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언제나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그 의미를 갖는다. |
1. 개요
한국 순정만화 작가 신일숙의 대표작. 팬들은 보통 줄여서 A4라고 부른다.1986년 연재를 시작하여 1996년에 완결된 장편으로, 기원전 5세기경 중근동을 배경으로 아르미안이라는 가상 왕국을 무대로 하여, 네 명의 공주들의 인생역정을 풀어내고 있다. 역사적으로 실존한 유명인물들도 다수 등장하며, 이들의 이야기도 제법 역사적 사실과 맞아떨어져서 잔재미를 주고 있다.
바야흐로 이야기는 고대 시대. 장소는 아르미안 왕국. 말기 시점으로 넘어가는 이 시기에 선대여왕이 사망하고... 여성만이 왕위에 오를 수 있는 아르미안 왕국에서 다음 대의 여왕이 될 레 마누아는 자신에게 위협이 되는 막내 공주 레 샤르휘나를 왕국 밖으로 추방시키고, 여기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2013년 3월 21일 아르미안이라는 제목으로 4권 분량의 소설판이 발매되었다. 그리고 2020년 본작으로 부터 5년전 사건을 다룬 공식 프리퀄 소설인 '검은 재'가 발매되었다.
2. 줄거리
때는 기원전 5세기 무렵, 배경은 고대 중근동의 여계 왕국인 아르미안 왕국이다.초대 여왕인 금발의 여인 마하시바야가 아르미안을 건국하고 수백년이 지나 말기로 접어든 아르미안 왕국.
제 37대 여왕인 레 마누 기르샤 옴머셋이 지병으로 승하하고 왕위는 여왕의 운명을 타고난 장녀, 레 마누아가 계승하여 제 38대 여왕 레 마누로 즉위한다.
마누아는 자신의 왕위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샤르휘나를 왕국 밖으로 추방시키며 돌아오는 조건으로 불새의 깃털을 가져와야 한다는 명을 내린다.
샤르휘나는 어떻게든 왕국으로 돌아가고자 이 위험한 미션을 수행하기로 하는데....
3. 등장인물
- 아르미안
작중 설정상 bc 500년 경 고대 중근동 칼데아령 - 현 이라크와 시리아 일부 지역에 있었던 가상의 왕국으로 달의 여신 실라를 모시며 초대 여왕 마하시바야의 혈통을 이어받은 여성이 왕이 되는 여계 국가이다.
작중 시간대에서는 이미 세가 기울어 말기에 접어 든 상태이고, 결국 페르시아의 침공으로 멸망한다.
- 기르샤 옴머셋
37대 레 마누. 네 왕녀의 어머니이다. 역대 레 마누 중 가장 온화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온후함으로 국민들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여왕이었으나 반대로 왕권 약화에 일조하기도 하였다. 마누아, 스와르다, 아스파샤의 생부인 하갈 모스타크와 사랑에 빠져 율법을 어기고 11년간 그와 사실혼 관계를 유지했으나, 케네스의 아버지 구사야에 의해 진실이 드러나자 세 딸의 왕위계승권을 담보로 한 장로회의 강요로 새로운 신성한 상대를 맞아들여 샤르휘나를 낳는다. 기르샤의 이러한 정치적 유약함과 장로회의 왕권 침해 및 권력 남용은 마누아가 강력한 왕권 구축과 장로회 폐지를 결심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1권에서 사망하고 장례식 이후 그녀의 뒤를 이어 장녀 마누아가 38대 레 마누의 자리에 오른다.
- 구사야
아르미안 장로회의 장이자 마누아의 대부 겸 사부. 케네스의 아버지이다. 할머니의 언급에 의하면 젊은 시절 기르샤를 흠모한 사람 중 한 명이라고 한다. 기르샤와 하갈의 사이를 눈치채고 적극적으로 관여한 것도 이 사실과 관계가 없지는 않은 듯 하다. 어릴 적 원한을 잊지 않던 마누아에 의해 장로회가 폐지되면서 그 역시 내쳐졌다. 그의 아들인 케네스를 이용하기 위해 마누아는 구사야를 죽이지 않고 살려둔다.
- 벨다레트 장로
리트파의 장로로 마누아의 오른팔이자 심복. 마누아의 즉위 직후 신진세력으로 등장해 특유의 뛰어난 지성과 정치적 감각으로 마누아의 눈에 들게 된다.
