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3-24 00:37:02

파리아 신부

1. 개요2. 작중 행적3. 최후4. 미친 학력5. 여담6. 다른 매체에서

1. 개요

Abbé Faria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등장인물.

모티브는 실존 인물 조제 쿠스투디우 데 파리아 신부(통칭 아베[1] 파리아, 1756년~1819년). 인도 고아주 출신 포르투갈인으로, 고아주 독립운동과 프랑스 혁명에 가담했다가 이프성에 갇혔던 인물. 허나 소설과 달리 1811년[2] 석방돼서 대학교수까지 맡았고, 동양의 요가 호흡법이나 암시 등의 최면술에 대해 설파하다가 뇌졸중으로 사망했다.

2. 작중 행적

이프 성채의 아는 사람들만 아는 명물(?). 수감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는 이지적이고 정상이었지만, 점점 기행들을 벌이더니 결국 이프 성채 내에서는 '미친 신부'로 통하고 있다. 에드몽 당테스가 처음 파리아 신부에 대해 들을 때도 '같은 구역에 미친 신부가 1명 수감되어 있다.'는 식으로 들었을 정도다. 과거엔 이탈리아 귀족비서로 일하며 이탈리아 통일 운동을 벌였다가 잡혀서 수감되었으며, 수감된 이후 옥장이나 간수 등 이프 성채의 높으신 분들이 찾아올 때마다 "수십만, 수백만 프랑의 거액을 줄 테니 출소시켜 달라"고 한다. 하지만 그는 "원래부터 부자도 아닌 데다 이제는 수감되어서 빈털터리가 된 사람에게 그런 큰 돈이 있을 리가 없다"는 옥장 등의 일반적인 판단 아래 '미친 신부'로서 알려지게 되었다.[3]

수감된 지 얼마 안 되었을 적엔 간수들이 아픈 곳이 있으면 진료를 해준다든지, 여러가지 자문을 해주는 등 매우 이성적이고 현명한 인물이었으나, 너무 오랫동안 갇혀 있는 바람에 결국 미쳐버린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렇게 된 후에도 자신을 출소시켜 달라고 할 때만 빼면 언행은 정상적이었고, 전직 신부였던 데다 오랜 세월 감옥에 있었던 경험들이 가끔 이런저런 도움도 되고 딱히 소란도 피우지 않아서 감옥 내에서는 은근히 특별 대우를 받고 있다.

사실 그는 이때까지 급식이나 생필품으로 받은 것들을 이용해 필기구, 공구 등을 뚝딱 만들어내서 집필 활동과 탈출 시도(...)를 감행하고 있는 위험한 죄수였다. 간수들에게 보상금을 제의한 것은 진심이었으나, 간수들이 이를 믿지 않고 그를 미친 사람으로 여기고 감시를 소홀히 하자 혼자 힘으로 탈출할 방법을 강구하고 있었던 것. 본래는 자신의 감방에서 성벽 외부까지 곧장 이어지는 굴을 팔 생각이었지만, 지하에서는 방향 감각을 잃어버리기 마련이므로, 선 하나를 살짝 잘못 그은 탓에 계산이 어긋나서 같은 층에 있는 에드몽의 감방까지 이어지는 굴을 파게 되었다. 굴을 파던 중 에드몽을 통해 이를 알게 되자, "하느님께서는 내가 자유를 얻는 걸 원치 않으시는 모양" 이라고 자조한다.

처음에는 믿을 건 자신밖에 없다고 생각해 자기 계획이 실패한 이후 좌절했지만, 에드몽 당테스의 순박한 면과 총명함을 알아채고 그를 가르친 후 둘이서 다시 탈옥을 도전해 보기로 결심한다. 이때 그를 설득하면서 그가 이런 곳에 올 인물이 아님을 알고 상황을 물어보면서 천재적인 추리 능력으로 당글라르가 사용한 왼손 글쓰기 트릭을 밝혀내고, 제라르 드 빌포르의 가정 사정도 알고 있어서 그가 자신의 보신을 위해 에드몽을 묻어버렸다[4]는 것도 알려줘 에드몽 당테스의 의문을 한번에 해소시켜주었다.[5] 하지만 이를 듣고 에드몽 당테스는 복수귀로 각성해버렸고... 파리아 신부는 자신이 선량한 사람을 복수귀로 만들었다는 걸 알고 후회했지만[6] 그의 스승이 되어주었다. 에드몽은 그에게서 여러가지를 배우면서, 동시에 나이도 많고 건강도 자신보다 훨씬 나쁘지만 포기하지 않는 파리아 신부로부터 '어느 상황이든지 포기하지 않으면 기회가 생긴다.'라는 불굴의 의지와 희망을 얻게 된다.

