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는 하이난 치킨라이스(Hainan Chicken Rice), 중국어로는 하이난지판(표준중국어)/호이남까이판(광동어)(海南雞飯, 海南鸡饭/해남계반)이라고 부른다. 또는 싱가포르 치킨라이스라고도 부른다.
중국 하이난성에서는 "지요우판/까이야우판(雞油飯)"(닭 기름 밥)으로 불린다.
말레이시아 요리/싱가포르 요리에 속하는 요리로 치킨스톡 등을 넣고 간을 한 닭에다가, 그 육수로 지은 밥 등을 같이 먹는다. 여기에 닭고기를 찍어 먹는 소스와 닭 국물을 곁들이며, 태국에서는 돼지 선지와 함께 먹기도 한다.
이름은 중국 남부의 하이난성에서 유래한 것으로 동남아시아 말레이반도에 쿨리로 이주한 청나라 하이난성 출신 이민자들이 만든 요리다. 짜장면이나 캘리포니아 롤처럼 현지화된 요리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이 요리의 정확한 유래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양국이 서로 자국 요리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1]
물론 양국은 한때 한 나라[2] 였고, 지금도 문화(프라나칸), 인종(중국계 말레이시아인/중국계 싱가포르인) 등 공유하는 부분이 많으므로 정확한 유래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사실상 국가간 자존심 싸움에 가깝다.
이 요리는 말레이반도의 사정에 맞게 현지화되었지만 각국의 원주민들이 이 요리를 한번 더 현지화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말레이시아에서는 하이난성 출신 이민자들이 주로 정착한 이포를 중심으로 닭밥(나시아얌, Nasi Ayam)이라는 이름으로, 태국에서는 기름진 닭밥(카우만까이, ข้าวมันไก่)이라는 이름으로 발전했다.
한국에서도 집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이다. 닭을 기름에 구운 다음 그 남은 기름에 물과 치킨스톡을 넣어서 육수를 만들고, 그 육수로 밥을 지으면 된다.[3] 그리고 밥그릇으로 밥 모양을 내서 그릇 위에 담은 다음 닭과 오이를 썰어서 올리면 완성이다.
한국에서는 숫자는 적지만 싱가포르 요리/말레이시아 요리 식당에서 치킨라이스를 판매하기도 한다.
홍콩의 대중 음식점인 차찬텡에서도 원래 본고장 중국 음식이 아니지만 흔하게 볼 수 있다. 홍콩과 중국계 말레이시아인 및 중국계 싱가포르인들간 교류의 흔적이다.
정작 화교 인구가 많은 미국/캐나다 등 북미나 영국에서는 보기 힘든 요리다. 중국계 미국인/ 중국계 캐나다인 및 중국계 영국인들은 대게 광동인으로 홍콩 및 광동성, 특히 홍콩에 연고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계 말레이시아인들이 부미푸트라 정책을 피해 많이 넘어간 호주에서는 흔히 볼 수 있다.
[1] 말레이시아에서는 각료들이 이런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유래가 비슷한 락사와 바쿠테도 같은 논란이 벌어진 바 있다. 그 이유는 원래 싱가포르라는 나라는 잘 알다시피 말레이시아의 일부였다 독립했으며 두 나라 사이에는 엄청나게 많은 접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호커센터만 해도 싱가포르의 호커센터가 가장 잘 알려졌지만 원래는 말레이시아에 기원을 두고 있다.[2] 싱가포르는 과거 말레이 연방에 속한 중국계 말레이시아인이 다수인 일개 주였고, 국내 정치적인 문제에 따라 분리독립되었다. 물론 그러고도 중국계 싱가포르인들이 연고지를 말레이시아에 두고 있고 식문화 등이 겹치는 등 많은 접점을 유지하고 있다.[3] 동남아시아 요리답게 원래는 안남미[4]를 사용하지만, 없으면 한국쌀을 써도 무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