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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 | ||
F.A. 545 - 587 | ||
장소 | ||
벨레리안드 전역 | ||
이명 | Great Battle 대전투 | |
교전세력 | 발라의 군대 에다인 독수리 | 모르고스 세력 |
지휘관 | 에온웨 피나르핀 잉귀온 에아렌딜 소론도르 | 모르고스 앙칼라곤† |
병력 | 불명 | 불명 |
피해 | 불명이지만 상당한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추정 | 거의 전멸 |
결과 | 발라 세력의 대승리 | |
영향 | 벨레리안드의 완전한 파괴와 침몰 모르고스를 아르다에서 추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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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실마릴리온》의 사건들 중 하나로, 벨레리안드에서 벌어진 태양의 제1시대 최후의 대전쟁이었다. 기나긴 보석전쟁 최후의 전쟁으로, 악의 발라 모르고스의 몰락과 제1시대의 종결을 가져왔던 대사건이었으며, 약 40년 동안 벨레리안드 전역에서 진행된 거대한 전쟁이었다.이 전쟁으로 벨레리안드의 자유민들은 구원받았고, 악의 세력은 대부분이 죽거나 몰락하고 극소수만이 살아남아 도망쳤다. 이때 도망친 대표적인 존재들이 소수의 발로그들과 용들이었다. 물론 오르크나 사악한 인간들도 소수가 살아남아 동쪽으로 도망쳤다. 사우론의 경우 에온웨가 방심한 틈을 타 도망침으로써, 훗날 제2시대와 제3시대를 대표하는 악의 제왕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이 시기에 벌어진 지형 변화와 그 파괴력은 등불의 시대에 벌어진 아르다 최초의 전쟁이나 나무의 시대에 벌어진 권능들의 전쟁에 비할 바는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제2시대 말기에 일어난 최후의 동맹 전쟁과 제3시대 말기에 벌어진 반지전쟁이 감히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파괴적이었다.
2. 전쟁 이전의 상황
2.1. 후린과 마에글린의 과오
모르고스가 벨레리안드에서 미쳐 날뛰고 있을 무렵, 요정들의 최후이자 최고의 거점이 있었으니 그곳이 바로 도르소니온 서쪽 에워두른 산맥에 둘러싸인 곤돌린 왕국이었다. 곤돌린은 당시 놀도르 대왕 투르곤이 통치하고 있었으며, 벨레리안드의 자유민들에게 있어 최후의 희망이었다.모르고스 역시 곤돌린에 대해서 어렴풋하게나마 알고 있었고, 곤돌린을 그냥 두면 상당히 골치가 아파질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벨레리안드 구석구석을 뒤졌지만, 끝끝내 찾지 못했다. 하지만 뜻밖의 사실이 있었으니 곤돌린은 모르고스의 요새인 앙반드 바로 아래의 에워두른 산맥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곤돌린은 모르고스의 요새 바로 아랫동네에 위치했지만, 하필이면 험준한 산세에 절묘하게 가려져서 모르고스가 그동안 못 찾았던 것이다.
한편 훌륭한 대장장이기도 했던 마에글린[1]은 자신을 따르는 무리들을 이끌고 채광을 자주 다녔는데, 좋은 철과 보석들이 묻혀 있는 광맥을 찾아 다니다 보니 산맥 바깥까지 나가게 되었다. 이는 투르곤이 절대 금지한 것으로, 그 누구도 곤돌린에 들어오거나 나가는 것은 금지되어 있었다. 그러나 마에글린은 계속해서 몰래 밖으로 나다녔다. 다행히도 한동안 들키지는 않았지만, 점점 모르고스의 세력이 커져가던 상황에서 이는 굉장히 위험한 행동이었다.
