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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물방울/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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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와인 스노브3. 12사도 리스트에 대한 비판
3.1. 비판론3.2. 옹호론
4. 작중 오류, 모순점

1. 개요

신의 물방울의 비판점을 정리한 문서.
작품 자체의 문제가 아니지만 신의 물방울이 히트한 후 만화를 현실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작품 속에서 낮게 평가된 술을 부당하게 폄하하거나 잘못된 묘사를 그대로 믿어버리는 일이 많아진 것은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사실적으로 일본인들이 선호하는 프랑스 와인에만 주요점을 두고 작가의 견해가 많이 반영되어 객관적인 평가라고 보기는 어렵다. 괜히 파리 신드롬이라는 게 일본에서부터 시작된 게 아니다.[1]

2. 와인 스노브

작가의 관점은 전형적인 와인 스노브, 특히 그 중에서도 와인이 가장 우월한 술이라며 다른 술들을 깔봐 와인 파시스트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관점과 거의 일치한다.

예를 들어 칸자키 시즈쿠가 '중국 요리에 어울리는 와인을 찾아주는 장면'을 보더라도 작품 속 내용은 '술 취한 주정뱅이 중국집 사장이 와인을 디스한다 → 칸자키 유타카가 친절하게 설명해주면서 중화 요리에 맞는 와인을 찾아준다 → 중국집 사장은 '오... 오오!' 하며 감동'이라는 구성이긴 한데 작중의 상황 자체가 작가의 의도에 따라 설정될 수 있음을 생각하고 '중국집 사장이 먼저 시비를 걸었다'는 부분을 배제한다면 등장인물을 통해 드러나는 작가의 의도는 '중화 요리를 먹으면서 중국술을 마시는 사람들에게도 와인을 먹이고 싶다'는 것, 즉 '와인이 중국술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는 것이 될 수밖에 없다.
김치 편에서도 시즈쿠는 한식은 전통주[2]와 잘 어울리고, 와인과의 궁합을 잘 맞춰봤자 시너지는 없으며, 결정적으로 한식에 빠질 수 없는 김치와 궁합이 맞는 와인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와인은 한식의 퓨전 요리에서나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3]에 정통 한식당을 일본에 런칭하면서 와인을 빼버리려는 한국 회사 사장 김계형에게 반발하며 와인을 들이미는데, 이는 중화 요리와 중국술의 사례처럼 한식을 먹으며 전통주를 마시는 사람들에게도 전통주 대신 우월한 술인 와인을 먹이려 하는 전형적인 와인 파시즘이다.

비록 와인 파시즘에서 시작했긴 하지만, 시즈쿠 일행은 처음에는 김치의 맛에 대해서 비교적 옳은 방향으로 조사해 나간다. 고춧가루마늘에서 오는 매운맛과 다양한 종류의 젓갈이 발효되어 나타나는 감칠맛에 주안점을 두고 마리아주가 되는 와인을 찾아나간다. 그렇게 해서 낸 1차 해답은 스파클링 와인. 분명 샴페인의 기포는 김치의 매운 맛을 부드럽게 해주면서 의외의 궁합이 나올 수도 있어 나쁘지 않다고 적당히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하지만 이 의뢰(?)의 의뢰주 김계형은 "그럼 레드 와인은?"이라는 추가 과제를 냈고, 그라벨로라는 레드 와인을 김치에 추천한다.

하지만 맛이 빠진 일본 현지화판 김치라면 몰라도 진짜 김치는 한국에서도 수십, 수백 종류가 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닐 정도로 종류가 다양하며[4], 재료도 복잡하고 맛도 아주 복잡한 이 음식을 레드 와인과 함께 먹자고 하니 그 실험 결과는 당연히 참담하다. 우선 김치 맛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요소들인 매운맛과 신맛은 와인과의 마리아주에 매우 좋지 않은 특성이다. 그리고 기사에서는 고춧가루와 젓갈, 젓국이 많이 들어가는 남도식 김치가 아닌 서울식 김치라면 괜찮을지도 모른다고 언급했지만 서울-개성배추김치에는 새우젓 외에 조기젓이나 황석어젓도 들어가며 생과 산낙지 같은 해산물도 많이 들어간다. 또한 배추김치의 양념 속에는 기본적인 채와 고춧가루, 젓갈, 다진 마늘 이외에도 생강을 다져서 넣기도 하며, 청각 같은 해조류를 포함한 기타 다양한 재료가 사용되므로 와인과 조합하기에는 맛이 너무 복잡하다. 여기에 돈을 좀 더 써서 한우 양지머리 육수와 채로 썬 , 찹쌀풀까지 사용해서 배추김치를 담근다면 육류+해산물+과일+채소+해조류+전분+발효의 조합이 되어 맛이 더욱 더 복잡해지므로 와인과의 궁합은 안드로메다로 날아간다. 따라서 그나마 젓갈이 아예 안 들어가는 나박김치나 고춧가루까지도 아예 빠진 백김치라면 몰라도 대부분의 김치는 와인과 강하게 충돌할 수밖에 없고, 김치와 와인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

