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13 10:24:55

삼각돛에서 넘어옴
1. 개요2. 돛의 종류
2.1. 세로돛
2.1.1. 삼각돛(라틴 세일, Lateen Sail)2.1.2. 가프 세일(Gaff rig)2.1.3. 스프릿 세일(Sprit Sail)2.1.4. 러그 세일(lug sail)2.1.5. 지브(Jib)2.1.6. 버뮤다 리그(Bermuda rig)2.1.7. 정크 세일(Junk Sail)2.1.8. 크랩 클로 세일(Crab claw sail)
2.2. 가로돛2.3. 로터 세일(Rotor Sail)(원통돛)2.4. 날개돛(Wingsail)2.5. 연돛(Kite rig)2.6. 솔라 세일
3. 기타4. 관련 문서

한글 유니코드 B3DB 완성형 수록 여부 O
구성 ㄷ+ㅗ+ㅊ 두벌식QWERTY ehc 세벌식 최종–QWERTY uvZ

1. 개요

파일:external/www.city.kasumigaura.ibaraki.jp/photo01.jpg
Sail[1] / [2]

배 바닥에 세운 기둥에 매어 펴 올리고 내리고 할 수 있도록 만든 넓은 천. 바람의 힘을 이용하여 선박(범선)을 움직이게 하는, 갑판과 수직으로 된 장치이다. 흔히 으로 만들며, 마스트 또는 돛대라고 부르는 기둥에 현수한다. 고대 이집트부터[3] 증기선이 발명되기 전까지, 그리고 노예와 함께 선박의 주요 동력원이었다. 증기선 개발 이후에도 상당 기간 동안 많은 배들의 부동력원으로 사용되었다. 현대에 들어와서도 소형 선박, 특히 스포츠용 요트에는 여전히 사용된다.[4]

바람을 최대한 이용하게끔 돛의 상태를 유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배를 계속 최고 속도로 운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된 기술이 자이빙이다. 게임 대항해시대 시리즈에서는 이것이 반영되어 있는데, 방향조절 이외에도 돛의 방향을 조절해야 신속히 이동할 수 있다.

이 돛이 발명되면서 노 젓는 선원들 대신 교역품을 더 많이 실을 수 있게 되어 무역이 활발해졌고 대항해시대도 열릴 수 있었다.

옛날에는 마포, 면포 등 천으로 만들어졌으나 오늘날에는 테트론 등 합성섬유로 만들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돛을 세는 단위는 '활'이다.

돛의 구조를 말할 때 rig라고 하면 돛과 그 돛에 연결한 각종 로프, 시트(움직이는 조작용 로프), 스테이(움직이지 않는 고정용 로프) 등의 리깅(rigging)을 통틀어서 말하는 것이다. 고로 아래 돛의 종류를 말할 때 rig와 sail은 상당히 서로 바꿔 쓸 수 있는 단어. 라틴 세일과 라틴 리그는 같은 말. 다종다양한 돛과 돛대 갯수를 포함해서 배의 완편된 범장 세팅을 말할 때는 sail plan이라고 하는 편.

2. 돛의 종류

2.1. 세로돛

세로돛. 종범(縱帆)이라고도 한다. 영어로는 포오 안 아프트 리그(fore-and-aft rig, 영국 발음)라고 한다. 배의 중심선(정확히는 용골 방향)을 따르는 세로 방향으로 돛을 다니까, 세로돛, 또는 선수(fore) 방향에서 선미(aft) 방향으로 돛이 달리니까, 포오 안 아프트 리그.

종범은 횡범(사각돛)에 비해 바람을 추진력으로 변환하는 효율 면에서는 떨어지지만, 역풍에 대해서도 편하게 추진력을 얻을 수 있으며 돛의 방향을 바꾸는 것으로 함선의 선회력을 얻을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소형선은 종범으로만 편성되는 경우가 많다. 대형범선은 의 경우를 제외하고 지브나 스팽커 등을 미즌 마스트에 추가함으로써 운동성을 강화한다. 두 마스트 이상을 종범으로 세팅한 대형범선(스쿠너)도 존재한다. 현대에 와서는 요트 등의 돛으로 이용된다.

2.1.1. 삼각돛(라틴 세일, Lateen Sail)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180px-Latin_Sail.png
형태를 따라 대삼각돛이라고 부르며 가장 오래된 종범의 일종이다.

라틴 세일은 위에 서술된 종범의 장점과 단점 모두를 가지며 지중해 근방에서의 주된 돛 형태로서 이후 이탈리아의 제노바나 베네치아의 배에서도 넓게 채용되었었다. 대항해시대의 대형범선에서는 미즌 마스트에 라틴 세일을 사용함으로서 함선의 방향을 바꿨다.

라틴 세일은 돛의 바람받이 방향을 바꿀 때(태킹 또는 자이빙) 돛의 방향을 바꾸기 위한 작업 과정에서 상당한 난이도가 존재[5]한다. 배가 커지고 돛이 커질 수록 문제가 되기 때문에, 대형선에서는 개량된 형태의 종범을 사용한다.

삼각돛의 역사는 매우 오래되어서, 기원전 지중해 및 오세아니아 제도의 원주민들도 사용한 돛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삼각돛 채용 범선으로는 7세기부터 8세기까지 아랍인이 동아프리카에서 인도에까지 항해를 하는데 사용한 다우선(Dhow)이 있다.

2.1.2. 가프 세일(Gaff rig)

배의 대형화에 따라 미즌 마스트의 라틴 세일이 대형화되면서 태킹 시의 문제점이 두드러지게 된다. 이때 활대의 돛대 앞쪽 부분이 없어도 돛의 성능에는 큰 문제가 없음을 알게 되면서(정확히는 버뮤다 세일 형태로 돛을 설치하는 방식을 알게 된다.) 그쪽을 생략해 라틴 세일과 버뮤다 세일을 결합해 만든 종범이 가프 세일(gaff sail)이다.

돛 상단에 가프(gaff)라고 부르는, 돛의 상단을 지지하는 막대가 있다. 라틴 세일의 돛 상단을 지지하는 기다란 사선형 막대(야드)의 앞부분을 잘라내고 남은 흔적이다. 그래서 메인 돛이 네 각이 있는 사각형이다. 야드보다 높은 곳에 탑세일이 추가로 장착될 수도 있다. 돛대 앞쪽에는 보통 지브를 달지만, 작은 딩이(dinghy) 급에서는 가프 세일만으로 움직이기도 한다.

