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신기동전기 건담 W에서 주장하는 이념. 간단하게 말하자면 모든 병기를 폐기처분하는 것으로 완전한 평화를 누릴 수 있다는 것으로 알기 쉽게 전지구적인 규모의 군비철폐라고 하면 이해가 갈 것이다. 하지만 작중 인물들이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완전평화주의를 논하고 있고 워낙에 완전평화주의에 대해서 의견들이 분분한지라 모호하게 다루어지는 감은 없지 않아 있다.[1] 모티브는 임마누엘 칸트의 '영구평화론'이다.2. 작중에서의 설정
원래 지구권 내에서 분쟁을 없애기 위하여 만들어진 지구권통일연합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하여 소국이나 콜로니를 침공하는 것을 보다 못한 생크킹덤의 피스크래프트 왕가에게서 제안된 것이다.당시 지구권의 상황은 압도적인 군사력을 지닌 지구권 통일 연합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는데 지구권통일연합은 조직의 존속을 위해서 끊임없이 분쟁을 필요로 했다. 이것은 조직창설의 이유부터가 분쟁해결이었기 때문에 많은 병기와 군수기업, 군인들을 끌어안고 있기 때문이었다. 군내부에서도 지구권의 장래를 염려하는 비둘기파가 존재하기는 했지만 그들은 소수에 불과했고 큰 영향을 지녔다고 보긴 힘들었다.
이에 따라서 피스크래프트 왕가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완전평화주의를 주장했으나 롬펠러 재단을 필두로 한 기득권 세력은 자신들의 기득권 포기를 좋게 여기지는 않았고, 연합 내부에서 이 생크 킹덤을 무너뜨리는 것으로 많은 반대 세력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와[2] 이를 받아들은 연합에 의해 생크킹덤은 멸망하게 된다. 그 결과 피스크래프트왕은 사망했고 그 후계자인 왕자와 공주는 행방불명된다. 동시기에 지도자 히이로 유이의 암살사건이 겹침으로써 지구권은 완전히 막장테크를 타게 된 듯 보였으나, 실제로 피스크래프트왕의 후계자인 밀리아르도 피스크래프트, 리리나 피스크래프트는 생존했고, 리리나가 그 뒤를 잇게 된다.
사실 그 이전 당시 지구권 통일연합의 지도자였던 노벤타가 이러한 완전평화주의와 일맥상통하는 군비철폐를 목표로 한 군축에 들어가려 했으나, 오즈의 반란과 오즈의 정보교란에 유도당한 히이로 유이에게 노벤타를 비롯한 온건파 연합 수뇌부들이 살해당하면서 백지화된 바가 있다.
이후 피스크래프트 왕가를 대대로 섬겨온 도리안 가문의 충신에 의하여 리리나 도리안으로 성장해온 리리나 피스크래프트는 양부의 암살이 원인이 되어 OZ에 강렬한 적개심을 품게 되지만[3] 생이별한 밀리아르도와의 재회, 그리고 히이로 유이와의 만남 등을 통하여 리리나 피스크래프트로서 다시금 완전평화주의를 주창하고 생크킹덤의 재건을 선언한다.
50년이 넘도록 지속된 분쟁상태에 이골이 난 수많은 지구인들이 완전평화주의에 호응을 보냈으나, 롬펠러 재단은 이것을 위험시하였다. 일단은 오즈의 평화정책의 상징으로 생크 킹덤을 내버려뒀으나 뒤로는 많은 위해를 가해왔다. 이에 루크레치아 노인은 부대를 창설하고 건담 파일럿들을 불러모으는 한편, 트레즈파 오즈군 잔존 병력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대항해왔다. 그러나 트레즈파가 완전히 무너지게 되자 롬펠러 재단은 생크킹덤이 트레즈파 병력을 받아들인 것을 구실로 하여 대대적인 병력을 파견해 생크킹덤을 침공해온다. 더 이상 싸움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리리나는 스스로 생크킹덤의 해체를 선언, 본인은 롬펠러 재단에 스스로의 신병을 인도한다.
