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2025년 1월 20일 부터 1월 23일까지 서울특별시 성동구 한국기원 신관[1] 대회장에서 열린 제29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의 결승 3번기. 이 결승 시리즈에서 사석 관리와 관련된 규칙으로 인한 대국 분쟁이 발생했다.2. 상세
결승의 대진은 변상일과 커제의 97년생 동갑내기 두 기사의 한중전 대결로 한중전 결승은 26회 대회 신진서-양딩신 이후 3년 만에 열렸다. 변상일은 전기 대회 준우승자 자격으로 시드를 받아 16강부터 출발해 미위팅(16강), 박정환(8강), 이지현(4강)을 꺾고 결승에 올라왔고, 커제는 중국 선발전을 통과하여 대회에 출전해 16강부터 출발하여 이창석(16강), 한상조(8강), 원성진(4강)을 잡고 결승에 올라왔다.변상일과 커제는 이번이 첫 다전제 번기 승부로 해당 시리즈가 시작되기 전의 상대 전적은 결승 대진이 확정된 후 열린 제29회 삼성화재배 32강까지 포함해서 커제가 6전 전승으로 압살 중이었다. 변상일은 제14회 춘란배 세계 바둑 선수권 대회에 이어 두 번째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을 노리고 있었고, 커제는 제25회 삼성화재배 월드 바둑 마스터스 우승 이후 오랜만에 세계 대회 우승이자 통산 9번째 세계대회 우승에 도전하는 결승이었다.
20일 열린 결승 1국은 계가까지 간 끝에 커제의 2집반 승리로 끝났으나 하루 쉬고 속개된 22일 2국과 23일 3국에서 사석 관리 룰에 대한 분쟁이 벌어졌다. 세계대회에서 사석 관련해서 분쟁이 일어난 것은 과거 황금의 분쟁이나 김은선-루지아 대국분쟁이 있었으나, 이 둘은 모두 통합예선에서 일어난 분쟁이었고, 이번 분쟁은 세계대회 본선, 그것도 무려 결승전에서 최초로 일어난 분쟁이라 그 파급력은 비교 불가 수준으로 크다.
3. 결승 결과
제29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결승 3번기 | ||||||||||
| 변상일 | 2 | 1 | 커제 | | |||||
{{{#!wiki style="margin: -16px -11px ;" | 대국 | 일정 (10시 개시) | 흑번 | 백번 | 결과 | |||||
1국 | 2025년 1월 20일 | 커제 | 변상일 | 284수 흑 2집반승 | ||||||
2국 | 2025년 1월 22일 | 변상일 | 커제[2] | 82수 흑 반칙승 | ||||||
3국 | 2025년 1월 23일 | 커제 | 변상일 | 159수 백 기권승 | ||||||
우승 | | }}} |
3.1. 결승 1국
1국은 변상일이 마지막 기회에서 통한의 실착이 등장하며 첫 판을 내주고 말았다. 변상일이 우상에서 주도권을 잡으며 흘러가던 바둑이 중앙에서 변상일의 실수가 등장하여 바둑이 커제에게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커제의 흐름으로 이어지던 바둑에서 강수를 연발하여 바둑이 복잡해지기 시작했고, 이후 변상일에게 마지막 기회가 찾아왔다 그러나 변상일이 하변에서 막는 수를 보지 못하고 물러서면서[3] 결국 다시 바둑이 커제에게 넘어가기 시작했고, 끝내기 수순꺼지 이어진 결과 흑 43집, 백 34집으로 반면 9집을 커제가 남기게 되어 덤 6집반을 백에게 줘도 2집반을 남기는 결과로 바둑이 끝이 났다.
1국은 별 해프닝 없이 정상적으로 대국이 진행되어 바둑이 끝났다.
3.2. 결승 2국
이번 대국 분쟁 사건의 발단이 된 대국이다. 대국이 시작된 후 초반 포석 후 정석을 두는 과정에서 커제가 사석을 따내고 사석을 담아야 하는 돌통의 뚜껑이 아닌 다른 곳에 둔것을 심판이 적발해 경고 1회와 함께 2집 공제 되었다. 이 과정에서 커제와 함께 동행하여 한국에 온 중국 대표팀 위빈 감독을 비롯한 중국측 관계자가 항의를 하며 대국이 34분간 중단되기도 했다.