게다가 와인의 경우 궁합이 맞는 범위가 다른 술에 비해 매우 좁기 때문에[5][6] 메인 요리가 있는 서양식 식사와는 달리 밥과 김치, 이나 찌개, 반찬을 한 상에 놓고 먹는 한식과의 궁합은 엄청난 난제가 된다. 이 만화에서는 한식과 와인의 마리아주를 찾다가 얼렁뚱땅 김치와 와인이 어울리는지 결론 내리는 걸로 넘어갔지만. 예를 들어서 무국쌀밥을 말아서 배추김치와 새우, 조기구이와 구운 으로 식사를 한다고 했을 때 와인과의 궁합을 무엇을 기준으로 맞출 것인가? 그리고 어떤 하나를 기준으로 궁합을 맞추었을 때 와인과 충돌하는 다른 반찬은 버릴 것인가? 반주로 드는 술 때문에 오히려 식사를 망치는 주객전도가 발생하기 십상이다.

서양 요리의 경우도 전채로 나온 생선요리나 굴에는 화이트 와인이 함께 곁들여지고, 메인인 고기 요리에는 레드 와인이 나오는 것처럼 코스 요리의 경우 각 단계마다 다른 술을 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심지어 신의 물방울 내에서도 시즈쿠의 어린 시절 일화에서 유타카가 앞 요리에서 마시던 자몽 주스를 다음 요리가 나온 뒤에는 더 이상 마시지 말라(서로의 장점을 방해한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을 정도. 그런데 한국식(한식) 정찬이란 결국 서양(유럽) 요리라 치면 코스 하나가 될 만한 요리들을 한꺼번에 한 상에 내고, 일정한 차례에 따라 먹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대로 번갈아가며 골라 먹게 하는 것인데, 와인 하나로 이 모든 요리에 궁합을 맞추겠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야욕이다. 정 '한식에 어울리는 와인'을 찾고 싶으면 몇 종류의 와인을 역시 한꺼번에 내고 '매운 요리를 먹은 다음에는 이거, 고기 요리를 먹은 다음에는 저거, 생선 요리를 한 입 먹고는 요거 하는 식으로 번갈아가면서 마시세요'라고 하는 쪽이 말이 될 것이다.

레드 와인의 경우 진판델, 메를로나 시라 등 궁합이 나쁘지 않은 품종이 한정적이며, 화이트 와인이 레드 와인보다 궁합이 나쁘지 않은 경우가 많으나 화이트 와인이라도 김치, 젓갈, 장류와 충돌하지 않는 와인은 정말 드물다.[7] 그러므로 김치, 젓갈, 장류가 거의 빠지지 않고 모든 반찬을 한 상에 차려먹는 한식에는 청주, 증류식 소주, 막걸리한국의 전통주를 곁들이는 것이 음식과 술의 맛을 모두 살리는 올바른 궁합이다. 일본주나 맥주도 괜찮던데[8]

한국계로서는 최초로 마스터 오브 와인 자격을 따낸 지니 조 리와인과 서양 음식이 만나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지만 한식은 그 자체로 풍미가 충분하기 때문에 그 특성이 유사한 것끼리 그룹 지은 후 와인과 서로의 특성을 해치지 않는 수준에서 궁합을 맞춰야 한다며 한식과 와인의 매칭은 서양 음식과는 다르게 보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미쉐린 가이드 3스타를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계속 유지한 한식의 끝판왕인 한식당 라연의 책임 지배인 겸 소믈리에도 한식에는 전통주가 가장 잘 어울린다며, 한 가지 맛에 집중하는 코스 요리에서 한식과 와인을 페어링한다.

허영만 화백의 식객에서는 사실상 대놓고 '신의 물방울'이라고 말하지는 않지만 이 부분을 정말 제대로 깠다. 다만 김치가 아닌 불고기와 어울리는 와인을 찾는 게 내용이었지만.[9] '반드시 비싼 와인이 좋은 것은 아니다. 식사 시의 와인은 음식을 받쳐주는 역할을 할 뿐, 주인공은 언제나 식사 그 자체다.' 이 두 줄로 요약된다. 식객 89화 '불고기 그리고 와인' 편을 보면 잘 드러난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오크통 숙성을 하든 안하든 와인에는 철분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날 어패류의 비린 맛의 원인인 트리메틸아민과 섞이면 비린내를 강조한다! 이 점에서 샤블리 지역의 토양에는 굴 껍질이 다량 퇴적되어 있어서 굴과 어울리네 어쩌네 하는 작가의 주장은 완전히 헛소리다. 토양이 뭐건 간에 철분은 철분이니까...[10] 에탄올 원료가 이건 보리감자고구마, 과일이건 간에 술 마시면 취한다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그리고 장류나 젓갈류 같은 발효식품은 기본적으로 매우 강한 향을 가지기 때문에 와인과 어울리기 힘들다. 그 사례로 캐비아를 들 수 있는데 캐비아에는 어울리는 와인이 없어서 보드카와 곁들여진다.[11]

