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5-01-24 04:16:15

마에드로스

마이드로스에서 넘어옴
요정 군주
제1시대
{{{#!wiki style="margin:0 -10px -5px"
{{{#!folding [ 펼치기 · 접기 ]
{{{#!wiki style="margin:-6px -1px -11px"
요정들의 대왕이자 바냐르의 왕
잉궤
발리노르 놀도르의 왕
<rowcolor=#262626> 초대 2대 3대
핀웨 페아노르 피나르핀
<rowcolor=#262626> 가운데땅 놀도르의 대왕
<rowcolor=#262626> 초대 2대 3대 4대
핑골핀 핑곤 투르곤 길갈라드
곤돌린의 왕
투르곤
<rowcolor=#262626> 나르고스론드의 왕 도리아스의 왕
<rowcolor=#262626> 초대 2대 초대 2대
핀로드 오로드레스 싱골 디오르
<rowcolor=#262626> 힘링의 영주 힘라드의 영주 사르겔리온의 영주 팔라스의 영주
마에드로스, 마글로르 켈레고름, 쿠루핀 카란시르 키르단 }}}}}}}}}
제2시대 - 제3시대
{{{#!wiki style="margin:0 -10px -5px"
{{{#!folding [ 펼치기 · 접기 ]
{{{#!wiki style="margin:-6px -1px -11px"
로슬로리엔의 왕 → 로슬로리엔의 영주 숲왕국의 왕
<rowcolor=#fff> 초대 2대 초대 2대
암디르 암로스켈레보른 오로페르 스란두일
에레기온의 영주 깊은골의 영주 회색항구의 영주
켈레브림보르 엘론드 키르단 }}}}}}}}}

<colbgcolor=#ffba52><colcolor=#262626> 레젠다리움의 등장인물
마에드로스
Maedhros
<nopad> 파일:maedhros_by_ekukanova_d9havrp-fullview.jpg
본명 Nelyafinwë
넬랴핀웨 (부계명)
Maitimo
마이티모 (모계명)
Russandol
루산돌 (후명)
Maedhros
마에드로스
이명 Nelyo
넬료
Maedhros the Tall
장신의 마에드로스
성별 남성
종족 요정 (놀도르)
머리카락 구릿빛 적발
거주지 엘다마르(티리온)벨레리안드(힘링)벨레리안드(아몬 에레브)
출생 Y.T. 1190~1260 사이
가문/왕조 House of Fëanor
페아노르 가문
직책 Lord of Himring
힘링의 영주
통치기간 F.A. 7 - 472
가족관계
부모 페아노르 (아버지)
네르다넬 (어머니)
형제자매 마글로르 (남동생)
켈레고름 (남동생)
카란시르 (남동생)
쿠루핀 (남동생)
암로드 (남동생)
암라스 (남동생)


[clearfix]

1. 개요

실마릴리온에 등장하는 놀도르 요정 왕족이다. 이명은 장신의 마에드로스(Maedhros the Tall) 혹은 외팔. 페아노르장남이다.

2. 상세

그는 어머니 네르다넬의 머리카락을 물려받아 붉은 머리였는데, 이것은 요정으로서는 매우 예외적인 일이었다. 실제로 작중 기록된 붉은 머리의 요정은 마에드로스, 네르다넬, 네르다넬의 아버지 마흐탄, 그리고 그의 동생들 암라스암로드뿐이다. 호빗 실사영화 시리즈에 등장하는 요정 타우리엘도 붉은 머리인데 영화판이 원작 팬들에게 까이는 이유 중 하나가 된다.

오합지졸인 형제들을 통솔하는 역할을 했고, 페아노르핑골핀의 사이가 무척 나빴는데도 마에드로스는 핑골핀의 가족들과 친분을 유지하려 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성품 역시도 비교적 온화한 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책임감이 강하고 리더십도 좋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핑골핀의 장남 핑곤과는 아버지끼리 사이가 매우 안 좋았음에도 친한 사촌이자 친구 사이였다.

문과 무 모두 뛰어났던 것으로 보이며, 특히 검술 실력은 놀도르 최고였다고 한다. 훗날의 행보에서는 거대한 동맹을 이끌어 내는 모습도 보여준다. 이를 보면 영웅들이 넘쳐나는 실마릴리온에서도 능력이 뛰어난 편.

후에 아버지를 따라 가운데땅으로 건너가 실마릴리온 줄거리의 주요 인물들 중 하나가 된다. 끔찍한 죽음과 비참한 운명이 일상인 실마릴리온의 등장인물 중에서도 유별나게 험난한 삶을 겪은 인물.