- 이삭 대장로
샤르휘나의 대부이자 대장로회의 일원. 학식이 깊고 온후한 성품으로 리반 게뤼압의 아버지이다. 리반의 반모에 의해 연좌제로 처형당한다.
- 할머니
아르미안 왕궁에서 떨어진 동굴에서 혼자 살고 있는 할머니. 거동이 불편하고 앞을 보지 못 하지만, 예언 능력 덕분인지 마누아나 케네스가 갑자기 찾아와도 놀라지 않는다. 이름은 불명이며 마누아가 친근하게 할머니라고 부른다. 정확한 정체도 불명이지만 선대 레 마누, 혹은 레 마누의 자매 정도로 추정된다. 입은 험하지만 마누아를 상당히 걱정하고 아끼는 인물로, 마누아가 의지하는 몇 없는 대상이기도 하다. 아는 것이 많아서인지 이따금 마누아가 찾아와 조언을 구한다. 케네스에게 마누아의 과거에 대해 알려주는데, 이때 이미 자신이 얼마 안 가 사라질 것을 알고 있었는지 홀로 남겨질 마누아를 걱정하는 모습을 보인다. 스와르다가 죽던 날, 동생의 죽음을 예감한 마누아가 빗속을 헤치고 동굴에 갔을 때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 레 피아 바헬라
아스파샤와 바헬 사이에서 태어난 딸. 이름의 의미는 '차가운 바다의 아가씨'. 어머니 아스파샤를 꼭 닮았다. 마누아의 말에 의하면 외모 뿐만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분위기도 닮았다고. 바헬이 자신을 잊었다는 것을 알고 충격에 빠진 아스파샤가 난산 끝에 낳았다. 반실성한 아스파샤는 도저히 아이를 돌볼 수 없는 상태인지라 피아는 이모인 마누아가 거두어 아르미안으로 데려간다.[1] 마누아는 피아를 친딸처럼 아끼며 키웠고, 피아 역시 마누아를 어머니로 알고 자라며 무척 따랐다. 마누아에게 많은 위안과 위로가 되주었으며, 이를 노리고 피아가 납치당하자 함정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를 구하기 위해 직접 갔다가 독화살을 맞아 죽어간다. 후일 마누아는 죽기 직전 피아에게 어머니 아스파샤에 대해 알려주고 돌아온 샤르휘나에게 피아를 맡겼다. 아르미안이 멸망할 때도 무사했는지 훗날 성장한 마누엘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아르미안 왕가 특유의 능력을 이어받지 못 해 마누엘을 찾아왔다고. 이후 자유를 얻은 마누엘과 함께 어디론가 떠나는 모습이 이 작품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 페르시아
작중에 나오는 강대국으로 역사에 맞게 강대국으로 등장한다. - 리할 오타네스
- 마누엘
- 크세르크세스
- 시메야 황녀
크세르크세스의 이복 여동생이자 세 번째 황후. 본래 리할의 약혼녀였으나 마누아의 계략에 의해 파혼당하면서 크세르크세스와 혼인한다. 자존심이 매우 강하고 거만한 성격으로 일방적인 파혼으로 자신의 자존심을 금가게 한 리할과 마누아 양쪽에게 모두 원한을 가지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마누아의 동생인 스와르다가 크세르크세스의 애정을 독차지하자 이에 앙심을 품고 스와르다의 주변을 모색, 리할과의 연관점을 찾아내어 스와르다가 처형당하는 것에 일조한다.[2] 아들을 황위에 올리고 싶어했으나 막상 크세르크세스가 사망한 뒤 그는 이복형 아르타크세르크세스(아닥사스다)의 손에 살해당하였으며, 이후 아르타크세르크세스가 아르타크세르크세스 1세로 황위에 올랐다.
