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21 14:34:46

쪽방

파일:쪽방구조.jpg
해당 사진은 30평짜리 방에다가 17개의 가벽을 사용해서 만든 쪽방[1]

1. 개요2. 분포3. 운영 방식4. 생활상5. 고시원과의 차이
5.1. 고시원과의 비교
6. 쪽방이 존재하는 이유7. 문제점8. 기타9. 해외의 유사 사례

1. 개요

을 여러 개의 작은 크기로 나누어서 한두 사람 들어갈 정도의 크기로 만들어 놓는 방. 6㎡ 전후의 작은 방으로 보증금 없이 월세로 운영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빈민촌이나 달동네 등에 가면 이런 식의 주거형태를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쪽방들이 주로 모여서 이루는 지역을 쪽방촌이라고 부른다. 숙박비는 2023년 기준으로 월 25만원 정도. 서울에서는 영등포동, 창신동, 동자동, 돈의동 쪽방촌이 있고 약 3,3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거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노인으로, 이들 중 나이가 55살만 되어도 젊은 축에 속하며 심하면 80살이 넘은 경우도 있다. 약 8억 원 정도 건물이면 공실이 없을 경우 이론적으로는 월 매출 300만 원 정도가 나온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다수의 주인이 타 지역에 거주하고 있고 공실도 있으므로 수익률은 좀 더 떨어진다.

쪽방은 인터넷에서는 구할 수 없고 구하려면 직접 찾아가 물어봐야 한다. 관련 칼럼

2. 분포

서울시의 주요 쪽방 밀집지역으로는 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 서울 종로구 창신동 쪽방촌, 서울 중구 남대문5가 쪽방촌,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 쪽방촌이 있다. 보통 이 돈의동 쪽방촌, 창신동 쪽방촌, 남대문5가 쪽방촌, 영등포 쪽방촌, 동자동 쪽방촌을 묶어서 서울 5대 쪽방촌이라고 하며 남대문5가 쪽방촌 및 동자동 쪽방촌과 후암동 쪽방촌, 갈월동 쪽방촌을 묶어 서울역 쪽방촌으로 봐서 서울 4대 쪽방촌이라고도 한다.[2] 참고로 갈월동 쪽방촌부터 시작해 남대문5가 쪽방촌까지 원래는 전부 이어져 있는 거대한 판자촌과 윤락가 지역이었다. 그러나 서울역이 서울의 핵심 관문 중 하나이다 보니 계속해서 정비와 재개발이 진행된 결과 현재 이들 쪽방촌은 대로에서는 발견하기 어렵고 쪽방촌이 연결되지 않고 끊겨 있는 듯한 분포를 보이고 있다. 서울 5대 쪽방촌 외에 구로구, 금천구 등에도 쪽방이 분포하는데 여기 있는 쪽방촌은 '벌집촌'이라고도 부른다.

서울 쪽방촌을 창신동, 돈의동, 남대문5가, 동자동, 영등포 쪽방촌을 묶어서 서울 5대 쪽방촌이라 부르고 구로구, 금천구에 위치한 쪽방촌에 대해서는 벌집촌이라고 구분해 부르는 이유는 이 둘의 형성과정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서울 5대 쪽방촌은 과거 윤락가였던 곳에서 윤락업이 퇴출되면서 기존에 윤락업소로 사용되던 건물에 도시 최하류층이 들어와 기거하며 쪽방촌이 형성되었다. 반면 구로구, 금천구 등에 분포하는 벌집촌은 공단 노동자에게 저렴한 숙소를 제공하기 위해 거주 공간을 좁게 나눠 방을 최대한 많이 만든 것이 시초다.

그리고 현재 거주민에도 차이가 존재하는데, 서울 5대 쪽방촌은 한국인들이 주로 거주하며 구로구, 금천구 등지의 벌집촌에는 조선족, 중국인외노자들도 많이 거주하는 편이다. 쪽방촌, 벌집촌 모두 실상 비슷하기는 하지만 이 정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구분해서 부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실제 쪽방촌 연구에서도 쪽방촌과 벌집촌을 묶어서 다루기보다는 이 둘을 구분해서 다루는 편이다.

