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면요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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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건진국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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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안동건진국수는 경상도 북부지방 안동시 문화권 지역의 국수로, 다른 종류의 국수인 누름국수와 함께 안동을 대표하는 두 종류의 국수 중 하나이다. 누름국수가 안동 서민들이 즐겨 먹던 국수였다면, 안동건진국수는 양반가를 방문하면 귀한 손님에게 내놓는다는 고급 음식이다. 경상도 방언으로 국수를 '국시'라고 해서 안동국시라고도 부른다. 다만 따뜻한 국물로 내놓으면 (안동)국시라고 하고, 차가운 국물로 내놓으면 건진국시라고 한다.2. 일반 국수와 차이점
- 면
밀가루와 콩가루를 4:1 비율로 반죽하여 아주 가늘게 칼로 썰어 내는 것이 특징이다. 썰어 낸 면을 다시 콩가루에 묻혀서 끓는 물에 삶는다. 삶아 낸 면을 건진 다음 찬물에 행궈 한 사리씩 소쿠리에 담아 놓는다. 이 한번 삶아 건지는 과정 때문에 "건진국수" 라는 이름이 붙었다. 콩가루가 더해져서 그런지 면이 뚝뚝 잘 끊긴다. 면을 입에 넣고 씹어보면 콩가루 특유의 고소함이 느껴진다. 특히 뜨거운 국물로 먹으면 콩맛이 몇 배 강해진다.
- 국물
전통적인 국물 내는 방법은 각 종가마다 차이가 있으나 알려진 방식으로는 은어, 양지머리(소의 가슴살), 닭, 꿩 등으로 국물을 내는 방식이 있다. 낙동강과 그 지류를 끼고 있는 종가는 대체적으로 은어를 많이 사용하고, 지류에서 멀리 떨어진 종가는 양지머리와 닭, 꿩 등으로 대신한다. 그리고 국물에 참깨와 콩 등을 섞어 내는 국물도 있고, 맑은 국물로 내는 집도 있다. 서울에 유명한 소호정이라는 안동국시집은 양지머리와 소뼈로 국물을 내다보니 흰색이다. 건진국시는 맑은 국물이 대부분이다. 특히 지촌종가에서 맛보는 은어 국물의 건진국시가 유명하다.
- 고명
국물에 면을 넣고 그 위에 고명을 얹어 차려 낸다. 은어로 국물을 냈다면 말린 은어 살을 찢어 올려내고, 양지머리로 국물을 냈다면 양지머리를 찢어 고명으로 올리거나 수육으로 낸다. 닭, 꿩도 마찬가지. 또 달걀을 황, 백으로 나눠서 지단을 만들어 올리고, 애호박을 살짝 볶아서 올린다. 다만 고춧가루가 들어가는 방식은 전통 방식이 아니므로 어느 종가를 가더라도 고추가루가 들어간 국시는 볼 수 없다.[1]
- 간장
국물에 간을 심심하게 하므로 먹기전 조선간장으로 간을 한다. 조선간장은 각 종가마다 맛이 미묘하게 차이가 있어 전통 안동국시에 방점을 찍는 역할을 한다. 요즘엔 고추를 잘게 썰어 조선간장과 함께 내놓거나 조선간장, 고춧가루, 참기름 등으로 만든 간장을 넣어 먹기도 한다.
3. 맛
맛은 취향이라고 하지만, 양반가에서 내려오는 음식만큼 맛 또한 깊은 맛을 내는게 특징. 특히 은어로 국물을 낸 안동국시는 살면서 처음 먹어보는 맛을 느끼게 된다. 멸치 육수와 비슷하지만 멸치 특유의 냄새가 없고, 국물의 목넘김이 굉장히 깔끔한게 특징. 닭으로 국물을 내놓는 안동국시는 참깨와 잣, 콩을 갈아 국물에 더해서 서울에 유명한 토속촌의 삼계탕 국물 맛과 비슷하다. 양지머리로 만든 안동국시는 냉면 육수와 비슷한 맛이며 국물이 진하지 않은 게 특징. 밋밋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서양 사람들한테는 반응이 상당히 괜찮은 듯하다.4. 곁들이는 음식
국시와 함께 나오는 음식도 귀한 음식이다. 문어숙회, 수육, 흰살 생선 찌짐, 우설찌짐, 배추전 등이 있다. 모 식당에서 메밀묵 등을 같이 내는데 이는 태평초(안동식 탕평채)이다. 태평초는 겨울철에 많이 먹던 요리였기 때문에 본래 국시와 함께 먹진 않는다.5. 기타
김영삼 전 대통령이 즐겨 먹던 칼국수가 바로 안동식 국수인 안동국시다.[2]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시절 자주 먹었다는 그곳도 전형적인 안동국시집이다.위에 재료와 만드는 방법만 보더라도 굉장히 손이 많이 가고 상당히 고가의 음식이다. 그래서 안동지방 양반 이외의 일반 평민들이 먹는 국시는 맹물이나 멸치육수를 곁들인 국시가 대부분이었다.