- 이반 황자
크세르크세스의 이복 남동생으로 인도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났다. 왕궁에서는 괴짜로 통했으나 이복형인 크세르크세스와도 사이가 좋았다. 페르시아로 시집온 후 겉도는 스와르다에게도 잘 대해준 몇 안 되는 인물 중 한 명이었다. 그 자신도 깨닫지 못 한 채 스와르다에게 연정을 품고 그의 여동생인 아스파샤에게 구혼하기도 하나 그의 구혼이 자신보다는 스와르다에 대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달은 아스파샤에 의해 거절당한다. 스와르다가 처형당할 당시 거의 유일하게 형의 결정을 적극적으로 말렸으나 끝내 그녀의 죽음을 막을 수 없었고 형과의 관계도 파탄난다. 스와르다가 처형된 뒤 황자의 신분을 버리고 출가하여 어머니의 나라인 인도로 돌아가 고승이 되었다. 이후 산신 쿠울레를 찾아 인도로 흘러들어온 샤르휘나와 우연히 인연을 맺고 그녀를 돕게 된다.
- 그리스
페르시아와 적대국가로 나온다. 역사에 맞춰 폴리스란 독립국가가 등장한다. - 페리클레스
아스파샤의 운명의 상대. 고대 그리스 아테네의 정치가이자 군인으로 실존 인물이다. 이 작품에서는 명문 귀족 혈통이나 해적을 만나 부상을 입은 사고로 기억을 잃고 노예 신분으로 왕녀인 아스파샤와 처음 만나는 것으로 묘사된다. 아스파샤에게서 바헬이라는 이름을 받고 그녀와 함께 지내먄서 자연스럽게 가까워진다. 후일 아스파샤와 혼인하고 그리스로 가던 도중 밀레투스에서 도적들에 의해 한 번 목숨을 잃게 되나, 그가 아스파샤의 운명의 상대이며 아직 죽을 운명이 아님을 인지한 샤르휘나가 에일레스를 설득해 사신(死神) 마흐툰과 사투를 벌인 끝에 그의 영혼을 구해 되살린다. 다시 살아나는 과정에서 과거의 기억은 되찾았으나 아스파샤와의 추억은 모두 잊은 페리클레스는 아테네로 귀국하여 옛 약혼녀와 혼인한다. 아스파샤와 잠시 재회하지만 바헬로서의 기억을 잃어버린 그는 그녀를 알아보지 못 해 사람을 착각한 것 같다며 아스파샤를 지나쳐버려 의도치 않게 아스파샤에게 절망을 안겨주고 만다. 이후 전쟁터에서 재회해 불완전하게나마 아스파샤를 기억해내지만, 이미 그가 자신이 알고 있던 바헬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아스파샤는 훗날을 기약하며 다시 그의 곁을 떠난다. 노년에 이르러서야 '아스파시아'로서의 아스파샤와 재회한 그는 아스파샤와 다시 사랑에 빠지고, 나이를 먹지 않던 아스파샤가 아이를 낳은 뒤 나이가 드는 모습을 통해 그녀가 자신과 사랑했었던 옛 소녀임을 깨닫게 된다. 이후 다시 태어나면 자신이 먼저 아스파샤를 알아보고 더 사랑해주겠다는 말을 남긴 채 그녀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다.
- 아크시오쿠스
밀레투스 사람으로 산적 두목. 그리스로 향하던 아스파샤 일행을 습격하여 페리클레스의 죽음에 일조했으나, 이후 아스파샤의 능력에 의해 목숨을 건지고 그녀의 온화함에 감화되면서 개과천선한다. 본성은 순박하고 충성심 강한 성격으로 아스파샤를 물심양면으로 돕는다.