18세기경에 등장하여, 당시는 슬루프, 케치, 욜(yawl)등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었다. 사각돛을 지닌 돛대가 여러개인 범선 중 가장 후방 마스트에 가프 세일을 달 경우 이 가프세일을 특별히 스팽커(Spanker) 또는 톨보이(Tallboy)라고 부른다. 우리말로는 후장종범이 된다. 스팽커는 욜에 주로 장착하기 때문에, 욜의 특성과 결합해서 말하자면 실질적으론 바람을 받는 추진용이라기보다는 배의 안정성을 잡고 바람을 이용해 방향 전환을 하는, 물 속이 아닌 바람에 띄운 러더와 같은 역할이다.

기본적으로 태킹 시 매우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는 돛이기 때문에, 키보다 범선의 방향을 조절하는 데 유용하다는 이유에서 드라이버(Driver)라고도 불린다. 가프 덕분에 메인 세일의 면적이 더 확보되므로(선체 크기가 동일하다면 가프 리그가 버뮤다 리그보다 25%정도 세일 면적을 더 확보할 수 있다) 돛대의 높이가 높아질 필요가 없고, 가프 덕분에 돛이 펼쳐진 형상을 유지하기 쉬워서 바람을 잘못타 펄럭이는 스톨 현상이 덜하다. 하지만 조작면에서 버뮤다 리그가 더 단순명쾌하기 때문에, 결국 버뮤다 리그에게 대세를 내어준다.

2.1.3. 스프릿 세일(Sprit Sail)

파일:external/boat-links.com/Spritsail.jpg
대체적으로 가프 세일과 비슷하게 사각돛이지만, 돛의 위가 아닌 돛의 중간(=leech)을 대각선 활대(Spar)가 지지하게 되며 이 활대를 스프릿으로 부른다. 유럽에서는 라틴 세일과 비슷하거나 더 먼저(대략 BC 2세기 경) 출현했다고 하는 유서 깊은 돛.

재래식 형태에서는 돛 하단을 지지하는 붐이 없이 시트(줄)로 느슨하게 연결하는 형태가 있었는데, 이 형식은 덱 위에 물건을 쌓거나 내릴 때 붐이 걸리적거리는 일이 없기에 화물선에서의 사용에 장점이 있었다.

현대에는 딩이나 카약 등의 작은 배의 스포츠용으로 아직 많이 쓰인다. 딩이용 스프릿세일은 붐이 있는 것이 보통이며, 스프릿이 마스트보다 높게 치솟아 낮은 마스트로도 돛의 면적을 많이 확보할 수 있는 형태를 자주 찾아볼 수 있다.

2.1.4. 러그 세일(lug sail)

사각돛에서 진화한 포어 안 아프트 리그로, 사각돛 상단의 가로활대(야드)를 포어 안 아프트 방향으로 세로로 놓고, 야드의 선수쪽을 낮춰서 라틴 세일이나 가프 세일처럼 비스듬하게 세로돛으로 만든 것. 일부 디핑 러그는 얼핏 보면 그냥 사각돛을 비스듬하게 달아놓은 거 아닌가 생각될 정도다.

가프 세일과 다른 점은 돛이 돛대를 약간이라도 넘어간다는 것, 라틴 세일과 다른 점은 야드가 완전히 전방으로 뻗어가는 게 아니라서 돛 형태가 비스듬한 사각형이라는 점. 돛 아래쪽을 잡아주는 붐은 하부 종류에 따라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크게 디핑 러그, 스탠딩 러그, 밸런스드 러그로 나뉜다.

디핑 러그는 하부 붐이 없고, 태킹할 때 할야드를 약간 풀어서 야드를 낮추고 야드를 마스트 뒤쪽에서 잡아당겨 반대편으로 넘겨 항상 풍하 방향으로 옮기는 것이 특징이다. 낮추기 때문에 "디핑". 돛은 항상 마스트의 풍하 방향에 있기 때문에 효율이 높아지고, 면적도 넓어서 상당히 강하게 바람을 받아낼 수 있다. 바람을 잘 받는 점은 사각돛이나 제노아 지브에 비견할만 하다. 다만 하부 붐이 없어서 바람이 약하거나 불균일하면 돛이 잘 펴져있게 유지하지 못하므로 거기서 효율이 좀 떨어질 수 있다. 무엇보다 디핑 과정이 번거롭고 손이 많이 가는 것이 약점. 디핑을 하지 않고 돛이 마스트 풍상에 놓이도록 놔 두는 "나쁜 태킹"을 할 수도 있지만, 이 나쁜 태킹 상황에서는 효율이 확 떨어진다. 그래서 태킹 자이빙을 하지 않고 뒷바람을 받아 쭈욱 일직선으로 가는 상황에 적합하다. 하부 붐이 걸리적거릴 일이 없는 점에 더해 디핑 과정을 맡아줄 선원이 충분히 있는 배, 즉 어선이나 소형 운반선 같은 소인원 작업선에서 적합하다. 또한 다른 기관이 있는 배에서 뒷바람을 받았을때 일시적으로 돛을 올리기에도 적합하다. 디핑 과정이 험한 바다에서는 위험할 수 있다보니, 비교적 큰 배에서는 아예 좌 우 양쪽에 디핑 세일과 야드를 준비해두고, 태킹할 때마다 한쪽 걸 내리고 적절한 방향의 돛을 올리는 식으로 운용하기도 했다.

스탠딩 러그는 야드와 세일이 항상 마스트의 한쪽 방향에 머무른다. 한 자리에 서 있으니까 "스탠딩". 태킹하면 방향에 따라서는 돛이 마스트 앞 풍상 방향에 있을 수 있고, 이러면 마스트에 걸쳐진 돛이 찌그러져 효율이 좀 떨어진다. 하부 붐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데, 돛을 내리고 작업시에는 붐 없는 쪽이 더 편하므로 붐 없는 것이 주로 쓰였다. 붐이 없으니 돛을 접거나 셋업하기도 쉽고 빨라서 순식간에 돛 접고 노를 꺼내 노젓는 배로 바꾼다거나, 어업 작업을 하기 쉽다.
붐이 있는 스탠딩 러그와 밸런스드 러그와의 차이점은, 스탠딩 러그는 야드에 달린 돛의 윗단은 마스트 앞에 돌출하더라도 돛의 아랫쪽 밑단은 마스트를 거의 넘어가지 않는 점이다. 스탠딩 러그는 밸런스드 러그보다 마스트 앞으로 덜 돌출하기에 선수쪽 공간이 더 넉넉하므로 헤드세일(지브)를 혼용하기도 좋다.