2011년 6월 조사 기준 서울시내에는 종로구, 중구, 용산구, 영등포구까지 총 4개구 9개 지역 287개 건물에 3,504개의 쪽방이 있으며 3,201명이 거주하고 있다. 거주민의 약 40%는 기초수급자이며, 홀몸노인과 장애인이 약 45% 정도를 차지한다. 보통 방세는 일세와 월세로 계산되는데 일세의 경우 하루에 7~8천원, 월세의 경우 방에 따라 10만 원 후반에서 20만 원대 초반 정도의 수준이다. 여기서도 돈을 못 내 쫓겨나면 거리 노숙자가 된다.[3]

이 외에 서울에 청량리 등에도 쪽방이 존재한다.

서울 이외의 지역에는 강원랜드 근처에 쪽방촌이 형성되어 있는데 여기는 강원랜드에서 도박을 하다가 재산을 거의 다 털리고 오갈데 없는 사람들이 다른 곳으로 이동할 능력이 없어서 계속 여기에서 생활하고 있다. 여기가 심각한 이유가 다른 쪽방촌과는 다르게 자살하는 사람들이 간간히 발생해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곳이다. 여기 쪽방에 사는 이른바 '카지노 노숙인'들은 도박으로 돈을 다 탕진한 만큼 하루하루 밥을 먹기가 힘든데 지자체목사들이 나눠주는 도시락으로 하루하루 끼니를 때우고 있다.

3. 운영 방식

거의 무조건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바지'를 둔다. 실질적인 쪽방 건물주인 '몸통'은 혼자 건물을 30~40채 정도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여러 명의 바지를 둬서 분할 명의로 쪽방을 운영한다.

예를 들면 월 25만원의 방세를 내는 쪽방이 있다고 할 경우, 건물 하나에 쪽방 18개, 총 월세가 450만원이라고는 하나, 이건 명의상으로나 그렇고 실제로는 이런 바지들을 40명을 거느린 몸통이 월세로 한 달에 1억 8000만 원을 받는 셈이다. 쪽방의 운영 방식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쪽방 사업자를 '대대장'이라는 우스갯소리로 부르기도 한다.(거주민 숫자가 진짜로 대대급이라서) 또한 이렇게 가명으로 운영하다 보니 탈세 역시 매우 빈번히 일어난다. 추적이 어렵기 때문에 탈세가 쉬운 것이다.

게다가 월세를 수금할 때는 몸통도 바지도 오지 않으며 몸통이 또 관리인을 고용해 관리인과 임대차계약을 해서 관리인에게 납부하면 관리인이 몸통에게 방세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그 대신 관리인은 쪽방에 거주하면서 방세를 면제 받거나 절반 정도의 가격으로 할인받아 거주한다.#

이런 방식으로 쪽방의 실제 주인은 자신을 철저하게 숨긴다. 혼자 건물을 많이 보유할 경우 그 분량이 증가하는 재산세를 회피하기 위해서 이런 꼼수를 사용한다. 저걸 다 솔직하게 본인 명의로 운영할 경우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주택분 재산세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바지들을 세우는 것이다.

4. 생활상

공간이 매우 좁다.[4] 그렇다 보니 성인 남성 한 명이 간신히 누울 수 있는 수준이며 당연히 화장실 등의 기본적 위생시설도 공용으로 다같이 쓴다. 방문도 있는 곳은 다행이지만, 제대로 없는 곳이 있다 보니 입구에 빨래줄을 걸어 빨랫감을 널어놓는 걸로 사생활을 간신히 가리는 정도.[5] 에어컨이 없고 창이 나 있는 경우도 드물어 공기가 통하지 않아 여름에 매우 더운데, 이 때문에 남성 거주민들이 옷을 벗고 생활하는 경우가 많고 여성 거주민들의 경우 목욕 등 편하게 제대로 노출을 할 수도 없어 영 좋지 않아 더욱 여름 생활이 녹록지 않다. 게다가 다닥다닥 붙어있기 때문에 이라도 나면 순식간에 주변으로 화재가 번지기 쉽다. 쪽방은 보일러가 없기 때문에 방안에서 전열기구를 많이 사용한다.[6][7] 게다가 절도, 성범죄범죄홍수장마 때는 물이 차오르는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주거 시설의 최악의 단계다.[8]

전체적으로 위생 상태는 개판이다. 관리인은 수금 말고는 하는 일이 아예 없기 때문에 청소를 안 하며 그래서 화장실과 부엌의 위생 상태가 특히 나쁘다. 비위가 약한 거주민의 경우 화장실 이용이나 샤워를 하게 되면 쪽방 내에서 하지 않고 근처의 지하철역이나 학교, 구민회관, 교회 등 공공시설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 정도로 위생 상태가 엉망이라 여름에는 질병에 걸릴 가능성도 높다.

