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오메가몬 머시풀 모드에 관한 논란.2. 트라이 내에서
오메가몬의 새로운 형태인 오메가몬 머시풀 모드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굉장히 싸늘하다. 오메가몬은 디지몬 시리즈를 상징하는 디지몬임과 동시에 역대 디지몬들 중 가장 인기 있는 종이다. 그것도 워그레이몬과 메탈가루몬이라는 두 주인공이 우리들의 워게임에서 희망의 합체로 탄생한, 그야말로 프랜차이즈의 자존심 같은 존재였다.하지만 그렇게 등장한 녀석은 (일단 진화가 개연성 없고 뜬금없다는 건 제쳐두고라도), 정체성과도 같았던 휘날리던 망토와 대검 그레이 소드를 버리고 새롭게 달았다는 게 이상하게 꼬아진 날개와 일본도이다. 망토와 그레이 소드, 가루루 캐논은 오메가몬의 정체성임에도 배제된 거다. "디지몬도 윙 건담 제로 따라가냐"라며 헛웃음을 치고 있다.[1]
와타나베 켄지가 오메가몬 머시풀 모드 피규어 발매 기념으로 응한 인터뷰에서 밝히길 전체적인 디자인 모티브는 가면라이더와 사이보그 009 등이라고 한다. 날개처럼 보이는 저것의 정체는 사실은 머플러, 정확히는 머플러에서 날개로 변화하는 디자인이다.[2] 와타나베 켄지가 그린 일러스트에선 분명 머플러로 그린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애니에서는 머플러 부분을 제외하고 원래의 의도와 다르게 날개로만 받아들여졌다. 모델링을 공유하는 링크스와 리얼라이즈의 경우에는 날개만 되어있다고 알려져있는데 머플러 부분의 묘사가 들어가있다.[3]
이 머플러 디자인의 초안에서는 천사와 같은 날개만 달릴 예정이었는데, 트라이의 작화 감독의 '천 같은 걸 펄럭이고 싶다'라는 리퀘스트에 응해 날개 디자인에 머플러를 추가한 것이다. 머플러가 날개가 되면 천사 부분도 남길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현재의 머플러에서 날개로 변하는 디자인이 완성되었다.
그러나 와타나베 켄지가 그린 공식 일러스트는 배틀 스피리츠 콜라보 카드 일러스트를 포함한 모든 일러스트 중 가장 마지막에 제작되어 다른 일러스트에서는 머플러 부분이 제외되는 경우가 많았고 리퀘스트를 부탁한 트라이 작화감독 조차 머플러 부분을 무시한채 날개 부분만 묘사하여 켄지가 입체화 계획에서 날개와 이어지는 머플러 부분은 '이 부분은 천 같이'라고 직접 설정화에 지시까지 써두고 자신이 그린 전체 일러스트에서도 이 부분을 볼 수 있게 그렸다고 한다.[4]
이 내용이 와전되어 켄지의 디자인 의도는 어디까지나 날개 모양의 머플러이고 이를 트라이 작화 감독이 날개로 바꿔버려 그 뒤에 링크스 모델링에서도 날개로만 나오다 나중에 공식설정도 머플러에서 날개로 바뀌었다는 내용으로 전해졌고, 안그래도 평가가 나쁜 트라이와 평소에도 손발이 맞지 않는 디지몬 제작진이었기에 설득력이 좋아 이 내용으로 널리 퍼졌다. 이후 트라이와 머시풀 모드 자체를 비판하는 요소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디자인 의도는 머플러에서 날개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고 이를 통해 천사의 느낌도 유지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 애초에 날개 디자인을 통해 천사로 표현하려고 한 것도 알 수 있다. 공식도감에 머플러처럼 나부끼는 하얀 날개는 오히려 켄지의 디자인 의도를 잘 표현한 설명임을 알 수 있다. 물론 자기가 한 리퀘스트임에도 이를 반영하지 못한 것은 트라이 작화 감독의 문제가 맞다.
또한 그레이 소드가 일본도로 변화한 것은 오메가몬이 오르디네몬의 카이샤쿠닌[5]으로 역할을 부여하고 일본적인 느낌을 내고 싶어서였다고 하며, 카이샤쿠닌이 영어에 없는 단어라 대신 자비라는 의미의 머시풀 모드가 되었지만 자비가 메이쿠몬에 대한 카이샤쿠닌이라는 것은 옳은 사고방식이 아니지 않느냐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이렇듯 디자인 자체는 전체적으로 깔끔한 흰색에 푸른 빛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나름 준수한 편이지만 등장한 작품이 작품인지라 본 디자인도 혹평을 많이 받는 편. 물론 라스트 에볼루션의 아구맨과 파피맨의 애니판 디자인[6]에 비하면 봐줄만한 편이지만 작품 때문에 덩달아 평가가 낮아진 케이스. 그나마 날개에 대해선 와타나베 켄지의 초기 디자인은 날개였으나 머플러를 추가하고 싶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머플러이자 날개인 디자인으로 변경된 것이라 나름 이해한다는 의견이 있다.[7] 그러나 오메가몬의 상징인 그레이 소드를 일본도로 바꾼 부분에 대해서는 비판이 많으며, 기존 오메가몬 보다도 얇은 몸이 눈에 띄는 지라 불호를 표하는 의견도 있다.