그리고, 모르고스가 후린을 석방하고 나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자식들인 투린과 니에노르의 비참한 말로와 오랜 고문으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지쳐 있었던 후린이 자신을 들여보내주지 않은 투르곤을 향해 분노의 사자후를 날렸는데 하필이면 곤돌린 방향으로 내질렀던 것이다.[2]
이 순간만을 기다리며 후린을 지켜보던 모르고스는[3] 이를 보고 곤돌린의 대략적인 위치를 파악했다. 모르고스는 그 일대를 다시 뒤지기 시작했고 결국 투르곤의 허락없이 곤돌린 밖에서 채광을 하던 마에글린을 잡아 고문해서 구체적인 위치와 공략법을 알아냈다. 이때 마에글린은 이후 곤돌린의 통치권과 이드릴을 약속받았다. 모르고스는 그를 다시 곤돌린으로 보내 내부에서 협력하도록 명령했다.
한편 이드릴은 불길한 예감을 느끼고, 만약을 대비해서 탈출할 비밀통로를 만들어 두었는데, 그녀는 마에글린을 불신했고, 그를 총애하는 부왕 투르곤도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해서 두 사람 중 누구에게도 비밀통로의 존재를 알리지 않았다.
2.2. 곤돌린의 몰락
곤돌린을 향해 진격하는 모르고스의 군세. 보이다시피 용과 발로그가 떼로 몰려간다. 존 하우의 작품. |
곤돌린의 위치를 파악하자마자 모르고스는 엄청난 수의 용, 발로그, 오르크, 그리고 처음 보는 군사 기계들[4]이 포함된 군대를 모아 조용히 곤돌린을 향해 남진했다. 적의 침략을 한 번도 받은 경험이 없는 데다가, 모르고스가 마에글린에게 얻은 정보를 이용해 축제날을 노려 공격해서 곤돌린은 대혼란에 빠지게 되었다. 견고한 곤돌린이었지만 이미 마에글린 때문에 약점과 공략법이 까발려졌고, 곤돌린 말고는 남아 있는 자유 국가도 없는 상황이라 모르고스도 굉장히 작정하고 쳐들어간 상태였다. 물론 시리온 강 하구에 멸망한 도리아스의 피난민들이 몰려 있긴 했지만 그건 국가라고 부를 순 없는 세력이었고, 베렌과 루시엔이 두 번째 삶을 살 때 머물렀던 옷시리안드에 초록요정들이 변함없이 건재하게 살고 있었지만 그들은 무력이 너무 약했으며, 청색산맥의 동쪽에는 두린 일족을 비롯한 동부 난쟁이들이 저항하고 있었겠지만 어쨌든 벨레리안드에서는 곤돌린이 마지막 저항국이었다. 따로 군대를 보내야 할 대립 세력도 얼마 없었으니 곤돌린으로 모르고스의 대군이 집중하여 취약점인 북쪽을 통해 몰려들었다.
곤돌린 공성전 당시 요정들은 극렬하게 저항하여, 성문 앞에서 분노의 망치 가문 군대에 의해 발로그가 수십은 죽어나갔고 그 중 투오르가 다섯, 엑셀리온이 모르고스 측 총사령관인 고스모그를 합쳐 넷, 글로르핀델이 하나를 잡았다. 그러나 결국 치열한 전투 끝에 곤돌린은 함락되고 말았다. 이날 명문가의 수장인 엑셀리온과 곤돌린의 국왕인 투르곤이 전사했고, 그 외에도 수많은 요정들이 도륙당해 요정 측에선 이날을 절망의 날로 기억하게 된다.
이전에 나르고스론드와 도리아스가 멸망한 데다가 가운데땅의 요정 왕국으로 마지막까지 남아 있었던 곤돌린까지 멸망해서 벨레리안드의 요정과 인간들은 저항의 구심점을 완전히 잃어버리게 되었고, 모르고스의 벨레리안드 정복은 시간 문제가 되어버렸다. 다행히도 이드릴이 만들어 두었던 비밀통로를 통해 투오르와 이드릴 부부를 중심으로 한 일부 요정들이 탈출했다. 허나 이렇게 탈출한 이들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고, 대부분의 여성과 아이들은 은신처에 숨어있던 탓에 탈출할 수 없었으며, 모르고스군이 곤돌린을 완전히 점령한 뒤에 도시를 샅샅이 뒤지면서 살해당하거나 노예가 되어 앙반드로 끌려가게 되었다.