쪽방촌 거주민들의 대다수는 공동화장실과 공동샤워장을 사용한다. 물론 건물 내에 화장실이 딸려 있는 경우도 있으나 이는 드문 경우다.

취사의 경우 전체의 절반이 넘는 약 54%의 가구가 휴대용 버너를 이용해 해결한다. 거기다 작은 전기밥솥 정도다. 형편이 좋으면 냉장고(중고로 3만 원 정도)를 가지고 있다. 냉장고가 없는 방은 겨울철에 창 밖에 수납공간을 만들어 음식을 보관하여야 한다. 주로 쌀과 김치 등이 저소득층 지원 사업으로 들어오며, 그 외에 마른 멸치, 참치캔, 돼지고기 장조림 통조림 등으로 식사를 해결한다.[9] 버너조차 없을 정도로 매우 열악한 경우는 어쩔 수 없이 매 끼니를 삼각김밥컵라면으로 때우는 지경이다.

수입원은 주로 기초생활수급고물 수집이다. 폐지를 줍기 위해서는 손수레가 필요하다. 플라스틱 수납장, 냄비, 벽시계, 밥솥, 여행가방 등은 다 주워서 쓰고 쪽방촌 내에서 중고 거래하기도 한다. 힘이 센 사람들은 비숙련 노가다를 하기도 한다. 그나마 이 중에서는 재력이 되면 노점상을 하기도 한다.

쪽방촌 거주자는 주로 일용직 노동자나 독거노인이다 보니 고독사하기도 쉽다. 상당수는 무연고자[10]로 죽어나가는데 사후에 관리인이 유품들을 남은 거주민들에게 나누어 준다.

쪽방촌에는 겨울에 난방이 영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동상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신문지를 바닥에 깔고 그 위에 이불을 두 겹으로 깔아서 생활한다. 조금의 온기나마 잡아두기 위해 겨울철에는 이불을 개지 않는다. 아니면 주스 병은 열에 강하니까 뜨거운 물을 병에 담아 못 쓰는 양말에 넣은 걸 두세 개 정도 만들어 이불 속에 넣고 자면 보온 효과로 훈훈해진다. 주전자나 커피포트를 이용해 물을 끓여 수증기를 내면 방안 온도와 습도를 지킬 수 있다. 형편이 괜찮으면 전기장판(신품으로 3~5만원 정도, 5만원은 침대 기준 킹 사이즈다.)을 이용해 난방을 한다. 추위가 문제가 되는 것은 추위 그 자체가 아니라 밖에 나가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재택근무를 하기에는 어려운 환경이고[11] 조금이라도 돈을 벌려면 밖에 나가야 한다. 하지만 쪽방 안에서 유일하게 따뜻한 곳은 이불 속 전기장판 뿐이다. 그것도 없는 경우 근처 난방 잘 되는 공공시설에 들어갔다 나오기도 한다. 화장실에 가는 것, 씻는 것, 식사를 하는 것, 청소를 하는 것 모두 번거롭다. 그러면 겨울철에는 영양실조, 위생 불량 등의 문제를 겪게 되기 쉽다.

반대로 냉방도 잘 되지 않는다.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은 방 밖에 나가는 것도 힘들기 때문에 선풍기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버너 열기 때문에 음식을 해 먹기 힘들어 여름에는 하루 한 끼로 버티는 날이 많다. 대개의 경우 선풍기도 마음대로 쓸 수 없다. 공동으로 전기요금을 내기 때문이다. 전기요금이 많이 나오면 세를 올려줘야 한다. 그래서 건강한 사람들은 여름 낮에는 방 밖에 나가 부채질을 한다. 여름엔 방 온도가 바깥보다 5도 정도 높아서 생명이 위험하기 때문이다. 여름철 쪽방촌에는 방이 있어도 노숙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오락거리를 마련하기 어려우며 보통은 TV로 지루함을 달랜다. 버려진 TV를 주워와서 쓰거나[12] 해지된 스마트폰 공기계를 가져와서 DMB를 보는 경우도 있다.