3. 이름

  • [부]넬랴핀웨(Nelyafinwë)[Q] - '핀웨 3세(Finwë Third)'라는 뜻이다. 약칭인 넬료(Nelyo)라고도 불린다. nelya[3] + finwë
  • [모]마이티모(Maitimo)[Q] - '좋은 몸(Well-Shaped one)'이라는 뜻이다. [ruby(maitë,ruby=má + -itë)][6] + -mo[7], 또는 magit-[8] + -mo
  • [후]루산돌(Russandol)[Q] - '구릿빛 머리(Copper-Top)'라는 뜻이다. 놀도르에서 드문 적발이라 붙여진 후명이다. russa[11] + ndol[12]
  • 마에드로스(Maedhros)[S] - '몸이 좋고, 붉은 머리인 자(Shapely and Red-haired)'라는 뜻이다. 모계명과 후명에서 반씩 따온 뒤,[14] 신다린으로 번역한 것이다. maed[15] + ross[16]

4. 작중 행적

4.1. 출생

페아노르와 네르다넬의 첫 아들로 출생하였다. 이 무렵 놀도르발리노르에서 번영을 구가하고 있었기에 놀도르의 왕자인 마에드로스는 평탄한 어린 시절을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동생들이 차례로 태어나 총 일곱 형제의 맏이가 된다. 이 형제들은 우애가 아주 좋았다고 한다.

4.2. 놀도르의 망명

그러나 만도스의 궁정에 수감되었던 멜코르가 석방되면서 먹구름이 낀다. 발라들의 우두머리인 만웨는 멜코르가 싹싹 비는 걸 보고 정말로 참회했다고 생각해서 석방을 시킨 것이지만, 멜코르 사전에 반성이나 참회라는 단어는 없었다. 그는 페아노르가 만든 3개의 실마릴을 손에 넣기 위해 놀도르 사이에 분란을 일으켰고 페아노르는 여기에 말려들어 아우인 핑골핀에게 칼을 겨누는 사고가 났다. 발라들은 사태의 책임을 물어 페아노르를 유배시키고, 페아노르는 유배지에 포르메노스라는 성채를 건설했다. 페아노르의 아버지이자 마에드로스의 할아버지인 핀웨도 놀도르 대왕의 자리를 포기하고 페아노르를 따라갔고, 마에드로스 역시 형제들과 함께 포르메노스에서 살게 된다. 이후 발라들은 멜코르가 원인임을 밝혀냈으나, 멜코르는 재빨리 도망갔다.

1495년에 발라들은 페아노르와 핑골핀 형제를 화해시키기 위해 페아노르를 축제에 부른다. 그런데 페아노르가 축제에 간 사이에 멜코르가 실마릴을 노리고 포르메노스로 쳐들어와서 실마릴을 강탈하고 핀웨를 살해했다. 그런데 마에드로스는 동생들과 함께 사냥을 나간 터라 핀웨가 살해당하는데도 아무 것도 몰랐고, 집에 돌아와서야 대참사가 벌어졌음을 알았다. 사냥하며 노는데 바빠서 할아버지를 죽게 내버려뒀다는 엄청난 실책에 마에드로스를 비롯한 형제들은 망연자실했고, 페아노르는 이 소식을 듣고 절규하며 멜코르에게 '모르고스'라는 멸칭을 붙이고 그에 대한 복수를 다짐했다. 그는 놀도르들을 데리고 가운데땅으로 떠나기로 했고, 그 유명한 페아노르의 맹세를 해버렸다. 마에드로스를 포함한 7형제 모두가 이 맹세에 동참했다. 마에드로스의 일생에서 가장 큰 실수였다.

4.3. 제1차 동족살상

가운데땅으로 가려면 바다를 건너야 했으므로, 페아노르는 동족인 텔레리들의 배를 내놓으라고 요구했으나 놀도르들을 걱정한 텔레리들은 그를 말린다. 그러자 페아노르는 텔레리 요정들을 학살하고 배를 빼앗았다. 이게 제1차 동족살상이며, 마에드로스와 동생들도 여기서 칼에 피를 묻혔다. 심지어 그의 친구인 핑곤은 마에드로스가 위험에 처했다고 생각해서 학살극에 동참했다가 나중에 진상을 알고 크게 후회했다. 이 때문에 발라들에게 만도스의 저주를 받아 본격 신에게 버림받은 존재가 되고 만다. 피나르핀은 이걸 보고 너무 놀란 나머지 발길을 돌려 발리노르로 돌아갔고, 일부 놀도르들이 그를 따라 돌아갔다.