2.3. 시리온 강 하구 정착과 에아렌딜의 출항
도리아스와 곤돌린의 몰락 당시 살아남은 신다르와 놀도르 요정들은 시리온 강 하구에 모여 난민 생활을 하게 되었다. 이때 살아남은 요정들의 지도자가 된 것은 투오르와 이드릴이었다. 투오르는 모르고스의 공세에 모든 자유종족들이 노예가 될 것을 걱정했고, 발라들에게 탄원하기 위해 배를 건조하여 몇 차례나 항해를 했다. 하지만 결국 아내 이드릴과 함께 항해에 나선 뒤 돌아오지 않았다.[5] 그러자 그들의 외아들이었던 에아렌딜이 난민들의 지도자가 되었다. 에아렌딜은 팔라스림의 수장인 키르단의 도움을 받고 배를 건조하게 되었는데, 그 배의 이름은 '거품꽃'이란 뜻의 빙길롯이었다. 에아렌딜은 이 배를 타고 발리노르로 향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페아노리안이 실마릴을 찾으러 시리온에 쳐들어와 제3차 동족살상이 일어났다.한편 시리온에서 난리가 난 사이 에아렌딜은 발리노르에 도착하여 발라들을 접견했다.[6][7] 에아렌딜은 망명 놀도르의 과오에 대해 사죄하며 용서를 구하고, 위난에 처한 벨레리안드의 자유민들에게 자비를 베풀 것을 간곡히 부탁했다. 이에 발라들은 에아렌딜의 요청을 수락하고 군대를 소집했다.
3. 분노의 전쟁
3.1. 진행
모르고스의 만행에 분노한 발라들은 군대를 소집했는데, 이 군대는 마이아, 바냐르, 놀도르, 그리고 그 밖의 에다인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 군대는 벨레리안드에 상륙하자마자 마이아였던 에온웨를 선두로, 모르고스의 군대를 파죽지세로 몰아붙였다. 모르고스는 동부인과 오르크들로 이루어진 대군으로 벨레리안드 곳곳에서 저항해 봤지만 속수무책으로 밀려 안파우글리스 평원까지 밀려나게 되었다. 이후 앙반드로 가기까지 발라들의 군세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전혀 없었고, 발라들의 압승으로 전황이 기울었다.하지만 그때까지 모르고스도 얌전히 당하고만 있지 않았고 마침내 그동안 꽁꽁 숨겨둔 비장의 무기를 꺼내들었다. 그것은 바로 날개 달린 화룡인 우룰로키 군단이었다. 파죽지세로 밀고 나가던 발라들의 군대였지만 떼로 쏟아져 나오는 우룰로키의 기세에 눌려 더 이상 진격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우룰로키의 등장으로 아만의 군대가 전진하지 못하고 있었을 때, 에아렌딜의 빙길롯이 하늘에서 실마릴의 밝은 빛을 비추며 나타났다. 그리고 그 혼자 온 것이 아니라 소론도르가 이끄는 만웨의 독수리들까지 함께 도착했다. 곧이어 독수리들과 우룰로키의 피 튀기는 공중전이 벌어지게 되었고, 하루종일 싸운 끝에 에아렌딜이 화룡들의 수장인 앙칼라곤을 물리침으로써 전투는 종결되었다. 앙칼라곤의 시체는 앙반드로 떨어져 거대한 상고로드림의 봉우리가 무너졌고, 모르고스는 사로잡혀 혹독한 처벌을 받게 되었다.
