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면 요리를 먹는 유형
영화 내부자들에서의 이병헌[1] |
AKB48 총감독 무카이치 미온 |
면을 입에 넣고 끊어 낸 다음 씹어서 먹지 않고, 흡입하듯 두세 젓가락 만큼 분량의 면을 연속적으로 입에 넣은 뒤 씹어 먹는 방법. 꼭 무리하게 한 번에 흡입하듯이 먹는 방법만이 아니고, 면의 길이감을 살려 후루룩 소리를 내며 먹는 방법 전반을 지칭한다.
이탈리아에서 스파게티를 먹을 때 면치기를 한다면, 똥싸는 소리를 낸다고 해서 매우 경멸하는 시선을 받게 된다. 애초에 스파게티는 국물이 많지 않고 포크로 돌돌 말아서 먹기 때문에, 조금만 신경써도 소리 안 내고 먹는게 어렵지 않은데 어거지로 혐오스러운 소리를 내가면서 면치기를 하니 이탈리아인 입장에선 민폐로 보일 뿐이며 좋게볼리 만무하다. 쩝쩝충과도 다를 바 없는 역겨운 행동을 하는 셈이니 하지 말자.
한국, 일본을 비롯한 동양권 국가에서는 면 요리에 국물을 많이 사용하고 젓가락을 사용한다는 차이점이 있으므로, 소리 내는 부분에 좀 더 관대한 분위기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의 동남아시아에서도, 면을 소리내서 먹는 것을 크게 개의치 않는다.
면치기의 기원을 굳이 따져본다면 중국 당나라 때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본디 생일 기념으로 먹는 면에는 기다란 면발처럼 오래 살라는,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그렇기 때문에 식사 예절 상으로도 면발을 끊지 않고 먹어야 하는 것이며, 면을 끊어 먹는 행위는 장수가 끊긴다는 불경한 행위로 여겨졌기 때문에 면을 잘라서 먹지 않기 위해 생긴 방법이기도 하다. 물론 이것은 면을 끊지 말라는 것이 핵심이다. 후루룩 쩝쩝거리면서 추잡스럽게 먹으라는 말은 어디에도 없다.
오늘날 일본이 면치기에 관대한가 하면 그렇지 않다. 현대에는 누들 해러스먼트[2]나 '스스라'(ススラー, 후루룩충)이라는 용어를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면치기를 혐오하는 성향도 보인다. 일각에서는 일부 제면회사들이 이러한 일본의 전통 문화를 과장해서 상업적으로 이용했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ヌードルハラスメント
특히 이게 미디어에 의해 과장되었다는 설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 면치기를 상업적으로 유행시킨 것이 일본의 TV인데, 2010년대 후반 들어 TV를 거의 보지 않는 젊은 세대일수록 면치기에 대한 혐오가 생기고 있는 경향이 있다. 일본쪽 고민상담판을 보면, 아이들이 요새들어 겸상을 안하려고 해서 이유를 물어보니 면치기하는 소리가 듣기 싫어서라는 대답을 듣고 처음으로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면치기를 하고 있었다는 것을 인식했다는 부모도 있고, 라면집에서 젊은 세대들이 옆 사람 면치기가 듣기 싫어서 노이즈캔슬링 이어폰을 꽂고 식사를 한다는 것도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 유행하고 있다.[3] 또한 2020년 이후 코로나 시국 때문에 타인의 체액을 비롯한 불필요한 것이 접촉하게 되는 모든 것을 혐오하는 성향도 이러한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다. 오히려 면치기를 하는 것이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는 것과 같은 아저씨들이 하는 지저분한 짓 중 하나로 인식하는 등, 젊은 층의 면치기에 대한 이미지는 점점 낮아지고 있는 실정.