- 기타
샤르휘나의 여행에 도움을 주는 일행들과 주변인물들. - 글라우커스
샤르휘나가 델피의 아폴론 신전으로부터 '운명의 열쇠를 주는 자'라는 예언을 받은 뒤 찾아낸 인물. '사람이되 사람이 아니며, 하나이되 복수인 자'로도 불린다. 자수정의 수호자이자 플라의 산의 예지자. 예지자이자 신과 인간의 혼혈인 아버지와 수정의 정령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태어나자마자 어머니인 수정의 정령이 불새의 여왕 마하시바야로부터 받은 신성한 자수정에 그의 영혼을, 자수정의 면 하나하나에 그의 수명을 담으면서 그 자수정이 무사한 한 불사의 몸이자 다중 생명체로 살아갈 수 있는 운명을 갖게 되었다. 어머니와 마하시바야 사이의 약속으로 생명의 근원인 자수정이 마하시바야의 혈통인 샤르휘나의 손에 들어가게 되면서 샤르휘나에게 종속되고, 아버지와 그 자신 사이의 약속으로 샤르휘나가 운명의 의미를 찾게 될 때까지 그녀의 길 안내를 맡는 운명 또한 갖게 된다. 샤르휘나의 이복오빠[3][4]. 불새를 찾기 위한 첫 관문인 누군가의 희생 없이는 지나갈 수 없는 금역 악마의 땅을 지날 때에 스스로 희생한다. 자신의 운명과 누이를 증오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누이를 사랑했다고 한다. - 미카엘
본명은 미카엘 파레스 리온. 바다의 여신 라아나[5]가 가장 총애하는 아들로, 페가수스의 정기를 받아 태어났으며 명마이자 신마 류우칼시바에 깃든 정령이다. 해가 떠있는 시간에 정령의 모습을 하게 되면 생명력이 약해진다. 그가 아끼는 누이가 전쟁의 신 에일레스를 사랑해 물거품이 되어 사라졌기 때문에 에일레스를 싫어한다. 원래 스스로 기억을 잊고 류우칼시바로서 살아가고 있었으나 샤르휘나가 자신을 길들이려다 크게 다치게 되자 그녀를 살리고자 정령으로서의 기억을 되찾게 된다. 샤르휘나에게 길들여진 이후 그녀의 모험에 동행하여 전 세계를 떠돌게 된다. 칼리엘라의 연모를 받고 있으나 한결같이 샤르휘나만을 애정한다. 이후 불새를 찾기 위한 세번째 관문인 카오스의 계곡에서 희생한다. - 칼리엘라
불의 고양이. 불의 여신 팔라가 낳은 정령이다. 초기에는 어린 아이의 외모에 고양이의 하반신을 가진 모습을 지니고 있었으나 미카엘에 대한 연모의 감정으로 자기 자신을 성장시켜 점차 성인 여성의 모습으로 변모한다. 불의 여신 후보로 칼리엘라가 성장함에 따라 불의 여신은 노화한다. 이후 칼리엘라에게 분노한 여신이 칼리엘라의 목걸이를 뜯어버리게 되면서 정령의 힘을 잃는다. 불새를 찾기 위한 두번째 관문인 얼음의 문에서 제 생명을 태워 얼음을 녹이고 죽게 된다. - 야수말다
타리스의 일족. 앙고르 성지가 소멸되고 타리스의 성지가 재건되는 도중 사라져 세계를 떠돌다 샤르휘나 일행에 합류한다. 앙고르 성지가 붕괴되는 과정에서 성지의 핵인 황수정으로부터 '불새의 그림자'를 흡수, 샤르휘나 일행을 불새가 있는 곳으로 인도하는 역할을 맡는다. - 하갈 모스타크
마누아, 스와르다, 아스파샤의 아버지. 유대계 청년으로 기르샤와 사랑에 빠져 레 마누의 신성한 상대는 한 명이 계속 지목되어서는 안 된다는 율법을 어기고 기르샤와의 공모 하에 여러 모습으로 변장, 지목되어 세 왕녀를 낳는 데 일조하였다. 구사야에 의해 진실이 밝혀진 뒤 아르미안에서 추방되나[6] 신분을 숨기고 아르미안을 여행하는 여행객들의 길을 인도하는 안내역을 맡아 생계를 유지한다.[7] 기르샤가 사망한 뒤 레 마누들의 선산이자 기르샤가 묻힌 '레다의 고향' 앞에서 시신으로 발견된다. 아버지를 알아본 마누아에 의해 기르샤의 곁에 묻혀 죽어서나마 함께 하게 된다.[8] - 플레니스
샤르휘나와 글라우커스의 생부. 불새의 대자(代子). 장님이자 금발의 음유시인으로 산신 쿠울레와 인간 여인 사이에 난 아들이다. 수정의 정령과의 사이에서 아들 글라우커스를 낳았으며 장로회의 강요로 새로운 신성한 상대를 맞아야 했던 기르샤와 인연을 맺어 샤르휘나를 낳았다. 샤르휘나와 만나기는 했지만 샤르휘나는 당연히 아버지를 알아보지 못하고 그 역시 딸을 위해 사실을 밝힐 생각이 없는 듯. 훗날 아스파샤와 인연을 맺게 되어 아스파샤가 난산으로 피아를 낳을 때 옆을 지켰고 이후 그녀를 제자로 거두고 수업을 통해 여러가지를 가르쳐준다. - 마하시바야
