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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군사학(軍事學, military science)은 군사와 전쟁에 관한 것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용병술, 군수, 군사기술, 군사사, 군사교육 및 훈련, 국가동원, 군 리더십, 군대윤리, 군사행정 및 정책, 군법, 국가정보, 국가안보 등 군사와 관련된 모든 분야[1]를 다룬다. 일본과 이에 영향을 받은 대한민국에서도 한 때 병학(兵學)이라고도 불렸다. 예전 대한민국 해군과 일본 제국 해군의 해군병학교[2]의 병학이 군사학을 뜻한다.
초창기에는 병력 운용 등 전술적인 측면의 기초적인 학문이었지만 정치학이나 경제학 등이 발전하면서 학문간 연계가 이뤄지고 전쟁의 양상이 복잡해지면서 고도의 실용적인 학문으로 발전했다.
2. 한국의 현황
2.1. 학문체계 정립[3]
서구권에서는 하나의 체계적인 학문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꽤 오랜 기간 군사학이 '학문'인지도 논란의 대상이었다. 사실 서구권에서도 군사학은 군 내부 사정으로 인해 각국의 군대가 군사문제의 논의를 군 내부로 국한시킨 점, 대학 학문공동체의 반군사주의로 인해 한 세기 가량 학문으로 인정받지 못했다[4] 대한민국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군사학에 대한 연구는 사관학교를 제외하면 거의 이루어지지조차 않았다. 또 한편으로는 국민의 상당수가 군대를 접하면서 군사학을 용병술, 그 중에서도 전술적 수준이나 전술을 구성하는 전기, 절차 수준으로 이해하는 데에서부터 비롯하였을 수도 있다. 실제로 군사학은 용병술이나 전투기술만을 다루는 학문이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인식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다.대한민국에서 군사학 학문체계에 대한 첫 논의는 국방대학교에 석사과정 설치를 앞두고 "군사학 이론과 교육체계 정립"이라는 주제로 1980년에 세미나를 개최한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는 군사학을 교육하는 체계를 어떻게 정립할 것인지를 주로 다룬 세미나였고, 12년 뒤인 1992년에는 "군사학 학문체계 정립방향"이라는 주제의 세미나를 통해 본격적인 군사학의 학문적 성격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국방대학원 주최로 열린 이 세미에서는 군사학의 학문적 성격과 연구 대상의 문제가 주로 논의되었다. 이 세미나에서는 "군사학이 여러 학문들의 도움을 받는 종합적 연구를 통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종합과학이라는 점과 군사학은 전쟁수행에 관련되는 군사력의 건설, 유지, 발전과 그 운용에 관계되는 전략을 중심으로 하는 '협의의 군사학'과 이러한 문제 외에 군사와 정치, 군사와 사회(민군관계 포함), 전쟁과 평화 문제를 포괄하는 '광의의 군사학'을 인정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도출되었다. 다만 군사학의 연구 대상을 '전쟁 자체' 또는 '국가정책의 수단으로서 군사력' 중 어떤 것으로 설정할 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었다. 전쟁은 일차적으로 군대에 의해 수행되지만, 전쟁과 군대가 진공 속에서 존재하지 않고 정치와 사회구조와의 관련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엄연한 사실을 감안한다면 이같은 견해 차이는 군사문제를 어떤 시각에서 볼 것인가와 관련된 우선 순위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또 군사학의 연구 대상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독립적 학문으로서 군사학의 정체성이 뚜렷해질 수도 있고, 반대로 모호해질 수도 있다. 연구의 중심이 되는 대상이 없다면 군사학은 종합 학문이 아니라 군사와 관련된 지식의 집합체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후의 연구자들은 대부분 두 관점을 절충한 입장을 취해[5], 비록 강조점이 다르더라도 전쟁이나 군사력 중 하나로 군사학의 연구대상을 국한시키지는 않았다.
