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국악곡의 이름
국악의 한 곡으로, 정악에 속하는 한국의 전통 음악이다. 제목의 뜻은 '백성[民]과 함께[與] ~을/를 즐기다[樂]'[1]. 세종이 직접 작곡했다고 전해진다.[2] 아명 은 승평만세지곡(昇平萬歲之曲). 세종의 명으로 지어진 용비어천가의 1장부터 4장까지와 종장까지를 가사로 부르는 성악곡이지만 요즘은 성악 빼고 기악만으로 연주한다. 과거 궁중의 연향(잔치)에서 풍악을 울릴 때 사용되었다. <여민락>은 임금의 출궁과 환궁 때, 그리고 궁중 진연에서 <처용무> 또는 <향발무>의 반주곡으로 연주되었다. 임진왜란 이후 『숙종실록(肅宗實錄)』의 기록에 <여민락>, <여민락만>, <여민락령>의 세 악곡이 서로 다른 것으로 나타나 이때의 <여민락>이 오늘날 전승되는 <여민락>의 전신일 가능성이 있다. 순조 28년(1828) 『진작의궤』에는 <여민락>의 악곡명 뒤에 ‘향’이라는 글자가 첨가되어 이 ‘여민락 향’이 향악 계열의 현행 <여민락>과 관련이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여민락>에 관하여 민간 풍류방 음악이 궁중에 유입된 것 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으나 단정 짓기는 어렵다.세종실록에 실린 원본 정간보에는 악장의 구별이 없는데, 영조때 편찬된 악보에는 10장[3]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행 악보는 8장 이하가 소실되어 1장부터 7장까지만 연주한다. 1·3·5·7장과 2·4·6 장에서 각각 동일한 가락이 많이 되풀이되어 나타난다. 또한 홀수장은 대개 중려(仲呂)로 종지하고 짝수장은 대개 황종(黃鍾)으로 종지하는 특징이 있다.
각 장마다 원가락(성악부분)은 12장단, 여음(간주부분)이 20장단으로 모두 32장단으로 되어 있다. 1~3장까지는 20박의 느린 속도로 연주되어 상당히 느리고, 고악보의 원곡에 비해 복잡한 장식음이 많이 첨가되었지만, 4장 이후는 고악보의 특징을 상대적으로 많이 간직하고 있는데, '급박'이라고 해서 10박으로 변주되어 템포가 빨라진다.
악상은 전체적으로 화평하고 장중하다는 평. 음계는 황종평조로 黃-太-仲-林-南인데, 장마다 한두번씩 경과음으로 無가 들어간다.
악기 편성은 대규모 관현악 편성으로, 향피리, 대금, 해금, 거문고, 가야금, 아쟁, 소금(악기)등을 복수편성하고 장구와 좌고를 갖추어 연주한다.[4] 관현합주로 연주되는 <여민락>은 『금합자보(琴合字譜)』, 『현금신증가령(玄琴新證假令)』, 『속악원보(俗樂源 譜)』 권5에 있는 여민락 현보와 관련되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나, 『세종실록(世宗實錄)』 악보의 <여민락>과 어떻게 관련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각 장의 여음(성악으로 부를 때 간주였던 부분)에서는 악기 음들이 전체적으로 내려가는데, 이때 피리와 대금의 수석 연주자가 여음부분을 한 옥타브 높여 불 때가 있다. 이것을 '쇤다'고 하고 이렇게 연주하는 부분을 '쇠는 가락'이라고 한다. <여민락>은 향피리·대금·당적·해금·가야금·거문고·아쟁·좌고·장구·박 등으로 편성되고, 이 중에서 피리는 피리 연주자들 가운데 수석, 수잡이를 뜻하는 목(目)피리 와 나머지 곁피리로 구분된다. 여음(餘音) 첫 부분인 13째 장단 이하부터 모두 낮은 음역을 연주할 때 목피리 하나만 한 옥타브 올려 연주하는데, 이것이 ‘쇠는 가락’이다. 여민락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이다.
1장부터 7장까지 전곡을 연주하는 데 대략 80~90분으로 꽤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고, 특히 1장~3장은 박자도 정간 당 bpm 30~35 정도로 느리기 때문에 연주하기 상당히 힘든 곡이다. 국악계에서 내로라하는 연주자들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 모 대금정악 교본에 따르면 국악기 연주자들이 힘과 인내를 기르는 데 좋은 곡이라고 한다. 그 엄청난 길이 덕에 평조회상과 더불어 합숙 때마다 관악기 전공자들의 멘탈을 붕괴시키는 곡으로 유명하다.
2000년 8월 18일 도전 골든벨 경기 이천고등학교 편에서 골든벨 문제로 출제 되었다.
세종특별자치시의 지역화폐 여민전은 여기에서 유래하였다.
1.1. 여민락 계열의 음악들
현재 연주되는 여민락에는 앞의 향악 합주곡 외에 '여민락 만', 여민락 령', '해령'이 있다.1.1.1. 여민락 령
與民樂 令아명은 태평춘지곡(太平春之曲)이고, 다른 이름으로 본령(本令)이라고 한다. 본령이라고 하는 건 이 곡의 변주곡인 '해령'이 생긴 후 원곡임을 밝히기 위해 붙은 이름인 듯. 여민락 만과 같이 당악편성이다. 현재는 1장 이후가 소실되어 1장짜리 곡이며 역시 행악에 사용되었다. '령(令)' 역시 뜻이 밝혀지지 않았는데 아마 '만'보다 템포가 빠르고 가락이 많다는 뜻으로 보인다. 악기편성은 여민락 만과 같이 당악편성이다. '속악원보'에 방향악보로 전하고 있다.
1.1.2. 해령
解令아명은 서일화지곡(瑞日和之曲)이다. 여민락 령의 변주곡으로 조선말엽에 파생되었다. 여민락 령의 절반 가량을 따다가 음을 풀어서(解) 사이음과 장식음을 삽입하여 화려하게 변주한 것이다. 편성과 사용처는 본령과 같다. 다른 여민락 종류와는 달리 연음 형식으로 되어 있는 것이 특이하다.
2. 서울대학교 국악 동아리 여민락
서울대학교의 중앙동아리 중 하나로 위 국악곡에서 동아리명을 따왔다. 자세한 내용은 여민락(與民樂)을 참고하길 바란다.[1] 맹자 양혜왕 장구에서 발췌한 것이다. '옛 사람이 백성들과 함께 즐겼기 때문에 능히 즐길 수 있었습니다.[2] 문숙희. (2013). 세종실록악보 봉래의(鳳來儀)의 음악적 구성. 공연문화연구, (27), 285-320.[3] 해동 육룡이~ 가 1장, 불휘기픈~ 이 2장, 새미기픈~ 이 3장 등.[4] 맨 위 영상에서는 쟁과 생황같은 고악기와, 단소 등도 편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