이후 커제는 사석 규정 위반으로 2집을 공제당한 상태에서도 좋은 수를 두며 유리해졌지만 우상귀에서 한 점을 따낸 후 또 다시 사석을 담는 돌통의 뚜껑이 아닌 다른 곳에 두었고 커제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변상일이 이의를 제기했다.
확인결과 커제가 같은 규정을 또 다시 위반하여 경고 2회째가 되어 경고 2회시 반칙패로 처리하는 규정에 따라 백 반칙패로 경기가 종료되었다.
커제의 반칙패 상황과 유재성 심판의 상황 설명 및 반칙패 선언 (바둑TV 유튜브) |
커제의 경고와 반칙패 상황은 한국기원 주최 대회에서 적용되는 바둑 경기 규정 4장 '벌칙' 중 18조 '경고' 1항의 6호 "사석을 통의 뚜껑에 보관하지 않는 경우"에 해당되어 규정에 따라 경고 1회와 벌점으로 2집 공제를 받았고, 이후에 똑같은 상황이 나오며 제19조 '반칙'[4]에서 1항 9호 "경고가 2회 누적된 경우"에 해당 되어 경고 2회 누적으로 인한 반칙패로 처리 된 것이다.[5][6]
3.3. 결승 3국
공식적으로 중국이 문제제기를 한 대국이다.[7]
초반 좌하~좌변 전투에서 변상일이 많은 이득을 보면서 압승 국면으로 이어졌고, 변상일은 여기에 완급 조절을 보여주며 우세한 흐름을 계속 잡으며 대국이 이어지던 도중 커제가 우변 패를 하는 과정에서 또 다시 사석 2개를 사석 통에 놓지 않고 양쪽에 둔 채 대국을 하는 모습이 화면에 잡혔다.[8]
커제의 3국 중 사석룰 위반 당시 클린 영상[9] (바둑TV 유튜브) |
그 후 화면을 확인하고 심판이 개입한 상황에서 커제와 위빈 감독이 강력히 항의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반상에 덮개를 덮고 대국이 중단되었다.[10][11]
한국기원은 심판의 재량권을 존중하는 것으로 확정지었고, 해당 규정에 따라 벌점 2집 공제'를 받고 대국을 속개하거나 계속 불복 시엔 몰수패로 처리해 대국을 끝낸다고 커제 측에 통보한 상황에서 답변을 기다렸으나 커제 측은 계속 불복 의사를 보인 끝에 아예 중국 선수단이 대국 현장을 빠져나가며 대국을 포기했다. 중계 화면에서는 커제가 외투까지 챙겨입고 대국장을 나가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결국 손근기 심판이 변상일의 기권승을 선언하면서 초유의 결승 0승 우승이라는 논란의 결과로 결승전이 끝났다.
중국 기사가 한국 룰로 치른 경기에서 사석 때문에 결과가 갈렸던 가장 유명한 사례로 2004년에 발생한 황금의 분쟁이 있는데, 황이중이 사석을 자신의 돌통에 넣어버림으로써 반집 승부가 뒤집히는 결과가 발생했고 재대국을 결정해 한중 양국의 바둑 팬들이 모두 지탄한 적이 있었다. 이 사건이 있는지 무려 20년이나 된 2024년 하반기에야 제대로 규정이 신설되고 이에 따르는 사례가 나온 것이다.
커제의 항의 이유 관련 손근기 심판 인터뷰 (타이젬TV 유튜브) |
4. 결승 2~3국 대국 분쟁
일단 이번 분쟁을 살펴보기 전에 먼저 한국/일본룰과 중국룰의 계가에서의 차이를 알아야 한다. 먼저 한국과 일본에서는 자기가 가진 집의 양으로 승부하고, 여기에서 상대 사석의 개수만큼 상대의 집을 메워서 빼기를 한다. 즉, 사석이 계가에 중요하게 반영된다. 반면 중국에서는 자기가 가진 집과 바둑판에 살아있는 자기 돌의 수의 합으로 승부를 결정하기에 중국식에서는 사석이 승패에 무관하다. 이렇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사석을 별 의미없이 다루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는 사석을 상대에게 돌려주기도 한다.4.1. 해당 규칙
결승 2~3국에서 대국 분쟁을 일으킨 규칙은 다음과 같다. 해당 룰은 2024년 11월 8일부터 열리는 한국기원 주관 공식대국에서 사용되는 룰이다. 참고로 해당 룰을 개정하면서 벌칙 규정을 '경고→반칙패'애서 '주의→경고→반칙패'[12]으로 세분화했는데 이 과정에서 '경고'에 해당되는 부분에서 사석 관리에 대한 규칙(18조 1항 6호)이 만들어졌다.① 심판은 선수가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한 경우 경고를 선언하고 벌점 2집을 부여한다.