3. 최후

이렇게 파리아 신부와 당테스는 서로 친해지고, 나중에는 사제 관계를 넘어 사실상 유사 부자 관계를 맺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틈틈이 탈옥을 하기 위해 굴을 파고 있었으며, 에드몽의 복수심을 없애기 위해 "탈옥하게 되면 섬에 숨겨 둔 보물을 가지고 조용한 곳에서 복수 따위 잊고 사이 좋은 가족으로 지내자"고 설득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파리아 신부 본인에게서 배운 불굴의 의지와 그의 추리로 인해 에드몽에게 생겨난 복수심은 사라지지 않았다.[7]

고령이기도 했고 유전병으로[8] 강경증을 가지고 있었던 데다가 장기간 옥살이까지 겪어서 건강이 대단히 나빠진 상태인지라, 자신이 얼마 안 가 병사할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도 자신이 죽기 전에 탈출하기 위하여 에드몽과 바닥으로 굴을 파, 보초를 구멍 속으로 빠뜨리고 그 혼란을 틈타 탈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9] 그러나 계획 도중 몇 차례의 발작이 일어나고 후유증으로 몸이 마비되어 사실상 반신불수가 되면서 탈출 계획은 자꾸 지연되었다. 결국 자신의 운명을 직감하고 에드몽에게 자신이 알고 있던 모든 것, 즉 보물의 위치와 내력을 알려 준 후 발작을 일으키고 사망했다. 유언은 "내 아들 당테스, 너를 축복하마. 몬테크리스토 섬을 잊지 말아라!"였다.[10] 안타깝게도 편안하게 눈을 감지는 못했다. 묘사에 따르면 온 몸이 뒤틀리고 입에 거품까지 물면서 매우 고통스럽게 죽었다고 한다.[11]

에드몽 당테스는 파리아 신부가 없는 이상 굴을 파는 계획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판단했고, 해당 감방에 새로운 죄수가 들어와도 믿을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 최후의 수단으로 파리아 신부의 시체를 지하 굴을 이용해 자기 방으로 옮겨 자신과 바꿔치기해서 파리아를 대신하여 시체푸대 안에 자신이 들어간다. 간수들이 시체 푸대를 땅에 묻으면 그 후 빠져나올 생각이었지만, 이프 성에서는 시체를 땅에 묻지 않고 대충 바다에 던져 버렸다. 이를 미처 몰랐던 에드몽은 푸대가 던져지는 순간 놀라서 큰 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이 때문에 간수들은 에드몽의 계획을 뒤늦게나마 알아차렸지만, 어차피 절벽 아래 바다로 던져져 버렸기 때문에 당연히 죽었으리라 판단하고 넘어가 버린다.[12] 사실 간수들이 불을 밝히고 배를 띄워서 에드몽의 시체를 찾으려고는 했지만 에드몽이 어찌저찌 헤엄쳐서 지나가던 배에 구조되었고, 운 좋게도 에드몽이 얻어탄 배는 밀수선이었다. 사실 밀수선의 선장은 아무래도 에드몽이 구조된 장소가 장소다 보니 처음부터 탈옥수가 아닌가 의심했지만, 어차피 신고해 봐야 자신들까지 밀수하는 것이 발각되어 손해일 뿐이고 에드몽이 워낙 뱃사람들에게 겸손하고 착하게 대해 줬기 때문에 그냥 모른 척 해 버렸다. 거기다 에드몽이 녹슬지 않은 항해 실력으로 육지와 아슬아슬하게 거리를 두고 항해하여 위험한 곳을 빠르게 빠져나가자 아예 그를 '의심'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아무튼 이런 연유로 결국 이프 성채에서도 바위에 부딪히거나 묶여 있던 줄을 풀지 못해 죽었거나 익사했나 보다고 넘어가 버렸다.