이후 리리나는 퀸 리리나로 등극하여 롬펠러 재단의 밑에서 정치적인 우상으로서 재단의 지배를 정당화하는 수단이 될 위기를 맞지만, 피스크래프트왕가를 지지하고 있던 재단내부의 귀족들의 지지를 얻는 것으로 오히려 재단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그 전까지 재단의 주도자였던 델마이유 공작을 실각시키는 것에 성공한다.[4] 그러나 본인도 자신이 롬펠러의 압제를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전락할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는지, 자신을 암살하러 온 히이로 유이를 발견하고 그의 손에 죽을 각오를 한다. 하지만 리리나의 연설에서 희망을 느낀 히이로는 그대로 그 자리에서 사라진다.
마침내 완전평화주의가 결실을 맺은 것처럼 보인 순간, 콜로니의 비밀결사인 화이트 팽의 리더가 된 밀리아르도는 지구에 대해서 일방적으로 선전포고. 다시 지구는 전화에 휩싸인다. 완전평화주의로는 과격파의 집단인 화이트팽에 대항할 수 없다고 본 트레즈 크슈리나다는 아직껏 자신을 추종하는 병사들을 이끌고 롬펠러 재단을 장악한다.
그러나 사실 밀리아르도와 트레즈의 목적은 완전평화주의의 실현에 있었다. 리리나의 노력으로 완전평화주의는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두었지만 인류의 본성을 바꾸지 않는 한 다시금 전쟁을 일어날 것이고, 이에 따라서 인간이 전쟁의 참혹성을 잊을 수 없게 만드는 참극을 일으켜야 된다는 것이 밀리아르도가 건담 에피온을 통해서 내린 결론이었다.[5] 또한 트레즈는 그런 밀리아르도의 생각을 알아차리고 지구내의 주전파와 남아있는 무기들을 모두 끌어모아 전장에 나선다. 결국 화이트팽과 OZ는 격렬한 전투끝에 공멸한다. 실제로는 지구권통일연합을 대표하는 OZ쪽이 먼저 항복을 선언했지만 화이트팽도 전투로 기반을 전부 잃었을 뿐더러 지도층은 리브라와 함께 전멸, 밀리아르도 피스크래프트는 행방불명되어 자연스럽게 와해되었다. 게다가 트레즈는 파괴되지 않고 귀환한 리오는 모두 폭파해서 폐기하라는 명령까지 남겼었다. 말 그대로 지구상에서 모든 무기를 없애려는 큰 그림.[6] 결국 지구는 간신히 위기를 모면하는 것에 성공한다.
지구와 콜로니 양측의 주전파가 전멸한 것을 통하여 더 이상 방해할 자가 없는 화해 무드가 성립되었고 사실상의 군사정권[7]에 가까웠던 지구권 통일 연합은 해체. 완전평화주의를 받아들인 세계 국가 연합이 수립된다.
TV판 종결 이후로도 구 OZ의 관계자나 콜로니의 과격파등은 자체적으로 MS로 무장하고 있었고 세계 국가 연합와 그 산하 무력집단인 프리벤터도 이에 대항하기 위하여 MS전력을 보유한 사실이 있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완전평화주의가 실현되었다고 하긴 힘들다.
3. 개념
완전평화주의, 조금 더 정확히 말해 생크킹덤의 완전평화주의는 군비철폐를 절대 전제로 삼고, 군비철폐로부터 시작되는 완전평화의 길을 주창한다. 하지만 건담의 파일럿은 현실성이 없다고 깐다.히이로는 물론이요 완전평화주의를 해답이라고 확신한 카토르마저도 투쟁을 멈추지 않는다. 더구나 생크킹덤의 지도자인 리리나 피스크래프트마저도 완전평화주의를 이거 진짜 실현되기나 하는 건가?하고 회의감을 품기까지 한다.또한 완전평화주의를 주장한 콜로니의 지도자 히이로 유이, 그리고 생크킹덤마저도 지구권 통일연합군에게 제거당했다. 완전평화주의가 가진 이상론적인 측면은 작품 내에서도 이미 충분히 논의된다.
그렇기 때문에 밀리아르도 피스크래프트가 제로와 에피온을 타고 내린 두 번째 조건은 인류의 전쟁의지를 완전히 뿌리뽑는 것. 즉, 다시는 전쟁을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끔찍한 인류 최후의 전쟁을 벌여 전 인류로부터 전쟁의지를 아예 뿌리뽑는 것이다. 그리고 히이로와의 전투에서 깨달은 세 번째 조건은 남을 배려하는 순수한 마음.
