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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김용의 소설 소오강호를 원작으로 한 1992년 개봉 영화.[1] 감독 정소동, 주연 임청하, 이연걸. 음악은 원탁범(袁卓凡, Richard Yuen)이 맡았다. 한국에서 인기를 끌어 90년대 초중반 국내에서 임청하가 유명해지는 계기가 된 작품이다.[2]1990년 영화 소오강호의 정식 후속작으로, 원제는 소오강호2: 동방불패(笑傲江湖II東方不敗)이며 영제는 'Swordman II'이다. 다만 주요 배우들이 원결영을 제외하고 모두 바뀌었고, 작품의 분위기도 전작과는 많이 다르기 때문에 동방불패 팬들조차도 소오강호가 이 작품의 전신인지 모르는 경우가 꽤 있다.
2. 상세
원작 소설에서 작중 최강자급이지만[3] 스토리상 중간 보스로 잠깐 등장하고 퇴장하는 동방불패를 주요 인물로 내세워 영화가 만들어졌다. 때문에 큰 줄기만 따를 뿐 세부적인 사항은 원작과 무관하게 새로 만든 스토리가 많으며[4], 때문에 원작 팬들에겐 원작 파괴 심하다고 욕도 먹었지만 영화 자체의 재미는 높기 때문에 오히려 원작에선 잠깐 등장하고 만 동방불패란 인물을 새롭게 알린 영화라고도 할 수 있다.실제 오늘날 봐도 수준 높은 무협 액션씬과 연기자들의 열연, 특히 임청하의 중성적인 연기로 높은 평가를 받는 홍콩 무협영화의 명작이다. 임청하는 이 영화 이후로 은퇴 시기까지 2여년간 맡은 대부분의 배역이 보이시한 여자로 고정되어 버렸을 정도로 이 영화에서의 배역이 당시의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바늘이나 쇠구슬 따위로 자신을 물리치러 온 무림 고수들을 제압하는 장면도 수없이 패러디된 명장면이며, 영화 음악도 이후 수많은 영화에서 샘플링되어 사용될 정도로 영향을 끼쳤다. 이연걸 역시 대표적인 무술배우 중 한명인만큼 훌륭한 액션씬을 보여주었고, 특히 영호충과 상문천의 검술 대결은 독고구검과 이기어검을 묘사한 역대 최고의 검술 씬 중 하나라고 평가받고 있다.
1980년대 초를 끝으로 홍콩 느와르에 의해 맥이 많이 끊겨있던 홍콩 무협영화 장르를 되살린 영화 중 하나다.[5] 당시 홍콩에서는 개봉년도 흥행 성적 8위를 기록했다. 그해 한국에선 홍콩영화 중 독보적인 흥행작이었기에 한국 팬들에겐 좀 의아한 성적일 수도 있지만, 이연걸이 주류로 삼은 정통 무술영화는 한국에서 인기가 있었고, 당시 홍콩에선 흥행 영화 1~5위가 모두 주성치의 영화일 정도로 주성치식 B급 감성이 잘 나가던 시절이라 상대적인 측면도 있었다.[6] 반대로 말하면 주성치 영화를 제외할 경우 홍콩에서도 크게 나쁘진 않은 성적이었고, 이연결은 홍콩에서 찍은 본인 영화 중에서는 최고 흥행을 찍었다는 말도 있다.[7]
비디오판은 심심하면 팔다리가 잘려 날아다니고 피 튀기는 잔혹한 장면이 많이 나와서 그런지 한국 TV 방영 시에는 대부분의 장면이 잘려나갔다. 그래서 TV로 먼저 보고 옛날 생각이 나서 비디오를 빌려본 사람들이 잔인함에 기겁하기도 했다고.. 다만 그 잔혹한 연출의 수준이 요즘 보기에는 꽤 어설프고 조악해서[8] 오히려 황당하거나 웃기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연걸은 동방불패 촬영 당시만 하더라도 주인공인 영호충의 캐릭터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당시 제작자인 서극과 감독 정소동과 많은 충돌을 했지만 드라마판까지 모두 포함해 상당히 낙관적인 영호충의 모습을 잘 살려냈다. 물론 액션 연기로는 역대 영호충 중에서 넘버원이다. 이때 29세였던 이연걸은 후일 많은 사건사고를 겪은 뒤 40에 가까운 나이가 되자 그제야 무림을 종횡하는 영호충의 마음을 이해했다고 한다.[9] 그러나 여전히 영호충의 난봉꾼적 기질은 이해하지 못한다고... 그도 그럴게 영화에선 악영산, 임영영, 동방불패와 썸을 타고, 동방불패가 죽고, 임영영과 이별하며, 자연스레 악영산과 함께하게 되긴 하나 마지막까지 한 여자만 확실하게 정하진 못한다.
