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망 형태에 따른 도시 분류 | |||
선형 | 격자형 | 방사형 | 방사환상형 |
직교방사형 |
放射環狀型都市 | Ring City
1. 개요
도시 계획에서, 어느 한 지점을 중심으로 도로망이 사방으로 뻗어 나가는 방사형의 도로와, 방사형의 도로과 교차하는 순환형의 도로로 이루어진 원형의 도시를 말한다. 영어로는 '링 시티(Ring City)'라고 하는데, 도시의 모양이 마치 고리를 닮았다는 데에서 유래한 것이다.[1] 근대 도시 계획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방사형 도시에 주변 지역과 주변 지역을 잇는 순환선을 더하여 계승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2. 특징
환상형 도시 건설의 원칙은 아래 3개를 들 수 있다.1. 축, 선, 결절점 등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 전체의 균등한 발전을 이루도록 대중교통 체제를 구축
2. 매력적인 대중교통 가로 조성, 폭 넓은 공공 공간 확보를 위해 대중교통 주변을 고밀 개발
3. 녹지, 번화가 같은 다양한 장소에 쉽게 접근하게 하여 교통량 및 도로 연장 감축, 혼합적 토지 이용 등 입체적으로 활용
2. 매력적인 대중교통 가로 조성, 폭 넓은 공공 공간 확보를 위해 대중교통 주변을 고밀 개발
3. 녹지, 번화가 같은 다양한 장소에 쉽게 접근하게 하여 교통량 및 도로 연장 감축, 혼합적 토지 이용 등 입체적으로 활용
방사환상형 도시는 크게는 두 가지로 나뉜다.
- 한 원형 교차로를 중심으로 형성된 방사환상형 구획이 여러 개 모여 있는 도시
- 도시 전체가 커다란 방사환상형을 이루는 도시
대개 첫 번째 경우는 소규모 구획에 적용되고, 두 번째 경우는 대규모 구획에 적용되므로, 첫 번째 경우는 중소도시에서 많이 볼 수 있고 두 번째 경우는 대도시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이 두 가지가 절충된 모양의 도시도 있다.
첫 번째 경우는 기존의 방사형 도시에 각 지점마다 순환선을 추가한 것에 가깝고, 이렇게 설계된 도시는 호주의 캔버라와 대한민국의 경기도 안산시가 있다. 이 경우에는 대개 간선 역할은 방사형 도로가 담당하고, 순환형 도로는 지선이 된다. 두 번째 경우는 기존의 방사형 도시와는 조금 궤가 다른 것으로, 전자의 경우가 원형교차로를 중심으로 방사형 도로망을 형성한다면, 이 경우는 아예 한 구역을 중심으로 방사형 도로망이 형성된다. 일본의 수도권과 대한민국의 세종특별자치시가 대표적인 예이다.
오늘날 방사환상형 도시라고 하면 대개 두 번째 모양으로 지어지며, 현대 도시 계획에서 가장 많이 채택되는 모델이다. 신도시를 지을 때에는 도시 내 도로망이 완전한 방사환상형을 이루지만, 격자형, 혹은 방사형으로 지어진 도시가 확장될 때는 교외 지역만 방사환상형으로 지어져 혼합된 양상을 보인다. 지도를 보면, 도시 안에서 오래된 지역과 새로 지어진 지역이 눈에 띄게 구별되는데, 대표적으로 충청남도 아산시가 기존 온양시내를 중심으로 이렇게 되어 있으며, 방사형 도시의 효시로 일컬어지는 프랑스 파리 역시 교외 지역은 방사환상형으로 확장되고 있다. 다른 도시와의 교통이 용이하게 되면서 결과적으로는 하나의 도시권을 형성하는 효과도 있다.
또한 교외 지역을 방사환상형으로 계획하면서 순환도로를 짓기도 하는데, 도시 내 이동시간을 단축할 뿐만 아니라, 다른 도시로부터 들어오는 차량이 시내로 바로 들어가지 않고 순환도로를 통해 이동하다가 시내로 들어가거나,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는 방식이라 시내 교통에 부담을 주지 않는 효과가 있다.
방사형 도로보다 순환형 도로에 중점을 맞춰 설계되는 도시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환상형'에 중점을 맞춰 따로 환상형 도시라고 하는 편이다. 어찌 보면 선형 도시를 길게 늘려 원형으로 지은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이 경우에는 도시 중앙부는 아예 광장이나 공원 같은 부지로 만들어 비워 놓고 순환선을 따라 도심을 두기도 하며, 산이나 바다, 강, 호수 같은 지형으로 인해 가용 면적이 줄어들 경우에는 아예 그런 지형을 중심으로 도심을 환상형으로 배치하여 개발 면적을 확장하기도 한다. 전자의 경우는 대한민국에서 2기 신도시에서 많이 적용하고 있는데, 가운데에 호수공원을 두는 식이며, 후자의 경우는 남산과 한강을 가운데에 두고 그 주변부로 확장을 한 서울이나, 왕궁이 도시 중심부에 있는 도쿄가 있다.
다만 방사환상형 도시를 만들려면 가용 면적이 어느 정도 넓어야 하고, 가로·세로 너비가 어느 정도 비슷해야 한다. 만약 도시 부지가 산맥과 하천 사이에 있는 길쭉한 땅이라면 방사환상형 도시를 만들기가 어렵고, 대개는 선형 도시나 격자형 도시로 지어지게 된다. 한국의 3기 신도시들은 대개 이러한 지형 사이에 지어지게 되므로 계획 도로망이 격자형을 띄고 있다.