물건을 방 밖으로 꺼내놓지 못한다. 꺼내놓았다간 얼마 안 가 도둑이 와서 가져간다고 한다... 안 그래도 좁은 방에 물건들을 들여놓으니 생활공간은 더욱 좁아진다.

5. 고시원과의 차이

시설물
고시원 진짜 저렴한 고시원이 아닌 어느 정도 옵션이 갖춰진 고시원은 방 안에 책상, 침대, 냉장고, TV, 에어컨[13] 등이 기본으로 구비되어 있으며 월세가 저렴한 고시원의 경우에도 책상, 침대, 옷장 등은 대다수 기본으로 구비되어있다. 다만 외창은 있는 경우도 있고 없는 경우도 있다.
쪽방 아예 옵션조차도 없고 이로 인해 필연적으로 선택권조차도 없기 때문에 방 안에 아무것도 없다. 외창은 대부분 있는 편.
독립된 생활
고시원 개인 시설(화장실 등)이 구비되어 있는 고시원의 경우에는 취사나 외출을 제외하고는 다른 일로 다른 방 사람과 마주칠 일이 적다.
쪽방 거주자가 거주하는 방 이외에는 전부 공용이기 때문에 취사나 외출 외의 일로도 다른 방 사람과 마주칠 일이 많다.
세면시설
고시원 염가형 고시원은 방 안에 화장실이 없기 때문에 공용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나 청소 및 관리는 관리자가 따로 해 준다. 물론 월세는 더 비싸겠지만 개인 화장실(샤워실)이 설비되어 있는 고시원도 많이 있다. 대신 이 경우는 청소 및 관리도 스스로 해야 한다.
쪽방 거주자가 지내는 방 이외에는 전부 공용 시설이기 때문에 화장실도 공용 시설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일반적으로 청소나 관리가 잘 된다고 보기도 어렵고, 따라서 관리 및 위생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월세
고시원 비싼 곳은 비싸지만 개체차가 매우 커서 되려 쪽방에 맞먹는 곳도 있는데 이런 곳은 대신 시설이 열악하다.
쪽방 대부분 월세가 20만원 정도 하므로 보통의 고시원보다는 다소 저렴하나, 옵션을 뺄대로 뺀 초염가형 고시원의 경우에는 비슷해진다.
보증금
고시원 있는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다. 있어도 일반 임대계약과 달리 그리 크지는 않다. 있는 곳은 저렴하게는 방 열쇠값 명목으로 2만 원가량만 받으나, 가장 비싼 곳은 30만 원까지도 받는다.
쪽방 없다. 심지어 방마다 문조차도 없는 쪽방도 있어서 열쇠값조차도 안 받는다.
면적
고시원 보통 1~2평 정도 한다. 물론 지역과 가격에 따라 소형 원룸과 다름없는 곳도 있다. 내창(창문이 복도쪽으로 난 곳)과 외창(창문이 외부로 난 곳) 등에 따라 크기와 룸 컨디션이 다르다. 작은 방이지만 이곳에 침대, 책상, 의자, 책장, 옷장은 물론 화장실 등 다 들어 있기 때문에 생활하는 데에는 큰 지장이 없다.
쪽방 보통 0.9평 정도 하는 편이다. 아주 간혹 고시원보다 넓은 경우도 더러 있기는 하다. 다만 고시원은 원래부터 가구가 설치되어 있고 쪽방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을 감안해야 된다.
식사
고시원 저렴한 곳은 아무것도 제공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김치 정도는 주는 곳이 많고 라면, 계란, 식빵, 커피, 차 정도 주는 곳은 드물지 않으며, 반찬이나 국 같은 걸 제공하는 곳도 꽤 있다. 주방이 공용이며, 냉장고 역시 공용이므로 도난의 문제가 다소 있다.
쪽방 식사는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별도의 개별식비가 지출된다. 냉장고 조차도 기본 설비가 안 되있기 때문에 그날 만든 음식은 그날 처리해야 된다. 이렇다보니 방 안에서 식사할 수 있는 것은 라면, 레드로트 식품 정도이고, 제대로된 요리를 먹고자 할 경우 외식이 필수적이다.
냉 / 난방
고시원 대부분 중앙 냉난방식이다. 하지만 최근엔 개별 에어컨을 설치하는 추세이기도 하다. 여름에 많이 덥거나 겨울에 많이 추우면 입실자분들이 퇴실을 하거나 민원을 넣기 때문에 생각보다 중앙에서 에어컨과 난방을 세게 튼다.
쪽방 빈곤층 주거시설이기 때문에 당연히 냉난방이 기본으로 되어 있을 리 없다. 냉난방 장치를 구비하기 어려운 빈곤층 특성상 여름, 겨울에는 냉난방을 제대로 해주는 근처 공공시설에서 시간을 때우는 경우도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경제력만 되면 원룸, 적어도 고시원을 얻는 것이 쪽방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낫다. 쪽방보다도 아래 단계는 실질적으로 노숙 정도 밖에 없다.

