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12 04:46:12

괴즐레메 & 구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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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상세
2.1. 괴즐레메2.2. 구탑
3. 맛4. 제조과정5. 원조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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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밀가루 반죽을 얇고 넓게 펴서 안에 다양한 재료를 넣고 익혀내는 튀르키예아제르바이잔의 전통적인 길거리 음식. 모양과 식감이 한국의 과 비슷하다.

2. 상세

엄연히 따지자면 둘은 약간 다르지만 사실상 이름만 다른 같은 음식이나 다름 없다. 게다가 차이점 역시 주 속재료만 다른데다, 이조차 약간만 다를 뿐이다.

2.1. 괴즐레메

유프카(Yufka)라고 부르는 발효되지 않은 빵에 다양한 토핑을 집어넣고 굽는 음식으로 이름은 튀르키예어로 '눈(eye)'을 뜻하는 göz(괴즈)에서 비롯되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익기 때문에 잠시라도 눈을 떼면 타 버리기 때문이라고. 실제로 튀르키예어 동사로 gözlemek은 '관찰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gözleme라고 하면 눈을 떼지 마!라는 뜻의 명령형 문장이 된다. 우리말로 치면, 파전 이름이 '한눈팔지마전' 뭐 이렇게 이름이 붙은 셈. 생긴 건 미묘하게 크레페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맛은 전혀 다르다. 실제로 튀르키예에서는 외국인들에게 저걸 '튀르키예식 크레페' 내지 '팬케이크'하는 식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물론 빈대떡한국피자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 보통은 안에 시금치페타 치즈가 들어가지만 감자, 다진 고기, 계란, 버섯, 가지 등 다양한 부재료를 넣을 수 있다. 추가되는 재료에 따라 ıspanak gözleme(시금치 괴즐레메)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길거리나 휴게소 등지에서 풍채 좋은 아주머니가 만들어 파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양도 꽤 돼서 웬만해선 한두 개로 배를 채울 수 있는 데다가 값도 굉장히 싸다. 동네마다 다르긴 하지만, 보통 10-15 튀르키예리라(700~1100원) 정도(!). 물론 고기나 버섯 같은 고급 재료가 들어가면 가격이 조금 더 올라간다. 한국에 사는 튀르키예인들은 괴즐레메가 생각나면 파전 혹은 전병을 먹는다고 한다. 실제로 먹어보면 꽤 비슷하며, 괴즐레메 쪽이 좀 더 짜니 간장이 필요가 없다. 치즈가 들어간 데다가 튀르키예사람들 입맛이 꽤 짜게 먹는 걸 선호하기 때문에 그렇다.

2.2. 구탑

아제르바이잔에서는 구탑(Qutab)이라고 부르며 아제르바이잔의 국민요리로 손꼽힌다. 튀르키예나 그리스보다 훨씬 다양한 종류가 있다. 대표적으로 다진고기와 석류를 이용한 애틀리 구탑(Ətli qutabı), 파슬리, 고수등의 초록야채를 넣은 괴이애르티 구탑(Göyərti qutabı)이 있고, 늙은호박을 넣은 것, 치즈와 꿀을 넣은 것, 소간을 넣은 것, 드물게 낙타고기가 들어간 것 등등 다양하다. 공통적으로 튀르키예의 괴즐레메처럼 얇은 밀가루 반죽 위에 재료를 올리고 반 접어서 굽는다는 점에서 아제르바이잔인들도 튀르키예인에게 구탑을 설명할때 괴즐레메와 거의 같은것이라고 말한다. 아제르바이잔에서도 구탑(괴즐레메)은 저렴하게 한 끼 때우기 좋은 길거리음식으로 2022년 기준 1마나트(750원) 정도이다. 보통 사람들은 두어개만 먹어도 배부르다. 바쿠, 간자, 샤마키의 구탑이 제일 유명하다.

카자흐스탄투르크메니스탄 역시 카스피 해를 통해 맞대고 있는 구소련 국가여서 이곳에서도 구탑을 먹는다. 카자흐스탄에서는 사워크림이랑 곁들여 먹는다. 사실 구탑이나 괴즐레메의 조상이 튀르크족들의 옛 음식에서 유래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구탑을 만들 때 '사즈(Saj)'라는 둥근 팬으로 굽는다. 후술하듯이 괴즐레메 역시 '사치(saç)'라는 팬으로 굽는다.

3.