또한 영호충은 상당한 애주가로, 영화 초반부에 틈만 나면 술을 마시는 모습을 보여준다. 말을 타면서 술을 마시고, 땅바닥에 전갈이 있어 술에 넣으면 맛있겠다고 술병에 넣고, 동방불패의 정체를 모르고 처음 만났을 때 그에게 새로운 술을 받아 마시고는 맛있다고 날아다닌다. 그래도 본인이 대적한 동방불패가 사라진 후 일월신교를 장악한 임아행이 무시무시한 숙청을 자행하며 공포 정치를 펼칠 준비를 하자, 영호충은 '또 하나의 동방불패가 나타났다'고 한탄하며 원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무림의 생태를 한탄하고 임영영과 상문천의 배려로 떠나는거 보면 본성은 착한 인물이다.
이 영화의 명대사(?) 중 하나는 임아행이 동방불패와 재회한 뒤 일갈하는 일종의 어그로인데, 여성화된 동방불패를 살살 긁는 화법이 상당하다.
"음뿌으흐하하하하하하하!!!"[10]
"영영아, 삼촌을 봤으면 인사를 드려야지, 아니지 이제 동방 이모라고[11] 불러야겠구나!"
"나는 네가 천하를 위해 규화보전을 연마한 줄 알았는데 사실은 남자를 얻기 위해서였구나?! 그러고도 영웅의 기개를 말하느냐?"
"(영호충이 동방불패의 정체를 처음 알고 놀라 그날밤 동침했던게 당신이 맞냐고 묻자) 둘이 동침했단 말이지? 으하하하하하하하!"[12]
"영호충은 니가 불쌍해서 하룻밤 동침해준거다. 그에겐 이미 영영과 사매가 있으니 넌, 세 번째밖에 안되겠구나! 으하하하하!!!"[13]
"영영아, 삼촌을 봤으면 인사를 드려야지, 아니지 이제 동방 이모라고[11] 불러야겠구나!"
"나는 네가 천하를 위해 규화보전을 연마한 줄 알았는데 사실은 남자를 얻기 위해서였구나?! 그러고도 영웅의 기개를 말하느냐?"
"(영호충이 동방불패의 정체를 처음 알고 놀라 그날밤 동침했던게 당신이 맞냐고 묻자) 둘이 동침했단 말이지? 으하하하하하하하!"[12]
"영호충은 니가 불쌍해서 하룻밤 동침해준거다. 그에겐 이미 영영과 사매가 있으니 넌, 세 번째밖에 안되겠구나! 으하하하하!!!"[13]
3. 삽입곡
- 동방불패의 주제곡 소오강호지곡, 즉 창해일성소는 전작 소오강호(1990)에서 처음 선보였는데, 이 영화의 흥행과 함께 명곡의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이 작품에서도 극중 인물들이 권주가로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자세한 내용은 滄海一聲笑 문서 참고하십시오. - 동방불패의 OST인 <邂逅(해후)>와 <倾心(경심)>은 마찬가지로 영화의 흥행과 함께 유명해졌으며 이후 무협 영화나 무협 드라마의 배경음악으로도 쓰이곤 한다.[14]
邂逅(해후) |
倾心(경심) |
- 동방불패의 엔딩곡은 '지기금조소(只記今朝笑)'로 상술한 창해일성소의 주요 가락을 주변음으로 하여 편곡한 노래이다. 여산(吕珊)이 불렀다.
지기금조소(只記今朝笑) - 여산(吕珊) |
독고구검 씬에서 흘러나와 인상적인 독고구검. 소오강호의 OST기 때문에 동방불패 OST에는 없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부분. |
4. 기타
- 구 비디오판에는 영호충의 회상에서 악불군이 화산파를 배신하는 장면이 나온다. 영호충과 사제들이 강호를 떠나려는 이유를 알려주는 상당히 중요한 장면인데 넷상에서 흔히 돌아다니는 DVD판에서는 어째서인지 삭제되었다. 이 장면은 전작의 같은 장면을 배우만 바꿔서 재촬영하여 편집한 것이다.
- 임청하는 동방불패 출연 전까지만 해도 액션물보단 멜로나 연애물을 주로 찍었으나, 동방불패의 흥행과 인기에 힘입어 이후부턴 보이시하고 중성적인 무림 히어로의 표본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덕분에 진한과의 불륜으로 인해 생긴 이미지 손상도 대거 회복하게 된다. 물론 그렇다고 잘한 건 아니지만. 하여튼 이 영화의 영향력 때문에 아직도 국내에선 임청하 하면 동방불패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 이수만이 동방신기가 데뷔하기 전 원래 동방불패를 그룹명으로 쓰려고 했다. 라이센스 허락을 받기 위해 홍콩으로 출국해 동방불패 감독에게 허락까지 받았으나, 최종 기획 단계에서 안 어울린다는 이유로 쓰지 않았고 대신 동방신기로 이름을 바꿔 데뷔시켰다.[15]
- 작중 일본 닌자들이 나오는데, 면면을 보면 가히 닌자 올스타전 수준이다. 이름을 약간 바꿔서 등장하기는 했지만 동방불패의 객장으로 핫토리 한조에 사루토비 사스케가 나오며 후속작에서는 키리가쿠레 사이조가 등장.