또한 일본에서도 면치기는 전통 국수(우동, 소바 등)에만 적용되며 파스타는 서양 요리이므로 소리 안 내고 먹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미 2002년에 제작된 애니메이션 아따맘마에서는 엄마가 파스타 면치기 소리를 크게 내자 "엄마! 엄마가 제일 시끄럽다구요!"라며 아리와 동동이가 소리치는 부분이 나온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면치기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층은 연령이 내려갈수록 높아지는 실정으로, 10대 여성의 경우는 30% 이상, 남성조차 20% 이상이 면치기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출처. 30%면 적은 거 아니냐고 할지 모르지만, 면치기가 논란이 되는 것은 다른 사람과 같이 식사를 할 때 타인에게 불쾌감을 준다는 이유이고, 3명 이상이 같이 식사를 한다면 누군가는 면치기를 싫어한다는 의미다. 즉, 퍼센테이지는 적어보이지만 여러 사람이 모여서 식사를 한다는 전제가 있기 때문에 실제로 면치기가 문제가 될 확률 자체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게다가 70%라고 다 면치기 적극 찬성한다고 볼 수도 없지만, 면치기는 쿨하게 넘어간다고 쳐도 국물이 튀어 상대의 비싼 옷을 더럽히면 큰일 날 수 있으니, 여럿이 모인 자리에선 가급적 자제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대중매체에서는 면치기를 하는 연예인이 정상이고 면치기 안하는 연예인이 오히려 이상한 취급 받거나 핀잔받기도 하는데, 이걸 본 외국인이 한국에서는 면치기 안하면 혼난다며 초면에 이병헌짤처럼 면치기하다간 어색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듯,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다. 재미와 자극적인 엽기코드를 중시하는 대중매체와 실생활과는 다소 괴리가 있다.
위의 '내부자들' 이병헌 면치기 짤을 보면, 극 중 이병헌이 면치기를 누군가에게 교육받고 먹은 게 아니라 그냥 배고프니 '흡입하듯' 먹은 것이다. 배고픈데 한 올씩 깨작깨작 교양있게 끊어먹기보다는, 그냥 원샷하듯 입에 털어넣고 먹는 것인데 그 과정에서 후루룩 소리가 나는 것이다. 보다시피 '쩝쩝'의 면류 버전이므로 극 중 이병헌 역시 공적인 자리거나 어느 여자와 소개팅하는 자리에서 저렇게 먹진 않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딱히 예의를 배워서가 아니고, 게걸스럽게 소리내며 요란하게 먹는 모습이 좀 창피하고 막 국물이 여기저기 튀는 모양새가 창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 이병헌 짤처럼 딱 편하게 츄리닝입고 면치기하는 모습이 맞으므로 대개 면치기를 거슬려하지 않거나 거슬릴 이유가 없는 사람과 먹을 때 또는 혼자 먹을 때 저런다. 반대로 예능과 라면CF에서는 한 올씩 깨작깨작 조신하게 먹으면 자극적이지 않아 맛있어보이지는 않으니, 막 며칠 굶은 사람처럼 폭풍흡입하는 게 시각적, 청각적으로 자극을 줘서 각인시키므로 대개 면치기를 사용한다.
한국에서는 조선의 고종이 왕궁의 공식 행사가 있을 때면 냉면 올리라는 명을 내릴 정도로 냉면을 즐겨 먹었는데 "냉면만큼은 후루룩 소리를 내며 먹어야 맛있다"고 상궁에게 말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다만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것은 아니고, 고종의 마지막 상궁 중 한 명인 김명길이 저서 '낙선재 주변(樂善齋 周邊)'에 남긴 것이다.[4] 고종이 했다는 말을 생각해보면 "냉면만큼은"으로, 이는 본래는 면 요리 전반을 후루룩 소리 내며 먹는 게 상식적이지 않다는 것을 전제한다. 물론 당시엔 라면도 존재하지 않았고 면 요리가 흔치 않았으므로, 냉면을 후루룩 소리내어 먹는 습관이 있는 사람이라면 같은 면류인 라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실, 당대에 면을 후루룩 소리를 내며 먹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었다면 김명길이 그걸 굳이 저서에 특기하지도 않았을 것이며, '낙선재 주변'은 그냥 편견없이 당시 고종의 흥미있는 일화로 소개된다.
제대로 된 면치기를 내세운 팔도라면 CF(1984) |
일본 광고의 영향을 받은 한국 라면 업체들은 끝없이 면치기 광고를 시도했으나 면치기에 익숙하지 않은 대부분 모델들이 좀 후루룩 먹다가 끊는 한계를 보였다. 그래서 1980년대까지 면을 맛있게 보이게 젓가락에 가지런히 널어 보여주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그러다가 1990년대 들어 많은 모델들이 따라하며 라면 광고의 필수 요소로 자리잡기 시작한다.