6. 사석을 통의 뚜껑에 보관하지 않는 경우
한국기원 바둑 경기규정 제 4장 '벌칙' 중 제18조(경고)
6. 사석을 통의 뚜껑에 보관하지 않는 경우
한국기원 바둑 경기규정 제 4장 '벌칙' 중 제18조(경고)
- 커제는 해당 대회에서 2국에서 두 차례, 3국에서 한 차례, 총 세 차례나 해당 규정을 위반했다.
① 심판은 선수가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한 경우 경고 없이 반칙패를 선언한다.
9. 경고가 2회 누적된 경우
한국기원 바둑 경기규정 제 4장 '벌칙' 중 제19조(반칙)
9. 경고가 2회 누적된 경우
한국기원 바둑 경기규정 제 4장 '벌칙' 중 제19조(반칙)
- 2국에서 커제가 위의 경고의 규정을 2번 위반하여 규정에 따라 경고 누적에 의한 반칙패를 선언했다.
4.2. 규칙 관련 논란과 쟁점
- 중국과 한국의 상반된 사석 관련 규칙
한국과 일본 바둑에서는 사석이 계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자신과 상대의 사석을 보고 계가하는 기사들이 많으며, 중국에서는 사석이 계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아 사석을 크게 신경쓰지 않으며 사석의 위치에 대한 룰도 거의 없다. 2024년 한국바둑리그에서 중국 선수 용병이 사석을 계속 쥐고 계가를 하다가 한국 선수가 이에 대해 이의제기를 한 적이 있다. 이후 이와 관련된 룰이 신설되어 사석은 반드시 바둑통의 뚜껑에 담도록 룰이 개정 되었고, 이를 어길 경우 1차적으로는 경고와 함께 벌점 2점, 2차 위반 시 반칙패하도록 벌칙이 정해졌는데 이 룰에 대해서 여러 의견이 오가고 있다. - 규칙 자체에 대한 찬반
3국에서 커제가 보인 태도를 비판하는 것과 별개로 해당 룰은 너무 가혹하고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기사의 버릇을 하루아침에 고치기 힘들다는 쪽의 부수적인 문제는 차치해도 그냥 사석통에 두도록 기사에게 알리고 주의 조치만 하면 되는 것을 굳이 벌점이나 반칙까지 깐깐하게 부여해야 할 이유가 있냐는 것이다. 그러나 이 룰이 지난 삼성화재배에서도 적용되었으며, 얼마 전 한국바둑리그에서 용병으로 출전한 진위청이 똑같은 상황을 당했기에 이 룰을 커제가 모를 일이 없고 룰에 대해 과도한 비판이 가해지는 것 아니냐는 쪽도 많고, 더 나아가서는 사석이 나와있는 위치가 양쪽으로 되어 있기에 알면서도 하는 고의가 아니냐는 일부 의견도 있다. 그 외에는 패싸움이 여기저기 벌어지거나 해서 양쪽 모두 사석이 너무 많아져서 바둑통에 사석을 두는 것이 어려워지면 어떻게 해야 하냐는 지적도 존재했다. - 규칙 개정 시점에 대한 쟁점
본 LG배 대회 개최 시점은 2024년 5월이고, 사석과 관련된 룰이 개정된 시점은 2024년 8월로 LG배 대회가 끝나기 전에 바뀐 룰이다. 이 때문에 룰의 소급 적용과 관련된 부분도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무리 대회 중간중간에 진행되지 않고 빈 시간이 많다고 해도 한 번 개최된 대회는 하나의 룰로 일관되게 진행되어야 하지 않냐는 주장이다.[13][14]
이에 대해 중국 퉁지대 법률교수가 이번 법률개정이 흑의 덤을 6.5에서 7.5로 바꾸는 것이였더라도 소급적용을 받아들일거냐고 중국기원에 따지기도 하였다.[15]#
- 3국에서의 커제의 태도
3국에서 또 다시 해당 룰로 지적을 받자 커제가 이에 이의를 제기하여 대국이 중단되었고, 이 상태가 장시간 이어지다 커제가 대국을 이어나가는 것을 포기해 기권패로 대회가 종료되고 말았다. 처음에는 벌점과 관련된 분쟁으로 대국이 중단된 줄 알았으나, 한국 바둑 국가대표 홍민표 감독이 밝힌 바로는 벌점 얘기는 나오지 않았고 변상일의 차례에서 대국을 중단시켜 시간을 벌어주려 한 것에 대해 항의했다고 밝혔다.