참고로 전쟁이 무려 40년 동안 지속되었다고 묘사되는데, 이렇게 보면 발리노르군이 약해서 그런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실은 앙반드 공성전에 상당한 시간이 들어간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훗날 모르도르의 바랏두르를 공격하는 데도 7년이 걸렸던 것을 고려하면[8] 분명 바랏두르가 비교 대상이 될 수 없을 정도로 강대했을 앙반드를 함락시키는 데는 굉장한 시간이 소요되었을 것이다. 앙반드는 정공법으로 무너졌는데, 함락 당시 모르고스는 성채에서 제일 깊은 토굴에 숨어 있다가 끌려 나왔다. 발리노르군이 앙반드를 완벽하게 함락시킨 것이다. 성주가 제발로 걸어나와 죽으면서 끝난 바랏두르 공성전이 7년이나 걸렸으니, 비교가 불가능할 만큼 더 거대했던 요새의 가장 깊숙한 은신처에 숨어 있었던 성주를 끌어내는 데는 더욱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3.2. 결과
어둠의 군주로서 수천년을 군림하며 벨레리안드 전역을 손에 넣을 뻔했던 모르고스가 완전히 패배한 사건이다. 한마디로 악의 몰락. 모르고스는 사로잡혀 두 다리가 잘리고 자기 왕관을 우그러뜨려 만든 족쇄를 찬 뒤 공허로 던져졌다.극소수만 살아남았던 용과 발로그들은 가운데땅 각지로 흩어졌고, 사우론은 사로잡혔지만 에온웨에게 반성한다며 싹싹 빌고, 전후 재건에 자신의 힘을 보태겠다고까지 했다. 에온웨는 그 말을 믿고 나중에 알아서 출두하라고 놔두었는데,[9] 사우론은 당연히 기회를 엿보다가 달아나 훗날을 기약했다.
제3시대 기준으로 용은 국가 하나를 공격할 수 있을 정도였으니 그 용이 많았던 제1시대에서 모르고스가 얼마나 강력했는지를 알 수 있다. 그에 비해 제3시대에는 사우론과 동맹인 사루만은 동상이몽으로 제대로 협력이 되지 않았다. 미나스 티리스 공략 때 화룡 스마우그나 발로그 두린의 재앙이 참전했다면 가운데땅의 역사가 어찌됐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모르고스가 곤돌린 함락 기점으로 벨레리안드의 대부분을 지배했던 것을 생각하면 사우론의 위세조차 빛이 바랜다.
분노의 전쟁의 여파로 지형도 꽤 바뀌었는데, 전쟁이 끝나고 나서 발라들이 벨레리안드는 정화의 여지가 없이 오염되었다고 판단하여 대륙 전역을 수장시켜버렸다. 이로써 해안선은 이후의 모습을 가지게 되었다. 또한 인간들 중 유일하게 발라측에 참전한 에다인은 전쟁에서의 공로에 대한 보상으로 상당한 축복과 긴 수명, 그리고 벨레가에르 해 중간에 있는 엘렌나 섬[10]을 받았다. 그리고 분노의 전쟁을 끝으로 제1시대가 막을 내리고, 제2시대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이 모든 사건들의 원인이었던 실마릴의 회수는 완전히 이루어지지 못했다. 예전에 베렌과 루시엔이 회수했던 실마릴 하나는 에아렌딜이 가졌지만 모르고스에게 남아 있었던 나머지 두 개의 실마릴은 유실되고 말았다. 일단 에온웨에 의해 잠시 회수되기는 했지만 당시 마지막까지 생존했던 페아노르의 아들들인 마에드로스와 마글로르가 발라군의 진영에 침입해 훔쳐가고 말았다.[11] 하지만 그들은 동족 학살 등의 중죄를 저질러 실마릴의 주인 자격을 잃었고, 그들이 실마릴을 손에 쥔 순간 실마릴은 그들의 부정한 손을 태웠다. 마에드로스는 절망하여 실마릴을 안고 땅 속 불꽃으로 뛰어들어 자살했고, 마글로르는 실마릴을 바다에 던져 버렸다. 이후 그 두 개의 실마릴들은 회수되지 못했고, 실마릴들은 '하늘에 하나, 땅에 하나, 바다에 하나'가 존재한다고 한다.[12]
