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19 00:59:04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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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Johann Sebastian B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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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영국의 라디오 방송국 Classic FM이 '10 of Bach’s all-time best pieces of music'를 선정.}}}}}}}}}

영어 : The Well-Tempered Clavier
독일어 : Das Wohltemperierte Klavier

1. 개요2. 연주3. 구성4. 그 외

1. 개요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가 작곡한 건반 악기용 독주곡 모음집. 연주는 보통 피아노하프시코드로 한다.[1] 오르간이나 클라비코드 레코딩도 흔하지는 않지만 있다. 작품번호는 BWV 846~893.

인벤션과 신포니아처럼 원래는 학습용 교재를 염두에 두고 작곡한 것이지만, 현실은 단지 전공자 교육용(...)으로 쓰이거나 아예 이것만 연주·녹음하고 있다. 전 곡을 다 들어보면 알게되겠지만 본 작품의 완성도가 대단히 높기 때문에 단순히 교육용 작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2] 바흐는 1722년에 1권을, 20년 뒤인 1742년에 2권을 완성하였지만, 그의 생전에 이 작품이 출판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바흐의 제자들이나 다른 음악가들의 필요로 인해 여러 필사본들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1801년에 처음으로 출판될 수 있었다.

로베르트 슈만은 후배 피아니스트들에게 "대가의 푸가를 매일 연습하라. 바흐의 '평균율'은 우리의 일용할 양식이다."라는 충고를 남긴 바 있다. 또 한스 폰 뷜로가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곡이 건반 악기의 신약이라면, 바흐의 이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은 건반악기의 구약이라고 한 비유는 이미 전설 아닌 레전드. 그만큼 음악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준 작품이다. 특히 바흐 자신은,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의 전주곡과 푸가는 젊은 음악학도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또 어느 정도 음악을 익힌 자들에게는
'여가의 즐거움을 주기 위해 만든 것이다.'
라고 작곡 의도를 못 박아 버렸다. 그리고 밑에 서술할 논란 때문에 '평균율'보다는 '24개의 전주곡과 푸가'라고 불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2. 연주

글렌 굴드,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터, 프리드리히 굴다, 구스타프 레온하르트, 마우리치오 폴리니 등의 유명 피아니스트들이 많은 레코딩을 남겼기 때문에 어떤 연주자의 연주를 들을 것인지에 대한 선택의 폭은 매우 넓다. 굴드는 작품 전집을 레코딩하지 않는다는 자신의 철칙을 깨고 평균율 전곡을 레코딩하였으며, 리히터는 일반적인 해석과는 달리 섬세한 페달 사용으로 아름다운 청감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3. 구성

C에서 B까지 모두 24개의 조성(장조, 단조)으로 쓴 전주곡푸가 모음집으로, 1권의 첫 번째 타자인 C음을 예로 들면 다장조-다단조-올림다장조-올림다단조 로 실려 있다. 이런 식으로 두 권이 있으니 모두 48곡. 꽤나 많은 양이다.(순서정리: C, c, C♯, c♯, D, d, E♭, e♭(d♯), E, e, F, f, F♯, f♯, G, g, A♭, g♯, A, a, B♭, b♭, B, b)

