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04-10 22:03:41

타이탄의 미녀

1. 개요2. 줄거리3. 기타

역대 성운상 시상식
파일:seiunprize.jpg
해외 장편 부문
제3회
(1972년)
제4회
(1973년)
제5회
(1974년)
로버트 실버버그
《Nightwings》
커트 보니것
《타이탄의 미녀》
프랭크 허버트

1. 개요

The Sirens of Titan

커트 보니것의 1959년작 블랙 코미디 SF 소설. 보니것의 두 번째 장편 소설. 국내에서는 1994년 새와 물고기에서 저 위의 누군가가 날 좋아하나봐[1]라는 제목으로 출판했다. 옮긴이는 노종혁. 그리고 2003년 금문서적에서 타이탄의 미녀라는 제목으로 출판했다. 금문서적판 옮긴이는 이강희. 현재는 둘 다 절판되었다. 출판되기 전에는 타이탄의 요녀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었는데, 1972년에 나온 일본어 번역판 제목도 타이탄의 요녀(タイタンの妖女)였다. 그 후 오랫동안 절판 상태로 있어 중고 시장에서 비싸게 거래되다가 2022년 10월 문학동네에서 《타이탄의 세이렌》이란 제목으로 재출간되었다.

1960년 휴고상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1973년 일본 성운상을 수상했다.

2.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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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스턴 나일스 럼푸드(Winston Niles Rumfoord)와 그의 개 카작(Kazak)은 우주선을 타고 화성 탐험을 하던 중 지구와 화성 사이에 있는 크로노 신클래스틱 인펀디블롬[2]을 통과하는 바람에 태양과 베텔게우스의 태양광 종착점에 기원을 둔 뒤틀린 소용돌이의 파동현상으로 존재하게 되었다. 이들은 59일마다 한 번씩 로드아일랜드 뉴포트에 있는 럼푸드 저택에서 체현했는데, 많은 이들이 그 체현을 보길 원했지만 럼푸드의 부인 베아트리스 럼포드(Beatrice Rumfoord)는 누구도 들여보내주지 않았다.

그리고 9년 후,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막대한 부와 행운으로 북미 최대의 부자가 된 남자 말라카이 콘스탄트(Malachi Constant)가 윈스턴 나일스 럼푸드의 초청을 받고 럼푸드 저택에 도착한다. 과거와 미래를 모두 볼 수 있는 럼푸드는 콘스탄트에게 그가 미래에 자신의 아내와 결혼해 자식을 낳고 토성타이탄에서 살게 될거라는 예언을 한다. 콘스탄트는 예언을 믿지 않고 자신이 왜 타이탄에 가게 되냐고 물었고, 럼푸드는 콘스탄트에게 사진 하나를 보여준다. 사진속에는 지구의 그 어떤 여자보다도 아름다운 세 명의 여인들이 있었는데 럼푸드는 이 여인들이 타이탄에 살고 있다고 말해준다.

이후 말라카이 콘스탄트와 베아트리스 럼포드는 그 예언에 저항해보지만 그로인해 둘 다 파산하고, 결국 그들을 포섭하러 온 화성인들을 따라 화성으로 간다. 화성군의 장교로 들어왔던 콘스탄트는 술에 취해 한 여인을 강간하는데 그 여인은 바로 베아트리스였다. 콘스탄트는 기억이 지워진체 이등병으로 강등되고 엉크(Unk)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베아트리스도 기억이 지워지고 비(Bee)라는 이름으로 살게 되며 아들 크로노(Chrono)를 낳는다. 크로노는 공장을 견학하면서 한 금속조각을 줍게 된다.

이들은 화성인[3]으로 살면서 지구와의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사실 이 모든 것은 윈스턴 나일스 럼푸드가 조종하고 있던 것이었다. 럼푸드의 지시대로 화성인들은 지구를 침공하지만 압도적인 전력차로 전멸해버린다. 말라카이 콘스탄트는 럼푸드의 계락으로 지구가 아닌 수성에 갔다가 수년 뒤에 돌아오고, 베아트리스 럼포드와 크로노는 남미의 오지에 불시착해 단 둘만 살아남는다. 럼포드는 다시 지구에 나타나 노약자들로 된 화성의 예비군들까지 모두 죽여버린 지구인들에게 자유의지를 강조하는 새로운 종교를 퍼트린다.

다시 지구로 돌아온 말라카이 콘스탄트는 윈스턴 나일스 럼푸드가 퍼트린 새로운 종교의 중요한 인물이 되어있었다. 럼푸드의 예언대로 돌아온 콘스탄트는 사람들의 환영을 받으며 럼푸드 저택으로 보내진다. 다시 체현된 럼푸드는 콘스탄트와 저택 앞에서 장사를 하던 베아트리스 럼포드와 크로노도 불러온다. 그리고는 이들의 정체를 저택에 모인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밝히며 이들을 자유의지가 없는 과거의 상징이라 칭하고 지구에서 추방해 타이탄으로 보내버린다.