이후 에드몽은 파리아 신부가 알려준 몽테크리스토 섬에 도착해 얻은 보물들을 이용해 몽테크리스토 백작, 부소니 신부, 월모어 경 등으로서 활약하게 된다.

파리아 신부가 생전에 썼던 최후의 저작인 이탈리아 통일에 관한 서적은 이프 성에 남겨져 있었는데, 십수 년 후 몽테크리스토 백작으로 활동하던 에드몽이 다시 한 번 이프 성채에 찾아오면서 그 바뀐 점[13]과 예전에 유명했던 두 죄수[14][15]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고 이야기를 들려 준 수위에게 으로 금화 몇 닢을 주었다. 그러자 수위는 "겨우 이야기 하나 해 준 정도로 그렇게 큰 팁을 받을 수는 없다"며, 기념품으로 챙겨가라고 이 파리아 신부 최후의 저작을 주었다.[16] 이 때 몽테크리스토 백작은 빌포르 가문이 자신의 의도 이상으로 끔찍할 정도의 비참한 몰락을 당한 것을 보고 복수에 처음으로 회의감을 느끼게 된 상태였는데, 파리아가 이 책에 서문에 남긴 글귀 <<주께서 가라사대 너는 용의 이를 뽑고, 사자를 짓밟으리라 하셨느니라.[17][18]>> 를 보고 그 죄책감을 덜어낼 수 있었다. 당테스는 두 번째 아버지께서 또다시 나를 구해 주셨다며 감격하고, 매우 기뻐하며 그 수위에게 팁으로 준 것보다 훨씬 많은 거금[19]을 넘겨준다. 무슨 금도끼 은도끼도 아니고 그가 파리아 신부를 존경하는 정도나 그 당시에 비교적 나아진 이탈리아의 상황을 보면, 그 책은 이후 몽테크리스토 백작에 의해 출판되었을 가능성이 높다.[20][21]

4. 미친 학력

그의 재능은 바로 언어 운용과 완벽 기억능력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5천여 권에 달하는 책의 내용을 간략하게 모두 기억하고,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150권 남짓의 책은 완벽하게 암기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유럽언어, 고대와 현대 그리스어, 동양 각국의 언어 등 각종 언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풍부한 과학 지식(특히 화학[22]), 경제, 정치, 문학예술에 대한 교양, 귀족으로서의 몸가짐 등 모르는 것이 없는 지식인.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에드몽에게 가르쳐주고 완벽하게 마스터하게 해주었다. 특히 과학지식은 후에 에드몽에게 크게 도움이 된다. 이 과정에서 서로 친해지며 에드몽을 아들이라 부르고, 에드몽 또한 그를 '제2의 아버지'라 부르게 될 만큼[23] 두 사람의 사이는 각별해진다.[24]

이분이 보여준 초인 수준의 서바이벌 능력을 열거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
  • 종이: 헌 옷가지와 냅킨을 양피지를 만들듯 화학적으로 처리해서 만들었다.
  • : 식사로 나온 대구 머리뼈로 만들었다.
  • 잉크: 화덕이 있던 곳에서 파낸 검댕과 포도주를 섞어 만들었다. [25] 그리고 자신이 기억하는 책들의 내용으로 논문을 쓰고 정리하는 데 쓴다.
  • 해시계: 벽에 선을 그어 창문으로 새어 들어온 햇빛으로.
  • : 낡은 쇠촛대를 갈아서 만들었다.
  • 양초: 식사로 나온 고기 지방층에서 떼어낸 지방을 녹여 만들었다. 이것으로 밤에도 저술활동을 한다.
  • 부싯돌: 이것도 스스로 만들어내 초에다 불을 붙였다.
  • 성냥: 피부병 약으로 쓰라고 준 유황[26]으로 대신했다.
  • 줄사다리: 이불과 속옷에서 올을 풀어 만들었다.
  • 바늘: 식사로 나온 생선의 뼈로 만들었다. 이걸로 이불과 옷을 다시 꿰매놓아 들키지 않게 한다.