한국의 대표적인 신라면의 경우 초기에는 소리내어 면을 흡입하긴 해도 끊어먹는 모습도 보이나 '신라면 CF 모음 영상' 5분경부터 면을 끊지않고 흡입하기 시작한다. 4분 54초에는 두 남녀가 후루룩 소리내며 원샷하는 입을 클로즈업해서 보여주며, 6분 16초에는 1990년대 잘나가던 배우 최수종이 후루룩 소리내며 흡입하는 장면이 나온다. 광고주가 아무래도 면이 중간에 끊기는 것보다 계속 후루룩 빨아들이는 모양새가 좋다고 느껴서인지 1990년대부터 서서히 면치기 형태의 광고가 보이기 시작한다. 면치기를 국내에 널리 퍼뜨린 '면치기 장인' 김준현 또한 라면 광고의 먹는 모습이 너무 맛있어 보여 연습하면서 따라하다 면을 끊지 않고 먹게 되었다고 하니 라면 광고가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5]
면치기라는 용어는 맛있는 녀석들 제작진이 창시했을지 모르지만, 애초에 소바나 라면 등을 면을 끊지 않고 소리를 내면서 소위 지금 우리가 면치기라고 불리는 행동은 일본에서는 오히려 맛있게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왔고, 김준현이 면치기라는 것을 방송에서 보여줄때도 이미 많이 알려져 있었다. 그런 와중에 2010년대 먹방의 유행과 함께 김준현이 방송에서 묘기 수준의 면치기를 보여 주면서, 이것이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
면치기 자체는 이미 1980년대 아기공룡 둘리에서 마이콜의 밴드 핵폭탄과 유도탄들이 부른 명곡 라면과 구공탄에서 후렴구에 "후루룩 짭짭 후루룩 짭짭 맛좋은 라면" 가사가 등장할 정도로 역사가 꽤 오래되었다. '후루룩' 가사를 칠 때 마이콜이 그 큰 입을 벌리며 혓바닥을 게걸스럽게 낼름거리는 게 키포인트. 하지만 당시에 마이콜보고 라면 먹을 때 소리낸다는 지적질은 없었고 자연스레 받아들여졌다. 다만 이는 만화니까 소리가 들리지는 않으니 맛있다는 표현을 잘 전달하기 위해서 과장했을 수 있다. 또한 아무래도 과일 먹을 때 조용히 먹는 것보단 아삭 베어먹는 소리와 식감이 맛있어 보이듯, 라면을 먹을 때는 조용히 먹는 것보단 후루룩 거리는 찰진 소리가 맛있어보일 수는 있으니 그냥 소리를 내는게 맛있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음료수CF에서 벌컥벌컥 소리를 내며 "캬~"하는 등 요란하게 마시는 것도[6] 더 맛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 연장선에서 고종의 발언이나 마이콜의 '후루룩' 샤우팅도 논란이 되진 않았다. 어디까지나 '맛있게' 먹는 것을 말한 거지, 식사예절을 말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실제 '면치기' 유행에 큰 역할을 한 김준현도 그냥 자기가 그렇게 먹는게 맛있다고 했을땐 뭐라하는 사람들은 없었다.
이렇듯 면치기가 논란이 된 것은 소리내어 먹는 게 맛있다는 부분이 아니라, 식사예절과 관련된 부분 때문이다. 원래 음식이 소리내어 먹으면 더 맛있게 느껴질 지는 모르나, 남이 보고 듣기에 불쾌할 수 있으니 예절과는 상충되는 부분이 있다. 쩝쩝충이 논란이 된 것 역시 쩝쩝 소리 내어 먹는 게 본인에게는 신경쓰이지 않고 맛있을 지는 모르지만, 타인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기에 문제가 된 것이다. 물론 이런 소리에 무감각하거나 쿨하게 넘어가는 사람들도 있으나, 병적으로 "누가 소리를 내었는가"라며 소리 자체에 매우 예민한 사람들도 있으니, 여럿이 있을 땐 먹는 소리, 음악 소리, 휴대폰 통화 등 어떠한 소음이든 자제해야 하는 것이다. 헌데 면치기가 유행하자 여럿이 먹을 때도 이렇게 먹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고, 또 이들은 "면치기는 괜찮다"며 호의가 아닌 권리처럼 남들 앞에서 당당히 시끄럽게 먹고, 심지어 라면을 먹을 땐 반드시 면치기를 해야 하는 것처럼 강제하는 듯한 분위기가 조성되니 반발여론이 생기기 시작했다.