5.1. 고시원과의 비교

쪽방과 종종 비교되는 거주시설이 바로 고시원이다. 고시원은 고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거주하는 곳에서 도시빈민을 위한 거주시설로 성격이 많이 바뀌었다. 대학가 및 고시촌 외에 있는 전혀 고시생이 존재하지 않을 것처럼 생긴 곳에 위치한 고시원은 고급화된 쪽방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몇몇 부분에서 작은 차이가 나기는 하나 이 또한 고시원에 따라 또 다르기 때문에 고시원과 쪽방이 대동소이하다고 봐도 될 것이다.

쪽방과 고시원의 두드러지는 차이점이라면 다음과 같다.

1. 취사
고시원은 대체로 방 안에서의 취사를 엄금하는 편이다. 반면 쪽방은 쪽방 거주자들이 자기 방에서 소형 가스 버너 등을 이용해 취사하는 편이다. 공용 주방은 고시원이나 쪽방이나 둘 다 있는 편이다. 다만 쪽방의 공용 주방은 상태가 굉장히 열악하기 그지없기 때문에 취사를 제대로 할 리가 만무하다.

2. 거주자
고시원은 주로 학생 및 사회초년생, 일용직 등이 거주하는 편이다. 반면 쪽방은 일용직, 독거노인, 노숙자 등 사회 최하류 취약계층이 거주하는 편이다.

쪽방 거주자들은 사회 최하류 취약계층이다 보니 이들의 지원에 관심을 갖는 자선단체가 꽤 있다. 자선단체의 지원과 쪽방 거주민에 대한 지원시설들을 중심으로 쪽방촌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다. 여기에 거주민들이 대체로 쪽방에서 벗어날 여력이 없다 보니 진득히 눌러붙어 사는 경우도 많아서 자기들끼리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

반면 고시원은 이런 커뮤니티 형성이 상당히 덜 되어 있는 편이다. 고시원 거주자들은 능력이 되면 어떻게든 고시원에서 벗어나려고 하며 이게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보니 한 고시원에서 몇 년간 진득히 거주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 같은 고시원에 거주한다 하더라도 각자 속한 상황과 지위가 판이하게 다른 경우가 많아서 서로 커뮤니티를 형성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 그래서 쪽방촌보다 개인적인 성향을 크게 보이는 편이다. 더욱이 고시원 거주자 지원시설 같은 것이 실상 전무하다시피 하기 때문에 구심점이 될 만한 것도 딱히 없다.

노량진 등 수험가에는 스터디 그룹 등의 존재로 커뮤니티 형성이 쪽방촌과 비슷하다고 착각할 수도 있지만 스터디 그룹을 만들 때 거주지역을 따져서 '00고시원 스터디 그룹' 같은 것을 만들지는 않는다. 반면 쪽방촌은 그 근처 쪽방촌 거주자 지원시설을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같은 커뮤니티라 하더라도 수험가 고시원 밀집지역에 존재하는 여러 커뮤니티는 오직 '목적' 중심인 데 비해 쪽방촌에 존재하는 커뮤니티는 '목적'과 더불어 '동일 거주 지역'이라는 성격도 같이 갖고 있다는 점이 차이다.

