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조선시대 실존인물 허준이 창작물에서 나오는 모습을 정리한 문서.중인의 신분으로 의학 하나만으로 최고의 자리에까지 올랐던 입지전적인 인물인 탓에 후대에 그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과 드라마들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소설과 드라마들은 허준의 실제 역사적인 사실과는 좀 거리가 먼 듯한 이야기들이 많다. 이는 극작가인 이은성(1937~1988)이 허준에 대한 MBC 드라마와 영화로 기틀을 잡았으며, 이후 1990년 자신이 그린 허준을 집대성한 〈소설 동의보감〉을 출판하여 큰 인기를 얻으면서 이렇게 된 것이다. 현재까지 나온 허준 창작물들은 모두 이은성의 영향력 아래 있다. 소설은 미완성으로 끝나서 그런지 이후 나온 드라마들은 후반부가 루즈해지는 경향이 있다.
소설 동의보감에서 묘사된것처럼 천민에서 면천하여 어의까지 올랐던 일화나 침술의 달인이란 설정은 대부분 허준이 아니라 허임의 일화에서 나온것으로 허준은 서자 출신이었지 천민이 아니었으며 전문분야도 침술이 아니라 탕약 및 감염예방의학 분야였으며 금수저 집안에 태어나 집안의 지원을 받아 의술을 익히고 추천으로 내의원에 들어갔다.
2. 소설
- 본래 <소설 동의보감>은 극작가이기도 한 이은성 자신이 각본을 쓴 1976년 MBC 드라마 <집념>을 소설화하여 1984년 부산일보에 연재를 시작한 소설이다. 본래 춘하추동 4권으로 구상했지만 1988년 작가가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사망하자 미완인 채로 상중하 3권으로 정리하여 출판했다. 그래서 출판본의 끝이 끝 같지가 않은데 미완성 소설이니 당연하다.[1] 책의 완성도와는 달리 이 책은 출판 당시 별로 인기를 끌지 못하다가 조선일보에 당시 최대 문화권력자였던 이문열의 책추천 코너에서 소개되면서 200만 부가 넘게 팔리며 초대박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당시 창작과비평사가 부도 직전이었는데 이 신문에 실린 이문열 추천으로 동의보감 판매량이 급상승하면서 살아났다. 공교롭게도 이은성이 50세 한창 나이로 급사하여 부인이 신문 인터뷰에서 "남편이 살아서 이런 대박을 기뻐해야 했는데."라고 착잡해했다. <소설 동의보감>에서 이은성은 주술 호응이 맞지 않는 문장을 쓰기도 하는 등 문제점이 없지 않으나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답게 한자어를 다수 사용하여 장중하면서도 운율감 있는 문체를 사용하여 소설에 독특한 느낌을 부여하였다. 또한 작가 특유의 리듬감이 아주 가팔라서 느슨해질 새가 없기도 하다. 작가가 소설을 완성하지 못하고 사망함이 아쉬운 부분. 허준의 스승을 유의태로 설정한 것, 의과를 보러 가다가 사람들을 고치기 위해 마을에 남아 시험에 늦는 이야기, 허준이 유의태의 시신을 해부했다는 이야기, 어의 양예수와의 갈등 등은 모두 소설에서 나온 것이지 실제 역사 속 허준의 생애와는 거리가 있는 것들이다. 유의태의 원형은 이름이 비슷한 유이태라는 의사인 듯한데 허준보다 150년 후 숙종 때 사람이라고 역사에 기록되었다. 이 소설이 너무 유명해진 나머지 허준과 유의태의 관계를 고찰한 모 다큐에서 나온 허씨 후손 어르신조차 너무나 당당하게 "유의태 님은 저희 조상님, 그러니까 허준의 스승으로 알고 있습니다"라고 이야기해버릴 정도. 오히려 실제로는 태의[2] 양예수가 동의보감 편찬에 참여하는 등 양예수와의 관계는 나쁘지 않았다고 한다.[3] 경기도 출신 허준과 크게 연고가 있지는 않은 경상남도 산청군[4]은 소설 속에서 허준이 의술을 익힌 동네로 등장한 덕에 2013년 의약엑스포까지 개최하는 등 허준과 한의학 관련 사업을 활발히 벌였다.
- 북한에서 집필된 소설 <동의보감>도 있다. 이은성판에 비해서는 눈곱만큼의 고증이 더해져서 허준의 아버지 이름이 허론으로 정정되고 유의태도 유이태로 나오지만 딱 그 정도. 유의태가 허준의 스승이라는 오류는 마찬가지로 범하고 있으며 이은성판처럼 허준의 생모가 손씨로 나온다. 다만 완전히 베껴온 것은 아니고 허준의 이복형 허모가 초반부의 주요 악역으로 나오며 이다희가 삭제되고 허준이 유의태의 사위가 되는 전개다. 이후 통일농협이 통일부 허가도 없이 출판하였다가 벌금형을 물기도 했다.
