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고전 그리스어: Γόρδιος δεσμός(고르디오스 데스모스)
영어: Gordian knot
고대 소아시아의 프리기아 왕국의 고르디온 (현 튀르키예 앙카라 인근)에 있었다는 전설의 매듭.
2. 일화
2.1. 이걸 풀면 아시아의 왕이 되리라
전설에 따르면 프리기아 지역에는 왕이 없었는데, 어느 날 테르미소스의 신탁에서 "테르미소스에 우마차를 타고 오는 자가 왕이 될 것이다"라는 말이 내려왔다. 그러다가 시골 농부이던 고르디우스와[1] 그의 아들 미다스(혹은 마이더스)가 우마차를 타고 테르미소스 성에 들어왔다. 사람들은 그가 신탁에서 말한 왕이라고 기뻐했고 고르디우스는 프리기아의 왕이 되었다.이후 고르디우스의 왕위를 물려받은 미다스는 자신과 아버지가 타고 들어온 우마차를 프리기아의 신 사바지오스[2]에게 바쳤고 사바지오스 신전의 신관들은 이 우마차를 신전 기둥에 매우 복잡한 매듭으로 묶었다. 이후 내려온 이야기로는 이 고르디우스의 우마차를 묶은 복잡한 매듭을 푸는 자는 아시아의 왕이 된다라는 말이 전해져 내려왔다고 한다.[3]
2.2. 알렉산드로스가 단칼에 풀다
알렉산드로스 3세가 프리기아로 진군해서 수도 고르디온에 도착했을 때 이 이야기를 듣고고대 문헌에 따라서는 알렉산드로스가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푸는 이야기가 조금씩 다르게 나온다. 플루타르코스는 알렉산드로스가 칼로 매듭을 썰어서 풀었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아리스토불루스의 기록을 인용해서 알렉산드로스가 매듭을 고정하고 있던 못을 찾아내 그것을 뽑아서 매듭 끈의 양쪽 끝을 찾아서 풀어냈다고 기록하고 있다.
3. 해석
학자들 중에는 이 이야기를 알렉산드로스가 소아시아를 정복하는 과정에서 정통성을 부여하기 위해 퍼뜨린 선전의 일종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고르디우스와 미다스가 우마차를 타고 나타났다는 것은 단순히 시골에서 도시로 여행한 게 아니라 아주 먼 거리를 여행한 것임을 암시하며, 마케도니아에 미다스라는 이름을 가진 지명도 있었고, 본래 프리기아 사람들은 마케도니아에서 이주한 바도 있으며, 무엇보다 신탁에서 왕이 될 사람으로 지목한 게 성직자가 아니라 먼 타지에서 온 농부와 그의 아들이라는 점에서 알렉산드로스가 "전설에 먼 곳에서 온 사람이 너희 왕 한다고 했으니까 내가 너희 왕 해도 되는 거다"라는 걸 강조하려고 꾸며낸 이야기일 수 있다는 것이다.이후로 고르디우스의 매듭은 콜럼버스의 달걀과 함께 어려운 문제를 놀라운 발상을 통해 단번에 해결하는 것을 은유로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 현대에는 한편으로 좀 다른 해석도 있다. '복잡한 일을 무작정 간단하게 해결하려 하면 처음에는 해결한 듯 보이나 결국엔 실패하며 어렵더라도 올바른 방법을 지켜야 한다'라는 반대의 해석이다. 매듭을 칼로 끊어낸 알렉산드로스가 예언대로 대제국을 건설하긴 했으나 그가 죽은 직후 디아도코이 간의 분쟁으로 제국이 조각조각 해체된 것을 두고 나온 표현이다.
4. 기타
중국에서는 이와 유사한 이야기가 있는데, 북위의 실권자였던 고환이 아들들을 모아놓고 삼실 뭉치를 하나 주며 몽땅 추려내보라고 했다. 애들이 낑낑대고 있을 때 차남 고양은 칼을 가져오더니 알렉산더처럼 단방에 싹둑 잘랐다는 일화가 있다. 여기서 나온 고사성어가 바로 그 유명한 쾌도난마(快刀亂麻).그 다음에 그는 아버지에게 "어지러운 것은 베어버려야 합니다!"라고 호기 있게 말한 게 '난자수참(亂者須斬)'의 어원이 되었다. 여기서 쾌도난마와 난자수참은 오늘날에는 고르디우스의 매듭과 비슷한 뜻으로 쓰이지만 옛날에는 통치자의 폭정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고 한다. 특히 이 고사의 주인공인 고양은 문서에 나와 있듯이 실제로 잔혹한 폭군이었다.