4.4. 다고르 누인길리아스

페아노르의 막장짓을 본 많은 놀도르들은 핑골핀을 따르게 되었고, 핑골핀은 페아노르를 따르겠다는 맹세를 깨고 자신이 놀도르의 대왕임을 주장하게 된다. 이걸 본 페아노르는 바다를 건넌 후 배를 돌려보내서 핑골핀을 비롯한 다른 놀도르들을 데려오겠다는 약속을 깨버렸다. 알콸론데에서 갈취한 배 중 일부에 자신의 무리만을 태워 벨레리안드로 출발하고, 다른 무리가 넘어오는 걸 막기 위해 남은 배들은 돌려보내지 않고 로스가르에서 모조리 태워버린 거다. 배만 기다리던 핑골핀 일행은 배가 불타는 광경을 멀리서 보며 경악했지만 거리가 너무 멀어서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러나 더한 비극이 있었는데, 가운데땅의 역사서에 따르면 마에드로스의 동생인 암라스는 발리노르로 돌아가서 속죄하려고 배에 몰래 탔다가 아버지인 페아노르가 놓은 불에 타죽고 말았다. 이때 배를 돌려 보내 친구이자 사촌형제인 핑곤을 데려올 것을 페아노르에게 건의한 바 있던 마에드로스는 핑곤을 걱정하며 바다 건너편을 바라보았다고 한다.

그런데 핑골핀도 놀도르라 그런지, 피나르핀처럼 '발리노르로 돌아가서 잘못을 빌자'는 현명한 선택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페아노르에 대한 분노에 사로잡힌 나머지 인간은 물론이고 요정조차 건너기 힘든 혹한으로 악명높은 헬카락세를 횡단한다는 무모한 결정을 내렸고, 이 때문에 핑골핀을 따르는 무리와 피나르핀의 자식들을 따르는 무리는 어쩔 수 없이 헬카락세를 횡단해서 건너와야 했는데, 이 횡단은 인간보다 더 튼튼한 육체를 지닌 요정에게도 힘겨울 정도로 심한 고난의 연속이라서 투르곤의 아내인 엘렌웨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사망했기에 벨레리안드에 도착했을 땐 그 수가 상당히 줄어들고 말았다.

게다가 페아노르 일행이 가운데땅에 오고 며칠 지나지도 않아 페아노르발로그의 군주 고스모그의 손에 전사하고, 마에드로스가 홀로 페아노르 일족을 이끌게 된다.

이때 모르고스가 실마릴 하나를 반환하겠다는 조건으로 협상을 제의해 온다. 물론 마에드로스는 함정임을 알고 군대를 이끌고 협상에 응했지만 모르고스는 더 우세한 병력을 이끌고 오는 바람에(...) 마에드로스의 경호병들은 전멸당하고, 마에드로스는 포로가 되어 앙반드에 끌려간다. 이때 당시 강대한 놀도르 요정과 오르크의 여러모로 압도적인 차이를 생각하면 모르고스 측이 어마어마하게 병력을 쏟아부은 듯 하다.

모르고스는 마에드로스를 인질로 삼아 나머지 페아노르의 아들들에게 다시 발리노르로 돌아갈 것을 종용하지만 페아노르의 아들들은 이것을 거부하고, 협상이 결렬되자 모르고스는 마에드로스를 끌고 가 상고로드림의 낭떠러지에 매달아 놓는다. 그렇게 무려 15년 동안 마에드로스는 절벽에 홀로 매달려 있게 된다. 요정의 영원한 삶이 저주로 느껴지는 순간.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235px-MaedhrosRescue.jpg

그러나 핑골핀 일행이 헬카락세를 넘어서 가운데땅에 도착했고, 페아노르 일가와의 사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 핑곤이 앙반드에 홀로 잠입하여 마에드로스를 찾아냈다. 핑곤은 수갑을 풀려고 많은 애를 썼으나 풀 수 없었고, 그렇다고 수갑을 파괴하자니 수갑이 튼튼해서 파괴하는 게 불가능했다. 마에드로스도 더 이상의 고통을 참지 못해 "차라리 죽여 달라."라고 부탁했다. 핑곤이 이에 응하려는 찰나 만웨가 보낸 독수리 왕 소론도르의 도움 끝에 결국 수갑에 매달려 있던 오른손목을 잘라 마에드로스를 절벽에서 구출하기에 이른다. 페아노르 일가 중 아무도 해내지 못했던 위업이었고, 이로 인해 핑골핀 가문과 페아노르 가문의 오랜 불화는 누그러진다.

