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1-13 23:02:55

역사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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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역사
History of Writing History
파일:역사의역사유시민.jpg
<colbgcolor=#dddddd,#010101><colcolor=#373a3c,#dddddd> 장르 역사
작가 유시민
출판사 돌베개
발매일 2018. 06. 25.
쪽수 340쪽
ISBN 9788971998557

1. 개요2. 구성과 내용3. 장점4. 한계 및 비판
4.1. 편향적 서술

[clearfix]

1. 개요

유시민이 '역사 서술의 역사(History of Writing History)'[1]에 초점을 맞춰 출간한 교양서. [2][3][4]

다루는 역사학자로는 헤로도토스, 투키디데스, 사마천, 이븐 할둔, 레오폴트 폰 랑케, 카를 마르크스, 박은식, 신채호, 백남운, 에드워드 카, 오스발트 슈펭글러, 아놀드 토인비, 새뮤얼 헌팅턴, 재레드 다이아몬드, 유발 하라리가 있다.

2. 구성과 내용

각 역사서의 주요 내용과[5] 시대적 맥락, 서사의 새로운 초점과 해석, 역사가의 생애, 생각, 감정 그리고 속마음[6]을 유시민의 언어로 전달하면서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을 체크해준다.

3. 장점

유시민은 때로 이해하지 못해도 좋다고 위로하고 격려하는 안내자[7] 역할을 하면서 역사 공부의 재미와 깨달음을 함께 나눈다. 유시민의 역사 공부법을[8] 엿보면서 역사에 대한 애정과 역사 공부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어 역사공부의 재미와 깨달음[9]을 거쳐 저마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나아가게 한다.

4. 한계 및 비판

전문적인 역사학 책이라기 보다 역사를 다루는 방식의 변천사를 살펴보는 교양서이다 보니 그 내용의 검증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다. [10]. 20세기 후반 이후의 사학적 맥락 중 포스트모더니즘과 역사학, 페르낭 브로델로 대표되는 아날 학파 등은 아예 언급되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하다. 또 자잘자잘한 오류가 심하게 많으며, 서양사가들에 비해 동양사가들을 깎아내리는 경향이 있다. 또 한국사학의 경우 민족사학(백남운, 박은식, 김부식)만 다루고 끝이며, 이병도, 신석호 등 실증사학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도 안한다.[11] 게다가 김부식이 사대주의적인 역사왜곡을 삼국사기에서 자행했다고도 하는데 이는 이미 한참전에 반박된 운동권 사학의 잔재라고밖에는 설명할 수 없다. 근데 정작 작가 본인은 작년에 유튜브에서 민족주의 사학을 비판한 바 있다.

갑자기 마지막에 제레미 다이아몬드와 유발 하라리가 나온것도 비판받는다. 영국 마르크스주의 사학, 아날학파, 미시사, 아래로부터의 역사, 1960~80년대의 역사 수정주의(일명 포스트모던 역사학) 중 그 어느것도 다루지 않았으면서 갑자기 역사서도 아닌 총균쇠와 사피엔스를 다루는 게 구색맞추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4.1. 편향적 서술

스스로도 역사 전문가로서 쓴 책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일부 편향적이거나 오류가 있는 서술이 등장해 비전문가로서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삼국사기에 대해서 지나치게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는데, 이를 일본에 대한 자신의 입장과 엮어 지나친 해석으로 나아간 부분은 다소 부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삼국사기는 우리 민족의 주체성을 포기하고 사대주의를 근거로 지은 책이라 일본 제국주의자들도 아주 흡족하게 받아들였다. (중략) 조선사편수회가 삼국사기를 우리나라 고대사의 기본 사료로 못박은 것은 김부식의 사대주의가 그들의 입맛에 맞았기 때문이다.