겉은 약간 바삭한 빵 맛, 속은 짭짤한 페타 치즈 맛이 나고, 소스고 뭐고 수분이라고는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먹다 보면 좀 텁텁하다. 페타 치즈는 열을 가해도 녹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구워도 짜고 딱딱한 두부(게다가 생긴 것도 두부같다...) 맛이 나는데 이게 상당히 미묘하다. 텁텁한 맛 때문에 한 개 이상 먹으면 좀 물린다. 그래서 괴즐레메 가게에서는 항상 음료수를 같이 파는데, 특히 요구르트를 소금을 조금 넣은 물에 타고 올리브유 약간으로 마무리한 아이란(Ayran)이라는 전통음료가 많이 팔린다. 하지만 특유의 시큼 짭짤한 맛 때문에 한국사람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듯.

4. 제조과정


동영상에서 보는대로, 괴즐레메를 만들려면 어마어마하게 손이 많이 간다. 일일이 반죽을 얄팍하게 펴야 하는 데다가 굽는 것도 오래 걸리기 때문. 전통적으로 사치(saç)라고 하는 번철판에 장작불이나 가스불로 굽는데, 직접 보다보면 한 번에 대여섯 개의 괴즐레메를 구워대는 튀르키예 아줌마들의 모습에서 깊은 인상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EBS에서 방영한 바 있던 해외기행 다큐멘터리에서 튀르키예를 다룬 적이 있는데 부르사나 트라브존에서 변두리 시장에서 취재진이 촬영한 게 괴즐레메를 파는 아줌마들이었다. 국내 취재진 인터뷰에서 한 아줌마는 괴즐레메를 구우면서 "일본인이나 한국인은 이게 그리도 신기한가 봐요? 여러번 사진도 찍고 취재를 하더군요?" 라는 말을 한 적도 있다. 그나마 튀르키예나 그리스에서는 슈퍼마켓에 가면 공장제 유프카를 팔고, 동네 빵집에서도 유프카를 팔기때문에 그걸 사서 조리하면 쉽다.

5. 원조논쟁

그리스에서는 '스빠나꼬삐따키아'라고 부른다. 긴 이름이지만, 풀어 써보면 '시금치를 넣은 작은 빵'이란 뜻. 그리스에서는 위에 써진 이름대로 보통 안에 시금치만 넣는다.

그리스인들은 이것도 자기들이 원조라고 주장하지만, 진실은 알 수 없다. 역사적으로 워낙에 여러 민족이 오고가고 차지하고 지배하던 곳이라서 뒤섞인게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리스 이름은 길고 쓰기 불편한 점도 있거니와 케밥이나 라크같이 튀르키예와 그리스가 서로 자기들이 원조라고 주장하는 많은 음식들처럼 튀르키예 이름으로 더 국제화가 되어있다. 게다가 그리스랑 튀르키예랑 마찬가지로 음식 원조를 두고 다투는 불가리아에도 비슷한 게 있는데 이름이 팔라친키. 공교롭게도 체코에서는 이름도 같고 비슷한 팔라친키다. 그래서, 체코도 자기들 것이라고 끼어들고 있다. 더불어 러시아에서도 블리니가 있다. 서로들 자기들이 원조라고 주장한다. 괴즐레메에 잘 넣지 않는 돼지고기는 팔라친키에는 당연히 넣어 먹기도 하는데 이를 두고 케밥과 똑같이 그리스랑 불가리아, 그리고 러시아와 여러 유럽 나라들이 돼지고기 넣은 것도 자국이 원조라고 논쟁을 벌인다... 그밖에도 튀르키예랑 비슷한 음식이 많은 아랍권에서도 있으며 각자 이름이 다르다. 그냥 병림픽같지만 당사자들에겐 꽤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지며 전세계적으로 죄다 그런다. 프렌치 프라이만 봐도 프랑스가 이걸 벨기에 것이라고 하던 정치인에서 비난 여론이 거셌던 점을 봐도 그렇고 얼마든지 세계적으로 많다.

당장 아랍권과 이스라엘이 똑같이 그러며(베이글, 코셔 푸드 항목 참고) 먼 곳도 아닌 동아시아만 봐도 많다. 아닌게 아니라 된장의 국제규격화를 두고 중국이나 일본에서도 비슷한게 우리도 있는데 왜 한국이 그걸 국제규격화하느냐 반발하고 두유를 중국이나 일본이 서로 자기들이 원조라고 하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