이후 마에드로스는 부친의 잘못으로 헬카락세를 횡단하다가 큰 피해를 입었던 핑골핀 가문에게 사과하고, 핑곤이 자신을 구출해준 답례도 겸해 계승권을 포기해 핑골핀이 놀도르의 국왕이 된다. 마에드로스는 이후 왼손으로 다시 검을 배우는데, 오른손으로 검을 휘둘렀을 때보다 더 무서운 검사가 되었다고 한다. 이는 요정이 원래 양손잡이라서 가능한 일이었다.

4.5. 다고르 아글라레브

마에드로스는 여기서 크게 활약해서 모르고스 군을 박살냈고, 암반드 포위망의 건설에 크게 기여했다.

이후 놀도르 군주들 사이에서 영토와 담당 구역을 나눌 때 힘링을 중심으로 마에드로스의 변경을 맡아 다스린다. 길고 긴 앙반드의 공성전 동안 그는 실마릴들을 되찾으려 노력하는 한편, 자신의 형제들과 방계 가문들에 속한 다른 놀도르 왕자들 사이의 평화를 도모하는 등 리더십의 자질도 보여준다. 벨레리안드에선 유일하게 산맥과 같은 북쪽에 대한 자연적인 방어선이 없는 '마에드로스 변경'을 자진해서 자신과 동생들이 수비하도록 하기도 하는 등 모르고스에 대항할 준비를 착실히 했다.

4.6. 다고르 브라골라크

모르고스는 패배 이후 300여년간 죽은 듯이 조용히 있었고, 놀도르 대왕 핑골핀은 요정들의 유입과 인간들의 등장으로 아군이 늘어나자 지금 모르고스의 요새 앙반드를 공격할 것을 주장했지만 대부분의 요정군주들이 반대하는 바람에 이뤄지지 못했다. 이때 마에드로스를 비롯한 페아노르 가문도 반대했는데, 이는 마에드로스의 큰 실수였다.

결국 꾸물거리는 동안 모르고스가 공격준비를 마쳤고, 다고르 브라골라크가 시작되면서 요정군대는 무너진다. 마에드로스는 최전선인 힘링을 지키고 있었는데, 핑골핀조차 그가 죽었다고 착각할 정도로 위태로웠지만 놀라운 무용을 발휘해서 수비에 성공했다. 마글로르가 맡은 계곡도 무너졌지만 그는 힘링으로 달려와서 마에드로스를 도왔다. 그러나 다른 형제들은 모조리 참패했으므로 전선의 붕괴를 막지는 못했다. 모든 전선이 붕괴되었다고 판단한 놀도르 대왕 핑골핀은 모르고스와 일기토를 벌이다가 전사했고, 이후 놀도르 대왕 자리는 마에드로스의 절친인 핑곤이 계승했다.

그리고 마에드로스의 동생들인 켈레고름과 쿠루핀은 나르고스론드로 망명했다. 나르고스론드의 왕인 핀로드는 사촌들의 망명을 허락했다.

4.7. 니르나에스 아르노에디아드

도리아스의 싱골 대왕에게는 루시엔 티누비엘이라는 딸이 있었는데, 그녀는 베렌이라는 인간 촌뜨기와 사귀게 된다. 베렌도 나름대로 명문 출신이긴 했지만 칼라퀸디인 싱골과 마이아(!) 멜리안의 딸인 루시엔에 비하면 천민 수준이었고, 싱골은 베렌을 사위로 삼지 않으려고 "실마릴을 가져와라"라는 무리한 명령을 내린다. 나르고스론드의 왕인 핀로드는 베렌을 돕기 위해 왕위를 오로드레스에게 넘겨주고 떠났는데, 마에드로스의 동생인 켈레고름과 쿠루핀은 이들을 전혀 돕지 않았다. 실마릴을 되찾는다며 보석전쟁을 일으켰는데도 꼼짝도 안 한 것이다. 심지어 켈레고름과 쿠루핀은 나르고스론드의 백성들을 선동해서 오로드레스에게서 권력을 탈취하고, 베렌을 찾아다니던 루시엔을 납치해서 강제로 결혼하려고 하는 등 온갖 악행을 저질렀다.

그런데 루시엔이 사우론을 짓밟아버리고 요정들을 대거 구출했고, 무려 앙반드에 들어가서 모르고스의 왕관에서 실마릴 하나를 떼어왔다. 요정들은 "페아노르의 아들들이 감히 하지 못한 일을 한 처녀가 해냈다"며 엄청나게 열광했고, 핀로드의 명예로운 최후를 듣고 슬퍼했으며, 베렌을 돕지 않은 켈레고름과 쿠루핀은 지탄을 받고 나르고스론드에서 쫓겨났다. 실마릴을 찾으러 간 사람들을 돕지 않고 그들에게 해꼬지만 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어처구니없는 건 베렌이 카르카로스와의 싸움에서 죽으면서 싱골에게 실마릴을 바치고 죽자 마에드로스는 싱골에게 실마릴을 내놓으라며 협박편지까지 보냈다. 베렌이 죽자 루시엔도 슬픔으로 죽는 바람에 충격을 받고 쓰러진 싱골 입장에서는 기가 찰 노릇이었다. 그런데 루시엔이 만도스에게 탄원해서 베렌과 함께 살아서 돌아오자, 마에드로스는 그녀에게 실마릴을 내놓으라는 요구조차 못했다.