돛 하단에 붐이 있고, 돛의 하단도 마스트를 넘어 돌출하면 밸런스드 러그. 돛 중간의 가로활대가 없는 정크 세일과도 비슷하게도 보인다. (그래서 정크 리그를 차이니즈 러그 세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붐 덕분에 돛이 펼쳐진 상태를 유지하기 쉬워 효율이 좋은 편이고, 헤드세일 없이 이것 하나만으로 운용하기 좋으며, 세팅만 잘 하면 셀프태킹에 가깝게 조작이 쉽고 간결한 등 정크 세일의 장점 상당수를 공유한다. 정크 세일의 중간 돛살은 없지만, 그 덕에 오히려 간결한 구조라는 장점이 있다. 돛이 마스트를 넘어가는 편인 만큼 아무래도 헤드세일과 잘 섞어쓰지 않는 편이다.

풍상에서 조작성이 좋기에 유럽에선 17~19세기에 작은 낚싯배나 밀수선 등 체급이 작은 배에 자주 쓰였다. 러그 세일을 단 작업선/어선을 두고 러거(Lugger)라는 분류로 부른다. 러거가 워낙 흔하게 쓰였던지라 실제론 러그 세일을 달지 않았는데도 러거라고 부르기까지 했다.

현대에는 딩이나 포켓 크루저 체급의 작은 보트에서 스포츠 세일링용으로 자주 사용된다. 야드 덕분에 낮은 돛대로 비교적 넓은 돛 면적을 보유할 수 있고, 고로 돛대도 아주 높을 필요가 없다. 그러면 마스트와 야드 모두 보트 전체 길이보다 짧게 만들어 마스트와 야드 모두 뽑아서 컴팩트하게 배 안에 부려넣고 운반하기 좋다. 돛과 돛대 등 세일플랜 전반이 구조가 간단해 소형 세일 보트를 자작할 때도 접근하기가 매우 쉬운 것 또한 장점.

2.1.5. 지브(Ji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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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 개발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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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 개발 이후.
바우스프릿의 구조가 지브 설치로 인해 간략해졌으며, 시야를 가리던 횡범 대신 종범을 사용해서 시야가 증가했다.
13세기경, 기술이 발전하면서 돛의 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돛대를 약간 뒤로 기울이게 된다. 이때 기울어진 마스트가 뒤쪽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선수 쪽에서 마스트 꼭대기로 쳐지는 로프(포어스테이, forestay)를 치게 되었고, 돛대가 점점 높아지면서 충분한 각도를 얻기 위해 선수에 긴 지주(바우스프릿, bowsprit)을 설치하게 된다.

그리고 대형화된 범선의 추진력을 얻기 위해 바우스프릿과 포어마스트 사이에 추가한 삼각돛을 지브(Jib)라고 부른다. 다른 돛과 달리, 로프로만 지지된다. 대형 범선의 시대에는 지브를 여러개 치고 다녔고, 사실 현대의 요트도 바람에 여유가 있다면 지브형 헤드세일을 두 겹 치는 일도 흔하다.

또는 후방의 마스트에서 전방의 마스트에 로프를 치고 거기에 지브와 같은 형태의 삼각돛을 설치하기도 하는데, 이를 스테이세일(staysail)이라고 부른다. 전방 마스트와 바우스프릿 사이에 치는 지브들은 헤드세일로 통칭하지만 후방에 치는 지브는 헤드세일이 아니다.

지브 자체만으로도 항행이 가능하지만, 현재의 크루징 요트에 사용되는 지브는 그 자체로 세일플랜이 아닌, 가프나 버뮤다 등의 다른 범장의 돛대 전방에 장착하는 헤드세일로서 사용된다. 이러한 경우 태킹 방향전환시 바람에 맞춰 지브를 풀고 돛대의 반대편으로 넘기는 작업이 필요하다.

비교적 좁은 곳에서 풍상시 자주 지브를 넘겨야 하는게 꽤 번거롭다보니, 지브를 잡아주는 트랙을 깔아서 바람 방향에 따라 지브가 저절로 좌우로 넘어가게 하는 셀프 태킹 지브라는 것도 있다. 지브 하단에 걸리적거리는게 없는 현대적 요트 구조에서 유리하지만, 재래식 요트라도 지브 하단을 잡아주는 붐을 설치해서 셀프 태킹이 되게 할 수 있다. 롤러 펄링과 함께 현대 크루징 요트의 주요 편의 시설 중 하나.
편의성은 매우 높으나, 셀프태커가 메인 마스트 앞쪽에 설치돼야 하는 만큼 돛대보다 뒤로 넘어갈 정도의 면적 큰 지브는 사용할 수 없는 게 단점이라 굳이 채용하지 않는 경우도 많으며, 셀프태커가 있는 지브와 별도로 더 큰 면적의 헤드세일을 쓰기 위해 포어스테이 하나 더 치고 제노아 등을 다는 경우도 흔하다.

크루징 요트에서 지브의 하단이 돛대보다 뒤로 넘어가는 경우를 원래 오버랩핑 지브, 현재는 제노아(Genoa) 지브라고 부른다. 가벼운 바람일 때 주로 쓰는 것이며, 강풍일 때는 바람을 적당히 받기 위해 비교적 작은 지브를 사용하고, 풍하일때 사용하는 것은 스피내커.

2.1.6. 버뮤다 리그(Bermuda rig)

파일:external/www.macgregorsailboats.com/sailing_jib_small.jpg
현대 요트에 쓰이는 버뮤다 리그
17세기 버뮤다에서 개발되었다. 네덜란드 출신의 버뮤다인이 스페인을 통해 네덜란드로 들어왔던 라틴 세일의 영향을 받아, 라틴 세일을 변형한 포어 안 아프트 리그를 만들었고, 스코틀랜드 왕 찰스 2세가 이걸 보고 감명을 받아 퍼지게 된다.