5. 여담

파리아의 보물은 원래 체사레 스파다[27] 추기경의 것이었다. 타락한 교황 알렉산데르 6세 시절의 추기경[28]이었으며, 막대한 재산을 가지고 있었는데 교황과 그의 사생아 아들인 체사레 보르자가 그 재산을 빼앗기 위해 만찬을 핑계로 추기경을 초대해 독살시켜 버렸다. 하지만 은밀한 장소에 숨겨진 스파다 추기경의 재산은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추기경의 자손들은 얼마 안 되는 재산[29]과 금칠한 성경 1권을 받았는데, 유언장에 '금칠한 성경을 소중히 해 주길 바란다'는 언급이 있었으므로, 이후 대대로 자손들은 어렵게 살았음에도 성경을 보물처럼 간직해왔다. 참고로 스파다 추기경은 성직자이기에 자식이 없어[30] 젊은 조카를 상속인으로 지정했지만 불행히도 조카 또한 타깃으로 지정되어 독주를 마셨다. 하지만 운좋게도(?) 독이 퍼지기 전에 아내가 있는 집으로 겨우 돌아와 유언장과 금칠한 성경을 언급하면서 사망.

물론 스파다 추기경도 이 바닥에서 오래 구른 자라서 교황 부자가 자신을 초대한 이유가 자신의 재산을 탐내어 빼앗기 위해 만찬장에서 독살할 생각임을 알고 있었지만, 빠져나갈 명분이 없었기에 적어도 자기 재산을 가족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자기 혼자 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눈치도 생각도 없던(...) 상속자인 조카가 만찬회에 나와버리고, 조카에게 자신이 보낸 오지 말라는 편지를 못 받았냐고 묻는 동안 독이 들어간 독주를 마셔서 둘 다 죽고 말았다. 하지만 스파다 추기경은 보물의 위치를 알 수 있는 성서에 대해서만 알려주었고 보물에 관해선 숨겼기에 스파다 추기경의 보물은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은채로 꼭꼭 숨겨지게 되었다.[31]

스파다 추기경의 가문은 이후로 손이 귀해졌는지 마지막 자손인 스파다 백작의 대에서는 오직 그 한 명밖에 남지 않았다. 파리아 신부는 바로 이 사람의 비서였으며, 그가 후사 없이 죽으면서 가문은 대가 끊긴다. 스파다 백작은 수고비를 겸해 믿을 수 있는 가족이라는 이유로 파리아에게 스파다가의 남은 재산 전부를 정식으로 물려주었다. 이후 그 성서 안에 꽂혀 있던 종이쪽지에 보물의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 당연히 전대 상속자들도 스파다 추기경의 보물에 대한 이야기는 알 것이고 그가 유언으로 남긴 금칠한 성서를 살펴보고 쪽지도 살펴봤지만 그 쪽지는 불에 가져다 대야만 글자가 눈에 띄는 특수한 용액[32]으로 글이 써졌기에 알 수 없었던 것이다. 파리아 신부는 쪽지를 불쏘시개로 쓰려다 글자가 나타나는 것을 보고 놀라서 불을 껐고, 1/3정도는 타버린 뒤였지만 특유의 지혜로 원문을 되살려냈다.

파리아 신부는 스파다 가의 마지막 생존자가 인정한 적법한 상속자이며 당테스는 그와 부자의 연을 맺은 후 정식으로 유산에 대한 권리[33]를 받았으므로 추기경의 혈족에겐 돌아가지 못했어도 도굴이나 절도를 한 것은 아니다. 결과적으로는 남에게 빼앗기지 않고 정당한 후계자에게 돌아간 셈. 물론 에드몽 혼자 입다물고 있으면 원래 주인 누군지 아무도 모른다.

