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30 22:28:22

공손룡(전국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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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생애와 사상3. 주요저작

1. 개요

공손룡(公孫龍, 기원전 320년 ~ 기원전 250년)은 기원전 3세기 중국 (趙)의 문인(文人)이다. 는 자병(子秉)이라는 설이 있으나, 명확하지 않다. 그의 계몽적 궤변(詭辯)으로 유명한 백마비마론(白馬非馬論), 견백이동론(堅白異同論) 등에 보이는 논리는 사물의 외관과 본체를 혼동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말한 것으로, 단순한 궤변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정치도(政治道)의 경고로서 쓰여진 것으로 여겨진다.

2. 생애와 사상

공손룡은 백마는 빛깔을 가리키는 개념이고 말은 형체를 가리키는 개념이므로 백마는 백마이지 말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빛깔을 가리키는 개념과 형체를 가리키는 개념은 엄격히 구분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말에는 백마뿐 아니라 흑마(黑馬), 황마(黃馬) 등도 있지만 백마에는 흑마나 황마는 해당되지 않으므로 백마는 백마이지 말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백마와 말이라는 개념 사이에는 광협(廣狹)의 차이가 있어서 일치하지 않으므로, 백마를 말이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공손룡은 여러 빛깔의 말에서 빛깔을 빼 버린 것이 말이고, 백마는 그러한 말에다가 흰 빛깔을 더한 것이므로 백마는 백마이지 말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곧 말이라는 일반개념과 백마라는 특수개념을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공손룡의 백마비마론은 기준과 층위에 따라 개념과 사물의 관계가 엄격히 구분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나타낸 비유적 표현이다. 그리고 이것은 단순한 궤변이 아니라 명분(名分)과 실재(實在)를 혼동해서는 안 되며 그 관계를 바로잡아야 올바른 정치가 실현될 수 있다는 정치윤리를 설파하기 위해 나타난 표현이다.
백마비마론 [白馬非馬論] (두산백과)
명가의 유명한 학자 중 하나. 그는 백마비마설(白馬非馬論)로 유명하다. 이란 형태의 개념을 가리키고, 흰색은 색상의 개념을 가리킨다. 그리고 백마란 형태와 색상의 복합개념이므로 형태의 개념인 과 다르다 주장했다. [1]

백마비마론과 비슷한 논쟁으로 견백론(堅白論)이 있다. 단단한 흰돌에 대해 단단하다는 것은 촉감으로 아는 것이고, 희다는 것은 시각으로 아는 것이기 때문에 단단함과 희다는 것을 동시에 인식할 수는 없다는 논리를 폈다. 그로부터 단단한 흰 돌에 대해서 같은(同) 성질을 두고 다른(異) 것이라고 부를 수 있고, 다른(異) 성질을 두고 같다(同)고 부를 수 있다는 역설이 생기는데 이를 견백동이(堅白同異)라고 부른다.

단단함희다와 같이 개념이 단독으로 존재한다는 점에서 플라톤이데아론과도 맞닿아 있다고 할 수도 있다. 또한 그는 인간이 지닌 오감의 범위 내에서만 대상을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인간의 인식만으로는 완전한 세계를 인식할수 없다는 칸트의 주장과 비슷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당대에도 그의 비실용성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았던 모양. 이 백마론은 일개 농부에 의해 깨졌는데... 그 농부는 "그럼 백마가 말이 아니고 뭐요?"라 하자 공손룡은 데꿀멍했단 일화가 있다(...).

송(宋)나라 예열(兒說)도 백마비마론을 주장했다. 한비자 외저설 좌상 편에 따르면 예열이 말을 타고 관문을 지나는데 말도 통행료를 받자 "백마는 말이 아니다."라는 주장을 펼쳤고, 관문지기는 "백마가 말이 아니면 양이란 말이오?"라는 말 한방에 통행료를 받아냈다는 이야기도 있다.

삼국지 11설전에서 궤변을 누르면 백마론이 나오기 때문에 급유명해졌다.

명가나 공손룡에 대해서 현대에는 그다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한비자 등에 언급된 것을 보면 당대에는 상당히 유명한 변설가였던 것 같다.