안동 이외의 지역에서는 대부분 소고기 칼국수, 사골칼국수처럼 나온다. 유명 정치인들이 애용했던 서울의 유명 안동국수 집들도 고기와 사골을 우려낸 진한 맛의 칼국수라고 보면 된다. 닭칼국수는 안동국수라는 표어를 내거는 경우가 거의 없고, 은어 칼국수는 시중에서 맛 보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 수도권에 업체 하나가 있는 정도다.
칼국수에 밥을 함께 내오는 집이 많은데 종가에서 맛보는 국시는 양도 어마어마 할 뿐더러 밥 대신이 아닌 밥보다 몇등급 위의 음식이므로 밥은 절대 따로 내오지 않는다. 종가 제사나 불천위제사에 밥 대신 국수가 올라오는 곳이 안동이다. 그러나 그것은 종가의 이야기이고, 실제로 안동에서 안동국시 또는 건진국시를 먹으러 가면 쌈채소와 밥을 같이 준다. 안동은 국수와 밥을 쌈 싸먹는다. 대전권에서 칼국수와 수육을 같이 먹는 것과 마찬가지의 개념이다.
현재 밀가루가 흔하기 때문에 국수는 분식으로 인식하나, 본래 밀가루는 7월에 수확하기 때문에 그 해 쌀농사를 포기하고 지어야 하는 단점이 있어 1940년대까지만 해도 고가의 음식 재료였다. 또한 지력 소모도 쌀농사의 2~3배나 많아 2년동안 밀농사를 짓고 3년째는 휴경을 해야하는 단점이 있었다.
또한 재래종 밀은 중력과 탄력이 외래종 밀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아 반죽이 엉망이였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콩가루를 넣어 중력을 늘리고 삶을 때 풀어짐을 방지했다. 그래서 안동국시에 콩가루가 안 들어가면 죄다 짝퉁이라고 보면 된다. 서울에서 먹는 대부분의 안동국시는 이 콩가루가 없어 구수한 맛이 안나는게 특징. 그냥 이름만 안동국시. 다만 콩가루가 들어간 면은 쫄깃함이 없어 서울 사람들 기호에 맞추다 보니 콩가루를 안 쓰게 된 것일 수도 있다. 삶을 때 나오는 콩 특유의 비릿함(구수함)을 싫어하는 서울 사람들을 위한 배려일지도.
안동의 영향을 받은 경북 지역에서는 콩가루를 넣고 앏고 가늘게 만드는 이 국수를 제대로 된 국수로 친다. 이런 성향은 잔치국수에도 이어져서 어르신들 중에는 세면이나 소면을 더 선호하기도 한다. 요즘 흔한 두터운 면의 칼국수를 보고 '우동을 국수라고 내왔다'라고 하는 할머니들이 계신다.[3]
6. 관련 문서
[1] 안동-영주가 마찬가지로 간이나 향이 센 재료는 잘 쓰지 않는 편이다. 이미 프랜차이즈화된 안동국밥도 현지식으로 먹으면 맵기는커녕 달착지근하고 삼삼하다.[2] 국수 위에 배추속을 얹고, 그밖에 애호박 채 썬 것이나 김가루 등도 별첨한다. 간이 아예 되어있지 않아서 간장으로 간을 맞춘다.[3] 실제로 칼국수와 우동은 밀가루를 반죽해 얇게 편 뒤 칼로 썰어 면을 만든다는 점에서 그 기원은 전혀 다를지 몰라도 재료와 조리법은 굉장히 유사한 음식이다. 더구나 건진국시는 육수에 바로 생면을 투하하는 다른 지방 칼국수들과 달리 삶아 건져낸 뒤 물에 행궈 다시 육수에 만다는 점에서 더욱 우동의 조리법과 비슷하고, 유년기에 일제강점기를 경험하신 어르신들이라면 우동 제면법도 아실 가능성이 높으니 더욱 그런 소리가 나올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