6. 쪽방이 존재하는 이유

무엇보다도 이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쪽방 외에는 다른 주거지를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에서 한 달에 20~30만원 선에서 주거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전무하다. 이른바 반전세라고 해서 월 20만 원 정도만 납부하는 전세와 월세의 절충형도 존재하긴 하나 이건 보증금이 기본 2,000만 원으로, 빈민들이 쉽게 만질 수 없는 큰 돈이다. 물론 지방으로 내려가면 되겠지만 지방은 도시와 달리 일자리 구하기는 더 어려워진다.[14]

도시는 사는 사람이 많고 소득이 더 높다 보니 그로 인해 파생되는 일자리가 더 많다. 그래서 가난한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가난한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이들의 집단으로 의식주 결핍으로 고생하면서 이게 사회 문제가 되자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무료배식, 의료 서비스 제공, 봉사 시스템이 오랫동안 체계적으로 구축되었다. 시골은 이러한 것이 전혀 없다.

추가로 대한민국의 시골은 있던 사람들도 도시로 올라가면서 쇠퇴하는 중이라서 이들을 받아줄 수 있는 여력도 전혀 없다.[15] 월세가 좀 더 싸다고 시골에 내려간다는 건 가난한 사람들로서는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 시작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도시라서 부족하나마 이들이 돈을 벌거나 사회로부터 유무형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사회복지는 이전보다 많이 개선되었으나 전체 인구의 3% 정도를 차지하는 극빈곤층들은 정부가 지원하는 50만 원 정도의 기초생활비 혹은 30만 원 정도의 기초연금을 제외하면 아무 수입도, 재산도 없다.[16] 고시원조차 보증금을 요구하는 세상인데 이런 극빈층들은 결국 쪽방 말고는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없다.

여건이 열악한 원룸조차도 보증금 500만 원이 없어서 고시원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널렸는데 이들 쪽방촌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월급도 없는 근로의욕[주의]과 근로능력이 크게 저하된 기초연금으로만 생활하는 고령자들이 태반이다. 심지어 쪽방 월세조차 못내서 거리 노숙자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7. 문제점

쪽방촌 뒤엔… 큰손 건물주의 ‘빈곤 비즈니스’

쪽방 임대는 건물주와 토지주 입장에서 꽤 수익성이 높은 사업이다. 좁은 면적에 많은 거주자를 받을 수 있는 데다 원룸, 고시원과 달리 딸랑 전기만 들어오게 해주고 화장실과 욕실은 공용으로 하고 0.9평, 1평당 월 20~30만 원가량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쪽방은 상당수가 무허가로 현금 결제가 태반이고 계약도 구두로 맺어지므로 임대인에게 들어오는 임대소득이 조세당국에 잡히지 않아 탈세에 매우 취약하다.

결과적으로 쪽방은 교도소 미만이거나 길거리에 사는 것보다 조금 나은 생활환경을 제공하는 대가로 한 달에 22만 원 이상을 갈취하는 곳이다. 방 면적 이외에 공용시설의 면적도 계산에 넣어야 하고 서울 물가가 아무리 비싸다지만 쪽방은 단위면적당 임대료로 보면 서울 내 부촌과 별 다를 바 없는 창렬이다.


동영상은 기자가 쪽방체험을 한 것을 취재한 것인데 기초생활수급자를 기준으로 잡아 월 433,450원이 지급된다고 하면 이 중 25만 원을 쪽방 월세로 납부한다. 그럼 183,450원이 남는데 이걸로 어떻게든 한 달을 버텨내야 한다. 하지만 기자의 체험결과는 한 달은커녕 일주일에 12만 원이 소모되었다. 밥도 최소한으로 먹고(그중 한 끼는 무조건 컵라면) 생활용품도 최소한으로 구매하는데 그나마도 최저가만 골라서 구매해도 이 모양이다. 샤워 같은 건 구민회관에서 해결해도 그렇다.

1평당 월세로 환산하자면 어지간한 타워팰리스가 15만원 수준[18]이며 방탄소년단 숙소 같은 초호화 아파트 정도 되면 25만 원으로 쪽방과 비슷해진다. 한마디로 방탄소년단 숙소는 면적이 넓어서 상대적으로 비싸 보일 뿐 면적당 단가는 쪽방과 비슷하다. 그게 위 동영상에 나온다. 참고로 기자가 방을 측정해 본 결과 140cm * 210cm 의 규격으로 0.9평에 해당되는데 이 정도 방이면 서장훈 같은 사람은 들어가는 것 자체부터 매우 힘들며 키가 185cm만 넘어도 엄청나게 불편하다. 쪽방이 0.9평에 22만원이므로 1평이면 24만 4천 원인 셈이다.