이렇게 와인과 김치의 궁합을 맞추는 것이 불가능한 것처럼 서로 다른 문화권의 술과 음식이 어울리는 조합을 발견하는 게 쉽지 않다. 와 와인이 어울리기 힘든 것처럼 치즈청주, 소주도 안 어울린다. 가끔 문화권을 뛰어넘는 환상적인 조합이라는 게 나오기도 하지만 수천 년에 걸쳐 형성된 문화적 동질성이라는 게 그렇게 가벼운 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런 조합의 대부분은 음식과의 궁합을 크게 가리지 않는 곡주들이 차지한다. 따라서 요리 쪽 인사들에게도 김치(를 비롯한 한식)와 와인의 조합은 끊임없는 과제인데 이런 무리수를 통해 작가의 음식에 대한 식견이 키보드워리어에 가깝지 풍부한 이해를 가진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드러내고 말았다.

맛의 달인에서도 와인 만능론자들을 가루가 되도록 까는 에피소드가 있었다. "전통주? 웃기지 말고 문화인답게(?) 와인이랑 마시라고!"라고 아무 데나 와인을 강요하는 자들에게 그 나라 전통 음식은 그 나라 전통주와 제일 궁합이 좋다는 것을 가르치는 에피소드였는데, 신의 물방울 작가에게 추천하면 좋을 듯하다. 참고로 맛의 달인 초반부에서도 김치에 대해 관한 에피소드가 나왔었는데 그때도 신의 물방울보단 김치에 대해 매우 잘 설명했다. 전통주라는 것은 그 나라의 음식 문화와 더불어 수천 년 이상 맛을 맞춰온 물건이다. 당연히 그 나라의 음식은 그 나라의 전통주와 궁합이 잘 맞을 확률이 가장 높다. 기름에 볶거나 돼지고기를 많이 쓰는 중국 요리에는 도수가 높고 곡물 자체에서 우러나는 향긋함이 있는 고량주가 기름기를 씻어내려주고 느끼함을 잡아주어 잘 어울린다. 여러 음식을 한 상에 올리고 냄새가 강한 발효 음식이 많은 한국 음식이나, 비린내가 많은 생선이 주로 올라오고 맛이 짜고 단 일본 요리에도 청주나 사케가 잘 어울리는 것은 당연지사. 사실 와인도 생산되는 지역의 향토 요리와 궁합이 잘 맞는다. 육류의 소비가 많고 일품(a la carte) 요리 위주로 발달한 서양 요리에서는 와인과 궁합을 맞추기가 쉬운 것 뿐이다.[12]

뭐 작가 자신이 각각의 대상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 나름의 새로운 시도겠지만 상기된 특성들에 대해 생각해 본다면 작가는 중국이나 한국의 식문화에 대해서 잘 모른다(...) 결국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무조건 와인이 최고라고만 주장하는 주장하는 전형적인 속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이래저래 빠가 까를 만든다의 한 예가 되어가고 있다. 아예 이원복은 자신의 와인 관련 만화 초장부터 신의 물방울에서 자주 나오는 묘사와 와인 한 모금 마시고 내력을 맞추는 것을 깠다. 참고로 그게 아예 불가능한 건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설령 그런다 해도 굉장히 잘난 체하는 것으로 보이거나 오히려 역공을 당하기 십상이라고.[13] 실제로 현실에서 Master of Wine 타이틀을 보유한 전문가들이 와인 시음 하는 모습을 보면 전문가답게 한 모금만으로도 와인의 포도 품종이나 특징, 퀄리티를 단번에 캐치하고 적절하게 설명하는 모습을 볼 수 있지만 신의 물방울에서 묘사되는 것 마냥 몇년도에 양조한 무슨 와이너리의 와인이며 어떤 이력을 가졌는지 죄다 때려맞추는 모습은 심각한 만화적 과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3. 12사도 리스트에 대한 비판

3.1. 비판론

12사도에 대한 비판 중 하나는 과도하게 프랑스 와인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지나친 고가 와인들 위주로 소개되어 와인에 대한 왜곡된 환상을 일반인들에게 심어주었다는 것이다. 12사도 와인 중 프랑스 와인이 8개에 달하며 이탈리아 2개, 스페인 1개, 미국 1개 순이다.