3. 국가별 적용 사례
3.1. 한국
전통적으로 한국의 도시들은 수당시대의 장안성을 본떠 만든 도성제(都城制)를 따라 격자형 도시를 이루고 있었으나, 현대에 들어서 도시가 확장되는 과정에서 교외 지역 도로망을 환상형으로 구축하기 시작하였다.서울은 시가지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방사형 도로망보다는 환상형 도로망이 먼저 적용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서울특별시가 출범하기도 전인 일제강점기 경성부 시절, 1915년에 24만 명 가량이었던 경성부 인구는 불과 20년이 지난 1935년에 44만 명 가량에 이를 정도로 인구가 폭증하기 시작하였다. 따라서 조선총독부는 1914년에 경기도 고양군으로 편입시켰던 옛 한성부 성저십리 지역을 1936년에 다시 경성부로 편입하고, 그 지역에 신시가지를 개발하는 계획을 세웠다.
이 당시의 계획대로라면 남산을 가운데에 두고 사대문 안-신당동-이태원동-삼각지-원효로-신촌 등의 시가지가 시계 방향으로 배치되는 것이었고, 남산을 둘러싸는 남산주회도로(現 장충단로·이태원로)가 이들 택지를 연결하게 되어 있었다. 뒤이어 제기동-왕십리-한남동-신용산을 연결하는 순환 도로가 계획되었는데, 남산주회도로는 1939년에 완공을 보았으나, 제기동부터 신용산까지 연결되는 순환 도로는 태평양 전쟁의 여파로 끝내 완공을 보지 못 하였다. 이 사업은 해방 이후 혼란기와 6.25 전쟁을 거치면서 거의 20년 가까이 방치되어 있었다가, 1950년대부터 서울 재건 사업의 일환으로 다시 재개되었다.
이렇게 개발된 지역들조차 1960년대에 이르면 몰려드는 인구로 인해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결국 정부는 1963년에 한강 이남과 중랑천 이동, 미아리고개 이북 지역을 서울로 대거 편입하였다. 그리고 사대문 안을 중심으로 교외 지역으로 뻗어 나가는 방사형 도로망을 계획하였는데, 이 일환으로 지어진 도로들이 바로 동작대로·강남대로·송파대로·천호대로 등이며, 순환형 도로망으로는 올림픽대로와 남부순환로가 지어졌다.
철도망으로는 서울 지하철 2호선이 순환선으로 지어졌는데, 방사환상형 도시에서는 대개 방사형 노선들이 먼저 지어진 다음에 그 노선들을 연결하는 순환선이 지어지는 것과는 달리, 서울의 경우는 오히려 순환선이 먼저 지어지고 방사형 노선들이 뒤따라 지어진 것이다. 이는 1970년대 대서울의 장래에 환상형 도시로 발전하는 것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반면, 동시대에 건설된 강남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세부 지역 도로망은 그때까지도 격자형을 고수하였으며, 이 기조는 1990년대까지 이어져 1기 신도시로 지어진 분당·일산·중동·평촌·산본까지 모두 격자형 도시가 되었다. 2000년대 들어서는 한국 신도시의 도로망 형태가 확 달라지는데, 1기 신도시로 지어진 분당과 2기 신도시로 지어진 동탄을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가 보인다. 마찬가지로 그 이후에 지어진 세종특별자치시 역시 방사형으로 건설되고 있다.
3.2. 일본
도쿄도 구부를 보면, 고쿄를 중심으로 마루노우치·아키하바라·신주쿠 등의 지역이 고쿄를 둘러 싸고 있다. 1925년에는 야마노테선의 순환선 형태가 완성되며 이들 지역을 지나가게 되었다.1964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도쿄는 한 차례 대개조 사업을 벌이게 되는데, 이때 나온 구상이 수도고속도로로, 도쿄도 구부와 도쿄의 주변 도시들을 방사형과 순환형으로 연결하는 노선으로 계획되었다. 그 중 순환선인 수도고속도로 도심환상선은 1962년에 완공을 보았다. 이후 3환상 9방사로 계획이 확장되어 도심환상선 이외의 3개의 순환선을 더 짓고, 9개의 방사형 노선을 구축하는 공사가 현재 진행 중이다.
3.3. 중국
한자문화권의 전형적인 도시 계획인 도성제의 유래가 된 나라인 만큼, 대부분의 도시들이 격자형 도시로 지어졌고, 또 각 도시 규모도 예로부터 방대하였기 때문에, 근대에 와서 다 갈아엎고 방사형 도시나 방사환상형 도시로 개조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다.베이징의 경우도 격자형으로 지어진 도시인데, 방대한 면적이 격자형으로 구획되어 있는 탓에, 현대에 이르러 부설한 순환 도로망들조차 원형이 아닌 거의 사각형 모양을 띄고 있다. 현재 5개의 순환 도로가 구축되어 있으며, 옛 베이징성을 중심으로 교외 지역에는 방사형 고속도로망을 구축하고 있다.
3.4. 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은 방사환상형 도시의 시초 격이라고 할 수 있는 도시이다. 빈에는 링슈트라세라고 하여 구시가지를 둘러싸는 순환 도로가 있는데, 본래 빈을 둘러싸던 성곽이 있던 곳이다. 19세기에 이르면 성벽은 화포의 위력이 강해짐에 따라 방어력이 떨어지게 되고, 성벽보다는 참호의 방어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 입증되기 시작하면서 성벽은 도시의 교통 흐름에 방해만 될 뿐인 장애물로 전락하게 되었다.이에 당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제였던 프란츠 요제프 1세는 빈을 둘러싼 성곽과 해자를 해체하라는 과감한 지시를 내렸고, 성곽과 해자가 사라진 자리에는 국회의사당을 비롯하여 각종 관청과 문화 공간, 공원 등의 주요 시설들이 들어섰다. 이 조치로 인해 빈은 세계적인 문화의 도시로 명성을 드높이며 도시 경쟁력을 확보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