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Code switching언어학에서, 말씨 바꾸기 혹은 코드 스위칭은 한 대화의 맥락이나 텍스트 내에서 둘 혹은 그 이상의 언어나 방언을 옮겨다니면서 구사하는 것을 말한다. 특수한 현상일 것 같지만 세계적으로 매우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다.
예를 들면 'Perhaps.... This document를 읽고 있을 수도 있겠네' 식이다.
2. 코드 스위칭에 대한 편견
일반인은 코드 스위칭을 두고 언어를 완벽히 습득하지 못한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코드 스위칭은 다중언어를 습득한 화자가 여러 언어를 자연스럽게 섞어 쓰는 현상이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각 언어의 문법과 언어체계를 완벽히 익힌 상태여야 하기 때문에 언어학계에서는 오히려 언어능력의 증거로 본다.2.1. 피진과의 차이점
피진은 서로의 언어를 모르는 여러 집단이 서로 의사소통하기 위해 발생한 간략화된 의사소통 체계이다. 시제, 수, 성, 격, 경어 등이 사라지는 등 문법이 간략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음운이 탈락하거나 다른 발음으로 교체되는 등 발음도 간략화된다. 어휘의 수도 제한적이다. 반면에 코드 스위칭은 언어를 둘 이상 아는 사람이 이 언어를 썼다 저 언어를 썼다 하는 것이다. 피진과는 달리 본래 언어의 문법과 발음을 보존하며, 피진과는 확연하게 구분되는 개념이다.물론 피진과 다른 언어를 코드스위칭 하는 경우도 있다. 특정언어 사회에서 피진을 별개의 언어로 보는 경우 발생한다. 레위니옹 크레올어의 경우 기반언어가 프랑스어이지만 크레올어와 별개의 언어로 인식하여 레위니옹 크레올에서 쓰이지 않거나 이미 변형된 어휘를 프랑스어에서 그대로 따오는 경우가 있다.
3. 유형
- 문장간 코드 스위칭: 한 문장 내에서는 같은 코드(언어, 방언)을 사용하고 코드 간의 전환이 문장과 문장의 경계에서 일어남. (정의를 엄격하게 적용하자면 이것만이 '코드 스위칭'이다.)
- 문장내 코드 스위칭: 문장 내에서도 코드 스위칭이 일어남. (이하 '코드 믹싱'이라고도 불린다.)
- 단어내 코드 스위칭: 단어 내에서 코드 스위칭이 일어남.
그 외에 은유적 코드 스위칭과 상황적 코드 스위칭이 있다.
4. 예시
미국의 이른바 "백인식 영어"와 "흑인식 영어"를 구사하는 키앤필. 실제로는 백인이나 흑인이나 자기 지역마다 어느 정도 억양에 차이가 있다.
- 영어: 코드 스위칭이 아예 언어화된 예시. 노르만족인 윌리엄 1세의 잉글랜드 정복 이래 고대 영어에 로망스어인 프랑스어의 중고급 어휘가 대거 코드 스위칭 되어 오늘날 우리가 아는 영어의 원류가 되었다. 원래는 '가능하다/불가능하다'라는 말은 독일어의 'möglich/unmöglich'와 어원이 같은 'mihtelic/unmihtelic'이었으나[1] 노르만족의 코드 스위칭으로 인해 프랑스어의 'possible/impossible'이 그를 완전히 대체하여 오늘날에 이른다.
- 한영혼용체: 가정에서 한국어를 쓰고 밖에서는 영어를 모국어로 쓰며 자란 한국계 미국인이나 이민 3-4세대 등이 구사하는 미주 한인어에도 이러한 현상이 자주 나타난다.
- 한국어 + 일본어가 섞인 패턴을 '한본어'라 지칭하기도 한다. 다만 조총련 및 그 쪽과 가까운 입장에서는 남북 중에 한국중심인 '한'본어라는 단어보다는 '우리말'과 '일본말'을 더한 '우리본말'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다. 한본어문서에 많은 예시가 기술되어 있다.
- 식민지였던 일제강점기 때는 일본의 지배를 오래 받으면서 한국어와 일본어를 굉장히 많이 섞어 썼다고 한다. 단순히 지금까지 통용되는 스메끼리(손톱깎이), 다마네기(양파), 미깡(귤), 후미끼리(건널목), 세이코(경매사) 등을 쓰는 정도가 아니라 나, 너 같은 말도 와타시, 키미로 써서 조선일보 등에 조선어의 붕괴를 개탄하는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박완서 선생의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를 보면 한국어로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아예 몰라서 고급표현과 용어는 죄다 일본어로 써서 한국어+일본어가 된 해괴한 언어가 통용됐다고 한다.
실장석?다찌마와리에도 나온다.-에루애무 - 작가 엄흥섭이 1948년 거리에서 들은 바에 따르면 한국어, 일본어, 영어, 러시아어가 공존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 조선족들이 쓰는 언어에도 중국 조선어와 표준 중국어 사이의 코드스위칭이 자주 일어난다. 대한민국에서는 인천 월미도 차이나타운 같은 곳에 가면 대한민국으로 이주한 조선족들 사이에서 연변말과 중국말을 섞어쓰는 광경을 볼 수 있다. "我(워, 나) 昨天(쭈어티엔, 어제) 밥먹었어." 나 "너 오늘 언제 上班(상빤, 출근) 하니?" 이렇게 섞어 사용한다.
- 가오슝 사람이 외출 중에 가족과 통화하면서 대만어를 쓰고, 통화를 마치고 들어간 가게에서 표준 중국어를 쓴다.
- 서울 및 수도권에 학업, 취업 등의 문제로 이주한 청년층이 표준어(정확히는 타 지역 방언이 섞이고 섞여서 무억양화가 이루어진 서울-경기권 방언) 억양으로 교정하다가 가족들과 대화할 때는 출신 지역 방언으로 말하는 것도 넓은 범주에서는 코드 체인징이라 할 수 있다.
- 제주 토박이들이 제주어와 표준어를 자연스럽게 섞어서 사용하는 것. 위 항목의 하나의 예이지만, 보기에 따라서 다른 언어로 분류할 정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코드 스위칭에 더욱 어울린다.
- 홍콩 : 표준 중국어 + 광동어 + 영어
- 중앙아시아나 동유럽 등의 구소련 국가들에서는 현지언어와 러시아어가 동시에 쓰이기도 한다. 우즈베키스탄 같이 탈러시아화가 상당히 진행된 나라도 있고 우크라이나처럼 적극적으로 러시아어 배제 정책과 자국어 부흥 정책을 병행하는 곳도 많지만 실생활과 전문분야에서는 여전히 러시아어의 비중이 매우 높은 편이다. 자국의 영상매체물에 나오는 러시아어 대사들에는 별도의 자막이나 더빙이 들어가지 않고 현지인들도 일상생활에서 대화하면서 자국어와 러시아어를 동시에 쓰기도 한다.
[1] 이 어형 자체는 현대 영어에서도 mightly/unmightly라는 형태로 살아남아있긴 하나, 사용 빈도가 현저히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