가성비가 좋고 일반 애호가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신대륙 와인(남미, 호주, 뉴질랜드, 남아공 등)들이 거의 소개되지 않았다는 점이 저자의 와인 파시스트 관점을 보여주는 것이란 비판을 받았다. 지역으로 보면 프랑스 보르도와 부르고뉴 와인이 각각 3개씩 선정되어 저자의 보르도/부르고뉴 와인에 대한 편애를 엿볼 수 있다.

첨언하자면 가성비와 상관 없이 신대륙인 미국의 경우 막강한 자본과 기술을 앞세워 프랑스나 이태리 등 와인 강국을 따라잡아 이미 메이저 와인 생산국이며 나파 밸리에선 프랑스의 1등급 그랑크뤼에 필적하는 고급 와인을 생산되고 있다. 미국에게 프랑스가 탈탈 털린 파리의 심판 테이스팅이 대표적인 예시다.

일부 팬들 중 신의 물방울 12사도 와인들을 시음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와인들을 모두 마시려면 단순 계산으로만 수천 만 원이 소요된다. 위에 표시된 가격은 해외 평균 경매가로 시간이 갈수록 가격은 비싸지고 있으며, 국내에서 저 와인들을 구매한다면 해외 배송비, 유통 마진과 68%의 주류 세금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가격보다 더 큰 문제는 돈이 있어도 구하기가 어려운 와인들이 많다는 것. 예를 들어 제1사도 조르주 루미에의 레 자무뢰즈와 제10사도 로베르 시뤼그 그랑 에셰조는 연간 600병밖에 생산하지 않고 대부분 프랑스 내수로 소비되므로 한국에서 구하기 매우 힘든 희귀품에 속한다. 수집가들의 타겟이 된 컬트 와인 제7사도 시네콰논 역시 연간 3500박스밖에 생산하지 않고 사전 예약된 사람들에게만 판매되므로 일반인들은 구경하기조차 힘들다. 제12사도 샤토 디켐은 연간 10만 병을 생산하지만 워낙 고가인 데다가 만화에 등장한 1976년 산은 무려 40여 년 전에 양조된 것이므로 현재는 입수하기가 매우 어렵다.

결국 12사도 와인들의 이러한 설정은 와인에 대해 대중들에게 환상적인 느낌을 심어 주어 만화의 성공 요인이 되기도 했지만 동시에 비싼 와인에 대한 왜곡된 숭배라는 비판의 대상이 된다.

3.2. 옹호론

상기의 비판론은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구대륙 와인, 특히 프랑스 보르도와 부르고뉴에 편중된 리스트다.
2. 신대륙 와인이 과소평가 되었다.
3. 가성비를 무시하고 너무 고가의 희소성 높은 와인들을 골랐다.
4. 이 때문에 사람들에게 고가 와인에 대한 과도한 환상을 심어주었다.
  • 1과 2에 대한 대한 반론
    만화 전체를 놓고 작가가 프랑스빠라고 비판하는 것은 납득할 수 있지만, 12사도에 한정하여 놓고 볼 때 남미, 호주, 뉴질랜드, 남아공 와인들이 소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판한다면 그것은 부당하다고 말할 수 있다. 와인 좀 마셨다는 애호가들에게 당신의 인생 와인 12개만 꼽아보라고 한다면 그 중에 뉴질랜드와 남아공 와인이 몇 개나 들어갈 수 있을까? 신대륙 와인이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여 품질 면에서 프랑스 와인 뺨칠 정도의 수준이 되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고급 와인 시장에서 프랑스, 특히 보르도/부르고뉴/샹파뉴의 지위와 아성은 그렇게 손쉽게 폄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일례로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는 저서 'The Greatest Wines'에서 세계 유수의 와인 양조장을 157개 선정하여 소개하고 있는데, 절반이 약간 넘는 81개가 프랑스 양조장이다. 프랑스를 제외한 구대륙 국가는 이탈리아 22개, 독일 8개, 스페인 6개, 오스트리아 5개, 포르투갈 3개이며, 신대륙 국가는 미국 23개, 호주 8개, 아르헨티나 1개다. 칠레, 뉴질랜드, 남아공은 아예 없다. 만일 157개 양조장을 국가 비율을 유지한 채 12개로 축소한다면 프랑스 6개, 이탈리아 2개, 미국 2개, 독일 1개, 호주 1개 정도가 될 것이다.

    로버트 파커는 미국 와인에 호의적이었고 부르고뉴의 평가에 인색했던[14] 미국인 평론가인데, 반대로 프랑스에 호의적일, 프랑스인이 선정한 와인 리스트는 어떨까? 실비 지라르-라르고스가 저술한 '전설의 100대 와인(100 Vins de Légend)'에서는 최상급으로 인정 받는 와인 100개를 소개하고 있는데 그 중 프랑스산이 71개다. 그 외에는 미국 10개, 이탈리아 5개, 스페인 4개, 독일 2개. 이것만으로 92개이며 헝가리, 포르투갈, 레바논, 남아공, 뉴질랜드, 캐나다, 호주, 칠레가 각 1개.