일단 천사 날개 자체가 나쁜 건 아니다. 바로 같은 시리즈의 듀크몬 크림슨 모드라는 훌륭한 선례와 비교해보면 오메가몬이 문제인 이유는 명백하다. 듀크몬의 날개는 날지 못하는 듀크몬이 날개를 달고 동료를 지키겠다는 마음이 그라니에게 닿아서 만들어진 것으로 스토리적으로도 개연성이 충분하며, 디자인도 아예 몸의 갑옷 색깔을 전부 빨간색으로 바꾸고 형태도 수정해서 하얀 날개들이 더욱 어울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오메가몬 머시풀 모드는 그냥 몸만 하얗게 바꾸고 꼬아진 날개만 달아놓고 끝이다. 당장에 똑같이 와타나베 켄지가 디자인한 엔젤몬, 샤우트몬X7 슈페리올 모드와 용의 전설 레전더의 시론도 머시풀 모드처럼 하얀 천사 날개지만 이쪽은 날개도 매우 풍성하고 작품도 작품인데다 디자인이나 작화도 잘뽑은 걸 생각하면 더더욱 비교가 된다. 더군다나 엔젤몬, 샤우트몬X7 슈페리올 모드나 시론의 경우 머시풀모드와 달리 제대로 된 개연성을 갖추었다.
게다가 일본도 또한 옹호해줄 여지가 없다. 우선 그레이 소드는 오메가몬의 정체성이다. 그 옛날 우리들의 워 게임에서 디아블로몬의 피니시를 날린 것도 그레이 소드였으며, 그레이 소드의 칼집은 주인공 디지몬인 워그레이몬의 얼굴이다. 칼 옆면에 그려져 있는 고대 디지털 문자까지 모든 게 오메가몬의 상징과도 같은 것이었는데, 그걸 없애버리고 일본도를 꽂아 놨다. 이에 팬들은 천사 날개까지는 호불호가 갈려도 그럭저럭 봐주지만[8] 일본도만큼은 도저히 봐줄 수 없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오죽하면 머시풀 모드 팬아트에 일본도를 지우고 그레이 소드로 그린 팬아트가 쏟아져 나온다.
그리고 일본도는 진화라는 컨셉에 맞지 않는 디자인이다. 기존의 워그레이몬의 날붙이, 메탈가루몬의 총포라는 양대 주인공의 컨셉이 합체 진화에서 절정에 다다라 각각 두꺼운 대검, 거대한 포신이 된 것이다. 그곳의 디지털 문자는 덤이다. 근데 거기서 얇고 단순하게 생긴 일본도를 넣었다. 머시풀의 디자인에 대한 작품적 설정으로는 할복하는 사람의 목을 쳐 주는 역할을 전문으로 맡은 사람인 가이샤쿠닌(介錯人)을 모티브로 했으며, 이에 맞춰 일본도가 되었다. 게다가 두 디지몬의 합체 진화인데도 가루루 캐논의 외형은 변화가 없었다.[9] 하다못해 일본도를 달았으면 가루루 캐논도 그에 어울리게 조총이나 일본식 대포(대조총), 얄팍한 머스킷 종류로 바꿨더라면 조금이나마 괜찮아 보였을 텐데, 그것조차 하지 않은 결과는 결국 한쪽 팔이 괴상하게 얇은 디자인이다. 그 와중에 일본도의 방향이 그레이 소드랑 달라서 그걸로 싸울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차라리 머시풀 모드의 디자인 컨셉인 슬픔을 강조했더라면 이 위의 단점들이 있더라도 어느 정도 봐줄 만 했을 수도 있었다. 만약 머시풀 모드 전과 후로 선택받은 아이들이 메이쿠몬을 떠올리며 동료를 공격해야만 한다는 사실에 슬픔을 느끼고 있는 연출과, 머시풀 모드로 진화할 때 날개와 무기를 강조하기보다 오메가몬의 눈에서 눈물이 나오듯이 파란 선이 몸으로 퍼져나가는 듯한 연출을 강조했다면, 머시풀 모드의 디자인 의도인 동료를 베어야 하는 슬픔을 시청자들에게 조금이나마 이해시킬 수 있었겠지만, 문제는 디지몬 시리즈에 대한 지식, 개연성과 연출력이 부족한 tri 제작진이 이런 것을 생각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설정에서도 언급되듯이, 눈 아래의 파란 라인은 눈물을 의식한 디자인이며, 키카이더에서 따왔다. 눈물을 흘리면서 동료인 메이쿠몬을 베는 오메가몬(및 동료들)의 슬픔을 디자인적으로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설정에서 말한 슬픔 또한 동료를 벨 수밖에 없던 상황에 대한 슬픔인듯. 정작 극중에서는 슬픔이라기보단 너무 무덤덤하게 오르디네몬의 사지를 절단한지라 팬들에겐 무리수라는 평.[10][11]
그 결과 메이코의 디지바이스가 이유도 없이 빛나자 오메가몬이 갑자기 진화하면서 제작진이 생각하기에 멋져보이는 날개와 무기를 강조하고, 머시풀 모드의 디자인의 핵심이라 볼 수 있는 하얀 몸 주위에 나있는 파란선은 그냥 갑자기 생겨나는 정도로 밖에 보여주지 않았고, 트라이 비판점이었던 엉성한 감정 묘사도 여기서 또 나타나며 최악의 궁극 진화씬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말 그대로 tri. 제작진이 설정에 대한 이해도 능력도 부족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참사 중 하나다. 이렇듯 일본도를 제외하면 나름 준수한 디자인과 컨셉이 확실한 머시풀 모드도 몰상식한 tri. 제작진에 의해 희생된 캐릭터인 셈.