초창기 버뮤다 리그의 메인세일에는 하부 붐이 없었고, 뒤로 기울어진 메인마스트에 돛이 매달린 형태였다. 아랫단은 갑판에 직접 닿았다. 지금은 여러모로 개량되어, 메인세일의 기울어짐이 덜하고 마스트 하부에 머리 정도의 높이에 후방을 향하는 붐을 달아 삼각형 메인돛을 형성하고, 돛대 전방의 스테이에 지브를 달아 구성한다.
초창기 버뮤다 리그는 바우스프릿이 길었으나, 현대화하면서 점점 바우스프릿이 짧아지다가 생략되는 경향이 있다. 바우스프릿이 없어서 지브 면적이 줄어드는 면적의 단점은, 돛대보다 후방까지 닿는 커다란 제노아나 별도로 장착하는 스피내커, 코드제로 등의 추가 헤드세일로 벌충한다. 현대 세일링 크루저 요트 시장에서 바우스프릿이 생략되는 경향은, 바우스프릿이 있으면 등록상 요트 길이가 바우스프릿만큼 더 길어지고 이는 선착장 정박료 등의 추가 비용이 되는데, 실질적으로 덱 아래로 쓸 수 있는 선실 공간은 길이만 못하게 되므로 실용적으로 불리해지기 때문이다.

원래 작은 배 용도로 만들었다가, 버뮤다 슬루프 형태로 원양도 운항할 수 있는 대형선에도 옮겨가서 결국 대형선에서도 가프 세일을 밀어내고 대세가 된다. (다만 스쿠너는 예외) 옛날엔 마스트 여러개 형태에서 주로 썼지만, 19세기부터 돛대가 하나인 슬루프가 스쿠너보다 여러모로 빠르고 우세하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고, 여기에 싱글 마스트의 단점인 돛대의 무게를, 돛대 자체를 가볍게 만드는 신형 구조 등을 개발하면서 완성도를 높여가서, 현재의 주류인 싱글 마스트 버뮤다 리그가 탄생한다.

현대의 요트 업계의 돛은 사실상 이 버뮤다 리그 슬루프가 대세라고 보면 된다. 세일플랜이 간결하고, 조작이 쉬우면서도 적절하게 돛을 가지고 노는 재미도 있고, 크고 작은 배 모두에 쓸 수 있어 범용성이 높으며, 풍상 풍하 모두에서 성능이 괜찮은 편이고, 추가적인 스피내커 등의 포어세일을 달아 강력한 추진력을 얻을 수도 있다.

2.1.7. 정크 세일(Junk Sail)

파일:external/www.vagabondjourney.com/1486-junk-rig-schooner.jpg
주로 중국 등에서 사용된 정크선에 설치된 돛으로, 기본적인 형태는 사각돛이지만 사용 방식은 전형적인 세로돛에 가깝다. 밸런스드 러그 세일과 상당히 비슷한 구조. 완전히 사각형인 것도 있고, 뒷면이 넓은 부채꼴에 가까운 형태인 것도 있는 등 돛의 형태 자체는 꽤 폭이 넓다. 중국의 독자적인 발명이라고 생각되며, 라틴 세일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오래된 돛이라고 알려져 있고 동아시아에서는 주류로서 널리 사용된다.

할야드라고 부르는 시트(로프)를 당겨 돛과 돛살을 돛대 위로 끌어올린다. 끈을 당겨 끌어올려 펼치는 형태의 창문 블라인드 비슷한 구조라고 비유할 수 있겠다. 돛의 중간중간(leech)에 대나무나 탄성 좋은 나무(현대에는 알루미늄 봉이나 파이버글래스 막대, 카본 파이버 봉도 가능) 등으로 만들어져있는 여러개의 골조(battens, 돛살)로 지지하고 있으며, 이 덕분에 바람과 관계없이 돛의 형태를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돛이 바람에 어중간하게 펄럭거림이 없어 에너지 손실이 없고, 보기와 달리 함선의 조작에 매우 편리하며, 거의 스쿠너에 가까운 항해성능을 보인다.
배턴이 일직선형인 재래식 구조(플랫컷)는 풍상 항해시 현대의 버뮤다 리그보다 효율이 떨어져서 바람이 약하면 속도가 느리다지만, 구조적으로 단순하기 때문에 자작하기 편하며 운용도 단순하다. 사실 플랫컷 배턴도 구조를 잘 만들면 강풍에서 바람에 적절히 휘어서 에어포일 형상이 되기 때문에, 같은 면적의 버뮤다 리그와 나름 비슷한 성능은 낸다. 배턴을 곡선형으로 가공해서/또는 패널을 부풀 여유가 있게 재단해서 돛이 처음부터 부푼 형태가 되게 만든 곡선형cambered 패널형이면 바람 효율이 더 높아져서 버뮤다 리그에 맞먹거나 더 높은 성능을 낼 수도 있다.
다만 버뮤다 리그는 풍하시 스피내커 같은 추가적인 돛을 더 달 경우 압도적인 가속을 얻으므로, 이 분야에서는 뒤진다. 버뮤다 리그는 바람 방향을 조금 잘못타거나 바람이 너무 세거나 약하거나 해서 스톨이 걸려서 돛이 펄럭이며 힘을 못 받을 수 있는 반면, 정크리그는 배턴 덕분에 항상 돛이 유지되므로 이런 문제가 적다. 또한 스테이가 없으니 붐을 직각으로 돌려 가로돛처럼 운용할 수 있기에 풍하를 즉각 대응하기에 편하다. 버뮤다 리그가 추가 헤드세일을 달지 않는다면, 정크 리그가 풍하에서 더 빠르고 편하다. 마스트가 여러 개 달릴 경우, 각 붐을 좌우로 펼치는 버터플라이 세팅을 하기에도 매우 편하다. 버뮤다 리그도 포어세일과 메인세일을 이렇게 펼칠 수 있지만, 메인 세일은 스테이와 슈라우드가 걸리적거려 붐을 돌리는 가동범위에 제한이 생기고 또한 포어세일은 메인 세일에 방해받지 않고 제대로 펼쳐지려면 정확하게 풍하 방향을 잡아야 해서 버터플라이를 유지할 수 있는 각도가 매우 좁다. 바람 방향이나 러더 조작을 조금만 틀어도 포어세일이 힘을 잃거나 재수없으면 붐이 반대방향으로 움직여 때릴 수 있다. 그에 반해, 정크 리그는 딱히 세팅을 잡을 것 없이 바로 붐만 서로 반대 방향으로 돌리면 되고, 각도에 여유가 있다.