- 김탁환의 소설 <불멸>에서는 캐릭터가 심하게 왜곡되었다. 양예수의 제자로 실제 의술은 동문수학한 최중화[5]가 더 뛰어났으나 허준이 귀한 약초를 스승에게 갖다 바친 대가로 어의가 될 수 있었던 것으로 나온다. 이 소설은 원균옹호론을 내세운 이순신 왜곡으로 유명하지만 허준에 대한 왜곡도 만만치 않다.
3. 영화
4. 드라마
- 1975년 MBC 드라마 〈집념〉에서는 배우 김무생[7]이 연기했다. 허준의 모태가 되는 〈소설 동의보감〉의 이은성 작가는 당시 〈집념〉의 작가였는데 그 영향으로 1977년 영화를 제외한 나머지 허준이 주인공인 시리즈는 전부 MBC에서 방영하였다.
- 1991년 MBC 드라마 〈동의보감〉에서는 배우 서인석이 연기했다. 이은성의 〈소설 동의보감〉에 기반한 작품으로 원작 소설이 3/4 직전 시점에서 작가 타계로 인해 완결되지 못하여 후반부(임진왜란 중엽부터)는 드라마의 오리지널 전개로 이루어졌는데 허준의 귀양과 동의보감의 완성으로 마무리되었다. 1991년 작이라 영상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으나 재방영되지 않고 있다.
- 1999년 MBC 드라마 〈허준〉에서는 배우 전광렬이 연기했으며 지금 시대 사람들에게 허준 역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배우이다. 그야말로 전광렬의 혼신의 연기로 시청자들의 많은 찬사를 받았으며 64.8%라는 한국 사극 역대 1위, 한국 드라마 역대 3위라는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허준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 중 가장 유명하고 사실상 현대인들에게 허준이라는 인물상을 각인시켜준 명작. 원래는 김상중을 캐스팅할 예정이었으나 그가 영화 촬영으로 거절하자 차인표, 손창민[8]이 물망에 올랐으나 이들도 스케줄이 있어 해당 배우들의 고사로 맡게 된 것. 그리고 전광렬은 이 작품으로 연기대상을 받았다.
- 2005년 EBS 드라마 〈점프〉에서는 배우 박진성[9]이 연기했다. 해당 에피소드의 주인공은 의녀이며 허준은 그런 의녀와 함께하는 인물이다. 의녀 때문에 위험에 빠졌으나 오히려 용서하고 의녀에게 교훈을 줬다.
- 2013년 MBC 드라마 〈구암 허준〉에서는 배우 김주혁(아역배우는 강한별)이 연기했다. 아버지 김무생에 이어 부자가 같은 역할을 맡았는데 구작을 본 시청자들 입장에서야 추억보정까지 더해지니 김주혁의 연기가 더 마음에 들지 않겠지만 〈구암 허준〉으로 허준 드라마를 처음 보는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충분히 좋은 연기력을 보여줬다.[10] 평이나 흥행에서는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 2013년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는 배우 박영규가 연기했다. 비소에 중독된 도민준을 진단하는 의사 역으로 나오는데 깜짝 카메오로 출연하여 코믹 연기를 선보였으며 언플할 때도 박영규가 조선시대 의원 역을 맡는다고만 했지 허준 역이라고는 밝히지 않아 시청자들에게 놀라움을 주었다.
- 2017년 tvN 드라마 〈명불허전〉에서는 배우 엄효섭이 연기했다. 허임과 마찬가지로 과거와 미래를 오갔던 시간여행자로서의 선배와 허임이 자신의 열등감을 극복해낼 수 있도록 이끄는 의원으로서의 선배 2가지 역할을 통해 주인공 허임의 성장을 돕는 중요한 조력자로 나왔다.
5. 만화
- <으쌰으쌰 우비소년> '뱃살공쥬를 구하라' 편에서는 뱃살공쥬를 진찰하는 의사로 등장하면서 약을 구할 방법[11]을 알아내지만 다른 사람들은 전부 제대로 듣지 않고 가버린다.[12] 우비소년이 도망치는 것을 눈치채고 약국[13]에 가는 지도를 준다. 그러나 우비소년이 약을 구하는데 성공하지만 뱃살공쥬가 약을 먹었어도 깨어나지 못하자[14] 실망한다. 장례식이 끝나자 무덤에서 뱃살공쥬가 당연히 수면제 효과가 없어져서 일어난다.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카메오로 등장해 없어진 것을 알려주다가 엘비수에게 욕을 먹는다.