과거에도 쪽방촌 임대료는 창렬 수준이었지만 거주자가 사회 최하류층이다보니 소득이 적어 임대료 체불이 잦았다. 그러나 요새 쪽방 거주자들은 사회 최하층이라 주거급여가 나오는데 이 주거급여 때문에 임대료 체불 문제가 사라지고 임대료는 여전히 창렬이다 보니 쪽방 임대는 건물주에게 고수익 저위험 사업이 되었다.

정부에서는 최소한의 주거권을 만족하지 못하는 집 같지도 않은 집에 대해서는 주거급여를 지원해 주지 않는 게 해결법이 될 수도 있지만 현실은 이런 곳에서 사는 대부분의 기초생활수급자들은 직주근접, 여기서 살지 않으면 일을 못하는 환경에 놓여 있어 쪽방이 없어지는 것만으로도 주거권을 위협받는 데다[19] 쪽방이라는 곳은 애초에 재개발에서 제외되어 작게 버려진 땅이라 토지주, 건물주 모두 궁극적인 목적은 쪽방 전체의 재개발을 통한 알박기나 엑시트를 노리고 노는 땅을 최소한의 가성비로 굴린다고 이런식의 쪽방을 만들어놓고 현금장사+주거급여+복지단체의 무상수리를 악용해 최소한의 관리비로 수익을 짜내는 행태를 보인다.

쪽방촌이 해결되기 위해서는 이렇게 최하층 기초생활수급자들의 주거권만이 아닌 생활, 근로 여건까지 고려한 압축 주거형태로 그 안에서 생활이 가능하도록 단지 조성을 해야겠지만 사회에서 이런 단지를 무조건 슬럼 취급하며 밀어버리려는 님비현상의 기조를 가진 이상 해결책이 난망하다.

추가로 용산구의 재개발 예정지역의 재개발을 막고 있는 주범이 쪽방이다. 그 곳에 있는 쪽방을 헐고 거기다 재개발을 해야 하는데 정부 입장에서 보면 쪽방 거주민을 보호할 방법이 없어서 손을 못 대고 있으며, 쪽방의 실소유주는 이걸 이용해 거주민을 인질 아닌 인질로 삼아 재개발을 반대하는 것이다. 실소유주의 입장에서 보면 한달에 2억원이 나오는 금싸라기를 포기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8. 기타

한국일보에서 기획기사와 인터랙티브로 쪽방의 실태를 정리해서 한눈에 볼 수 있다. 쪽방을 둘러싼 비즈니스 실태와 쪽방 내부 생활상을 포토와 360도 사진으로 볼 수 있다.

인터랙티브::'도시 빈자들의 최후의 주거지' 쪽방
기획::지옥고 아래 쪽방

'거리와 쪽방에서 살아가기'(2011)라는 책자도 배포한 적이 있다. 2015년에 인천 동구청이 '하루 1만 원으로 쪽방 체험을 할 수 있는 시설'을 진짜 쪽방촌인 괭이부리 마을에 건립하려다가 그곳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되었다.

서울시와 현대엔지니어링은 2억 8천만 원을 들여 19세대의 쪽방을 살기 좋은 곳으로 바꾸고 월세도 인하하는 디딤돌하우스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런 프로젝트들이 쪽방을 전대하거나 건물주 대신 주거환경을 개선해 주는 형태여서 그 이익이 건물주한테만 돌아간다는 비판이 있다.

9. 해외의 유사 사례

외국에도 비슷한 정도로 열악한 것이 있다고 한다. 홍콩, 스페인 프랑스에서는 0.5평 쪽방 집주인에 벌금형이 선고되는 일도 있었다.https://www.metroseoul.co.kr/article/2014032500016

홍콩에는 아예 0.4평이 간신히 되는 면적으로 관짝이나 새장 같은 것을 몇 층으로 포개놓고 사람이 누워 지내야만 하는 경우도 있으며 이를 관주택(coffin home)이라고 한다. 면적은 한국의 절반이면서도 월세는 비슷한 수준이니 단위 면적당 비용은 한국보다 2배나 더 비싸다. SCMP설명 동영상

일본에도 실제로 있다. 10시간 이용료가 1천 엔인데 딱 사람 누울 만큼의 공간밖에 없다. 다만 이런 방은 생활이 불가능하며 딱 잠만 잘 수 있다. 주고객 역시 장기적으로 눌러사는 사람은 없으며 주로 외지에서 잠깐 들렀다 하루 이상 ~ 일주일 이내 있다 떠나는 단기고객들뿐이다.