돛대는 스테이를 장착하지 않는 언스테이드 마스트를 쓰는 것이 보통이다. 버뮤다 리그는 돛대에 가해지는 압력이 위쪽으로 높아서 스테이가 없으면 돛대를 유지하지 못하기 십상이고, 그렇게 스테이로 돛대를 잡아주면 그 하중의 스트레스는 돛대 뿐만 아니라 스테이가 부착된 선체 측면 등등에도 가해진다. 이 스트레스는 돛대가 높을수록, 돛이 무거울수록, 배가 많이 기울었을수록 커진다. 이 스트레스가 상상 외로 높기 때문에, 요트 사고시에 스테이 하나 끊어지는 동시에 버뮤다 리그 돛대가 또각 부러지는 일이 의외로 쉽게 일어난다.
허나 정크 리그의 언스테이드 마스트는 스테이가 없으니 선체에 가해지는 스트레스가 더 적은 편이고, 배턴이 돛의 면적을 확보해주니 그만큼 돛대를 높게 만들 필요가 없어서 의외로 스테이 없이도 튼튼하다. (보조적으로 스테이를 장착한 마스트를 쓰는 경우도 있으나, 보통은 버뮤다 리그만큼 많이 필요하지도 않다.) 돛이 낮고 무게중심도 낮으니 바람을 받아 배가 기울어지는 힐링(heeling)도 덜하다.
다만 언스테이드 마스트는 마스트가 두꺼워질 필요가 있고, 마스트를 잡아주기 위한 선체 내부 구조도 다른 세일플랜보다 좀 더 중후하게 해야 하긴 한다. 그만큼 마스트를 높게 만들기도 어렵다. 즉 마스트마저 가볍게 만들어 스포츠성을 높이는 요즘 요트 설계와 안 맞는 편. 요즘의 버뮤다 세일을 쓰는 세일링 요트는 심지어 마스트가 덱 천장부터 시작되는 것(Deck stepped mast)도 있는데, 스테이를 쓰지 않는 정크 리그는 어쩔 수 없이 선체 하부부터 마스트가 시작되어야 한다(Keel stepped mast). 덧붙여 스테이가 없는 만큼 갑판 위에서 움직일 때 걸리적거리는 것이 적고, 스테이가 삭는 것을 관리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장점. 포어세일을 조작하기 위한 리깅과 시트도 없으니, 갑판 측면을 움직이다 발 걸릴만한 요소가 거의 없다.

메인 돛 자체가 셀프 태킹 셀프 자이빙 성격이 있어서, 방향 전환 시에 포어세일을 풀었다 반대로 당겼다 해야 하는 포어세일이 달린 일반적 포어 안 아프트 리그의 번거로움이 없다. 메인세일의 시트 조작도 아주 간단하거나, 방향에 따라서는 아예 손댈 필요가 없다. 그냥 키만 돌려주면 방향전환이 알아서 끝난다. 너무나 방향전환 조작이 간단하기 때문에, 메인 세일을 잡아주는 메인 시트와 키에 연동시킨 시트 두 가닥만 선체 내부로 연결해서 끌고 들어오면, 콕핏이 아니라 배 안에 앉아서도 배를 조작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다. 방향전환시 돛 상태를 고민할 필요가 적다는 점은 소인원 또는 싱글핸디드로 운용시에 큰 장점. 뿐만 아니라 범선 시대의 대형선에서도 유의미했는데, 조작이 쉬운 만큼 선원의 숫자가 적게 필요하고 그만큼 선원용 보급의 양이 적게 먹으므로 장거리 항해 및 화물 공간 마련에서 도움이 된다.
단지 배턴 때문에 돛이 항상 펼쳐진 형태를 유지하므로, 버뮤다 리그처럼 돛의 부푼 정도를 보고 바람과 돛의 각도와 효율을 감 잡기가 어렵다. 텔테일을 달아서 주시할 필요가 있다.
실질적으로 제일 하단 배턴이 붐의 역할을 하므로, 붐의 무게가 매우 가벼운 셈이다. 버뮤다 리그는 방향전환시 붐이 무서울 정도로 강하게 움직이고 충격이 크게 오는데 반해, 정크 리그는 훨씬 가볍게 움직이고 충격이 적다. 맞으면 아프긴 하지만 버뮤다 리그의 붐에 비하자면 부드러운 편.
돛이 돛대를 넘어가게 설치되므로, 돛이 돛대 뒤에서 바람을 받을 때도, 앞에서 받을 때도 있다. 다른 세일플랜에서는 이게 좋고 나쁨이 생길 수 있는데, 정크리그는 앞이든 뒤든간에 조작성과 추진력 차이가 없다.

앞쪽 삼각돛을 별도로 달 필요가 없다보니(달 수 없는 것은 아님, 바우스프릿을 길게 달고 포어세일을 추가한 하이브리드형 요트도 자주 찾아볼 수 있다. 위의 사진도 그런 정크 리그의 개량형 중 하나인 콜빈 리그 스쿠너), 애초에 남는 앞쪽 공간에 돛대를 하나 더 세워서 쌍돛대로 정크 리그 두 개 다는 것도 수월하다. 사실 돛대 구조도 그렇고 돛을 아주 높게 달기에는 불리한 구조라 돛대를 여러개 세워 돛 면적을 벌충하므로 20피트급 소형 요트가 아닌 이상 돛대 2개 이상의 케치나 스쿠너인 것이 보통. 그래도 원체 조작이 쉬운 돛이라, 쌍돛대를 달아도 조작 자체의 번거로움은 별로 커지지 않는 것도 장점. 즉 대형화와 돛대 숫자 늘리기에도 편리한 세일플랜이다. 옛 중국의 대형선들에서도 돛대가 여러개 달린 것을 자주 찾아볼 수 있다. 배가 아주 크거나 쌍동선일 경우 배의 좌우로 돛대를 달아서 정크 세일로 편성하는 것도 가능.

버뮤다 리그 같은 형태는 한 장의 커다란 천이 스스로의 하중을 버티기 때문에 천 자체가 나름 내구성이 있어야 한다. 반면 정크 리그는 배턴이 들어가서 천 중간중간을 지지해주며, 아예 배턴 사이를 끈으로 연결해서 돛이 펼쳐지는 최대 형태를 배턴이 지지하게 만들 수도 있어서, 비교적 내구성이 떨어지는 천이나 조각난 천이 배턴 사이를 연결하는 구조를 쓸 수 있다. 동아시아에서는 종종 짚이나 갈대로 짠 거적이나 발을 돛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정크 리그를 쓰기 때문이다. 옛 중국에서 만든 풍차 중에는 이 정크 세일의 날개를 쓴 것이 제법 많으며, 이 경우에도 비싼 천 대신 구하기 쉬운 거적이나 갈대 발 따위를 사용하곤 했다.