당테스가 만든 가상의 인물(몬테크리스토 백작, 부소니 신부 등) 중 윌모어 경이 어린 시절 파리아 신부의 제자였다는 설정이다. 그래서 당데스가 만들어낸 가상 인물중 윌모어경이 유일하게 파리아 신부와 당테스를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당테스의 적들은 화려한 몬테크리스토 백작이라는 가짜 신분에 홀려서 또다른 가짜신분인 윌모어 경을 무시하게 되고 결국 결말에서 당테스가 진짜 모습을 드러내어 놀라게된다.

6. 다른 매체에서

영화판에서는 해리 포터 실사영화 시리즈 1, 2편에서 알버스 덤블도어 역을 맡은 리처드 해리스가 연기했다.

Fate 시리즈에서는 에드몽과 마찬가지로 실존인물이며 성당교회에 소속 인물이다. 자세한 것은 영령전승 이문 ~암굴왕 에드몽 당테스~ 등장인물 항목 참조.

서풍의 광시곡(고전게임)에서 혼돈의 데이모스의 행보는 파리아 신부를 본떴다. 시라노 번스타인에게 많은 것을 물려주었다.


[1] 아베(abbé, 영어로는 abbe)가 신부라는 뜻이다.[2] 소설 속 파리아 신부가 수감된 해와 동일하다.[3] 여담으로 루마니아의 독재자 차우셰스쿠도 몰락한 뒤 감옥에서 자신을 감시하는 군인에게 "내가 어디어디 마을에 거액의 달러를 숨겼는데 풀어주면 그걸 주겠다"라고 한 적이 있다. 그 군인은 하늘같이 모시라던 차우셰스쿠가 이렇게 몰락하자 충격을 받았다고. 진짜 있던 파리아의 보물과는 달리 차우셰스쿠의 달러는 후에 뒤져보았으나 없었다고 한다.[4] 에드몽이 가지고 있던 편지의 수신인은 빌포르의 아버지인 누아르티에 드 빌포르였고 빌포르 검사는 이 사실이 알려질 시 자신의 출세길이 막히는 것을 우려했던 것.[5] 당테스가 잡힌 이유는 그가 나폴레옹이 직접 쓴 편지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인데 빌포르는 그 편지를 태워버리고는 에드몽에게 자신이 선처하겠다고 속이고 탈옥 불가능한 감옥인 이프 성채로 보내버렸다. 그 편지의 수신인이 다름아닌 빌포르의 아버지 누아르티에였고, 이 편지가 누아르티에게 전달될 경우엔 일이 잘되든 잘못되든 빌포르에게 좋을 게 없었기 때문. 나폴레옹의 계획대로 유배지를 탈출해 권력을 되찾으면 왕당파인 빌포르는 끈 떨어진 연이 되는 것이고(아버지 누아르티에가 그나마 연줄이 됐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까지 사이가 좋지 않았다), 실패해서 연루자들이 잡혀가면 빌포르는 그 핵심인 누아르티에의 아들이니 출세길이 완전히 막히는 것이었다.[6] 실제로 에드몽 당테스가 복수귀가 되어 복수에 나섰을 때 자기와 연관이 없는 이들도 복수를 위해선 거리낌없이 희생시키려는 면모를 보이기도 했고 결국은 어린 에두아르가 죽는 일까지 겪자 그 스스로도 큰 충격을 받는다.[7] 아이러니하게도 실력이 늘었기에 더 복수심이 생겼다고도 볼 수 있다. 애초에 실력도 빽도 없다면 복수심이 있어도 살인 외에는 방법이 도저히 없다. 게다가 살인도 그 당시로는 사형이니 그냥 동반자살과 다름없고 실패하면 본인만 저 세상 가는 거다. 그러나 에드몽은 이 기간을 거치며 먼치킨으로 각성하게 되고, 결국 원수들을 처참하게 박살낸다.[8] 할아버지부터 자기까지 3대가 이 강경증으로 죽었다.[9] 처음에는 에드몽이 보초를 해치우고 가자고 제안했지만 신부는 살인은 안 된다면서 반대했다.