식사예절 측면에서 면치기는 '후루룩 짭짭' 특성상 소음을 유발하기에 기존의 식사예절[7]과 상충되어 거슬릴 수 있으며, 먹는 과정에서 국물이 튀어 민폐가 될 수 있어 바람직하진 않다. 기사. 물론 '면치기 고수'들은 초보들이나 그렇게 사방팔방 국물 튀기면서 요란하게 먹지, 자신들은 조신하게(?) 면치기를 한다면서 지나치게 위험이 과장됐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우리 개는 안 물어요"와 같은 수준인데, 상대방 입장에선 면치기 고수인지 하수인지 알 수 없을 뿐더러 설사 고수라도 실수는 할 수 있으니 일단 경계해야 한다. 자기가 면치기로 먹는 게 맛있다고 상대방에게 신경쓰이게 한다는 것 자체가 민폐거나 배려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여겨질 위험도 있다. 편하게 입는 집안용 옷도 아니고 티끌 하나도 신경써서 입어야 하는 옷은 면치기가 아니라 다른 음식이라도 조심스럽게 먹어야 할 판이니 사실상 그냥 혼자만의 공간에서, 타인에게 피해를 줄 이유가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만 가능한 행동일 뿐이다.
1.1. 해외
국물이 있는 면요리가 비교적 적은 서양권에선 매우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1.2. 방송에서의 유행
면치기란 용어가 처음 사용된 맛있는 녀석들 54회 우동편 |
유행의 시초는 예능 프로그램 맛있는 녀석들로, 2015년 2월 6일 2회 짜장면 편에서 김준현이 면치기를 선보이면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먹는지 가르쳐 주며 알려지기 시작했다. 다만 처음엔 면흡입 정도의 평범한 표현을 사용했다.
그러다 2016년 3월 4일 54회 일본 우동편에서 김준현이 탄력있는 일본 우동 면발은 먹을 때 면이 얼굴을 탁탁 친다는 점을 강조하자, 멤버들은 면으로 얼굴을 칠 수 있는지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러다 김준현이 우동면을 먹기 직전 김민경이 지나가듯 면치기라면서 두 손바닥으로 얼굴을 때리는 묘사를 하는데 제작진이 이를 놓치지 않고 포인트 삼는다. 정말 면을 후루룩 흡입하면 면이 얼굴을 치는지를 보기 위해 "면치기 Start"라는 자막을 넣었다. 또한 탄력있는 면발이 얼굴을 탁 치는 모습과 효과음을 넣었다. 특히 두번째 젓가락에서 김준현이 "면을 끊지 않는 게 장수의 상징"이라고 하면서 면을 처음부터 끝까지 끊지 않고 먹는 데 성공하고, 그 면이 입 주변을 탁탁 치면서 "이게 바로 면치기다 feat 김면발"이라는 자막이 나온다. 이후 이것을 김준현이 시그니처 캐릭터로 삼으며 대유행하기 시작했다. 영상. 즉, 면(麵)으로 면(面)을 친다는 의미에서 만든 면치기가 면(麵)치기로 정착된 것이다.
처음에는 대체로 신기하다, 맛있어 보인다는 호평을 받으며 김준현 면치기 편집본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였다. 물론 김준현은 면치기를 선보일 때 어디까지나 본인의 '묘기'이자 '장기자랑'임을 분명해했고, 이게 식사예절이라거나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이라고 주장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영자를 필두로 거의 모든 먹방 프로그램 출연자들이 면치기를 해야 하는 뇌절의 영역에 접어들자 2020년대부터는 면치기에 대한 평이 낮아지기 시작했다.
