 구령자가 보통 이요~~라고 길게 구령하면 3-3-3-1을 세 번 치는 방식[8]으로 짝짝짝 짝짝짝 짝짝짝 짝!으로 끝내기도 한다. 테지메는 지역마다 다 다르지만 3-3-3-1이 가장 많이 쓰인다.영화 토룡의 노래 중 테지메

3. 대중매체에서

전쟁 이후에는 사정이 어려워져서 간소화 되었지만 영화 의리없는 전쟁이 야쿠자들에게 영향을 주어서, 지금처럼 검은 기모노에 호화스러운 행사가 되었다.

대부가 마피아의 문화를 바꿨듯 의리없는 전쟁은 야쿠자들의 문법을 바꿔놓아서 만엔을 유키치라 부른다. 참고로 야쿠자들의 말투가 "~로"나 "~조"가 되고, 자신을 가리키는 말을 "와시"라고 한것도 이 영화의 영향이다.

참고로 의리없는 전쟁에서, 히로노 쇼죠가 야마모리 구미에게 인연을 끊겠다는 행동을 줄때 사카즈키 잔을 깨버린다.

누라리횬의 손자에서 의형제를 맺을 때, '잔을 나누는~'이 바로 이 의식이다. 원피스의 등장인물, 아카이누의 본명인 사카즈키도 여기서 따왔다.

원피스에서 어린 시절의 루피에이스, 사보가 술잔을 나누어 의형제가 되었고, 밀짚모자 대선단의 산하 해적단들도 술잔을 나누어 공식적으로 소수 정예였던 밀짚모자 일당도 다수의 해적단을 거느린 밀짚모자 대선단이 되었다. 그리고 징베빅 맘 해적단 산하에 들어가 있었다가 탈퇴하고 밀짚모자 해적단에 가입하기 위해 사카즈키 의식에 썼던 잔을 빅맘에게 되돌려주었다.

하느님의 메모장에서는 콜라로 4대와 후지시마 나루미가 쿄다이 사카즈키를 나눈다.

팝팀에픽 애니메이션에서는 감옥에서 피피미와 포프코가 레몬으로 쿄다이 사카즈키를 한다.

철혈의 오펀스에서 철화단테이와즈가 본 의식을 행한 후 정식으로 협력관계를 맺었다.

나루토에서 어린 시절의 우치하 마다라센쥬 하시라마에게 전국시대에서 서로 죽지 않을 방법이 있다면 속을 다 내보이고 형제의 잔을 나누며 동맹을 맺는 것밖에 없다고 하는데, 형제의 잔, 술을 마시는 것 등의 요소로 사카즈키고토가 아닌가 하는 추측이 있다. 또한 두꺼비들의 경우 소환자와 사카즈키고토를 해야 진심으로 협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상술한 것처럼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에서 최형배가 일본 야쿠자와 연줄을 맺기 위해 사카즈키고토를 치렀다. 여기서 야쿠자 두목 가네야마[9]는 한국 안기부로부터 88올림픽 개최의 공을 기리는 비공식적 서훈을 받고[10] 가네야마는 최형배와 최익현에게 선물을 나눠주는데 최익현이 받은 것이 바로 총알 없는 리볼버였다. 이 소품의 자세한 의미는 범죄와의 전쟁 항목 참조.

아키바 메이드 전쟁에서도 작품 특색에 맞게 변형되어 묘사한다. 여기서는 메이드가 야쿠자로 치환되는 만큼 의형제를 맺는 교다이 사카즈키를 자매결연으로, 잔을 나누는 것을 각자의 이름이 새겨진 명함을 서로 나눠 갖는다는 것으로 묘사했다.

웹툰 외모지상주의 480화에서 김준구종건에게 술잔을 건네며 같이 가자는 말에 사카즈키코토라 언급하며 내 세계에선 혈연을 의미하는 말이라고 하였다. 또한 본인은 이미 다른 이와 마셨고, 두 번 마실 생각은 없다며 김준구의 술잔을 거절했고, 결국 적대 관계가 되었음을 확실히 했다.


[1] 그래서 꼭 야쿠자만 하는건 아니다. 게이샤도 하고 신사에서 의식으로 하기도 한다.[2] 일본 야쿠자 조직은 그 기원에 따라 크게 '바쿠토(博徒)'와 '테키야(的屋)'로 나뉘는데, 바쿠토는 도박장을 운영하거나 뒤를 봐주는 무리에서 출발한 조직이고, 테키야는 노점상을 운영하거나 제비뽑기나 화살이나 공기총으로 쏘아서 목표물을 넘어뜨리면 경품을 타가는 류의 사행성(射倖性) 게임을 운영하던 조직을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도박장의 임원이 있는 자리라는 뜻의 役座가 야쿠자의 어원이라는 설도 있다. 일본의 지역 마츠리(축제)에 수없이 등장하는 야시장 노점상이 거의 테키야 야쿠자 계열이 관리하는 거라 보면 된다. 심지어는 타코야키를 파는 야쿠자들이 있을 정도. 직접 장사를 하거나 자릿세를 받는 식. 2021년에 사망한 한국인 조규화가 이끌던 고쿠도카이(極道会)가 테키야 계열 최대의 조직이었으며, 지정 폭력단 중 유일한 테키야 계열이었다. 나머지는 전부 바쿠토.[3] 흔히 말하는 오야붕(親分, 직역하면 '부모 역할')과 꼬붕(子分, 직역하면 '자식 역할')간 계약에 가까우며, 오야붕과 오야코 사카즈키를 한 꼬붕들 중 리더격인 야쿠자를 와카가시라(若頭, 직역하면 '젊은 두목')라고 한다. 와카가시라를 더 아래 위치의 사람들이 직접 호칭할 때는 카시라(頭)라고 불린다.[4] 야쿠자 두목인 쿠미쵸(組長)의 부하들인 샤테이간에 서로 의형제를 맺는 의식이다. 쿄다이 사카즈키를 치른 야쿠자 중 리더격인 샤테이카시라(舎弟頭)까지 가면 부두목급으로 봐도 될 정도.[5] 요건 환경오염 때문에 생략하는 경우도 있다.[6]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야쿠자만 하는 건 아니다. 그냥 일반적인 일본의 손뼉 치는 문화라고 생각하면 된다. 붉은 돼지에서는 해적단 두목 맘마 유토가 피오에게 상금(포르코와 커티스가 결투한 끝에 포르코가 이겼으니)을 수여해 줄 때 격식을 차려서 수여하는 걸 두고 "테지메라구, 테지메!"라고 하기도 한다. 보통 한국판에서는 "이게 다 절차라고!"라고 나온다.[7] 여기서는 최형배가 재일교포로 보이는 일본 야쿠자와 "사까스끼"를 맺었다고 뉴스에서 언급된다.[8] 산본지메三本締め라고 한다.[9] 이름부터가 재일교포의 흔한 일본식 통명이다.[10] 실제로는 1965년 한일수교를 전후로 해서 재일교포 야쿠자 여러 명이 한일경제협력, 한국 유학생 지원 공로 등의 명목으로 한국 정부로부터 훈장을 수여받았다. 대표적인 인물이 정건영. 이런 관행은 1988 서울올림픽 즈음까지 이어지다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