18세기 유럽 수학계에는 동프로이센의 주도 쾨니히스베르크에 있는 7개의 다리를 차례대로 단 한번씩만 건너서 모두 건널 수 있냐는 난제인 쾨니히스베르크 다리 건너기 문제가 있었다. 이 문제는 레온하르트 오일러가 불가능함을 증명했는데, 나중에 독소전쟁 때 소련군의 폭격으로 다리 2개가 파괴되는 고르디우스의 매듭식 해결법으로 차례대로 한번씩 건널 수 있게 되었다.
1970년 포르투갈 식민지 전쟁 때 이 매듭의 이름을 따서 모잠비크의 모잠비크 해방전선(FRELIMO)들을 겨냥한 포르투갈군의 작전이 있었다. 결과는 포르투갈군이 모잠비크 해방전선 저항군 세력들이 차지하던 중북부의 영토들을 탈환해내는데 성공하고 이후 1973년까지 저항군들이 겨우 점령하고 있던 북부 영토들에 대한 탈환 직전까지 갔으나 1년뒤인 1974년 카네이션 혁명으로 포르투갈에서 정권이 교체되면서 모잠비크와 앙골라, 기니비사우 등 포르투갈령 아프리카 식민지들은 독립했다.
5. 대중문화에서
앨런 무어의 그래픽 노블 왓치맨에서는 어떤 인물이 자신의 일을 이것에 비유한다. "풀리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틀에 박힌 해결책 밖에서 생각을 해야 합니다."[4]같은 만화의 등장인물 2대 나이트 아울은 자꾸만 외부인의 무단침입으로 문고리가 부서지는 바람에 계속해서 자물쇠 회사를 불러다 문고리를 새로 다는 처지이다. 이 회사의 이름이 Gordian Knot Lock Co. 그 때문인지 이렇게 새로 단 문은 정상으로 열리는 법이 없고 맨날 발로 차이고 부서져 강제로 열리는 비운을 겪었다.
파이널 판타지 11 확장팩 아토르간의 보물에서는 갓사드라는 기술자가 라즈파드의 명령에 따라 대놓고 '고르디우스의 매듭'이라는 이름의 장치를 풀어 전설의 철거인 알렉산더를 부활시킨다.
소설 《Fate/Zero》에 나오는 라이더의 보구인 고르디아스 휠도 여기서 유래된 것이다.
안드로이드: 넷러너에서는 이 카드의 이름을 비튼 'Gordian Blade(고르디우스의 검)'이라는 Decoder계 아이스브레이커 카드가 등장한다.
창궁의 파프너 EXODUS에 나오는 고르디우스 결정도 여기서 유래된 듯하다.
근육맨 시리즈에선 새롭게 연재된 신근육맨 초신편에서 초인을 고르디우스의 매듭에 비유하는 것으로 언급된다. 여기서 조화의 신은 매듭을 자르고 지지를 얻은 자, 자비의 신은 긴 시간에 걸쳐서 매듭을 풀기 위해 노력한 자로 묘사된다.
일본에 '고르디오스의 매듭'이라는 만화책이 있다. 한국어로 정식 발매 됐다.
[1] 혹은 고르디아스나 고르디오스.[2] Sabazios. 소아시아 지역에서 기원한 신으로 프리기아와 트라키아 인들이 기병과 천부신으로 숭배했다. 그리스인들은 제우스, 디오니소스와 동일하게 여겼는데 페르가몬 왕국 시기에 제우스와 섞여서 사바지우스(Sabazius)으로 변형되었다. 예배시 막대에 꽂아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하는 손 모양 유물이 대영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3] 여기서 아시아는 소아시아다.[4] 그의 거처에도 이 장면을 묘사한 거대한 그림이 있는데, 후반부에 그 유명한 "내가 해냈다고!" 장면에서 뒤에 배경으로 나온다. 자세한 것은 오지만디아스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