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2-10 11:31:45

실리콘밸리 은행 파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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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배경3. 파산4. 파산 이후5. 향후 전망
5.1. 낙관적 전망5.2. 비관적 전망
6. 기타

1. 개요

2023년 3월 10일 실리콘밸리 은행(이하 SVB)이 파산한 사건.

2. 배경

SVB는 실리콘밸리스타트업들의 은행으로 불리는 매우 특수한 구조이다. 미국의 벤처 투자 시장 규모는 압도적인 세계 1위이며, 자체적인 사업을 통한 현금 창출이 불가능한 절대다수의 스타트업들은 기본적으로 벤처캐피탈의 시리즈 투자를 통해 생존해간다. 이러한 구조로 인해 스타트업들은 현금을 많이 들고 있었고 스타트업이 주요 고객인 SVB에는 그 현금들이 그대로 쌓였다. 그런데 스타트업 기업은 일반 기업들과 큰 차이점이 있으니 바로 을 내서 인프라투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애초에 어지간하게 큰 대기업이 아닌 이상 펀딩에 성공했다면 당분간 은행에 별도로 빚을 낼 일도 없다. 설령 빚을 내 투자했더라도 스타트업의 특성상 캐시카우를 처음부터 확실히 쥐고 있는 경우가 드물다. 즉 이들 스타트업은 안정 궤도에 오르기까지 실제 벌어들이는 이익이 크지 않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런 특성들은 SVB의 입장, 즉 은행 입장에서는 악영향이다. 은행은 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아야 하는데 전통적인 기업은 이것이 가능하다. 은행에서 빚을 내 과감하게 선행 투자를 하고 그로 인해 기업의 이익이 증대되면 이게 곧 은행의 이자 수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다. 그러나 SVB의 주요 고객 포트폴리오는 죄다 현금 부자인 스타트업이었으니 역설적으로 스타트업들의 수익률이 오를수록 SVB에는 현금만 쌓여가는데 이 현금을 빌려줄 곳이 없었다.

사실 여기서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성공하여 다른 산업에도 돈을 빌려주었다면 얘기가 달라졌을 것이다. SVB의 전문가들도 바보는 아니었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시도했다. 쌓여있는 현금을 어떻게든 굴려야 은행의 이익으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자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SVB가 가장 많이 투자한 분야 중 하나가 미국 장기채와 MBS 상품이었다. 저금리가 계속 이어진다는 가정 하에서는 나쁘지 않은 판단이었을 수도 있다. 초우량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미국 국채를 다량 보유하고 있으면 수입이 크지 않지만 안정적으로 계속해서 수익을 올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후술하듯이 은행이 자산의 큰 비중을 장기채로 가져가는 것은 드물다 못해 거의 없는 일이며 많은 기사에서 이것을 경영 파탄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그러다가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그로 인한 금리 인상이 SVB에게는 악몽으로 다가오고 말았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미국 국채 금리도 같이 인상된다. 따라서 기존에 채권을 보유하고 있던 채권자들에게는 영 좋지 않은 일인데, 채권 금리가 오르면 신규 발행 채권의 이자율은 높아지지만, (과거에 보다 낮은 이자율로 발행되었던) 기존 채권의 가격은 하락하기 때문이다. 다만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한다면 (낮은 금리나마) 이자 수익은 얻을 수 있고 회계상 손실도 인식되지 않는다.

그러나 SVB와 같이 상술한 것처럼 이자율이 낮았던 시절에 미국 국채 장기채를 너무 많이 사들인 상태면 걷잡을 수 없는 비극이 된다. 이런 상태에서 이자율이 오르니까 이들 장기채는 문자 그대로 똥값이 되고 말았다.[1] 이러면 단기채는 그때그때 높은 수익이 나지만 장기채는 낮은 이율 그대로이므로 수익이 좋지 못하게 된다. 10년 뒤에 2% 주는 채권이 있고(장기채), 1년 뒤에 5% 주는 채권(단기채)이 있을 때 그 중에서 고르라면 투자자들은 당연히 후자를 고를 수밖에 없다. 즉 같은 미국 국채라도 현재와 같이 높은 금리 하에서 단기채는 인기가 있어 값이 하락해도 그 폭이 상대적으로 작지만 장기채는 사려는 사람이 없으므로 그 폭이 훨씬 더 크다.

그리고 이 폭락 사태는 그대로 SVB가 보유한 자산 가치 하락으로 이어졌는데, 포트폴리오 대부분이 장기채인 상황에서[2] 장기채 가격이 바닥에 떨어지고 만 것이다. 그런데 위에 써 놓았듯 SVB는 전통적인 대출이자 수입이 현저히 적은 은행이다. 이러다보니 현금은 죄다 장기채에 묶여 있고 그 장기채는 가치가 하락했으며 다른 수익 나올 구멍도 없다.