면치기를 장기로 하는 사람은 코미디언 김준현이 대표적이다. 이외에 백종원의 요리비책에서도 면류 요리를 시식할 때에 면치기로 시식한다. 평양 옥류관에서 백지영도 냉면을 면치기로 먹었다. 전소민은 런닝맨에서 이것 때문에 단독 샷까지 나온다. 유재석 또한 유 퀴즈 온 더 블럭, 식스센스 등에서 짜장면, 라면, 칼국수 등의 다양한 면을 면치기로 먹는 모습을 보여줬으며 '유재석의 면치기 3시간' 이라는 제목의 영상까지 따로 존재할 정도.
2015년 수요미식회의 국수 편에서 황교익이 국수를 소리 내 먹는 것은 입술을 자극하기 위함도 있는데, 사실 국수는 입술 자극 음식으로 성감대이지 않냐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2017년 백종원의 3대 천왕이라는 프로에서 70cm 면치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댓글들 반응이 대부분 더럽다, 누가 면을 저따구로 먹냐 등의 부정적 반응들이 대다수를 이뤘다.
백종원은 2018년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에서 소바를 먹을 때 소리를 내는 것이 메밀의 향을 좀 더 느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가느다란 면발을 한 올씩 끊어서 먹는 것보다는, 대량으로 흡입해서 입안에 덩어리째 뭉쳐서 먹는 것이 면발의 향, 식감, 또는 면발에 밴 국물맛을 좀 더 느끼기 용이하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주장들은 일본에서 후루룩 먹는 것에 대한 당위성을 나중에 붙인 것으로 과학적 근거는 없다.
2020년에 뉴욕타임즈가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으로 농심의 신라면 블랙을 선정하여 화제였는데, 미국 라면 시장을 석권한 신라면 블랙의 미국 광고에서도 면치기가 등장한다. 미국 농심 신라면 광고 26초부터 백인남녀가 면치기로 소리내며 먹는 장면이 나온다. 면치기 정의를 어디까지로 봐야 할지 정해진 건 없지만 다만 이 광고에서는 한국에서의 라면 광고처럼 국물이 튈 정도로 후루룩 쩝쩝 소리내는 정도는 아니고, 뜨거우니까 최소한의 소리가 나는 정도이다. 과거 류현진이 LA 다저스 시절 한국에서 찍은 진라면 광고를 미국에 돌아가서 팀 동료들에게 보여줬는데, 어떻게 그렇게 크게 소리내고 먹을 수 있냐며 에티켓이 아닌데 괜찮냐고 놀랐다는 일화가 있다. 서양에서는 파스타를 포크로 먹는 특성상 전통적으로는 면치기가 오히려 결례이며 특히 이탈리아인들이 면치기를 굉장히 혐오한다. 기사. 동양식 면 요리를 먹을 때만 면 요리 특성상 어쩔 수 없이 소리나는 정도에서만 허용된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나마 시칠리아 정도가 어느 정도 허용하긴 하지만 거기서도 국수가 입 밖으로 나와 있는 정도가 허용 범위이다.