4. 다른 전쟁들과의 비교
제1시대 이래 존재했던 여러 전쟁들 중 단연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하며, 이후 이런 전쟁은 터진 적이 없었다.우선 이 전쟁이 벌어진 시점은 모르고스가 사실상 벨레리안드 전역을 손에 넣은 시점이었다. 즉, 모르고스의 최전성기로서, 제1시대 내내 벌어졌던 어떤 전쟁보다도 모르고가 막대한 군세와 힘을 투입할 수 있었던 전쟁이었다. 훗날《반지의 제왕》에서 가운데땅 전역을 위협할 정도로 강대하게 나온 사우론의 군대조차 실은 분노의 전쟁 이후로 모르고스의 군세가 거의 전멸하다시피 하고 남은 잔여 세력, 그것도 호수의 물 한 숟가락 정도에 불과했다. 용이나 발로그 같은 정예병들은 단 한 마리도 없었으며, 분노의 전쟁에선 우수수 쓸려나가는 것 말고는 역할이 없어 저질 고기방패였던 오르크들과 트롤들만 남은 상태였다. 게다가 그 오르크와 트롤 병력의 규모조차 분노의 전쟁 때와 비교하면 초라하디 초라한 수준이었다. 분노의 전쟁 당시 모르고스의 군대가 앙반드 앞 안파우글리스 평원을 가득 채우고도 넘칠 정도였다는 서술이 있다. 그런데《가운데땅의 역사서》(HoME)의 실측 지도를 참조해 계산하면 안파우글리스 평원은 대략 현재의 대한민국 경기도만큼 넓었다. 반면 사우론의 군대 스케일은 소설의 묘사는 물론 영화판의 언급까지 포함해도 최대 수십만 명 스케일밖에 안 되었다. 경기도에 현재 거주하는 인구가 1,300만 명 정도 된다. 그런데 이 정도로 많은 인구가 거주할 수 있는 경기도 면적의 땅을 군대가 빽빽하게 채우고도 넘칠 정도로 머릿수가 많았다는 소리이니, 사우론의 군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였다는 것이다.[13] 또한 사우론은 동맹관계인 사루만과도 동상이몽으로 인해 제대로 협력이 되지 않았다.
반지전쟁에서 자유세력들은 무마킬이나 트롤, 올로그하이 등에게 쩔쩔매고, 고작 괴물 새 탑승+망령화 버프를 받은 좀 강한 인간에 불과한 나즈굴들 때문에 전세가 역전당하기도 했지만, 분노의 전쟁에서는 날개 없는 용들이 반지전쟁 시점의 트롤 1같이 쏟아져 나왔으며, 사우론 본인에 필적하는 위상의 존재들인 힘의 악마 발로그들이 전쟁을 이끌고, 막판에는 그 발로그들조차 능가하는 날개 달린 용들이 그들의 우두머리인 앙칼라곤과 함께 쏟아져나왔다.《호빗》에 나온 스마우그 또는 그 이상의 용들이 떼로 나왔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게 어느 정도냐 하면《반지의 제왕》과《호빗》에서 분노의 전쟁 세대로부터 마지막 남은 생존자들인 발로그와 용이 각각 한 마리씩 나오는데, 이들이 단신으로 제3시대의 난쟁이 국가[14]들을 멸망시켰다. 즉 분노의 전쟁에선 일개 정예병 정도의 위상이었던 놈들이, 제3시대에 와서는 그 사우론과 함께 단신으로도 가운데땅 전체를 위협할 수 있는[15] 최강의 존재 반열에 들었다는 것이다. 미나스 티리스 공략 때도 스마우그나 발로그가 참전했다면 가운데땅 역사가 어찌 됐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다시 말해 제3시대 기준으로 용은 국가 하나를 공격할 수 있을 정도였으니 그 용이 많았던 제1시대에서 모르고스가 얼마나 강력했는지를 알 수 있다. 모르고스가 곤돌린 함락을 기점으로 벨레리안드의 대부분을 지배했던 것을 생각하면 사우론의 위세조차 빛이 바랜다.
