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9 09:15:33

아부

아첨에서 넘어옴
1. 阿附2. 고전 이집트어 단어3. 마인어 단어4. 아랍권의 어휘
4.1. 이름
5. 일본의 지명6. 초한쟁패기 범증의 호칭

1. 阿附

아첨을 잘하는 사람은 헐뜯거나 비방하는 요령도 잘 터득하고 있는 사람이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 Flattery

다른 사람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알랑거리나 오버하는 행위. 아첨(阿)이라고도 한다.

아무래도 이런 걸 하는 사람들은 목적이 있기 마련이다. 아부를 떠는 대상에게 얻어낼 것이 있거나, 계속 친하게 지내면서 무언가를 얻어낼 가능성을 노리고 있거나인데, 듣기 좋은 말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고 아부 잘 떠는 사람들을 밀어내는 것도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특히 각종 인맥혈연, 학연 등으로 친목질을 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아부는 쉽게 성공할 수 있는 능력 요소 중 하나이기도 하다. 결국 아부 잘 떠는 사람치고 자기 밥그릇 못 챙겨먹는 사람 없다는 말이다.

아첨은 타이밍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아첨 역시 타이밍과 주변을 잘 맞추어서 해야 한다. 괜히 쓸데없이 과하게 아첨을 했다가는 오히려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경우도 많다. 특히 상관이 완벽주의자라서 성과가 있어도 영 못마땅할 때, 뭔가 성공했어도 피로스의 승리 마냥 잃은 것이 많을 때는 아부 잘못했다가는 큰일난다.

아부는 자기 혼자 살아남기 위해 한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주변을 신경쓰지 않고 지나치게 아첨하면 아첨의 당사자에게는 좋은 인상을 줘도 당신과 일을 같이 하는 주변 사람들에게는 좋지 못한 인상을 주기 쉽다. '무슨 저런 것까지 아부를 떠냐? 완전 똥꼬를 빠네 빨아.' 하는 반응을 얻으며 악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물론 입과 실력이 동일한 사람이거나 아부를 해도 자신들의 팀원까지 잘 챙겨주는 사람은 오히려 칭송을 받는다. 예산, 인사 경쟁, 접대, 계약 등 조직간의 관계에서도 아부는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때로 아부는 업무에 따라선 하나의 기술이 될 수도 있다.

유교의 관점에서는 아부를 죄악처럼 해석한다. 당장 공자부터 자신의 이익을 위해 아첨을 떠는 사람을 멀리하라고 하셨다. 그래서 동아시아 문화권에서는 아부를 멀리하고 목숨을 걸고 군주나 상관에게 충언을 하는 사람들을 올바른 인간의 군상으로 여기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는 동시에 군주에게 간언을 올릴 때 때와 장소와 군주의 기분 등등의 상황과 더불어 효과적인 말투까지 다 고려해야 한다고 하며 아부의 현실성을 인정하기도 했다. 즉 자신의 이익을 위해 아부 떠는 건 쓰레기고, 충언이랍시고 냅다 내리꽂는 건 안 좋다는 당연한 이야기다.

서양에서도 아부는 간신이나 모략가의 필수요소이며 가치관이나 가정교육이 똑바로 된 집안은 "Real pills are bitter to swallow(제대로 된 약은 원래 입에 쓴 법이다)"라 하며 자신에게 비판적인 의견을 겸허하게 듣고, 아첨하는 인간은 멀리하라고 교육시킨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과한 아부는 보는 이나 듣는 이에게 불편함을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어느 정도 사회 생활에 도가 튼 사람은 가끔 이를 역이용하여 분위기를 가볍게 하는 소재로 활용하기도 한다. 매학기 초마다 "내가 몇살일까?"라고 묻는 교수/선생님들과 실제 나이보다 과하게 어리게 답해주는 풍경은 아부를 통해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이다. 어색함을 해소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니 그러려니 하자.

창작물에선 이런 아첨꾼형 악역들이 최종 보스보다 오히려 더 추악하게 보스만도 못한 인간말종 쓰레기로 나오기도 하며, 기회주의자 스타일의 악역들과 겹치는 경우도 꽤 많다. 황후의 품격에서 태후 강씨의 추악한 일들을 처리해주다가 막판에 찌질하게 그동안의 악행들을 자백하면서 죽어간 표 부장이 제일 극단적인 예시 중 하나다. 아니면 상품평 같은 곳에서 분명히 그 물품이 마음에 안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자신만 당할 수 없다며 아부해서 상품평은 선플로 도배되는 경우도 있다(...). 그 상품평을 본 사람이 사고 또 선플 달고 악순환이 된다.