[16] 다만 당시 대국 상황이 커제가 상당히 불리한 형세였기 때문에 불리한 상황에서 트집을 잡는다는 여론도 한국에서 일었으나, 한순간 실수로 우세가 뒤집힐 수도 있는 바둑 특성상 우세하고 있다 해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며 변상일 본인도 인터뷰에서 확실히 되는 수를 바로 보지는 못하고 좀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결국 커제의 태도 문제는 애초에 2국에서 나타난 상황을 더 강하게 반복함에서 기인하고, 룰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모습에서 쐐기가 박혀버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중국바둑협회에서 3국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공식 발표했는데 "심판의 경기 중단 시기가 적절하지 않아 경기의 정상적 진행에 영향을 미쳤고, 기사는 심판의 과도한 방해로 경기를 계속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즉 커제와 중국기원은 룰에 항의할 수 없으니 심판이 변상일 9단의 시간을 벌어주려했으니 심판 잘못이라는 논리를 드는 것으로 보인다. #
- 결론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중재할 수 있는 국제기관이나 단체가 없다는 것이 더 뼈아프게 느껴지는 사례가 되었다. 룰과 관련하여 논란이 있었던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황금의 분쟁, 김은선-루지아 대국분쟁, 24회 농심신라면배 강동윤-퉈자시 대국에서 발생한 4패빅 분쟁[17] 등등, 그리고 그에 따라온 일본기원의 일정 조정 문제 등 크고 작은 분쟁이 지속적으로 있었다. 하지만 워낙 중국기원, 한국기원, 일본기원 세 기관의 입장이 각자 다르면서 확고하다 보니 국제 대회와 관련된 룰이나 기관 신설에 지지부진하다 결국 이번 대회에서 가장 나쁜 쪽으로 터지고 말았다. 한국도 나름대로 찝찝한 것이, 중국에서는 이미 이번 사건에 대해 중국의 몇몇 프로기사를 비롯한 비난의 목소리도 많아지고 있고, 추후 난양배 결승(신진서-왕싱하오), 춘란배 결승(박정환-양카이원), 기타 대회 등에서 중국이 보복성 불이익을 가하거나[18] 세계바둑계에 내외적인 악영향이 끼치진 않을지 하는 걱정도 늘게 되었다.[19]
4.3. 결승 대국 분쟁으로 인한 영향
- 결승이 끝난 후 중국바둑협회는 결승 3국의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관련기사1월23일 진행된 제29회 LG배 조선일보기왕전 결승3국에서 중국기사 커제 9단이 따낸 돌을 제때 돌통 뚜껑에 놓지 않은 사실이 발단이 되어, 이후 중요한 국면에서 상대 변상일 9단이 착수할 차례에 심판이 돌연 경기를 중단시켰습니다.중국바둑협회는 심판의 이와 같은 개입이 시기적으로 부적절했으며, 정상적인 경기 진행을 저해하고 선수에게 과도한 심리적 부담을 주어 경기 속행이 불가능한 상황을 초래했다고 판단합니다.대회 주최측인 한국기원에 공식 항의를 하였고 재대국을 요청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에 중국바둑협회는 이번 LG배 3국의 결과를 인정할 수 없음을 밝힙니다.중국바둑협회2025년 1월23일
- 결승 다음 날인 1월 24일에 대회 주최사인 조선일보에서 시상식이 열렸고, 결국 준우승을 차지한 커제는 행사에 불참했다. 우승을 차지한 변상일은 인터뷰에서 “승부가 찝찝하게 끝나서 마음이 불편하고, 커제 선수 입장도 충분히 이해된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며 소감을 밝혔고, 당시의 심경과 논란의 해당 룰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변상일 九단 우승 인터뷰 또한 한국기원에서 이번 결승에서 논란이 된 해당 룰의 개정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준우승을 한 커제는 자신의 웨이보에 '세계대회 9관왕!' 이라고 프로필을 수정하면서 사실상 결승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 마샤오춘 九단[20]은 "한국은 정말로 뻔뻔하다. 진정한 바둑 팬이라면 한국 제품 특히 삼성과 LG 등 브랜드에 대해서 불매운동하여 커제를 지지해야 한다"라는 극단적인 글을 남기기도 했다. 녜웨이핑 九단은 “이번 LG배 결승은 바둑계의 비극이다. 이렇게 많은 시간이 지나도록 이런 일이 발생한 적이 없었다. 커제를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한국 측은 더 잘 대처했어야 했다. 커제의 기권은 매우 과감한 선택이었다. 그는 예선부터 결승까지 오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한국 측은 선수의 노고를 존중하지 않았다. 천이 원수께서 ‘바둑의 길은 작지만 인격과 덕은 가장 존엄하다’고 하셨다. 바둑은 본래 신사적인 스포츠여야 한다”며 입장을 남기기도 했다.관련기사