게다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사태는 SVB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스타트업의 유동성이 좋아졌다. 코로나로 인한 특수 상황에서 여러 스타트업들이 돈을 많이 벌었고 그 현금은 전부 SVB에 쌓였다. 그러나 코로나가 서서히 종식되면서 스타트업의 코로나 특수 경기는 저물기 시작했고 흘러넘치던 유동성도 점점 제자리로 돌아왔다. 즉 유동성 경색이 시작되었다. 이로 인해 신규 펀딩을 통한 자금 조달이 힘들어지자, SVB에 예치해두었던 자금을 인출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위에서 언급한 미국 국채 금리의 상승이 다른 은행과 달리 역설적으로 SVB에는 더 큰 악재로 다가온 것이다.

3. 파산

이러한 배경 속에서 2023년 3월 9일, 미국채 포함 당장 매각 가능한 21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매각했으나, 이자율 상승으로 인해 18억 달러에 달하는 손해를 입고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이를 기점으로 뱅크런이 본격화되어 주요 투자자들과 기업이 돈을 빼기 시작했고, 슬랙과 같은 업무용 메신저와 소셜 미디어, 모바일 뱅킹의 보급화로 인해 뱅크런 속도가 미친 듯이 가속화되어 단 하루만에 56조 원이 인출되었다.#

이와 더불어 SVB는 22억 달러 이상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유상증자 및 전환사채 발행을 발표하면서, 3월 10일 하루만에 주가가 66%가 빠지는 등 주식거래가 중지됐다.

이 뱅크런 사태가 매우 빠르게 진행된 원인은 버튼 하나로 예금을 순식간에 옮길 수 있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스마트뱅킹의 점유율이 매우 높은 탓에 뱅크런 속도가 대응할 수 없을 만큼 지나치게 빨라졌기 때문이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보다는 규모가 비교적 작았지만 SNS발 가짜 뉴스 확산에 겁먹은 고객들이 일제히 스마트폰 뱅킹앱을 열고 서둘러 예금을 대량으로 인출하였던 것이 작은 불씨를 더욱 키우고 말았다.

결국 2023년 3월 10일 늦은 밤 캘리포니아 주정부에서 SVB의 은행업허가를 취소[3]하고 파산관재인(receiver)으로 연방예금보험공사를 지정했다. 연방예금보험공사는 예금자 보호 조치에 들어가며 은행의 전지점 폐쇄 및 전자산을 압류했고, 미국 은행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의 파산 사태가 터졌다.[4] 미국 10위권의 지역은행이 위기설이 터진지 불과 이틀만에 파산하게 되면서, 금융계는 심각한 위기감이 조성되었다.

4. 파산 이후

연방예금보험공사는 예금자 보호 절차에 들어가 10일 SVB 전 지점을 폐쇄하고 2,090억 달러[5]에 달하는 자산을 압류했다.# 실리콘밸리의 경제와 미국 경제 및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이 갈지 전 세계 언론이 관심을 두었다.#

특히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둔 스타트업 회사들이 줄도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번졌다.#,# 관련 사태로 인해 글로벌 주가와 비트코인 시세도 하락했다.# 이참에 부동산 관련 은행과 부실은행을 정리한다는 말이 돌았지만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다르게 시스템의 위기 자체로 번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었다.#

한편 일론 머스크는 본인이 인수할 의사가 있다고 발표했다. #

파산 소식이 퍼지며 전 세계 증시가 3월 13일 월요일 폭락할 것이라는 블랙 먼데이 우려가 번졌다. SVB에 돈이 묶인 한국 기업들과 투자가들도 당황했으며# 국민연금공단도 투자비용으로 보면 큰 부분은 아니지만 10만 주를 가지고 있었다.

한편 뉴욕시그니처 은행 역시 실리콘밸리 은행이 파산한 지 며칠도 채 안 된 한국시간으로 3월 13일 오전 파산선고가 내려졌다. # 소비자들 입장에서 연쇄적인 도미노 파산을 심히 우려하게 되었다.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팩웨스트 뱅코프,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코프 등 지역 은행의 주가들도 폭락하면서 위기에 놓였다.

현지 시각 기준 3월 12일 조 바이든 행정부는 실리콘밸리은행을 구제하지 않으나, 고객이 예치한 돈을 보험 대상 한도와 상관 없이 전액 보증하는 대책을 마련하였다. 재무부, 연방준비제도, 연방예금보험공사가 발표한 공동 성명에 따르면 모든 예금주는 현지 시각 13일부터 예금 전액에 대한 접근이 가능해졌다.## 예치금 95% 가량의 보험 한도 이상이기 때문에, 금융권 연쇄 파장 후폭풍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자금은 연방준비제도가 미국채와 MBS 담보를 내놓은 은행에게 1년간 시장가가 아닌 액면가로 자금을 대출해주는 유인책 프로그램, BTFP[6]으로 마련한다. 신청 기간은 3월까지다.