이를 바탕으로 육군사관학교의 육사 군사학체계 연구위원회에서는 1999년 "군사학 학문체계화 교육체계 연구"를 통해 군사학의 체계를 정립하여 제시하였다. 이들이 제시한 군사학 주요 분야는 전쟁본질 및 현상(전쟁학, 군사사상), 안보정책(안전보장정책, 국제정세연구, 지역연구,국가전략, 국방경제), 군사력 운용(군사전략, 작전술, 전술, 지휘/통솔, 군수, 군사정보), 군사력 건설/유지(군사제도(편성, 충원, 동원 등), 군대교육훈련, 무기체계, 군사관리), 전쟁 및 군사력 연관(군사사, 군사지리/기상, 군사법/전쟁법, 군사심리, 군대윤리, 군대사회학, 군사의학, 군사과학기술)이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군사학은 2002년 12월 비로소 당시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학문으로 인정받았고, 이듬해인 2003년부터 사관학교에서 군사학 복수전공 제도가 시행되었다. 같은 해 일반 4년제 대학에서도 대전대학교가 최초로 군사학과를 창설하고 이후 경남대, 원광대, 조선대 등이 육군과 협약을 맺고 군사학과를 설치하였다.
다만 아직까지도 학술연구분야로서 미진한 부분은 존재한다. 군사학의 세부적인 학술연구 분류는 다소 혼재되어 있다. 군사학은 한국연구재단의 학술연구분류표에서 사회과학의 중분류로 나뉜다. 군사학의 하위 분류로는 15개 소분류까지만 제시되어 있고 그 아래의 세분류는 제시된 바 없다. 세분류가 없다면 소분류 수준에서 충분히 군사학의 세부 분야를 포괄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고 있다. 또 소분류 항목이 실제로는 세분류 수준이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테면 무기체계론은 국방획득을 소분류로 보았을 때 그 하위 세분류로, 국방행정론은 국방정책론의 하위로 분류됨이 적절하나 모두 별도의 소분류로 나뉜다. 이러한 문제는 군사학이 학문으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개선되어야 한다.
한편, 군사학이 케이스 스터디에만 의존한다는 지적도 과거에는 존재했었다. 실제로 군사학을 학문으로 정립하기 이전의 연구를 살펴보면 사례연구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험의 나열 수준으로 작성된 질이 떨어지는 문헌이 많았다.[6] 학문으로서 체계를 정립한 이후 학술지에 게재되는 논문은 어느 정도 수준을 갖추었다. 군사학의 방법론도 군사학 저널에 게재되는 논문을 살펴보면 사회과학의 한 분야로서 사회과학의 다양한 방법론을 준용하고 있으며, 종합학문의 특성을 고려하여 다른 학문 분야의 방법론을 도입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군사학의 특징을 고려하여 군사학연구회[7]에서는 "군사학 연구방법론(2017)"을 제시한 바 있다.
2.2. 배울 수 있는 곳
사관학교와 군사학과에서 군사학 학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사관학교에서는 군사학사와 다른 학사 학위를 필수적으로 복수전공하여야 한다. 군사학과도 복수전공을 의무 혹은 권고로 한다. 학생군사교육단에서도 가르치는데, 학군단에서 배우는 군사학은 교양과목으로 분류되어 학점 이수만 하고 학위 수여는 안 한다. 학문 차원의 군사학이 아닌, 제식이나 병기술, 무기 제원 같은 기초적인 군사학의 경우엔 병이나 부사관 등도 군의 양성/보수교육기관에서 교육받는다. 군입대 전 대학에서 군사학을 전공하지 않은 부사관이나 장교의 경우 복무 중 군사학 관련 학위를 따는 경우가 많다.국방대학교의 국방관리대학원에서 군사학의 여러 분야[8]를 공부하고 석·박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현역 군인이 아니더라도 지원할 수 있다. 2015년부터는 민간인의 지원을 받는다. 그 외에 군사학과가 설치된 민간 대학[9]에서도 학위과정이 개설되어 있다.