- 김지석 九단은 한게임 바둑에 커제와 중국바둑협회는 피해자가 아니다라는 제목으로 이번 사건에 대한 본인의 심경을 담은 장문의 글을 남겼다.
- 조혜연 九단은 '개정된 룰이 이해가 안 된다. 대국 당사자들인 프로기사들에게도 이 문제의 룰이 제대로 전달이 안 됐다. 당장 프로기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데 룰 개정에 있어서는 최대한 프로기사총회 차원의 인준을 받았어야 한다' 라며 '심판위원회가 바꾸고 프로기사들에게 공지 몇 줄로 강요하기보다는 유예기간, 적응기간을 거쳐서 하나하나 논의해보고 타당성을 충분히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라고 한국기원의 룰 개정 과정을 비판했고, 바둑기자이자 디지털서울문화예대 바둑학과장인 유승엽 교수는 반대로 '근본적으로 이번 사태의 원인은 커제에게 있다. 물론 습관을 빨리 고친다는 것은 힘들지만 어쨌든 규칙은 규칙이다. 커제는 한국 대회에서 규칙을 어기고 심판에게 삿대질까지 하며 반발했다' 라며 '규칙이 이상하다면 의견을 제시해 다시 수정해야 하겠지만 어쨌든 그때까지는 규칙을 지켜야 한다. 중국은 주석이 어떤 잘못을 해도 다 통과되는 사회 분위기가 이런 사태를 불러온 것이다' 라며 세계바둑계를 혼란에 빠지게 한 커제와 중국바둑협회의 행보를 비판했다.#
- 현재 바둑 국가대표팀 감독인 홍민표 九단은 '현재 가장 마음이 좋지 않을 사람은 변상일 선수다. 한국을 대표하며 한국을 위해 노력하는 변상일 선수에게 많은 응원과 격려 부탁드린다. 한국룰과 중국룰은 그 차이와 문화적 차이도 크다. 세계 바둑계가 모여 고도화된 세계룰을 좋은 방향으로 만들어 나가길 희망한다' 라고 말하며 이번 사건에 관한 입장문을 냈고#, 뒤를 이어 한국기원에서도 '기대감이 크셨을 팬 여러분과 후원사 LG, 주최사 조선일보에도 대단히 죄송한 마음이다. 이번 일로 한중바둑계가 그동안 쌓아온 신뢰가 무너지지 않길 바라며, 중국과 긴밀한 대화를 통해 조속히 원만하게 해결되길 바란다. 바둑의 세계화와 세계대회의 규정 정립을 위해 국제적으로 규정을 통합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라고 공식적인 입장문을 냈다. #
- 이 사건 이후 중국바둑협회가 남자, 여자 갑조리그, 을조리그 해외선수 용병출전 금지를 발표했는데 공정한 경기를 위해서라는 이유를 들어 이 사건을 저격하였고 이로인해 중국리그에서 활약하는 한국선수들도 큰 피해를 보았고[21] 일본선수들도 참가를 못하게되어[22] 한국을 원망할 가능성이 생겨났다. #
- 이 사건 이후 몽백합배를 후원하고 있는 몽백합그룹 니장건 회장이 '변상일이 다음 몽백합배에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며 사실상 출전 금지를 종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상 주최자가 변상일 9단보고 우리 대회에 나오지 말라고 (간접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
- 이 사건 이후 중국기원에서 제1회 쏘팔코사놀 세계 최고 기사 결정전 중국 기사 전원[23]대회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출전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불참 통보를 내리며 쏘팔코사놀은 무기한 연기되었다. 결국 설 연휴 이후 2월 3일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중국기원에 담당자들을 파견해 중국측과 사석규정에 대한 합의를 하기로 하였다. # 중국 측이 LG배 3국 무효를 주장하고 있지만 이미 상금까지 다 지급한 터라 쉽지는 않아 보이고, 일단 사석 규정은 중국 측에 유리하게 조정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중국측이 문제삼은 심판 개입 시기에 관한 공식 답변 및 처리가 없는 터라 합의가 쉽게 이뤄질지는 미지수.