아르미안 왕국의 건국자이자 초대 여왕으로 말년에 불새로 변해 어디론가 사라진 전설의 여인. 금발머리의 아름다운 여성이라고 하며 글라우커스의 어머니인 수정의 정령과 모종의 계약을 맺었다고 한다. 수정의 정령에게 신비한 자수정을 주어 글라우커스가 훗날 불사의 몸이 되게 하였고 그녀의 후손 샤르휘나가 수정의 정령과 만나게 하는 계기를 만든다. - 신
- 쿠울레
플레니스의 아버지이자 샤르휘나와 글라우커스 남매의 할아버지인 산의 신. 주인공 샤르휘나가 자신의 할아버지인 이 신을 찾으러 인도로 왔을 때 어머니의 고향 인도로 돌아가 스님이 된 이반 황자와 만나게 되었다. 오래 전 인간 여인과 사랑에 빠져 아들 플레니스를 낳았다. 현 거주지는 인도의 로말레스 산. - 라아나
미카엘의 어머니인 바다의 여신. 샤르휘나에게 신이든 인간이든 벨 수 있는 신검인 물의 검을 주었다. - 마흐툰
죽음의 신. 신들 중 유일하게 악역으로 샤르휘나와 에일레스가 페리클레스의 영혼을 구하는 과정에서 사라만다의 심장인 피의 다이아몬드의 효과로 '피의 얼음' 속에 육체가 봉쇄당하는 굴욕을 겪은 뒤 샤르휘나와 에일레스에 대한 깊은 원한을 품게 된다. 산신 쿠울레를 만나기 위해 인도의 로말레스 산으로 향하는 샤르휘나를 자신의 영지인 앙고르 성지로 유인해 복수하고자 하나 실패한다. - 에일레스
- 팔라
불의 여신이자 칼리엘라와 같은 불의 정령들의 어머니. 칼리엘라를 자신의 후계자로 삼았지만 칼리엘라가 성장하면서 노화가 시작되자 질투심에 칼리엘라의 힘을 뺏는다. 나중에 칼리엘라가 얼음의 문에서 자신을 희생하자 스스로를 희생하고 죽은 그녀의 명복을 빌어준다. - 불새
불의 힘을 가진 신비한 영조. 마하시바야가 변신한 모습으로 보인다. - 포이보스
예지의 신.
샤르휘나와 관계가 있는 신비로운 존재들. 샤리와 그 일행에게 여러 도움을 준다.
4. 여담
- 한국 여성 만화계에서 보기 드문 장편 대하 작품이면서 동시에 로맨스가 아닌 저항적 페미니즘에 중점을 둔 이색적인 작품. 운명의 상대는 있어도 백마 탄 왕자님은 없다. 다만 본작이 연재되던 시기 함께 활동하던 제2세대 순정만화가들의 작품을 보면 대하서사가 보기 드물다고 할 정도로 비주류는 절대 아니었다. 황미나의 <불새의 늪>, <굿바이 미스터 블랙>, <레드문>이나 김혜린의 <북해의 별>, <비천무>, <불의 검>. 강경옥의 <별빛 속에>. 김진의 <바람의 나라>에 이르기까지 작품수는 둘째치고 대작으로 이름이 알려진 작품중에는 대하서사의 비중의 충분히 높다. 또한 저항적 페미니즘에 중점을 둔 것으로 따지면 김혜린의 불의 검 역시 해당 주제에 대한 집중도는 A4 이상이다[9]. 이는 결국 80년대~90년대 중반 당시 한국 사회에서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가 바로 민주화 운동이었고,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추구하던 당시의 젊은 세대 독자들이 그만큼 한 사회의 미래와 과거를 관통하는 거시서사에 목말라했던 영향이 컸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10]. 가라타니 고진 같은 인물도 90년대까지의 한국을 <근대문학의 전성기>에 있다고 평가했고, 2000년대 이후 한국 사회에서 근대문학의 입지가 순식간에 사라진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술회한 바 있음을 생각해보자. 근대문학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가 사회적인 거시서사이고, 이러한 거시서사가 한국적으로 정착한 스타일이 바로 <대하소설>인 것처럼, 소설 뿐 아니라 만화 분야에도 <대하만화>라 불릴만한 작품들이 거대한 조류를 형성했던 것이다. 덤으로, 거시서사를 다루는 대작답게 이런 <대하 순정 만화> 대부분이 긴 연재기간을 필요로 했기에 당시 빈약했던 한국 만화시장의 부침에 따라 연재잡지가 망하면 한동안 연중되다 새 잡지에서 재연재하기를 반복하며 힘겹게 연재를 이어가야 했던 것도 공통점.