다른 일화로는 장평대전 이후 조나라의 한단 포위를 푸는데 공을 세운 평원군에게 조언한 일이 유명하다. 평원군의 공로에 대해 우경(虞卿)이라는 인물이 왕에게 추천을 하려고 했는데 공손룡이 와서 조언하기를, "이미 왕실의 친척으로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는 와중에 공이 크다고 더 큰 상을 받으면 옳지 않은 일이고, 추천을 한 우경의 입장에서는 성공하면 당신에게 보답을 요구할 것이고, 실패해도 자기가 추천했다고 생색을 낼 것입니다." 그래서 평원군은 그 추천을 사절하였고, 공손룡을 후대하였다. 하지만 이후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추연(鄒衍)과의 논쟁 등으로 인해 그를 내쳤다고 전해진다.

정말 여담이지만 한단지보 고사의 주인공이라고 전해진다. 이상할 정도로 굴욕 일화가 많은 사상가라고 할 수 있을 듯...

3. 주요저작

현재 남아 있는 저작은 '공손룡자(公孫龍子)' 뿐이다. 이 책의 진위에 대해서 논란이 있었지만, 현재는 대체로 공손룡의 작품으로 인정한다.

공손룡자(公孫龍子)는 서한시대에 14편으로 구성되었지만, 당나라 때 3권으로 분열되었고, 북송시대에 이르러서 8편이 유실되고 1권 6편만 남았다.
현재 명나라의 경전 모음(도교의 대장경)인 도장(道藏)에 보존되어 있다.

1장 <적부(迹府)> : 공손룡과 공천(孔穿)의 대화를 수록하고 있다. 나머지 5장은 공손룡의 사상이다.

2장 <백마론(白马论)> : "백마는 말이 아니다.(白馬非馬)", '백마'에서 '백은 색깔이라는 속성이고, '마'는 말의 모양이라는 속성이다. 그렇기에 '백마'는 색깔과 모양의 속성을 가진 것이고, '마'는 모양의 속성만 가진 것이기에 백마는 말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2]

3장 <지물론(指物论)> : '가리킴'과 '사물'을 논한다. 사물은 지각 대상이다. 사물을 지각하면 내 마음에 그 사물을 '가리킴', 즉 인식 내용이 생긴다. 그는 사물의 실체를 부정하고 속성만 인정한다.

4장 <통변론(通辯論)> : 공손룡은 실체를 부정하고, 속성만을 인정한다. 따라서 모든 분야의 속성들은 일률적으로 응양이나 오행과 같은 도식으로 분류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하늘-땅, 남자-여자"와 같이 분야를 넘나들며 분류하는 체계이다. 이는 공손룡 나름의 '변화에 통달하는 방법'이다.

5장 <견백론(堅白論)> : '돌 자체(실체)'에는 '딱딱함'과 '하양'이라는 속성으로 붙어 있다. '딱딱함, 하양'이라는 속성은 감각으로 지각할 수 있다. 따라서 존재한다. 그러나 '돌 자체'는 감각으로 인식할 수 없다. 고로 존재하지 않는다. '딱딱함'과 '하양'을 붙잡는 '돌 자체'가 없기에, '딱딱함'과 '하양'은 분리된다.

6장 <명실론(名實論)> : '이름'과 '지시대상'을 논한다. 이름의 지시 대상은 하늘과 땅 사이의 물질적 사물로, 특정한 자리(시공간)에 있는 것이다. 즉 감각으로 지각할 수 있는 개체이다. 대표적으로 공손룡은 공자가 말한 '임금다움'이라는 것을 부정한다. '임금'이라는 말이 지칭하는 것은 특정 개체이지, '임금다움'같은 것이 아니다.

이를 보면 공손룡이 경험론의 근본 지각인 "지각된 것만 존재한다."에 철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 한편으로 서양에서는 중국어에는 관사가 없어서 그 의미가 모호해졌기 때문이라는 설도 내고 있다.[2] "말을 구할 때 구렁말, 검은 말 모두 몰고 올 수 있다. 흰말을 구할 때에는 구렁말, 검은말을 몰고 올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