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포의 분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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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총신이 강선총, 아래 총신이 산탄총의 활강 총신이다. |
라인메탈 120mm 활강포의 포신 내부 |
1. 개요
Smoothbore, 滑腔砲안이 강선 없이 매끈하고(滑) 비어 있는(腔) 포신(砲身)으로 만든 대포. 주로 전차의 주포(전차포), 소화기는 산탄총에 쓴다. 대략 활강포는 파이프, 강선포는 파이프 안에 강선(홈)을 판 것이라고 보면 된다.
비탈진 곳을 '미끄러져 내려감 ' 을 의미하는 활강(滑降)에서 온 단어가 아님에 주의. 이 활강은 스키의 활강 경기 같은 것에 쓴다. 활강포의 강은 빌 강(腔) 자로 구강, 복강 등에 쓰는 한자다.
2. 역사
2.1. 탄생과 좌절
원래 활강포는 화포라는 물건이 탄생하면서부터 등장한다.초창기 화포 역시 화약의 폭발 압력으로 물체를 적한테 날리면 어떨까? 라는 발상에서 만들어졌으나, 제작 노하우도 없고 야금술의 수준도 현재보다 훨씬 낮았기 때문에 발사 시 당장 폭발하지 않는 것부터 해결해야 했으며, 수작업으로 생산되다보니 공정편차가 커서 같은 대포끼리도 포탄이 날아가는 탄도와 명중률이 제멋대로였다. 물론 당시는 유체역학이 제대로 발전하기 이전인 시대라 포탄으로는 그냥 구형 납구슬을 사용했으며, 강선을 판다는 발상이 나온 것은 대포가 본격적으로 전장의 필수품이 되고 나서도 한참 뒤의 일이라 그냥 속이 매끈하게 파인 쇠파이프 같은 포신/총신을 사용했다. 화포가 본격적으로 사용된 것은 14세기 백년전쟁 당시부터이고, 강선의 필요성에 대한 이론이 정립된 연도는 1747년이다.
하지만 18세기에 총신 내부에 강선을 파면 탄도가 좋아진다는 이론이 나온 이후에도 강선의 느리고 까다로운 제조 공정 때문에 강선포가 상용화하지는 못했다. 당장 강선을 만들려면 포신을 균일하게 파내는 작업부터가 매우 어려운데, 현재는 초정밀기계를 사용해서 강선 제조가 한층 쉬워졌지만 이때는 숙련공이 직접 기계로 총신 내부에 강선을 깎아야 했다. 사실 강선 제조가 쉽지 않은건 지금도 마찬가지라 총열은 소총에서 여전히 가장 비싼 부분이다. 덤으로 당시 대부분의 화포에서 포탄을 장전하는 방식도 전장식이었기 때문에 강선을 파면 안 그래도 긴 장전시간이 대폭 늘어나기에 한동안 주로 사용되는 화포는 소구경이든 대구경이든 강선 없는 활강포가 주축이었다. 전장식 장전방식에서는 격목이나 종이를 대고 포탄을 넣기 때문에 좀 여유있게 만들어도 되는 구형 탄환 + 활강포신과 달리, 강선포신은 탄이 포열과 꽉 맞물려야 효과가 있어서 장전할 때 망치로 탄을 때려넣어야 했다. 물론 이건 개인화기인 총도 마찬가지라 강선을 파는 기술이 개발된 뒤로도 한동안 전장의 주역은 라이플이 아닌 머스킷이었다.
그러나 산업 혁명으로 인해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전보다 표준화된 대포의 생산이 가능해졌고, 강선을 파는 기술도 발전하여 이전보다 강선 제조가 덜 까다로워지면서 강선이 들어간 총과 포가 대량으로 생산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포탄의 형상도 과거의 구형 포탄에서 일반적인 포탄의 모습인 원추형 + 원통형으로 바뀜에 따라 기본적으로 포탄의 탄도를 안정시키지 못하는 기존의 활강포는 급속도로 퇴출되었다. 물론 이때 개인화기도 라이플로 변경되었다.
이로 인해 활강포는 산탄총이나 박격포를 제외한 대부분 무기에 강선을 사용하면서 제2차 세계 대전이 종전될 때까지 가치가 없었으며, 1950년대에 전차의 주포 관통력을 향상시키는 실험에서 재발견될 때까지 과거의 유물로 남아 있었다.
