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tyrs
1. 개요
파스칼 로지에가 각본을 쓰고 감독한 2008년작 캐나다 호러 영화. 모로코계 미국인 모르자나 알라위와 프랑스 여배우 밀레느 쟝파느와가 주연을 맡았다. 2008년 칸 필름마켓에서 첫 상영되었으며, 2009년 국내에도 개봉했다. 형이상학적인 주제와 극단적인 폭력 묘사로 보는 사람의 심기를 거스르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제목 'Martyrs'는 순교자, 희생양을 의미한다. '천국을 보는 눈'이라는 부제는 마터스라고 하면 뭔 뜻인지 모를 한국 관객을 위해 배급사가 붙인 것 같다.대한민국 등급은 청소년 관람불가. 일본에서는 R15+를 받은 뒤 재심의로 R18+로 상승
2. 상세
알렉상드로 아야의 엑스텐션 이후 2000년대 제작된 일단의 프랑스 호러 영화들은 금기에 도전하는 듯한 강도 높은 폭력과 섹슈얼리즘을 보여주어, 뉴 프렌치 익스티리미티(New French Extremity)라고 불리기도 한다. 마터스는 이러한 경향의 정점을 찍는 영화. 신체 훼손 묘사가 디테일해서 잔인하다기 보다는, 스토리 자체가 불쾌하고 희생자들이 겪는 고통 묘사가 원체 압박적이라 실제 비주얼로 드러나는 것 이상의 잔인함을 느끼게 된다. 단순히 신체 훼손으로만 따지면 호스텔 같은 영화 쪽이 수위가 더 높으며, 마터스는 단지 훨씬 기분이 불편해질 뿐이다. 물론 이는 상대적이라는거지 이 영화에 묘사되는 신체 훼손의 강도도 결코 일반적인 수준은 아니니 관람할 때 주의할 것.이 영화가 보여주는 지독한 고문과 사디즘 성향은 할리우드에서 유행하는 소위 고문 포르노와 비슷하기 때문에 같이 엮이기도 한다. 이에 대해 감독 파스칼 로지에는 "내 영화는 고통에 대한 것이지 고문에 대한 것이 아니다." 하고 반박한다. 대체로 호평하는 쪽은 '폭력은 주제를 담아내기 위한 수단이며, 불쾌함을 통해 무언가 생각할 여지를 던진다.', 악평하는 쪽은 '있어보일려는 척 허세만 가득하지 결국 본질은 선정적인 고문 포르노일 뿐'이라는 반응. 일반 관객뿐 아니라 평론도 이런 식으로 반반씩 갈리는 경향이 있다.
이 영화를 제작하려니 프랑스 메이저 제작사들이 모두 거부했고, 많은 여배우들이 출연을 거절했다. 프랑스 개봉시 18+ 등급을 받았는데, 이 등급을 받았다는 건 실질적으로 극장에 걸지 말라는 얘기나 다름없었기 때문에 제작자 및 프랑스 영화감독 협회, 영화 저널리스트 협회가 일제히 반발하고 나서기도 했다. 프랑스 장르 영화로서 18+ 등급을 받은 최초의 공포영화라고. 감독에 따르면 촬영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의외로 "여배우들이 계속 울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었다고(...) 울지 않는 장면이 별로 없긴 하다.
3. 스토리
한 폐공장에서 누더기를 입은 한 소녀가 울부짖으며 도망쳐 나온다. 루시라는 이름의 소녀는 감금과 반복적인 학대를 당한 것 같지만, 성폭행을 당하지는 않았고 누가 어떤 목적으로 그런 짓을 했는지는 밝혀지지 않는다.고아원에 수용된 루시는 같은 방을 쓰는 소녀 안나와 친해졌으며, 안나는 루시가 흉터투성이에 기괴한 형상을 가진 여인의 환상에 끊임없이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15년 후, 엄마, 아빠, 딸, 아들 네 식구가 단란한 식사를 하고 있는 한 평범한 가정에 성인이 된 루시가 침입해 산탄총으로 이 일가족을 전부 사살한다. 루시는 안나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마침내 그 사람들을 찾아내 죽였다는 것을 말하고, 도착한 안나는 현장을 보고 경악하며, 사람을 잘못 죽인 것이 아닌가 의심을 품는다.
아내 쪽이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본 안나는 도망치도록 해주려 하지만, 이를 알아챈 루시가 아내를 망치로 수 차례 미친듯이 내리쳐 죽인다.
