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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영어: Akhdam People, Al-Akhdam, Al-Muhamasheen아랍어: الأخدام, المهمشين
아크담족은 예멘에서 인도의 불가촉천민과 일본의 부라쿠민, 1950년대 이전 한국의 백정, 20세기 이전 서유럽의 카고와 마찬가지로 심각한 사회적 차별을 당하는 사람들이다.
2. 상세
이들을 지칭하는 용어 중 아크담은 아랍어 구어체로 “하등인간”을 의미하며, 무하마신은 “잉여인간”을 의미한다. 이들을 공식적으로 지칭하는 이름 자체가 멸칭에서 비롯되거나 멸칭화되었다.[1] 이들의 상당수는 예멘인들이 꺼리는 더럽고 위험한 일에 종사하며 여러모로 상황이 열악한 예멘에서도 일반 예멘 아랍인들보다 더 열악한 상황에 살고 있다.이들의 기원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는데 이 점에서는 프랑스의 카고도 마찬가지다. 다만 카고와 다르게 이들이 오늘날에도 차별을 받는 근본적인 이유는 아직도 가문과 씨족 위주로 돌아가는 예멘의 사회 구조를 들 수 있다.
이들은 아랍 흑인 중에서도 유달리 혹독한 차별을 받는다. 예멘에 많은 소말리인[2]들이 거주하지만 이들은 아크담족처럼 차별을 받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아크담족이 사용하는 언어도 예멘 아랍어이며 종교도 똑같은 이슬람이고 이들만 따로 소수 종파를 믿는 것도 아니다. 아크담족이 고대 예멘을 침공한 에티오피아군의 후손이라는 구전이 있으나 역사학자들은 해당 구전 전승에 회의적이다. 일단 아크담족은 예멘인 평균보다 키가 작지만 아프리카의 뿔과 남수단, 케냐 일대의 주민들의 평균 키는 예멘인보다 더 크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가설은 이들이 흑인 성노예의 버려진 사생아 후손이라는 설로[3], 아크담족이 상당한 수준의 혼혈이 되어 있으며 예멘 아랍인과 언어와 종교 상에 차이가 없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 수 있다.
이슬람에서는 원론적으로는 인종차별 및 혈연, 지연을 가지고 사람을 차별하는 행위를 반대하며 가난한 사람을 대놓고 박대하는 행위도 쿠란에서 반복하면서 금지된 행위다. 그럼에도 아크담들이 이렇게 예외적인 증오와 경멸을 받는 것은 이들의 존재가 예멘의 전통적인 농경 사회의 가치관을 위협했기 때문이라는[5] 설명이 가능하다.
사람들이 이들의 존재를 쉬쉬하고 아크담족도 자신들의 처지를 숨기는 편이기 때문에 이들의 인구 수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아직 잘 잡히지 않고 있다. 50만여 명에서 350만여 명 사이로 추정할 뿐이다. 예멘인들 사이에서는 아크담족이 비도덕적이고 불결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아크담족은 자신들만의 구역에 따로 거주하며 아크담족과 타 부족 간의 통혼은 금기시된다.
아랍권에서는 이들에 대한 처우와 인식을 개선하고자 이들을 욕설에 가까운 멸칭인 아크담이라고 부르는 대신 무왈라딘(مولدين)[6]이라 칭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1] 인도의 불가촉천민도 요즘에는 Dalit(억압받는 자)라고 순화해서 부르지만 원래는 산스크리트어로 “부정타는 자들”이라는 의미의 Chandala(단수형 Chandal)라는 멸칭이 마누 법전 등에 명시된 공식 용어였다.[2] 중세 소말리인 중에는 부유한 상인이 많았다.[3] 아이러니하게도 여성 차별 문제로 구설수에 오르던 이슬람도 인종이나 출신지, 신분에 의한 부당한 차별만은 철저히 배격한다는 점에서 보면 이들의 조상이 흑인 성노예들의 후손이라는 편견이 원인일 수도 있다.[4] 아크담의 단수형[5] 이를테면 일부 인권 후진국에서 강간 피해자에게 관습법상 자살을 권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6] 아랍어로 흑백혼혈을 뜻하며 남미의 물라토와 어원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