이후 마에드로스는 가운데땅의 모든 요정과 인간을 비롯한 선한 세력들을 모아 모르고스를 퇴치하려고 시도한다. 이 대연합이 바로 마에드로스의 연합. 연합의 군세는 상당히 대단하여 모든게 계획대로 돌아갔다면 승리할 수도 있었을 정도였다고 한다. 앙반드의 방어가 무적이 아님이 루시엔에 의해 증명되었으니, 페아노르 가문도 뭔가 보여줘야 했다.

그런데 켈레고름과 쿠루핀이 저지른 만행 때문에 도리아스와 나르고스론드는 협조에 소극적이었고, 켈레고름과 쿠루핀은 이 전쟁이 끝난 후 실마릴을 내놓지 않으면 도리아스를 멸망시키겠다며 공공연히 떠들고 다녔다. 당연히 이런 행각은 대연합에 방해만 되었지만, 마에드로스는 이를 적극적으로 저지하지 않았다.

막상 전쟁이 벌어지자 마에드로스의 연합군은 모르고스 군에게 박살나고 말았다. 모르고스의 전력에 대한 과소평가, 마에드로스를 비롯한 요정 수뇌층의 자만, 그리고 전투 도중 인간들의 배신까지,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하필이면 마에드로스가 발탁한 동부인 지도자 울팡이 거짓정보로 마에드로스의 동부군을 혼란시켰고, 전투가 벌어지자마자 동부군 앞에 글라우룽이 나타난 데다 울팡 일당이 배신하는 바람에 엉망이 되고 말았다. 마글로르가 급히 손을 써서 반역자들 중에서도 가장 악독한 울팡의 3남 울도르(일명 '저주받은 자')를 처단했지만 모르고스 군의 공격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마에드로스도 죽을 뻔했고, 형제들이 모두 살아남은 게 이상할 정도의 피해를 입었다.

동부군이 무너지자 서부군은 모르고스 군에게 포위당했고, 놀도르 대왕이자 마에드로스의 절친인 핑곤은 휘하 부대가 전멸당할 때까지 싸웠으나, 고스모그의 부관과 싸우던 중 고스모그의 도끼에 뒤통수를 얻어맞고 머리가 터져 전사했으며 시신은 발로그들에게 짓밟혀 만신창이가 되었다. 너무 많은 요정, 인간, 드워프들이 전사한 탓에 시체의 산이 생길 정도였다. 마에드로스의 대연합은 완벽하게 실패한 것이다.

그 후로 마에드로스는 다른 형제들을 데리고 게릴라 생활을 영위하게 된다.

4.8. 제2차 동족살상

이후 모르고스의 군대는 벨레리안드를 유린하기 시작했고, 요정 왕국들은 잇달아 멸망하게 된다. 이런 지경에 이르렀다면 마땅히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건만, 마에드로스는 패배의 책임은 안중에도 없었고 도리아스에게 실마릴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루시엔이 살아있을 때에는 아무 말도 못하더니, 싱골 대왕이 암살당하고 베렌과 루시엔조차 수명을 다해 죽었기에 루시엔의 아들인 디오르가 2대 요정 대왕으로 즉위하자마자 초상집에 가서 협박부터 한 거다.

디오르는 이 요구에 대해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았고, 마에드로스는 페아노리안들을 데리고 도리아스를 침략해서 제2차 동족살상을 저질렀다. 디오르는 켈레고름을 죽이는 등 분전했으나 결국 죽었고, 아내 님로스도 죽었다. 이 전투에서 켈레고름, 쿠루핀, 카란사르도 죽었는데, 그 부하들은 디오르의 아들인 엘루레드와 엘루린을 붙잡아서 숲에 버려 굶어죽게 했다. 여섯 살밖에 안 된 어린애들을 학살함으로서 페아노르 가문은 인외마경의 경지에 이르렀으며, 이 일로 인해 페아노르 가문과 마에드로스는 두고두고 비난받게 된다. 일설에는 마에드로스가 이 소식을 듣고 경악해서 급히 아이들을 찾아나섰지만 끝내 못 찾았다고 한다. 부모를 죽인 살인마들 앞에 자기 발로 나타날 아이는 세상에 없으니 당연한 결과다.