- 만화가 박상준이 '청설모'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던 시절에 만든 플래시 애니메이션 <허준's story>. 손으로 그린 그림에 전광렬이 연기한 드라마 속 허준의 얼굴을 붙여서 만들었는데 허준은 의원보다는 헛소리하는 일본 정치인이나 한국에서 횡포부리는 미군을 때려잡는 히어로로 나온다.[15]
- '청설모' 작가가 만든 플래시 애니메이션 <부활 이소룡>에도 전광렬의 얼굴 그대로 출연한다. 독도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파견된 전사로 등장. 아무 소식은 없어서 죽은 것으로 알았지만 악당으로 위장한 것으로 등장. 사실 니기미 사바사키 일당과 닥터 강이 관련된 곳으로 밝혀지고 이소룡과 힘을 모아서 고수를 퇴치하지만 스님에게 은퇴당한다.
6. 게임
- 게임 <임진록 2> 시나리오 모드에서는 등장하지 않는다. 원래는 없었던 캐릭터였으나 드라마가 대박을 치자 패치로서 허준을 추가했다. 의관답게 아군을 치료하는데 동의보감을 연구할 경우 근처의 아군을 자동으로 조금씩 치료해 주는 능력까지 발휘한다. 침을 던져 공격할 수도 있으며 공격 대사는 3가지가 있는데 마비침이다!, 약재값도 안 남는다!와 운명하셨습니다!가 있다. 생몰연도를 보면 알겠지만 허준이 한창 활동하던 시기에 임진왜란을 통째로 겪었으므로 아주 고증오류는 아니다. 전쟁에 직접 참전하지 않았고, 전용 연구인 동의보감의 편찬 완료시점이 전쟁이 끝나고도 한참 지난 시점인 1610년이라는 것만 빼면.[16] 주위 유닛의 방어력을 향상시키며 아군과 동맹군을 직접 치료할 수 있고 조선 본영에서 동의보감 편찬을 완료하면 자신 주변의 일정 범위 내 생명체 유닛의 체력을 자동으로 회복시켜 준다.
7. 기타
- 이미 조선시대에(!) 허준설화가 구전으로 전해지고 있었고 그 중 일부는 당대의 문헌에도 언급되었다. 상세는, 허준설화(한국민족문화대백과), 허준설화(국어국문학자료사전) 참조.
[1] 동(冬)권에는 주로 정치적 외압에 흔들리지 않고 성 대감 및 왕세자를 치료하는 내용을 쓸 예정이었다고 한다. 이렇게 완결될 동(冬)권이 없으니 완결 안 된 소설이지만 완성도는 꽤 높은 편이다.[2] 삼의사의 각 수장을 수의라고 하는데 이 수의들 중에서 최고서열이 태의다.[3] 사제 관계였을 가능성도 있다. 동의보감이 최초로 선조의 왕명으로 편찬되던 때는 태의 앙예수가 생존하고 있어서 태의 양예수의 주도하에 수의 허준, 유의 정작, 김응택, 남응명, 이명원 등이 참여했는데 양예수의 바로 아래가 허준이었다.[4] 허준의 생모가 여기 출신이다.[5] 가공 인물로 추정된다.[6] 드라마 〈집념〉에도 출연했으며 드라마 〈동의보감〉과 〈허준〉에서는 스승 유의태 역을 연기했다.[7] 젊었을 때의 모습이 아들 김주혁과 상당히 흡사하며 김주혁이 2013년 MBC 드라마 〈구암 허준〉에서 허준 역을 맡으면서 부자가 모두 허준을 연기했다.[8] 손창민은 허준의 다음작인 상도에서도 캐스팅 제의를 받았었다.[9] 1996년 KBS 드라마 〈용의 눈물〉에서는 황희 역.[10] 오히려 전작과의 연출 차이를 더욱 크게 느끼게 하는건 허준 역이 아닌 다른 조연들이다.[11] 산 넘어 건너 지나고 척척산이 있는 곳.[12] 이들은 미션 임파서블 2 패러디가 되는데 뻥도사는 헌트처럼 산을 오르다가 손을 놓쳐서 다치고 빠다킹은 파도를 이기지 못하고 익사 위기에 처했고 엘비수는 헌트처럼 오토바이를 타다가 낭떠러지에 추락해서 병원 신세가 된다.[13] 그 약사는 허준과 친구 사이이며 특이한 의사의 처방이 들어오면 표를 적는데 강시 선생, 간장 선생, 감자 선생의 이름도 적혀 있다. 우비소년이 괜히 장난하다가 얻어맞기도 한다.[14] 사실 우비소년이 받은 약은 수면제였는데 약사가 실수로 준 것이다.[15] 1편에서는 의원으로 나오기는 했는데 "환자의 원인은 스트레스라면서 자신에게 풀라"는 처방을 내린다. 이 때 마우스로 허준을 클릭하면 마음껏 때릴 수 있다.[16] <임진록 2>의 배경연도는 1592~1598년이며 <조선의 반격>은 1600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