루시는 예의 뒤틀린 괴물 같은 존재에게 공격당해 중상을 입는다. 그러나 안나의 눈에는 나이프로 자해하고 있는 루시만이 보인다. 그 괴물은 어린 시절 함께 갇혀있던 또 다른 소녀를 놔두고 혼자 도망친 데 대한 루시의 죄책감이었다. 안나는 그녀를 괴롭히던 자들은 모두 죽었으니 편안히 쉬라고 말해보지만 소용이 없다. 자신의 악몽을 떨쳐버리는 것이 불가능함을 안 루시는 스스로 목을 그어버리고, 안나의 품 안에서 죽는다.
다음 날, 안나는 현장을 정리하다가 지하 비밀통로를 발견한다. 지하의 한 방에는 두개골에 금속 리벳이 박혔고, 끔찍하게 고문당해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여인이 묶여 있는데 오랫동안 갇혀 있었는지 고통스러워하며 정신을 못 차린다. 안나가 여인을 구출해 상처를 치료해주려는 때, 갑자기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들어와 여인을 총으로 쏴 죽인다.
루시가 총으로 쏴 죽인 가족들 중 아내는 '선생님'[1]이라고 불리는 리더 격 늙은 여인(배우분은 이젠 타계하셨다)의 수하들이었으며[2], 늙은 여인은 안나에게 자신들이 '순교자'를 만듦으로써 사후의 비밀을 탐구하려는 비밀결사이고, 루시도 실험을 위해 납치했던 아이들 중 하나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역사 속에서 사후세계를 체험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의 사진[3]을 보여주며 극한의 고통을 통해 사후세계를 탐험하는 순교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고통을 통해 현실을 초월한 세계에 대한 신비한 통찰을 얻을 수 있고, 이 통찰을 얻기 위해 젊은 여자들을 감금하여 체계적으로 고문하는 것이 이 실험의 요지였다.
붙잡혀 감금당한 안나는 새로운 실험체가 된다. 반복되는 고문 속[4]에 점점 정신의 균형을 잃어가는 안나는 루시의 환영을 본 후 더 이상 공포를 느끼지 않게 된다.
실험은 최종 단계에 접어들어, 안나는 수술실에 매달린 채로 얼굴을 제외한 모든 피부가 벗겨진다. 실험이 끝난 직후 아직 생명이 붙어있는 안나는 무아의 경지에 빠져 마침내 '무언가'를 본다. 흥분한 늙은 여인은 안나에게 본 것을 말해달라고 하고, 안나는 늙은 여인에게 귓속말로 무언가를 얘기해준다.
마침내 신비가 풀렸다는 생각에 기대에 부푼 비밀 결사의 멤버들은 집회를 열고 늙은 여인의 비서가 멤버들에게 곧 여인이 나와 경험을 얘기할 거라고 얘기한 뒤 늙은 여인을 데리러 간다. 늙은 여인은 욕실에서 화장을 지우면서 문 밖의 비서에게 사후세계가 어떤 것인지 알겠냐고 질문을 던지고, 비서는 알지 못하겠다고 한다. 늙은 여인은 계속 궁금해하라 하더니 권총을 물고 자살한다.
4. 리메이크
원작이 흥행에 성공하자 미국에서 리메이크되어 2016년에 개봉했다. 감독은 라스트 엑소시즘의 다니엘 스탬으로 결정되었다. 그런데 제작자가 트와일라잇의 제작자라서 대체 무슨 물건이 나올까 심히 걱정되는 마당에, 스탬이 "원작은 매우 허무주의적인 작품이었지만, 미국판은 어두운 가운데 한줄기 희망을 보여주는 분위기로 갈 것"이라고 인터뷰에서 밝힘으로써 확인사살까지 했다. 그 후 다니엘 스탬이 하차하고 케빈 고츠와 마이클 고츠가 감독하였다.중반부까지는 원작의 스토리를 거의 그대로 따라가지만, 가족의 아내를 죽인 시점에서 루시는 자살하지 않지만 잡혀가서 고문을 당하게 되고, 안나는 생매장 당하지만 간신히 도망쳐 나온다. 결말은 미국식으로 안나가 지하실에 쳐들어가 루시를 구하는 데 성공하나 했으나... 루시는 이미 고문이 완료되어 '넘어가 버린' 상태이고, 안나 역시 멤버들에게 입은 상처 때문에 위태로운 상황의 중과부적 엔딩으로 끝난다. 원작의 전개를 뒤집은 듯한 면도 있는데, 리메이크판에서는 늙은 여인의 비서가 사후세계에 대해 알았다며 권총으로 자살하고 늙은 여인은 안나에게 사살당한다.