그러나 마에드로스는 실마릴을 손에 넣지 못했다. 디오르의 딸인 엘윙이 실마릴을 가지고 탈출해버린 것이다.

4.9. 제3차 동족살상

시리온 하구에 있는 엘윙이 실마릴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마에드로스는 실마릴을 내놓으라고 요구했으나, 엘윙 자신은 물론이고 도리아스의 유민들, 그리고 곤돌린 유민들도 그 요구를 거부했다. 이들 모두가 페아노르 가문과 마에드로스 때문에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피해자였기 때문이다.

그러자 마에드로스는 페아노리안들을 이끌고 제3차 동족살상을 감행했고, 시리온 하구의 유민들은 잔혹하게 살해당했다. 도리아스의 신다린, 곤돌린의 놀도르, 그리고 끝까지 요정들에게 충실했던 에다인들이 모두 말이다. 너무 지나친 만행에 마에드로스의 부하들 중 일부가 돌아서서 난민들 편에 설 정도였으나, 그들 역시 살해당하고 말았다. 발라르 섬에 피난처를 지어두고 요정들을 대피시키던 키르단은 학살 소식에 경악해서 길갈라드와 함께 구원을 위해 달려왔으나 이미 때는 늦었고, 살아남은 유민들을 데리고 발라르 섬으로 몸을 피했다.

그러나 마에드로스는 이번에도 실마릴을 손에 넣지 못했다. 엘윙이 실마릴을 지닌 채 바다로 뛰어들어 자살했기 때문이다. 이것도 엄청난 만행이었는데, 엘윙의 시어머니 이드릴은 핑곤의 뒤를 이어 놀도르 대왕이 되었다가 곤돌린에서 전사한 투르곤의 딸이었다. 그리고 곤돌린의 유민들은 따지고 보면 전부 핑곤의 백성들이었다. 마에드로스는 핑곤에게 받은 은혜를 원수로 갚은 것이다. 만도스의 궁정에서 이 소식을 전해들었을 핑곤이 얼마나 고통받았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나마 다행인 건 울모가 엘윙을 구해줬다는 것이다. 마에드로스는 이 사실을 몰랐지만.

엘윙의 아들인 엘로스와 엘론드는 사로잡혔는데, 제2차 동족살상에서 엘루레드와 엘루린을 죽여버린 일을 후회하던 마에드로스는 그들을 죽이지 않고 양육하게 된다.

이 학살로 마에드로스의 동생은 마글로르만 남았고, 나머지는 모두 죽었으며 부하들도 거의 남지 않게 된다. 이 무렵 모르고스의 손에서 벗어난 땅은 발라르 섬 뿐이었으므로 마에드로스도 발라르 섬으로 탈출한 것으로 보이는데, 마에드로스에게 친지를 잃은 수많은 요정들도 거기에 있었으므로 편하게 지내지는 못했을 것이다.

다행히도 엘윙은 남편 에아렌딜과 재회했고, 발리노르로 가서 발라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발라들이 대군을 일으킴으로서 분노의 전쟁이 발발했으며, 모르고스는 이 전쟁에 패배해서 추하게 끌려나왔다. 그는 자신의 잘못을 비는 척했으나 이번에는 자비가 없었고, 두 다리를 잘린 후 자기 왕관으로 만든 족쇄를 찬 채 공허로 내동댕이쳐지는 처벌을 받았다.

4.10. 최후

모르고스가 분노의 전쟁에서 패배한 뒤 발리노르 군이 실마릴을 회수하였으나, 그들은 실마릴을 내줄 생각이 없었다. 마에드로스는 이 와중에도 뻔뻔하게 실마릴을 돌려달라고 요구했으나, 발리노르 요정군대의 지휘관인 마이아 에온웨는 제2차 동족살상 당시에 마에드로스가 도리아스의 요정 대왕 디오르를 살해한 일을 언급하며 심하게 책망했으며, 실마릴에 대해서도 "그대들은 실마릴을 가질 자격을 상실했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후 마에드로스는 그때까지 살아남은 유일한 동생 마글로르와 의논하게 된다. 마글로르는 에온웨의 말대로 발리노르에 돌아가서 발라들의 심판을 받자고 했으나, 마에드로스는 발리노르에서는 실마릴을 손에 넣을 가망이 없으니 여기서 탈취해야 한다며 마글로르를 설득했고, 결국 자기 의사를 관철하고 만다.

