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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d water / 冷水
1. 개요
문자 그대로 차가운 물. 물에 얼음을 넣어 차게 식히거나, 냉각 장치 또는 저온에 놓여서 온도가 일정 이하로 내려간 물을 일컫는다. 순우리말로는 찬물이라고 한다.[1] 반의어는 온수(=더운물).2. 사용
목이 마르면 집에 돌아와서 찾는 것 중 가장 흔한 것이다. 덥고 목이 마를 때 온수를 마시면 이열치열인 셈이지만, 몸의 체온이 올라가 더 더워서 고통스럽다. 더울 땐 냉수를 마셔서 수분도 보충하고 갈증도 해소하는 것이 더욱 좋다.몇몇 식당에선 여름철에 유리병에 얼음을 가득 채우고 물을 넣은 냉수를 준다. 드물게, 저민 레몬을 넣어 주기도 한다.
카페인 대용으로 잠을 깰 때도 효과가 있다. 실제 각성 효과는 없으나 온도 때문에 몸이 놀라서 깨는 식이다. 마시는 것도 좋지만 찬물로 잠깐 세수를 하면 잠이 잘 깬다.
3. 지역별 선호도
전세계에서 수돗물을 찬물 그대로 마셔도 건강상의 문제가 없는 수질을 가진 국가는 대한민국, 일본,[2] 등 몇 나라 정도를 제외하면 찾아보기 힘들다.[3] 대부분의 국가는 수질 자체에 문제가 있고, 아무리 상·하수도 시설을 제대로 갖춰도 지형상 경수밖에 안 나와서 물이 텁텁하고 석회질이 껴있어 생활용수로도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런 나라들은 대부분 식문화에 차, 커피, 과실주(주로 포도주), 곡물주(주로 맥주) 등 별도의 음료가 발달되어 있고, 이전부터 음용수를 돈 주고 사 먹을 수밖에 없었다.이 문제가 심각한 중국에서는 냉수를 상당히 기피하며, 아무리 무더운 지역이라도 물을 끓여먹는 편을 선호한다. 상당수 지역의 상·하수도 사정이 좋지 않은 것도 크지만, 중국 음식은 워낙 기름기가 많은 편인지라 음식을 먹고 나서 냉수를 마시면 소화가 잘 안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역사적으로 중의학에서 냉수를 좋게 보지 않았고, 여기에 걸핏하면 전란이 잦아 심심하면 콜레라 같은 수인성 전염병이 돌았기 때문에 점점 더 온수선호가 심해졌다. 전통적으로는 보통 따뜻한 차를 마셨으며, 현대에 이르러서는 커피도 즐겨 마신다. 예전에는 콜라와 사이다, 맥주와 소주 같은 음료수도 데워서 마시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심지어 현재까지 이어지는 민간요법으로서 콜라를 생강이나 한약재 등과 같이 끓인 콜라탕을 감기 걸렸을 때 마시곤 한다. 여름철에도 보온병을 들고 다니며 물의 높은 온도를 고집하는 광경도 드물지 않다.
중국 주나라 때의 예기(禮記) 내칙편(內則篇)을 보면 '마실 것은 겨울철처럼 차게(飮齊視冬時)' 하라고 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이처럼 중국인들이 냉수를 극도로 꺼리게 된 것은 1950년대 초중반에 위생개선 캠페인을 벌인 이후였다. 물론 그 이전에도 중의학에서도 찬물을 마시지 말자는 내용이 있었고[4] 청나라 말기부터 콜레라 예방 목적으로 물을 반드시 끓여먹자는 식의 캠페인이 벌어졌으며[5] 건강에 신경쓰는 사람들은 냉수를 안 마셨지만 개의치 않을 사람은 그냥 마시기도 했다. 그러다가 1950년대에 전국단위의 위생개선운동을 벌이면서 찬물과 날것을 함부로 먹거나 마시면 안 된다는 내용이 대중들에게 확고히 각인되었고, 그 이후로는 찬물을 가급적이면 안 마시는 것이 생활습관으로 정착된 것이다. 이런 풍조는 젊은 세대로 갈수록 점차 사그러들어가는 감이 있지만, 아직까지의 중국의 평균적인 화장실 위생 수준이나 상당수 지역의 상수도 사정을 생각하면 찬물을 피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기도 하다.
유럽 역시 환경적인 이유에 의해 냉수를 기피하는 편이다. 기본적으로 선진국이 많이 포진되어 있는 만큼 상하수도 시스템이 중국처럼 열악하지는 않다. 그러나 유럽의 지질은 대부분 석회암 기반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지하수에 석회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을 수밖에 없고, 적어도 중세 시기까지는 강물이나 지하수를 그대로 마신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이런 탓에 유럽에서도 위험성이 큰 냉수보다 안전한 온수를 선호하는 경향이 생겼다. 특히 에스프레소의 본고장인 이탈리아 중심으로 퍼진 뜨거운 커피 문화로 인해 대체적으로 온수에 더 친화적인 편이다.