2.2. 강선포의 한계와 재발견
1950년대까지는 전차에도 일반적인 대포처럼 강선이 파인 강선포를 전차포로 사용하고 있었다. 이는 당시 대부분의 전차포들이 대전차포나 대공포, 야포, 함포 같은 기존의 화포류를 기반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으로 원본 화포처럼 전차포에도 강선이 들어가는건 흔한 일이었다. 그러나 시대가 흘러가면서 아래와 같은 문제점에 봉착하게 된다.- 신형 포탄의 위력을 강선이 잡아먹는 문제
강선포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냉전기부터 대부분의 전차포가 활강포로 바뀐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원래 1950년대의 철갑탄 중에서 가장 관통력이 높은 포탄은 APDS(분리철갑탄)이었으나, 17파운더의 경우처럼 근거리까지 접근해서 쏴도 명중률이 별로 좋지 못했다. 이는 포탄이 포구를 떠난 다음에 새보(SABOT)라는 이탈자가 정확하게 관통자로부터 떨어져나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다는 문제점 때문이기도 했지만, 관통자의 폭보다 길이가 4배 이상일 경우, 즉 세장비가 4 이상이면 강선에 의한 탄자의 회전으로는 더 이상 탄자의 자세를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고 그 때문에 탄도가 틀어지기 때문인 것도 있었다. - 전자는 포탄의 제조 기술과 품질 향상으로 해결되지만 후자는 그 당시 기술로는 해결이 불가능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관통자를 지나치게 가늘게 만들 수 없으며, 두께를 유지한 채로 길게 뽑을 수도 없었기에 분리철갑탄의 관통력의 증가에 한계점이 찾아오게 되었다. 분리철갑탄의 후계자로 개발된 날개안정분리철갑탄이 회전이 없는걸 전제로 하는 것도 이 때문.
- 이건 대전차고폭탄(성형작약탄)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는데, 당시 대전차고폭탄(성형작약탄)은 가장 관통력이 높다고 평가받는 포탄이었으나 이상하게도 바주카같은 보병용 대전차화기로 쏠 때보다 전차의 전차포로 사격할 때 관통력이 크게 저하되는 문제가 있었다. 그 이유는 강선에 의한 회전력이 일점에 집중되어야 할 폭발력과 메탈 제트를 사방으로 분산시킴으로써 먼로-노이만 효과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GIAT CN 105 F1에서 사용된 대전차고폭탄처럼 외부에 볼 베어링을 기반으로 한 장치를 추가하여 역회전을 걸어 회전을 억제하는 기술적인 해결책은 있었지만, 이 경우에도 장치로 인해 구리 라이너의 직경이 줄어들어서 이후 관통력 향상에 지장이 생기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었다.
- 강선포의 수명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문제
적 전차를 잡기 위해서 무거운 포탄을 빠른 속도로 발사한 결과, 포신 내부의 강선이 포탄과 큰 마찰을 일으키고 마모되면서 강선포 자체의 수명이 크게 줄어드는 문제가 생겼다. 수명 이내의 강선포라도 내부 강선이 마모될수록 명중률이 크게 저하된다.
- 전차의 포탑에 탑재 가능한 수준의 한계까지 구경이 커진 문제
냉전 초기인 1950년대 기준으로 이미 전차의 주무장으로 탑재되는 강선포의 구경이 120mm ~ 122mm까지 상승한 상태였고, 이 상황에서 관통력을 더 증가시키려면 구경을 더 키워야 하는데 당시의 기술력으로는 120mm보다 구경이 더 큰 대구경 주포를 제대로 된 장갑을 가진 선회 포탑에 탑재할 수 있는 한계점에 봉착한 상태였다. 소련에서는 구축함 함포를 기반으로 하는 130mm 구경까지 확대할 계획이었으나, 해당 주포를 장착한 IS-7 전차의 중량이 지나치게 비대해지는 문제점이 발생하여 양산으로 이어지지 못했다.[1]
이런 기존 강선포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강선을 없앤 활강포에 대한 연구 개발이 시작되어 미국을 위시로 한 서방에서는 90mm T208 활강포가 적용된 T95 전차같은 물건들이 개발되었으며, 1960년대 초에 나온 소련의 T-62부터는[2] 활강포가 주무장으로 탑재되기 시작했다.[3] T-62 자체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는 땜빵용 전차였으나 세계 각국에 활강포의 위력을 널리 선전한 관계로 그 이후의 전차들이 125mm나 120mm 구경 등의 활강포를 주무장으로 도입하게 된 계기를 마련하였다.
이보다 더욱 큰 방사포는 당연히 활강포에 해당된다. 얇은 파이프 수준으로, 포 중에서 제일 얇다. 다만 다연장로켓이라는 정식명칭처럼 로켓이나 미사일을 탄약으로 사용하므로 포신이 포탄 발사 시의 모든 충격을 다 받아내는 일반적인 활강포라고 보긴 어렵다.