더 무서운 점은 그럼에도 결국 모르고스의 병력은 전면전에서 대차게 깨졌다는 것이다. 자유세력 측도 에온웨를 필두로 발리노르의 마이아들과 두 나무의 빛을 목격한 칼라퀜디들, 이 외에도 가운데땅의 모든 선하고 비범한 종족들이 모여 역사상 최강의 군대를 결성했다. 이들이 소집을 마치고 가운데땅에 도착하자마자 산들이 일제히 요동치기 시작했으며, 힘의 마이아라 불리는 발로그들은 괴멸당해 가까스로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뿔뿔이 흩어져 숨어다니는 신세가 되었고, 평원을 가득 채우고도 넘칠 정도의 오크 군대는 거대한 화염 앞의 지푸라기 마냥 모조리 쓸려나갔다고 묘사될 정도로 독수리들이 합류하기 전까지도 모르고스의 군대를 상대로 온갖 무쌍을 찍으며 앙반드 정문까지 당당히 다다랐다.
이후 날개 달린 용들과 싸우기 위해 온 독수리들도 이후 시대의 독수리와는 차원이 다른 존재였다. 제3시대의 독수리들은 다섯 군대의 전투와 모란논 전투에서 강대한 위용을 과시하며 결전병기급 활약을 했지만,《호빗》과《반지의 제왕》시점에선 독수리들의 개체수 자체가 많이 남지 않아 소수 정예에 가까웠는데, 분노의 전쟁에선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독수리들이 참전했다.[16] 게다가 제1시대의 독수리들은 그들과는 비교도 안 되게 거대하고 강했다. 어느 정도냤면 제1시대의 가장 작은 독수리조차 제3시대의 가장 큰 독수리보다도 컸을 정도였다.
가운데땅의 지형에도 굉장히 많은 영향을 미쳤는데, 전쟁의 파괴력이 너무나 거대해 벨레리안드는 완전히 파괴되었다. 땅이 갈라져 바다가 밀려들었으며, 계곡은 융기하고 언덕은 가라앉았다. 벨레리안드의 중심을 통과하던 시리온 강도 파괴되어 사라졌다.
허나 이런 대단한 전쟁도 앞 시대에 벌어진 권능들의 전쟁이나 아르다 최초의 전쟁에 비할 바는 못 된다. 애초에 이끄는 것은 발라들과 모르고스이긴 해도 전쟁의 주축은 요정과 오르크였던 분노의 전쟁과 발라와 마이아를 비롯한 신격들이 직접 전쟁을 벌인 권능들의 전쟁이 비교가 될 리 없다. 분노의 전쟁 시기의 모르고스 측 본진인 앙반드는 권능들의 전쟁 시기 거점으로 쓰인 우툼노 성채의 구석에 있는 일부에 불과했다. 다만 권능들의 전쟁은 분노의 전쟁보다도 기록과 묘사가 적어 그 규모와 수준을 알기 어렵다.《실마릴리온》 등의 작품은 '요정들의 관점에서' 기술한 역사이기 때문이다. 요정들의 탄생보다 앞선 시대의 이야기들은 요정들이 발라들과 마이아들에게 배운 내용이다. 따라서 권능들의 전쟁은《실마릴리온》에서는 '멀리서 뭔가 번쩍이고 쿵쿵대더라...' 정도로만 나와 있다.[17] 그리고 그 전쟁의 결과로 땅이 없어지고 만이 곶으로 바뀌는 등 대지가 작살났다.
5. 기타
- 재미있게도 모르고스의 개전 초기 3대 사령관들이었던 글라우룽, 고스모그, 사우론 중 제1시대 내내 엄청난 활약을 펼쳤던 글라우룽과 고스모그는 둘 다 이 전쟁에 참전하지 못했다. 분노의 전쟁 이전에 글라우룽은 투린에게 살해되었고, 고스모그는 곤돌린 공성전에서 엑셀리온과 동귀어진했기 때문이다.