2021년 출시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던 하림의 프리미엄 라면인 The미식 장인라면 광고에서는 면치기를 디스한다. '면치기 금지'를 전면에 내세우는데, 이정재가 나와 오직 맛을 위해 진짜 재료로만 승부하는 진짜 라면이니까 면치기 보다는 천천히 음미할 것을 강조한다.[8]
2021년 들어와서는 온갖 예능 프로그램에서 출연자가 면을 먹는 장면이 나올 때마다 '역대급 면치기', '면치기 대결', '면치기의 최강자' 같은 자막을 붙여 가며 일종의 유행이 되었다. 이에 억지 밈이라며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으나, 예능에서는 '시청률이 되니까' 면치기를 지속적으로 내세운다. 만약 반대 여론이 더 심했다면 여론에 민감한 방송사에서는 진작에 면치기를 퇴출시켰을 것이다. 하지만 라면을 조신하게 먹는 연예인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는 반면, 면치기 용어의 원조라는 김준현은 컬트적인 화제를 모으며 컵라면 왕뚜껑의 광고 모델로 발탁됐다. 애당초 라면 같은 국수류 식품의 광고는 예로부터 면을 먹는 소리, 국물 마시는 소리를 시끄러울 정도로 과장하여 TV에 내보낸다. 면치기 소리가 광고를 보는 사람들의 식욕을 돋구고 매출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 때문. 이는 상술한 1980년대 신라면 광고에서도 나올 정도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방송계 또한 자본의 논리에 의해 돌아가는 세계인 만큼, 이러한 연출이 나온다는 것 자체만으로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9]
1.2.1. 논란, 그 이후
본래 음식을 소리내서 먹지 않는 것이 에티켓인 것은 전세계 공통이다. 하지만 한국(8위)과 일본(5위)이 수질 좋은 나라 10위 안에 들어가는 국가이므로 (출처), 요리에 국물을 많이 사용하는 몇 안 되는 국가라는 점도 고려해야 된다. 게다가, 이탈리아의 스파게티보다 동아시아의 면은 길이가 훨씬 길다. 스파게티가 한입에 먹기 좋은 길이인 부분과 비교하면, 동아시아의 면은 장수(長壽)를 기원하며 길게 만들었기 때문에 잘라먹지 않았다. 또한, 동아시아는 음식을 오래 묶어놓을 수 없는 젓가락을 주로 사용하는데 반해 서양권은 포크를 주로 사용하는 점도 있다. 이 때문에 일부러 최대한 조심해서 먹지 않는 이상, 일반적으로는 후루룩 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 조건이 충분한 셈이다. 다만 이를 핑계삼아 면요리를 무조건 후루룩 소리를 내면서 먹어야 한다는 것은 과한 논리로 깔끔하게 먹는 사람들은 입에 들어온 면 이외의 면은 끊어 먹곤 한다. 조용히 먹고자 한다면 이로 끊거나, 젓가락으로 들어올리며 먹는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젓가락질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이라면 모를까, 성인들이 젓가락을 들먹이며 면치기를 당연시하는것은 고집일 뿐이다.
면요리를 먹으면서 면치기를 하게 되면, 면에 배어 있는 국물 혹은 양념이 얼굴과 식탁, 옷의 일부에도 튀기 마련이라 지저분하게 보이게 된다.
그래도 면치기를 긍정적으로 묘사하거나 적당히 권장하는 정도라면 상관없으나,[10] 점차 면치기를 밀어 주는 풍조가 도를 넘어서 남들에게 강요를 하는 수준으로 변질되어 큰 반감을 사고 있다.
일례로 2022년 5월 나 혼자 산다에서도 짜장면을 끊어서 먹은 코드 쿤스트와 관련된 패널들의 반응이 나온 적이 있다. 기사. 또다른 예시로는 동년 8월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도 소리를 내지 않고 조용히 국수를 먹는 이정재에게 왜 면치기를 안 하냐는 식으로 면박을 주는 이영자와 패널들의 모습 탓에 면치기에 대한 갑론을박이 펼쳐지기도 했다. 기사.
상술된 두 사례의 공통점은 미디어가 마치 면을 먹을 때는 면치기를 하면서 먹는 것이 옳다는 듯 면치기를 하지 않고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으며 조용히 식사 중인 사람을 멍청한 짓이라도 저지른 것마냥 연출하였고, 대중들이 그런 연출자들의 태도에 크게 거부감을 느끼고 비판을 가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음식 방송이면 모를까[11], 일상을 보여주는 관찰형 예능에서 상대에게 가스라이팅에 가까울 정도로 반 강요를 하고 이를 방송에 고스란히 내보냈다는 것은 제작진과 출연진들이 '일상생활에서도(적어도 방송에서는)[12] 면치기를 해야 한다', 또는 '관찰형 예능이 일상의 탈을 썼을 뿐, 실제로는 시청자를 의식해 과장된 행동과 연출을 적극 사용해야 하는 방송'이라는 그릇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위의 두 영상은 면치기에 대한 논쟁을 본격적으로 촉발시켰으며 면치기의 인식은 저 영상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급기야 메이저 언론사에서도 이영자로 인해 촉발된 면치기 논란과 면치기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기사화하기에 이르렀다.