[1] 이 그림은 어찌 보면 땅 낭비인데 저 중 9평을 복도로 사용하고 있다.[2] 이 5대 쪽방촌의 유의미한 특징은 영등포동을 제외하고 전부 서울의 원도심인 서울 한양도성 내부 혹은 바로 바깥쪽이라는 점이다. 서울의 원도심 낙후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알게 해 주는 점이다.[3] 다만 한국에서는 쪽방촌에서 사는 것 자체로 노숙자로 분류되는데, 주거지라고 볼 수 없는 곳에서 고정적으로 사는 사람들로 분류된다.[4] 시민건강증진연구소에서 225명을 설문조사했는데 평균 1.8평으로 나왔다. 사실, 주방, 욕실, 화장실, 빨래터 등 다른 시설 제외하고 순수한 방 면적으로 1.8평이라도 되면야 도저히 못 살 정도는 아니다. 문제는 저것보다도 좁은 곳에서 사는 경우다. 군대 내무반도 1인당 면적이 고작 0.7평에 불과하다.[5] 고시원의 경우 문만 닫으면 되니까 이 부분은 고시원이 더 좋다.[6] 고시원은 방 안에서 전열기구 사용이 금지되있는 곳이 많지만, 적어도 고시원에서는 보일러를 틀어준다.[7] 또한 고시원은 방마다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어 있고 방 안에서 인화성물질 소지가 금지되므로 쪽방보다는 화재에 더 안전하다.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거. 다른 곳에 비할 바는 못 된다.[8] 고시원은 지하나 반지하, 1층에 위치한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침수 피해는 없다.[9] 이 부분이 고시원과 가장 큰 차이다. 고시원에서는 대체로 자기 방에서 취사하는 것을 금지하는 편이다.[10] 연고자를 찾지 못한 사례도 있지만 가족들을 찾았으나 시신을 인수거부한 경우도 많이 있다.[11] 노트북을 주워올 수도 있으나 인터넷이 안 된다.[12] 이마저도 안테나가 있고 ATSC 1.0튜너라도 장착되어있으면 지상파 방송만 볼 수 있으며 CRT는 디지털 튜너 내장이 아니라면 별도의 셋톱박스가 있어야 한다.[13] 값을 더 받는 고급형 고시원은 각 방마다 세탁기가 있는 경우도 있다.[14] 구미 등 지방의 원룸 월세가 서울이나 대구, 부산 등보다 싼 이유가 이것이다.[15] 대한민국 지방들 태반이 인구를 부양할 수 있는 산업이 없다. 지방에서도 중심 지역에 한정되어 있고 이들조차도 산업이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골치를 썩고 있다.[16] 그나마 이런 것도 연고자가 없어야 가능했으나 마침내 부양의무제가 폐지됨으로써 일정 수준으로 정한 자산 이하이기만 하면 최소한 기초생활수급자나 기초연금을 받을 길은 열렀다. 그리고 극빈층은 아니지만 자기 자신조차 부양하기 빠듯한 수준의 가난한 연고자가 어찌됐건 근처에 살아있다거나 노동 능력이 최소한은 있다는 이유로 맨몸으로 거리에 내몰리는 사람들이 더 많다.[주의] 스스로 근로의욕이 없는 경우도 없지만 고령자를 써주지 않기 때문에 장기간 취업이 안 되다 보니 근로의욕이 상실된 경우도 있다. EBS 다큐 시선 - 빈곤 비즈니스, 쪽방촌의 비밀에서 노숙자에 의하면 60이 넘어가면 비숙련 노동직조차 안 써준다고 한다.[18] 월 750만 원의 월세라고는 하지만 그 대신 50평이다.[19] 고시원 보증금, 월세조차 내지 못하는 형편에 놓여있는 사람이 쪽방마저 없어져버린다면 되려 거리 노숙자 신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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