- 핵심 주제, 일관된 색채는 주인공인 네 딸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살아가느냐이며, 운명의 상대, 혹은 주변의 남성들은 부정적이거나 수동적인 면모가 두드러진다.
요즘 웹툰이었다면 중고딩들에게 발암 순정물이라는 악플을 베댓으로 먹을 가능성이 높을 정도로대부분의 러브라인은 험난하기 짝이 없거나 비극으로 귀결된다. 남성이 지배하는 고대 중동 배경 속에서 독립된 인격체로 살아가는 여성을 그려낸다는 건 기본적으로 투쟁의 구도를 담고 있으며, 때문에 남성의 보호하에 환상 어린 행복을 찾는 전통적인 여성의 로맨스는 허락되지 않는 셈. 이는 부국강병의 군주인 장녀 마누아 및 여전사 운명을 지닌 4녀 레 샤르휘나 같은 소위 독립적이고 '센' 캐릭 뿐 아니라 매우 '순하고 온화한', 즉 차녀 스와르다와 3녀 아스파시아에게도 해당된다. 스와르다는 성경 에스더 서에 나온 대로 왕비 폐위에 그치는 것보다 만화에선 더 악화되어 남편인 크세르크세스에게 목이 잘리며, 아스파시아는 집단 강간에 처할 뻔하는 데다 조산에 두 번의 기억상실 등 온갖 굴림을 당하고, 노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사랑하는 이와 재회한다.[11]
- 주제 뿐만이 아닌 장르로서도 기념비적인 작품이었다. 8,90 년대 한국 순정만화 르네상스기에 이 작품의 위상은 순정만화로서도, 가상역사물로서도, 대하극화로서도, 판타지물로서도 큰 족적을 남겼다. 그 중에서 순정만화+판타지를 이런 큰 스케일의 이야기로 대중들에게 큰 성공을 남긴 경우는 이 작품이 거의 효시격이다. 비슷한 성격을 지닌 작품으로 바람의 나라가 있는데, 이 경우는 동양 판타지의 요소란 점과 남성 주인공(무휼)이냐 여성 주인공(아르미안 4왕녀)이냐는 점에서 본 작품과의 차이점이 있고, 나머지 요소들은 공유된다. 이 작품의 대성공을 힘입어 순정만화계에서도 판타지 요소들이 가미된 작품들이 활발해 지고, 이 작품의 작가 본인의 후속작 리니지에서 더욱 본격적인 서양 문화 배경의 순정만화+판타지 작품을 또 하나의 대작으로 그려내어 그 사례를 공고히 하였다.
- 초반부 극의 중요한 흐름을 결정하는 요소로 페르시아 제국의 일부다처제가 등장한다.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지는 것이니 어쩔 수 없긴 하지만 이 양상이 좀 묘하다. 만화의 설정에 따르면 페르시아에서는 부인을 넷까지 둘 수 있고 1번부터 4번까지 서열이 정해지는 형태다. 그리고 남자들의 당연한 권리이자 능력처럼 묘사된다. 부인을 넷까지 두는 것은 이슬람 사회의 룰이고, 이슬람의 일부다처제는 권장사항이 아닌 용인사항일 뿐인 데다, 이슬람의 일부다처제에서는 부인 사이에 서열조차 없으니, 결국 만화의 묘사는 이슬람의 룰과 동아시아의 처첩제 문화가 섞여있는 형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초반부 흐름에 이 질서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고증 수준을 떨어뜨리는 것은 사실이다. 페르시아 황제의 경우 귀족 가문과의 혼인만 허용되는 형태이긴 하지만, 처의 숫자가 넷으로 제한되진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렇게 되면 아예 스토리가 성립이 안되니까
- 레 마누아가 페르시아의 갈데아 총독에게 200만 달란트를 빌리는 장면이 나온다. 알렉산드로스 3세가 페르시아를 정복했을 때 페르시아의 국고에 있던 돈이 4만 달란트였고, 헤로도토스에 따르면 다리우스 1세 시절 킷시아 지방(수시아나)의 전체 세입이 은화 300달란트, 킬리키아 지방의 기병대 유지비용이 은화 140달란트에 지나지 않았으니 정말 터무니없는 거액인 셈이다. 작가가 당시 화폐 단위를 잘 몰라서 생긴 오류로 보이는데 후에 이 부분을 지적 받았는지 재간본에서는 액수가 수정되었다.[12]
- 대본소판이 영화 올드보이에서 감금방의 폭력배가 읽던 책으로 등장한 바 있다. 실제로 박찬욱이 매우 좋아하는 만화다. 이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본 한국만화'(읽었다는 의미가 아닌 눈으로 봤다는 의미)일 가능성이 있다. 이것도 타이틀이라면 나름 타이틀이며, 이 타이틀은 향후 오래 갈 듯 하다.