    소위 고급 와인 시장에서 구대륙, 특히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지위는 견고하며 신대륙 중에서는 유일하게 미국이 고급 와인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존재감을 갖지만, 프랑스와 대적할 수 있는 정도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개별 와인의 맛이 대적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고급 와인 시장에 안착한 와인의 가지수나 시장 지배력면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전문 와인 평론가나 저널리스트가 우수 와인 리스트를 뽑아도 프랑스산이 50~70%가 되는 마당에 만화 속 12사도 리스트의 67%가 프랑스산이라는 이유로 비판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된다.

    12사도 리스트를 지역별로 분해해서 보면 다음과 같다.

    국가 지방 타입 수량

    프랑스 보르도 드라이 레드 2개

    프랑스 부르고뉴 드라이 레드 2개

    프랑스 드라이 레드 1개

    프랑스 부르고뉴 드라이 화이트 1개

    프랑스 보르도 스위트 화이트 1개

    프랑스 샹파뉴 스파클링 1개

    이탈리아 피에몬테 드라이 레드 1개

    이탈리아 토스카나 드라이 레드 1개

    스페인 카탈루냐 드라이 레드 1개

    미국 캘리포니아 드라이 레드 1개


    뜯어놓고 보면 이해가 안 가는 지역 배분이 아니며, 여기에서 지역적 안배를 더 해야 한다면 스위트 와인 자리에 보르도 소테른 대신 독일 모젤이나 헝가리 토카이를 넣고, 보르도나 부르고뉴 레드를 1개 빼고 호주 레드를 넣거나 레드 대신 화이트를 보강해서 미국 나파 밸리 샤르도네를 넣는 것이 나을 것이다. 이렇게 해도 프랑스산이 50% 이며 남미, 남아공, 뉴질랜드가 설 자리는 별로 없어 보인다.
  • 3에 대한 반론
    작중 내용상 12사도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자.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가 임종을 앞두고 자신의 와인 인생을 회고하며 남긴 유언 속에서 '나에게 있어 와인이란 무엇인가'를 12조각으로 나누었을 때 그 각각을 상징하는 와인이 12사도인 것이다. 여기에서 중시되는 것은 각 와인들이 지닌 향미의 고유한 개성과 역사/문화적 상징성이지 가성비나 접근성 같은 것은 애초에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 4에 대한 반론
    작중 내용상으로도 어디까지나 작중 인물(칸자키 유타카)이 자신의 인생 속에서 꼽은 12가지 와인일 뿐이며 그것이 절대적으로 최고의 와인이라는 식으로 묘사된 바도 없다.
    '전설적인 완성도를 보여주는 와인은 다수 있으나, 내가 선택한 12병의 사도들은 완성도를 다투는 것이 아니다.'

    - 작중 칸자키 유타카의 유언장 中


    '나의 12사도를 고르는 날이 온다면, 난 반드시 이 라 카사를 그 안에 포함시킬 거야.'

    - 제30권에서 토미네 잇세가 제 9사도[15]를 찾는 과정에서 카파르초의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라 카사' 1985년산을 마신 뒤


    '와인의 세계에 절대적인 답 같은 것은 없어. 어쩌면 와인을 사랑하는 사람의 수만큼 '신의 물방울'도 존재할지 모른다네.'

    - 속편인 신의 물방울 최종장 마리아주 제25권에서 다니엘[16]의 대사

    12사도와 신의 물방울이 절대적인 고급 와인이라는 식의 묘사는 된 적이 없으며, 작품 속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와인이란 지극히 개인적인 감성으로 즐기는 것임을 일관되게 묘사하고 있다. 이런 작가의 의도를 독자가 오독하여 12사도에 대해 과도한 환상을 품었다고 해서 그것까지 작가가 책임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4. 작중 오류, 모순점