한편 군의 교육기관에서 교육받은 것을 바탕으로도 학위를 취득하는 절차가 마련되어 있다. 2002년 군사행정학, 군수관리학, 지상전학 등 3개 전공이 군사학 학위 수여의 기준이 될 표준교육 과정으로 공시됨에따라 육군의 11개 병과학교도 학점 인정기관으로 승인을 받아 2005년부터 군사학 학위를 수여하고 있다. 평생교육법 장교 및 부사관이 병과학교에서 과정별 교육을 이수하면 군사학 과목에 대한 학점을 인정받게 되는데 이때 각 병과학교는 평생교육진흥원에 학점 이수 결과를 통보하고 각 개인이 평생교육진흥원에 학위수여를 신청하면 교육부장관 명의로 군사학 학사 학위가 수여된다[10].
3. 여담
법적으로는 군이 아닌 자위대의 사관학교인 방위대학교나 일본의 군사 교육시설의 경우엔 군사학이란 표현 대신에 방위학(防衛學)이란 표현을 쓴다.미군과 그 우방국들의 군사 관련 보고서 등 각종 문헌들을 검색할 일이 있을 때에는 DTIC 사이트를 이용하면 웬만하면 거의 다 나온다. 구글 학술검색과 연동도 된다.
우스개소리로, 군사학은 표절과 같은 저작권 침해를 적용하면 안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적을 비롯한 타군의 용병술을 습득해서 아군에게 적용할 필요가 있는데 저작권 문제 때문에 이를 막으면 말이 안된다는 뜻이다. 실제로 용병술은 아이디어의 개념이기 때문에 애초에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군사학 학술논문 및 저술 등의 표절은 당연히 범죄이며 처벌을 받는다.
4. 주요 인물
5. 관련 문서
[1] 학술연구분류표에 따른 분류로는 군사이론, 안보이론, 국방정책론, 군사전략술, 군사전술론, 전쟁론, 무기체계론, 군사정보론, 국방행정론,군사지리론, 군진의학, 통솔론, 군비통제론, 군사사, 기타군사학으로 분류된다.[2] 대한민국 해군의 해군병학교는 현 해군사관학교의 전신이다.[3] 참고문헌: 김광수(2004) '군사학 학문체계 고찰', 군사연구, 120집, 육군본부 군사연구소, p. 383 ~ 403. / 김재철(2016), '군사학 학술체계 정립방향과 논문작성', 군사발전연구, 10:2, p. 181 ~ 215.[4] 학문으로 인정되기 전까지 학술적인 군사학 연구는 일부 군사이론가에 한정되었고 대학에서의 군사학 연구는 군사사(軍事史) 위주로 이루어지다가 2차 세계대전 이후에 비로소 전쟁에 대한 연구를 학문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려는 시가 이루어졌다.[5] 다만 김광수(2004)는 대한민국에 군사학 연구 전통이 일천한 점을 강조하며 전자에 조금 더 비중을 둘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6] 의지드립과 정신력을 무작정 강조하는 문헌이 꽤 많았다. 일례로 1995년에 《군사논단》 에 실렸던 한 리더십 관련 논문에서는 "요즘 신세대 장병들은 짬밥이 맛이 없다고 밖에서 치킨을 시켜다 먹고, 소대장이 통제하려고 하면 주먹을 들이대며 으름장을 놓고, 하여간 요즘 군기 진짜 개빠졌다더라"라는 카더라성 발언이 적절한 참고문헌이나 자료 인용 없이 논문에 고스란히 실렸던 사례도 있다.[7] 2013년 4월 국방대학교 교수들 및 군과 협약을 체결한 민간 대학교 군사학과 교수들이 중심이 되어 군사학의 학문적 토대를 구축하고 이 분야의 연구와 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결성한 컨소시엄[8] 안보정책, 군사전략, 국방경제, 인사조직, 군사운영분석, 컴퓨터공학, 무기체계, 군수경영, 북한학, 사이버전 전공이 개설되어 있다.[9] 대전대, 경남대, 원광대, 조선대, 건양대, 영남대, 청주대, 상명대, 서경대, 충남대, 동양대, 동명대, 동신대, 단국대, 초당대, 대경대. 군사학과를 개설한 전문대학은 제외.[10] 김정수&최병욱, '일반대학 군사학과 교육 발전방향에 관한 연구', 군사발전연구 제16권 제2호, 조선대학교 군사학연구소, 2022, p. 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