단점은 배턴이 있는 만큼 돛 자체의 무게가 다른 돛에 비해 무겁다는 것. 또한 변형이 적은 만큼 폭풍에도 약하다. 돛살이 부러지면 거의 다룰 수 없게 되어버린다.
다만 폭풍의 문제에 대처하기는 의외로 쉬운 돛이기도 하다. 바람이 강해지면 돛을 일정량 이상 접는 리프(reef)를 해서 강풍도 적절하게 이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정크 리그는 근본적으로 시트(할야드) 하나만 풀어주면 간단히 돛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리핑이 엄청나게 쉽다. 돛 다 내리는 것도 10초가 안 걸린다. 반쯤, 혹은 몇 칸 정도만 내린 리핑 상태(부분적으로만 돛이 올라간 상태)로도 완전히 편 것과 동일하게 조작할 수 있다. 버뮤다 리그는 경우에 따라선 스톰 세일을 편다며 돛을 교환하거나, 아예 일부 돛을 접어버리는 식으로 대처해야 하기에, 하나의 돛만으로도 빠르게 대처하는 정크 리그가 오히려 구조상 폭풍에 대처하기 쉬운 세일플랜이라고 보는 사람도 많다. 또한 정크선이 활동하던 지역에서 대나무는 구하기 쉬운 식물이므로 배턴이 부러져도 어떻게든 기항하면 수리는 용이하다.
돛 내리기보다는 돛을 올리는 것이 현대적인 버뮤다 리그보다 조금 불편한 정도. 현대화된 버뮤다 리그와 비교해도 이 정도로 맞먹거나 나름의 장점이 있는 레벨인데, 선원이 돛대 위 가로 활대에 기어올라가서 돛을 펴야 했던 옛날 서양 배의 사각돛 같은 것과는 비교도 안 되게 편리하다.

그래서, 따지고 보면 정크 리그는 단점이 매우 적은 완성도 높은 세일플랜이다. 현대 요트 시장에서 정크 리그가 가지는 진정한 단점은, 정크 리그를 만들어주는 프로덕션 업체가 아예 없다는 점이다.
고로 현재 바다에 정크 리그가 다닌다면, 그건 그 요트를 만든 사람이 직접 자작한 것이다. 다른 세일플랜들은 뭔가 고장이 나면 제조 업체에 부품 주문하면 되고, 혹은 공용 규격 제품을 찾으면 되지만, 정크 리그는 무조건 직접 만들고 직접 고쳐야 한다.

하지만 정크 리그의 다루기 편리함과 직관적임, 단순한 구조와 자작하기 쉬움에 주목해서 요트 자체를 직접 자작하는 일부 계층에서는 나름대로 열광적인 마니아 층이 있다. 정크 리그를 스스로 만들어서 달았으면, 스스로 고칠 수도 있으니 유지보수가 쉽다는 것.
그리고 이런 자작 요티 계열에서 꾸준히 연구를 하다보니, 별별 정크 리그 개량이 나온다. 카타마란의 좌 우 선체에 돛대를 각각 2개를 달아 앞뒤 쌍돛대가 아닌 좌우 쌍돛대 정크 리그를 단다거나. 또는 정크 세일의 구조를 발전시켜 윙세일 형태로 만드는 사람도 있을 정도인데, cambered 배턴을 돛대를 중심으로 좌 우 모두에 두고, 그걸 돛으로 둘러싸면 결국 날개 형태(윙세일)가 된다.

2.1.8. 크랩 클로 세일(Crab claw sail)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90px-Rigging-crabclaws1-sail.svg.png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90px-Rigging-crabclaws2-sail.svg.png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90px-Rigging-crabclaws3-sail.svg.png
폴리네시아의 크랩 클로 세일 기니아 등지에서 사용된 크랩 클로 세일 하와이 등지에서 사용된 크랩 클로 세일
고대 호주 부근에서 개발돼 미크로네시아 폴리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넓게 사용된 돛의 형태이다. 라틴 세일의 아래쪽에도 활대가 장착되어 있어서, 그 사이에 걸린 돛의 형상이 마치 게의 집게와 닯은 형태의 이등변삼각형을 이룬다. 돛대는 없을 수도 있고 있을 수도 있고.

운용이 매우 쉬우며, 역풍 시 태킹 능력은 라틴 세일보다도 우수하다고 밝혀졌다. 퍼포먼스가 좋아서 현대에도 소형 아우트리거 세일링 카약 등의 스포츠 세일링에서 자주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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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가로돛

가로돛. 횡범(橫帆)이라고도 한다. 우리말로는 사각돛, 이봉돛이라고 한다.

함선의 중심선(용골 방향)을 교차하는 방향으로 돛을 편 것을 의미한다. 그 형태상 사각돛(각범, square rig)이라고도 불린다. 언제부터 인류가 최초로 돛을 발명하였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바람의 힘을 이용하여 배를 움직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 범선에 최초로 달린 돛은 횡범 스타일의 돛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횡범을 달아내리기 위한 가로활대(yard)가 존재하고, 돛을 펼칠 때가 되면 선원이 리깅을 기어올라가서 돛대 야드에 매달려서(이때 발디딤으로 삼기 위한 야드 아래의 로프, 풋로프가 있다) 돛을 풀어내린다. 즉, 돛을 펴고 접을 때마다 선원이 이렇게 기어올라가야 했다(...) 후세에 점점 개량되면서 외부 동력으로 돛을 펴고 접는 기능이 추가되긴 한다.
보통은 야드는 그 위치에 계속 달려 있는 채로 바람 방향 맞춰 움직이는 정도로만 조작하지만, 가끔 무게중심 문제 등등 때문에 야드 자체를 마스트에서 내렸다가 할야드(halyard)라 부르는 시트로 야드를 끌어올려서 돛을 펴는 분리식도 있다.