- 보석전쟁의 다섯 전쟁들 중 유일하게 요정어[18] 명칭이 없고, '분노의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나머지는 다고르 누인길리아스, 다고르 아글라레브, 다고르 브라골라크, 니르나에스 아르노에디아드라는 명칭이 있음을 생각하면 특이한 점이다.
- 상술되었듯 모르고스를 완전히 몰락시켰다는 이의를 가지고 있는 전쟁이지만 그럼에도 모르고스 휘하의 악의 세력에 대한 완전한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는데, 사우론과 두린의 재앙 등을 이 전쟁에서 제거하지 못한 탓이다.[19] 이는 모르고스를 붙잡아 구금했음에도 발로그들을 포함한 악의 세력을 완전히 뿌리 뽑지 못했던 권능들의 전쟁과 비슷하다.
- 《실마릴리온》의 초기 설정에선 모르고스가 분노의 전쟁 때 직접 나가서 싸웠다고 되어 있었지만, 후기 설정에는 무조건 숨어 있다가, 그것도 앙반드의 가장 깊은 토굴 속에 숨어 있다가 끌려나온 것으로 변경되었다.
- 제1시대의 종점을 찍은 분노의 전쟁이 끝난 이후 대부분의 엘다르는 서녘으로 닻을 올리고 발리노르로 돌아갔다. 다만 그후로도 오랜 시간 가운데땅에 남아있었던 엘달리에 요정들도 있었는데, 팔라스림의 수장인 '조선공' 키르단, 도리아스의 켈레보른과 그의 아내인 피나르핀 가문의 왕녀 갈라드리엘, 놀도르의 제 4대 대왕 길갈라드, 그리고 부계로는 투르곤, 모계로는 싱골의 피가 흐르는 반요정 엘론드 등이었다.
- 상술했듯 발라들의 군대는 마이아, 놀도르, 바냐르, 그리고 에다인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텔레리계 팔마리는 제1차 동족살상에서 페아노르를 따르던 놀도르의 만행을 기억하고 있었기에 참전하지 않았다. 그나마 자신들과 같은 혈통[20]인 엘윙의 설득으로 군대를 이송할 선원과 선박은 빌려주었으나, 끝내 팔마리의 그 누구도 가운데땅에 발을 디디지는 않았다.
[1] 사촌인 곤돌린의 왕녀 이드릴을 짝사랑했는데 그녀가 인간인 투오르와 결혼하여 절망하고 있었다.[2] 참고로 후린은 이후에 나우글라미르를 도리아스의 신다르 대왕 싱골에게 전달하면서 도리아스의 멸망에도 일조했다.[3] 이 부분에서 모르고스가 후린을 이용해먹기 위해 그에게 정신적인 지옥을 겪게 만들 광경들(《후린의 아이들》 시점의 이야기)을 보여줬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후린은 결국 모르고스가 바라는 행동(투르곤이 있는 곤돌린 쪽을 향해 분노의 사자후를 날림)을 해버려서 곤돌린을 들키게 만드는 계기가 되고 말았다.[4] 멜코르(모르고스) 측의 기술과 마법의 총본산인 거대 기계 용들로, 총 세 종류로 분류되었는데 하나는 철로 만들어진 오르크 수송용 기계로 그 움직임이 마치 흐르는 쇳물로 보일 정도로 자유로워, 안에 오르크 병사들을 잔뜩 태우고 어떤 장애물도 손쉽게 통과할 수 있었으며, 다른 하나는 구리로 만들어진 전투용 기계로 활활 타오르는 불을 가져 전방의 적들을 숨결로 불살라버리거나 짓밟아 파괴할 정도로 강력한 위력을 지니고 있었다. 마지막은 녹은 금속의 기계로 가까이 있는 사물들은 그 열기에 쇠, 돌 가릴거 없이 싸그리 녹아내렸으며 무려 발로그들을 수송하고 전장에 투입할 수 있었다. 그 대신 험지 돌파 능력이 다른 기계들보다 떨어지는지라 철 기계나 구리 기계와 달리 곤돌린 공성전에서 큰 활약을 하지는 못했다.