3. 특징
3.1. 장점
활강포를 전차포와 대전차포같은 고속 직사포에 사용될 때 주로 나타난다.- 강선포보다 상대적으로 튼튼하고, 제조하기 쉽다.
당장 포신 내부에 강선을 안 파는 것만으로도 제조 공정과 생산 시간, 생산 비용이 줄어들며, 포신 내부에 쓸데없는 상처가 생기지 않으므로 상대적으로 강선포보다 고압력을 장시간 버틸 수 있다.
- 크게 만들 수 있다.
요즘 상황에서 굳이 크게 만들 필요성이 있는가 싶지만, 커지면 커질수록 더 두껍게 만들어야 하는 강선포와 달리[4] 활강포는 탄속만 같으면 두꺼워지는 정도가 심하지 않다. 북한이 만드는 600mm급 방사포가 존재하고 있으며, 이보다 더 큰 방사포도 가능할 수 있다. 반면, 강선포는 203mm급만 되더라도 155mm와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엄청나게 크게 보인다.
- 다양한 모양의 포탄 발사가 가능하다.
강선포는 회전하기 때문에 원형 빼고는 없지만, 활강포는 회전하지 않으므로 원형 이외의 모양이 가능하다. 둥근 삼각형이나 둥근 사각형[5] 정도는 문제 없으며, 그 외에도 기술만 된다면 다양한 모양을 넣을 수 있다.
- 단거리에서 운동 에너지탄의 관통력이 상승한다.
공기저항과 바람의 영향 때문에 장거리에서는 강선포가 우세하나, 활강포는 강선의 저항 없이 날아가기 때문에 탄속이 더 빠르며 초탄의 운동에너지가 10~20%가량 높다.
- 무거운 것을 쏠 수 있다.
강선포는 포신과 탄환의 구경이 다르기 때문에 길고 아름다운 탄환을 넣기 곤란하지만[6], 활강포는 포신과 탄환의 구경이 일치하므로 길고 아름다운 탄환을 넣을 수 있다. 우리가 아는 방사포는 이런 유형의 활강포다.[7]
- 강선으로 인한 문제점이 없다.
따라서 앞서 설명한 강선포가 관통력에 주는 문제점이 없으므로 분리철갑탄보다 더 가늘고 긴 날개안정분리철갑탄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대전차고폭탄의 위력도 저하하지 않는다. 또한 대보병용 유산탄이나 포 발사 미사일[8] 같은 특수탄종을 강선포보다 훨씬 쉽게 사용할 수 있다. - 사실 같은 기술 수준을 적용한다면 강선포는 날탄 사용에 있어서 활강포보다 불리하다. 일단 강선의 회전력을 상쇄시켜 주는 링(슬립 링, slip obturator)을 송탄통 주변에 둘러야 하는데 그냥 외곽에 두르면 탄 무게만 증가해서 관통력이 그만큼 떨어지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탄이 날아가고 관통시킬 힘을 링에 투자하게 해서 약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송탄통을 깎아서 그 자리에 슬립 링을 두자니 만들기도 복잡해지고 슬립링의 소재를 잘 선택하지 않으면 이 역시 무게 증가의 원인이 된다. 또한 애초에 강선의 의의는 탄이 공기의 저항에 의해 뒤집히려는 성질을 억제하기 위해 각운동량을 부여해 팽이마냥 안 쓰러지도록 하는 목적인데 이 힘 역시 탄에게 갈 힘을 강선이 가져가서 쓰는 것이므로 관통력 증대에는 별 좋은 요소를 안기기 힘들다. 게다가 강선포는 구경일치를 하기도 힘들고 하더라도 강선사이로 잔여 힘이 빠져나가 힘을 집중시키기 힘든구조인데 활강포는 샷건처럼 원한다면 구경일치가 가능하므로 힘의 낭비를 줄일 수 있다.
- 강선의 마모에 따른 사격의 변수가 줄어서 명중률이 일정하게 유지되기 때문에 사격통제 시 걱정거리가 하나 줄어든다.[9]
- 만일 진공상태인 우주에서 사용된다면 활강포의 사용이 거의 일방적으로 유리하다.
애초에 강선의 의의는 탄이 공기의 저항에 의해 뒤집히려는 성질을 억제하기 위해 각운동량을 부여해 팽이마냥 안 쓰러지도록 하는 목적이기 때문에 공기가 없는 우주에선 장점이 되지 못하고, 강선포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탄속으로 적중률도 올라가고 마찬가지 이유로 관통력도 증가, 포신의 내구도와 가격은 활강포가 압도적으로 유리하니 강선포를 쓸 이유가 아예 없는 수준. 하지만 최초로 우주에서 사용된 포는 23mm 구경 강선포였다. 우주 정거장 문서 참조.