  • 사도를 찾을 때 꼭 시련을 겪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사도를 찾아낸다. 가장 심각한 문제. 작중 스토리가 12사도 내내 똑같은 틀에서 진행되어 매우 진부하게 느껴진다. 시즈쿠 기준으로 사도 출제 - 출장 or 머리 식힐 겸 밖으로 - 어이쿠 이런 문제가 새로 생겼네 - 사도를 찾았다! 식의 스토리. 이것이 매번 반복되니 중반부로 접어드는 6, 7사도에서 독자들이 염증을 느끼고 신의 물방울 열풍도 꺼지고 동시에 신의 물방울 등장 버프를 두른 몽페라, 샤스 스플린과 같이 폭리를 취하던 하급 퀴베들의 가격 거품도 꺼져버렸다. 이 문제점은 후속작인 신의 물방울 최종장 마리아주에서도 그대로 존재한다.
  • 또한 그렇게 찾은 사도를 가지고 승부에 임할 땐 절대로 미리 마셔보지 않고 승부에 임하는데, 문제는 승부에서 패배하는 과정을 보면 미리 마셔봤으면 지지 않았을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17] 안 그래도 똑같은 클리셰가 반복되는 사도 승부에서 미리 마셔봤더라면 저지르지 않았을 잘못을 40여 권 내내 반복하고 있으니 독자 입장에선 속이 답답할 노릇. 그래도 1사도 승부에선 시즈쿠는 와인 초보자인 자신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시험해보기 위해서, 잇세는 자만심 때문에 미리 마셔보지 않고 승부에 임하는 게 묘사되어 하나의 만화적 장치로 작동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처음 마셨을 때의 감동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미리 마시지 않는다고 스리슬쩍 이유가 바뀌는 데다 이 이유조차 제대로 묘사되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묘사가 정확히 되었더라도 저 논리 자체가 말이 안 되는 논리라는 것. 물론 와인을 떠나 모든 경험에 있어 처음으로 접했을 때만 느낄 수 있는 무언가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단순한 감상을 넘어 어떤 대상을 제대로 이해하고 표현하고자 한다면, 당연히 계속 경험을 하면서 익혀나가야지 처음 접했을 때의 감동만으로 무언갈 표현하려 한다는 건 지독한 오만이다. 사도 승부처럼 와인을 완벽히 이해해야 하는 승부에 임하는 자세가 아님은 당연하고, 작중에서 주야장천 외치고 있는 '와인은 마셔봐야 아는 것'이란 말과도 모순되는 행동. 그런데 이런 행동을 주인공이란 작자 2명이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으니... 특히 시즈쿠는 몰라도 잇세는 이미 수많은 와인을 마시면서 사도로 추정되는 와인도 마셔봤을 거라 기상천외한 행동들로 자기가 마셔본 사도를 추측한다고 나오는데, 그렇다는 건 어차피 잇세는 이미 마셔본 상황이라 첫 감동은커녕 그냥 생고집이라는 것(...)
  • 혼마 쵸스케는 중국의 술 문화와 와인을 비교하며 '고급 와인은 고가에 거래되지만 소흥주(사오싱황주)가 몇 천 만 엔에 팔린 적이 있느냐' 며 중국 술 문화를 폄훼했지만 2010년 6월 1959년산 마오타이주가 103만 위안(한화 약 2억원)에 경매에 팔리는 일이 있었다. 유럽2차대전 이후 안정기를 맞은 반면 중국은 문화대혁명을 위시한 격동의 현대사+공산주의 크리를 맞았다. 즉 중국 내 고가의 사치품에 대한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경제력과 자본주의 시스템 및 대외 홍보력이 부족했기에 중국 술의 가격이 늦게 올라온 것이지 결코 중국 술이 열등한 술이 아닌 것이다. 참고로 소흥주는 와인처럼 양조주이고, 마오타이증류주다. 혼마가 틀린 말을 한 것은 아니지만, 이런 말을 꺼내는 발상 자체가 중국의 술 문화에 대해서 완전히 무지하다는 증거다. 중국술 항목에 나와있지만 애당초 황주백주는 재료부터 다를 뿐만 아니라 황주 자체가 전형적인 서민의 술이고 처음부터 고가의 제품 자체를 만들지도 않는 술이다. 물론 소흥주는 황실에 진상된 적도 있고, 현재도 중국에서 명주로 대접 받는 술이긴 하지만[18] 황주는 막걸리처럼 술을 빚고 짜내서 그걸 숙성시켜 만드는 지극히 서민적인 술일 뿐이다. 