둘은 함께 발리노르군의 야영지에 숨어 들어가 보초를 살해하고 남아 있던 실마릴 두 개를 훔쳐 하나씩 나눠 갖지만, 실마릴은 그들의 소유가 되는 것을 거부했고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한다. 이건 바르다의 실마릴 축성에 의한 것으로, 그들이 부정한 자가 되었기 때문에 뜨겁게 달아오른 것이다. 실마릴이 스스로의 의지로 그들의 소유가 되는 것을 거부하기 위해 바르다의 축성을 이용한 것일 수도 있고, 그저 실마릴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실마릴이라는 상서로운 보석을 소유하기에는 부적합한 존재가 된 그들을 바르다의 축성이 태워버린 것일 수도 있다. 손이 불타는 것을 보며 마에드로스는 정말로 자신들이 실마릴의 소유권을 상실했음을 깨달았고, 실마릴을 안은 채 용암 속으로 몸을 던져, 땅 속 깊숙한 곳으로 떨어져 자살한다.

5. 평가

실마릴리온에서도 손꼽히는 입체적인 인물. 전사로서뿐만 아니라 전략가로서의 능력도 뛰어나고 리더십도 엄청난 명장이었다. 다고르 브라골라크 당시에는 최악의 전진 기지를 맡았음에도 불구, 마에드로스만이 굳건히 자신의 영지를 수비하고 있었으며 오크들도 그의 모습에 질려 도망갈 정도였다. 모르고스조차 마에드로스가 버티고 있는 영지보다는 다른 곳을 공략하는게 더 수월하다고 여겼을 정도. 마에드로스의 연합 때는 단 1년 만에 여러 국가의 수십만 군대를 끌어모았다.

게다가 안으로는 말썽 많은 형제들을 다스렸고 밖으로는 다른 가문이나 종족들과의 우호 관계에도 신경쓴 것으로 보아 군주로서의 자질이 뛰어나다는 평이 많다. 가정에 불과하지만 평온한 시대에 살았다면 성군으로 이름을 날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핀웨 가의 후계자답게 자질이 특출났던 것은 사실이다.

성품이 겸허하기도 해서 놀도르 간의 단합을 위해 기꺼이 왕위도 포기하고, 후에도 핑골핀, 피나르핀 가문과도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다분히 노력한다. 겸허한 동시에 적한테는 오만해서 문제지만 또한 페아노르의 업보 때문에 페아노리안이 처신을 낮추어야 했던 점을 고려해도, 뛰어난 책임감으로 자연 방벽이 없는 힘링과 동부 지대를 맡아 방어했다. 그리고 싱골의 전언[17]을 듣고도 감정적이지 않게 정확하게 그 의미를 파악하는 등 현명한 모습도 보여준다. 이런 됨됨이 때문인지 막장 수준의 업보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상당한 편이다.

다만 이러한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카리스마만큼이나 오만하고 독재적이고, 경솔하기도 했다. 동생들의 간곡한 간언을 모조리 무시하고 모르고스와의 협상에 나섰으며 동생들의 잘못범죄에도 불구하고 싱골에게 사과하기는커녕 적반하장으로 무례한 전갈을 보내기도 했다.[18] 옳고 그름을 따지기에 앞서 철저하게 지도자로서 자신의 종족(놀도르)와 형제들을 감싸는 태도를 보여준다. 일각에선 그의 오만함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보기도 한다.

아버지를 따라 페아노르의 맹세에 동참하기도 하고, 알콸론데, 도리아스, 시리온 하구에서 동족 살상을 이끌었다는 점[19]에서 여러가지 잘못도 존재하는 인물이다. 평생 페아노르의 맹세에 얽혀 있지만 않았더라면 뛰어난 능력으로 가운데땅의 위대한 요정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었다.

마에드로스와 형제들은 하나같이 우애가 좋고, 능력도 뛰어난 먼치킨들이었으나 그 능력이 잘못 쓰여 오히려 해악을 끼쳐버렸다. 다들 출중했던 인물이라 잘만 쓰였다면 상당한 명성을 떨쳤을 테니 참으로 안타까운 부분. 그리고 실마릴 탈환 맹세로 인해 개고생을 하고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하여 독자들에게 불쌍한 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6. 기타

실마릴리온의 진주인공이라는 설이 있다. 페아노르의 맹세로 실마릴 탈환의 이야기인 실마릴리온의 시작을 열었고, 그 주요한 역사에 모조리 참여하고 주도했으며, 최후에는 실마릴과 함께 그 자신을 불태움으로서 실마릴리온, 정확히는 본편인 퀜타 실마릴리온의 마지막을 장식했다는 것.