- '면치기 먹방' 이대로 괜찮나…"국물 사방으로 튀는데 왜" - 한국경제
- "면치기 안해요?" 이정재 지적한 이영자…이 장면이 부른 논란 - 중앙일보
- 국수 먹을 때 '후루룩', 실례 아닌가?…'면치기' 논란 - SBS TV
지금까지는 어디까지나 취향 갈리는 식습관의 일종으로 참던 사람들도 해당 장면 이후 방송사가 억지 밈을 위해 기본 예절을 무시하는 것이냐며 거센 논란을 샀다. 그 이후 방송계에서 면치기를 밀어주는 장면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으며, 자연스럽게 죽은 유행이 되었다.[13][14]
2. 채색법의 일종
스케치를 하고 선을 따서 그 안의 색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면을 쌓아가며 구조를 만들고 명암을 잡는 화법의 일종. 테(선)가 없다고 해서 무테라고도 한다. 스케치만 따고 면을 쌓는 것은 반무테라고 부른다. 또 반대로 면치기 후에 선을 그리는 방식도 있고 면치기가 하나의 기법처럼 돼서 실력이 좋은 작가들은 복합적으로 사용한다.유명 화가 밥 로스가 주로 사용하는 '웻 온 웻(Wet-on-wet)'과 원리는 비슷하다. 면으로 그리는 그림은 선으로 그리는 것에 비해 정교하게 그리기가 어려워 깔끔하지 않은 느낌을 주기 쉽다.[15] 그런데 단점이 되는게 아니고 그 깔끔하지 않은 면들이 겹쳐 좋은 질감 표현이 된다. 따라서 선으로 그리는 그림과 달리 비교적 빨리 그릴 수 있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소위 '망가체'로 불리는 일본식 데포르메 그림체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주로 서양 실사체에서 드러나며 대부분의 배경 원화에서 이런 방식의 작법을 사용한다.
3. 택견 기술의 하나
손을 앞뒤로 흔들면서 진행하는 택견의 기술.[1] gif에선 나오지 않지만 원래는 잠시 뒤에 너무 뜨거워서 다시 뱉어 버리고 소주로 가글을 한다. 이 부분은 이병헌의 애드립이지만 정작 촬영진은 아무도 웃지 않았다고... 보기에 더럽잖아[2] harassment. 일본에서는 외래어로서 일상적으로 자주 쓰이는 단어다. harassment의 뜻(괴롭힘)에서 알 수 있듯 좋은 뜻으로 사용되는 것은 전혀 아닌데, sexual harassment(セクハラ(세쿠하라), 성희롱), power harassment(パワハラ(파와하라), 직장 갑질을 뜻하는 재플리시) 등의 용례로 사용된다.[3] 위 두 사례에서 알 수 있고 앞에서부터 작성된 내용이지만, 면치기는 단지 쩝쩝대는 것보다는 사회적으로 조금이나마 허용되는 분위기 정도일 뿐 쩝쩝충과 일맥상통하다는 걸 알 수 있다.[4] '낙선재 주변'은 고종 사후 60년 가까이 흐른 1977년 출간된 책이다.[5] 1980년대~90년대에는 인터넷도 없고 케이블 TV도 없어서 달리 채널 선택권이 없어 지상파 드라마 아들과 딸의 시청률이 60%에 육박할 정도로 지상파 채널의 영향력이 컸던 시절이다. 게다가 광고 모델이 당대 유명인들인 것을 고려한다면 한국의 면치기 문화 확산에 지대한 공헌을 했을 것이다.[6] 개그콘서트에서 과거 '마님' 외치던 마당쇠를 소개하며 바가지로 물 마실때 너무 벌컥벌컥 마시다 물의 반은 흘려서 몸에 적신다는 식으로 묘사했었다.[7] 식사예절을 포괄하는 기본예절은 비단 먹는 소리뿐만 아니라 트림 소리, 방귀 소리, 코고는 소리, 부스럭거리는 소리 등 몸에서 내는 어떠한 소음이든 자제해야 하는 것이 대원칙이다.(심지어 반사행동인 재채기나 코를 훌쩍이거나 푸는 소리도 그 소리의 크기가 크면 그 소리를 듣게 되는 타인에게 사과하는 게 기본매너다.) 돈주고 사서 듣는 음악도 타인에겐 소음이 될 수 있어 이어폰끼고 듣는 판국에, 면치기라고 해봐야 결국 '먹는 소리'이므로 타인의 비위를 상하게 할 수 있다. 