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9-24 08:16:07

황금씨족

1. 개요2. 역사3. 관련 문서

1. 개요

몽골 제국의 창건자로, 원나라에서 태조로 추존된 칭기즈 칸 보르지긴 테무진의 후손을 일컫는 말이다.

알탄 우룩(Altan urug)이라고도 하는데, 정확하게는 보르지긴 오복(어웍, 부족) 키야트 씨족 중에서도 위대한 정복자이자 예케 몽골 울루스의 시조인 칭기즈 칸의 직계 후손들 및 칭기즈 칸의 동생들의 후예들인 동방 3왕가에 국한되는 범위이다.

2. 역사

계보학 등이 발달한 농경민족이 혈통을 더 중시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유목민족들이 더 혈통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테무진이 '칭기즈 칸'이 될 수 있었던 이유도 능력 이전에 그가 카마그 몽골의 칸이 될 수 있는 하얀뼈 씨족이기 때문이었고, 숙적인 자다란 자무카가 치노스 씨족의 남성들을 잔인하게 학살했던 것도 그가 칸이 될 수 없는 검은뼈 씨족인 자다란의 혈통이기 때문이었다.[1] 정주 농경민은 혈연 이외에도 지연•학연 등 여러 연줄이 엮여 사회가 만들어졌지만, 부족 단위로 이동하며 유목생활을 하는 유목민에게는 사실 혈연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지는 사회적 연줄이 딱히 없었다.

애초에 각각의 부족 자체가 혈연집단이었고, 이런 각각의 부족들은 같은 조상으로부터 독립해서 갈라져 나온 대부족에 속했기 때문이다. 즉, 유목사회에서 혈통집단인 부족은 정치, 사회, 경제, 군사. 복지, 생산 등 사회의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구조였기에 유목민들이 그만큼 혈통을 중시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2] 칭기즈 칸이 유목 세계를 통일하고(1206년) 난 뒤 그의 혈통은 황금씨족이라는 이명으로, 몽골 제국이 사라진 뒤에도 대대로 중시되었다.

황금씨족은 모계로는 이어지지 않았고, 오직 부계만 인정받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몽골 제국 이후 나타난 유목세계 주변의 지도자들은 자신이 황금씨족에 속하지 않는다면 황금씨족의 여자들과 결혼을 해서라도 어떻게든 연관성을 만들려는 시도를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티무르 제국의 창건자이자, 위대한 정복군주였던 바를라스 티무르였다. 그리고 원세조 쿠빌라이 칸의 외손자이자, 계국대장공주[3]의 남편이었던 고려의 충선왕도 보르지긴 오복 키야트씨 황족들의 근위대인 케식의 일원으로 활동했다. 청나라의 황실인 아이신기오로씨 또한 황금씨족 출신의 여성[4]을 황후로 맞는 등 황금씨족과의 연결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다만 티무르나 고려 국왕과 다른 점은 내몽골 정복을 통해 대칸의 직위를 획득하여 합법적으로 세습이 가능했다는 점이다.

칭기즈 칸 이후 중앙아시아와 서아시아 등지에서 ''이라는 칭호는 오직 황금씨족만이 독점적으로 칭할 수 있었다. 이 룰을 어긴 사람도 있었지만, 초원에서는 전혀 인정받지 못했다. 서몽골 오이라트의 수장이었던 에센 타이시는 황금씨족이 아니면서 칸을 자칭했기 때문에 부하의 반란으로 살해되었으며, 모굴리스탄 칸국의 찬탈자였던 카마르 웃 딘은 칸을 참칭한 자를 벌한다는 명분으로 티무르의 침략을 받았다. 황금씨족으로서 활동한 마지막 인물은 청말 민초 내몽골의 왕공이었던 데므치그돈로브(덕왕)였다.

바를라스 티무르는 원나라의 멸망 이후 몽골계로서는 가장 넓은 영토를 정복한 인물이었지만, 칭기즈 칸의 직계 후손이 아니었기 때문에 '칸'을 자칭하지는 못했다. 다만 황금씨족의 왕녀와 결혼해 '귀르겐'(몽골어: 쿠르겐)을 자처하고 아들과 손자들을 칭기즈 칸의 후예와 결혼시켜 권위를 높이려는 시도는 했다. 또한 티무르는 모계가 황금씨족이었다.

3. 관련 문서


[1] 자무카의 선조를 거슬러 올라가면, 보르지긴 오복(어웍)의 직계 시조였던 보돈차르 문카그의 장남의 후손이라 격은 꽤 높았다. 문제는 카마그 몽골을 세운 카불 칸이나 이후의 칸들 모두 3남 바림의 후손들이었으며, 정작 보돈차르의 장남은 정실 부인의 자식이 아니었다는 점이다.[2] 주치가 칭기즈 칸의 장남임에도 불구하고, 후계자 분쟁에서 기를 못 쓴 까닭도 그가 칭기즈 칸의 아들인지, 메르키트족인 칠게르의 아들인지 불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봉토까지는 어찌저찌 받았지만 대칸위 만큼은 승계받을 수 없었다.[3] 증조부는 세조 쿠빌라이 칸, 조부는 유종 칭김, 아버지는 현종 카말라였다. 쿠빌라이 칸은 태조 칭기즈 칸의 손자였으니 칭기즈 칸은 계국대장공주의 5대조 할아버지였다.[4] 주로 동방 3왕가 중 하나인 카사르 울루스 출신으로 만주어로는 보르지기트(박이제길특)라고 했다.