3.2. 단점
활강포를 두꺼운 장갑을 정면에서 관통하는 목적이 아닌 야포 등의 다른 종류의 화포로 사용할 때 주로 나타난다.- 강선으로 인한 혜택을 못 받는다.
강선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강선을 이용한 회전력으로 포탄의 탄도를 안정화할 수 없다. 따라서 기존 포탄을 활강포에서 쏘면 강선포로 쏠때만큼의 명중률을 절대 기대할 수 없으므로 따로 뒷부분에 안정익을 부착한 포탄을 사용해야 한다.[10]
의외로 매우 심각한 문제다. 포탄은 1~2발 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전투 시마다 엄청난 수량의 포탄을 쏴야 하는데 기존 포탄은 하나도 사용하지 못하고 새로 개발된 포탄에도 전체적인 모습을 바꾸고 안정익이라는 부품을 붙여야 하는데 이게 다 비용이다. 포탄 1발당 비용이 증가된다는 게 매우 심각한 일인 것이다. 전차의 경우에는 적 전차의 두껍고 튼튼한 장갑을 관통해야 한다는 중요한 사유 때문에 활강포를 도입가능했던 것이다.
또한 이런 문제는 강선포에게도 적용된다. 기술의 발전에 의해 강선포도 수명을 늘리고 포탄에 베어링을 단 외피를 장착하는 방식으로 날개안정분리철갑탄과 대전차고폭탄을 강선의 부작용 없이 발사할 수 있는 기술이 도입되었으나 동일 구경일 때 위력이 저하되며 활강포 포탄에 비해 베어링이 추가되는 등 포탄 1발당 비용증가의 문제가 터져서 대전차전을 해야 하지만 주포를 활강포로 당장 교체하지 못하는 종류에 한해서만 도입되었으며 어지간하면 신규개발해서 활강포를 달아준다. 105mm 구경의 강선포인 로열 오드넌스 L7용 날탄과 대전차고폭탄이 대표적인 사례다.
- 측풍에 취약하다.
이미 활로 화살을 쏠 때부터 인류가 절감한 문제점으로, 안정익을 부착한 물건은 옆바람이 불면 엉뚱한 곳으로 날아간다는 것이다. 하필 강선의 회전력을 이용한 안정을 할 수 없는 활강포라서 더 큰 문제가 되었으며, 초창기의 활강포 탑재 전차인 T-62가 원거리에서도 상대방 전차를 관통할 수 있는 주포를 가지고 억지로 근접전에 돌입해야 하는 큰 원인을 만들었다. 일단 조준장치가 미흡하다는 것은 둘째로 치더라도 정지상태에서 차체를 안정화하고 원거리에서 제대로 조준해도 거의 빗나가기 때문에 먼저 쏘는 것이 거의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21세기에도 건재해서, 2,000m 이상의 거리에 있는 목표물부터는 활강포의 명중률이 크게 떨어지는 문제점을 만들게 된다. 물론 측풍감지기가 전차마다 탑재되기 시작하고 사통장치의 성능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으며 날탄 탄자도 개량을 거칠 때마다 정교해지는 추세라 2,000m 넘어서도 명중시킬 수 있기는 하지만, 해당 거리를 넘으면 갑자기 명중률이 저하되는 현상 자체는 여전히 존재한다.
그나마 전차포 계열은 5,000m 정도의 직사포격은 기술의 발전으로 정확하게 수행 가능하지만 그 이상의 거리를 포격하거나 야포처럼 곡사사격 및 장거리 곡사사격을 활강포로 정확하게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포병의 주력인 자주곡사포는 강선포를 사용하며 K-9 자주곡사포가 대표적인 사례중 하나다.
- 이미 다연장로켓이 활강포의 장거리 사격 및 곡사사격의 분야를 담당한다.
활강포에 기술력을 더 투자해서 유도포탄같이 제조하면 비용이 폭증하는데 차라리 로켓이나 미사일을 만들고 그걸로 장거리 사격 및 곡사사격을 담당하게 하는 편이 쉽고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구권 전차 계열들은 활강포 포신으로 발사 가능한 포 발사 미사일을 도입해서 활강포의 기존 포탄들이 할 수 없는 일을 담당하게 하며 그 이상의 조치가 필요하면 자주곡사포나 다연장로켓들을 동원한다.