한국에서 1990년대 후반 유행했던 일본 비평책에 보면 '금지 공화국'이라면서 버스나 지하철에서 휴대폰 통화도 눈치보인다고 소음에 민감한 일본인들을 프로불편러 취급하며 비판하는 대목이 나온다. 당시 한국에선 공공장소에서 남의 눈치 안보고 큰 소리로 당당하게 통화하는 사람이 많았고 그 책에선 그것을 미화했었는데, 어느 정도 타인의 소음에 관대한 한국조차 면치기 소리를 거슬려할 정도면 일본에서는 어떻겠는가. 다만 일본 대중매체에서 억지 밈으로 한국처럼 밀고 있는데, 그래서 만화 짱구에서는 짱구에게 조용히 식사하라면서 자기는 면치기로 요란하게 먹는 엄마를 보여주며 짱구를 통해 모순을 지적하고 비꼬면서 웃음을 안겨주기도 했다.[8] 주목할 점으로 이정재는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해 이영자에게 면치기를 하지 않느냐고 면박을 들은 적이 있다는 것. 자세한 내용은 후술.[9] 논란이 커지기 전까지는 그동안 면 요리를 먹는 방송에서 면치기라는 단어가 한번도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TV방송에서는 면치기가 사실상 관례화되어가고, 그 과장된 행동과 소리는 점점 커졌다. 그럼에도 논란이 되기 전까지 수십 개월 이상 크게 논쟁거리로 이슈화되지 않은 이유는, 적어도 방송에 등장하는 사람들 중에는 면치기 때문에 일반적인 식사예절을 지킨 본인이 겪어야할 이유조차 없는 피해를 받거나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애초에 반대할 타이밍을 놓쳤기 때문에 나중에 반대할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않았던 탓도 있다.[10] 실제로 옛날 어른들의 경우, 지나친 면치기도 싫어하지만 너무 조용히 먹어도 맛없게 먹는다며 싫어할 때도 있다.[11] 예를 들어서 과장되고 맛있어 보이게 먹는 게 중요한 맛있는 녀석들에서 한 출연진이 면치기를 안하고 끊어먹을 때 '그렇게 먹는 거 아니다', '초심을 잃었다'라고 장난삼아 타박주는 장면이라면 시청자들도 크게 문제삼지 않을 것이다. 방송의 컨셉과도 맞고, 당사자들도 함께 웃는 개그성 연출이기 때문.[12] 방송이기 때문에 저런 행동을 했을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방송 특성상 시청자들에게는 대본이었을지라도 원래 가지고 있던 생각이라고 받아들여지기 쉽기 때문에 출연진들 또한 대본 여부와 상관없이 '기본적으로 면치기를 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판단하기 쉽다.[13] 이전엔 매주 예능 하이라이트로 올라오던 면치기라는 단어도 사실상 먹술단 같은 극소수의 인기 없는 웹예능이나 컨셉이라 밀고 가야하는 히밥, 상남자1 같은 유튜버들이 쓰는 것을 제외하면 뜬금없이 살림하는 남자들에서 박서진 남매가 먹는 장면을 올린 정도. 신기할 정도로 금기어가 되었다. 그나마 이후 나오는 면치기들도 편집은 최대한 담백하게, 접시를 입가에 대고 먹는 등 상당히 많이 자제된 모습이 많다.[14] 그나마 2년 뒤인 2024년 부턴 런닝맨에서 유재석이 먹는 것을 보고 제작진이 잠깐 언급한다는 정도까진 넘어가고 있으나, 나혼자산다 채널에서 면치기 하이라이트를 올렸다가 대놓고 욕하는 댓글이 반절을 차지할 정도로 여전히 심각한 혐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15] 프로들이야 깔끔하게 면치기 하는 건 식은 죽 먹기지만 이런 고수들이 모든 작가를 대변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