한편 예금에 대해서는 보장한다고 했지만, 주식과 무담보 채권은 보장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로 인해 국민연금공단도 일부 손실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월 13일, HSBC가 SVB 영국 법인을 상징적인 금액인 1파운드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영국의 거래 기업들의 유동성 문제가 해소될 가능성이 생겼다. #

BTFP 등의 사후 대처로 인해 연쇄 파동 우려가 잠재워지자, 불안감은 어느정도 해소되었으며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0.25% 올려 베이비 스탭을 강행했다. 높은 금리 때문에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것이 SVB 사태의 원인으로 꼽혀서 연준이 금리를 올릴지 말지 귀추가 주목되었는데 금리 인상은 결국 멈추지 않았다. 이로 인해 경기침체 시나리오가 배제되면서, 투심은 회복하고 나스닥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다만 제롬 파월 의장은 이번 금리 인상이 마지막일 수 있다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원래 5.5 ~ 6%까지 금리를 올리려고 했으나 SVB 사태로 인해 5% 선에서 장기간 동결하는 식으로 FOMC가 보다 온건한 정책으로 선회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었다.

3월 27일, 노스캐롤라이나에 본사가 있는 퍼스트 시티즌 은행이 720억 달러 상당의 부채와 560억 달러 상당의 예금으로 구성된 실리콘밸리 은행의 자산을 165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결의하고 실행하였다.#

5월 1일,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이 결국 파산하였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동시에 JP모건 체이스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을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10월 3일, 실리콘밸리 파이낸셜 그룹의 투자은행 부문이 Jeff Leerink 주도하의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절차가 완료되었다.

5. 향후 전망

5.1. 낙관적 전망

금융업계 및 정부 경제 당국에서는 SVB의 파산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다르게 금융업 전체로의 위기로 번지지는 않을 거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은행의 파산은 확실한 악재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고 그것이 전체적인 주가 하락과 암호화폐 하락 등으로 이어지기는 했지만 SVB의 포트폴리오가 워낙 특수했기 때문에 다른 은행들은 SVB처럼 망하지는 않을 거라는 게 일반적인 금융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애초에 금리가 오르면서 다른 은행들은 이자 파티를 벌이게 되었으므로 어지간하게 어디 묶여 있지 않은 이상은 망할 가능성은 적다.[7]

5.2. 비관적 전망

SVB의 파산 사태가 금융권 전체로 충격이 퍼질 것이란 시각도 있는데 이는 전통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인 신용등급 평가가 이 사례에서 무력화되었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일주일 전까지 신용등급이 A3였던 은행이 일주일도 안 돼서 C로 폭락하면서 파산한 것이 이 사건이다. 즉 신용등급으로도 부실 기업이나 은행을 거를 수 없다면 무엇을 신뢰하고 투자할 수 있겠는가라는 의문이 제기된 것. 이것 때문에 JP모건 체이스조차도 믿을 수 없다거나 망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는 2008년 대침체월가 점령 시위 이후에도 미국 금융계가 사회 구성원들의 신뢰를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음을 나타낸다.

실제로 SVB 파산 고작 사흘 만인 3월 13일 시그니처 은행이 추가로 파산선고를 받으면서 심상치 않은 흐름이 보였다. # 다만 시그니처 은행은 전통적인 은행과 달리 암호화폐 전문 은행이었던 만큼 그 여파가 전통적인 은행이 무너지는 것만큼 크지 않으리라는 예측도 있었다. 일단 연방예금보험공사는 SVB와 마찬가지로 시그니처 은행의 자산을 넘겨받아 예금 지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역시 파산 위기에 몰리면서 사태가 확대될 조짐이 나왔는데 5월 1일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이 최종 파산하면서 실제로 사태가 확대되었다.

연준이 긴급자금지원을 했지만 만약 퍼스트 시티즌 뱅크에게 인수된 실리콘밸리 은행JP모건 체이스에게 인수된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처럼 찰스 슈왑# 마저 파산한다면 여파가 다른 대형 은행까지 더 크게 번질 가능성도 생겼다.

2024년 1월에 뉴욕커뮤니티뱅코프발 상용 부동산 쇼크가 터졌다. 실리콘밸리 은행 만큼 상황이 악화되진 않았으나, 여전히 지역은행들 위주로 상용 부동산 위기론이 잠재되어 있는 상황이다.