근데 사실 밀리아르도의 이것도 별로 현실성은 없어 보인다. 모든 전쟁을 끝낼 전쟁이라 불렸던 제1차 세계 대전이 벌어진 뒤 그보다 더 큰 전쟁인 제2차 세계 대전을 벌였음에도 계속 전쟁이 나는 걸 보면 전쟁의지를 뽑는건 불가능 하다고 볼 수 있다.
밀리아르도가 취한 인류 최후의 전쟁의 목표는 셋으로 나눠진다.
1. 전쟁이 진저리 나서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끔찍한 피해를 인류에게 가져다준다.
2. 인류가 편이 갈라지게 된 계기, 그러니까 지구와 콜로니(우주) 중 지구를 사람이 살 수 없게 날려버려서 강제적으로 대립 구도를 해체시킨다.
3. 인류를 생존을 하는 것도 힘이 든 우주라는 혹독한 환경에 강제로 끌어내 투쟁의 대상을 인간과 인간이 아니라 우주라는 환경으로 돌리게 만드는 것이다.
쉽게 말해 외부의 적이 없으면(지구처럼 편안한 세계에서 살면) 내부에서 치고 박고 싸우니 외부에 적을 만들어(우주라는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 인류의 투쟁 의식을 여기에 집중 시키려고 했던 것. 쉽게 말해 인류에 큰 트라우마를 안기고, 지구는 날려 버리고, 우주라는 환경에 몰아넣으면 니네 싸움이나 할 수 있겠냐? 라는 건데 방식은 둘째치고 이게 성공했어도 과연 전쟁 억지가 얼마나 갈지는....
결국 엔드리스 왈츠에서 도출되는 완전평화주의로의 길은 인류가 전쟁을 겪으면서 스스로 전쟁의 무서움과 폐해를 깨달아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나서는 것이다.[8] 어느지점에선 트레즈 크슈리나다와 젝스 마키스가 노리던 부분이 엔트리스 왈츠에서 만개했다고 할 수 있는데 이 두 사람의 혈육인 도로시 카탈로니아와 리리나 도리안이 전쟁의 위험을 보면서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대중을 계몽하는 장면은 상징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결국 완전평화주의가 비현실적이라고 까이는 이유는 첫 번째 조건인 군비철폐를 전체로 이해했기 때문에 까이는 것이다.
4. 비판 및 문제점
이렇게 보면, 완전평화주의의 내용이1. 군비철폐
2. 인류 상호간의 투쟁본능해소
이렇게 2가지 실천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나름 훌륭한 주장이라고
즉, 역습의 샤아에서 샤아가 지구에 엑시즈를 낙하시키려는 이유야말로 '지구와 콜로니의 대립의 근원으로서의 지구'를 한랭화시켜서(=지구에서 인류가 살지 못하게 만들어 버려서) 전쟁을 끝내겠다는 것이었고, 밀리아르도 피스크래프트는 그걸 그냥 답습하는 차원에 불과하다. 특히 아무로가 사람이 사람을 벌하겠다고? 라고 어이없어하자 샤아가 '(그게 거대한 악행이며, 사람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총대를 매고) 이 샤아가 해주겠다는 거다'라고 대놓고 말했던 점을 기억한다면, 밀리아르도 피스크래프트가 '(그게 거대한 (중략) 내가 총대를 매고) 나님 밀리아르도 피스크래프트사마께서 너희 인류에게 참극을 제대로 보여주면 인류의 투쟁의지 같은 거 사라질 거임'이라고 말하는 것도 그 나물에 그밥이다.