2. 고전 이집트어 단어

ꜣbw/abu

고전 이집트어코끼리 또는 상아를 뜻한다. 영어로 상아를 뜻하는 ivory(아이보리)의 어원이 되었다.

3. 마인어 단어

Abu/ابو

마인어를 뜻한다.

4. 아랍권의 어휘

أبو/abu

아랍권에서는 흔하게 쓰는 어휘 중 하나. 어원은 아랍어로 '아버지'를 뜻하는 말로 원래는 호칭이지 이름이 아니다. 뜻이 뜻이니만큼 일단은 진짜로 '아버지'인 사람을 대상으로 쓰기도 하지만, 집안의 장남에게 쓰기도 한다. 아무래도 아버지가 부재하면 대신하는게 장남이기 때문인 듯. 이 외에도 친근한 대상을 향해 쓰기도 한다. 한국으로 치면 친한 친구들끼리 서로를 '아부지'라고 놀리듯이 부르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보면 된다.

한편 아랍어가 으레 그렇듯 '아버지'라는 점에서 착안하여 '크다', '많다', '강하다'는 뜻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아랍 에미리트의 수도인 아부다비(أبو ظبي)의 뜻 또한 '아버지 영양'이라는 뜻으로 원래 이 지역에 영양이 많이 살아서 붙은 이름이다. 아부심벨 대신전(أبو سمبل)은 발견 당시 발굴단을 안내했던 이집트인 소년의 이름 '아부 심벨'에서 따온 것인데 이를 보아 해당 소년이 집안에서 장남이였음을 알 수 있다. 단체명도 마찬가지로 아부 사야프는 '검의 아버지'라는 뜻으로 무장 투쟁 의지를 내세우는 이름인 셈이다. 이 외에도 아부 무슬림 같은 경우도 있다.

'호칭'이다보니 사람 이름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상기하였듯 일종의 '호칭'이기 때문. 이 때문에 아랍에 가면 상상도 못할만큼 많은 '아부' 들을 볼 수 있는데 당연히 동명이인이 아니라 같은 호칭을 쓰는 것일 뿐이다. ISIS 관련 인사들이 하나같이 '아부'가 들어가는 가명을 쓰는 이유도 보통 자신이 좋아하는 이름을 가져다 쓰기 때문이다. 일례로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의 본명은 '아흐마드 파딜 안나잘 알할라일라'인데, 가명인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 중 '아부 무사브'는 실제로 그의 아들 이름이 무사브였기 때문이다. 즉 '무사브의 아버지'라는 뜻. 알-자르카위'는 요르단 서쪽에 위치한 자르카 도시를 의미하는 것으로 그의 출신이 자르카임을 알려주는 단서이다. 한마디로 '자르카에서 온, 무사브의 아버지'라는 뜻인 셈. 실제로 그가 요르단 출신임을 보면 정확하다. 한편 마찬가지로 ISIS의 대표였던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또한 마찬가지로 초대 칼리파 였던 아부 바크르의 이름을 따와서 바그다드 출신이라는 뜻의 '알바그다디'를 더하여서 '바그다드에서 온, 아부 바크르'라는 뜻으로 지은 가명이다. 실제로 바그다드에 있었던 적이 있었으며 자칭 칼리파라는 점을 보면 초대 칼리파의 이름을 사칭한 이유를 알 수 있는 뜻인 셈. ISIS의 일반병이였던 아부 하자르나, 마찬가지로 '아부'라는 이름을 쓴 그의 동료들도 같은 식으로 지어진 가명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진짜로 이것을 사람 이름으로 쓰는 경우도 없잖아 있기는 하다. 일례로 아부 디아비가 대표적. 이 경우는 프랑스 출신이라는 점이 작용하여 원래의 뜻을 무시하고 그냥 고유 인명으로 '아부'를 사용한 케이스이다.

비슷한 어휘로 압둘이 존재한다.

4.1. 이름

5. 일본의 지명

6. 초한쟁패기 범증의 호칭

亞父

초한전쟁 때 서초패왕 항우범증을 아버지 다음 가는 자라는 뜻인 '아부'라고 부르면서 따랐다. 범증은 항우를 열심히 보필했고 항우는 범증의 계책을 잘 따랐으나, 얼마 뒤 항우가 독선적으로 변해가면서 범증의 조언을 따르지 않아 사이가 틀어지게 됐고, 결국 진평의 이간계에 걸려들어 항우는 범증을 숙청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