스토리를 보면 알겠지만, 원작의 설정에서 뭔가 새로운 것을 보여주거나 한 것은 없고 그냥 친구를 구하러 가는 할리우드 스토리로 만들어버린 데다가, 영화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고문 장면은 대폭 축소되어 1/10도 남지 않았다. 호러보다는 액션 영화에 가까울 정도.
평론가들도 혹평을 했는데, 대표적으로 박평식은 원작에 붙은 가래침이라는 평과 함께 고작 별 반 개를 주었다.
5. 마터스: 잠들지 않는 눈
2020년 작.6. 여담
- 인간은 극심한 고통을 느낄 때 뇌에서 매우 강력한 환각 물질을 분비하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서 '무언가'를 보는 것은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니다.
- 무의식 중에 눈동자가 위로 올라가는 것은 뇌의 활동과 안구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신경이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 한다. 그리고 환각 역시 뇌의 활동 중 하나다. 실제로 마약이나 환각제 등을 복용하면 무의식 중에 저절로 위쪽을 보게 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딱히 위에 뭔가 볼 만한 게 있어서 올려다보는 게 아니라는 뜻.
- MBC 예능 프로그램 능력자들(2016년 7월 21일 방영분)에서 인디밴드 몽니의 베이시스트인 이인경이 공포 영화 덕후로 나왔는데, 웬만한 공포 영화를 안 무섭다거나[5] 명작[6]이라고 칭찬하는 등 강심장을 드러냈지만, 이 영화만큼은 절대 보지 말라며 말렸다. 이 영화를 보고 며칠 동안 괴로워서 잠을 자지 못했다고.
- 파스칼 로지에는 차차기작 베스와 베라 촬영 중, 어린 베라 역을 맡은 아역 배우 테일러 힉슨이 비통함을 나타내며 유리문을 두드리는 씬에서 감정을 더 나타내야 한다는 이유로 테일러 힉슨에게 유리문을 더 세게 두드리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그 와중에 유리가 깨졌고, 이 때 테일러 힉슨은 얼굴에 70여 바늘을 꿰메는 큰 부상을 입었다. 그 후 테일러 힉슨은 감독 파스칼 로지에를 고소했다. 피해 여배우 테일러 힉슨은 이로 인해 평생 얼굴에 흉터를 안고 살아가게 되었다.
- 일본 공포만화 죽은 자의 목소리를 듣는 게 좋을 거야에 등장하는 비밀조직 영도신인회의 리더격 여인은 이 영화의 '부인'의 오마쥬인듯 하다. 생김새도 유사하고 권총을 물고 자살하는 최후도 같다.
[1] 마드무아젤.[2] 이 가족들의 역할이 따로 설명되진 않는다. 초반 가족간의 대화 중 아이들의 진로에 대해 나누는 이야기를 미루어보아 실제 가족일 확률이 크다. 이후 안나가 감금된 후에 고문하는 남자와 여자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가족 중 아내와 남편은 조직의 일원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비밀 조직이기에 정체를 숨기고 있었을 것.[3] 능지형을 당하거나 말기 암에 걸려 고통받는 등 신체적으로 최악의 고통을 받는 와중에도 두 눈이 또렷하게 뜨인 사진들을 보여주는데, 잔인함은 덜하지만 굉장히 기괴하고 섬뜩한 사진들이다.[4] 고문 방법은 어쩌면 평범한(?) 구타인데, 이 영화에서는 구타 장면을 시간에 지나감에 따라 반복적으로 보여줌으로 기분을 더 소름끼치게 만들었다. 영화 중 가장 끔찍한 장면 중 하나.[5] 2002년에 개봉한 일본 공포 영화인 '검은 물 밑에서'에 대해 은지원은 무섭다 했는데 본인은 안 무섭다고(...)[6] MC들이 본인이 생각하는 BEST 3로 선정하라고 했는데 각각 헬레이저 시리즈(특히 1편을 좋아한다고), 사일런트 힐(꼭 보라고 추천했다(...) MC였던 데프콘은 잠 못 든다고 평가했는데...), 기담을 뽑았다. 그 외에도 셔터도 박나래와 함께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