미국은 중국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상·하수도 및 화장실 위생 사정이 좋은 편이고 역사적으로도 보스턴 차 사건 때문에 차를 멀리하는 편이기 때문에 한국, 일본처럼 냉수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기는 하지만, 무조건 냉수를 즐겨 마시는 것은 절대로 아니며 최근 건강 관리 차원에서 냉수 대신 무당(無糖) 커피나 차를 마시는 미국인도 많다.
비단 유럽과 중국이 아니더라도, 무더운 지방이거나 지질 특성상 상수도 사정이 여의치 않아 물에 세균이 꼬여서 끓이는 살균 과정이 불가피한 곳이면 온수를 그대로 섭취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동남아시아가 대표적인 예시인데 냉면 같은 차가운 요리가 거의 존재하지 않고 쌀국수 등도 뜨거운 채로 먹을 정도이다. 서남아시아의 경우 애초부터 사막 지대라 물이 굉장히 부족한 지역으로 물을 구하기 굉장히 어렵다보니 음료수나 술이 물의 역할을 대신할 정도. 상술했듯 대한민국, 일본 등은 세계에서 드물게 냉수의 인기가 높은데, 이유로 이들 나라들은 환경적으로 수질이 깨끗하고 석회질이 들어간 경수가 아닌 연수를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대한민국에서는 예로부터 차가운 냇물을 그대로 마시는 것에 대해 전혀 거부감이 형성되지 않았다. 한반도의 지질은 대부분 화강암 기반이기 때문에 암반 자체가 자연적인 정수 필터로써 작용할 수 있었고, 그 덕에 강물과 지하수 모두 자연적으로는 매우 깨끗했다. 외부의 저수지 등에서 물을 끌어오는 유럽 도시와 달리 한양 등의 중세 한국 도시에서는 집집마다 우물을 파서 지하수를 별도의 여과 없이 그대로 섭취하는 문화가 발달했다. 이러한 경향성이 현대까지 이어져 내려오면서 한국에서는 냉수를 선호하는 비율이 높은 편이다. 이러한 역사적인 이유뿐만 아니라 음식과의 궁합에서도 냉수가 강점을 가지는 편인데, 한국 요리는 국이나 찌개 등 뜨겁고 짜고 매운 음식이 주류기 때문이다. 당장이라도 이가 시릴 것 같이 차가운 소주를 마신다거나, 겨울철에도 아이스 음료를 고집하는 한국인들의 특징은 외국인에게도 꽤 화젯거리가 되는 편이다.
4. 여담
- 속담이나 관용어 등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로, 이때는 냉수 자체의 '차가움'에 주목한다.
- 찬물을 끼얹다: 의도적이든 비의도적이든 대화 중에 어떤 언행을 해서 분위기를 가라앉힌다는 의미.
- 찬물도 위아래가 있다: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는 의미.
- 냉수 먹고 속 차려라: 쓸데없는 일에 골몰하거나 궁리하지 말고 정신 차리라는 의미.
- 음양탕의 존재를 신봉하는 이들은 냉수를 마시는 행위가 폐수종을 일으킨다고 주장하지만, 음양탕 자체가 찬물과 더운물을 섞은 미지근한 물에 불과함을 알고 있다면 이 역시 유사과학임을 간파할 수 있다. 애당초 폐수종은 심장 질환이나 폐렴 등의 질병이 원인이 되는 것이지, 찬물과는 무관하다.
- 냉수는 쇼닥터들이 방송에서 써먹기 좋은 오래된 떡밥이기도 하다. "냉수를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뱃살이 생기고, 얼굴에 주름이 늘어나며, 면역력이 악해진다"라는 등의 레퍼토리는 고정적으로 따라붙는다. 이러한 주장에는 당연히도 연관성이 전무하거나 결론이 왜곡당한 자료가 인용되기 일쑤다.
[1] 1993년 2월 12일 행정용어순화편람에 따르면 냉수와 찬물을 같이 쓸 수 있다는 구절이 있다.[2] 다른 나라들은 냉수가 인기 있어도 한국 일본 만큼은 아니다.[3] 다만 한국, 일본의 경우에는 산지가 많다는게 단점이다.#[4] 한의학의 기본적 사상은 공유하는 한국에서도 찬 음식이나 얼음물을 많이 먹어 몸이 냉하게 되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은 남아있다. 주로 노년층의 잔소리 정도고 일반인들은 거의 신경쓰지 않지만.[5] 특히 물을 끓여먹는 습성이 강한 남부에선 콜레라 사망율이 낮았다는 점이 이런 캠페인의 확산에 근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