- 이후 녜웨이핑 九단이 다시 한 번 입장을 밝혔는데, '한국기원의 사과가 조금 핵심을 피하는 느낌은 있다. 하지만 대국적 관점과 세계 바둑 발전을 위해 고려해야 하므로 우리도 지나치게 나갈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한국기원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다' 라며 '다만 나는 그 판정을 내린 심판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계대회 결승전을 반칙패로 판정하는 것이 그렇게 간단한 결정인가, 그것도 두 번이나 그랬다. 지금 모두가 너무 과격하다. 충돌을 피하고 이성적으로 일을 처리해야 한다' 라고 합의에 나설 의향이 있음을 언급함과 동시에 해당 심판진의 처벌을 주장했다. #
- 일본 바둑 국가대표팀 감독인 다카오 신지 九단은 자신의 블로그에 '일본, 한국의 바둑룰에서는 계가를 할 때 따낸 돌을 사용하기 때문에 사석이 중요한데 중국룰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중국기사들은 종종 사석을 아무렇게나 두는 경향이 있다. 최근 상대의 사석을 보고 계산하는 기사들이 많아지면서 사석 규정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하는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바둑에서도 사석을 돌통 뚜껑 위에 놓아 상대방이 볼 수 있게 해야 한다. 양측 모두에게 동일한 규칙을 적용해야 공정성 유지가 가능하기에, 이것이 한국기원이 새 규정을 도입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 새로운 사석 규정에 몇 가지 의문점이 남는 것도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세계대회에서 통일된 규칙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라고 의견을 남겼다. #
- 중국의 한 변호사가 이번 사건에 대한 커제와 중국바둑협회의 행보를 비판하는 장문의 글을 게시했다. #
- 바둑 세계랭킹 1위 신진서 九단은 '3국 판정 결과에 중국이 성명을 내고 항의한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이번 룰이 갑자기 만들어지고 시행됐을 때 반칙패가 나왔다면 재대국이 맞다고 생각하지만 사석 관련 부분은 한국이 중국에 20년동안 중국에 부탁했는데 개선이 안 됐다. 그래서 규정 관련 논의가 나왔고 룰을 엄격하게 하면 일이 안 생긴다고 보고 개정했는데 거기서 미스가 있었던 것 같다. 커제가 3국이 모두 끝나고 억울함을 호소했다면 상황이 이렇게까지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지만 심판의 개입도 더 빨랐어야 한다. 2국은 커제도 충분히 억울할 수 있다. 이 규정은 바로 시행할 게 아니라 어느 정도 시간을 두었어야 했고, 그게 아니라면 벌점과 반칙패보다 먼저 주의를 주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라며 '원만한 해결을 위해서는 한국과 중국이 서로 대회해야 하는데 지금 중국 대응은 대화 자체도 안 되게 나오는 것 같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한중 감정싸움이 아닌 바둑계가 옳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지금이라도 최대한 빨리 국제룰을 만들어야 한다' 라고 의견을 밝혔고, 이 외에도 삼성화재배 16강에서 커제와 대국했을 때 대국이 중단됐었던 일이나[24] 갑조리그 자신의 대국 당시 대국 중 화장실 관련 규정 등에 관한 에피소드를 언급하며 자신의 전체적인 생각을 밝혔다. 신진서 九단 인터뷰
- 2월 3일 열린 한국기원 운영 위원회에서 해당 문제로 인한 규칙 개정에 대한 회의를 한 결과 사석 보관 규정 변경 등 반외 규정에 의한 경고에 대해서는 누적 반칙패 규정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한국기원 보도 자료)