삼국사기는 사대주의적 태도가 드러날지언정 주체성을 완전히 포기한 서술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유시민은 이를 일제와 연관짓기 위해 '주체성을 포기'라고 단정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한편 카를 마르크스의 역사학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마르크스)에게 역사란 단순히 기록과 관찰과 해석의 대상이 아니라 "사회적 인간이 부둥켜 안고 가야 하는 삶의 일부"였다. 이런 점을 잊지 않고 마르크스의 역사 이론을 살핀다면, 우리는 자연 법칙과 닮은 그의 냉정한 이론과, 그가 결코 감추려 하지 않았던 사회와 역사에 대한 애증 가운데서 지금까지도 여전히 큰 의미를 지니는 것들을 적지 않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마르크스가 현대 역사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실제로 많은 역사가들은 현대 역사가들은 모두 좋든 싫든 마르크스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하곤 한다. 그러나 유시민은 마르크스에 대해 불필요한 온정주의를 보여준다는 면에서 서술의 균형성이 무너졌다는 인상을 준다. 또한 과거 식민주의 역사학의 극복이라는 명목으로 이루어졌던 이른바 운동권적 사관에 입각한 서술도 보인다. 대표적으로 음모론이라고 밝혀진지 오래된 일제의 사서 20만권 불태우기 이야기를 사실인것처럼 서술하고 있다. 이러한 反식민주의적인 사관은 민족주의의 과잉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는데, 본서는 다소 그런 측면이 드러난 부분이 있다.
우리나라의 역사학이 해방 이후에도 오랫동안 식민주의 역사학의 잔재를 말끔히 털어내지 못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1] 역사학의 역사'가 아니다.[2] 유시민 본인도 작중에서 본서를 두고 여행사가 제공하는 '패키지 상품' 정도로, 깊게 들어가는 정도는 아니고 이러이러한 것이 있다고 소개하는 정도로 넘어가는 수준의 내용이라고 자평했다.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을 바탕으로 로마사를 이해하는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3] 만약 조금 더 제대로 역사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책을 읽고 싶다면 앤 커소이스/존 도커의 <역사, 진실에 대한 이야기의 이야기>를 추천한다. 이 책도 고대에서 갑자기 랑케로 점프하는 등의 단점이 없진 않지만, 역사를 어떻게 서술해야 하는가의 명제 자체에는 좀 더 충실하다. 특히 홀로코스트의 서술 문제, 소수자에 집중하는 사학, 역사 서술과 언어의 연관성 등 근대 이후의 논쟁에 대해서는 매우 충실하게 서술되어 있다. 마침 유시민 본인도 이 책을 추천한 바가 있다.[4] 2018년 출간 저서이며 출판사는 돌베개다. 2018년 베스트셀러 10위였다.[5] 이 책에는 인용문이 많다. 그런데 원서나 번역서 문장을 그대로 옮긴 경우는 거의 없으며 대부분 내용을 압축하고 문장구조를 바꾸어 요약 인용했다.[6] 유시민은 역사서의 저자들이 문장 갈피갈피 담아둔 감정을 나누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역사의 사실과 논리적 해석에 덧입혀 둔 희망, 놀라움, 기쁨, 슬픔, 분노, 원망, 절망감 같은 인간적, 도덕적 감정을 귀하게 여기는 태도를 보여준다.[7] 고전 역사서를 펼쳤다가 매우 읽기 어려울 때 자신의 독해력이 부족하도고 자책할 것도 아니고 저자가 어렵게 썼다고 원망할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지중해 동부지역, 소아시아, 중동, 북아프리카 지형과 지명 산맥과 강과 평원같은 낯선 정보가 많으니 스토리를 이해하기 힘들고, 스토리를 이해하지 못하니 텍스트에 몰입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8] 남의 언어로 재현한 남의 과거 이야기에 담긴 정보를 검색해 가며 읽으며 새로운 정보나 지식을 얻기 보다는 그들이 남긴 이야기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발견해 보는 데 초점을 맞춘다. 마치 역사서에 담긴 극적인 사건과 기담(奇談)에서 끝도 없이 캐릭터와 이야기를 찾아내는 소설가나 영화 제작자들처럼 말이다. 그 가운데 미래에도 반복해서 나타날 행동 패턴과 사회 현상해 주목해 본다면 인간 본성 가운데 역사의 시간이 바꾼 것과 바꾸지 못한 것이 무엇인지 살펴볼 수 있다.[9] 인간의 본성과 존재의 의미를 알면, 시간이 지배하는 망각의 왕국에서 흔적도 없이 사그라질 온갖 덧없는 것들에 예전보다 덜 집착하게 될 것이란 점을 배웠다고 한다.[10] 특히 신채호조선상고사를 다룰 때는 민족주의 경향이 지나치다.[11] 따지고 보면 이 다섯명 모두 지금은 옛날 이론을 펴는 학자지만 현 사학계에 누가 더 영향을 많이 끼쳤냐로 따지면 이병도와 신석호가 더 압도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