횡범은 돛의 방향을 바람의 방향에 교차시키는 방향으로 바꾸는 것을 통해 함미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대해서는 편하게 대응이 가능하다. 순풍을 받을 경우 바람을 받는 면적이 종범보다 넓어 속도가 빠르다. 때문에 무역풍이나 편서풍 등으로 바람의 방향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원양에서의 항해에 크게 유리하며, 돛의 면적이 넓기 때문에 효율면에서도 우수하다. 초기에는 돛대(마스트) 하나에 하나의 횡범으로 이루어져 있었지만, 함선이 대형화되고 속도를 내기 위해 돛의 크기가 커지면서 하나의 돛으로 다루기 어려워지게 되자 여러 개의 돛으로 나뉘게 된다. 횡범돛은 기본적으로는 종범에 비해 분류가 적은 편이다. 러그 세일이나 정크 세일 등은 돛이 사각일 뿐 실질 운용은 삼각돛처럼 하는 포어 안 아프트 리그의 일종이다. 돛이 사각인 포어 안 아프트 리그는 의외로 적지 않다.

횡범은 역풍을 받으면 전진 및 조향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있으나, 종범에 비해 불리할 뿐 횡범으로도 얼마든지 역풍을 받으면서 전진할 수 있다.[6] 횡범 위주 범선도 역풍을 맞을 경우 No-go zone이라고 불리는 전진할 수 없는 방향(보통 전방 90도 정도지만 배에 따라 60도에서 120도 정도까지 차이난다)을 제외하고 얼마든지 항해할 수 있다. 그래서 역풍이 불면 지그재그로 항해해 전진하는데 이를 비팅(Beating)이라 한다. 비팅을 할때 지그재그로 방향전환을 하기 위해 종범의 경우는 태킹(Tacking)으로 항해가 가능하지만, 횡범 위주 범선의 경우 태킹과 웨어링(Wearing)을 반복하는데 비교적 간단한 종범 범선에 비해 횡범의 웨어링은 추가 회전 동작이 필요해 속도가 느려지지만 항해 자체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횡범 위주 범선이 태킹과 웨어링을 반복해 역풍에 맞서 항해하는 법[7]

역풍에 항해하려면 돛의 방향을 계속해서 바꿔주어야 하니 피곤한 일인데 횡범의 경우 종범보다 방향을 바꿔 주는 일이 더 빈번하고 복잡하다. 범선에 선원을 많이 태우는 가장 큰 이유는 이렇게 돛의 방향을 계속 바꾸어 줄 인원이 필요하기 때문인데, 횡범 위주 범선은 종범 위주 범선보다 일반적으로 필요 운항 요원이 더 많이 필요하다. 이렇게 역풍에는 불편하고 인원도 많이 필요하므로 바람 방향이 계속 변화하는 근해 위주로 활동하는 범선은 종범을 주로 달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요트 등으로 명맥을 잇고 있는 종범과는 달리, 범선이 쇠퇴한 지금은 유물로 남아있는 옛 범선들이나 관광용으로 마련된 기범선 등에서나 겨우 찾아볼 수 있는 수준. 횡범을 단 이유는 대양에서 빠른 속도를 내기 위해서인데 지금은 빠른 속도가 필요하면 엔진을 쓰는 게 훨씬 편하고, 돛을 쓰는건 기분낼때나 쓰니까 당연한 일이다. 현대의 종범은 바람보다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어 하이 퍼포먼스 세일링 스포츠라는 고유 영역을 개척했는데, 뒷바람을 타는 게 기본인 횡범은 그것도 어렵다.

허나 20세기에도 개량 시도가 없지는 않아서, 횡범 디자인을 개량하고 돛을 버튼으로 오르내리고 돌릴 수 있게 만든 DynaRig 같은 현대적 횡범도 있긴 하다. 다만 이런 것은 100미터가 넘는 대형 럭셔리 세일링 요트급에서나 사용되는데, 그 분야도 이미 버뮤다 리그를 앞세운 종범들이 대세를 꽉 쥐고 있어서 역시 보기 드문 것은 사실.

2.3. 로터 세일(Rotor Sail)(원통돛)


마그누스 효과(회전하는 물체에 풍력이 닿으면, 좌우 기압의 차이로, 바람의 흐름에 대해 직각의 힘(회전방향쪽으로)이 작용한다)를 이용해서 추진하는 원통형 돛.

1920년대에 독일인 기술자/발명가인 안톤 플레트너가 개발한 기술로, 일반 돛에 비해 원기둥 형상이라 공간을 덜 차지하고, 선체 중심에 장착할 필요가 없어서 공간적인 이점이 있다. 악천후에서는 로터를 회전시키지 않으면 되니 돛을 걷거나 조절하는 일반 돛의 단점이 적다.

하지만 바람이 원통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별도 동력으로 원통을 돌려야 마그누스 효과가 발생한다. 그 원통을 돌릴 엔진으로 그냥 프로펠러를 돌리는 게 풍향이 바뀌거나 바람이 없는 상황에서 안정적이니 묻혔다. 또한 측풍을 받아야 전진 방향으로 추력으로 변환시킬 수 있기에, 선박의 이동 방향에 따라서는 원통 회전 방향을 바꿀 필요가 있고, 맞바람이나 뒷바람에서는 측면으로 추력이 발생하는 셈이라 제대로 써먹을 수가 없다. 물론 맞바람에 취약한 것은 일반 돛도 마찬가지이고, 로터 세일의 바람 이용 각도는 일반 돛보다 더 큰 편이긴 하다.

현재는 일반 추진을 보조해서 에너지를 절약할 목적으로 개발하는 곳들이 약간 있는 기술이다. 조건이 좋으면 연료 효율을 5~20%가량 늘릴 수 있다. 하지만 원통 장착을 위해 갑판 공간을 일부나마 잡아먹는다는 점, 장점이란게 일반 돛 대비로 좋다는 것일 뿐이라는 점 등 때문에 대중화에는 난관을 겪고 있다.

2.4. 날개돛(Wingsail)

http://www.safety4sea.com/windship-sail-power-concept-to-help-shipowners-cut-fuel-bills/

wingsail이라고 하며, 차세대 기술로 소개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딱 거기까지다.
21세기 버전 윈드재머

대표적으로 Windship이 화물선용 윙세일을 상용화한 업체.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도 아래의 연돛과 유사하다. 더군다나 큰 추진력을 얻으려면 갑판 위에 여러개를 달아야 하는데, 화물선은 갑판 위에 화물을 싣기 때문에 갑판 자리를 잡아먹고, 화물 적재시에 크레인 움직임에 걸리적거린다는 문제가 있다.