[10] 당테스를 정말 가족처럼 생각하고 아낀 신부의 마음을 알 수 있음과 동시에, 당테스에게 보물을 모두 양도한다는 것을 공언하면서 보물을 손에 넣은 후 당테스가 신부에게 가지게 될 죄책감을 덜어 주려는 의도도 있었을 것이다.[11] 2002년작 영화에서는 탈출용 땅굴을 파다가 낙반사고로 중상을 입어 사망하는 것으로 각색되었다.[12] 파리아 신부가 한 '굴을 파면 절벽이고, 절벽에서 살아남아도 바다고, 바다에서 헤엄쳐도 육지까지 거리가 머니 어찌 탈옥할 수 있겠느냐'는 탄식에서 보듯, 간수들의 생각이 영 틀린 건 아니다. 절차부심하여 엄청난 탈옥 계획을 세운 사람조차 저런 비관적인 말을 할 정도면 당연히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13] 이 때 이프 성은 감옥으로서의 용도로는 더 이상 쓰이지 않게 되었고, 경비초소 겸 감옥이었던 시절의 과거를 보여 주는 일종의 관광명소로 바뀌었다. 때문에 그를 기억할 만한 간수들과 옥장도 싹 구조조정되었고, 얼마 안 되는 경비병들이 대충 지키고 있는 게 전부.[14] '유일한 탈옥범'이지만 쇳덩이를 달고 익사한 34호, 에드몽 당테스 본인과 '미친 신부' 27호 파리아.[15] 두 죄수가 굴을 파서 서로 왕래했다는 이야기에 그 굴을 누가 판 것인지 슬쩍 물어보니 수위는 "당연히 젊은 죄수가 판 것이다. 늙은 죄수는 머리가 오락가락하고 있어서 도저히 그런 어려운 작업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고 대답해서 당테스가 황당해하는 장면도 있다. 그렇다면 간수들은 그 이탈리아 통일에 관한 저서도 에드몽이 쓴 것으로 생각했던 것일까? 합리적이긴 하다는 게 문제다[16] 이 수위는 파리아 신부처럼 오랫동안 수감되었던 죄수가 있던 곳에는 무언가 숨겨져 있으리라고 생각하고 감방을 자세히 조사해 본 끝에 파리아 신부가 숨겼던 유품들을 발견했다. 도구와 연장들은 관광객들에게 팔았지만, 최후의 저작은 뭔가 특별하다는 것을 알아보았는지 자신이 보관하고 있었다.[17] 결국 회의감에 빠질 필요 없이, 신의 명령이라 생각하고 나쁜 놈들은 철저하게 짓밟아 버리라는 의미이다. 이탈리아 왕국의 통일 가능성을 논하는 저서의 서문으로서는 좀 뜬금없지만[18] 사실 파리아 신부의 이 저서는 당테스를 만나기도 전에 이미 완결되어 있었다. 미리 써놓은 서문의 내용이 우연히 상황과 맞아떨어진 것인지, 신부가 나중에 당테스가 찾아올 것을 예상하고 그의 의혹을 덜어주기 위해 이 내용을 추가한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긴 하다. 그러나 본래 파리아는 당테스와 함께 탈출하려 했을 때는 저서도 챙겨갈 계획이었을 테고, 병으로 반신불수가 되어 당테스만 탈출시켜야겠다고 생각했을 때는 글을 쓸 처지가 못 되었을 테니 미리 써두었던 서문이 운명처럼 맞아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19] 1천 프랑 짜리 지폐 열 장이 든 지갑을 통째로 주었다.[20] 신부가 당테스를 처음 만났을 때 그의 저서를 보여주면서 "내가 자유의 몸이 되고 이탈리아에 이 책을 출판해 보려는 출판업자가 있다면 내 명성은 그야말로 높아질 테지"라고 말한 것 자체가 일종의 복선이다.[21] 그리고 몽테크리스토 백작은 작위를 토스카나에서 샀다. 즉, 프랑스인인 에드몽 당테스는 공식적으로 죽었으니 몽테크리스토 백작으로서의 그는 이탈리아인이라는 것. 조국(?)