4. 평가
과거의 활강포가 대포 제작 기술의 발전 단계에 불과했다면, 현대의 활강포는 대전기~냉전 초기의 전차들이 고민했던 문제점인 포탄 관통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리고 21세기의 기준에서도 전차포 등의 경우에는 아직 레일건 같은 대체재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앞으로도 상당 기간 동안은 활강포의 사용이 지속되며 관련 기술도 계속 연구될 것으로 보인다.다만 공기저항과 바람에 여전히 탄도가 취약하다는 활강포 형식 자체의 문제점이 엄연히 존재하는 데다가, 강선포도 기술의 발전에 의해 비용을 좀 더 들이면 활강포 못지 않은 능력을 발휘할 수 있으며 아직도 특유의 범용성이 남아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활강포는 전차포/대전차포나 탄속과 관통력을 크게 요구하는 기타 대포의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기술로 남을 가능성이 더 크다.
전차포같은 직사화포 이외의 분야에서 활강포가 살아남은 예로는 박격포와 산탄총이 있다. 박격포는 전장식이라 탄을 포신 내부로 '떨어뜨려' 추진체를 점화하는데 강선을 파게 되면 탄을 집어넣기 힘들어지는 등 여러 가지 애로사항이 생기기 때문이다. 다만 정확한 포격과 장거리 사격을 위해 강선이 파인 박격포도 있긴 한데, 거기 들어가는 포탄은 자세제어용 날개가 없다. 산탄총은 애초에 장거리 사격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물건이 아니고 탄자도 총신에 맞물리지 않는 작은 구슬 여러 개를 날리는 식이라 강선을 파 봤자 명중률 향상 효과는커녕, 오히려 줄어들고 제조단가만 비싸진다. 다만 구슬 여러 발이 아니라 큰 납덩이 하나를 날리는 슬러그 탄이라는 게 있는데, 슬러그탄 전용 산탄총은 강선이 파여 있는 모델이 많다. 반대로 슬러그탄에 홈을 내서 강선의 효과를 내는 라이플드 슬러그(Rifled Slug)라는 탄종도 있다.
5. 기타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에 등장하는 건담인 건담 발바토스의 주포가 “활공포(滑空砲)”라 표기되어 이것이 대체 뭔가 궁금증을 자아냈는데, 활강포의 오기였다고 한다.[11][1] 이후 개발된 오비옉트 277, 오비옉트 279, 오비옉트 770 등에도 더 발전된 130mm 구경 M-65 전차포가 장착되었지만 이 중전차들 모두 채택되지 못하고 개발이 끝났다.[2] 115mm 구경 2A20 활강포로 무장.[3] 사실 소련에서는 T-62의 2A20 활강포 이전에 이미 활강포로 개발된 T-12 대전차포가 소련군에 채택되었다.[4] 강선포는 커질수록 회전력에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므로, 예상보다 훨씬 두껍게 만들어야 한다.[5] 둥근 사각형은 원형에 비해 면적이 넓으므로 위력이 증가한다. 또한, 극초음속 미사일 등에 쓰인다.[6] 정확히는 탄에 포신 구경보다 약간 크도록 구리 띠가 물려있어 격발시 구리가 강선 모양대로 눌리며 강선을 물고 지나간다. 긴 탄환을 넣는다면 포신 중간에서 마찰과 회전 응력에 의해 탄체가 파손될 수도 있다.[7] 박격포에서도 긴 탄환에 해당되는 조명탄 등 많이 쓰인다. 다만, 길어질수록 전체 길이가 증가하기에 박격포처럼 앞에서 넣는 방식으로 장전하지 않으면 활강포라도 강선포와 같은 길이의 탄환을 넣는 경우가 일반적이다.[8] 건-런처. 전차포로 발사하는 대전차미사일 등[9] 사격 통제를 컴퓨터가 해주는 시대임에도 컴퓨터의 계산거리를 하나 줄여주면 탄도 계산이 더 빨리 된다. 예를 들면 105mm KM68A1 강선포를 사용하는 K-1 전차의 사격통제장치에는 강선 마모 수준이라는 변수를 하나 더 입력해야 하지만, 120mm 활강포를 사용하는 K-1A1 계열 전차에서는 이 데이터를 입력해줄 필요가 없다.[10] 이러한 안정용 날개가 붙은 포탄은 형식명에 FS가 들어간다.(예: APFSDS, HEAT-FS)[11] 이 오타는 프라모델 조립설명서에서도 쭉 이어져, 작품 방영 4년이 지난 후 발매된 MG 발바토스 조립설명서에서 수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