후대에 이를 본떠 모든 조성으로 24곡을 한 작품으로 작곡한 사람도 많다. 프레데리크 쇼팽프렐류드(Op.28), 라흐마니노프프렐류드(Op.3-2, 23, 32)[3], 드뷔시(L117, 123), 스크랴빈(Op.11), 아렌스키(op.36), 쇼스타코비치(Op.87), 세자르 큐이(Op.64)[4], 카푸스틴(Op.53, Op.82) 등. 쇼스타코비치는 아예 '전주곡과 푸가'라는 제목으로 바흐를 그대로 오마주했다. 쇼팽과 쇼스타코비치는 장조와 그에 따른 단조를 5도권(circle of fifths)에 따라 배치하여, 1, 2번을 C장조-a단조, 3, 4번은 그 딸림음조인 G장도-e단조 등으로 하나씩 샵을 붙여나가며 한 바퀴 도는 배치를 사용했다. 하농 연습곡에서는 이와 반대로 C장조-a단조에서 시작해서 버금딸림음조인 F장조-d단조 등으로 하나씩 플랫을 붙여나가는 배치를 사용한다. 한편, 프란츠 리스트초절기교 연습곡에서는 C장조-a단조에서 시작해서 플랫 5개가 붙은 D♭장조와 B♭단조까지, 딱 절반인 12개 조성을 사용했다. 이 뿐만 아니라 현대 작곡가들도 프렐류드 모음곡 혹은 프렐류드 & 푸가 모음곡을 남기는 경우가 종종 보인다. 해외 위키피디아에는 이것이 아예 'Prelude and Fugue'라는 문서로 정리되어 있으니 참고하자.

푸가의 성부 구성은 보통 3성 또는 4성이 일반적이지만, 1권의 4번과 22번처럼 5성 푸가도 있고, 1권의 10번처럼 2성 푸가도 간간이 발견된다. 그 외 2권의 푸가 성부는 모두 3성 또는 4성으로만 구성되어 있다.

4. 그 외

가장 유명한 곡은 1권의 1번이 아닐까 싶은데, 구노가 아베 마리아의 반주로 사용했다.# 1권의 1번곡은 이 작품 중에서도 가장 연주하기 쉬운 곡에 속하니 관심이 있다면 한번 연주해보자.

이게 평균율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음악학자들이 있다. 원래 곡 제목의 뜻은 '잘 조율된 클라비어'라는 뜻으로 이 조율이 반드시 평균율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이런 주장이 권위있는 학계에서도 몇몇 나오기 때문에 떡밥인것이다. 또 바흐가 직접 그려 넣은 표지의 장식이 조율법을 지칭한다고 믿는 학자가 있는 등, 여러 의견이 있다.[5]

애초에 'Well temperament'라는 용어는 평균율(Equal temperament)과는 다른 조율법을 지칭할 수도 있는 것으로, 부자연스러운 화음이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24개의 조성을 모두 연주할 수 있는 조율법이라면 Well temperament로 쳤다. 많은 경우 각각의 음 사이의 간격이 미세한 차이를 보여서 각각의 음이 실제로 서로 다른 '특색'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흰 건반 사이의 완전 5도는 좁게, 검은 건반 사이의 완전 5도는 넓게 조정하는 것을 한 예로 들 수 있다. 현대 평균율에서는 '서로 다른 조성으로 작곡된 음악은 서로 다른 감성적 특징을 가진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여겨지는데, Well temperament 등 평균율 이전의 조율법으로는 유의미한 차이를 가졌을 수 있다. 바흐의 생애는 유럽 음악에서 평균율이 대세가 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현대 학자들은 바흐가 이 작품을 평균율을 기준으로 작곡하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각 조성의 작품을 연주할 때마다 조율법을 미세하게 바꿨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1권 6번 프렐류드는 현대 쏘나타 광고에 쓰이기도 했다.

글렌 굴드의 2권 제1곡 전주곡과 푸가 연주가 골든 레코드에 수록된 바 있다.



[1] 애초에 이 곡이 하프시코드로 작곡된 곡이다. 바흐는 피아노곡은 1개도 쓰지 않았다.[2] 비단 이 곡뿐만이 아니라 단순한 교육용으로 쓰인 곡 또한 많다.[3] Op.32를 작곡한 시점에서라면 몰라도 처음부터 모든 조성의 프렐류드 모음을 쓰려고 했던 것은 아닐 수도 있으며, 실제로도 진상은 알려진 바 없다. 작품 번호로 알 수 있듯 Op.3-2는 아예 별개의 모음곡에 속한 곡이기 때문.[4] 큐이는 C장조를 처음과 끝에 두 번 사용해서 총 25곡이다.[5] 바흐의 초상화에 있는 악보가 실제 거울로 비춰도 연주되는 악보이기 때문에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