에 기여도 하고 파리아 신부의 소원도 이루어 주는 길이니 일거양득이다.[22] 파리아 신부 자신의 소개에 따르면 앙투안 라부아지에나 조르주 카바니스와 친분이 있었다고 한다.[23] 뮤지컬판에서는 이 점을 염두에 두었는지 파리아 역 배우가 에드몽의 아버지 역까지 1인2역으로 맡는다.[24] 게다가 영화판에는 전직 군인이라는 설정까지 추가되어 복수를 꾀하는 에드몽에게 체력 트레이닝을 비롯 실전 검술, 무술을 가르쳐준다. 그러나 영화만의 단독설정인데다가, 이미 나이도 많고 오랜 감옥살이로 쇠약해져 있다는 소설 내용과 잘 맞지 않는다.[25] 중요한 부분은 붉은 잉크를 썼는데, 어떻게 한 거냐고 묻자 손가락을 살짝 찔러 피로 쓴 것이라고 밝힌다. 원래 피는 마르면 어두운 갈색이 되지만 어쨌든 검댕으로 만든 잉크와는 색깔이 다를 테니 나중에 출판할 때 알아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듯하다.[26] 물론 피부병 이야기는 유황을 얻기 위한 페이크였다[27] 파리아 신부가 보물 이야기를 들려주며 이름을 말해주기도 하고, 그가 조카에게 재산을 숨겨놓고 물려준다고 쓴 쪽지 막바지에도 서명으로 이름(César Spada)이 나온다. 민음사 번역본 기준으로는 '세자르 스파다'라고 표기되어 있는데, 체사레 보르자가 같은 번역본에서 '세자르 보르지아'라고 나오고 프랑스어 원문에서도 둘 다 같은 철자(César)로 표기되는 것을 보면 스파다 추기경의 이름 역시 이탈리아식으로 제대로 발음하면 '체사레 스파다'가 맞을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28] 사실 추기경도 매관매직으로 된 것이다. 추기경이 되기 전부터 교황청의 유력 인사이긴 했지만 돈이 필요했던 알렉산데르 6세가 추기경 자리를 그에게 팔았다고.[29] 스파다 추기경이 너무 잘 숨겨놓은 막대한 재산을 빼면, 대외적으로는 교황이 빼앗아 봤자 별 의미도 없을 것만 남겨놓아 저택과 포도원 등의 부동산은 무사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추기경은 목숨은 빼앗겼어도 재산은 크게 빼앗기지 않은 셈. 이 자투리 재산 덕분에, (과거에 비하면 가세가 형편없이 기울긴 했어도)추기경 집안의 후손들이 먹고 살 수는 있었다고 한다.[30] 사실 알렉산데르 6세 때는 성직자가 결혼만 못 했지 사생아 몇 명 두는 것 정도쯤 앞에서는 쉬쉬해도 뒤로는 다들 아는 그런 시절이긴 했다. 어쨌든 정황상 스파다 추기경은 전혀 두지 않은 건지 두었는데 일찍 죽은 건지 아무튼 이때는 사생아도 없었던 모양.[31] 여담으로 이때 스파다 추기경과 함께 알렉산데르 교황의 타깃이 되었던 또 한 명의 추기경인 로스필리오지라는 사람은 아무 방비도 안 해 두고 있다가 결국 재산을 다 뺏겼다고 한다. 하지만 몽테크리스토 백작이 된 에드몽이 알베르 드 모르세르, 프란츠 데피네를 로마에서 만나 대화를 나눌 때 '로스필리오지 추기경 댁 연회'를 언급한 걸 보면 스파다 가와는 달리 대도 끊기지 않고 다행히 추기경을 또 배출할 만큼 재기하는 데 성공한 모양.[32] 실제로도 레몬즙 같은 것으로 글씨를 쓰면 열을 가해야만 글씨가 보이니, 아마 그런 방법을 사용했을 것이다.[33] 신부는 병세가 심해지자 당테스에게 스파다 가문의 보물에 대해 알리면서 절반을 준다고 했고, 자신이 죽으면 전부 너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