세일링 요트 업계에서도 윙세일을 개발해놨지만 일반 상용화는 거의 포기하고 있는데, 세일링 업계의 주류를 차지하는 세일링 요트를 타는 사람들은 재래식 돛의 조작감에 매력을 느끼는 부류라 "이건 내가 아는 돛이 아니야!"라는 거부감이 꽤 있다. 그리고 버뮤다 리그 등의 잘 알려진 재래식 돛은 수리나 개조 교환 등등에서 이미 업체가 많고 직접 하기도 편한 익숙한 물건인데 반해, 윙세일은 개발도상이고 만약 판매돼도 특정 제조 업체에 목매게 될 것이 뻔하고 직접 수리도 용이치 않을 물건이라, 보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므로 시장성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그나마 이것의 예외는 레이싱 요트 업계. 이쪽은 속도를 위해서 하이드로포일 같은 실험적인 기술도 주저없이 도입하다보니, 윙세일을 지닌 레이싱 요트도 곧잘 있다.

하드 타입과 소프트 타입으로 나뉘는데, 하드 타입이 레이싱 요트 계에서 종종 쓰이는 편. 성능은 좋지만 돛을 거둘 수 없기 때문에 계류하고 있을 때에도 바람을 받아 배가 움직이거나 휘청일 수 있어, 계류시에는 바람과 평행한 각도로 돛을 돌려서 추진력이 발생하지 않게 해줘야 한다.
소프트 타입은 돛을 올리고 내릴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문제는 없다.

2.5. 연돛(Kite rig)

파일:external/www.sustainia.me/picturetransport2.png
kite rig. 위 사진의 화물선과 결합한 물건은 재래식 돛과는 동떨어진 형태에 동력선의 보조로 쓰이는 것다보니 언론 매체들이 돛이라고 불러 주지 않지만, 바람의 힘을 이용해서 추진력을 얻는다는 정의에 따라 돛에 해당한다.

이 돛의 형태 자체는 스노우보더, 카이트서핑, 카이트랜드보더 등 솔로 스포츠용으로 널리 사용해오던 것이다. 이 개념을 유류비를 눈꼽만치라도 아껴보려는 해운 업계가 가져가서 카이트를 풀어줬다 조였다 하며 조종하는 것을 자동화해서 화물선에 장착하면 공짜 바람으로 추진력을 얻어 유류비를 아끼고 로우 카본을 실현할 수 있다며 차세대 기술로 소개하고 있으나...

기술적으론 성공했지만, 상업적으론 실패하고 있다. 해운업계에서 사용하는 대형 화물선용의 유류비는 배를 소유한 선주가 아니라 배를 빌리는 운용 측에서 내는 것이다. 그리고 운용자 측은 특별한 페이백이 없는 한 이런 류의 효율이 확정적이지 못한 실험적인 미검증 장비가 달린 특수한 배를 빌리는 추가 비용[8]을 감당하기 싫어하기 때문에, 결국 채택되지 않는다고.

SkySails와 KiteShip이 화물선용 카이트 리그를 상용화한 주요 업체.

2.6. 솔라 세일

바람이 아닌, 빛의 입자성을 이용한 돛이다. 배에서는 사용되지 않고, 우주에서 사용된다. 솔라 세일 참고.

3. 기타

  • 돛이 있는 배를 돛배, 돛단배 또는 범선이라고 한다.
  • 돛새치라는 물고기의 이름은 돛이 달린 듯한 외모에서 유래되었다.
  • 관련 별자리로 돛자리가 있다.
  • 작은 배에는 돛을 달지 않는 경우가 많으나 작은 배에도 사실 얼마든지 돛을 달 수 있다. 한강에서는 딩이 같은 돛이 달린 1인승 요트를 볼 수 있고, 카누나 서핑보드조차도 손에 쥐는 작은 돛을 이용할 수 있다. 작은 배에 돛을 잘 달지 않는 이유는 상업적 용도의 작은 배는 어차피 연근해만 다니기 때문에 엔진을 이용하는 것이 낫고, 인력으로 무게중심을 끊임없이 보정해 주지 않으면 돛에 걸리는 힘이 이 복원력을 넘어버려서 전복되기 때문이다. 반면 장거리 카누 여행을 하는 북미 등지에는 일시적으로 쓸 수 있는 경량의 카누용 소형 돛 같은 것도 소소하게 이용된다.
  • 황해도 강령군 신암리의 동남쪽에는 돛섬이 있다. 섬의 모습이 배의 돛 모양을 닮았기 때문.
  • 출범(出帆)이라는 단어는 단체가 새로 조직되어 일을 시작함을 돛을 펴는 것에 비유한 것이다.

4. 관련 문서



[1] Sailor(선원)의 어원. 돛을 사용하지 않는 현대에도 선원은 세일러라고 부른다.[2] '돛 범'[3] 출처[4] 모터의 힘이 주가 되거나, 돛이 없는 보트도 있다.[5] 활대와 돛대가 겹치기 때문에 각도 제한이 있다.[6] 애초에 (Full-rigged ship)형 범장을 한 범선과 브릭형 범선은 횡범은 잔뜩 달고 있지만 쉽에서 종범 역할을 하는 돛은 미즌 마스트에 달린 스팽커(Spanker), 브릭은 메인 마스트에 달린 트라이세일(Trysail)뿐이다.(배 최후방에 달린 돛을 말함) 그럼에도 쉽이나 브릭형 범선은 범선의 시대에 가장 널리 쓰인 배인데 역풍에 전진을 못하면 이렇게 많이 쓰일 수가 없다.[7] 이 동영상의 범선은 바크이지만 쉽형 범선도 같은 방법으로 역풍에서 항해한다. 여담으로 동영상의 Star of India호는 1863년 영국에서 에우테르페(그리스 신화 음악의 여신)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져 1906년 미국에 팔리면서 개명된 배로 원래는 쉽형 범선이었고 1901년 바크형 범선으로 개장된 범선이다. 21세기에도 실제 현역으로 항해하는 범선 중에서는 스타 오브 인디아호가 가장 오래전에 건조된 순수 범선이다. 항해하는 범선이 아닌 항해가 가능한 범선까지 합치면 가장 오래된 범선은 컨스티튜션호이다.[8] 주로 보험료다, 보험회사가 싫어하는 이유는 미검증 장비의 운용은 선원차원에서도 익숙할 리가 없기 때문에 예측하지 못한 인명피해를 발생시킬 확률이 높고, 바람을 동력으로 사용하는 만큼 급박한 상황에서 빠른 선체조절이 어려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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