이후에 디지몬 어드벤처 라스트 에볼루션: 인연이 개봉되고 아구몬 용기의 유대와 파피몬 우정의 유대가 공개되면서 머시풀도 같이 까이고 있다. 이렇게 계속 호불호가 갈리는 디자인을 낼 바에는 그냥 원래 있던거 쓰라는 내용도 많았다. 오메가몬X나 오메가몬 Alter-S처럼 디자인이 멋있는데 영상화 인연이 적었던 애들도 많은데 굳이 호불호가 갈리는 진화체들을 새로 만들 이유가 뭐가 있냐는 것.[12]
3. 트라이 외
당연히 디자인 측면에서 반다이가 관여했을 수도 있지만, 수십 년간 캐릭터 장사를 전문으로 해온 장인들이 모인 대기업 반다이가 이런 구린 디자인을 들고 나왔다는 게 믿기지 않는 실정. 그와중에 반다이에선 이 머시풀 모드로 신제품 피규어를 발매했다. 해당 게시글 댓글란은 팬들의 야유로 도배되었다. 게다가 피규어도 뿔이 휘어지고 얼굴 조형이 망가졌으며 도색 미스로 욕을 먹었다.4. 관련 문서
[1] 이건 X항체가 나오면서부터 줄곧 건담과 비슷해진다면서 받아온 지적이지만 멋지고 강렬한 디자인이라서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오메가몬에서 유지되던 특징을 짓밟고 가므로 다른 문제이다.[2] 와타나베가 그린 일러스트를 잘 보면 날개 중간이 머플러처럼 구불구불한 라인이 있는데, 이를 토대로 실은 머플러가 존재함을 알 수 있다.[3] 모델링 전신영상 0:37부터[4] 인터뷰 내용[5] 할복하는 사람이 최대한 고통을 덜 느끼고 죽도록 목을 뒤에서 쳐주는 사람.[6] 공식 일러스트는 애니판과 다르게 멋지게 그려져서 호평.[7] 사실 날개 자체는 같은 시리즈인 듀크몬 크림슨 모드라는 선례가 있으며 머시풀 모드의 날개가 혹평받는 건 디자인이 아닌 작중 전개나 개연성이 맞지 않는 게 크다. 작품의 비판에 가려져서 그렇지 날개 디자인은 준수한 편이라 기존의 망토 외에도 날개를 좋아하는 팬들도 있다.[8] 특히 원 디자이너인 와타나베 켄지가 오메가몬 머시풀 모드의 날개는 본래 머플러라고 밝힌 바 있다. 정확히는 머플러였다가 날개를 추가하고 싶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머플러이자 날개인 디자인으로 정해졌다고 한다.[9] 그레이 소드 쪽은 작명은 일부러 한자 네이밍(虞玲刀)을 통한 말장난까지 집어넣으며 설정에 공을 들였지만, 가루루 캐논 쪽은 언급조차 없다가 이후 설정이 공개되면서 가루루 캐논도 한자 이름으로 변경된 것으로 밝혀졌다.[10] 메이쿠몬의 행적이 비호감 그 자체인 것도 한몫했다. 메이쿠몬/비판 항목 참조.[11] 다만 오메가몬과 달리 아이들은 오메가몬이 벨 때마다 눈물을 참듯이 눈이 흔들리는 연출이 나온다.[12] 저 링크에서 제발 옛날거 쓰라고 닦달하면서 예로 든 '블리츠그레이몬+크레스가루몬=오메가몬 Alter-S'는 2021년에 디지몬 어드벤처:에서 마지막회 특전폼으로 출연해서는 짧고 굵은 액션으로 뽕을 뽑아줬으니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