다만 맥락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복잡한 것이, 샤아의 지구한랭화 작전은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구인류를 통째로 숙청하여 뉴타입이라 불리는 신인류에 의한, 신인류만의 사회를 만들겠다는 발상이다. 무슨 한쪽 세력을 멸망시켜 전쟁을 없애겠다는 발상이 아니다. 애초에 역습의 샤아는 '명백히 발전된 인간(뉴타입)'이 현실에 존재할 때, 과연 무력을 써서라도 강제로 인류를 발전시키는 것이 옳은가(샤아), 아니면 이미 인류에게는 가능성이 있고 희망의 빛을 보여주는 것으로도 자연적인 인류의 발전 과정에서 충분하지 않는가(아무로)라는 논제를 두고 갈등을 벌이는 두 사람의 싸움이라 애초에 뉴타입 논쟁 자체를 극에서 배제한 채로 그 전개 얼개만 그대로 이식한 W TV판에 무턱대고 단순 대입하긴 무리다.
원래, 전쟁이란 어느 집단 A와 B 사이에 일어난 대립과 갈등의 극단적인
오히려 밀리아르도 피스크래프트(그리고 그의 원형으로서의 역습의 샤아에서의 샤아 아즈나블)는 이를 테면 전쟁을 경험한 사람의 (의외로 평범한) PTSD증상을 보이고 있다. 이건 그들의 멘탈이 (의외로) 약하다는 의미도 되고 반대로 그들이 균형감을 상실할 정도로 그들이 경험한 전쟁의 참상이 극단적이었다는 의미도 되겠지만, 참혹한 전쟁을 영원히 없애기 위해서는 더욱 참혹한 전쟁이 필요하다는 식의 태도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거나 옹호해서는 안 될 일이다.
거기다가 엔들리스 왈츠에서 우페이가 대놓고 리리나를 인정할수 없다고 나오는데, 실제로 그의 말마따나 리리나는 군비철폐, 비무장을 주장했지만 실제로 이가 실현될 경우의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았고, 엔들리스 왈츠 세계관 자체가 리리나 하나에 의해 온 지구가 돌아가는 탓에 마리메이아 사태가 발생하고 만다. 게다가 인류에게 평화를 위해 스스로 투쟁에 나서라는것이 겉으로는 좋아보일지 몰라도 반대로는 높으신 분들이 국민에게 평화라는 이름 아래에 싸움과 부담을 강요하는것이나 다름없기도 하여서, 마리메이아가 리리나에게 '대중을 싸움으로 내모는겁니까?'라고 묻기도 하였다. 사실 건담 W이 엔드리스 왈츠로 내세우는 최종적인 주제의식이 바로 '평화를 위해선 각성한 시민들이 투쟁도 불사하는게 맞다'고 보는 축인데 어떻게 보면 이게 또 다시 전쟁의 씨앗을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선 이것 역시 엔드리스 왈츠라는 작품의 제목에는 들이맞는 것이라고 하겠다.
5. 작중 설명
그런데 이걸 이렇게만 설명하면, 신기동전기 건담W에서의 완전평화주의 개념을 제대로 전달하기 어려운데, 완전평화주의란 쉽게 말해 평화의 결정권과 유지권을 소수의 권력자에서 다수의 대중으로 넘기는 걸 말하는 것이다. 엔들리스 왈츠, 즉 평화-전쟁-혁명-평화-전쟁-혁명은 소수의 권력자와 혁명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건담W에서의 기존의 역사였고, 트레즈 크슈리나다와 밀리아르도 피스크래프트의 대립은 전쟁 이후에 찾아올 평화가 아직 소수의 권력자의 몫인가 아니면 이제 드디어 대중의 몫인가의 싸움이다. 트레즈 크슈리나다는 의도적으로 소수의 권력자 측에 선 것이고, 밀리아르도에게 제시한 일기토 대결은 밀리아르도가 평화는 이번에도 소수의 권력자가 결정하는 것이라고 믿는지, 아니면 다수의 대중에게 달려있는 것인지를 묻는 행위다.밀리아르도가 일기토를 받았다면 이 싸움은 권력다툼이며 따라서 그 결과로 얻어지는 평화 또한 소수의 권력자 몫이니, 전쟁의 승패는 무의미한 유혈 행위없이 둘의 결투로 결정되면 된다. 그러나 밀리아르도 본인이 말하듯이 이것이 인류의 각성(대중의 각성)을 위한 싸움이라면 평화는 권력자가 결정해선 안 되니, 대중이 각성할 때까지 이 싸움은 계속되어야 한다.
따라서 여기서 트레즈 크슈리나다와 밀리아르도 피스크래프트의 대결은 대중의 각성을 촉구하기 위한 싸움이지만 동시에 역사를 주도하는 소수의 권력자들의 싸움에 해당하게 된다.