[5] 이들은 발리노르에 도착했다고 전해지며, 투오르는 인간과 요정 둘 중 하나의 삶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받았는데 아내를 따라 요정이 되었다고 한다.[6] 제3차 동족살상 때, 바다에 투신한 에아렌딜의 아내 엘윙을 바다의 발라였던 울모가 바다새로 만들어 보냈고, 그녀가 실마릴을 에아렌딜에게 전했다. 그리고 실마릴의 권능으로 발리노르로 향하는 길에 있는 장애물들을 돌파할 수 있었다.[7] 에아렌딜이 도착한 날은 발리노르의 축제일이라 알콸론데나 티리온의 거주자들이 발마르나 만웨의 궁정으로 가 있어 텅 비어 있었다. 때문에 에아렌딜은 텅 빈 도시를 보며, 순간적으로 발리노르조차 악의 세력에 정복된 것인가하고 절망했다.[8] 이것도 정공법으로 끝낸 것이 아니라 사우론이 밖으로 나와 죽어줘서 끝난 것이었다.[9] 사우론의 가장 뛰어난 능력은 교활함에 더해 외모, 화술, 감언이설 등을 활용해 상대를 속이고 타락시키는 능력이었다. 제2시대 말기 누메노르에 포로로 잡혀갔을 때도 혀 하나로 누메노르 본국을 좌지우지하는 권력을 손에 넣기도 했었으니, 에온웨가 여기에 속아 넘어갔다고 볼 수도 있다. 또한《실마릴리온》의 본문에 따르면 비록 공포에서 비롯된 것이긴 하나 참회하는 마음이 진실이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나온다.[10] 혹은 안도르 섬. 에아렌딜의 차남 엘로스 타르미냐투르가 이 섬에 누메노르 왕국을 세웠다.[11] 훔쳐내긴 했지만 경비병들에게 포위당했는데, 에온웨가 페아노르의 아들들에게 손대지 말라고 하여 보내 주었다.[12] 페아노르가 실마릴을 처음 만들어 세상에 선보였을 때 만도스는 실마릴에 물과 불과 대기의 운명이 있다고 예언했다. 그 예언이 이루어진 셈이었다.[13] xkcd에서 계산한 바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60억)를 최대한 빽빽하게 한 자리에 모으면 로드아일랜드 정도의 면적(4,005km²)인데 경기도 면적은 10,199.7km²다. 만약 전부 인간 크기로 물샐틈 없이 모여있다고 간주한 후 계산하면 최소 15,280,449,438명 이상이다.[14] 발로그 두린의 재앙은 크하잣둠을, 날개 달린 화룡 스마우그는 에레보르를 멸망시켰다.[15] 화룡 스마우그와 크하잣둠의 발로그 두린의 재앙은 단순히 은신처 안에 틀어박혀 있기만 했는데도 그 존재만으로 가운데땅 전체의 정세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을 정도였다.[16] 원문으로는 myriad. 그리스어로 10,000을 뜻하는 말이지만 영어로는 무수히 많은 수를 뜻하는 말이다.[17] 규모가 어떤지 기록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먼 거리에서 빛이 번쩍이고, 대지가 흔들릴 정도의 여파가 요정들에게 보일 정도라면 거의 천재지변으로 볼 수 있을 정도다.[18] 자세하게는 신다린.[19] 특히 사우론과 두린의 재앙, 이 전쟁에서 첫 등장한 날개 달린 화룡들의 위상을 물려받은 스마우그는 제3시대까지 살아남아 가운데땅을 유린했으며, 이들은 반지전쟁이 종결될 때쯤에야 겨우 제거되었다.[20] 엘윙은 신다르의 대왕이었던 싱골의 외증손녀였으며, 싱골이 알콸론데의 팔마리 대왕 올웨의 형인만큼 친족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