- 2월 5일 중국바둑협회가 한국기원의 이번 조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환영한다는 뜻을 표하며 한국기원과 함께 국제적 룰에 대한 합리화, 규칙화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
- 2월 6일 한국기원에서 일단 운영위원회에서 확정된 부분에서 세부적인 검토가 필요해 차후에 열릴 제26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 최강전 3차전과 제2회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 시니어 최강전 2차전 그리고 제1회 쏘팔코사놀 세계 최고 기사 결정전 등 한국 주최 세계 기전에서 문제가 된 해당 규정을 개정 전까지 효력을 정지하고 해당 사항인 사석을 돌통 뚜껑에 안넣을 경우 심판이 주의(패널티 없음)를 주는 선으로 판정한다고 밝혔다.#
- 더불어 중국바둑협회가 한국기원에 세계 공통 바둑 규칙 제정을 위한 국제 규칙위원회와 국제바둑 중재위원회를 설립하는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서 이번 대국 분쟁 사태는 수습 국면으로 들어서게 되었고 이후 예정된 농심신라면배 3차전과 농심백산수배 2차전 일정이 정상적으로 열리게 됐고, 해당 대국분쟁 사태 여파로 중국측 선수들이 불참 선언해 일정이 연기되었던 쏘팔코사놀배 세계대회도 일정을 다시 잡아 개막할 수 있게 됐다.
- 사이버오로의 한 바둑 기자가 그대는 당당한 위너다! 챔피언이다! 변상일 九단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으로 변상일을 응원하는 장문의 기사를 작성했다.
[1] 지난 2024년 연말에 한국기원은 바로 옆 건물인 한서항공직업전문학교 건물을 매입했고 이 건물을 신관으로 사용한다.[2] 커제가 사석을 사석통에 담지 않아 규정에 따라 벌점 2집 공제를 당했다. 이후 다시 한 번 같은 반칙을 저지르며 경고 2회 누적으로 반칙패를 당했다.[3] 막았다면 최소 반집승 분위기의 바둑이었다.[4] 반칙이 발생하는 경우엔 반칙을 범한 해당 대국자에게 반칙패를 선언하고 대국이 끝이 난다. 반칙을 저지른 대국자의 상대 대국자는 '반칙승'이 기록된다.[5] 심지어 본 사례가 얼마전 바둑리그에서 진위청 선수가 똑같은 상황으로 벌점을 먹었으며, 최근 삼성화재배에서도 적용된 사례이기에 커제의 항의가 먹히지 않는다. 참고로 해당 규정이 들어가 있는 바둑경기규정은 2024년 11월 8일부터 시행 중이며, 해당 룰이 첫 적용된 세계 대회가 2024년 삼성화재배이다.[6] 해당 룰이 만들어진 것은 사석이 필요 없는 중국룰과는 달리 한국룰은 계가시에 사석이 계가를 할 때 중요하게 쓰인다. 이러한 갈등 상황을 방지하고 사석 관리를 소흘히 하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룰을 만든 것이다.[7] 2국은 현장에서 항의는 있었으나 공식적으로는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8]
커제는 팻감을 쓰고 패를 따낸 상황에서 나온 사석을 계시기 근처에 두었고, 사석통 앞에 놓여진 사석은 커제가 패를 해소하여 따낸 사석이다.[9] 자막이나 별도 PiP 화면 없이 실제 바둑판 위에서 본 시점의 카메라 화면이다. 바둑 중계의 경우 판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천장에 카메라를 설치해서 선수들이 실제로 대국하는 바둑의 상황을 보여준다. 여기에 자막과 선수들 화면 PiP가 입혀지면 방송으로 나가는 바둑 중계 방송의 모습이 나온다.[10] 대국 중단 2시간이 거의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커제가 재대국을 요구했다는 이야기가 나왔으나 확실하지 않으며, 이후 이현욱기사 유튜브 방송에서 중국바둑협회가 재대국을 요구했음이 확인되었다. 