맛이 너무 좋아서 탈이지. 포도 썩은 물 따위 훗 더구나 대륙의 기상을 감안한다면 소흥주조차 중국 일부 지역에서 생산해서 중국 일부 지역에서 먹는[19] 술일 뿐이다. 증류라는 것이 꽤 후대에 나온 기술이라서 현대 이전에는 압도적으로 증류주가 발효주보다 비싸고 고급의 대접을 받았고, 지금도 일반적인 가격을 두고 따지자면 와인은 위스키보다 가격이 떨어지며, 초고가 라인으로 들어갈 경우에도 일반적으로 싱글 몰트 위스키나 코냑, 마오타이 심지어는 일부 데킬라가 샤토 디켐 같은 고가 와인보다 비쌀 확률이 높다.[20] 와인 스노브들은 1945년 로마네 콩티가 6억에 팔렸다고 뿌듯해하며 다른 술들을 깔보는데, 진짜 전세계에서 가장 비싼 술은 한 병에 17억원더 맥켈란 1926이다. 그렇다고 위스키가 와인보다 무조건 우월한 술이라 볼 수 있을까? 술의 맛과 가치를 가격으로만 판단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인 것이다.
  • 작품이 30권대에 도달하면서 계속해서 소믈리에가 아니거나 와인에 대한 경험이 부족할 경우 와인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표현이 나온다. 예를 들면 같은 와인을 마셔도 소믈리에는 영화 한 편을 본 느낌인데 일반인은 단편적인 풍미나 맛으로밖에 표현하지 못한다는 식. 하지만 작품 초기에서는 지속적으로 누구든 감동할 수 있고 누구든 마실 수 있으며 누구든 볼 수 있다라는 식의 세계관을 고집해왔던 걸 생각해보면 굉장한 모순. 마찬가지로 작품 초기에는 엑스트라 수준의 캐릭터들이 나서서 와인을 마시고 신세계 또는 허세질을 경험하는 맥락의 에피소드가 굉장히 많았다.
  • 작품 초기에는 로버트 파커 Jr.와 천지인이 계속해서 사용되고 인용되는데 30권대에 들어서는 그런 거 없다. 심지어 칸자키 유타카마저 좋은 와인은 천지인이 합쳐져야 나온다는 식[21]으로 진행되던 작품 초기와는 다르게 20권대 후반에 들어가면서는 아예 그런 식의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 물론 주변인물들이 하나같이 천지인을 외치는 것도 같이 그만 두었고. 다만 로버트 파커 인용은 아무래도 저작권 문제[22]가 있으니 추가 언급을 일부러 자제하는 듯하다. 실제로 후반부 묘사를 보면 로버트 파커임에도 "모 평론가가 높은 평가를 줬다"고만 언급되며 실명 거론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 일부 와인들에 대한 지나친 간접광고. 시도 때도 없이 일본 와인들이 등장한다. 일본 와인들도 이제 마실 만해! 라는 국뽕이 잔뜩 깔려있지만 실제로 마셔보면 도무지 마실 수가 없는 게 지천에 깔려있다. 한 번 정도 지나가는 스토리로 나오는 건 모르겠지만 남아공, 오스트리아, 독일, 프로방스, 랑그독 같이 잘 알려진 비 메이저 산지들도 제대로 안 다룬 만화에서 심심하면 일본 와인들이 등장한다는 건 넌센스이다.
  • 14권과 16권에서 시즈쿠는 자신이 '82년산' 페트뤼스를 맛본 적이 있다고 말하나 실제로 시즈쿠가 마셔본 페트뤼스는 70년산이다. 시즈쿠가 마신 82년산은 샤토 무통 로실드이다.
  • 13권에서 시즈쿠가 과거에 부쇼네였던 '살롱' 을 마신 적이 있다고 진술하나 시즈쿠는 살롱을 마신 적이 없다. 시즈쿠가 마신 것은 부쇼네였던 샤토 디캠이다.
  • 한국 편에 등장하는 김계형은 삼계탕고추장을 풀어먹는다. 물론 개인 취향에 따라 고추장을 풀어 먹을 수도 있겠지만 본 작품에서는 (작가가 고추장과 다대기를 같은 것으로 여겼는지) 마치 삼계탕에 고추장을 풀어먹는 것이 일반적인 양 표현해놓아서 문제. 모 신문에서는 이 장면을 두고 작가가 한국 음식에 대한 천박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며 매우 깠다.
  • 미야비와 세라는 이미 여러 차례 만난 적이 있고, 특히 10권에서는 같이 행동하며 신경전까지 벌인 경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25권에서는 마치 처음 만나는 사람들처럼 서로 통성명을 한다(...)


