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7-03 23:50:35

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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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늬는 있어. 내가 원하니까.
한 모금?

소설피를 마시는 새》의 등장인물. 레콘 남성.

별명은 왕벼슬. 별명대로 볏이 굉장히 크고 아름답다. 벼슬이 한쪽으로 늘어져 뺨에 닿을 정도. 무기는 삼각철봉으로, 작중 묘사를 보면 칼자루 위에 칼날 대신 삼각기둥 형태의 철봉이 달려 있는 검 비슷한 무기인 듯하다. 레콘 기준에서도 썩 익숙한 형태는 아닌지 히도큰이 '자네 무기... 그걸 뭐라 부르나?'라고 묻기도 한다. 역사상의 삼각철봉은 말 그대로 자루가 달리고 단면이 삼각형인 쇠막대 형태의 둔기로, 철퇴보다 무게중심이 잡혀 있어 다루기 쉽고 각져 있어 충돌시 힘이 집중되며 칼날을 정확히 맞춰 세울 필요 없이 대충 두들기면 되는 무기였다. 대신 철퇴처럼 확실하게 깨부수지도 못하고 칼처럼 확실히 베지도 못해서 흔히 쓰이는 무기는 아니었다.

엘시와 친분이 있어서 지멘을 잡기 위한 엘시의 소집에 응했다. 신부탐색자이지만 이상형이 모든 종족에게 아름답게 보이는 미녀인 나늬이므로, 지금껏 한 번도 아내를 걸고 싸워본 적이 없다.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일반적인 신부탐색자보다는 오히려 '나늬를 아내로 얻는다'라는 숙원을 가진 숙원추구자로 보는 쪽이 정확하다. 엘시의 소집에 응한 것도 단순히 스릴을 느끼기 위해서. 소집에 응하면서 퇴역금도 다 털어 버린다. 예비역 수교위, 현실로 따지면 상사~원사급 부사관의 퇴직금을 일시불로 받은 것이니 엄청난 금액인 듯. 주점에 자리잡고 앉아 돈이 필요하다는 사람들에게 뭉텅뭉텅 털어주었다. 이때 한 말이 또 레콘답게 호호탕탕하다. '절대 갚는다는 소리는 하지 마. 그럼 안 줘'. 다 정리한 뒤 "(퇴역금) 받을 것도 없고, (빚) 갚을 것도 없고, 세상에 나늬 같은 여자도 없고! 사나이가 죽기 좋은 조건이다!"라고 외치며 엘시에게 합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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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시는 쵸지에게서 뛰어난 검사의 자질을 발견했다고 하고, 천성이 전투종족인 레콘이니만큼 잠재력은 꽤나 있어 보인다. 하지만 지멘을 추적하면서 나늬가 없다는 현실의 한계와, 아내를 얻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워보지 않은 자신의 실력의 한계에 직면한다. 지멘과 맞붙었을 때 지멘의 부리를 후려친 후 손의 통증 때문에 지멘에게서 시선을 떼는 큰 실수를 범해 버렸고, 직후 지멘이 반사적으로 던진 블러핑용 호리병(실제로 던진 적은 없으나 개중에는 이 들어 있는 것이 섞여 있었다)을 얻어맞고는 자신이 제대로 싸워본 적이 없음을 깨닫고 얼어붙어 버렸다.[1] 또한 준람은 '나늬가 있다면 그 나늬의 남편은 나늬같은 아내 지키려고 엄청나게 싸워 이겼을 것이고, 이기지 못했다면 더 강한 남편에게 뺏겼을 테니 네가 찾은 나늬 옆에는 세상에서 가장 강한 남편이 있을 것인데 나늬 찾느라 싸움도 제대로 안 한 네가 어떻게 이기겠냐'고 지적했다.

나아가 엘시가 베로시 토프탈의 함정에 빠져 우물에 감금당하고 자신들도 늪 한가운데의 섬에 갇히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 때 나늬가 있다는 믿음으로[2] 한계를 돌파하고 물통에 손을 담그려고 한다. 여기에는 미쳐도 좋다는 식의 자포자기도 어느 정도 섞여 있었지만.

쵸지가 물에 손을 담그려는 그 순간, 준람이 만들던 나무 다리의 일부가 기능함으로써[3] 그 짓만은 면할 수 있었다. 허나 그것이 무슨 씨앗을 깨는 계기라도 되었는지 겉보기에는 멀쩡해도 레콘 관점에서 똘끼 충만한 짓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다니게 되었다.

그 전에는 엘시에게 너라면 그래야만 하는 상황에서 을 먹을 수 있겠냐라는 말로 물에 대한 거부감을 표현했던 그였지만 빗속을 우비를 입고 걸어다닌다든지,[4] 민들레 여단의 히도큰에게 에 대해서 꼬치꼬치 캐묻는다든지,[5] 소화차의 호스를 직접 잡고 물을 틀어서 마신 후 야리키에게 상술한 한모금?을 말하며 협박하기도 하고,[6] 난동을 부리던 아트밀에게 "냉수 한 모금 하고 정신 좀 차려야겠는데"라고 말한다거나...

나중에는 검술에도 각성해서, 최후반의 사라티본 부대와의 전투 때는 소드마스터급 활약을 보여준다. 그리고 다른 몇몇 레콘들과 마찬가지로 공수증을 극복한다. 폭우를 정면으로 맞음에도 멀쩡하게 정신을 유지하고, 그를 넘어 공황상태에 빠진 주테카에게 정의를 위해 싸우라고 일갈해 주테카가 정신줄을 잡게 만드는 모습을 보여준다.