- 주성치가 출연한 영화 녹정기2는 동방불패를 패러디했다. 동방불패에 나온 임청하가 녹정기2의 히로인이고 이가흔, 임세관도 녹정기 2에 나온다. 또 동방불패 감독인 정소동이 녹정기2에서는 무술감독을 맡았다.
5. 등장인물
- 영호충 역 - 이연걸
- 동방불패 역 - 임청하
- 임영영 역 - 관지림
- 악영산 역 - 이가흔
- 남봉황 역 - 원결영[16]
- 복부천군 역 - 이자웅
- 상문천 역 - 유순[17]
- 임아행 역 - 임세관
- 장시시 역 - 여안안
- 원비일월 역 - 전가락
6. 후속작 동방불패2
- 동방불패2 문서 참고.
[1] 정작 임청하 항목엔 1991년작이라고 되어 있는데 중국어 위키를 봐도 1992년 개봉이 맞다. 제작년도거나 아니면 오류로 보인다.[2] 다만 임청하가 한국에서 유명해졌을땐 이미 30대 후반이기도 했고, 1994년 결혼과 함께 연예계를 전격 은퇴하면서 기세가 오래 가진 못했다. 그래도 그 2여년 기간 동안 무려 16편의 영화를 더 찍으며 엄청나게 다작한 덕분에 팬들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주긴 했다.[3] 풍청양과 최강자 논쟁이 있다.[4] 영호충(이연걸)과 동방불패(임청하)의 묘한 러브라인이 대표적.[5] 사실 아예 끊겼다고 보긴 뭐한게, 정통 무협은 아니지만 일종의 크로스오버라고 할 수 있는 85년 강시선생이나 87년 천녀유혼, 91년 황비홍 등 무술영화의 인기는 꾸준히 있긴 했다.[6] 한국에서는 주성치 영화가 90년대에는 크게 흥행하지 못했다. 홍콩에서는 주성치가 말 그대로 흥행의 아이콘이었지만 주성치 특유의 B급 개그 정서가 90년대 한국인들에겐 남녀노소가 모두 즐길만한 코드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주성치 코드에 중독된 매니아들은 있어서(특히 개그맨들이 주성치 팬임을 밝히는 경우가 제법 있었다) 도성이나 서유기 시리즈 등으로 인지도는 어느정도 있었고, 홍콩영화가 쇠락한 90년대 후반 이후에도 주성치 영화는 명맥을 이어 2000년대 들어 소림축구, 쿵푸허슬로도 이름값을 올리게 된다.[7] 출처 요망.[8] 안 좋은 의미의 90년대 아날로그 감성이 보이는 부분이지만, 한편으론 좋은 의미의 아날로그 감성도 살아있어서 21세기 CG 떡칠 안한, 생고생한 티가 나는 아날로그식 무협액션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게 90년대 홍콩 무협영화기도 하다.[9] 작중에서 영호충은 10여 년의 강호 생활을 접고 떠나려고 했는데 이연걸도 정확히 10여 년이 걸려서야 이해를 한 것이다.[10] 그의 전매특허 웃음소리, 진짜로 이렇게 들린다.[11] 동방불패가 규화보전을 익히기 위해 스스로 거세한걸 비꼬는 소리. 사실 원작에선 거세하고 여장한 중년남성 정도로만 묘사되지만, 영화에선 아예 거의 여성화된 것으로 표현해놨다. 덕분에 꽃미모를 마구 과시하면서 악영산, 임영영, 남봉황 등 진짜 여성 히로인들의 존재감을 죽여버린다.[12] 엄밀히 말하면 동방불패 만나러 온 영호충에게 동방불패의 첩인 시시가 불꺼놓고 동방불패인 척하고 관계를 맺었다. 나중에 사정을 모르는 영호충이 절벽에서 떨어지는 동방불패를 붙잡으며 그날밤 정말 당신이었냐고 묻지만 동방불패는 대답하지 않고 영호충을 밀쳐내며 절벽으로 떨어진다.[13] 이렇게 극딜을 퍼부은 죄(?)로 임아행은 빡친 동방불패에게 갈고리로 얻어맞고 벽에 파묻힌다. 그러고도 영호충이 자신에게 공격을 주저한 동방불패를 찌르는데 성공하자 흡성대법으로 상처를 헤집어놔 연속 타격에 성공하지만, 이에 동방불패가 바늘들을 냅다 날려 온 몸이 꼬챙이가 되는 치명상을 입고 널부러진다. 이래서 입만 살면 몸이 고생한다.[14] 특히 邂逅(해후)의 경우, 판관 포청천에서 악인을 작두형할 때 자주 쓰였고, 한국사 다큐멘터리 등에서 중국과 관련된 내용이 나올 때도 종종 나오는 편이다.[15] 결성 초기에는 '전먹고(전설을 먹고 사는 고래), 오장육부 등(...) 기괴한 이름들이 후보로 올라있었다고 한다.[16] 유일하게 전작 소오강호에서 맡은 배역을 그대로 같이 연기했다. 90년대 홍콩영화에서 주조역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역으로 많이 출연한 배우로, 국내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17] 전작 소오강호에서는 고금복 역으로 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