[1] 사실 일본인들의 프랑스 와인에 대한 사랑은 작가가 활동했던 거품경제 시절에 절정을 이루었으며, 롯폰기에서는 돔페리뇽과 로마네 콩티를 섞어서 폭탄주로 즐기는 일이 잦았던 시절이었다.[2] 희석식 소주와 한국식 맥주도 같이 언급되지만 둘 다 정상적인 품질의 술이 아니므로 논외로 치고.[3] 후술되겠지만 미슐랭 3스타 한식당에서도 비슷하게 하고 있는 정석이다.[4] 당장 쉽게 먹는 배추김치만 하더라도 지역에 따라 들어가는 재료와 김장법이 제각각이다. 그 밖에도 깍두기, 오이김치, 파김치, 동치미, 나박김치, 검들김치 등등... 세다가도 지친다.[5] 우선 강한 과일향. 이것만 해도 당연히 매치업이 안 될 음식이 많다. 물론 과일향도 과일향 나름이라 배나 매실 향 위주인 한국의 전통주는 한식과 아주 잘 어울린다. 이는 두 과일 모두 한국 요리의 양념에 자주 사용되는 과일이기 때문으로, 양념 갈비불고기용 양념에 단맛을 내고 연육을 위해 배를 갈아넣거나 매실청을 넣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다.[6] 와인의 가장 큰 장점이자 매력 포인트 중 하나가 바로 맛이든 향이든 개성적이고 강한 풍미이다. 그런데 거꾸로 보면, 풍미가 강하고 개성적인 만큼 다른 음식과의 궁합을 맞출 수 있는 범위는 좁아질 수 밖에 없다. 다른 술과는 달리 와인의 경우 유독 마리아주 개념이 강조되는 것 역시 어지간한 음식하고는 다 대강 맞출 수 있는 경우가 많은 곡주류에 비해 고유의 향과 맛이 강조되는 와인(특히 고유의 풍미가 더더욱 강조되는 고급 와인)의 경우 궁합이 맞는 요리의 법위가 좁고 궁합이 나빠 오히려 서로의 맛을 해치는 음식의 범위도 넓기 때문에 '이 와인은 이 음식과 함께 즐겨야 좋습니다'를 중요시하게 되는 것이다.[7] 일본인 소믈리에 타사키 신야는 "깊이 있는 감칠맛 나는 레드 와인은 한국 요리와도 어울린다"라고 주장하는데, 대부분 단품(감자탕, 비빔냉면, 산낙지+고추장 등)과만 조합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게다가 방송을 잘 보면 결론은 한국 요리 전체라기 보단 고추장과 잘 어울린다에 가깝다.[8] 취소선이 그어져 있긴 하지만 어쨌건 과실주가 아니라 곡주라는 것에 공통점이 있다. 과일향 자체는 문제가 아닌데, 전통주나 사케의 과일향은 각각 한식과 일식에 어울리는 과일향이기 때문이다. 맥주의 경우 대부분의 별 문제가 없으나 초콜릿 같이 달콤하고 바닐라 향을 풍기는 임페리얼 스타우트는 아예 어울리지 않고, 시트러시 향이 강력한 미국식 IPA는 기름진 부침개 같이 궁합을 맞출 수 있는 음식이 한정되어 있다. 사케와 한식은 큰 문제는 없으나 장기숙성된 고슈 정도가 아니면 술이 음식에 묻히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며, 모던 계열의 사케는 향이 음식과 충돌할 수 있다.[9] 여기서 나오는 와인이 마시 캄포 피오린으로, 가격은 4~6만원대로 비교적 저렴한 편에 속한다.[10] 프랑스에서 굴을 먹을 때 샤블리를 곁들이는 경우가 많지만 이것도 취향을 타는 데다 산도나 풍미, 오크통 숙성 여부, 그리고 굴의 맛(우리나라 굴은 서양의 굴에 비해 맛이 기름지고 진한 편이라고 한다.) 등의 요소에 따라 잘 어울릴 수도, 입만 버릴 수도 있다.[11] 근데 사실 캐비어는 그 풍미를 해치기가 너무 쉬워서 보드카조차 원래는 추천되지 않는다. 보드카가 그나마 곁들이기 좋은 이유는 보드카가 캐비어의 풍미를 돋구워주기 때문이 아니라 그나마 제일 맛에 영향을 덜 주기 때문.[12] 이탈리아 식문화를 다룬 책인 '왜 이탈리아 사람들은 음식 이야기를 좋아할까?' 참조.[13] 물론 이원복도 이후 자기 와인 입문 만화에서 잘못된 정보를 정정하긴 했지만 비전문가로서의 오류가 존재하며 그 전에는 먼나라 이웃나라 프랑스 편으로 와인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국내에 전파한 과거가 있다. 하지만 잘못된 정보와 지적 허영심은 다른 차원의 문제.[14] 보르도와 론에는 호의적이었다.[15] 정체는 포지오 디 소토의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2005.[16] 칸자키 시즈쿠가 신의 물방울을 찾는 과정에서 만나게 된 조력자. 임종을 앞둔 사람을 위한 한 병의 와인을 골라주는 일을 하고 있다.[17] 3사도 잇세의 패배처럼 스스로 승부를 포기한 경우 제외. 그런데 이마저도 미리 마셔봐서 자신의 부족을 깨달았더라면 승부에서 포기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18] 소흥주가 우리나라를 두세 개 합칠 정도로 방대한 지역에서 나오는 황주의 일반명사라는 것은 일단 접어두자.[19] 일반적으로 온난한 장강 이남 지역은 황주를, 추운 이북은 백주를 선호한다.[20] 높은 도수의 증류주는 장기보관이 쉽기 때문에 가끔 경매 시장에는 말 그대로 100년 묵은 것들이 올라오기도 한다. 와인은 맛의 변질이 우려되는 술이라 너무 오래 묵은 것들은 오히려 가치가 다시 내려가버린다.[21] 심지어 유언에서도 그 소리를 했을 정도.[22] 와인 평론가의 평론은 모두 지적재산권이 존재하는 하나의 기록이라, 와인에 대한 평가를 상업적으로 인용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와인 평론 인용은 업계에서 암묵적으로 자주 있었기에 초반에는 그냥 인용했지만 인기가 매우 높아진 후반부로 들어가서는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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