BTFP 정책으로 인해, 연방준비제도의 자산은 불과 일주일만에 2022년도 11월 수준으로 늘어나는 등 지난 4개월간의 테이퍼링 정책이 수포로 돌아갔다는 주장이 존재했다.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가 심화되었으나, 다행이도 인플레이션은 장기적으로 우하향 추세를 그리며 소비자물가지수는 2%대에 안착했다.

6. 기타

  • 은행이 자산 배치와 사업 구조를 다변화(diversify)하지 않을 경우 아무리 보수적으로 기업 구조를 짜더라도 은행 자체가 망할 수 있음을 증명한 희귀한 사례가 되었다.[8] 그 어떠한 자본 금융기관이 몰락하는 것은 지나치게 공격적인(위험한) 투자 일변도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처럼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함을 보여준 셈이다. 투자의 제1계명인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대원칙을 위반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 이 사건은 뱅크런이 발생할 경우 투자은행이 주도하여 채권 투자와 수신 영업을 통해 원금과 이자 지급을 가능케 하는 발행어음형 CMA의 안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하며 예금자 보호가 되는 은행 예금 및 종합금융형 CMA와 예금자 보호가 되지 않지만 AA 등급 이상의 채권을 담보로 하는 RP형 CMA도 원금 손실 가능성은 없지만 금융기관이 파산할 경우 돈이 묶이는 성가신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오히려 예금자 보호가 되지는 않더라도 금융기관의 파산 여부가 유동성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MMW형 CMA가 오히려 은행 예금이나 다른 CMA 상품보다 더 안전할 수 있다. MMW형 CMA는 운용 주체가 중권 금융기관인 한국증권금융이고 예금자보호법 적용은 받지 않지만 자본시장법 74조에 근거하여 원금과 이자뿐만 아니라 상시 유동성 그 자체를 보장하도록 운용하고 있다. 즉, 불특정 고객이 자기가 맡긴 돈을 아무 때나 출금하더라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탁금을 운용해야 한다. 한국증권금융이 이런 책임을 져버릴 경우 무조건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 은행 예금은 예금자 보호법에 의해 원금과 이자를 합해서 5천만원까지 보장이 되지만 실시간 지급이 보장된다는 뜻은 아니다. 즉, MMW형 CMA가 은행 예금보다 뱅크런 위험에서는 더 안전함을 시사하는 셈이다.[9]
  •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뱅크런은 소셜미디어 트위터가 촉발했다는 연구 논문이 나왔다.#


[1] 연이율이 2%인 10년물 국채 100만원어치를 샀는데 다음 날 국채 이율이 5%가 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금리가 오르든 말든 이 국채를 10년동안 보유하고 있으면 원금 포함 총 120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어서 어쨌든 이익이다. 문제는 급히 자금이 필요해서 이걸 팔아야 할 때 발생한다. 시장에서는 10년 뒤에 150만원이 되는 10년물 국채를 100만원에 살 수 있는데 10년 뒤에 120만원이 되는 국채를 100만원에 사 줄 사람은 없다. 꼭 팔아야 한다면 채권 가격을 낮춰 수익률을 5%로 맞춰야 한다. (100만원이 아니라 80만원에 팔면 수익률이 5%가 된다) 즉, 장기적으로 보유할 수 있으면 어쨌든 이익이지만 단기간에 팔아야 하면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2] 일반적인 은행 포트폴리오에서 장기채는 많아봐야 25% 정도다.[3] 미국 시중은행들은 연방정부에서 허가(federally chartered)를 받기도 하고 주정부에서 허가(state chartered)를 받기도 하는데 SVB는 후자다.[4] 얼마 지나지 않아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이 파산하면서, 규모 측면에서는 3위로 밀렸다.[5] 약 280조 이다.[6] Bank Term Funding Program.[7] 사실 SVB도 장기채에 묶여 있었던 것이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도 불량 ABS에 돈이 묶여 있었던 사례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돈을 받을 수 있는 국채와 달리, ABS는 기초자산인 집값이 폭락하여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상태였던 차이가 있다.[8] 실리콘밸리 은행이 대부분의 자산을 금 다음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미국채, 그것도 미국 장기채를 포트폴리오의 주요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어떠한 안전한 자산도 극단적인 뱅크런 상황에서는, 구조적으로 파산의 위험 앞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 시사점이라 볼 수 있다. 서브프라임발 금융위기와 같이 정크본드/부실채권을 들고 돌리다가 망한게 아닌지라 더욱 의미심장한 것.[9] CMA는 일반적인 부도로 인한 원금은 당연히 보장되지 않으므로 위험성은 일장일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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