페아노르의 광적인 행보를 따르는 등 아버지를 잘 따른다. 페아노르의 맹세에 주저하지 않고 동참하고, 잘못된 것을 뻔히 알고 나중에는 죄책감에 자살을 택할 정도였음에도 아버지가 이끄는 동족 살상에 기꺼이 참여하고, 페아노르가 동족을 배신하고 배를 불태울 때 보고만 있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페아노르가 죽고 나서는 아버지와는 상당히 반대되는 행보를 보여주었다. 그러한 행보를 보면 마에드로스가 무조건적으로 아버지를 경외하여 페아노르를 따랐다기보다는 자신의 상관이자 왕에게 충성을 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사실 놀도르는 가부장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고 부모와 자식의 서열이 엄격하니 그렇잖아도 자기 멋대로에 독단적인 페아노르 밑에서 다른 의견을 말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을 것. 페아노르는 멀쩡히 살아 있는 아내 네르다넬과 의견이 안 맞다고 별거할 정도로 자기 멋대로인 인물이었고,[20] 가문 간의 불화와 끈끈한 형제애 등의 복합적인 이유가 겹쳐 마에드로스는 내심과 달랐어도 군말 없이 절대 복종했던 것으로 보인다. 마에드로스가 꼼짝없이 아버지를 따른 것은 할아버지 핀웨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 때문이라는 설도 존재한다.#

상고로드림의 구출 사건으로 대표되는 사촌 핑곤과의 우정이 유명하다. 페아노르가 자신의 일족만을 데리고 몰래 배를 타고 가운데땅에 도착한 다음 마에드로스는 순진하게 '이제 누구먼저 데려와요? 핑곤이?' 라고 묻기도 한다. 물론 다음 장면에서 페아노르가 배를 전부 불태우지만. 그리고 후에 핑곤이 모르고스에게 사로잡힌 마에드로스를 구출함으로써 이들의 우정은 절정에 달했다. 이후 모르고스와 싸울 때도 둘의 우정은 빛을 발했다. 훗날 마에드로스가 대연합을 추진할 때 핑곤이 가장 큰 지원을 준 것도 이 때문. 또한 주목할 점은 둘의 아버지들은 사이가 굉장히 나빴다는 점.[21]

장신의 마에드로스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장신이었다고는 하는데 요정 중에 수두룩한 것이 장신이라[22] 그다지 존재감은 없는 설정이다. 그만큼 몸이 좋고 훤칠했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할 듯.

도르로민의 용투구를 핑곤에게 선물로 보낸 인물이다. 핑곤은 이 투구를 하도르에게 하사하고 훗날 투린의 손에 들어가 늘 쓰고 다닌다.


[부] 부계명[Q] 퀘냐[3] Third(세번째), 'three/third(셋/세 번째)'라는 뜻의 원시 요정어 어근인 NEL에서 파생됐다.[모] 모계명[Q] [6] Shpely(몸매가 좋은). 'handle(다루다)'을 뜻하는 원시 요정어 어근 MAH에서 파생된 단어 와 형용사형 접미사 -itë가 결합해서 파생된 단어이다.[7] one/somebody(존재/누군가). 동작을 행사하는 자에게 붙는 접미사[8] Shpely(몸매가 좋은), 공통요정어 단어이다.[후] 후명[Q] [11] Red-Haired(붉은 머리의), 'Brownish red(적갈색)'라는 뜻의 원시 요정어 어근인 RUS에서 파생됐다.[12] 'Head(머리)'를 의미하는 원시요정어 어근 NDOL이 사용됐다.[S] 신다린[14] Maitimo + Russandol[15] Skilled/Shapely(기술 좋은/몸 좋은)[16] Red-haired(붉은 머리의). 'Brownish red(적갈색)'라는 뜻의 원시 요정어 어근인 RUS에서 파생됐다.[17] 요약하면 도리아스 외의 지역에서 거주를 허락한다는 것.[18] 싱골은 금지옥엽 딸을 납치하려 했던 미수범의 형제에게 협박 편지를 받은 셈이다. 그리고 싱골의 반응은 당연히... 개무시[19] 알콸론데에서의 동족상잔은 페아노르가 주도하긴 했다.[20] 그가 가장 사랑한 핀웨조차 페아노르의 폭주를 막지 못했다는 점을 보자. 만약 마에드로스가 반항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 지 장담할 수 없다.[21] 물론 켈레고름-쿠루핀-아레델의 경우도 친했다.[22] 일루바타르의 자손 중 가장 키가 컸다는 싱골, 싱골 못지않게 키가 컸다는 투르곤, 그런 투르곤보다 더 컸다는 아르곤, 장난 아니게 키가 컸다는 핑골핀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