실제로 중국바둑협회에서 내놓은 성명서에도 재대국을 언급한 부분이 있다[11] 문제는 대국이 중단된 시점에서 변상일이 매우 유리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즉 재대국을 하게 되면 변상일은 아무런 규정 위반을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커제의 규정 위반 때문에 유리한 대국을 포기하고 재대국을 해야 하는 피해자가 되는 셈이다. 당장 바로 전날 2국에서 경고를 받았을 때는 그대로 대국을 진행한 것과 상반된 태도인 점도 모순이다.[12] 주의에 해당되는 규정을 두 번 위반하면 경고(벌점 2집공제)를 받고, 경고에 해당되는 규정을 두 번 위반시에는 경고 누적으로 반칙패로 처리하도록 했다.[13] 물론 본 룰이 전체 대회로 비추어보면 결승이 시작되기 훨씬 전에 규정이 바뀐것이라 소급효 금지에 걸린 룰은 아닌 상황이다.[14] 일부 중국 네티즌은 룰 소급 적용 여부가 쟁점인 점을 두고, "커제가 변경된 룰을 인지하지 못한게 잘못이라는 논리라면 기장은 왜 한참 예전부터 있었던 콘크리트 벽을 인지하지 못했냐, 부딪친 기장 잘못인걸 인정해라"라며 제주항공 2216편 활주로 이탈 사고 희생자들을 조롱하는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원 출처[15] 이번 사석룰과 커제가 흑이 두번이였으니 둘다 중국한테 불리한 룰인데 중국기원이 이 소급적용을 경기전에 따졌어야 한다는게 본문내용이다. 다만 절대로 한국을 옹호하는 내용이 아니고 한국이 중국한테 불리한 룰을 개정했는데 중국기원이 안일하게 대처했다고 말하는 것이며 결론적으로 중국기원의 주도로 세계룰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16] 실제로 3국에서 심판이 대국을 개입한 시점이 변상일이 착수를 해야할 차례였다.[17] 이때는 결국 재대국이 벌어졌고 재대국에서 강동윤 九단이 승리했다.[18] 물론 난양배는 싱가포르 동시 주최라 이야기가 살짝은 다를 수 있다. 물론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사례가 있는 만큼 100% 안심은 못 한다.[19] 당장 사건 발생 시점에서 1~2주 후 개막하는 제1회 쏘팔코사놀 세계 최고 기사 결정전에서 커제가 후원사 와일드카드를 받아 출전할 예정인데 결국 커제와 중국기원이 일방적으로 불참통보하여 일정이 무기한 연기되었고 #, 상술된 몽백합그룹 회장의 간접적인 변상일의 몽백합배 출전 거부 발언에 이어 시나바둑발 기사에 갑조리그를 포함 중국내 리그대회에 용병 출전을 금지시킨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면서(이는 중국바둑협회의 공지로 사실로 확인됨)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그나마 현재 중국바둑협회 주석인 창하오 九단과 중국바둑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크다 할 수 있는 녜웨이핑 九단이 원만한 대화와 협의를 원한다는 의사를 표명한 상황이라 더 많은 이야기가 필요할 듯 하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더 지켜봐야 할 듯 하다.[20] 前 중국 바둑 대표팀 감독[21] 참고로 2024 갑조리그에는 신진서, 변상일, 박정환, 신민준, 강동윤, 설현준, 이창석까지 총 7명이 용병으로 뛰었었고 을조리그에는 김명훈과 한우진이 출전했으며, 동년 여자갑조에는 김은지, 오유진, 허서현이, 여자을조에는 최정, 김채영, 조승아가 참가했었던 바 있다.[22] 일본의 이치리키 료, 대만의 쉬하오훙도 2024시즌 중국갑조리그에 용병으로 참가했었다.[23] 해당 대회에서는 중국 측에서 세 명의 선수가 나오기로 했는데, 당초 배정된 중국 몫 두 자리를 놓고 중국 자국 선발전을 실시하여 투샤오위와 쉬자양이 선발전으로 통과해 출전하고, 커제는 자국 선발전에서 탈락했지만[24]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한국기원의 돌통 관리 부분 및 심판 개입 시점 등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