모든 종족에게 아름답게 보이는 미녀 나늬를 찾는 그의 숙원은 '사람의 신'을 상대하는 레콘이 되는 조건으로, 그의 역할은 요술쟁이.[7] 결국 최후의 해결책[8]은 그가 내놓았다. 히베리힌치오와 마찬가지로 제2의 영웅왕 후보로 추측하는 이들이 있다.

머리회전이 상당히 뛰어난 레콘이다. 우선 말빨 하나로 나가 군인들을 바르는데 루시닌 수교위가 물을 뿌리겠다고 협박하는 상황에서 '만약 네가 그 물 뿌렸는데 내가 미치지 않고 멀쩡하면 널 토막내 버릴거야.'에 해당하는 내용을 침착하고 냉정하게 말한다.[9] 이건 둘째치고 민들레 여단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의 진실을 먼저 알아챈다거나, 절망도에 들어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정신이 하나 둘 정도는 가볍게 나간 작자들로 구성된 민들레 여단을 통솔하는 수완가인 히도큰을 말만으로 질리게 만드는 등 상당한 수준이다.


[1] 만일 이 때 지멘이 쵸지를 죽이려 들었으면 꼼짝없이 죽었을 것이나 지멘은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그대로 내빼 버렸다.[2] 그 전까지 쵸지는 나늬가 없는 세상을 비웃고, 또 그런 세상에서 살아가면서 나늬를 찾아 헤매는 자신마저 비웃고 있었다. 하지만 감금 중 주테카가 쵸지가 나늬가 있다고 믿는다면 쵸지의 나늬는 분명 이 세상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우쳐주었다.[3] 준람은 공구도 없이 가교를 만들고 있었지만 그런 탓에 엉성하기 그지없는 데다 늪이 얼마나 넓은지 알 수 없기에 얼마나 길게 만들어야 하는지도 알 수 없어 사실상 무용지물이었고 그래서 나가 감시병들도 그의 작업을 방해하지 않았다. 그런데 쵸지가 찾아낸 비밀 다리를 이레가 건넘으로서 늪의 넓이를 알 수 있었고 그 비밀 다리 위로 준람이 가교를 해체해 올린 뒤 그대로 뛰어넘은 것. 정작 제작자인 준람도 가교로 건너는 대신 훌쩍 뛰어넘었다. 발아래 물이 있으면 몸이 얼어서 충분히 뛸 수 있는 거리래도 뛰질 못한다고.[4] 틸러 달비가 보기엔 이론적으로는 가늘게 뚫어놓은 눈구멍 말고는 완벽한 방수 상태였다지만 이때 다른 레콘, 론솔피와 주테카는 누구보다 빠르고 침착하게 거대한 대피소를 만든 다음 그 한가운데 정좌해 반쯤 무아지경으로 버텼고 그을린발은 바닥에 발이 닿는걸 거부하며 거대한 우산을 급조해 코끼리 위를 전전하며 이틀간 잠도 자지 못했다... 쵸지를 보던 틸러는 다른 셋보다 침착하게 빗속을 걷는 쵸지에게서 훨씬 위험을 느꼈다고.[5] 히도큰의 민들레 여단이 흑사자군에 합류한 후에 한 군 내의 레콘 병사 전부 자기 여단 지휘 아래로 들어와야 한다는 주장에 말을 돌리기 위한 방편이었다. 하지만 주위의 반응은...[6] 야리키는 이 미친 짓에 질린 나머지 흐느끼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쵸지도 분노로 이성을 잃은 아트밀이 뛰어내리며 소화차를 짓밟아 버려서 터져나온 물에 맞으며 제법 기겁하긴 했으나 다른 레콘들은 물에 젖은 아트밀이 미쳐날뛰는 것에 닿는 걸 거부하며 도망가기 바빴다. 실제로도 레콘도 다른 선민종족, 아니 생물처럼 물을 마시지 않고는 살 수 없다. 다만 물이 담긴 병을 무슨 폭탄 다루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감싸서 최대한 부리에도 닿지 않게 하고 조심스럽게 마실 뿐.[7] 사모 페이는 사람의 신을 상대하는 셋 중 요술쟁이 레콘의 자격 요건으로, 그 레콘이 가지고 있는 숙원이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줄 것, 그리고 같은 것을 다르게, 다른 것을 같게 만드는 것 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정말 나늬를 찾으면 모두가 아름다운 나늬를 볼 수 있고, 다른 종족들이 모두 한 미녀를 바라보게 될 것이므로 쵸지의 숙원과 딱 맞는 셈. 론솔피는 사람의 신과의 마지막 싸움까지도 요술쟁이가 누구인지 깨닫지 못했으나, 사모가 론솔피에게 해 준 설명을 들은 히베리가 곧바로 쵸지가 요술쟁이임을 깨달았다.[8] 작중에서 하늘치를 다루는 데 매우 뛰어난 아실조차도 말리를 일정 높이까지 띄우고 나서는 땅과 거리가 너무 멀어서, 바닥이 제대로 안 보여서 상상할 수 없었다. 그 와중에 쵸지는 아실과 정우의 설명을 듣고, 아실의 방법이 이해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정우의 방법을 채택하여 근처의 모든 레콘들이 계명성으로 하늘치에게 소리치는 해결책을 내놓는다.[9] 본인은 정말 미치는지 안 미치는지 궁금해서 했다고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