[1] 하지만 딸이 떠나는 것을 느꼈는지 점점 멀어지는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자 눈물을 흘리며 마음 속으로 피아를 부른다.[2] 교묘하게 자신이 직접 손을 쓰지 않고 뒷방신세였던 황후들을 이용했다.[3] 글라우커스는 수정 정령인 어머니와 반신반인 혼혈이자 불새의 대자인 아버지 플레니스의 아들이고 샤르휘나는 플레니스와 일반 여인인 기르샤 옴머셋의 딸이다.[4] 자연스레 이 남매는 산의 신 쿠울레의 손자, 손녀들로 신의 혈통을 가진 쿼터이기도 하다.[5] 샤르휘나에게 인간이든 신이든 벨 수 있는 신성한 검인 물의 검을 준다.[6] 스와르다와 아스파샤는 너무 어렸기 때문에 아버지에 대해 기억하지 못하나 당시 11살이었던 마누아는 아버지가 쫓겨나는 것도, 어머니가 장로회의 강요로 다른 남자와의 사이에서 샤르휘나를 낳는 것도 생생히 목격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장로회에 대한 깊은 원한을 품게 되고 왕권 강화를 꿈꾸게 된다.[7] 아르미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한 탓인지 기르샤의 딸이 세 명이 아니라 네 명이라는 사실을 듣고 놀라는 모습을 보이며 씁쓸해한다.[8] 그 전에 장례식에서 꽃을 뿌릴 때도 서로를 알아보고 마누아가 아버지에게도 참여할 수 있게 배려해주었다.[9] 불의 검의 연재시기가 A4보다 몇년 늦기는 하지만, 86~96년 사이 연재된 아르미안에 비해 불의 검의 연재는 92~2004년으로 연재 시기가 상당히 겹친다.[10] 저항적 페미니즘이라는 주제 역시, 아직 남녀차별이 심각했던 80~90년대 당시의 여성 독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준 요소 중 하나이다. 예를 들어, 2세대 대하서사 순정만화의 전성기인 80년대~90년대 중반은 태아 성 감별 낙태로 인해 출생성비 균형이 최악으로 깨진 시기와 거의 정확히 겹친다.[11] 다만 작품적 한계가 분명한 건, 네 명의 주인공들의 미모와 색기 때문에 꼬여드는 남자들에 의해 많은 갈등이 벌어지고 많은 일이 해결된다. 개별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특히 4녀 샤르휘나의 경우 이게 무지 심하다(...) 2010년대에 나온 여성주의적 성향의 만화나 웹툰에 와서는 그런 성향에서도 변화가 일어 추녀에 가까운 히로인이 실수도 하고 갈등도 하면서 자신의 삶과 부딪혀간다는 서사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물론 당대의 댕기나 윙크같은 잡지에 연재하는 비교적 인지도가 낮은 작가들의 작품이나 단편들에서는 시대를 앞선 작품들도 나오긴 했지만 큰 흐름을 형성했다고 보기에는 힘들었다)[12] 이 작품의 연재시기는 1986-1996년이다. 마지막 5년 정도 PC통신이 있었을 뿐, 인터넷이 도입되기도 전이었다. 자료를 접하기 어려웠던 시절이었음을 감안할 필요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