타이탄에는 상시 체현중인 윈스턴 나일스 럼푸드[4]와 지구에서 15만광년 떨어진 트랄파마도어 행성에서 온 우편배달부 살로(Salo)가 살고 있었다.[5] 살로는 지구 시간으로 서기 48만 3천 441년 전 트랄파마도어 정부수립 1억주년[6] 기념행사로 태양계에서 1800만광년 거리의 은하계로 메시지를 보내던 중 우주선의 한 부품이 고장나 타이탄에 추락한다.[7] 살로는 트랄파마도어 행성으로 자신이 처한 상황을 알렸고, 15만년 후 신호를 받은 트랄파마도어인들은 빛보다 3배 빠른 특수한 전파를 사용해 지구인들을 조종하면서 살로에게 메시지를 보내고[8] 교체할 부품을 만들어 보낸다. 크로노가 주운 금속조각이 바로 부품이었다. 즉 인류 역사 전체가 이 부품 하나를 살로에게 전달하기 위해 트랄파마도어인들이 꾸며낸 일이었다. 살로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타이탄에서 친구가 된 럼푸드가 알게 되면 자신을 혐오할까봐 숨기고 있었다. 하지만 럼푸드는 알아냈고, 그러한 상황 속에서 자신이 태양 흑점의 영향으로 사라져버리기 전에 인류에게 어떻게든 자유를 주려고 지금까지의 일들을 꾸며왔다. 럼푸드는 살로에게 이 모든 일의 원인이 된 메시지를 보여달라고 했지만,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까지 절대 개봉하지 말라는 명령이 있었기 때문에 살로는 거부하고 럼푸드는 살로가 로봇이라며 화를 낸다.[9] 오랜 고민 끝에 살로는 명령을 거스르고 메시지를 보여주려 하지만 럼푸드는 이미 사라져버렸고, 타이탄에 온 콘스탄트와 베아트리스, 크로노에게 대신 보여주고 고장나버린다. 메시지는 점 하나였다. 뜻은 트랄파마도어 언어로 "안녕?"

에필로그에서, 말라카이 콘스탄트과 베아트리스 럼포드는 서로 화해하고 74살이 된다. 아들 크로노는 타이탄에 완전히 적응해 타이탄의 파랑새들과 살고 있다. 베아트리스는 노환으로 사망하고, 콘스탄트는 다시 고친 살로의 제안으로 지구로 돌아간다. 지구에 도착한 콘스탄트도 노환으로 사망하지만 죽기 직전 살로가 걸어준 최면으로 화성에서 만났으나 기억이 지워지고 자기 손으로 죽여버렸던 친구 스토니 스티븐슨(Stony Stevenson)을 만나 그와 함께 천국에 가는 환상을 본다.

3. 기타

작중 시점은 대략 제2차 세계 대전과 3차 대공황 사이의 근미래다. 특이하게도 실제 있었던 일이라고 주장하는데, 서문에서부터 이 책의 등장인물과 장소, 사건 모두 실제이며 무고한 사람들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익명을 사용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한다.

더글러스 애덤스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 영향을 준 작품 중 하나라고 한다. 참조

앨런 무어의 그래픽노블인 왓치맨이 이 작품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윈스턴 나일스 럼푸드의 설정과 행적도 왓치맨의 등장인물인 닥터 맨하탄오지만디아스를 합쳐놓은 것과 비슷하고, 자유의지의 존재가 의문스러운 세상에서 사랑을 강조하는 결말도 비슷하다.

윈스턴 나일스 럼푸드의 새로운 종교 전혀 무관심한 신의 교회를 따르는 사람들은 자신의 몸에 추를 매달거나 하면서 남들과 공평하게 핸디캡을 갖추는데, 커트 보니것의 1961년작 단편 해리슨 버저론(Harrison Bergeron)에서도 이런 설정이 나온다.


[1] 작중 주인공 말라카이 콘스탄트가 자신의 행운에 대해 설명하며 나온 대사.[2] chrono-synclastic infundibulum. 작중 해설에 따르면 우주의 서로 다른 진리들이 시계 부품처럼 잘 들어맞는 곳이라고 한다. 태양계에는 이런 크로노 신클래스틱 인펀디블롬이 아주 많으며 그곳에 들어가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고 한다. 작중에서는 경제성 문제와 크로노 신클래스틱 인펀디블롬 때문에 우주개발이 중단된 상태.[3] 이 작품에 등장하는 “화성인”들은 모두 그냥 인간(즉 지구인)이며, 윈스턴이 세뇌해 자신들이 지구인들보다 압도적으로 우세한 대병력이라 믿고 있었다. 허나 화성인들의 무기는 19세기 말에나 쓰이던 구식 소총이나 머스켓 따위였으며 화성인들의 수 역시 너무나 적었다. 윈스턴이 이들을 속여 지구를 침공하게 한 이유는, 지구인들이 화성인들을 전멸시킨 후 그 실상을 깨닫고 충격과 슬픔에 빠져 인류 전체가 변화할 계기를 제공하기 위해서였다.[4] 타이탄의 공전궤도가 럼푸드의 소용돌이 파동과 일치해서 그렇다고 한다.[5] 앞서 나온 사진 속 타이탄의 미녀는 살로가 시간 때우기로 만든 조각상이었다.[6] 트랄파마도어의 1년은 지구의 3.6162배라서 지구 시간으로는 3억 6천 162만주년.[7] 우주선이 추락한 것은 20만 3천 117년 전.[8] 메시지는 트랄파마도어의 문자처럼 생긴 구조물을 세워서 보냈다. 첫 번째 메시지는 스톤헨지였는데 "교체 부품 급송 중"이라는 뜻이었다고 한다.[9] 작중 트랄파마도어인들은 부품으로 된 로봇으로 묘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