건담의 파일럿 또한 권력자는 아니지만 소수의 혁명가에 해당하는 위치였고, 따라서 창 우페이와 트레즈 크슈리나다, 히이로 유이와 밀리아르도 피스크래프트의 싸움 또한 역사를 주도하는 소수의 인물, 즉 권력자와 혁명가의 싸움에 해당하는 게 된다.그리고 이는 트레즈 크슈리나다의 사후, 이미 승리자의 위치에 있는 콜로니 연합이 권력자이자 수장에 해당하는 밀리아르도 피스크래프트를 도외시하고, 스스로 전쟁 종료를 원하는 평화 요청의 성명 발표를 함으로써 드디어 평화의 결정권이 소수의 특별한 인물에서 다수의 평범한 대중에게 넘어가게 된 것이다.
히이로 유이가 밀리아르도 피스크래프트에게 한 이야기, 즉 콜로니는 스스로 완전평화의 길을 걷기로 결심하였다. 그 사람들을 믿어봐라!라고 말하는 것은 이제 소수의 권력자(밀리아르도)와 혁명가(히이로 유이)가 아닌, 대중이 평화를 선택했으며 이 선택을 믿어보라는 얘기다. 밀리아르도는 여전히 추가로 지구의 파괴라는 족쇄를 하나 더 달고 싶어했지만, 히이로와의 결전을 통해 인류(대중)을 믿고 자신 또한 끝까지 살아가겠다.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전사로써라는 말을 남기며 권력자가 아닌 일개인으로 되돌아가는 길을 선택한다.
한편, 마리메이어 혁명은 다시 평화가 소수의 특별한 인물이 일으킨 혁명으로 이어지는데, 여기서 건담의 파일럿과 젝스 마키스 등은 다시금 대중의 각성을 촉구하기 위해 전투를 물고 늘어졌고(그들의 말처럼 전멸이 목적이었으면 진즉에 승리했겠지만) 여기서 다수의 대중이 다시 일어나 혁명을 막고 평화를 유지함으로써 전쟁-평화-혁명에서 이번엔 평화에서 혁명에 해당하는 고리를 대중이 끊는 내용이 된 것이다.
따라서 엔들리스 왈츠가 신기동전기 건담W의 전쟁-평화-혁명의 서사를 완성하는 마지막 작품에 해당하는 것이며, 동시에 신기동전기 건담W의 이야기를 완성하는 마지막 작품이 되는 것이다.
6. 작외에서의 취급
국내에서는 본편과 EW에서 묘사되는 지향점이 드러나지 않고 그냥 입닥치고 군비철폐나 군대 무용론이라고만 생각되는 경우도 많은 편이고, 국가에 실질적 위협이 될 수 있는 북한, 중국의 존재와 더불어 남성 대다수가 군대를 경험하는 특수한 환경으로 인해 더더욱 받아들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서 국내의 W안티들이 작품성을 비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사실 이것은 혼란스러운 제작환경[9]때문에 작품의 표현력에 문제가 생겼고, 그 결과물로써 작품 자체가 상당히 난해하고 주제의식에 대한 설명을 두루뭉술하게 하는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겹치면서 일어난 참사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모호하고 난해한 스토리는 TV판의 주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는 한다.
따지고 보면 TV판에서도 완전평화주의의 모순을 드러내긴 했으나[10] 기본적으로는 그럼에도 완전평화주의를 꼭 이루어 한다는 의지가 강조된 편이다.
완전평화주의의 모순을 명료하게 잘 드러내면서 역으로 전쟁의 무서움과 폐해를 인류에게 각인시켜서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의지를 관철해야 한다는 주제를 직접적으로 표현한 것이 바로 OVA 신기동전기 건담 W Endless Waltz라고 할 수 있으며, 그래서인지 엔드리스 왈츠의 평가는 본편에 비해 높은 편이다. 물론 엔드리스 왈츠에서도 그 이후 지구권의 모든 병기는 해체되었다는 식의 얘기가 나오면서 완전평화주의를 이룰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주면서 끝나지만 완전평화주의의 문제점과 함께 그 주제의식의 지향점을 표현하는 방식으로는 TV판에 비해 고평가할 만 하다.
슈퍼로봇대전의 경우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일부 아군을 통해 비판받는다. 슈퍼로봇대전 64의 경우 이 루트를 타면 일부 무투파 파일럿이 일시이탈하고 얻을수 있는 유닛도 다른 두 루트에 비해 수확이 적다는 최악의 사태에 처하며, 슈퍼로봇대전 R이나 알파 외전에서는 츠루기 테츠야가 (아군중 유일하게) 리리나에게 정면으로 시비를 거는데다, 이쿠타 신이치로라는 캐릭터의 행동으로 이 사상 자체가 제대로 빅엿을 먹는다. 때문에 리리나는 현 시점에서 완전평화주의는 실현할 수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게 되고 그럼에도 미래에서라도 완전평화주의를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테츠야에게 어느 정도 인정받게 된다.
훗날 완전평화주의와 비슷한 개념의 건담 AGE 은의 잔 조약이 나오는데, 이 조약 역시 구체적이 대책없는 병기철폐뿐인 평화 조약의 모순점을 묘사하고 있다.
[1] 사실 건담 W가 나왔던 90년대는 냉전이 종식되고 미국과 러시아간 핵무기 감축 같이 전세계적인 군비축소가 이루어지던 시절이기도 했다. 어찌보면 첨예한 냉전의 대립이 끝나고 낙관주의가 퍼져나가던 시대이기도 했는데 건담 윙의 완전평화주의도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따라 등장한 것.[2] 이를 주장한 다이고 오네겔 준장은 스스로 생크킹덤 멸망에 대한 지휘권을 잡았고, 이 때문에 이후로 젝스 마키스의 정체에 어렴풋하게 감을 잡고 있었는지 경계가 심했다고 한다. 결국 그는 연합의 붕괴와 함께 젝스의 손에 살해당했다.[3] 레이디 언에게 직접 나타나서 총질까지 했다 (...)[4] 여기서 리리나의 정치력을 엿볼 수 있는데 사실상 꼭두각시로서 이름 뿐인 수장직에 오른, 사실상 적진 한가운데 놓인 상황에서 상황을 반전시켜버린 것이다.[5] 이걸 '인류가 서로를 향해 불태우고 있는 투쟁의지를 부정하기 위해서 그 투쟁의지가 얼마나 추악한 것인지를 직접 실증해 보이려는 태도'라고 논하며 '오오 밀리아르도 오오'라고 주장하는 (극소수의) 사람도 있는데, 실제로는 터무니 없는 주장이고, 철저히 귀족적인 생각이다. 즉, '인류 너희는 우매하고 모자라서 어차피 서로간의 투쟁본능을 해소시킬 수 없고 다시 전쟁을 일으키고 말 거야. 그러니까 (너희와는 질적으로 다른 위대하고 고결한) 나님께서 너희의 그 투쟁본능이 무슨 결과를 초래하는지 아주 똑똑히 보여줄 거야. 그럼 그 참혹한 결과 속에서 너희 인류는 투쟁본능 ㅆㅂ 졸라 무섭네 ㅎㅎ해대며 단체로 PTSD에 걸릴 거고, 다시는 전쟁 따위 못하게 될 거임ㅋㅋㅋㅋ'와 같은 식의 폭론인 것이다.[6] 화이트팽의 궐기라는 위협적인 상황을 역으로 활용해서 완전평화주의로 한 발짝 다가가는 그림을 즉석에서 그려낸 셈이다.[7] 실제로는 UN에 가깝기 때문에 엄밀하게 그렇다고 하긴 힘들지만[8] 이는 현실에서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통해 인류가 전쟁을 지양하는 쪽으로 의식을 발전시킨 것과 유사하다.[9] 감독이 중간에 하차했을 뿐더러 헤이세이 건담들이 대개 그랬듯이 제작지원 자체도 그리 좋은 건 아니었다.[10] TV판 중간에도 롬펠러 재단이 위해를 가한단 걸 예견한 노인이 리리나의 허락을 구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토라스등 MS부대를 창설하고 건담 파일럿들을 불러모은 것을 봐서는 완전히 무력이 개입되지 않았다고 보긴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